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田
徐渠問田鳩曰:「臣聞智士不襲下而遇君,聖人不見功而接上。今陽成義渠,明將也,而措於屯伯;公孫亶回,聖相也,而關於州部,何哉?」田鳩曰:「此無他故異物,主有度、上有術之故也。且足下獨不聞楚將宋觚而失其政,魏相馮離而亡其國?二君者驅於聲詞,眩乎辯說,不試於屯伯,不關乎州部,故有失政亡國之患。由是觀之,夫無屯伯之試,州部之關,豈明主之備哉!」
서거가 전구에게 물었다. 「신이 듣기로 슬기로운 선비는 아래 자리를 밟지 않고 임금을 만나고, 성인은 공을 보이지 않고 위와 사귄다 합니다. 이제 양성의거는 밝은 장수인데 둔백 자리에 두었고, 공손단회는 성스러운 재상인데 주와 부의 자리를 거치게 하니 어째서입니까?」 전구가 말하였다. 「이는 다른 까닭이 아니라 임금에게 법도가 있고 위에 술이 있는 까닭입니다. 또 그대는 홀로 초나라가 송고를 장수로 삼아 그 정사를 잃고 위나라가 풍리를 재상 삼아 그 나라를 잃은 일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두 임금은 말솜씨에 몰리고 변론에 아찔하여 둔백에서 시험하지 않고 주와 부를 거치게 하지 않았으므로 정사를 잃고 나라를 잃는 근심이 있었습니다. 이로써 보면 무릇 둔백의 시험과 주와 부를 거침이 없음이 어찌 밝은 임금의 갖춤이겠습니까!」
堂谿公謂韓子曰:「臣聞服禮辭讓,全之術也;修行退智,遂之道也。今先生立法術,設度數,臣竊以爲危於身而殆於軀。何以效之?所聞先生術曰:『楚不用吳起而削亂,秦行商君而富彊。二子之言已當矣,然而吳起支解而商君車裂者,不逢世遇主之患也。』逢遇不可必也,患禍不可斥也。夫舍乎全遂之道而肆乎危殆之行,竊爲先生無取焉。」韓子曰:「臣明先生之言矣。夫治天下之柄,齊民萌之度,甚未易處也。然所以廢先王之教,而行賤臣之所取者,竊以爲立法術,設度數,所以利民萌、便衆庶之道也。故不憚亂主闇上之患禍,而必思以齊民萌之資利者,仁智之行也。憚亂主闇上之患禍,而避乎死亡之害,知明夫身而不見民萌之資利者,貪鄙之爲也。臣不忍嚮貪鄙之爲,不敢傷仁智之行。先生有幸臣之意,然有大傷臣之實。」
당계공이 한자에게 말하였다. 「신이 듣기로 예에 복종하고 사양함은 몸을 온전히 하는 술이요, 행실을 닦고 슬기를 물림은 뜻을 이루는 길이라 합니다. 이제 선생께서 법과 술을 세우고 도량과 수를 베푸시니, 신은 가만히 몸에 위태롭고 몸뚱이에 아슬아슬하다 여깁니다. 무엇으로 밝히겠습니까. 들으니 선생의 술에 이르기를 『초나라가 오기를 쓰지 않아 깎이고 어지러워졌으며 진나라가 상군의 법을 행하여 부유하고 강해졌다. 두 사람의 말은 이미 마땅하였는데 오기가 사지 찢기고 상군이 거열된 것은 세상을 만나고 임금을 만나지 못한 근심이다』 하였습니다. 만남은 반드시 할 수 없고 근심과 화는 물리칠 수 없습니다. 무릇 온전히 하고 이루는 길을 놓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행실을 마음대로 하시니, 저는 가만히 선생을 위해 취할 것이 없다고 여깁니다.」 한자가 말하였다. 「신은 선생의 말을 밝히 압니다. 무릇 천하를 다스리는 자루와 백성을 가지런히 하는 법도는 매우 처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왕의 가르침을 폐하고 천한 신하가 취한 바를 행하는 까닭은, 가만히 법과 술을 세우고 도량과 수를 베풂이 백성을 이롭게 하고 뭇 무리를 편하게 하는 길이라 여겨서입니다. 그러므로 어지러운 임금과 어두운 위의 근심과 화를 꺼리지 않고 반드시 백성을 가지런히 하는 밑천과 이로움을 생각함은 어짊과 슬기의 행실입니다. 어지러운 임금과 어두운 위의 근심과 화를 꺼려 죽고 망하는 해를 피하며, 제 몸을 밝게 알면서 백성의 밑천과 이로움을 보지 않음은 탐하고 비루한 짓입니다. 신은 차마 탐하고 비루한 짓으로 향하지 못하고 감히 어짊과 슬기의 행실을 상하게 하지 못합니다. 선생께서는 신을 아끼는 뜻이 있으나 실지로는 신을 크게 상하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