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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유玄遊

해동고승전 海東高僧傳 · 각훈(覺訓) · 1215년 · 단락 1 · 한자 273자 · 낭독 1.1분

「해동고승전」 한 권 「현유」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한국에 남은 가장 오래된 승전. 각훈이 임금의 명을 받들어 1215년에 지었으니 삼국유사보다 예순여섯 해 앞선다. 고구려에 처음 온 순도, 백제로 건너온 마라난타, 신라에서 목이 떨어지자 흰 젖이 솟았다는 염촉, 세속오계를 일러 준 원광, 그리고 나란타사에 머물다 그곳에서 마친 아리야발마와 혜업까지 열여덟 사람의 전이 실렸다. 진흥왕이 원화를 세우고 화랑을 둔 내력도 여기 적혀 있다.

1현유 — 승철을 따라 서역으로 가 동인도에 머물다

釋玄遊。句高麗人。叶性虛融。稟質溫雅。意存二利。志重詢求。乘盃泝流。考室幽壑。入唐禮事僧哲禪師。摳衣稟旨。哲思慕聖蹤。泛舶西域。適化隨緣。巡禮略周。歸東印道。遊常隨附鳳。因住於彼。慧矩夙明。禪枝早茂。窮涯盈量虛往實歸。誠佛家之棟樑。實僧徒之領袖。既而舟壑潛移。悼陵谷之遷質。居諸易脫。惻人世之難常。薪盡火滅。復何可追。義淨三藏嘉爾幼年慕法情堅。既虔誠於東夏。復請益於西天。重指神洲。為物淹留。傳十法而弘法。竟千秋而不秋。雖捐軀異域。未返舊都。彼之功名落落如此。安得不掛名竹帛以示將來。遂著求法高僧傳。予偶覽大藏。閱至於斯。志深嚮慕。遂抽繹而書之。

석 현유(玄遊)는 고구려 사람이다. 성품이 비고 넉넉한 데 맞고 바탕이 따뜻하고 아담하였다. 뜻이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는 데 있었고 물어 구하기를 무겁게 여겼다. 잔을 타고 물을 거슬러 오르며 그윽한 골짜기에 방을 살폈다.

당나라에 들어가 승철(僧哲) 선사를 예로 섬기고 옷깃을 여미어 뜻을 받았다. 승철이 성인의 자취를 사모하여 배를 띄워 서역으로 가서 인연을 따라 교화하며 두루 예하기를 거의 마치고 동인도 길로 돌아왔다. 현유가 늘 따라 붙좇았으므로 그로 말미암아 거기에 머물렀다. 지혜의 횃불이 일찍 밝고 선의 가지가 일찍 무성하였다. 끝까지 다하고 분량을 채워, 빈 채로 가서 알차게 돌아왔으니 참으로 불가의 들보요 승려 무리의 우두머리다.

이윽고 배와 골짜기가 몰래 옮겨 가매 언덕과 골짜기가 바탕을 바꾼 것을 슬퍼하고, 해와 달이 쉬이 벗어나매 사람 세상이 늘 그대로이기 어려운 것을 애달파하였다. 섶이 다하면 불이 꺼지는 것을 다시 어찌 좇겠는가.

의정 삼장이 「그대의 어린 나이에 법을 사모하는 정이 굳은 것을 아름답게 여긴다. 이미 동쪽 중화에서 정성을 다하고 다시 서천에서 더 배우기를 청하였으며, 거듭 신주(神洲)를 가리켜 남을 위하여 오래 머물렀다. 열 가지 법을 전하여 법을 넓혔으니 천 해가 다하여도 시들지 않으리라. 비록 몸을 다른 나라에 버려 옛 도읍에 돌아오지 못하였으나, 그의 공과 이름이 이처럼 뚜렷하니 어찌 죽백에 이름을 걸어 오는 이에게 보이지 않겠는가」 하고 마침내 『구법고승전』을 지었다.

내가 우연히 대장경을 보다가 여기에 이르러 뜻이 깊이 사모하게 되었으므로, 마침내 뽑아 풀어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