옛글 › 한비자 › 내저설 상 — 일곱 술

內儲說上七術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69 · 한자 5,715자 · 낭독 22.9분

「한비자」 내저설 상 — 일곱 술 「內儲說上七術」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主之所用也七術,所察也六微。七術:一曰衆端參觀,二曰必罰明威,三曰信賞盡能,四曰一聽責下,五曰疑詔詭使,六曰挾知而問,七曰倒言反事。此七者,主之所用也。

임금이 쓰는 것은 일곱 술이요 살피는 것은 여섯 기미다. 일곱 술은 이렇다. 첫째는 여러 실마리를 맞대어 봄, 둘째는 반드시 벌하여 위엄을 밝힘, 셋째는 미덥게 상 주어 능함을 다하게 함, 넷째는 하나하나 들어 아래를 책함, 다섯째는 의심스러운 조서와 속임수로 부림, 여섯째는 아는 것을 끼고 물음, 일곱째는 말을 거꾸로 하고 일을 뒤집음이다. 이 일곱은 임금이 쓰는 것이다.

觀聽不參則誠不聞,聽有門户則臣壅塞。其說在侏儒之夢見竈,哀公之稱「莫衆而迷」。故齊人見河伯,與惠子之言「亡其半」也。其患在竪牛之餓叔孫,而江乙之說荊俗也。嗣公欲治不知,故使有敵,是以明主推積鐵之類,而察一市之患。

보고 들음을 맞대어 보지 않으면 참된 것이 들리지 않고, 들음에 문호가 있으면 신하가 막는다. 그 설명은 난쟁이가 꿈에 부뚜막을 본 일과 애공이 「무리가 없으면 헤맨다」고 일컬은 데 있다. 또 제나라 사람이 하백을 보인 일과 혜자가 「그 반을 잃었다」고 한 말에 있다. 그 근심은 수우가 숙손을 굶긴 일과 강을이 초나라 풍속을 말한 데 있다. 사공은 다스리려 하였으나 알지 못하여 맞설 이를 두게 하였으니, 이 때문에 밝은 임금은 쇠를 쌓는 무리를 미루어 보고 저자 하나의 근심을 살핀다.

:參觀一

맞대어 봄이 첫째다.

愛多者則法不立,威寡者則下侵上。是以刑罰不必則禁令不行。其說在董子之行石邑,與子産之教游吉也。故仲尼說隕霜,而殷法刑弃灰;將行去樂池,而公孫鞅重輕罪。是以麗水之金不守,而積澤之火不救。成歡以太仁弱齊國,卜皮以慈惠亡魏王。管仲知之,故斷死人;嗣公知之,故買胥靡。

사랑이 많으면 법이 서지 않고 위엄이 적으면 아래가 위를 침노한다. 이 때문에 형벌이 반드시 행해지지 않으면 금령이 행해지지 않는다. 그 설명은 동자가 석읍을 다닌 일과 자산이 유길을 가르친 데 있다. 또 중니가 서리 내린 일을 말한 것과 은나라 법이 재 버리는 것을 형벌한 데 있고, 장행이 악지를 떠난 일과 공손앙이 가벼운 죄를 무겁게 한 데 있다. 이 때문에 여수의 금이 지켜지지 않고 적택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 성환은 지나친 어짊으로 제나라를 약하게 하였고 복피는 자애와 은혜로 위나라 왕을 망하게 하였다. 관중이 이를 알았으므로 죽은 사람을 베었고, 사공이 이를 알았으므로 죄수를 사들였다.

:必罰二

반드시 벌함이 둘째다.

賞譽薄而謾者下不用也,賞譽厚而信者下輕死。其說在文子稱「若獸鹿」。故越王焚宮室,而吳起倚車轅,李悝斷訟以射,宋崇門以毁死。勾踐知之,故式怒鼃;昭侯知之,故藏弊袴。厚賞之使人爲賁、諸也,婦人之拾蠶,漁者之握鱣,是以效之。

상과 기림이 얇고 헛되면 아래가 쓰이지 않고, 상과 기림이 두텁고 미더우면 아래가 죽음을 가벼이 여긴다. 그 설명은 문자가 「짐승과 사슴 같다」고 일컬은 데 있다. 또 월왕이 궁실을 불사른 일과 오기가 수레 채를 기대어 둔 일, 이회가 활쏘기로 송사를 끊은 일, 송나라 숭문의 사람이 몸을 헐어 죽은 데 있다. 구천이 이를 알았으므로 성난 개구리에 예를 하였고, 소후가 이를 알았으므로 해진 바지를 감추었다. 두터운 상이 사람을 맹분과 전제로 만듦은 아낙이 누에를 줍고 고기잡이가 드렁허리를 쥐는 일로 본받을 수 있다.

:賞譽三

상과 기림이 셋째다.

一聽則愚智不紛,責下則人臣不參。其說在「索鄭」與「吹竽」。其患在申子之以趙紹、韓沓爲嘗試。故公子汜議割河東,而應侯謀㢮上黨。

하나하나 들으면 어리석음과 슬기로움이 어지럽지 않고, 아래를 책하면 신하가 뒤섞이지 않는다. 그 설명은 「정나라를 찾음」과 「우 불기」에 있다. 그 근심은 신자가 조소와 한답으로 떠본 데 있다. 또 공자 사가 하동을 베어 주자고 의논한 일과 응후가 상당을 늦추자고 꾀한 데 있다.

:一聽四

하나하나 들음이 넷째다.

數見久待而不任,姦則鹿散。使人問他則不鬻私。是以龐敬還公大夫,而戴讙詔視輼車,周主亡玉簪,商太宰論牛矢。

자주 보고 오래 기다리게 하면서 맡기지 않으면 간사한 이가 사슴처럼 흩어지고, 사람을 시켜 다른 것을 물으면 사사로움을 팔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방경이 공대부를 돌려보냈고 대환이 온거를 살피라 하였으며, 주나라 임금이 옥비녀를 잃었다 하고 상나라 태재가 쇠똥을 논하였다.

:詭使五

속임수로 부림이 다섯째다.

挾智而問,則不智者智;深智一物,衆隱皆變。其說在昭侯之握一爪也。故必南門而三鄉得。周主索曲杖而羣臣懼,卜皮使庶子,西門豹詳遺轄。

아는 것을 끼고 물으면 알지 못하던 것도 알게 되고, 한 가지를 깊이 알면 숨은 여러 가지가 다 드러난다. 그 설명은 소후가 손톱 하나를 쥔 데 있다. 또 남문을 반드시 물어 세 고을을 얻었고, 주나라 임금이 굽은 지팡이를 찾아 뭇 신하가 두려워하였으며, 복피가 어린 사인을 부리고 서문표가 짐짓 비녀장을 잃었다 하였다.

:挾智六

아는 것을 낌이 여섯째다.

倒言反事以嘗所疑則姦情得。故陽山謾樛竪,淖齒爲秦使,齊人欲爲亂,子之以白馬,子産離訟者,嗣公過關市。

말을 거꾸로 하고 일을 뒤집어 의심스러운 바를 떠보면 간사한 정을 얻는다. 그러므로 양산이 규수를 헐뜯었고, 요치가 진나라 사신이 온 것처럼 꾸몄으며, 제나라 사람이 난을 일으키려 하였고, 자지가 흰 말을 말하였으며, 자산이 송사하는 이를 떼어 놓았고, 사공이 관문 저자를 지나가게 하였다.

:倒言七。右經

말을 거꾸로 함이 일곱째다. 이상이 벼리가 되는 글이다.

一。衛靈公之時,彌子瑕有寵,專於衛國。侏儒有見公者曰:「臣之夢踐矣。」公曰:「何夢?」對曰:「夢見竈,爲見公也。」公怒曰:「吾聞見人主者夢見日,奚爲見寡人而夢見竈?」對曰:「夫日兼燭天下,一物不能當也;人君兼燭一國人,一人不能擁也。故將見人主者夢見日。夫竈,一人煬焉,則後人無從見矣。今或者一人有煬君者乎?則臣雖夢見竈,不亦可乎!」

하나. 위나라 영공 때에 미자하가 사랑을 받아 위나라를 오로지하였다. 난쟁이 가운데 영공을 뵌 이가 말하였다. 「신의 꿈이 들어맞았습니다.」 공이 말하였다. 「무슨 꿈인가?」 대답하였다. 「꿈에 부뚜막을 보았는데 이는 공을 뵐 조짐이었습니다.」 공이 노하여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임금을 뵐 이는 꿈에 해를 본다는데, 어찌 과인을 보면서 꿈에 부뚜막을 보았다 하는가?」 대답하였다. 「무릇 해는 천하를 아울러 비추니 한 물건이 막을 수 없고, 임금은 온 나라 사람을 아울러 비추니 한 사람이 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임금을 뵐 이는 꿈에 해를 봅니다. 무릇 부뚜막은 한 사람이 앞에서 불을 쬐면 뒷사람이 볼 길이 없습니다. 이제 혹 한 사람이 임금 앞에서 불을 쬐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신이 비록 꿈에 부뚜막을 보았어도 또한 괜찮지 않겠습니까!」

魯哀公問於孔子曰:「鄙諺曰:『莫衆而迷。』今寡人舉事,與羣臣慮之,而國愈亂,其故何也?」孔子對曰:「明王之問臣,一人知之,一人不知也。如是者,明主在上,羣臣直議於下。今羣臣無不一辭同軌乎季孫者,舉魯國盡化爲一,君雖問境内之人,猶不免於亂也。」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속담에 이르기를 『무리가 없으면 헤맨다』 합니다. 이제 과인이 일을 들어 뭇 신하와 헤아리는데 나라가 더욱 어지러우니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밝은 왕이 신하에게 물으면 한 사람은 알고 한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이러하면 밝은 임금이 위에 있고 뭇 신하가 아래에서 곧게 의논합니다. 이제 뭇 신하가 계손에게 한 말로 궤를 같이하지 않는 이가 없어 노나라를 들어 다 하나로 되었으니, 임금께서 비록 지경 안의 사람에게 물으셔도 오히려 어지러움을 면하지 못합니다.」

一曰:晏子聘魯,哀公問曰:「語曰:『莫三人而迷。』今寡人與一國慮之,魯不免於亂,何也?」晏子曰:「古之所謂『莫三人而迷』者,一人失之,二人得之,三人足以爲衆矣,故曰『莫三人而迷』。今魯國之羣臣以千百數,一言於季氏之私,人數非不衆,所言者一人也,安得三哉?」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안자가 노나라에 빙문하니 애공이 물었다. 「말에 이르기를 『세 사람이 없으면 헤맨다』 합니다. 이제 과인이 온 나라와 함께 헤아리는데 노나라가 어지러움을 면하지 못하니 어째서입니까?」 안자가 말하였다. 「옛날에 이른바 『세 사람이 없으면 헤맨다』 함은 한 사람이 그르치면 두 사람이 바로잡으니 세 사람이면 무리가 되기에 넉넉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노나라 뭇 신하가 천이요 백으로 헤아리나 계씨의 사사로움에 한 말로 하니, 사람 수가 많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말하는 이는 한 사람이니 어찌 셋을 얻겠습니까.」

齊人有謂齊王曰:「河伯,大神也。王何不試與之遇乎?臣請使王遇之。」迺爲壇場大水之上,而與王立之焉。有間,大魚動,因曰:「此河伯。」

제나라 사람 가운데 제왕에게 말한 이가 있었다. 「하백은 큰 신입니다. 왕께서는 어찌 시험 삼아 만나 보지 않으십니까? 신이 왕께서 만나 보시게 하기를 청합니다.」 이에 큰물 위에 제단을 짓고 왕과 함께 섰다. 얼마 뒤 큰 물고기가 움직이자 이어 말하였다. 「이것이 하백입니다.」

張儀欲以秦、韓與魏之勢伐齊、荊,而惠施欲以齊、荊偃兵。二人爭之。羣臣左右皆爲張子言,而以攻齊、荊爲利,而莫爲惠子言。王果聽張子,而以惠子言爲不可。攻齊、荊事已定,惠子入見。王言曰:「先生毋言矣。攻齊、荊之事果利矣,一國盡以爲然。」惠子因說:「不可不察也。夫齊、荊之事也誠利,一國盡以爲利,是何智者之衆也?攻齊、荊之事誠不可利,一國盡以爲利,何愚者之衆也?凡謀者,疑也。疑也者,誠疑,以爲可者半,以爲不可者半。今一國盡以爲可,是王亡半也。劫主者固亡其半者也。」

장의가 진나라와 한나라와 위나라의 세로 제나라와 초나라를 치려 하고 혜시는 제나라와 초나라와 함께 군사를 그치려 하였다. 두 사람이 다투었다. 뭇 신하와 좌우가 다 장자를 위해 말하며 제나라와 초나라를 침이 이롭다 하고 혜자를 위해 말하는 이가 없었다. 왕이 과연 장자의 말을 듣고 혜자의 말을 옳지 않다 하였다. 제나라와 초나라를 칠 일이 이미 정해지자 혜자가 들어와 뵈니 왕이 말하였다. 「선생은 말하지 마시오. 제나라와 초나라를 칠 일이 과연 이롭소. 온 나라가 다 그렇다고 하오.」 혜자가 이에 말하였다.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릇 제나라와 초나라를 치는 일이 참으로 이로워 온 나라가 다 이롭다고 여긴다면 어찌 슬기로운 이가 그리 많겠습니까. 제나라와 초나라를 치는 일이 참으로 이로울 수 없는데 온 나라가 다 이롭다고 여긴다면 어찌 어리석은 이가 그리 많겠습니까. 무릇 꾀란 의심스러운 것입니다. 의심스러움이란 참으로 의심스러워 된다고 여기는 이가 반이요 안 된다고 여기는 이가 반인 것입니다. 이제 온 나라가 다 된다고 하니 이는 왕께서 그 반을 잃으신 것입니다. 임금을 겁탈하는 자는 본디 그 반을 없앤 자입니다.」

叔孫相魯,貴而主斷。其所愛者曰竪牛,亦擅用叔孫之令。叔孫有子曰壬,竪牛妬而欲殺之,因與壬游於魯君所。魯君賜之玉環,壬拜受之而不敢佩,使竪牛請之叔孫。竪牛欺之曰:「吾已爲爾請之矣,使爾佩之。」壬因佩之。竪牛因謂叔孫:「何不見壬於君乎?」叔孫曰:「孺子何足見也。」竪牛曰:「壬固已數見於君矣。君賜之玉環,壬已佩之矣。」叔孫召壬見之,而果佩之,叔孫怒而殺壬。壬兄曰丙,竪牛又妬而欲殺之。叔孫爲丙鑄鐘,鐘成,丙不敢擊,使竪牛請之叔孫。竪牛不爲請,又欺之曰:「吾已爲爾請之矣,使爾撃之。」丙因擊之。叔孫聞之曰:「丙不請而擅擊鍾。」怒而逐之。丙出走齊。居一年,竪牛爲謝叔孫,叔孫使竪牛召之,又不召而報之曰:「吾已召之矣,丙怒甚,不肯來。」叔孫大怒,使人殺之。二子已死,叔孫有病,竪牛因獨養之而去左右,不内人,曰:「叔孫不欲聞人聲。」不食而餓殺。叔孫已死,竪牛因不發喪也,徙其府庫重寶空之而奔齊。夫聽所信之言而子父爲人僇,此不參之患也。

숙손이 노나라 재상이 되어 귀해지고 결단을 가로챘다. 그가 사랑하는 이를 수우라 하였는데 또한 숙손의 명령을 멋대로 썼다. 숙손에게 임(壬)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수우가 시샘하여 죽이려 하였다. 이에 임과 함께 노나라 임금이 있는 데 갔다. 노나라 임금이 옥가락지를 내리니 임이 절하고 받았으나 감히 차지 못하고 수우를 시켜 숙손에게 청하게 하였다. 수우가 속여 말하였다. 「내가 이미 너를 위해 청하였으니 차라 하셨다.」 임이 이에 찼다. 수우가 이어 숙손에게 말하였다. 「어찌 임을 임금께 뵙게 하지 않으십니까?」 숙손이 말하였다. 「어린것을 어찌 뵙게 하겠는가.」 수우가 말하였다. 「임은 본디 이미 여러 번 임금을 뵈었습니다. 임금께서 옥가락지를 내리시어 임이 이미 찼습니다.」 숙손이 임을 불러 보니 과연 차고 있었다. 숙손이 노하여 임을 죽였다. 임의 형은 병(丙)이라 하였는데 수우가 또 시샘하여 죽이려 하였다. 숙손이 병을 위해 종을 부어 종이 이루어졌는데 병이 감히 치지 못하고 수우를 시켜 숙손에게 청하게 하였다. 수우가 청하지 않고 또 속여 말하였다. 「내가 이미 너를 위해 청하였으니 치라 하셨다.」 병이 이에 쳤다. 숙손이 듣고 말하였다. 「병이 청하지 않고 멋대로 종을 쳤다.」 노하여 내쫓았다. 병이 나가 제나라로 달아났다. 한 해가 지나 수우가 숙손에게 사죄하는 척하니 숙손이 수우를 시켜 부르게 하였는데 또 부르지 않고 아뢰었다. 「제가 이미 불렀으나 병이 몹시 노하여 오려 하지 않습니다.」 숙손이 크게 노하여 사람을 시켜 죽였다. 두 아들이 이미 죽고 숙손이 병들자 수우가 이에 홀로 봉양하며 좌우를 물리고 사람을 들이지 않으며 말하였다. 「숙손께서 사람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 않으신다.」 먹이지 않아 굶겨 죽였다. 숙손이 죽자 수우는 이에 초상을 알리지 않고 그 곳간의 무거운 보배를 옮겨 비우고 제나라로 달아났다. 무릇 믿는 이의 말을 들어 아들과 아비가 남에게 죽임을 당하였으니 이것이 맞대어 보지 않은 근심이다.

江乙爲魏王使荊,謂荊王曰:「臣入王之境内,聞王之國俗曰:『君子不蔽人之美,不言人之惡。』誠有之乎?」王曰:「有之。」「然則若白公之亂,得無危乎?誠得如此,臣免死罪矣。」

강을이 위나라 왕을 위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초왕에게 말하였다. 「신이 왕의 지경 안에 들어와 왕의 나라 풍속을 들으니 『군자는 남의 아름다움을 가리지 않고 남의 악함을 말하지 않는다』 합니다. 참으로 그러합니까?」 왕이 말하였다. 「그렇다.」 「그러면 백공의 난 같은 일이 있어도 위태롭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이와 같다면 신은 죽을죄를 면하겠습니다.」

衛嗣君重如耳,愛世姬,而恐其皆因其愛重以壅己也,乃貴薄疑以敵如耳,尊魏姬以耦世姬,曰:「以是相參也。」嗣君知欲無壅,而未得其術也。夫不使賤議貴,下必坐上,而必待勢重之鈞也,而後敢相議,則是益樹壅塞之臣也。嗣君之壅乃始。

위나라 사군이 여이를 무겁게 여기고 세희를 사랑하였는데, 그들이 다 그 사랑과 무거움을 타고 저를 막을까 두려워 이에 박의를 귀하게 하여 여이와 맞서게 하고 위희를 높여 세희와 짝하게 하며 말하였다. 「이로써 서로 맞대어 보겠다.」 사군은 막힘이 없기를 바랄 줄은 알았으나 그 술을 얻지 못하였다. 무릇 천한 이가 귀한 이를 의논하지 못하게 하고 아래가 반드시 위에 연좌되게 하며, 반드시 세와 무거움이 고르기를 기다린 뒤에야 감히 서로 의논하게 하면, 이는 막는 신하를 더 심는 것이다. 사군의 막힘이 이에 비롯되었다.

夫矢來有鄉,則積鐵以備一鄉;矢來無鄉,則爲鐵室以盡備之。備之則體不傷。故彼以盡備之不傷,此以盡敵之無姦也。

무릇 화살이 오는 방향이 있으면 쇠를 쌓아 한 방향을 대비하고, 화살이 오는 방향이 없으면 쇠로 방을 만들어 다 대비한다. 대비하면 몸이 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쪽은 다 대비하여 상하지 않고, 이쪽은 다 맞대어 보아 간사함이 없다.

龐恭與太子質於邯鄲,謂魏王曰:「今一人言市有虎,王信之乎?」曰:「不信。」「二人言市有虎,王信之乎?」曰:「不信。」「三人言市有虎,王信之乎?」王曰:「寡人信之。」龐恭曰:「夫市之無虎也明矣,然而三人言而成虎。今邯鄲之去魏也遠於市,議臣者過於三人,願王察之。」龐恭從邯鄲反,竟不得見。

방공이 태자와 함께 한단에 볼모로 가면서 위나라 왕에게 말하였다. 「이제 한 사람이 저자에 범이 있다 하면 왕께서 믿으시겠습니까?」 말하였다. 「믿지 않는다.」 「두 사람이 저자에 범이 있다 하면 왕께서 믿으시겠습니까?」 말하였다. 「믿지 않는다.」 「세 사람이 저자에 범이 있다 하면 왕께서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믿겠다.」 방공이 말하였다. 「무릇 저자에 범이 없음은 분명한데 세 사람이 말하면 범이 됩니다. 이제 한단은 위나라에서 저자보다 멀고 신을 의논할 이는 세 사람이 넘습니다. 바라건대 왕께서는 살피십시오.」 방공이 한단에서 돌아왔으나 끝내 뵙지 못하였다.

二。董閼于爲趙上地守。行石邑山中,澗深,峭如墻,深百仞,因問其旁鄉左右曰:「人嘗有入此者乎?」對曰:「無有。」曰:「嬰兒、癡聾、狂悖之人嘗有入此者乎?」對曰:「無有。」「牛馬犬彘嘗有入此者乎?」對曰:「無有。」董閼于喟然太息曰:「吾能治矣。使吾治之無赦,猶入澗之必死也,則人莫之敢犯也,何爲不治?」

둘. 동알우가 조나라 상지의 태수가 되어 석읍 산속을 다녔다. 시내가 깊고 담처럼 가팔라 깊이가 백 길이었다. 이에 그 곁 마을 사람에게 물었다. 「사람 가운데 여기에 들어간 이가 있었는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말하였다. 「아기나 어리석고 귀먹고 미친 사람 가운데 여기에 들어간 이가 있었는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소나 말이나 개나 돼지 가운데 여기에 들어간 것이 있었는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동알우가 한숨 쉬며 크게 탄식하였다. 「내가 다스릴 수 있겠구나. 내가 다스림에 사면이 없어 시내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 것과 같게 하면 사람이 감히 범하지 못할 것이니 어찌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子産相鄭,病將死,謂游吉曰:「我死後,子必用鄭,必以嚴蒞人。夫火形嚴,故人鮮灼;水形懦,人多溺。子必嚴子之形,無令溺子之懦。」子産死。游吉不肯嚴形,鄭少年相率爲盜,處於雚澤,將遂以爲鄭禍。游吉率車騎與戰,一日一夜,僅能尅之。游吉喟然歎曰:「吾蚤行夫子之教,必不悔至於此矣。」

자산이 정나라 재상이었는데 병들어 죽게 되자 유길에게 말하였다. 「내가 죽은 뒤에 그대가 반드시 정나라를 맡을 것이니 반드시 엄함으로 사람에게 임하시오. 무릇 불은 꼴이 엄하므로 사람이 데는 일이 드물고, 물은 꼴이 무르므로 사람이 빠지는 일이 많소. 그대는 반드시 그대의 꼴을 엄히 하여 그대의 무름에 빠지는 이가 없게 하시오.」 자산이 죽었다. 유길이 꼴을 엄히 하려 하지 않으니 정나라 젊은이들이 서로 이끌어 도둑이 되어 환택에 처하여 장차 정나라의 화가 되려 하였다. 유길이 수레와 기병을 거느려 싸워 하루 밤낮 만에 겨우 이겼다. 유길이 한숨 쉬며 탄식하였다. 「내가 일찍 부자의 가르침을 행하였더라면 반드시 여기에 이르러 뉘우치지 않았을 것이다.」

魯哀公問於仲尼曰:「《春秋》之記曰:『冬十二月霣霜不殺菽。』何爲記此?」仲尼對曰:「此言可以殺而不殺也。夫宜殺而不殺,桃李冬實。天失道,草木猶犯干之,而況於人君乎!」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춘추」의 기록에 『겨울 열두째 달에 서리가 내렸으나 콩을 죽이지 않았다』 하니 어찌하여 이를 적었습니까?」 중니가 대답하였다. 「이는 죽일 수 있는데 죽이지 않았음을 말한 것입니다. 무릇 마땅히 죽여야 하는데 죽이지 않으면 복숭아와 오얏이 겨울에 열매를 맺습니다. 하늘이 도를 잃으면 풀과 나무도 오히려 그것을 범하는데 하물며 임금이겠습니까.」

殷之法,刑弃灰於街者。子貢以爲重,問之仲尼。仲尼曰:「知治之道也。夫弃灰於街必掩人,掩人,人必怒,怒則鬬,鬬必三族相殘也,此殘三族之道也,雖刑之可也。且夫重罰者,人之所惡也;而無弃灰,人之所易也。使人行之所易,而無離所惡,此治之道。」

은나라 법에 거리에 재를 버리는 이를 형벌하였다. 자공이 무겁다고 여겨 중니에게 물었다. 중니가 말하였다. 「다스림의 도를 아는 것이다. 무릇 거리에 재를 버리면 반드시 남을 덮게 되고, 남을 덮으면 남이 반드시 노하며, 노하면 싸우고, 싸우면 반드시 세 겨레가 서로 해친다. 이는 세 겨레를 해치는 길이니 비록 형벌하여도 좋다. 또 무릇 무거운 벌은 사람이 미워하는 바요 재를 버리지 않음은 사람이 쉬이 하는 바다. 사람으로 하여금 쉬운 것을 행하게 하고 미워하는 것에 걸리지 않게 하니 이것이 다스림의 도다.」

一曰:殷之法,弃灰于公道者斷其手。子貢曰:「弃灰之罪輕,斷手之罰重,古人何太毅也?」曰:「無弃灰,所易也;斷手,所惡也。行所易,不關所惡,古人以爲易,故行之。」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은나라 법에 공변된 길에 재를 버리는 이는 그 손을 잘랐다. 자공이 말하였다. 「재를 버린 죄는 가볍고 손을 자르는 벌은 무거우니 옛사람은 어찌 그리 매서웠습니까?」 말하였다. 「재를 버리지 않음은 쉬운 바요 손이 잘림은 미워하는 바다. 쉬운 것을 행하여 미워하는 것에 걸리지 않게 함을 옛사람은 쉽다고 여겼으므로 행하였다.」

中山之相樂池以車百乘使趙,選其客之有智能者以爲將行,中道而亂。樂池曰:「吾以公爲有智,而使公爲將行,今中道而亂,何也?」客因辭而去,曰:「公不知治。有威足以服人,而利足以勸之,故能治之。今臣,君之少客也。夫從少正長,從賤治貴,而不得操其利害之柄以制之,此所以亂也。嘗試使臣:彼之善者我能以爲卿相,彼不善者我得以斬其首,何故而不治!」

중산의 재상 악지가 수레 백 승으로 조나라에 사신 가면서 그 손님 가운데 슬기와 능함이 있는 이를 골라 행렬을 이끌게 하였는데 도중에 어지러워졌다. 악지가 말하였다. 「내가 공을 슬기롭다 여겨 공에게 행렬을 이끌게 하였는데 이제 도중에 어지러워짐은 어째서인가?」 손님이 이에 사양하고 떠나며 말하였다. 「공은 다스림을 알지 못합니다. 위엄이 사람을 복종시키기에 넉넉하고 이익이 권하기에 넉넉해야 다스릴 수 있습니다. 이제 신은 그대의 젊은 손님입니다. 무릇 젊은 이로 어른을 바로잡고 천한 이로 귀한 이를 다스리면서 그 이롭고 해로움의 자루를 잡아 제어할 수 없으니 이것이 어지러워진 까닭입니다. 시험 삼아 신에게 저 착한 이를 경상으로 삼을 수 있고 저 착하지 않은 이의 머리를 벨 수 있게 해 보십시오. 무슨 까닭으로 다스려지지 않겠습니까.」

公孫鞅之法也重輕罪。重罪者,人之所難犯也;而小過者,人之所易去也。使人去其所易,無離其所難,此治之道。夫小過不生,大罪不至,是人無罪而亂不生也。

공손앙의 법은 가벼운 죄를 무겁게 하였다. 무거운 죄는 사람이 범하기 어려운 바요 작은 허물은 사람이 버리기 쉬운 바다. 사람으로 하여금 쉬운 바를 버리게 하고 어려운 바에 걸리지 않게 함이 다스림의 도다. 무릇 작은 허물이 나지 않으면 큰 죄가 이르지 않으니, 이는 사람에게 죄가 없고 어지러움이 나지 않는 것이다.

一曰:公孫鞅曰:「行刑重其輕者,輕者不至,重者不來,是謂以刑去刑也。」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공손앙이 말하였다. 「형벌을 행할 때 가벼운 것을 무겁게 하면 가벼운 것이 이르지 않고 무거운 것이 오지 않으니, 이를 형벌로 형벌을 없앤다 한다.」

荊南之地,麗水之中生金,人多竊采金。采金之禁:得而輒辜磔於市。甚衆,壅離其水也,而人竊金不止。大罪莫重辜磔於市,猶不止者,不必得也。故今有於此曰「予汝天下而殺汝身」,庸人不爲也。夫有天下,大利也,猶不爲者,知必死。故不必得也,則雖辜磔,竊金不止;知必死,則有天下不爲也。

초나라 남쪽 땅 여수 가운데 금이 나서 사람이 많이 몰래 금을 캤다. 금 캐기를 금하여 잡히면 문득 저자에서 찢어 죽였다. 죽은 이가 매우 많아 그 물을 막고 가로질렀는데도 사람이 몰래 금 캐기를 그치지 않았다. 큰 죄에 저자에서 찢겨 죽음보다 무거운 것이 없는데도 오히려 그치지 않음은 반드시 잡히지는 않아서다. 그러므로 이제 여기서 「너에게 천하를 주고 네 몸을 죽이겠다」 하면 보통 사람도 하지 않는다. 무릇 천하를 가짐은 큰 이익인데도 오히려 하지 않음은 반드시 죽을 줄 알아서다. 그러므로 반드시 잡히지 않으면 비록 찢어 죽여도 몰래 금 캐기가 그치지 않고, 반드시 죽을 줄 알면 천하를 준다 해도 하지 않는다.

魯人燒積澤。天北風,火南倚,恐燒國。哀公懼,自將衆趣救火。左右無人,盡逐獸而火不救,乃召問仲尼。仲尼曰:「夫逐獸者樂而無罰,救火者苦而無賞,此火之所以無救也。」哀公曰:「善。」仲尼曰:「事急,不及以賞;救火者盡賞之,則國不足以賞於人。請徒行罰。」哀公曰:「善。」於是仲尼乃下令曰:「不救火者,比降北之罪;逐獸者,比入禁之罪。」令下未遍而火已救矣。

노나라 사람이 쌓인 못의 풀을 태웠다. 하늘에서 북풍이 불어 불이 남으로 기울어 도읍을 태울까 두려웠다. 애공이 두려워 몸소 무리를 거느리고 불을 끄러 달려갔다. 좌우에 사람이 없고 다들 짐승을 쫓아 불이 꺼지지 않으므로 이에 중니를 불러 물었다. 중니가 말하였다. 「무릇 짐승을 쫓는 이는 즐거우면서 벌이 없고 불을 끄는 이는 괴로우면서 상이 없으니 이것이 불이 꺼지지 않는 까닭입니다.」 애공이 말하였다. 「좋다.」 중니가 말하였다. 「일이 급하여 상 줄 겨를이 없습니다. 불 끄는 이를 다 상 주면 나라로도 사람에게 상 주기에 넉넉하지 않습니다. 다만 벌만 행하기를 청합니다.」 애공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중니가 영을 내렸다. 「불을 끄지 않는 이는 적에게 항복하고 달아난 죄에 견주고, 짐승을 쫓는 이는 금한 데 들어간 죄에 견준다.」 영이 두루 미치기 전에 불이 이미 꺼졌다.

成驩謂齊王曰:「王太仁,太不忍人。」王曰:「太仁,太不忍人,非善名邪?」對曰:「此人臣之善也,非人主之所行也。夫人臣必仁而後可與謀,不忍人而後可近也,不仁則不可與謀,忍人則不可近也。」王曰:「然則寡人安所太仁?安不忍人?」對曰:「王太仁於薛公,而太不忍於諸田。太仁薛公,則大臣無重;太不忍諸田,則父兄犯法。大臣無重,則兵弱於外;父兄犯法,則政亂於内。兵弱於外,政亂於内,此亡國之本也。」

성환이 제왕에게 말하였다. 「왕께서는 너무 어지시고 너무 사람에게 차마 못하십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무 어질고 너무 사람에게 차마 못함이 좋은 이름이 아닌가?」 대답하였다. 「이는 신하의 착함이지 임금이 행할 바가 아닙니다. 무릇 신하는 반드시 어진 뒤에야 더불어 꾀할 수 있고 사람에게 차마 못한 뒤에야 가까이할 수 있으니, 어질지 않으면 더불어 꾀할 수 없고 사람에게 모질면 가까이할 수 없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그러면 과인이 어디에 너무 어질고 어디에 차마 못하는가?」 대답하였다. 「왕께서는 설공에게 너무 어지시고 여러 전씨에게 너무 차마 못하십니다. 설공에게 너무 어지시면 대신에게 무거움이 없고, 여러 전씨에게 너무 차마 못하시면 아비와 형이 법을 범합니다. 대신에게 무거움이 없으면 군사가 밖에서 약하고, 아비와 형이 법을 범하면 정사가 안에서 어지럽습니다. 군사가 밖에서 약하고 정사가 안에서 어지러움은 나라를 잃는 근본입니다.」

魏惠王謂卜皮曰:「子聞寡人之聲聞亦何如焉?」對曰:「臣聞王之慈惠也。」王欣然喜曰:「然則功且安至?」對曰:「王之功至於亡。」王曰:「慈惠,行善也。行之而亡,何也?」卜皮對曰:「夫慈者不忍,而惠者好與也。不忍則不誅有過,好予則不待有功而賞。有過不罪,無功受賞,雖亡,不亦可乎?」

위나라 혜왕이 복피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과인의 소문이 어떠하다고 들었는가?」 대답하였다. 「신은 왕께서 자애롭고 은혜로우시다고 들었습니다.」 왕이 흔연히 기뻐하며 말하였다. 「그러면 공이 장차 어디에 이르겠는가?」 대답하였다. 「왕의 공은 망함에 이릅니다.」 왕이 말하였다. 「자애와 은혜는 착함을 행함이다. 행하는데 망함은 어째서인가?」 복피가 대답하였다. 「무릇 자애로운 이는 차마 못하고 은혜로운 이는 주기를 좋아합니다. 차마 못하면 허물 있는 이를 베지 못하고, 주기를 좋아하면 공 있기를 기다리지 않고 상 줍니다. 허물이 있어도 죄주지 않고 공이 없어도 상을 받으니 비록 망한들 또한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齊國好厚葬,布帛盡於衣衾,材木盡於棺椁。桓公患之,以告管仲曰:「布帛盡則無以爲蔽,材木盡則無以爲守備,而人厚葬之不休,禁之柰何?」管仲對曰:「凡人之有爲也,非名之,則利之也。」於是乃下令曰:「棺椁過度者戮其尸,罪夫當喪者。」夫戮死無名,罪當喪者無利,人何故爲之也?

제나라가 두터운 장사를 좋아하여 베와 비단이 옷과 이불에 다하고 재목이 관과 곽에 다하였다. 환공이 근심하여 관중에게 일렀다. 「베와 비단이 다하면 가릴 것이 없고 재목이 다하면 지킬 채비를 할 수 없는데, 사람들이 두터이 장사하기를 그치지 않으니 이를 금함이 어떠한가?」 관중이 대답하였다. 「무릇 사람이 무엇을 함은 이름을 위해서가 아니면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이에 영을 내렸다. 「관과 곽이 법도를 넘은 이는 그 주검을 욕보이고 상을 맡은 이를 죄준다.」 무릇 주검을 욕보이면 이름이 없고 상을 맡은 이를 죄주면 이익이 없으니 사람이 무슨 까닭으로 그것을 하겠는가.

衞嗣君之時,有胥靡逃之魏,因爲襄王之后治病。衞嗣君聞之,使人請以五十金買之,五反而魏王不予,乃以左氏易之。羣臣左右諫曰:「夫以一都買胥靡,可乎?」王曰:「非子之所知也。夫治無小而亂無大。法不立而誅不必,雖有十左氏無益也;法立而誅必,雖失十左氏無害也。」魏王聞之曰:「主欲治而不聽之,不祥。」因載而往,徒獻之。

위나라 사군 때에 어떤 죄수가 위나라로 달아나 양왕의 후비를 위해 병을 다스렸다. 위나라 사군이 듣고 사람을 시켜 오십 금으로 사겠다고 청하였으나 다섯 번 오가도 위나라 왕이 주지 않으므로 이에 좌씨 고을과 바꾸었다. 뭇 신하와 좌우가 간하였다. 「무릇 도읍 하나로 죄수를 사는 것이 옳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알 바가 아니다. 무릇 다스림에는 작은 것이 없고 어지러움에는 큰 것이 없다. 법이 서지 않고 벰이 반드시 행해지지 않으면 비록 좌씨 열이 있어도 이익이 없고, 법이 서고 벰이 반드시 행해지면 비록 좌씨 열을 잃어도 해가 없다.」 위나라 왕이 듣고 말하였다. 「임금이 다스리려 하는데 그 말을 듣지 않음은 상서롭지 않다.」 이에 실어 보내며 그저 바쳤다.

三。齊王問於文子曰:「治國何如?」對曰:「夫賞罰之爲道,利器也。君固握之,不可以示人。若如臣者,猶獸鹿也,唯薦草而就。」

셋. 제왕이 문자에게 물었다. 「나라 다스림은 어떠한가?」 대답하였다. 「무릇 상과 벌의 도는 이로운 그릇입니다. 임금께서 굳게 쥐시고 남에게 보이지 마십시오. 신 같은 이는 짐승과 사슴 같아 오직 좋은 풀을 따라 나아갈 뿐입니다.」

越王問於大夫文種曰:「吾欲伐吳,可乎?」對曰:「可矣。吾賞厚而信,罰嚴而必。君欲知之,何不試焚宮室?」於是遂焚宮室,人莫救之。乃下令曰:「人之救火者死,比死敵之賞;救火而不死者,比勝敵之賞;不救火者,比降北之罪。」人塗其體被濡衣而走火者,左三千人,右三千人。此知必勝之勢也。

월왕이 대부 문종에게 물었다. 「내가 오나라를 치려 하는데 되겠는가?」 대답하였다. 「됩니다. 우리는 상이 두텁고 미더우며 벌이 엄하고 반드시 행해집니다. 임금께서 아시고자 하면 어찌 시험 삼아 궁실을 불사르지 않으십니까?」 이에 마침내 궁실을 불사르니 사람이 구하지 않았다. 이에 영을 내렸다. 「사람 가운데 불을 끄다 죽은 이는 적과 싸우다 죽은 상에 견주고, 불을 끄고 죽지 않은 이는 적을 이긴 상에 견주며, 불을 끄지 않은 이는 항복하고 달아난 죄에 견준다.」 사람들이 제 몸에 진흙을 바르고 젖은 옷을 입고 불로 달려간 이가 왼쪽에 삼천이요 오른쪽에 삼천이었다. 이것이 반드시 이길 형세를 안 것이다.

吳起爲魏武侯西河之守。秦有小亭臨境,吳起欲攻之。不去,則甚害田者;去之,則不足以徵甲兵。於是乃倚一車轅於北門之外而令之曰:「有能徙此南門之外者,賜之上田、上宅。」人莫之徙也。及有徙之者,還賜之如令。俄又置一石赤菽東門之外而令之曰:「有能徙此於西門之外者,賜之如初。」人爭徙之。乃下令曰:「明日且攻亭,有能先登者,仕之國大夫,賜之上田宅。」人爭趨之。於是攻亭,一朝而拔之。

오기가 위나라 무후를 위해 서하를 지켰다. 진나라에 작은 초소가 지경에 다가와 있어 오기가 치려 하였다. 없애지 않으면 밭 가는 이에게 매우 해롭고, 없애자니 갑병을 부르기에는 넉넉하지 않았다. 이에 수레 채 하나를 북문 밖에 기대어 두고 영을 내렸다. 「이것을 남문 밖으로 옮길 수 있는 이에게 좋은 밭과 좋은 집을 내리겠다.」 사람이 옮기지 않았다. 옮긴 이가 있자 곧 영대로 내렸다. 얼마 뒤 또 붉은 콩 한 섬을 동문 밖에 두고 영을 내렸다. 「이것을 서문 밖으로 옮길 수 있는 이에게 처음처럼 내리겠다.」 사람이 다투어 옮겼다. 이에 영을 내렸다. 「내일 초소를 칠 것이니 먼저 오를 수 있는 이는 나라의 대부로 삼고 좋은 밭과 집을 내리겠다.」 사람이 다투어 달려갔다. 이에 초소를 쳐서 하루아침에 뽑았다.

李悝爲魏文侯上地之守,而欲人之善射也,乃下令曰:「人之有狐疑之訟者,令之射的,中之者勝,不中者負。」令下而人皆疾習射,日夜不休。及與秦人戰,大敗之,以人之善戰射也。

이회가 위나라 문후를 위해 상지를 지키면서 사람이 활을 잘 쏘게 하려고 이에 영을 내렸다. 「사람 가운데 의심스러워 가리기 어려운 송사가 있는 이는 과녁을 쏘게 하여 맞히는 이가 이기고 맞히지 못하는 이가 진다.」 영이 내리자 사람이 다 급히 활쏘기를 익혀 밤낮으로 쉬지 않았다. 진나라 사람과 싸움에 이르러 크게 깨뜨렸으니 사람이 싸움과 활쏘기를 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宋崇門之巷人服喪而毁甚瘠,上以爲慈愛於親,舉以爲官師。明年,人之所以毁死者歲十餘人。子之服親喪者,爲愛之也,而尚可以賞勸也,況君上之於民乎!

송나라 숭문 마을 사람이 상복을 입고 몸이 헐어 몹시 여위니, 위에서 어버이를 자애로이 사랑한다 하여 들어 관의 스승으로 삼았다. 이듬해 사람 가운데 몸을 헐어 죽은 이가 해마다 열 남짓이었다. 자식이 어버이 상복을 입음은 사랑해서인데도 오히려 상으로 권할 수 있는데, 하물며 임금이 백성에게 함이겠는가.

越王慮伐吳,欲人之輕死也,出見怒鼃,乃爲之式。從者曰:「奚敬於此?」王曰:「爲其有氣故也。」明年之請以頭獻王者歲十餘人。由此觀之,譽之足以殺人矣。

월왕이 오나라 칠 일을 헤아리며 사람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게 하려 하였다. 나가다가 성난 개구리를 보고 이에 수레 앞턱에 손을 얹어 예를 하였다. 따르는 이가 말하였다. 「어찌 이것에 공경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그 기개가 있기 때문이다.」 이듬해 제 머리를 왕께 바치겠다고 청한 이가 해마다 열 남짓이었다. 이로써 보면 기림이 사람을 죽이기에 넉넉하다.

一曰:越王勾踐見怒鼃而式之。御者曰:「何爲式?」王曰:「鼃有氣如此,可無爲式乎?」士人聞之曰:「鼃有氣,王猶爲式,況士人有勇者乎!」是歲,人有自剄死以其頭獻者。故越王將復吳而試其教:燔臺而鼓之,使民赴火者,賞在火也;臨江而鼓之,使人赴水者,賞在水也;臨戰而使人絶頭刳腹而無顧心者,賞在兵也。又況據法而進賢,其勸甚此矣。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월왕 구천이 성난 개구리를 보고 예를 하였다. 마부가 말하였다. 「어찌 예를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개구리에게 기개가 이와 같으니 예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비들이 듣고 말하였다. 「개구리에게 기개가 있다고 왕께서 오히려 예를 하시는데 하물며 선비로서 용맹이 있는 이겠는가.」 그해에 스스로 목을 찔러 죽어 그 머리를 바친 이가 있었다. 그러므로 월왕이 오나라에 갚으려 하며 그 가르침을 시험하였다. 대에 불을 놓고 북을 쳐 백성을 불로 달려가게 함은 상이 불에 있어서요, 강에 임하여 북을 쳐 사람을 물로 달려가게 함은 상이 물에 있어서며, 싸움에 임하여 사람이 목을 끊고 배를 가르면서도 돌아보는 마음이 없게 함은 상이 병사에 있어서다. 또 하물며 법에 근거하여 어진 이를 나아가게 하면 그 권함이 이보다 심하다.

韓昭侯使人藏弊袴,侍者曰:「君亦不仁矣,弊袴不以賜左右而藏之。」昭侯曰:「非子之所知也。吾聞明主之愛一嚬一笑,嚬有爲嚬,而笑有爲笑。今夫袴,豈特嚬笑哉!袴之與嚬笑相去遠矣。吾必待有功者,故收藏之,未有予也。」

한나라 소후가 사람을 시켜 해진 바지를 감추게 하였다. 모시는 이가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또한 어질지 않으십니다. 해진 바지를 좌우에게 내리지 않고 감추십니다.」 소후가 말하였다. 「그대가 알 바가 아니다. 내가 듣기로 밝은 임금은 한 번 찡그리고 한 번 웃음을 아껴 찡그림에는 찡그릴 까닭이 있고 웃음에는 웃을 까닭이 있다 한다. 이제 무릇 바지가 어찌 다만 찡그림과 웃음뿐이겠는가. 바지는 찡그림이나 웃음과 서로 떨어짐이 멀다. 나는 반드시 공 있는 이를 기다리므로 거두어 감추고 아직 주지 않는 것이다.」

鱣似蛇,蠶似蠋。人見蛇則驚駭,見蠋則毛起。然而婦人拾蠶,漁者握鱣,利之所在,則忘其所惡,皆爲孟賁。

드렁허리는 뱀을 닮고 누에는 배추벌레를 닮았다. 사람이 뱀을 보면 놀라고 배추벌레를 보면 털이 선다. 그러나 아낙이 누에를 줍고 고기잡이가 드렁허리를 쥐니, 이익이 있는 곳에서는 미워하는 바를 잊고 다 맹분이 된다.

四。魏王謂鄭王曰:「始鄭、梁一國也,已而別,今願復得鄭而合之梁。」鄭君患之,召羣臣而與之謀所以對魏。公子謂鄭君曰:「此甚易應也。君對魏曰:『以鄭爲故魏而可合也,則弊邑亦願得梁而合之鄭。』」魏王乃止。

넷. 위나라 왕이 정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처음에 정나라와 양나라는 한 나라였는데 뒤에 갈렸다. 이제 다시 정나라를 얻어 양나라에 합치기를 바란다.」 정나라 임금이 근심하여 뭇 신하를 불러 위나라에 대답할 바를 꾀하였다. 공자가 정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이는 매우 응하기 쉽습니다. 임금께서 위나라에 대답하시기를 『정나라가 옛 위나라 땅이라 합칠 수 있다면 저희 나라도 양나라를 얻어 정나라에 합치기를 바랍니다』 하십시오.」 위나라 왕이 이에 그쳤다.

齊宣王使人吹竽,必三百人。南郭處士請爲王吹竽,宣王說之,廩食以數百人。宣王死,湣王立,好一一聽之,處士逃。

제나라 선왕이 사람을 시켜 우를 불게 할 때 반드시 삼백 사람이었다. 남곽처사가 왕을 위해 우 불기를 청하니 선왕이 기뻐하여 곳간 곡식으로 수백 사람 몫을 먹였다. 선왕이 죽고 민왕이 서서 하나하나 듣기를 좋아하니 처사가 달아났다.

一曰:韓昭侯曰:「吹竽者衆,吾無以知其善者。」田嚴對曰:「一一而聽之。」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한나라 소후가 말하였다. 「우 부는 이가 많아 내가 그 잘하는 이를 알 길이 없다.」 전엄이 대답하였다. 「하나하나 들으십시오.」

趙令人因申子於韓請兵,將以攻魏。申子欲言之君,而恐君之疑己外市也,不則恐惡於趙,乃令趙紹、韓沓嘗試君之動貌而後言之。内則知昭侯之意,外則有得趙之功。

조나라가 사람을 시켜 신자를 통해 한나라에 군사를 청하여 위나라를 치려 하였다. 신자가 임금에게 말하려 하였으나 임금이 저를 밖과 흥정한다고 의심할까 두렵고, 말하지 않으면 조나라에 미움받을까 두려웠다. 이에 조소와 한답을 시켜 임금의 움직이는 낯빛을 떠본 뒤에 말하였다. 안으로는 소후의 뜻을 알고 밖으로는 조나라를 얻은 공이 있었다.

三國兵至韓,秦王謂樓緩曰:「三國之兵深矣!寡人欲割河東而講,何如?」對曰:「夫割河東,大費也;免國於患,大功也。此父兄之任也,王何不召公子汜而問焉?」王召公子汜而告之,對曰:「講亦悔,不講亦悔。王今割河東而講,三國歸,王必曰:『三國固且去矣,吾特以三城送之。』不講,三國也入韓,則國必大舉矣,王必大悔。王曰:『不獻三城也。』臣故曰:王講亦悔,不講亦悔。」王曰:「爲我悔也,寧亡三城而悔,無危乃悔。寡人斷講矣。」

세 나라 군사가 한나라에 이르니 진왕이 누완에게 말하였다. 「세 나라 군사가 깊이 들어왔다. 과인이 하동을 베어 주고 화친하려 하는데 어떠한가?」 대답하였다. 「무릇 하동을 벰은 큰 허비요 나라를 근심에서 면하게 함은 큰 공입니다. 이는 아비와 형이 맡을 일이니 왕께서는 어찌 공자 사를 불러 물으시지 않습니까?」 왕이 공자 사를 불러 이르니 대답하였다. 「화친하여도 뉘우치고 화친하지 않아도 뉘우치십니다. 왕께서 이제 하동을 베어 주고 화친하시어 세 나라가 돌아가면 왕께서 반드시 『세 나라가 본디 떠나려 하였는데 내가 공연히 세 성을 보냈다』 하실 것입니다. 화친하지 않아 세 나라가 한나라에 들어가면 나라가 반드시 크게 들리니 왕께서 반드시 크게 뉘우치시며 『세 성을 바치지 않았구나』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신은 왕께서 화친하여도 뉘우치고 화친하지 않아도 뉘우치신다고 하였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나로서는 뉘우칠 바에는 차라리 세 성을 잃고 뉘우칠지언정 위태로워지고서 뉘우치지는 않겠다. 과인은 화친으로 결단하였다.」

應侯謂秦王曰:「王得宛、葉、藍田、陽夏,斷河内,困梁、鄭,所以未王者,趙未服也。㢮上黨在一而已,以臨東陽,則邯鄲口中虱也。王拱而朝天下,後者以兵中之。然上黨之安樂,其處甚劇,臣恐弛之而不聽,奈何?」王曰:「必弛易之矣。」

응후가 진왕에게 말하였다. 「왕께서 완과 섭과 남전과 양하를 얻고 하내를 끊어 양나라와 정나라를 곤하게 하셨는데도 아직 왕 노릇 하지 못하심은 조나라가 복종하지 않아서입니다. 상당을 늦추어 하나로 두고 그로써 동양에 임하면 한단은 입안의 이입니다. 왕께서 팔짱을 끼고 계셔도 천하가 조회하고 늦는 이는 군사로 치면 됩니다. 그러나 상당의 편안하고 즐거움은 그 처지가 매우 심하니, 신은 늦추어도 듣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어찌합니까?」 왕이 말하였다. 「반드시 늦추어 바꾸겠다.」

五。龐敬,縣令也。遣市者行,而召公大夫而還之。立有間,無以詔之,卒遣行。市者以爲令與公大夫有言,不相信,以至無姦。

다섯. 방경은 현령이었다. 저자에 가는 이를 보내면서 공대부를 불러 돌려보냈다. 한동안 세워 두고 이를 것이 없어 마침내 보내 가게 하였다. 저자에 가는 이는 현령이 공대부와 무슨 말을 하였다고 여겨 서로 믿지 못하게 되어 간사함이 없어졌다.

戴驩,宋太宰,夜使人曰:「吾聞數夜有乘輼車至李史門者,謹爲我伺之。」使人報曰:「不見輼車,見有奉笥而與李史語者,有間,李史受笥。」

대환은 송나라 태재였는데 밤에 사람을 시켜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여러 밤 온거를 타고 이사의 문에 이르는 이가 있다 하니 삼가 나를 위해 엿보라.」 시킨 이가 아뢰었다. 「온거는 보이지 않고 상자를 받들고 이사와 말하는 이가 있었으며 얼마 뒤 이사가 상자를 받았습니다.」

周主亡玉簪,令吏求之,三日不能得也。周王令人求而得之家人之屋間。周主曰:「吾之吏之不事事也。求簪,三日不得之;吾令人求之,不移日而得之。」於是吏皆聳懼,以爲君神明也。

주나라 임금이 옥비녀를 잃고 아전에게 찾게 하였으나 사흘이 되도록 얻지 못하였다. 주나라 왕이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남의 집 지붕 사이에서 얻었다. 주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내 아전들이 일을 일삼지 않는구나. 비녀를 찾는데 사흘이 되도록 얻지 못하였는데, 내가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얻었다.」 이에 아전이 다 두려워하며 임금을 신명하다 여겼다.

商太宰使少庶子之市,顧反而問之曰:「何見於市?」對曰:「無見也。」太宰曰:「雖然,何見也?」對曰:「市南門之外甚衆牛車,僅可以行耳。」太宰因誡使者:「無敢告人吾所問於女。」因召市吏而誚之曰:「市門之外何多牛屎?」市吏甚怪太宰知之疾也,乃悚懼其所也。

상나라 태재가 어린 사인을 저자에 보냈다가 돌아오자 물었다. 「저자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대답하였다. 「본 것이 없습니다.」 태재가 말하였다. 「비록 그러하나 무엇을 보았는가?」 대답하였다. 「저자 남문 밖에 소달구지가 매우 많아 겨우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태재가 이어 심부름꾼을 경계하였다. 「내가 너에게 물은 바를 감히 남에게 알리지 말라.」 이어 저자 아전을 불러 꾸짖었다. 「저자 문밖에 어찌 소똥이 많은가?」 저자 아전은 태재가 그리 빨리 아는 것을 매우 괴이하게 여겨 이에 제 자리에서 두려워하였다.

六。韓昭侯握爪,而佯亡一爪,求之甚急,左右因割其爪而效之。昭侯以此察左右之誠不。

여섯. 한나라 소후가 손톱을 쥐고 짐짓 손톱 하나를 잃은 척하며 몹시 급히 찾으니 좌우가 이에 제 손톱을 잘라 바쳤다. 소후는 이로써 좌우의 정성 여부를 살폈다.

韓昭侯使騎於縣。使者報,昭侯問曰:「何見也?」對曰:「無所見也。」昭侯曰:「雖然,何見?」曰:「南門之外,有黄犢食苗道左者。」昭侯謂使者:「毋敢洩吾所問於女。」乃下令曰:「當苗時,禁牛馬入人田中固有令,而吏不以爲事,牛馬甚多入人田中。亟舉其數上之,不得,將重其罪。」於是三鄉舉而上之。昭侯曰:「未盡也。」復往審之,乃得南門之外黄犢。吏以昭侯爲明察,皆悚懼其所而不敢爲非。

한나라 소후가 고을에 기병을 보냈다. 심부름꾼이 아뢰니 소후가 물었다. 「무엇을 보았는가?」 대답하였다. 「본 바가 없습니다.」 소후가 말하였다. 「비록 그러하나 무엇을 보았는가?」 말하였다. 「남문 밖에 누런 송아지가 길 왼쪽에서 싹을 먹고 있었습니다.」 소후가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물은 바를 감히 새어 나가게 하지 말라.」 이에 영을 내렸다. 「싹이 날 때 소와 말이 남의 밭에 들어감을 금하는 영이 본디 있는데 아전이 일삼지 않아 소와 말이 남의 밭에 매우 많이 들어간다. 급히 그 수를 들어 올리라. 얻지 못하면 그 죄를 무겁게 하겠다.」 이에 세 고을이 들어 올렸다. 소후가 말하였다. 「다하지 않았다.」 다시 가서 살피게 하니 이에 남문 밖 누런 송아지를 얻었다. 아전이 소후를 밝게 살핀다 여겨 다들 제 자리에서 두려워하여 감히 그름을 하지 못하였다.

周主下令索曲杖,吏求之數日不能得。周主私使人求之,不移日而得之。乃謂吏曰:「吾知吏不事事也。曲杖甚易也,而吏不能得,我令人求之,不移日而得之,豈可謂忠哉!」吏乃皆悚懼其所,以君爲神明。

주나라 임금이 영을 내려 굽은 지팡이를 찾게 하였으나 아전이 며칠을 찾아도 얻지 못하였다. 주나라 임금이 몰래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얻었다. 이에 아전에게 말하였다. 「나는 아전이 일을 일삼지 않음을 안다. 굽은 지팡이는 매우 쉬운데 아전이 얻지 못하고 내가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얻었다. 어찌 충성되다 하겠는가.」 아전이 이에 다 제 자리에서 두려워하며 임금을 신명하다 여겼다.

卜皮爲縣令,其御史汙濊而有愛妾,卜皮乃使少庶子佯愛之,以知御史陰情。

복피가 현령이 되었는데 그 어사가 더럽고 사랑하는 첩이 있었다. 복피는 이에 어린 사인을 시켜 그 첩을 사랑하는 척하게 하여 어사의 숨은 정을 알았다.

西門豹爲鄴令,佯亡其車轄,令吏求之不能得,使人求之而得之家人屋間。

서문표가 업의 현령이 되어 짐짓 그 수레 비녀장을 잃은 척하고 아전에게 찾게 하였으나 얻지 못하였는데,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남의 집 지붕 사이에서 얻었다.

七。陽山君相衛,聞王之疑己也,乃僞謗樛竪以知之。

일곱. 양산군이 위나라 재상이었는데 왕이 저를 의심한다는 말을 듣고 이에 거짓으로 규수를 헐뜯어 그것을 알아보았다.

淖齒聞齊王之惡己也,乃矯爲秦使以知之。

요치가 제왕이 저를 미워한다는 말을 듣고 이에 진나라 사신이 온 것처럼 꾸며 그것을 알아보았다.

齊人有欲爲亂者,恐王知之,因詐逐所愛者,令走王知之。

제나라 사람 가운데 난을 일으키려는 이가 있었는데 왕이 알까 두려워 이에 거짓으로 제가 사랑하는 이를 내쫓아 왕에게 달려가 알게 하였다.

子之相燕,坐而佯言曰:「走出門者何,白馬也?」左右皆言不見。有一人走追之,報曰:「有。」子之以此知左右之不誠信。

자지가 연나라 재상이었는데 앉아서 짐짓 말하였다. 「문을 나가는 것이 무엇인가, 흰 말인가?」 좌우가 다 보지 못하였다고 말하였다. 한 사람이 달려 쫓아갔다가 아뢰었다. 「있었습니다.」 자지는 이로써 좌우가 미덥지 않음을 알았다.

有相與訟者,子産離之而無使得通辭,倒其言以告而知之。

서로 송사하는 이가 있으면 자산이 그들을 떼어 놓아 말을 통하지 못하게 하고, 그 말을 거꾸로 하여 일러 주어 알아냈다.

衛嗣公使人爲客過關市,關市苛難之,因事關市以金,關吏乃舍之。嗣公爲關吏曰:「某時有客過而所,與汝金,而汝因遣之。」關市乃大恐,而以嗣公爲明察。

위나라 사공이 사람을 시켜 손님으로 관문 저자를 지나게 하니 관문 저자가 까다롭게 굴었다. 이에 관문 저자 아전을 금으로 섬기니 아전이 그제야 놓아주었다. 사공이 관문 아전에게 말하였다. 「어느 때에 손님이 지나며 너에게 금을 주었고 너는 이에 보내 주었다.」 관문 저자가 이에 크게 두려워하며 사공을 밝게 살핀다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