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시曇始
1발이 흰 화상 담시 — 탁발도의 폐불을 겪고 그를 돌이키다
釋曇始.關中人也。自出家多有異跡。足白於面。雖涉泥水。未甞沾濕。天下咸稱白足和尚。以晉大元末年賚持經律數十部。往化遼東。乘機宣化。顯授三乘。立以歸戒。梁僧傳以此為高句麗開法之始。時當開土王五年.新羅奈勿王四十一年.百濟阿莘王五年。而秦符堅送經像後二十五年也。是後四年。法顯西入天竺。又二年羅什生來。玄高法師生焉。晉義熙初。師復還關中。唱道三輔。長安人王胡之叔父某死已數年矣。一日夢中忽來現形。接引王胡。遊遍地獄。示諸果報。胡辭還釋。謂胡曰。既已知其因果。要當奉事白足阿練用修白業。胡敬諾寤已。遍詢眾僧。惟見始足白曰面。因即事之。晉末匃奴赫連勃勃襲取關中。斬戮無數。師亦遇害。刀不能傷。普赦沙門。悉皆不殺。而潛遁山中。修頭陀密行。未幾拓跋燾復剋長安。擅威關洛。時,傳陵崔浩少習左道。猜疾釋教。位居偽輔。為燾所深信。乃與天師寇氏說燾以謂佛教無益於世。民利有傷。勸令廢之。燾惑其言。以偽太平七年遂毀滅佛法。分遣軍士。燒掠寺社。統內僧尼悉令罷道。其有竄逸者。追捕梟斬之。四境之內無復沙門。時玄高等被害。語在本傳。師閉絕於兵革所不至處。依隱閱世及太平末。師算知燾化之將至。乃於元會日。手策金錫。即到宮門。有司奏云。有白足道人。從官門徑入。儀形可怪燾聞已。即令猛卒斬之。不傷。燾大怒自以所佩利劍斫焉。惟劍所著處有痕如紅綿。體無餘異。時有北園養虎子檻。燾驅令貽之。虎皆潛伏。終不敢近。燾試遣天師近檻。猛虎輒鳴吼。直欲搏噬。於是燾乃知佛教威神非黃老所及。即奉師上殿頂禮其足。悔責諐咎。師為說因果報應不差。指掌開示。略現神異。燾生大慚懼。改往修來。然禍惡已稔。遂感厲疾。而崔寇亦發惡病。將入死門。燾以謂禍由彼作罪。不可赦。因族滅二家。宣令國內。光復竺教。鍾梵相聞。既而孫𤀹襲位。深懲殷鑑。洪闡真風。寶㲲制度。其興也勃焉。師不知所往
석 담시(曇始)는 관중 사람이다. 출가한 뒤로 남다른 자취가 많았다. 발이 얼굴보다 희어 진흙물을 건너도 일찍이 젖지 않았으므로 천하가 다 백족(白足) 화상이라 일컬었다.
진(晉)나라 태원 말년에 경과 율 수십 부를 지니고 요동에 가서 교화하였다. 기틀을 타 가르침을 펴고 삼승(三乘)을 드러내 주며 귀의와 계로 세웠다. 『양고승전』은 이것을 고구려에 법이 열린 처음으로 삼는다. 때는 광개토왕 오년이요 신라 내물왕 사십일년이요 백제 아신왕 오년이며, 진(秦)나라 부견이 경과 상을 보낸 뒤 스물다섯 해다. 이 뒤 네 해에 법현이 서쪽으로 천축에 들어갔고, 또 두 해에 나집이 났으며 현고 법사가 났다.
진나라 의희 처음에 스승이 다시 관중으로 돌아와 삼보(三輔)에서 도를 외쳤다. 장안 사람 왕호(王胡)의 숙부 아무개가 죽은 지 이미 몇 해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 홀연히 형체를 나타내어 왕호를 이끌고 지옥을 두루 다니며 여러 과보를 보였다. 왕호가 하직하고 돌아오려 하자 왕호에게 이르기를 「이미 그 인과를 알았으니 마땅히 백족 아련(阿練)을 받들어 섬겨 흰 업을 닦으라」 하였다. 왕호가 공경히 그러겠다 하고 깨어나서 여러 승려에게 두루 물었더니 오직 담시만이 발이 얼굴보다 흰 것을 보고 곧 그를 섬겼다.
진나라 말에 흉노 혁련발발이 관중을 습격하여 빼앗고 죽인 이가 셀 수 없었다. 스승도 해를 입었으나 칼이 상하게 하지 못하였다. 이에 사문을 두루 사면하여 다 죽이지 않으니, 스승은 산속에 숨어 두타(頭陀)의 은밀한 행을 닦았다.
얼마 안 되어 탁발도(拓跋燾)가 다시 장안을 이겨 관중과 낙양에 위엄을 떨쳤다. 그때 최호(崔浩)가 젊어서 좌도(左道)를 익혀 불교를 시기하고 미워하였는데, 벼슬이 거짓 조정의 재상 자리에 있어 탁발도가 깊이 믿는 바가 되었다. 이에 천사(天師) 구씨(寇氏)와 더불어 탁발도를 달래어 불교가 세상에 이로움이 없고 백성의 이익을 해친다 하여 없애기를 권하였다. 탁발도가 그 말에 홀려 거짓 연호 태평 칠년에 마침내 불법을 헐어 없앴다. 군사를 나누어 보내어 절을 불사르고 노략하며, 다스리는 안의 승려와 비구니를 다 환속하게 하고, 달아나 숨는 이가 있으면 뒤쫓아 잡아 목을 베어 걸었다. 온 지경 안에 다시는 사문이 없었다. 이때 현고 등이 해를 입었으니 그 일은 본전에 있다.
스승은 병란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문을 닫아걸고 숨어 세상을 살피다가 태평 말년에 이르러, 탁발도의 교화가 장차 다다를 것을 미리 헤아렸다. 이에 원회(元會)날 손에 금 석장을 짚고 곧 궁문에 이르렀다. 맡은 이가 아뢰기를 「발이 흰 도인이 관문으로 곧장 들어왔는데 그 몸가짐이 괴이합니다」 하였다. 탁발도가 듣고 곧 사나운 군졸에게 베게 하였으나 상하지 않았다. 탁발도가 크게 노하여 스스로 차고 있던 날카로운 칼로 내리쳤으나, 칼이 닿은 자리에 붉은 솜 같은 자국만 있을 뿐 몸에 다른 것이 없었다.
그때 북쪽 동산에 범 새끼를 가두어 기르는 우리가 있었다. 탁발도가 몰아 그 안에 넣게 하니 범들이 다 엎드려 끝내 감히 가까이하지 못하였다. 탁발도가 시험 삼아 천사를 그 우리 가까이 보내니 사나운 범이 곧 울부짖으며 곧바로 잡아먹으려 하였다. 이에 탁발도가 불교의 위엄과 신령함이 황로(黃老)가 미칠 바 아님을 알고, 곧 스승을 받들어 전각에 올려 그 발에 이마를 대고 절하며 허물을 뉘우쳐 꾸짖었다. 스승이 인과의 갚음이 어긋나지 않음을 말하고 손바닥을 가리키듯 열어 보이며 신이한 것을 조금 드러내니, 탁발도가 크게 부끄럽고 두려워하여 지난 일을 고치고 앞일을 닦았다.
그러나 재앙과 악이 이미 무르익어 마침내 모진 병에 걸렸고 최호와 구씨도 나쁜 병이 나서 죽을 문에 들려 하였다. 탁발도가 재앙이 저들이 지은 죄에서 말미암았으니 용서할 수 없다 하여 두 집안을 멸족하고, 나라 안에 명을 펴서 불교를 다시 빛나게 하니 종소리와 범패가 서로 들렸다. 이윽고 손자 준(𤀹)이 자리를 이어 앞의 거울을 깊이 새기고 참된 기풍을 크게 밝히며 보배로운 제도를 세우니, 그 일어남이 갑작스러웠다. 스승은 간 곳을 알지 못한다.
2찬 — 몸을 버려 빠진 이를 건지니 도가 이로써 일어났다
贊曰:火炎崑岡。玉石俱焚。霜嚴草野。蕭蘭共悴。師之艱難險阻。誠曰殆哉。雖伐樹削跡不足比也。然隨時隱現。若青山白雲之開遮。遇害虧盈。如碧潭明月之橯樚。捐軀濟溺。道之以興。菩薩法護。正當如此。其適來桑域。決膜生盲。亦乘夙願而至者耶。
찬하여 이른다.
불이 곤강(崑岡)을 사르면 옥과 돌이 함께 타고, 서리가 풀 들에 매서우면 쑥과 난초가 함께 시든다. 스승의 어렵고 험함은 참으로 위태로웠다 하겠으니, 나무를 베이고 자취를 지운 일도 견주기에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때를 따라 숨고 나타남이 푸른 산에 흰 구름이 열리고 가리는 것 같고, 해를 입고 이지러졌다 차는 것이 푸른 못에 밝은 달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몸을 버려 빠진 이를 건지고 도가 이로써 일어났으니, 보살이 법을 지킴이 마땅히 이러하다. 그가 뽕나무 땅에 온 것은 나면서 눈먼 이의 막을 걷어 낸 일이니, 또한 지난 세상의 원을 타고 온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