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亡名
1이름이 전하지 않는 고구려 승 — 진나라 지둔이 글을 보내오다
釋亡名。句高麗人也。志道依仁。守真據德。人不知而不慍。考鍾于內。在邦必聞。霈然有餘。厥聞旁馳。晉支遁法師貽書云。上座竺法深。中州劉公之弟子。體性貞峙。道俗綸綜。往在京邑。維持法綱。內外具瞻。弘道之匠也。遁公中朝重望。其所與寄聲交好。必宏材巨擘。而況外國之士。非其勝人。寧有若斯之報耶。且佛教既從晉行乎海東。則宋齊之間。應有豪傑之輩與時則奮。而無載籍。悲夫。然彼宋人朱靈期〔或作虛〕使自高麗。還失濟於洲上得杯渡之鉢。又齊時高麗未達佛生之事。問高僧法上。上以周昭之瑞為答。則高人烈士。西笑於中國。䛦取綱要者固不少矣。時無良史羅縷厥緒為恨耳。
석 망명(亡名)은 고구려 사람이다. 도에 뜻을 두고 어짊에 기대었으며, 참됨을 지키고 덕에 웅거하였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고 안으로 종(鍾)을 두드리니, 나라에 있으매 반드시 이름이 들렸다. 넉넉함이 남아 그 소문이 곁으로 달렸다.
진나라 지둔(支遁) 법사가 글을 보내어 이르기를, 「상좌 축법심(竺法深)은 중원 유공(劉公)의 제자다. 몸과 성품이 곧고 우뚝하며 도인과 속인을 두루 아울렀다. 지난날 서울에 있으면서 법의 벼리를 붙잡으니 안팎이 다 우러렀다. 도를 넓히는 장인이다」 하였다. 지둔공은 중원 조정에서 무겁게 여겨지던 이다. 그가 소리를 부쳐 벗으로 사귄 이라면 반드시 큰 재주와 으뜸가는 그릇을 지녔을 것이니, 하물며 다른 나라 선비이겠는가. 뛰어난 이가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알림을 받았겠는가.
또 불교가 이미 진나라에서 해동으로 행하여졌으니 송나라와 제나라 사이에도 마땅히 호걸한 무리가 때를 만나 떨쳐 일어났을 것인데 실린 책이 없다. 슬프다.
그러나 저 송나라 사람 주영기(朱靈期)〔허(虛)라고도 적는다〕가 고구려에 사신으로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물에서 벗어나 섬 위에서 배도(杯渡)의 바리때를 얻었고, 또 제나라 때 고구려가 부처께서 나신 일을 알지 못하여 고승 법상(法上)에게 물으매 법상이 주나라 소왕 때의 상서로움으로 답하였다. 그러니 높은 사람과 굳센 선비가 서쪽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웃고 벼리와 요체를 가려 가진 이가 진실로 적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때에 좋은 사관이 있어 그 실마리를 낱낱이 적어 두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