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辯
或問曰:「辯安生乎?」
어떤 이가 물었다. 「말다툼은 어디서 나는가?」
對曰:「生於上之不明也。」
대답하였다. 「위가 밝지 않음에서 난다.」
問者曰:「上之不明,因生辯也,何哉?」
묻는 이가 말하였다. 「위가 밝지 않음이 이어 말다툼을 낳음은 어째서인가?」
對曰:「明主之國,令者,言最貴者也;法者,事最適者也。言無二貴,法不兩適,故言行而不軌於法令者必禁。若其無法令而可以接詐、應變、生利、揣事者,上必采其言而責其實。言當則有大利,不當則有重罪,是以愚者畏罪而不敢言,智者無以訟。此所以無辯之故也。亂世則不然:主有令,而民以文學非之;官府有法,而民以私行矯之。人主顧漸其法令而尊學者之智行,此世之所以多文學也。夫言行者,以功用爲之的彀者也。夫砥礪殺矢而以妄發,其端未嘗不中秋毫也,然而不可謂善射者,無常儀的也。設五寸之的,引十步之遠,非羿、逢蒙不能必中者,有常儀的也。故有常,則羿、逢蒙以中五寸的爲巧;無常,則以妄發之中秋毫爲拙。今聽言觀行,不以公用爲之的彀,言雖至察,行雖至堅,則妄發之說也。是以亂世之聽言也,以難知爲察,以博文爲辯;其觀行也,以離羣爲賢,以犯上爲抗。人主者說辯察之言,尊賢抗之行,故夫作法術之人,立取舍之行,別辭爭之論,而莫爲之正。是以儒服、帶劒者衆,而耕戰之士寡;堅白、無厚之詞章,而憲令之法息。故曰:「上不明,則辯生焉。」
대답하였다. 「밝은 임금의 나라에서는 명령이 말 가운데 가장 귀하고 법이 일 가운데 가장 맞는 것이다. 말에 두 가지 귀함이 없고 법에 두 가지 맞음이 없으므로, 말과 행실이 법령을 좇지 않는 이는 반드시 금한다. 만약 법령이 없는데 속임을 맞고 변화에 응하며 이로움을 낳고 일을 헤아릴 수 있으면, 위가 반드시 그 말을 채택하고 그 실지를 책한다. 말이 맞으면 큰 이로움이 있고 맞지 않으면 무거운 죄가 있으니, 이 때문에 어리석은 이는 죄를 두려워하여 감히 말하지 못하고 슬기로운 이는 다툴 것이 없다. 이것이 말다툼이 없는 까닭이다. 어지러운 세상은 그렇지 않다. 임금에게 명령이 있는데 백성이 글공부로 그르다 하고, 관청에 법이 있는데 백성이 사사로운 행실로 굽힌다. 임금이 도리어 그 법령을 깎고 배운 이의 슬기와 행실을 높이니 이것이 세상에 글공부가 많은 까닭이다. 무릇 말과 행실은 공과 쓰임으로 과녁을 삼는 것이다. 무릇 갈아 벼린 화살을 망령되이 쏘아도 그 끝이 가을 터럭에 맞지 않은 적이 없으나 잘 쏜다 이를 수 없으니 정해진 표준과 과녁이 없어서다. 다섯 치 과녁을 두고 열 걸음 떨어져 당기면 예와 방몽이 아니면 반드시 맞힐 수 없으니 정해진 표준과 과녁이 있어서다. 그러므로 정해진 것이 있으면 예와 방몽도 다섯 치 과녁 맞힘을 교묘하다 하고, 정해진 것이 없으면 망령되이 쏘아 가을 터럭 맞힘을 서툴다 한다. 이제 말을 듣고 행실을 보면서 공변된 쓰임으로 과녁을 삼지 않으면, 말이 비록 지극히 살피고 행실이 비록 지극히 굳어도 망령되이 쏜 설이다. 이 때문에 어지러운 세상이 말을 들음에 알기 어려움을 살핌이라 하고 널리 아는 것을 말솜씨라 하며, 행실을 봄에 무리를 떠남을 어짊이라 하고 위를 범함을 꿋꿋함이라 한다. 임금이 말솜씨 있고 살피는 말을 기뻐하고 어질고 꿋꿋하다는 행실을 높이므로, 무릇 법과 술을 짓는 사람이 취하고 버리는 행실을 세우고 다투는 논을 가리려 하여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없다. 이 때문에 유자의 옷을 입은 이와 칼 찬 이가 많고 밭 갈고 싸우는 선비가 적으며, 굳음과 흼과 두께 없음의 말이 드러나고 법령의 법이 그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위가 밝지 않으면 말다툼이 난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