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難一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18 · 한자 3,648자 · 낭독 14.6분

「한비자」 난일 「難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晉文公將與楚人戰,召舅犯問之,曰:「吾將與楚人戰,彼衆我寡,爲之奈何?」舅犯曰:「臣聞之:繁禮君子,不厭忠信;戰陣之間,不厭詐僞。君其詐之而已矣。」文公辭舅犯,因召雍季而問之,曰:「我將與楚人戰,彼衆我寡,爲之奈何?」雍季對曰:「焚林而田,偷取多獸,後必無獸;以詐遇民,偷取一時,後必無復。」文公曰:「善。」辭雍季,以舅犯之謀與楚人戰以敗之。歸而行爵,先雍季而後舅犯。羣臣曰:「城濮之事,舅犯謀也。夫用其言而後其身,可乎?」文公曰:「此非若所知也。夫舅犯言,一時之權也;雍季言,萬世之利也。」仲尼聞之,曰:「文公之霸也宜哉!既知一時之權,又知萬世之利。」

진나라 문공이 초나라 사람과 싸우려 하여 구범을 불러 물었다. 「내가 초나라 사람과 싸우려 하는데 저들은 많고 우리는 적으니 어찌하겠는가?」 구범이 말하였다. 「신이 듣기로 예를 번거로이 하는 군자는 충성과 믿음을 싫어하지 않고, 싸움터에서는 속임과 거짓을 싫어하지 않는다 합니다. 임금께서는 속이실 뿐입니다.」 문공이 구범을 물리고 이어 옹계를 불러 물었다. 「내가 초나라 사람과 싸우려 하는데 저들은 많고 우리는 적으니 어찌하겠는가?」 옹계가 대답하였다. 「숲을 태워 사냥하면 잠시 짐승을 많이 얻으나 뒤에는 반드시 짐승이 없고, 속임으로 백성을 대하면 잠시 한때를 얻으나 뒤에는 반드시 다시 얻을 것이 없습니다.」 문공이 말하였다. 「좋다.」 옹계를 물리고 구범의 꾀로 초나라 사람과 싸워 깨뜨렸다. 돌아와 작위를 행할 때 옹계를 먼저 하고 구범을 뒤로 하였다. 뭇 신하가 말하였다. 「성복의 일은 구범의 꾀입니다. 무릇 그 말을 쓰고 그 몸을 뒤로 함이 옳습니까?」 문공이 말하였다. 「이는 너희가 알 바가 아니다. 무릇 구범의 말은 한때의 권도요 옹계의 말은 만세의 이로움이다.」 중니가 듣고 말하였다. 「문공이 패자가 됨이 마땅하구나! 한때의 권도를 알고 또 만세의 이로움을 알았다.」

或曰:雍季之對,不當文公之問。凡對問者,有因問小大緩急而對也。所問高大,而對以卑狹,則明主弗受也。今文公問「以少遇衆」,而對曰「後必無復」,此非所以應也。且文公不知一時之權,又不知萬世之利。戰而勝,則國安而身定,兵強而威立,雖有後復,莫大於此,萬世之利奚患不至?戰而不勝,則國亡兵弱,身死名息,拔拂今日之死不及,安暇待萬世之利?待萬世之利,在今日之勝;今日之勝,在詐於敵;詐敵,萬世之利而已。故曰:雍季之對,不當文公之問。且文公又不知舅犯之言。舅犯所謂「不厭詐僞」者,不謂詐其民,謂詐其敵也。敵者,所伐之國也,後雖無復,何傷哉?文公之所以先雍季者,以其功耶,則所以勝楚破軍者,舅犯之謀也;以其善言耶,則雍季乃道其「後之無復」也,此未有善言也。舅犯則以兼之矣。舅犯曰「繁禮君子,不厭忠信」者,忠所以愛其下也,信所以不欺其民也。夫既以愛而不欺矣,言孰善於此?然必曰「出於詐僞」者,軍旅之計也。舅犯前有善言,後有戰勝,故舅犯有二功而後論,雍季無一焉而先賞。「文公之霸,不亦宜乎?」仲尼不知善賞也。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옹계의 대답은 문공의 물음에 맞지 않는다. 무릇 물음에 대답하는 이는 물음의 크고 작음과 늦고 급함을 따라 대답한다. 물은 바가 높고 큰데 낮고 좁게 대답하면 밝은 임금은 받지 않는다. 이제 문공이 「적음으로 많음을 맞음」을 물었는데 「뒤에 반드시 다시 얻을 것이 없다」고 대답하였으니 이는 응하는 바가 아니다. 또 문공은 한때의 권도를 알지 못하고 만세의 이로움도 알지 못하였다. 싸워 이기면 나라가 편안하고 몸이 정해지며 군사가 강하고 위엄이 서니, 비록 뒤에 다시 얻음이 있어도 이보다 큰 것이 없다. 만세의 이로움이 어찌 이르지 않을까 근심하겠는가. 싸워 이기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고 군사가 약해지며 몸이 죽고 이름이 그치니, 오늘의 죽음을 떨쳐 내기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어느 겨를에 만세의 이로움을 기다리겠는가. 만세의 이로움을 기다림은 오늘의 이김에 있고, 오늘의 이김은 적을 속임에 있으니, 적을 속임이 곧 만세의 이로움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옹계의 대답은 문공의 물음에 맞지 않는다 한다. 또 문공은 구범의 말도 알지 못하였다. 구범이 이른 「속임과 거짓을 싫어하지 않는다」 함은 그 백성을 속인다는 말이 아니라 그 적을 속인다는 말이다. 적이란 치는 나라이니 뒤에 비록 다시 얻을 것이 없은들 무엇이 해롭겠는가. 문공이 옹계를 먼저 한 까닭이 그 공 때문인가. 그러면 초나라를 이겨 군사를 깨뜨린 것은 구범의 꾀다. 그 좋은 말 때문인가. 그러면 옹계는 「뒤에 다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하였을 뿐이니 좋은 말이 있지 않다. 구범은 곧 둘을 겸하였다. 구범이 「예를 번거로이 하는 군자는 충성과 믿음을 싫어하지 않는다」 하였으니, 충성은 그 아래를 사랑하는 것이요 믿음은 그 백성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무릇 이미 사랑하고 속이지 않는다면 말에 무엇이 이보다 좋겠는가. 그러면서 반드시 「속임과 거짓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은 군사의 계책이다. 구범은 앞에 좋은 말이 있고 뒤에 싸워 이김이 있으니, 구범은 두 공이 있으면서 뒤에 논해지고 옹계는 하나도 없으면서 먼저 상 받았다. 「문공이 패자가 됨이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중니는 상 잘 주는 법을 알지 못하였다.

歷山之農者侵畔,舜往耕焉,朞年,甽畝正。河濵之漁者爭坻,舜往漁焉,朞年而讓長。東夷之陶者器苦窳,舜往陶焉,朞年而器牢。仲尼歎曰:「耕、漁與陶,非舜官也,而舜往爲之者,所以救敗也。舜其信仁乎!乃躬藉處苦而民從之。故曰:聖人之德化乎!」

역산의 농사꾼이 밭두둑을 침노하자 순이 가서 밭을 갈았는데 한 해 만에 밭도랑과 이랑이 발라졌다. 하수 가의 고기잡이가 물가를 다투자 순이 가서 고기를 잡았는데 한 해 만에 어른에게 사양하였다. 동이의 옹기장이가 그릇을 거칠게 만들자 순이 가서 옹기를 구웠는데 한 해 만에 그릇이 굳어졌다. 중니가 탄식하였다. 「밭 갈고 고기 잡고 옹기 굽는 일은 순의 벼슬이 아닌데 순이 가서 한 것은 무너진 것을 구하려 함이다. 순은 참으로 어질구나! 이에 몸소 나아가 괴로운 데 처하니 백성이 따랐다. 그러므로 성인의 덕이 교화한다 한다.」

或問儒者曰:「方此時也,堯安在?」其人曰:「堯爲天子。」「然則仲尼之聖堯奈何?聖人明察在上位,將使天下無姦也。今耕漁不爭,陶器不窳,舜又何德而化?舜之救敗也,則是堯有失也。賢舜,則去堯之明察;聖堯,則去舜之德化,不可兩得也。楚人有鬻楯與矛者,譽之曰:『吾楯之堅,物莫能陷也。』又譽其矛曰:『吾矛之利,於物無不陷也。』或曰:『以子之矛陷子之楯,何如?』其人弗能應也。夫不可陷之楯與無不陷之矛,不可同世而立。今堯、舜之不可兩譽,矛楯之說也。且舜救敗,朞年已一過,三年已三過。舜有盡,壽有盡,天下過無已者;以有盡逐無已,所止者寡矣。賞罰使天下必行之,令曰:『中程者賞,弗中程者誅。』令朝至暮變,暮至朝變,十日而海内畢矣,奚待朞年?舜猶不以此說堯令從己,乃躬親,不亦無術乎?且夫以身爲苦而後化民者,堯、舜之所難也;處勢而矯下者,庸主之所易也。將治天下,釋庸主之所易,道堯、舜之所難,未可與爲政也。」

어떤 이는 유자에게 물었다. 「이때에 요는 어디 있었는가?」 그 사람이 말하였다. 「요가 천자였다.」 「그러면 중니가 요를 성인이라 함은 어찌 된 것인가. 성인이 밝게 살펴 윗자리에 있으면 장차 천하에 간사함이 없게 한다. 이제 밭 갈고 고기 잡음에 다투지 않고 옹기 그릇이 거칠지 않다면 순이 또 무슨 덕으로 교화하겠는가. 순이 무너진 것을 구하였다면 이는 요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다. 순을 어질다 하면 요의 밝게 살핌을 버리는 것이요, 요를 성스럽다 하면 순의 덕으로 교화함을 버리는 것이니 둘을 다 얻을 수 없다. 초나라 사람 가운데 방패와 창을 파는 이가 있어 기리며 말하였다. 『내 방패의 굳기는 무엇도 뚫을 수 없다.』 또 그 창을 기려 말하였다. 『내 창의 날카로움은 무엇이든 뚫지 못함이 없다.』 어떤 이가 말하였다. 『그대의 창으로 그대의 방패를 뚫으면 어떠한가?』 그 사람이 응하지 못하였다. 무릇 뚫을 수 없는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은 한 세상에 같이 설 수 없다. 이제 요와 순을 둘 다 기릴 수 없음은 창과 방패의 설이다. 또 순이 무너진 것을 구함에 한 해에 한 허물을 그치고 세 해에 세 허물을 그쳤다. 순에게는 끝이 있고 목숨에도 끝이 있는데 천하의 허물은 그침이 없으니, 끝 있는 것으로 그침 없는 것을 좇으면 그치게 하는 바가 적다. 상과 벌로 천하가 반드시 행하게 하여 영을 내리기를 『법도에 맞는 이는 상 주고 법도에 맞지 않는 이는 벤다』 하면, 영이 아침에 이르러 저녁에 변하고 저녁에 이르러 아침에 변하여 열흘이면 해내가 다 될 것이니 어찌 한 해를 기다리겠는가. 순이 오히려 이것으로 요를 설득하여 저를 따르게 하지 않고 이에 몸소 하였으니 또한 술이 없지 않은가. 또 무릇 몸을 괴롭게 한 뒤에 백성을 교화함은 요와 순도 어려워한 바요, 세에 처하여 아래를 바로잡음은 보통 임금도 쉬워하는 바다. 장차 천하를 다스리려 하며 보통 임금이 쉬워하는 바를 놓고 요와 순이 어려워한 바를 말하니 더불어 정사할 수 없다.」

管仲有病,桓公往問之,曰:「仲父病,不幸卒於大命,將奚以告寡人?」管仲曰:「微君言,臣故將謁之。願君去竪刁,除易牙,遠衛公子開方。易牙爲君主味,君惟人肉未嘗,易牙烝其子首而進之。夫人情莫不愛其子,今弗愛其子,安能愛君?君妬而好内,竪刁自宮以治内。人情莫不愛其身,身且不愛,安能愛君?開方事君十五年,齊、衛之間不容數日行,弃其母,久宦不歸,其母不愛,安能愛君?臣聞之:『矜僞不長,蓋虚不久。』願君去此三子者也。」管仲卒死,桓公弗行。及桓公死,蟲出户不葬。

관중이 병들자 환공이 가서 물었다. 「중보의 병이 불행히 큰 명에서 마치면 장차 무엇으로 과인에게 일러 주겠소?」 관중이 말하였다. 「임금께서 말씀하지 않으셨어도 신이 본디 아뢰려 하였습니다. 바라건대 임금께서는 수조를 버리시고 역아를 없애시며 위나라 공자 개방을 멀리하십시오. 역아는 임금을 위해 맛을 맡았는데 임금께서 오직 사람 고기를 맛보지 못하셨다 하여 역아가 제 아들의 머리를 쪄서 바쳤습니다. 무릇 사람의 정은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음이 없는데 이제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니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 임금께서 시샘하고 안을 좋아하시니 수조가 스스로 거세하여 안을 다스렸습니다. 사람의 정은 제 몸을 사랑하지 않음이 없는데 제 몸도 사랑하지 않으니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 개방은 임금을 섬긴 지 열다섯 해인데 제나라와 위나라 사이는 며칠 길도 되지 않건만 제 어미를 버리고 오래 벼슬하며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제 어미도 사랑하지 않으니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 신이 듣기로 『거짓을 뽐냄은 오래가지 못하고 빈 것을 덮음은 오래가지 못한다』 합니다. 바라건대 임금께서는 이 세 사람을 버리십시오.」 관중이 마침내 죽었으나 환공이 행하지 않았다. 환공이 죽자 구더기가 문밖으로 나오도록 장사되지 못하였다.

或曰:管仲所以見告桓公者,非有度者之言也。所以去竪刁、易牙者,以不愛其身,適君之欲也。曰:「不愛其身,安能愛君?」然則臣有盡死力以爲其主者,管仲將弗用也。曰:「不愛其死力,安能愛君?」是欲君去忠臣也。且以不愛其身度其不愛其君,是將以管仲之不能死公子糾度其不死桓公也,是管仲亦在所去之域矣。明主之道不然,設民所欲以求其功,故爲爵祿以勸之;設民所惡以禁其姦,故爲刑罰以威之。慶賞信而刑罰必,故君舉功於臣而姦不用於上,雖有竪刁,其奈君何?且臣盡死力以與君市,君垂爵祿以與臣市。君臣之際,非父子之親也,計數之所出也。君有道,則臣盡力而姦不生;無道,則臣上塞主明而下成私。管仲非明此度數於桓公也,使去竪刁,一竪刁又至,非絶姦之道也。且桓公所以身死蟲流出户不葬者,是臣重也。臣重之實,擅主也。有擅主之臣,則君令不下究,臣情不上通。一人之力能隔君臣之間,使善敗不聞,禍福不通,故有不葬之患也。明主之道,一人不兼官,一官不兼事;卑賤不待尊貴而進,大臣不因左右而見;百官脩通,羣臣輻湊;有賞者君見其功,有罰者君知其罪。見知不悖於前,賞罰不弊於後,安有不葬之患?管仲非明此言於桓公也,使去三子,故曰:管仲無度矣。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관중이 환공에게 일러 준 바는 법도 있는 이의 말이 아니다. 수조와 역아를 버리라 한 까닭은 제 몸을 사랑하지 않고 임금의 바람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제 몸을 사랑하지 않으니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는가」 한다면, 신하 가운데 죽을힘을 다해 그 임금을 위하는 이도 관중은 쓰지 않을 것이다. 「제 죽을힘을 아끼지 않으니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는가」 할 것이니, 이는 임금에게 충성된 신하를 버리게 함이다. 또 제 몸을 사랑하지 않음으로 그가 임금을 사랑하지 않으리라 헤아린다면, 이는 관중이 공자 규를 위해 죽지 못한 것으로 그가 환공을 위해 죽지 않으리라 헤아리는 셈이니, 관중도 버릴 부류에 든다. 밝은 임금의 도는 그렇지 않다. 백성이 바라는 바를 베풀어 그 공을 구하므로 작위와 녹을 만들어 권하고, 백성이 미워하는 바를 베풀어 그 간사함을 금하므로 형벌을 만들어 위엄을 세운다. 경사와 상이 미덥고 형벌이 반드시 행해지므로 임금이 신하에게서 공을 들고 간사함이 위에서 쓰이지 않으니, 비록 수조가 있어도 임금을 어찌하겠는가. 또 신하는 죽을힘을 다해 임금과 흥정하고 임금은 작위와 녹을 드리워 신하와 흥정한다. 임금과 신하 사이는 아비와 자식의 친함이 아니라 셈이 나오는 자리다. 임금에게 도가 있으면 신하가 힘을 다하고 간사함이 나지 않으며, 도가 없으면 신하가 위로 임금의 밝음을 막고 아래로 사사로움을 이룬다. 관중이 환공에게 이 법도와 술수를 밝히지 않고 수조를 버리게 하였으니, 한 수조가 가면 또 한 수조가 오는 것이라 간사함을 끊는 길이 아니다. 또 환공이 몸이 죽어 구더기가 문밖으로 흐르도록 장사되지 못한 까닭은 신하가 무거워서다. 신하가 무거움의 실지는 임금을 멋대로 함이다. 임금을 멋대로 하는 신하가 있으면 임금의 명령이 아래로 통하지 않고 신하의 정이 위로 통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힘으로 임금과 신하 사이를 막아 잘되고 못됨이 들리지 않고 화와 복이 통하지 않게 하므로 장사되지 못하는 근심이 있다. 밝은 임금의 도는 한 사람이 벼슬을 겸하지 않고 한 벼슬이 일을 겸하지 않으며, 낮고 천한 이가 높고 귀한 이를 기다려 나아가지 않고 대신이 좌우를 통해 뵙지 않으며, 백관이 닦여 통하고 뭇 신하가 바퀴살처럼 모이며, 상 받는 이는 임금이 그 공을 보고 벌 받는 이는 임금이 그 죄를 안다. 보고 앎이 앞에서 어그러지지 않고 상과 벌이 뒤에서 가려지지 않으니 어찌 장사되지 못하는 근심이 있겠는가. 관중이 환공에게 이 말을 밝히지 않고 세 사람을 버리게 하였으므로 이르기를, 관중은 법도가 없다 한다.

襄子圍於晉陽中,出圍,賞有功者五人,高赫爲賞首。張孟談曰:「晉陽之事,赫無大功,今爲賞首,何也?」襄子曰:「晉陽之事,寡人國家危,社稷殆矣。吾羣臣無有不驕侮之意者,惟赫子不失君臣之禮,是以先之。」仲尼聞之曰:「善賞哉!襄子賞一人而天下爲人臣者莫敢失禮矣。」

양자가 진양에서 에워싸였다가 에워쌈에서 벗어나 공 있는 이 다섯에게 상 주는데 고혁을 상의 으뜸으로 삼았다. 장맹담이 말하였다. 「진양의 일에 고혁은 큰 공이 없는데 이제 상의 으뜸으로 삼음은 어째서입니까?」 양자가 말하였다. 「진양의 일에 과인의 나라가 위태롭고 사직이 아슬아슬하였다. 우리 뭇 신하 가운데 교만하고 업신여기는 뜻이 없는 이가 없었는데 오직 혁자만 임금과 신하의 예를 잃지 않았으니 이 때문에 먼저 한다.」 중니가 듣고 말하였다. 「상을 잘 주는구나! 양자가 한 사람에게 상 주니 천하에 남의 신하 된 이가 감히 예를 잃지 않겠다.」

或曰:仲尼不知善賞矣。夫善賞罰者,百官不敢侵職,羣臣不敢失禮。上設其法,而下無姦詐之心。如此,則可謂善賞罰矣。使襄子於晉陽也,令不行,禁不止,是襄子無國,晉陽無君也,尚誰與守哉?今襄子於晉陽也,知氏灌之,臼竈生龜,而民無反心,是君臣親也。襄子有君臣親之澤,操令行禁止之法,而猶有驕侮之臣,是襄子失罰也。爲人臣者,乘事而有功則賞。今赫僅不驕侮,而襄子賞之,是失賞也。明主賞不加於無功,罰不加於無罪。今襄子不誅驕侮之臣,而賞無功之赫,安在襄子之善賞也?故曰:仲尼不知善賞。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중니는 상 잘 주는 법을 알지 못하였다. 무릇 상과 벌을 잘 주는 이는 백관이 감히 직분을 침노하지 못하고 뭇 신하가 감히 예를 잃지 못한다. 위가 그 법을 베풀면 아래에 간사하고 속이는 마음이 없다. 이러하면 상과 벌을 잘 준다 이를 만하다. 양자가 진양에서 명령이 행해지지 않고 금함이 그치지 않았다면 이는 양자에게 나라가 없고 진양에 임금이 없는 것이니 오히려 누구와 더불어 지켰겠는가. 이제 양자가 진양에서 지백이 물을 대어 절구와 부뚜막에 개구리가 생겨도 백성에게 배반할 마음이 없었으니 이는 임금과 신하가 친한 것이다. 양자에게 임금과 신하가 친한 은택이 있고 명령이 행해지고 금함이 그치는 법을 잡았는데도 오히려 교만하고 업신여기는 신하가 있었으니 이는 양자가 벌을 그르친 것이다. 남의 신하 된 이는 일을 타고 공이 있으면 상 준다. 이제 고혁은 겨우 교만하고 업신여기지 않았을 뿐인데 양자가 상 주었으니 이는 상을 그르친 것이다. 밝은 임금은 공 없는 이에게 상을 더하지 않고 죄 없는 이에게 벌을 더하지 않는다. 이제 양자가 교만하고 업신여기는 신하를 베지 않고 공 없는 고혁에게 상 주었으니 양자의 상 잘 줌이 어디에 있는가. 그러므로 이르기를, 중니는 상 잘 주는 법을 알지 못하였다 한다.

晉平公與羣臣飲,飲酣,乃喟然歎曰:「莫樂爲人君,惟其言而莫之違。」師曠侍坐於前,援琴撞之。公披祍而避,琴壞於壁。公曰:「太師誰撞?」師曠曰:「今者有小人言於側者,故撞之。」公曰:「寡人也。」師曠曰:「啞!是非君人者之言也。」左右請除之,公曰:「釋之,以爲寡人戒。」

진나라 평공이 뭇 신하와 마셨다. 술이 무르익자 이에 한숨 쉬며 탄식하였다. 「임금 됨보다 즐거운 것이 없으니 오직 그 말을 어기는 이가 없다.」 사광이 앞에 모시고 앉았다가 거문고를 당겨 쳤다. 공이 옷깃을 헤치고 피하니 거문고가 벽에 부딪쳐 부서졌다. 공이 말하였다. 「태사는 누구를 쳤는가?」 사광이 말하였다. 「지금 곁에서 소인의 말을 하는 이가 있었으므로 쳤습니다.」 공이 말하였다. 「과인이다.」 사광이 말하였다. 「아! 이는 남의 위에 선 이의 말이 아닙니다.」 좌우가 그를 없애기를 청하니 공이 말하였다. 「놓아두라. 과인의 경계로 삼겠다.」

或曰:平公失君道,師曠失臣禮。夫非其行而誅其身,君之於臣也;非其行則陳其言,善諫不聽則遠其身者,臣之於君也。今師曠非平公之行,不陳人臣之諫,而行人主之誅,舉琴而親其體,是逆上下之位,而失人臣之禮也。夫爲人臣者,君有過則諫,諫不聽則輕爵祿以待之,此人臣之禮也。今師曠非平公之過,舉琴而親其體,雖嚴父不加於子,而師曠行之於君,此大逆之術也。臣行大逆,平公喜而聽之,是失君道也。故平公之迹不可明也,使人主過於聽而不悟其失;師曠之行亦不可明也,使姦臣襲極諫而飾弑君之道。不可謂兩明,此爲兩過。故曰:平公失君道,師曠亦失臣禮矣。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평공은 임금의 도를 잃었고 사광은 신하의 예를 잃었다. 무릇 그 행실을 그르다 하고 그 몸을 벰은 임금이 신하에게 하는 일이요, 그 행실을 그르다 하면 말로 아뢰고 잘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그 몸을 멀리함은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일이다. 이제 사광이 평공의 행실을 그르다 하면서 신하의 간함을 아뢰지 않고 임금의 벰을 행하여 거문고를 들어 그 몸에 가까이하였으니, 이는 위와 아래의 자리를 거스르고 신하의 예를 잃은 것이다. 무릇 남의 신하 된 이는 임금에게 허물이 있으면 간하고, 간하여 듣지 않으면 작위와 녹을 가벼이 여기고 기다리니 이것이 신하의 예다. 이제 사광이 평공의 허물을 그르다 하며 거문고를 들어 그 몸에 가까이하였으니, 비록 엄한 아비도 자식에게 하지 않는 일을 사광이 임금에게 행하였다. 이는 크게 거스르는 술이다. 신하가 크게 거스름을 행하는데 평공이 기뻐하여 들었으니 이는 임금의 도를 잃음이다. 그러므로 평공의 자취를 밝힐 수 없으니 임금으로 하여금 들음에 지나쳐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게 하고, 사광의 행실도 밝힐 수 없으니 간사한 신하로 하여금 끝까지 간함을 빌려 임금 죽이는 길을 꾸미게 한다. 둘 다 밝다 이를 수 없으니 이는 둘 다 허물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평공은 임금의 도를 잃고 사광도 신하의 예를 잃었다 한다.

齊桓公時,有處士曰小臣稷,桓公三往而弗得見。桓公曰:「吾聞布衣之士不輕爵祿,無以易萬乘之主;萬乘之主不好仁義,亦無以下布衣之士。」於是五往乃得見之。

제나라 환공 때에 소신직이라는 처사가 있었는데 환공이 세 번 가서도 뵙지 못하였다. 환공이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베옷 입은 선비가 작위와 녹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면 만승의 임금을 가벼이 여길 수 없고, 만승의 임금이 어짊과 의를 좋아하지 않으면 또한 베옷 입은 선비에게 낮출 수 없다 한다.」 이에 다섯 번 가서야 뵈었다.

或曰:桓公不知仁義。夫仁義者,憂天下之害,趨一國之患,不避卑辱,謂之仁義。故伊尹以中國爲亂,道爲宰干湯;百里奚以秦爲亂,道爲虜干穆公,皆憂天下之害,趨一國之患,不辭卑辱,故謂之仁義。今桓公以萬乘之勢,下匹夫之士,將欲憂齊國,而小臣不行,見小臣之忘民也。忘民不可謂仁義。仁義者,不失人臣之禮,不敗君臣之位者也。是故四封之内,執禽而朝名曰臣,臣吏分職受事名曰萌。今小臣在民萌之衆,而逆君上之欲,故不可謂仁義。仁義不在焉,桓公又從而禮之。使小臣有智能而遁桓公,是隱也,宜刑;若無智能而虚驕矜桓公,是誣也,宜戮。小臣之行,非刑則戮。桓公不能領臣主之理而禮刑戮之人,是桓公以輕上侮君之俗教於齊國也,非所以爲治也。故曰:桓公不知仁義。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환공은 어짊과 의를 알지 못하였다. 무릇 어짊과 의란 천하의 해를 근심하고 한 나라의 근심으로 달려가며 낮고 욕됨을 피하지 않음을 어짊과 의라 한다. 그러므로 이윤은 중국이 어지럽다 하여 요리사가 되는 길로 탕에게 나아갔고, 백리해는 진나라가 어지럽다 하여 종이 되는 길로 목공에게 나아갔으니, 다 천하의 해를 근심하고 한 나라의 근심으로 달려가 낮고 욕됨을 사양하지 않았으므로 어짊과 의라 한다. 이제 환공이 만승의 세로 필부인 선비에게 낮추어 제나라를 근심하려 하는데 소신이 가지 않았으니, 소신이 백성을 잊었음을 본다. 백성을 잊음은 어짊과 의라 이를 수 없다. 어짊과 의란 신하의 예를 잃지 않고 임금과 신하의 자리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방 봉토 안에서 새를 잡고 조회하는 이를 신하라 이름하고, 신하와 아전이 직분을 나누어 일을 받는 이를 백성이라 이름한다. 이제 소신은 백성의 무리에 있으면서 임금의 바람을 거슬렀으므로 어짊과 의라 이를 수 없다. 어짊과 의가 거기 있지 않은데 환공이 또 따라 예우하였다. 소신에게 슬기와 능함이 있으면서 환공을 피하였다면 이는 숨은 것이라 마땅히 형벌해야 하고, 슬기와 능함이 없으면서 헛되이 교만하게 환공에게 뽐냈다면 이는 속인 것이라 마땅히 죽여야 한다. 소신의 행실은 형벌이 아니면 죽임이다. 환공이 신하와 임금의 이치를 거느리지 못하고 형벌하고 죽일 사람을 예우하였으니, 이는 환공이 위를 가벼이 여기고 임금을 업신여기는 풍속을 제나라에 가르친 것이라 다스림이 되는 길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환공은 어짊과 의를 알지 못하였다 한다.

靡笄之役,韓獻子將斬人。郄獻子聞之,駕往救之。比至,則已斬之矣。郄子因曰:「胡不以徇?」其僕曰:「曩不將救之乎?」郄子曰:「吾敢不分謗乎?」

미계의 싸움에 한헌자가 사람을 베려 하였다. 극헌자가 듣고 수레를 몰아 가서 구하려 하였는데 이르렀을 때는 이미 베었다. 극자가 이에 말하였다. 「어찌 돌려 보이지 않는가?」 그 마부가 말하였다. 「아까는 구하려 하지 않으셨습니까?」 극자가 말하였다. 「내가 감히 헐뜯음을 나누어 지지 않겠는가.」

或曰:郄子言,不可不察也,非分謗也。韓子之所斬也,若罪人,則不可救,救罪人,法之所以敗也,法敗則國亂;若非罪人,則不可勸之以徇,勸之以徇,是重不辜也,重不辜,民所以起怨者也,民怨則國危。郄子之言,非危則亂,不可不察也。且韓子之所斬若罪人,郄子奚分焉?斬若非罪人,則已斬之矣,而郄子乃至,是韓子之謗已成而郄子且後至也。夫郄子曰「以徇」,不足以分斬人之謗,而又生徇之謗。是子言分謗也?昔者紂爲炮烙,崇侯、惡來又曰斬涉者之脛也,奚分於紂之謗?且民之望於上也甚矣,韓子弗得,且望郄子之得之也;今郄子俱弗得,則民絶望於上矣。故曰:郄子之言非分謗也,益謗也。且郄子之往救罪也,以韓子爲非也;不道其所以爲非,而勸之「以徇」,是使韓子不知其過也。夫下使民望絶於上,又使韓子不知其失,吾未得郄子之所以分謗者也。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극자의 말은 살피지 않을 수 없으니 헐뜯음을 나누어 진 것이 아니다. 한자가 벤 이가 만약 죄인이라면 구할 수 없으니, 죄인을 구함은 법이 무너지는 까닭이요 법이 무너지면 나라가 어지럽다. 만약 죄인이 아니라면 돌려 보이기를 권할 수 없으니, 돌려 보이기를 권함은 죄 없음을 거듭함이요 죄 없음을 거듭함은 백성이 원망을 일으키는 까닭이며 백성이 원망하면 나라가 위태롭다. 극자의 말은 위태로움이 아니면 어지러움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또 한자가 벤 이가 죄인이라면 극자가 무엇을 나누어 지는가. 벤 이가 죄인이 아니라면 이미 베었고 극자가 그제야 이르렀으니, 이는 한자의 헐뜯음이 이미 이루어졌고 극자는 뒤에 이른 것이다. 무릇 극자가 「돌려 보이라」 함은 사람 벤 헐뜯음을 나누기에 넉넉하지 않고 또 돌려 보인 헐뜯음을 낳는다. 이것이 그대가 말하는 헐뜯음 나누기인가. 옛날 주가 포락을 만들 때 숭후와 오래가 또 물 건너는 이의 정강이를 자르자 하였으니, 주의 헐뜯음에서 무엇을 나누었는가. 또 백성이 위에 바람이 심하니 한자에게서 얻지 못하면 또 극자가 얻어 주기를 바란다. 이제 극자도 다 얻어 주지 못하면 백성이 위에 바람을 끊는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극자의 말은 헐뜯음을 나눔이 아니라 헐뜯음을 더함이라 한다. 또 극자가 가서 죄지은 이를 구하려 함은 한자를 그르다 여겨서다. 그 그르다 하는 까닭을 말하지 않고 「돌려 보이라」고 권하였으니 이는 한자로 하여금 그 허물을 알지 못하게 한 것이다. 무릇 아래로 백성이 위에 바람을 끊게 하고 또 한자로 하여금 그 잘못을 알지 못하게 하였으니, 나는 극자가 헐뜯음을 나눈 바를 얻지 못하겠다.

桓公解管仲之束縛而相之。管仲曰:「臣有寵矣,然而臣卑。」公曰:「使子立高、國之上。」管仲曰:「臣貴矣,然而臣貧。」公曰:「使子有三歸之家。」管仲曰:「臣富矣,然而臣䟽。」於是立以爲仲父。霄略曰:「管仲以賤爲不可以治貴,故請高、國之上;以貧爲不可以治富,故請三歸;以䟽爲不可以治親,故處仲父。管仲非貪,以便治也。」

환공이 관중의 묶임을 풀고 재상 삼았다. 관중이 말하였다. 「신이 사랑을 받았으나 신은 낮습니다.」 공이 말하였다. 「그대를 고씨와 국씨 위에 세우겠다.」 관중이 말하였다. 「신이 귀해졌으나 신은 가난합니다.」 공이 말하였다. 「그대에게 삼귀의 집을 두게 하겠다.」 관중이 말하였다. 「신이 부유해졌으나 신은 멉니다.」 이에 세워 중보로 삼았다. 소략이 말하였다. 「관중은 천함으로 귀함을 다스릴 수 없다 하여 고씨와 국씨 위를 청하였고, 가난함으로 부유함을 다스릴 수 없다 하여 삼귀를 청하였으며, 멂으로 친함을 다스릴 수 없다 하여 중보에 처하였다. 관중이 탐한 것이 아니라 다스림을 편하게 한 것이다.」

或曰:今使臧獲奉君令詔卿相,莫敢不聽,非卿相卑而臧獲尊也,主令所加,莫敢不從也。今使管仲之治不緣桓公,是無君也,國無君不可以爲治。若負桓公之威,下桓公之令,是臧獲之所以信也,奚待高、國、仲父之尊而後行哉?當世之行事、都丞之下徵令者,不辟尊貴,不就卑賤。故行之而法者,雖巷伯信乎卿相;行之而非法者,雖大吏詘乎民萌。今管仲不務尊主明法,而事增寵益爵,是非管仲貪欲富貴,必闇而不知術也。故曰:管仲有失行,霄略有過譽。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종에게 임금의 명령을 받들어 경상에게 알리게 하면 감히 듣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는 경상이 낮고 종이 높아서가 아니라 임금의 명령이 더해진 바를 감히 좇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제 관중의 다스림이 환공에 말미암지 않는다면 이는 임금이 없음이니, 나라에 임금이 없으면 다스릴 수 없다. 만약 환공의 위엄을 업고 환공의 명령을 내린다면 이는 종도 미더워지는 까닭이니, 어찌 고씨와 국씨와 중보의 높음을 기다린 뒤에 행하겠는가. 오늘날 일을 행하는 이와 도승 아래에서 명령을 부르는 이가 높고 귀한 이를 피하지 않고 낮고 천한 이에게 나아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행함이 법에 맞으면 비록 항백이라도 경상에게 미더워지고, 행함이 법이 아니면 비록 큰 아전이라도 백성에게 굽는다. 이제 관중이 임금을 높이고 법을 밝히기에 힘쓰지 않고 사랑을 더하고 작위를 더하기를 일삼았으니, 이는 관중이 부귀를 탐한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어두워 술을 알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관중에게 그른 행실이 있고 소략에게 지나친 기림이 있다 한다.

韓宣王問於樛留:「吾欲兩用公仲、公叔,其可乎?」樛留對曰:「昔魏兩用樓、翟而亡西河,楚兩用昭、景而亡鄢、郢。今君兩用公仲、公叔,此必將爭事而外市,則國必憂矣。」

한나라 선왕이 규류에게 물었다. 「내가 공중과 공숙을 둘 다 쓰려 하는데 되겠는가?」 규류가 대답하였다. 「옛날 위나라가 누씨와 적씨를 둘 다 써서 서하를 잃었고, 초나라가 소씨와 경씨를 둘 다 써서 언과 영을 잃었습니다. 이제 임금께서 공중과 공숙을 둘 다 쓰시면 이들이 반드시 일을 다투고 밖과 흥정할 것이니 나라가 반드시 근심스럽습니다.」

或曰:昔者齊桓公兩用管仲、鮑叔,成湯兩用伊尹、仲虺。夫兩用臣者國之憂,則是桓公不霸,成湯不王也。湣王一用淖齒,而身死乎東廟;主父一用李兌,減食而死。主有術,兩用不爲患;無術,兩用則爭事而外市,一則專制而劫弑。今留無術以規上,使其主去兩用一,是不有西河、鄢、郢之憂,則必有身死减食之患,是樛留未有善以知言也。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옛날 제나라 환공이 관중과 포숙을 둘 다 썼고 성탕이 이윤과 중훼를 둘 다 썼다. 무릇 신하를 둘 다 씀이 나라의 근심이라면 환공이 패자가 되지 못하고 성탕이 왕 노릇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민왕은 요치 하나를 썼는데 몸이 동쪽 사당에서 죽었고, 주보는 이태 하나를 썼는데 먹을 것이 줄어 죽었다. 임금에게 술이 있으면 둘을 써도 근심이 되지 않고, 술이 없으면 둘을 쓰면 일을 다투고 밖과 흥정하며 하나를 쓰면 오로지 제어하여 겁박하고 죽인다. 이제 규류는 위를 살필 술이 없이 그 임금으로 하여금 둘을 버리고 하나를 쓰게 하니, 이는 서하와 언과 영의 근심이 없으면 반드시 몸이 죽고 먹을 것이 줄어드는 근심이 있는 것이다. 이는 규류에게 좋은 말을 알아볼 눈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