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覽冥訓

회남자 淮南子 · 유안(劉安)과 문객들 · 기원전 139년 무렵 · 단락 14 · 한자 3,136자 · 낭독 12.5분

「회남자」 남명훈 「覽冥訓」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한나라 회남왕 유안이 문객들과 함께 엮은 책이다. 도덕경·장자·열자에 이은 도가의 넷째 자리에 놓이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여러 손이 나누어 쓴 백과에 가깝다. 하늘과 땅의 얼개(천문·지형·시칙), 사람의 정신과 다스림, 병법과 잠언까지 한 집에 다 들여놓았다. 항아가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처음 적힌 곳이 남명훈이다. 지금 전하는 달 신화의 뿌리가 여기 한 줄이다. 설산훈과 설림훈 두 편은 짧은 잠언을 줄줄이 늘어놓았고, 도응훈은 이야기 쉰다섯 도막마다 「그러므로 노자가 말하기를」로 끝을 맺는다. 옛 이야기를 도덕경 구절에 하나씩 맞춰 본 셈이다. 시칙훈은 동방의 끝을 「갈석산을 지나 조선을 지난다」로 잡고, 인간훈은 진 시황이 긴 성을 쌓아 「동으로 조선에 맺었다」고 적는다. 한나라 초에 조선이 어디쯤으로 여겨졌는지 보여 주는 두 자리다.

昔者,師曠奏白雪之音,而神物為之下降,風雨暴至。平公癃病,晉國赤地。庶女叫天,雷電下擊,景公台隕,支體傷折,海水大出。夫瞽師、庶女,位賤尚葈,權輕飛羽,然而專精厲意,委務積神,上通九天,激厲至精。由此觀之,上天之誅也,雖在壙虛幽間,遼遠隱匿,重襲石室,界障險阻,其無所逃之亦明矣。

옛날 사광이 백설의 음을 연주하니 신령한 물건이 그 때문에 내려오고 바람과 비가 사납게 이르렀다. 평공이 곱사병이 들고 진나라가 붉은 땅이 되었다. 서녀가 하늘에 부르짖으니 우레와 번개가 내려쳐 경공의 누대가 무너지고 팔다리가 상하고 꺾이며 바닷물이 크게 넘쳤다. 무릇 소경 악사와 서녀는 자리가 천하기 지푸라기 같고 권세가 가볍기 나는 깃 같았으나 정을 오로지하고 뜻을 갈아 일을 맡기고 신을 쌓아 위로 구천에 통하고 지극한 정을 격하게 갈았다. 이로써 보면 위 하늘의 벰은 비록 빈 굴과 그윽한 사이와 멀리 숨은 곳과 겹겹 돌 방과 험한 경계에 있어도 달아날 데가 없음이 또한 분명하다.

武王伐紂,渡于孟津,陽侯之波,逆流而擊,疾風晦冥,人馬不相見。於是武王左操黃鉞,右秉白旄,瞋目而捴之曰:「余任天下,誰敢害吾意者!」於是,風濟而波罷。魯陽公與韓構難,戰酣日暮,援戈而捴之,日為之反三舍。夫全性保真,不虧其身,遭急迫難,精通於天。若乃未始出其宗者,何為而不成!夫死生同域,不可脅陵,勇武一人,為三軍雄。彼直求名耳,而能自要者尚猶若此,又況夫宮天地,懷萬物,而友造化,含至和,直偶於人形,觀九鑽一,知之所不知,而心未嘗死者乎!

무왕이 주를 치러 맹진을 건널 때 양후의 물결이 거슬러 흘러 치고 빠른 바람이 어두워 사람과 말이 서로 보이지 않았다. 이에 무왕이 왼손에 누런 도끼를 잡고 오른손에 흰 깃대를 쥐고 눈을 부릅뜨고 휘두르며 말하였다. 「내가 천하를 맡았는데 누가 감히 내 뜻을 해치는가!」 이에 바람이 그치고 물결이 잦았다. 노양공이 한과 어려움을 맺어 싸움이 무르익고 해가 저물자 창을 당겨 휘두르니 해가 그 때문에 세 자리를 되돌아갔다. 무릇 성품을 온전히 하고 참을 보전하여 그 몸을 이지러뜨리지 않으면 급하고 절박한 어려움을 만나도 정이 하늘에 통한다. 아직 그 종주에서 나오지 않은 이라면 무엇을 하여 이루지 못하겠는가! 무릇 죽음과 삶이 한 지경이면 위협하고 능멸할 수 없으니 용맹한 한 사람이 삼군의 영웅이 된다. 저들은 다만 이름을 구할 뿐이면서도 스스로 요구할 수 있는 이가 오히려 이 같은데 또 하물며 하늘과 땅을 집 삼고 만물을 품으며 조화와 벗하고 지극한 화함을 머금어 다만 사람 꼴에 짝하여 아홉을 보고 하나를 뚫으며 앎이 알지 못하는 바를 알아 마음이 일찍이 죽지 않은 이랴!

昔雍門子以哭見於孟嘗君,已而陳辭通意,撫心發聲。孟嘗君為之增欷歍唈,流涕狼戾不可止。精神形於內,而外諭哀于人心,此不傳之道。使俗人不得其君形者而效其容,必為人笑。故蒲且子之連鳥於百仞之上,而詹何之騖魚於大淵之中,此皆得清淨之道,太浩之和也。夫物類之相應,玄妙深微,知不能論,辯不能解,故東風至而酒湛溢,蠶咡絲而商弦絕,或感之也。畫隨灰而月運闕,鯨魚死而彗星出,或動之也。故聖人在位,懷道而不言,澤及萬民。君臣乖心,則背譎見於天,神氣相應,徵矣。故山雲草莽,水雲魚鱗,旱雲煙火,涔雲波水,各象其形類,所以感之。

옛날 옹문자가 곡함으로 맹상군을 뵈었는데 이윽고 말을 펴 뜻을 통하고 가슴을 어루만지며 소리를 냈다. 맹상군이 그 때문에 흐느낌을 더하고 눈물이 흘러 그칠 수 없었다. 정신이 안에서 꼴을 이루고 밖으로 사람 마음에 슬픔을 깨우치니 이는 전할 수 없는 도다. 속인이 그 임금 꼴을 얻지 못하고 그 모습을 본뜨게 하면 반드시 남의 웃음이 된다. 그러므로 포저자가 백 길 위에서 새를 잇달아 잡고 첨하가 큰 못 속에서 고기를 달리게 함은 이 다 맑고 깨끗한 도와 큰 넓음의 화함을 얻은 것이다. 무릇 물건의 무리가 서로 응함은 검고 묘하고 깊고 미세하여 앎이 논할 수 없고 변론이 풀 수 없으므로 동풍이 이르면 술이 잠기고 넘치며 누에가 실을 뿜으면 상현이 끊어지니 혹 느낀 것이다. 그림이 재를 따라 달이 이지러지고 고래가 죽으면 혜성이 나오니 혹 움직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자리에 있어 도를 품고 말하지 않아도 은택이 만민에게 미친다. 임금과 신하가 마음이 어긋나면 등지고 어긋남이 하늘에 보이니 신과 기운이 서로 응함이 징험이다. 그러므로 산 구름은 풀숲 같고 물 구름은 고기 비늘 같으며 가뭄 구름은 연기와 불 같고 장마 구름은 물결 같으니 저마다 그 꼴의 무리를 본떠 느끼게 하는 까닭이다.

夫陽燧取火于日,方諸取露於月,天地之間,巧曆不能舉其數,手徽忽怳,不能覽其光,然以掌握之中,引類於太極之上,而水火可立致者,陰陽同氣相動也。此傅說之所以騎辰尾也。故至陰飂々,至陽赫赫,兩者交接成和,而萬物生焉。眾雄而無雌,又何化之所能造乎?所謂不言之辯,不道之道也。故召遠者使無為焉,親近者使無事焉,惟夜行者為能有之。故卻走馬以糞,而車軌不接于遠方之外,是謂坐馳陸沈,晝冥宵明,以冬鑠膠,以夏造冰。夫道者,無私就也,無私去也。能者有餘,拙者不足,順之者利,逆之者凶。譬如隋侯之珠,和氏之璧,得之者富,失之者貧,得失之度,深微窈冥,難以知論,不可以辯說也。何以知其然?今夫地黃主屬骨,而甘草主生肉之藥也,以其屬骨,責其生肉,以其生肉,論其屬骨,是猶王孫綽之欲倍偏枯之藥,而欲以生殊死之人,亦可謂失論矣!

무릇 양수가 해에서 불을 취하고 방저가 달에서 이슬을 취함은 하늘과 땅 사이에 교묘한 역법가도 그 수를 들 수 없고 손이 아득하고 황홀하여 그 빛을 볼 수 없으나 손바닥 안으로 태극 위에서 무리를 끌어 물과 불을 곧 이르게 할 수 있음은 음양이 같은 기운으로 서로 움직여서다. 이것이 부열이 진미를 탄 까닭이다. 그러므로 지극한 음은 싸늘하고 지극한 양은 이글거리니 둘이 사귀어 화함을 이루어 만물이 난다. 뭇 수컷에 암컷이 없으면 또 무슨 변화를 지을 수 있겠는가. 이른바 말하지 않는 변론이요 도라 하지 않는 도다. 그러므로 먼 이를 부르는 이는 함이 없게 하고 가까운 이를 친히 하는 이는 일이 없게 하니 오직 밤에 다니는 이라야 이를 둘 수 있다. 그러므로 달리는 말을 물려 거름을 내게 하고 수레바퀴가 먼 곳 밖에 접하지 않으니 이를 앉아서 달리고 뭍에서 잠긴다 하며 낮에 어둡고 밤에 밝으며 겨울로 아교를 녹이고 여름으로 얼음을 만든다 한다. 무릇 도는 사사로이 나아감이 없고 사사로이 떠남이 없다. 능한 이는 남음이 있고 서툰 이는 모자라며 순한 이는 이롭고 거스르는 이는 흉하다. 비유하면 수후의 구슬과 화씨의 옥 같아 얻은 이는 부유하고 잃은 이는 가난하니 얻고 잃음의 법도가 깊고 미세하고 그윽하고 어두워 앎으로 논하기 어렵고 변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 무엇으로 그 그러함을 아는가. 이제 무릇 지황은 뼈를 잇기를 주관하고 감초는 살을 나게 하기를 주관하는 약이니 그 뼈를 잇는 것으로 살 나게 하기를 책하고 그 살 나게 하는 것으로 뼈 잇기를 논함은 왕손작이 반신불수의 약을 곱절로 하여 죽은 사람을 살리려 함과 같으니 또한 논을 잃었다 할 만하다!

若夫以火能焦木也,因使銷金,則道行矣。若以慈石能運鐵也,而求其引瓦,則難矣。物固不可以輕重論也。夫燧之取火於日,慈石之引鐵,蟹之敗漆,葵之鄉日,雖有明智,弗能然也。故耳目之察,不足以分物理;心意之論,不足以定是非。故以智為治者,難以持國,唯通於太和,而持自然之應者,為能有之。故嶢山崩而薄落之水涸,區冶生而淳鉤之劍成。紂為無道,左強在側;太公並世,故武王之功立。由是觀之,利害之路,禍福之門,不可求而得也。

불이 나무를 태울 수 있음으로 인하여 쇠를 녹이게 하면 도가 행해진다. 자석이 쇠를 움직일 수 있음으로 그 기와 끌기를 구하면 어렵다. 물건은 본디 가볍고 무거움으로 논할 수 없다. 무릇 양수가 해에서 불을 취함과 자석이 쇠를 끎과 게가 옻을 패하게 함과 아욱이 해를 향함은 비록 밝은 슬기가 있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귀와 눈의 살핌은 물건의 이치를 가르기에 넉넉하지 않고 마음과 뜻의 논은 옳고 그름을 정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그러므로 슬기로 다스림을 삼는 이는 나라를 지키기 어렵고 오직 큰 화함에 통하여 절로 그러한 응함을 지니는 이라야 이를 둘 수 있다. 그러므로 요산이 무너져 박락의 물이 마르고 구야가 나서 순구의 검이 이루어졌다. 주가 도 없음을 하니 좌강이 곁에 있었고 태공이 세상을 함께하였으므로 무왕의 공이 섰다. 이로써 보면 이해의 길과 화복의 문은 구하여 얻을 수 없다.

夫道之與德,若韋之與革,遠之則邇,近之則遠。不得其道,若觀鯈魚。故聖若鏡,不將不迎,應而不藏,故萬化而無傷。其得之,乃失之;其失之,非乃得之也。今失調弦者,叩宮宮應,彈角角動,此同聲相和者也。夫有改調一弦,其於五音無所比,鼓之而二十五弦皆應,此未始異於聲,而音之君已形也。故通於太和者,昏若純醉而甘臥以遊其中,而不知其所由至也。

무릇 도와 덕은 무두질한 가죽과 날가죽 같아 멀리하면 가깝고 가까이하면 멀다. 그 도를 얻지 못하면 피라미를 봄 같다. 그러므로 성인은 거울 같아 보내지도 맞지도 않고 응하되 감추지 않으므로 만 번 변하여도 상함이 없다. 그 얻음이 곧 잃음이요 그 잃음이 곧 얻음이 아니다. 이제 현을 고르는 이가 궁을 두드리면 궁이 응하고 각을 타면 각이 움직이니 이는 같은 소리가 서로 화함이다. 한 현을 고쳐 고르면 그것이 다섯 음에 견줄 바 없으나 타면 스물다섯 현이 다 응하니 이는 소리와 다른 적이 없으면서 음의 임금이 이미 꼴을 이룬 것이다. 그러므로 큰 화함에 통한 이는 어둡기 순전히 취한 듯하여 달게 누워 그 가운데 노닐면서 그 이른 바를 알지 못한다.

純溫以淪,鈍悶以終,若未始出其宗,是謂大通。今夫赤螭、青虯之游冀州也,天清地定,毒獸不作,飛鳥不駭,入榛薄,食薦梅,噆味含甘,步不出頃畝之區,而蛇鱔輕之,以為不能與之爭于江海之中。若乃至於玄雲之素朝,陰陽交爭,降扶風,雜凍雨,扶搖而登之,威動天地,聲震海內,蛇鱔著泥百仞之中,熊羆匍匐丘山盤岩,虎豹襲穴而不敢咆,猿狖顛蹶而失木枝,又況直蛇鱔之類乎!鳳凰之翔至德也,雷霆不作,風雨不興,川穀不澹,草木不搖,而燕雀佼之,以為不能與之爭於宇宙之間。還至其曾逝萬仞之上,翱翔四海之外,過昆侖之疏圃,飲砥柱之湍瀨,邅回蒙泛之渚,尚佯冀州之際,徑躡都廣,入日抑節,羽翼弱水,暮宿風穴,當此之時,鴻鵠鶬鸖莫不憚驚伏竄,注喙江裔,又況直燕雀之類乎!此明於小動之跡,而不知大節之所由者也。

순수하고 따뜻하게 잠기고 둔하고 어둡게 마쳐 아직 그 종주에서 나오지 않은 듯하니 이를 큰 통함이라 한다. 이제 무릇 붉은 이무기와 푸른 규룡이 기주에 노닒에 하늘이 맑고 땅이 정해져 독한 짐승이 일지 않고 나는 새가 놀라지 않으며 덤불에 들어 천매를 먹고 맛을 씹어 단것을 머금으며 걸음이 이랑의 지경을 나가지 않으니 뱀과 드렁허리가 가벼이 여겨 더불어 강과 바다 가운데서 다툴 수 없다 여긴다. 검은 구름의 흰 아침에 이르러 음양이 사귀어 다투고 회오리바람을 내리며 찬비를 섞어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르니 위엄이 하늘과 땅을 움직이고 소리가 해내를 떨치며 뱀과 드렁허리는 백 길 진흙 속에 붙고 곰과 큰곰은 언덕과 산과 바위에 엎드리며 범과 표범은 굴에 들어 감히 으르렁대지 못하고 원숭이는 넘어져 나뭇가지를 잃는데 또 하물며 다만 뱀과 드렁허리 따위랴! 봉황이 지극한 덕에 낢에 우레가 일지 않고 바람과 비가 일지 않으며 내와 골짜기가 넘치지 않고 풀과 나무가 흔들리지 않으니 제비와 참새가 깔보아 더불어 우주 사이에서 다툴 수 없다 여긴다. 돌아와 그 일찍이 만 길 위로 가고 사해 밖에 날며 곤륜의 소포를 지나고 지주의 여울을 마시며 몽범의 물가를 돌고 기주의 즈음을 방황하며 도광을 지름길로 밟고 해에 들어 마디를 누르며 약수에 날개 치고 저녁에 바람 굴에 묵음에 이르러서는 이때를 당하여 기러기와 고니와 재두루미와 학이 두려워 놀라 엎드려 숨고 강 가에 부리를 대지 않음이 없는데 또 하물며 다만 제비와 참새 따위랴! 이는 작은 움직임의 자취에 밝고 큰 마디의 말미암는 바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昔者王良、造父之禦也,上車攝轡,馬為整齊而斂諧,投足調均,勞逸若一,心怡氣和,體便輕畢,安勞樂進,馳騖若滅,左右若鞭,周旋若環,世皆以為巧,然未見其貴者也。若夫鉗且、大丙之禦,除轡銜,去鞭棄策,車莫動而自舉,馬莫使而自走也,日行月動,星耀而玄運,電奔而鬼騰,進退屈伸,不見朕垠,故不招指,不咄叱,過歸雁于碣石,軼鶤雞于姑余,騁若飛,騖若絕,縱矢躡風,追猋歸忽,朝發榑桑,日入落棠,此假弗用而能以成其用也。非慮思之察,手爪之巧也,嗜欲形於胸中,而精神逾于六馬,此以弗禦禦之者也。

옛날 왕량·조보의 수레 몰기는 수레에 올라 고삐를 잡으면 말이 가지런히 하여 거두어 어울리고 발 놓음이 고르며 수고롭고 편안함이 하나 같고 마음이 기쁘고 기운이 화하며 몸이 편하고 가벼우며 수고로움을 편안히 여기고 나아감을 즐기며 달림이 사라지는 듯하고 좌우가 채찍 같으며 돌기가 고리 같으니 세상이 다 교묘하다 여기나 그 귀함을 본 이가 없다. 저 겸저·대병의 수레 몰기는 고삐와 재갈을 없애고 채찍을 버리며 수레가 움직이지 않아도 절로 들리고 말이 부리지 않아도 절로 달리며 해가 가고 달이 움직이며 별이 빛나고 검음이 돌며 번개가 달리고 귀신이 오르며 나아가고 물러나고 굽히고 폄에 조짐과 끝을 보이지 않으므로 부르고 가리키지 않고 꾸짖지 않으며 갈석에서 돌아가는 기러기를 지나고 고여에서 곤계를 앞지르며 달림이 나는 듯하고 치달림이 끊어지는 듯하며 화살을 놓고 바람을 밟으며 회오리를 쫓고 문득함으로 돌아가 아침에 부상에서 발하여 해 질 때 낙당에 이르니 이는 쓰지 않음을 빌려 그 쓰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의 살핌과 손톱의 교묘함이 아니라 즐기고 바람이 가슴속에서 꼴을 이루어 정신이 여섯 말에 넘치니 이는 몰지 않음으로 모는 것이다.

昔者黃帝治天下,而力牧、太山稽輔之,以治日月之行律,治陰陽之氣,節四時之度,正律曆之數,別男女,異雌雄,明上下,等貴賤,使強不掩弱,眾不寡,人民保命而不夭,歲時孰而不凶,百官正而無私,上下調而無尤,法令明而不暗,輔佐公而不阿,田者不侵畔,漁者不爭隈。道不拾遺,市不豫賈,城郭不關,邑無盜賊,鄙旅之人相讓以財,狗彘吐菽粟于路,而無仇爭之心。於是日月精明,星辰不失其行,風雨時節,五穀登孰,虎狼不妄噬,鷙鳥不塾搏,鳳皇翔于庭,麒麟游於郊,青龍進駕,飛黃伏皂,諸北、儋耳之國,莫不獻其貢職,然猶未及虙戲氏之道也。

옛날 황제가 천하를 다스림에 역목·태산계가 도와 해와 달의 다니는 율을 다스리고 음양의 기운을 다스리며 사철의 법도를 조절하고 율력의 수를 바로잡으며 남녀를 가르고 암수를 달리하며 위와 아래를 밝히고 귀하고 천함을 차등 지어 강한 이가 약한 이를 덮지 못하고 많은 이가 적은 이를 사납게 하지 못하게 하니 백성이 명을 보전하여 일찍 죽지 않고 해가 익어 흉하지 않으며 백관이 바르고 사사로움이 없고 위와 아래가 고르고 탓이 없으며 법령이 밝아 어둡지 않고 보좌가 공변되어 아첨하지 않으며 밭 가는 이가 두둑을 침노하지 않고 고기 잡는 이가 굽이를 다투지 않았다.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고 저자에서 값을 미리 정하지 않으며 성곽을 닫지 않고 고을에 도적이 없으며 시골 나그네가 재물을 서로 사양하고 개와 돼지가 길에 콩과 조를 토하여도 원수지고 다투는 마음이 없었다. 이에 해와 달이 정하고 밝으며 별이 그 다님을 잃지 않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으며 오곡이 익고 범과 이리가 망령되이 물지 않으며 사나운 새가 함부로 치지 않고 봉황이 뜰에 날며 기린이 교외에 노닐고 청룡이 나아가 수레를 메고 비황이 구유에 엎드리며 제북·담이의 나라가 그 공물과 직분을 바치지 않음이 없었으나 그러나 오히려 복희씨의 도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往古之時,四極廢,九州裂,天不兼覆,地不周載,火爁炎而不滅,水浩洋而不息,猛獸食顓民,鷙鳥攫老弱,於是女媧煉五色石以補蒼天,斷鼇足以立四極。殺黑龍以濟冀州,積蘆灰以止淫水。蒼天補,四極正,淫水涸,冀州平,狡蟲死,顓民生。背方州,抱圓天,和春陽夏,殺秋約冬,枕方寢繩,陰陽之所壅沈不通者,竅理之;逆氣戾物,傷民厚積者,絕止之。當此之時,臥倨倨,興眄眄,一自以為馬,一自以為牛,其行蹎蹎,其視瞑瞑,侗然皆得其和,莫知所由生,浮游不知所求,魍魎不知所往。當此之時,禽獸蝮蛇,無不匿其爪牙,藏其螫毒,無有攫噬之心。考其功烈,上際九天,下契黃壚,名聲被後世,光暉重萬物。乘雷車,服駕應龍,驂青虯,援絕瑞,席蘿圖,黃雲絡,前白螭,後奔蛇,浮游消搖,道鬼神,登九天,朝帝於靈門,宓穆休於太宜之下。然而不彰其功,不揚其聲,隱真人之道,以從天地之固然。何則?道德上通,而智故消滅也。

옛날에 네 끝이 폐하고 아홉 주가 찢어지며 하늘이 다 덮지 못하고 땅이 두루 싣지 못하며 불이 타올라 꺼지지 않고 물이 넘쳐 쉬지 않으며 사나운 짐승이 착한 백성을 먹고 사나운 새가 늙고 약한 이를 채니 이에 여와가 다섯 빛 돌을 불려 푸른 하늘을 깁고 자라 발을 잘라 네 끝을 세웠다. 검은 용을 죽여 기주를 건지고 갈대 재를 쌓아 넘치는 물을 그치게 하였다. 푸른 하늘이 기워지고 네 끝이 바로 서며 넘치는 물이 마르고 기주가 평안하며 교활한 벌레가 죽고 착한 백성이 살았다. 모난 주를 등지고 둥근 하늘을 안으며 봄에 화하고 여름에 양하며 가을에 죽이고 겨울에 줄이며 모난 것을 베고 먹줄에 자며 음양이 막혀 잠겨 통하지 않는 것은 뚫어 다스리고 기운을 거슬러 물건을 어기며 백성을 상하고 두터이 쌓는 것은 끊어 그치게 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누워 느긋하고 일어나 두리번거리며 하나는 스스로 말이라 여기고 하나는 스스로 소라 여기며 그 다님이 넘어지는 듯하고 그 봄이 어두운 듯하여 어리석게 다 그 화함을 얻어 말미암아 난 바를 알지 못하고 떠다니며 구하는 바를 알지 못하며 어슴푸레 가는 바를 알지 못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새와 짐승과 살무사와 뱀이 그 손톱과 이를 숨기고 그 쏘는 독을 감추어 채고 무는 마음이 없었다. 그 공렬을 살피면 위로 구천에 닿고 아래로 황토에 맞으며 명성이 후세에 입혀지고 빛이 만물에 거듭된다. 우레 수레를 타고 응룡을 메우며 푸른 규룡을 곁말로 하고 뛰어난 상서를 잡으며 라도를 자리 삼고 누런 구름으로 얽으며 앞에 흰 이무기요 뒤에 달리는 뱀이니 떠돌며 소요하여 귀신을 이끌고 구천에 올라 영문에서 상제를 조회하고 편안하고 고요히 태의 아래서 쉬었다. 그러나 그 공을 드러내지 않고 그 소리를 드날리지 않으며 진인의 도를 숨겨 하늘과 땅의 본디 그러함을 따랐다. 어째서인가. 도덕이 위로 통하여 슬기와 꾀가 사라져서다.

逮至夏桀之時,主暗晦而不明,道瀾漫而不修,棄捐五帝之恩刑,推蹶三王之法籍。是以至德滅而不揚,帝道掩而不興,舉事戾蒼天,發號逆四時,春秋縮其和,天地除其德,仁君處位而不安,大夫隱道而不言,群臣准上意而懷當,疏骨肉而自容,邪人參耦比周而陰謀,居君臣父子之間,而競載驕主而像其意,亂人以成其事。是故君臣乖而不親,骨肉疏而不附,植社槁而墵裂,容台振而掩覆,犬群嗥而入淵,豕銜蓐而席澳,美人挐道墨面而不容,曼聲吞炭內閉而不歌,喪不盡其哀,獵不聽其樂,西老折勝,黃神嘯吟,飛鳥鎩翼,走獸廢腳,山無峻幹,澤無窪水,狐狸首穴,馬牛放失,田無立禾,路無莎薠,金積折廉,璧襲無理,磬龜無腹,蓍策日施。

하나라 걸 때에 이르러 임금이 어둡고 밝지 않으며 도가 흐트러져 닦이지 않아 오제의 은혜와 형벌을 버리고 삼왕의 법과 서적을 밀쳐 넘어뜨렸다. 이 때문에 지극한 덕이 멸하여 드날리지 않고 제왕의 도가 가려져 일어나지 않으며 일을 들어 푸른 하늘을 어기고 호령을 내어 사철을 거스르니 봄과 가을이 그 화함을 줄이고 하늘과 땅이 그 덕을 없애며 어진 임금이 자리에 있어도 편안하지 않고 대부가 도를 숨기고 말하지 않으며 뭇 신하가 윗사람의 뜻을 헤아려 마땅함을 품고 골육을 멀리하여 스스로 용납되며 사악한 사람이 참여하여 짝하고 무리 지어 몰래 꾀하며 임금과 신하와 아비와 아들 사이에 있어 다투어 교만한 임금을 싣고 그 뜻을 본떠 사람을 어지럽혀 그 일을 이루었다. 이 때문에 임금과 신하가 어긋나 친하지 않고 골육이 멀어져 붙지 않으며 심은 사가 마르고 터가 갈라지며 용대가 흔들려 뒤집히고 개가 무리 지어 짖으며 못에 들고 돼지가 깔개를 물고 후미진 데에 자며 미인이 길을 당겨 얼굴을 검게 하고 꾸미지 않으며 고운 소리가 숯을 삼켜 안으로 닫고 노래하지 않으며 상사에 그 슬픔을 다하지 않고 사냥에 그 즐거움을 듣지 않으며 서쪽 늙은이가 승을 꺾고 누런 신이 휘파람 불고 읊으며 나는 새가 날개를 꺾고 달리는 짐승이 다리를 폐하며 산에 높은 줄기가 없고 못에 고인 물이 없으며 여우가 굴에 머리를 두고 말과 소가 놓아 잃으며 밭에 선 곡식이 없고 길에 사초와 번초가 없으며 쌓인 쇠가 모서리를 꺾고 겹친 옥이 결이 없으며 경쇠와 거북이 배가 없고 시초와 산가지가 날로 베풀어졌다.

晚世之時,七國異族,諸侯制法,各殊習俗,縱橫間之,舉兵而相角,攻城濫殺,覆高危安,掘墳墓,揚人骸,大沖車,高重京,除戰道,便死路,犯嚴敵,殘不義,百往一反,名聲苟盛也。是故質壯輕足者為甲卒,千里之外,家老羸弱,悽愴於內,廝徒馬圉,軵車奉饟,道路遼遠,霜雪亟集,短褐不完,人羸車弊,泥塗至膝,相攜於道,奮首于路,身枕格而死,所謂兼國有地者,伏屍數十萬,破車以千百數,傷弓弩矛戟矢石之創者,扶舉于路,故世至於枕人頭,食人肉,菹人肝,飲人血,甘之於芻豢故。故自三代以後者,天下未嘗得安其情性,而樂其習俗,保其修命,而不夭於人虐也。所以然者何也?諸侯力征,天下不合而為一家。

말세 때에 일곱 나라가 겨레를 달리하고 제후가 법을 제정하여 저마다 습속을 달리하니 종횡가가 그 사이에 끼어 군사를 들어 서로 겨루며 성을 치고 함부로 죽이며 높은 것을 엎고 편안한 것을 위태롭게 하며 무덤을 파고 사람의 뼈를 드날리며 충차를 크게 하고 겹진 언덕을 높이며 싸움길을 치우고 죽음의 길을 편하게 하며 엄한 적을 범하고 의롭지 않음을 해치며 백이 가서 하나가 돌아오되 명성이 구차히 성하였다. 이 때문에 바탕이 씩씩하고 발이 가벼운 이가 갑사가 되어 천 리 밖에 있고 집의 늙고 여윈 이가 안에서 처참하며 하인과 마부가 수레를 밀고 양식을 받들어 길이 멀고 서리와 눈이 자주 모이며 짧은 갈옷이 온전하지 않고 사람이 여위고 수레가 해지며 진흙이 무릎에 이르러 길에서 서로 붙들고 길에서 머리를 떨치며 몸이 수레 채에 베개 삼아 죽으니 이른바 나라를 겸하고 땅을 둔 이는 엎드린 주검이 수십만이요 깨진 수레가 천백으로 헤아리며 활과 쇠뇌와 창과 극과 화살과 돌의 상처를 입은 이가 길에서 부축되니 그러므로 세상이 사람 머리를 베고 사람 살을 먹고 사람 간을 젓 담고 사람 피를 마시며 꼴 먹인 짐승보다 달게 여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삼대 뒤로는 천하가 일찍이 그 정과 성품을 편안히 하고 그 습속을 즐기며 그 긴 명을 보전하여 사람의 사나움에 일찍 죽지 않음을 얻지 못하였다. 그러한 까닭은 어째서인가. 제후가 힘으로 치고 천하가 합하여 한집이 되지 않아서다.

逮至當今之時,天子在上位,持以道德,輔以仁義,近者獻其智,遠者懷其德,拱揖指麾而四海賓服,春秋冬夏皆獻其貢職,天下混而為一,子孫相代,此五帝之所以迎天德也。夫聖人者,不能生時,時至而弗失也。輔佐有能,黜讒佞之端,息巧辯之說,除刻削之法,去煩苛之事,屏流言之跡,塞朋黨之門,消知能,修太常,隳肢體,絀聰明,大通混冥,解意釋神,漠然若無魂魄,使萬物各複歸其根,則是所修伏犧氏之跡,而反五常之道也。

지금 때에 이르러 천자가 윗자리에 있어 도덕으로 지니고 인의로 도우니 가까운 이는 그 슬기를 바치고 먼 이는 그 덕을 품으며 팔짱 끼고 읍하고 가리키고 휘두르면 사해가 손님으로 복종하고 봄·가을·겨울·여름에 다 그 공물과 직분을 바쳐 천하가 섞여 하나가 되고 자손이 서로 이으니 이것이 오제가 하늘의 덕을 맞이한 까닭이다. 무릇 성인은 때를 낳을 수 없으나 때가 이르면 잃지 않는다. 보좌에 능한 이가 있어 참소하고 아첨하는 실마리를 내치고 교묘한 변론의 설을 그치며 각박한 법을 없애고 번거롭고 가혹한 일을 버리며 흐르는 말의 자취를 물리치고 붕당의 문을 막으며 슬기와 능함을 없애고 큰 늘 그러함을 닦으며 팔다리를 무너뜨리고 총명을 물리쳐 크게 통하여 섞여 어두우며 뜻을 풀고 신을 놓아 잠잠히 혼백이 없는 듯하여 만물이 저마다 다시 그 뿌리로 돌아가게 하면 이는 곧 복희씨의 자취를 닦아 오상의 도로 돌아감이다.

夫鉗且、大丙不施轡銜而以善禦聞於天下,伏戲、女媧不設法度而以至德遺於後世。何則?至虛無純一而不𡁕喋苛事也。《周書》曰:「掩雉不得,更順其風。」今若夫申、韓、商鞅之為治也,挬拔其根,蕪棄其本,而不窮究其所由生,何以至此也?鑿五刑,為刻削,乃背道德之本,而爭於錐刀之末,斬艾百姓,殫盡太半,而忻忻然常自以為治,是猶抱薪而救火,鑿竇而出水。夫井植生梓而不容甕,溝植生條而不容舟,不過三月必死。所以然者何也?皆狂生而無其本者也。河九折注於海而流不絕者,崑崙之輸也。潦水不泄,瀇瀁極望,旬月不雨則涸而枯澤,受瀷而無源者。譬若羿請不死之藥於西王母,姮娥竊以奔月,悵然有喪,無以續之。何則?不知不死之藥所由生也。是故乞火不若取燧,寄汲不若鑿井。

무릇 겸저·대병은 고삐와 재갈을 베풀지 않고서 수레를 잘 몲으로 천하에 들렸고 복희·여와는 법도를 베풀지 않고서 지극한 덕으로 후세에 남겼다. 어째서인가. 지극히 비고 없어 순수하고 하나여서 가혹한 일에 지껄이지 않아서다. 「주서」에 이르기를 「꿩을 덮쳐 얻지 못하면 다시 그 바람을 따른다」 하였다. 이제 저 신·한·상앙의 다스림은 그 뿌리를 뽑고 그 근본을 거칠게 버리며 그 말미암아 나는 바를 끝까지 캐지 않으니 무엇으로 여기에 이르겠는가. 다섯 형벌을 뚫고 각박함을 하여 곧 도덕의 근본을 등지고 송곳과 칼의 끝에서 다투며 백성을 베고 태반을 다하면서 흔연히 늘 스스로 다스린다 여기니 이는 섶을 안고 불을 끄고 구멍을 뚫어 물을 냄과 같다. 무릇 우물에 심어 가래나무가 나면 두레박을 담을 수 없고 도랑에 심어 가지가 나면 배를 담을 수 없으니 석 달을 넘기지 않아 반드시 죽는다. 그러한 까닭은 어째서인가. 다 미친 듯 나서 그 근본이 없어서다. 하수가 아홉 번 꺾여 바다에 부으며 흐름이 끊이지 않음은 곤륜이 대어 주어서다. 괸 물이 새지 않아 넓고 아득하게 끝을 바라보아도 열흘 한 달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 마른 못이 됨은 부어 넣음을 받으나 근원이 없어서다. 비유하면 예가 서왕모에게 죽지 않는 약을 청하였는데 항아가 훔쳐 달로 달아나니 창연히 잃음이 있어 이을 것이 없음과 같다. 어째서인가. 죽지 않는 약이 말미암아 나는 바를 알지 못해서다. 이 때문에 불을 빌림은 부싯돌을 취함만 못하고 물 긷기를 붙임은 우물을 팜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