氾論訓
古者有鍪而綣領以王天下者矣,其德生而不辱,予而不奪,天下不非其服,同懷其德。當此之時,陰陽和平,風雨時節,萬物蕃息,烏鵲之巢可俯而探也,禽獸可羈而從也,豈必褒衣博帶,句襟委章甫哉!古者民澤處復穴,冬日則不勝霜雪霧露,夏日則不勝暑蟄蚊虻。聖人乃作為之築土構木,以為宮室,上棟下宇,以蔽風雨,以避寒暑,而百姓安之。伯余之初作衣也,緂麻索縷,手經指挂,其成猶網羅。後世為之機杼勝複以便其用,而民得以揜形御寒。古者剡耜而耕,摩蜃而耨,木鉤而樵,抱甀而汲,民勞而利薄。後世為之耒耜耰鉏,斧柯而樵,桔皋而汲,民逸而利多焉。古者大川名谷,衝絕道路,不通往來也,乃為窬木方版,以為舟航,故地勢有無,得相委輸。乃為靻蹻而超千里,肩荷負儋之勤也,而作為之楺輪建輿,駕馬服牛,民以致遠而不勞。為鷙禽猛獸之害傷人而無以禁御也,而作為之鑄金鍛鐵,以為兵刃,猛獸不能為害。
옛날에 투구를 쓰고 옷깃을 말아 천하에 왕 노릇 한 이가 있었는데 그 덕이 살리되 욕되게 하지 않고 주되 빼앗지 않으니 천하가 그 옷을 그르다 하지 않고 다 같이 그 덕을 품었다. 이때를 당하여 음양이 화하고 평평하며 바람과 비가 때에 맞고 만물이 번성하여 불어 까치 둥지를 구부려 더듬을 수 있고 새와 짐승을 굴레 씌워 따르게 할 수 있었으니 어찌 반드시 넉넉한 옷과 넓은 띠와 굽은 옷깃과 장보관이겠는가! 옛날에 백성은 못가에 처하고 굴에 살아 겨울에는 서리와 눈과 안개와 이슬을 이기지 못하고 여름에는 더위와 벌레와 모기와 등에를 이기지 못하였다. 성인이 이에 그들을 위해 흙을 쌓고 나무를 얽어 궁실을 만들고 위에 마룻대 아래에 처마로 바람과 비를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피하게 하니 백성이 편안하였다. 백여가 처음 옷을 지음에 삼을 다듬어 실을 뽑고 손으로 날을 삼고 손가락으로 걸어 그 이룸이 오히려 그물 같았다. 후세가 그를 위해 베틀과 북과 잉아를 만들어 그 쓰임을 편하게 하니 백성이 꼴을 가리고 추위를 막을 수 있었다. 옛날에 보습을 깎아 갈고 조개를 갈아 김매며 나무 갈고리로 나무하고 항아리를 안고 물을 길으니 백성이 수고롭고 이익이 얇았다. 후세가 그를 위해 쟁기와 보습과 곰방메와 호미를 만들고 도끼자루로 나무하며 두레박으로 물을 길으니 백성이 편안하고 이익이 많았다. 옛날에 큰 내와 이름난 골짜기가 길을 끊고 부딪쳐 오감이 통하지 않았는데 이에 나무를 파고 널을 모아 배를 만들었으므로 땅의 형세에 있고 없음을 서로 옮겨 나를 수 있었다. 이에 가죽신을 만들어 천 리를 넘었으나 어깨로 메고 지는 수고로움이 있어 그를 위해 바퀴를 휘고 수레를 세우며 말에 멍에 하고 소를 부리게 하니 백성이 멀리 이르되 수고롭지 않았다. 사나운 새와 맹수의 해가 사람을 상하되 금하고 막을 것이 없어 그를 위해 쇠를 부어 만들고 무쇠를 두드려 병기의 날을 만드니 맹수가 해가 될 수 없었다.
故民迫其難則求其便,困其患則造其備,人各以其所知,去其所害,就其所利。常故不可循,器械不可因也,則先王之法度有移易者矣。古之制,婚禮不稱主人,舜不告而娶,非禮也。立子以長,文王舍伯邑考而用武王,非制也。禮三十而娶,文王十五而生武王,非法也。夏后氏殯於阼階之上,殷人殯於兩楹之間,周人殯於西階之上,此禮之不同者也。有虞氏用瓦棺,夏后氏堲周,殷人用槨,周人牆置翣,此葬之不同者也。夏后氏祭於闇,殷人祭於陽,周人祭於日出以朝,此祭之不同者也。堯大章,舜九韶,禹大夏,湯大濩,周武象,此樂之不同者也。故五帝異道而德覆天下,三王殊事而名施後世,此皆因時變而制禮樂者。譬猶師曠之施瑟柱也,所推移上下者無寸尺之度,而靡不中音。
그러므로 백성은 그 어려움에 다그쳐지면 그 편함을 구하고 그 근심에 곤하면 그 대비를 지어 사람이 저마다 그 아는 바로 그 해로운 바를 버리고 그 이로운 바에 나아간다. 늘 그러한 옛것은 따를 수 없고 기계는 그대로 할 수 없으니 곧 선왕의 법도에도 옮겨 바뀐 것이 있다. 옛 제도에 혼례는 주인을 일컫지 않는데 순이 아뢰지 않고 장가듦은 예가 아니다. 아들을 세움에 맏이로 하는데 문왕이 백읍고를 버리고 무왕을 쓴 것은 제도가 아니다. 예에 서른에 장가드는데 문왕이 열다섯에 무왕을 낳음은 법이 아니다. 하후씨는 동쪽 섬돌 위에 빈소를 두고 은나라 사람은 두 기둥 사이에 빈소를 두며 주나라 사람은 서쪽 섬돌 위에 빈소를 두었으니 이는 예가 같지 않은 것이다. 유우씨는 질그릇 널을 쓰고 하후씨는 벽돌로 둘렀으며 은나라 사람은 곽을 쓰고 주나라 사람은 담을 두르고 삽을 세웠으니 이는 장사가 같지 않은 것이다. 하후씨는 어두울 때 제사하고 은나라 사람은 낮에 제사하며 주나라 사람은 해 뜰 무렵 아침에 제사하였으니 이는 제사가 같지 않은 것이다. 요는 대장이요 순은 구소요 우는 대하요 탕은 대호요 주나라는 무상이니 이는 악이 같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오제는 도를 달리하되 덕이 천하를 덮었고 삼왕은 일을 달리하되 이름이 후세에 베풀어졌으니 이는 다 때의 변화를 따라 예악을 지은 것이다. 비유하면 사광이 비파의 기러기발을 놓음 같아 밀어 옮기는 위아래에 치와 자의 도량이 없으나 음에 맞지 않음이 없다.
故通於禮樂之情者能作音,有本主於中,而以知榘彠之所周者也。魯昭公有慈母而愛之,死為之練冠,故有慈母之服。陽侯殺蓼侯而竊其夫人,故大饗廢夫人之禮。先王之制,不宜則廢之;末世之事,善則著之;是故禮樂未始有常也。故聖人制禮樂,而不制於禮樂。治國有常,而利民為本。政教有經,而令行為上。苟利於民,不必法古。苟周於事,不必循舊。夫夏、商之衰也,不變法而亡。三代之起也,不相襲而王。故聖人法與時變,禮與俗化,衣服器械各便其用,法度制令各因其宜。故變古未可非,而循俗未足多也。百川異源而皆歸於海,百家殊業而皆務於治。王道缺而詩作,周室廢、禮義壞而春秋作。詩、春秋,學之美者也,皆衰世之造也,儒者循之以教導於世,豈若三代之盛哉!以詩、春秋為古之道而貴之,又有未作詩、春秋之時。
그러므로 예악의 정에 통한 이라야 음을 지을 수 있으니 가운데 근본으로 주인 삼음이 있어 그로써 곱자와 그림쇠가 두르는 바를 아는 것이다. 노 소공에게 자모가 있어 사랑하였는데 죽자 그를 위해 연관을 썼으므로 자모의 복이 있게 되었다. 양후가 요후를 죽이고 그 부인을 훔쳤으므로 큰 잔치에 부인의 예를 폐하였다. 선왕의 제도라도 마땅하지 않으면 폐하고 말세의 일이라도 착하면 드러내니 이 때문에 예악은 일찍이 늘 그러함이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성인은 예악을 제정하되 예악에 제어되지 않는다. 나라 다스림에 늘 그러함이 있으나 백성을 이롭게 함이 근본이 되고 정사와 가르침에 날줄이 있으나 명령이 행해짐이 위가 된다. 진실로 백성에게 이로우면 반드시 옛것을 본받지 않고 진실로 일에 두루 하면 반드시 옛것을 따르지 않는다. 무릇 하·상이 쇠함은 법을 변하지 않아 망하였고 삼대가 일어남은 서로 이어받지 않아 왕 노릇 하였다. 그러므로 성인은 법이 때와 함께 변하고 예가 풍속과 함께 화하며 옷과 기계는 저마다 그 쓰임을 편하게 하고 법도와 제도와 명령은 저마다 그 마땅함을 따른다. 그러므로 옛것을 변함을 그르다 할 수 없고 풍속을 따름도 많다 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온갖 내가 근원을 달리하되 다 바다로 돌아가고 백가가 업을 달리하되 다 다스림에 힘쓴다. 왕도가 이지러져 「시」가 지어지고 주나라 왕실이 폐하고 예의가 무너져 「춘추」가 지어졌다. 「시」와 「춘추」는 배움의 아름다운 것이나 다 쇠한 세상이 지은 것인데 유자가 그것을 따라 세상을 가르쳐 이끄니 어찌 삼대의 성함 같겠는가! 「시」와 「춘추」를 옛 도라 하여 귀히 여기나 또 「시」와 「춘추」가 지어지지 않은 때가 있었다.
夫道其缺也,不若道其全也。誦先王之詩、書,不若聞得其言;聞得其言,不若得其所以言。得其所以言者,言弗能言也。故道可道者,非常道也。周公事文王也,行無專制,事無由己;身若不勝衣,言若不出口,有奉持於文王,洞洞屬屬,而將不能,恐失之,可謂能子矣。武王崩,成王幼少,周公繼文王之業,履天子之籍,聽天下之政,平夷狄之亂,誅管、蔡之罪,負扆而朝諸侯,誅賞制斷,無所顧問,威動天地,聲懾四海,可謂能武矣。成王既壯,周公屬籍致政,北面委質而臣事之,請而後為,復而後行,無擅姿之志,無伐矜之色,可謂能臣矣。故一人之身而三變者,所以應時矣。何況乎君數易世,國數易君,人以其位達其好憎,以其威勢供嗜欲,而欲以一行之禮,一定之法,應時偶變,其不能中權,亦明矣。
무릇 그 이지러짐을 말함은 그 온전함을 말함만 못하다. 선왕의 「시」와 「서」를 욈은 그 말을 얻어 들음만 못하고 그 말을 얻어 들음은 그 말한 까닭을 얻음만 못하다. 그 말한 까닭을 얻은 이는 말로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라 할 수 있는 도는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주공이 문왕을 섬김에 행함에 오로지 결단함이 없고 일에 저에게서 말미암음이 없으며 몸은 옷도 이기지 못할 듯하고 말은 입에서 나오지 않을 듯하여 문왕에게 받들어 지님이 있어 조심조심 삼가며 장차 하지 못할 듯 잃을까 두려워하였으니 자식 노릇 잘하였다 할 만하다. 무왕이 죽고 성왕이 어리자 주공이 문왕의 업을 이어 천자의 자리를 밟고 천하의 정사를 들으며 이적의 어지러움을 평정하고 관숙·채숙의 죄를 베며 병풍을 등지고 제후를 조회하고 베고 상 주고 마름질하고 끊음에 돌아보아 물을 바가 없었으며 위엄이 하늘과 땅을 움직이고 소리가 사해를 두렵게 하였으니 무를 잘하였다 할 만하다. 성왕이 이미 자라자 주공이 문서를 맡기고 정사를 돌려주며 북면하여 폐백을 바치고 신하로 섬겨 청한 뒤에 하고 아뢴 뒤에 행하며 멋대로 방자한 뜻이 없고 자랑하고 뽐내는 빛이 없었으니 신하 노릇 잘하였다 할 만하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몸으로 세 번 변한 것은 때에 응한 까닭이다. 또 하물며 임금이 자주 대를 바꾸고 나라가 자주 임금을 바꾸며 사람이 그 자리로 그 좋아하고 미워함을 통하고 그 위엄과 세로 즐기고 바람에 이바지하는데 한 가지로 행하는 예와 한 가지로 정한 법으로 때에 응하고 변화에 짝하려 하면 그 저울질에 맞을 수 없음이 또한 분명하다.
故聖人所由曰道,所為曰事。道猶金石,一調不更;事猶琴瑟,每絃改調。故法制禮義者,治人之具也,而非所以為治也。故仁以為經,義以為紀,此萬世不更者也。若乃人考其才,而時省其用,雖日變可也。天下豈有常法哉!當於世事,得於人理,順於天地,祥於鬼神,則可以正治矣。古者人醇工龐,商樸女重,是以政教易化,風俗易移也。今世德益衰,民俗益薄,欲以樸重之法,治既弊之民,是猶無鏑銜□策錣而御馯馬也。昔者,神農無制令而民從,唐、虞有制令而無刑罰,夏后氏不負言,殷人誓,周人盟。逮至當今之世,忍詢而輕辱,貪得而寡羞,欲以神農之道治之,則其亂必矣。伯成子高辭為諸侯而耕,天下高之。今時之人,辭官而隱處,為鄉邑之下,豈可同哉!古之兵,弓劍而已矣,槽矛無擊,脩戟無刺。晚世之兵,隆衝以攻,渠幨以守,連弩以射,銷車以鬥。古之伐國,不殺黃口,不獲二毛。於古為義,於今為笑。古之所以為榮者,今之所以為辱也。古之所以為治者,今之所以為亂也。
그러므로 성인이 말미암는 바를 도라 하고 하는 바를 일이라 한다. 도는 쇠와 돌 같아 한 번 고르면 고치지 않고 일은 거문고와 비파 같아 줄마다 고름을 고친다. 그러므로 법과 제도와 예의는 사람을 다스리는 도구이나 다스림이 되는 까닭은 아니다. 그러므로 인으로 날줄을 삼고 의로 벼리를 삼음 이는 만세에 고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그 재주를 헤아리고 때로 그 쓰임을 살핌 같은 것은 비록 날마다 변하여도 괜찮다. 천하에 어찌 늘 그러한 법이 있으랴! 세상일에 마땅하고 사람 이치에 맞으며 하늘과 땅에 순하고 귀신에 상서로우면 바르게 다스릴 수 있다. 옛날에는 사람이 순수하고 공인이 두터우며 상인이 질박하고 여자가 무거웠으니 이 때문에 정사와 가르침이 교화하기 쉽고 풍속이 옮기기 쉬웠다. 이제 세상의 덕이 더욱 쇠하고 백성의 풍속이 더욱 얇은데 질박하고 무거운 법으로 이미 해어진 백성을 다스리려 하니 이는 오히려 재갈과 자갈과 채찍과 채찍 끝 없이 사나운 말을 모는 것과 같다. 옛날 신농은 제도와 명령이 없어도 백성이 따랐고 당·우는 제도와 명령이 있으나 형벌이 없었으며 하후씨는 말을 저버리지 않았고 은나라 사람은 맹세하였으며 주나라 사람은 맹약하였다. 지금 세상에 미쳐서는 꾸짖음을 참고 욕됨을 가벼이 여기며 얻기를 탐하고 부끄러움이 적은데 신농의 도로 다스리려 하면 그 어지러움이 반드시 온다. 백성자고는 제후 됨을 사양하고 밭을 갈아 천하가 높였다. 지금 사람이 벼슬을 사양하고 숨어 처하여 시골 마을의 아래가 되니 어찌 같을 수 있으랴! 옛 병기는 활과 검뿐이라 조모는 치지 못하고 긴 창은 찌르지 못하였다. 늦은 세상의 병기는 충거를 높여 치고 방패 수레로 지키며 잇단 쇠뇌로 쏘고 쇠 수레로 싸운다. 옛날 나라를 칠 때는 어린아이를 죽이지 않고 반백을 사로잡지 않았다. 옛날에는 의가 되던 것이 지금은 웃음이 된다. 옛날에 영화가 되던 것이 지금은 욕됨이 되고 옛날에 다스림이 되던 것이 지금은 어지러움이 된다.
夫神農、伏羲不施賞罰而民不為非,然而立政者不能廢法而治民。舜執干戚而服有苗,然而征伐者不能釋甲兵而制彊暴。由此觀之,法度者,所以論民俗而節緩急也;器械者,因時變而制宜適也。夫聖人作法而萬物制焉,賢者立禮而不肖者拘焉。制法之民,不可與遠舉;拘禮之人,不可使應變。耳不知清濁之分者,不可令調音;心不知治亂之源者,不可令制法。必有獨聞之耳,獨見之明,然後能擅道而行矣。夫殷變夏,周變殷,春秋變周,三代之禮不同,何古之從!大人作而弟子循。知法治所由生,則應時而變;不知法治之源,雖循古,終亂。今世之法籍與時變,禮義與俗易,為學者循先襲業,據籍守舊教,以為非此不治,是猶持方枘而周員鑿也,欲得宜適致固焉,則難矣。
무릇 신농·복희는 상벌을 베풀지 않아도 백성이 그름을 하지 않았으나 정사를 세우는 이가 법을 폐하고 백성을 다스릴 수 없다. 순은 방패와 도끼를 잡고 유묘를 복종시켰으나 정벌하는 이가 갑옷과 병기를 놓고 강하고 사나움을 제어할 수 없다. 이로써 보면 법도는 백성의 풍속을 논하여 늦고 급함을 절제하는 까닭이요 기계는 때의 변화를 따라 마땅하고 맞음을 지음이다. 무릇 성인이 법을 지으면 만물이 거기 제어되고 어진 이가 예를 세우면 못난 이가 거기 얽매인다. 법에 제어된 백성은 더불어 멀리 들 수 없고 예에 얽매인 사람은 변화에 응하게 할 수 없다. 귀가 맑고 흐림의 나뉨을 알지 못하는 이는 음을 고르게 할 수 없고 마음이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근원을 알지 못하는 이는 법을 제정하게 할 수 없다. 반드시 홀로 듣는 귀와 홀로 보는 밝음이 있은 뒤에 도를 오로지하여 행할 수 있다. 무릇 은이 하를 변하고 주가 은을 변하며 춘추가 주를 변하여 삼대의 예가 같지 않은데 어느 옛것을 따르랴! 큰 사람이 짓고 제자가 따른다. 법과 다스림이 말미암아 나는 바를 알면 때에 응하여 변하고 법과 다스림의 근원을 알지 못하면 비록 옛것을 따라도 마침내 어지럽다. 이제 세상의 법과 서적이 때와 함께 변하고 예의가 풍속과 함께 바뀌는데 배우는 이는 앞을 따르고 업을 이어받아 서적에 기대고 옛 가르침을 지켜 이것이 아니면 다스려지지 않는다 여기니 이는 오히려 모난 장부를 가지고 둥근 구멍에 두름과 같아 마땅하고 맞음을 얻어 굳게 하려 하면 어렵다.
今儒墨者稱三代、文武而弗行,是言其所不行也;非今時之世而弗改,是行其所非也。稱其所是,行其所非,是以盡日極慮而無益於治,勞形竭智而無補於主也。今夫圖工好畫鬼魅,而憎圖狗馬者,何也?鬼魅不世出,而狗馬可日見也。夫存危治亂,非智不能;道而先稱古,雖愚有餘。故不用之法,聖王弗行;不驗之言,聖王弗聽。天地之氣,莫大於和。和者,陰陽調,日夜分,而生物。春分而生,秋分而成,生之與成,必得和之精。故聖人之道,寬而栗,嚴而溫,柔而直,猛而仁。太剛則折,太柔則卷,聖人正在剛柔之間,乃得道之本。積陰則沉,積陽則飛,陰陽相接,乃能成和。夫繩之為度也,可卷而伸也,引而伸之,可直而睎,故聖人以身體之。
이제 유가·묵가가 삼대와 문왕·무왕을 일컬으나 행하지 않으니 이는 그 행하지 않는 바를 말함이요 지금 세상을 그르다 하되 고치지 않으니 이는 그 그르다 하는 바를 행함이다. 그 옳다 하는 바를 일컫고 그 그르다 하는 바를 행하니 이 때문에 날을 다하고 생각을 극하여도 다스림에 이익이 없고 꼴을 수고롭히고 슬기를 다하여도 임금에게 보탬이 없다. 이제 무릇 그림 공인이 귀신 그리기를 좋아하고 개와 말 그리기를 미워함은 어째서인가. 귀신은 세상에 나오지 않고 개와 말은 날마다 볼 수 있어서다. 무릇 위태함을 남기고 어지러움을 다스림은 슬기가 아니면 할 수 없으나 도를 말하며 먼저 옛것을 일컬음은 비록 어리석어도 남음이 있다. 그러므로 쓰이지 않는 법을 성왕은 행하지 않고 증험되지 않는 말을 성왕은 듣지 않는다. 하늘과 땅의 기운은 화함보다 큰 것이 없다. 화함이란 음양이 고르고 낮과 밤이 나뉘어 물건을 낳음이다. 춘분에 나고 추분에 이루어지니 남과 이룸이 반드시 화함의 정밀함을 얻어서다. 그러므로 성인의 도는 너그럽되 엄하고 엄하되 따스하며 부드럽되 곧고 사납되 어질다. 너무 굳세면 꺾이고 너무 부드러우면 말리니 성인은 바로 굳셈과 부드러움 사이에 있어 곧 도의 근본을 얻는다. 음을 쌓으면 가라앉고 양을 쌓으면 날며 음양이 서로 접하여야 곧 화함을 이룰 수 있다. 무릇 먹줄이 도량 됨은 말 수도 있고 펼 수도 있어 당겨 펴면 곧게 하여 바라볼 수 있으므로 성인이 몸으로 그것을 몸 삼는다.
夫脩而不橫,短而不窮,直而不剛,久而不忘者,其唯繩乎!故恩推則懦,懦則不威;嚴推則猛,猛則不和;愛推則縱,縱則不令;刑推則虐,虐則無親。昔者,齊簡公釋其國家之柄,而專任大臣將相,攝威擅勢,私門成黨,而公道不行,故使陳成田常、鴟夷子皮得成其難。使呂氏絕祀而陳氏有國者,此柔懦所生也。鄭子陽剛毅而好罰,其於罰也,執而無赦。舍人有折弓者,畏罪而恐誅,則因猘狗之驚以殺子陽,此剛猛之所致也。今不知道者,見柔懦者侵,則矜為剛毅;見剛毅者亡,則矜為柔懦。此本無主於中,而見聞舛馳於外者也,故終身而無所定趨。譬猶不知音者之歌也,濁之則鬱而無轉,清之則燋而不謳。及至韓娥、秦青、薛談之謳,侯同、曼聲之歌,憤於志,積於內,盈而發音,則莫不比於律而和於人心。何則?中有本主以定清濁,不受於外而自為儀表也。
무릇 길되 가로지르지 않고 짧되 궁하지 않으며 곧되 굳세지 않고 오래되 잊지 않는 것은 오직 먹줄인가! 그러므로 은혜를 밀면 나약하고 나약하면 위엄이 없으며 엄함을 밀면 사납고 사나우면 화하지 않으며 사랑을 밀면 놓아주고 놓아주면 명령하지 못하며 형벌을 밀면 학대하고 학대하면 친함이 없다. 옛날 제 간공이 그 나라와 집의 자루를 놓고 오로지 대신과 장수와 재상에게 맡기니 위엄을 잡고 세를 멋대로 하며 사문이 붕당을 이루고 공변된 도가 행해지지 않았으므로 진성 전상과 치이자피가 그 난을 이루게 하였다. 여씨로 하여금 제사를 끊고 진씨가 나라를 두게 한 것 이는 부드럽고 나약함이 낳은 바다. 정나라 자양은 굳세고 굳으며 벌하기를 좋아하여 그 벌함에 잡으면 용서가 없었다. 사인 가운데 활을 꺾은 이가 있어 죄를 두려워하고 벰을 겁내어 미친개의 놀람을 틈타 자양을 죽였으니 이는 굳세고 사나움이 이르게 한 바다. 이제 도를 알지 못하는 이는 부드럽고 나약한 이가 침노당함을 보면 굳세고 굳음을 뽐내고 굳세고 굳은 이가 망함을 보면 부드럽고 나약함을 뽐낸다. 이는 본디 가운데 주인이 없고 보고 들음이 밖에서 어긋나 달리는 것이므로 종신토록 정해진 나아감이 없다. 비유하면 음을 알지 못하는 이의 노래 같아 흐리게 하면 막혀 굴리지 못하고 맑게 하면 타서 노래하지 못한다. 한아·진청·설담의 노래와 후동·만성의 노래에 미쳐서는 뜻에 분하고 안에 쌓여 차서 소리를 내니 율에 견주고 사람 마음에 화하지 않음이 없다. 어째서인가. 가운데 본디 주인이 있어 맑고 흐림을 정하고 밖에서 받지 않아 스스로 위의와 표가 되어서다.
今夫盲者行於道,人謂之左則左,謂之右則右,遇君子則易道,遇小人則陷溝壑。何則?目無以接物也。故魏兩用樓翟、吳起而亡西河,湣王專用淖齒而死于東廟,無術以御之也。文王兩用呂望、召公奭而王,楚莊王專任孫叔敖而霸,有術以御之也。夫弦歌鼓舞以為樂,盤旋揖讓以修禮,厚葬久喪以送死,孔子之所立也,而墨子非之。兼愛尚賢,右鬼非命,墨子之所立也,而楊子非之。全性保真,不以物累形,楊子之所立也,而孟子非之。趨捨人異,各有曉心。故是非有處,得其處則無非,失其處則無是。丹穴、太蒙、反踵、空同、大夏、北戶、奇肱、脩股之民,是非各異,習俗相反,君臣上下,夫婦父子,有以相使也。此之是,非彼之是也;此之非,非彼之非也;譬若斤斧椎鑿之各有所施也。禹之時,以五音聽治,懸鐘鼓磬鐸,置鞀,以待四方之士,為號曰:「教寡人以道者擊鼓,諭寡人以義者擊鐘,告寡人以事者振鐸,語寡人以憂者擊磬,有獄訟者搖鞀。」當此之時,一饋而十起,一沐而三捉髮,以勞天下之民,此而不能達善效忠者,則才不足也。秦之時,高為臺榭,大為苑囿,遠為馳道,鑄金人,發適戍,入芻稿,頭會箕賦,輸於少府。
이제 무릇 소경이 길을 가는데 사람이 왼쪽이라 하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이라 하면 오른쪽으로 가서 군자를 만나면 길을 바꾸고 소인을 만나면 도랑과 구렁에 빠진다. 어째서인가. 눈이 물건을 접할 것이 없어서다. 그러므로 위나라가 누적과 오기를 둘 다 써서 서하를 잃고 민왕은 오로지 요치를 써서 동묘에서 죽었으니 술로 그것을 몰 것이 없어서다. 문왕은 여망과 소공 석을 둘 다 써서 왕 노릇 하고 초 장왕은 오로지 손숙오에게 맡겨 패자가 되었으니 술이 있어 그것을 몰아서다. 무릇 줄과 노래와 북과 춤으로 악을 삼고 돌고 굽히고 읍하고 사양함으로 예를 닦으며 두터운 장사와 오랜 상으로 죽은 이를 보냄은 공자가 세운 바인데 묵자가 그르다 하였다. 아울러 사랑하고 어진 이를 높이며 귀신을 오른쪽에 두고 명을 그르다 함은 묵자가 세운 바인데 양자가 그르다 하였다. 성품을 온전히 하고 참을 지키며 물건으로 꼴을 얽지 않음은 양자가 세운 바인데 맹자가 그르다 하였다. 나아가고 버림이 사람마다 다르고 저마다 깨친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옳고 그름에 자리가 있어 그 자리를 얻으면 그름이 없고 그 자리를 잃으면 옳음이 없다. 단혈·태몽·반종·공동·대하·북호·기굉·수고의 백성이 옳고 그름이 저마다 다르고 익힌 풍속이 서로 반대이나 임금과 신하와 위와 아래와 남편과 아내와 아비와 자식에 서로 부림이 있다. 이의 옳음이 저의 옳음이 아니요 이의 그름이 저의 그름이 아니니 비유하면 자귀와 도끼와 망치와 끌이 저마다 베풀 바가 있음과 같다. 우 때에 다섯 음으로 다스림을 들었는데 종과 북과 경과 방울을 걸고 도를 두어 사방의 선비를 기다리며 부르짖어 말하였다. 「과인을 도로 가르치는 이는 북을 치고 과인에게 의를 깨우치는 이는 종을 치며 과인에게 일을 알리는 이는 방울을 흔들고 과인에게 근심을 말하는 이는 경을 치며 옥송이 있는 이는 도를 흔들라.」 이때를 당하여 한 번 먹다가 열 번 일어나고 한 번 머리 감다가 세 번 머리를 잡아 천하의 백성에게 수고로웠으니 이러고도 착함을 이르게 하고 충성을 바치지 못하는 이는 재주가 넉넉하지 않아서다. 진나라 때에 대와 정자를 높이 하고 동산을 크게 하며 달리는 길을 멀리 내고 쇠 사람을 부으며 귀양과 수자리를 내고 꼴과 볏짚을 들이며 머리마다 세고 키로 되어 소부에 나르게 하였다.
丁壯丈夫,西至臨洮、狄道,東至會稽、浮石,南至豫章、桂林,北至飛狐、陽原,道路死人以溝量。當此之時,忠諫者謂之不祥,而道仁義者謂之狂。逮至高皇帝,存亡繼絕,舉天下之大義,身自奮袂執銳,以為百姓請命于皇天。當此之時,天下雄俊豪英暴露于野澤,前蒙矢石,而後墮谿壑,出百死而紿一生,以爭天下之權,奮武厲誠,以決一旦之命。當此之時,豐衣博帶而道儒墨者,以為不肖。逮至暴亂已勝,海內大定,繼文之業,立武之功,履天子之圖籍,造劉氏之貌冠,總鄒、魯之儒墨,通先聖之遺教,戴天子之旗,乘大路,建九斿,撞大鐘,擊鳴鼓,奏咸池,揚干戚。當此之時,有立武者見疑。一世之間,而文武代為雌雄,有時而用也。
장정과 장부가 서쪽으로 임조·적도에 이르고 동쪽으로 회계·부석에 이르며 남쪽으로 예장·계림에 이르고 북쪽으로 비호·양원에 이르러 길에 죽은 사람이 도랑으로 헤아릴 만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충성으로 간하는 이를 상서롭지 않다 하고 인의를 말하는 이를 미쳤다 하였다. 고황제에 미쳐 망함을 남기고 끊긴 것을 이으며 천하의 큰 의를 들어 몸소 소매를 떨치고 날카로운 것을 잡아 백성을 위해 하늘에 목숨을 청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천하의 뛰어나고 호걸스러운 이들이 들과 못에 드러나 앞에는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뒤에는 시내와 구렁에 떨어지며 백 번 죽음에서 한 번 삶을 얻어 천하의 권세를 다투고 무를 떨치고 정성을 갈아 하루아침의 목숨을 결단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넉넉한 옷과 넓은 띠로 유가·묵가를 말하는 이는 못났다 여겼다. 사납고 어지러움을 이미 이기고 해내가 크게 정해짐에 미쳐 문의 업을 잇고 무의 공을 세우며 천자의 도적을 밟고 유씨의 모관을 지으며 추·노의 유가·묵가를 모으고 선성의 남긴 가르침을 통하며 천자의 깃발을 이고 큰 수레를 타고 아홉 술을 세우며 큰 종을 치고 우는 북을 두드리며 함지를 연주하고 방패와 도끼를 드날렸다. 이때를 당하여 무를 세우는 이가 있으면 의심을 받았다. 한 세상 사이에 문과 무가 번갈아 암수가 되니 때가 있어 쓰인다.
今世之為武者則非文也,為文者則非武也,文武更相非,而不知時世之用也。此見隅曲之一指,而不知八極之廣大也。故東面而望,不見西牆;南面而視,不睹北方;唯無所嚮者,則無所不通。國之所以存者,道德也;家之所以亡者,理塞也。堯無百戶之郭,舜無置錐之地,以有天下。禹無十人之眾,湯無七里之分,以王諸侯。文王處岐周之間也,地方不過百里,而立為天子者,有王道也。夏桀、殷紂之盛也,人跡所至,舟車所通,莫不為郡縣,然而身死人手,而為天下笑者,有亡形也。故聖人見化以觀其徵。德有盛衰,風先萌焉。故得王道者,雖小必大;有亡形者,雖成必敗。夫夏之將亡,太史令終古先奔於商,三年而桀乃亡。殷之將敗也,太史令向藝先歸文王,□年而紂乃亡。
이제 세상에 무를 하는 이는 문을 그르다 하고 문을 하는 이는 무를 그르다 하여 문과 무가 번갈아 서로 그르다 하니 때와 세상의 쓰임을 알지 못한다. 이는 모퉁이의 한 손가락을 보고 여덟 끝의 넓고 큼을 알지 못함이다. 그러므로 동쪽을 향해 바라보면 서쪽 담이 보이지 않고 남쪽을 향해 보면 북쪽이 보이지 않으니 오직 향하는 바가 없는 이라야 통하지 않는 바가 없다. 나라가 남는 까닭은 도덕이요 집이 망하는 까닭은 이치가 막힘이다. 요는 백 집의 성곽이 없고 순은 송곳 세울 땅이 없으되 천하를 두었다. 우는 열 사람의 무리가 없고 탕은 칠 리의 몫이 없으되 제후에 왕 노릇 하였다. 문왕이 기주 사이에 처함에 땅이 사방 백 리를 넘지 않았으나 서서 천자가 됨은 왕도가 있어서다. 하나라 걸과 은나라 주의 성함은 사람 자취가 이르는 곳과 배와 수레가 통하는 곳이 군현이 되지 않음이 없었으나 몸이 남의 손에 죽고 천하의 웃음이 됨은 망하는 꼴이 있어서다. 그러므로 성인은 변화를 보고 그 조짐을 본다. 덕에 성하고 쇠함이 있어 바람이 먼저 싹튼다. 그러므로 왕도를 얻은 이는 비록 작아도 반드시 크고 망하는 꼴이 있는 이는 비록 이루어도 반드시 패한다. 무릇 하나라가 장차 망하려 하매 태사령 종고가 먼저 상나라로 달아났고 세 해 만에 걸이 곧 망하였다. 은나라가 장차 패하려 하매 태사령 향예가 먼저 문왕에게 돌아갔고 □해 만에 주가 곧 망하였다.
故聖人之見存亡之跡,成敗之際也,非待鳴條之野,甲子之日也。今謂彊者勝則度地計眾,富者利則量粟稱金,若此,則千乘之君無不霸王者,而萬乘之國無不破亡者矣。存亡之跡,若此其易知也,愚夫惷婦皆能論之。趙襄子以晉陽之城霸,智伯以三晉之地擒;湣王以大齊亡,田單以即墨有功。故國之亡也,雖大不足恃;道之行也,雖小不可輕。由此觀之,存在得道而不在於大也,亡在失道而不在於小也。詩云:「乃眷西顧,此惟與宅。」言去殷而遷于周也。故亂國之君,務廣其地而不務仁義,務高其位而不務道德,是釋其所以存,而造其所以亡也。故桀囚於焦門,而不能自非其所行,而悔不殺湯於夏臺;紂居於宣室,而不反其過,而悔不誅文王於羑里。二君處彊大勢位,修仁義之道,湯、武救罪之不給,何謀之敢當!若上亂三光之明,下失萬民之心,雖微湯、武,孰弗能奪也?
그러므로 성인이 남고 망하는 자취와 이루고 패하는 즈음을 봄은 명조의 들과 갑자의 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강한 이가 이긴다 하여 땅을 재고 무리를 세며 부유한 이가 이롭다 하여 조를 되고 쇠를 단다면 이 같으면 천 승의 임금이 패왕이 되지 않을 이가 없고 만 승의 나라가 깨져 망하지 않을 나라가 없다. 남고 망하는 자취가 이같이 알기 쉬우면 어리석은 지아비와 미련한 아낙도 다 논할 수 있다. 조양자는 진양의 성으로 패자가 되고 지백은 삼진의 땅으로 사로잡혔으며 민왕은 큰 제나라로 망하고 전단은 즉묵으로 공이 있었다. 그러므로 나라가 망함은 비록 커도 믿기에 넉넉하지 않고 도가 행해짐은 비록 작아도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이로써 보면 남음은 도를 얻음에 있고 큼에 있지 않으며 망함은 도를 잃음에 있고 작음에 있지 않다. 「시」에 이르기를 「이에 돌아보아 서쪽을 보시고 여기를 살 곳으로 삼으시네」 하니 은을 떠나 주로 옮김을 말한다. 그러므로 어지러운 나라의 임금은 그 땅 넓히기에 힘쓰고 인의에 힘쓰지 않으며 그 자리 높이기에 힘쓰고 도덕에 힘쓰지 않으니 이는 그 남는 까닭을 놓고 그 망하는 까닭을 짓는 것이다. 그러므로 걸이 초문에 갇혀서도 스스로 그 행한 바를 그르다 하지 못하고 탕을 하대에서 죽이지 못한 것을 뉘우쳤으며 주가 선실에 살면서도 그 허물에 돌이키지 못하고 문왕을 유리에서 베지 못한 것을 뉘우쳤다. 두 임금이 강하고 큰 세와 자리에 처하여 인의의 도를 닦았다면 탕·무가 죄 구하기에도 넉넉하지 않았을 것이니 무슨 꾀를 감히 감당하였겠는가! 만약 위로 삼광의 밝음을 어지럽히고 아래로 만민의 마음을 잃으면 비록 탕·무가 없어도 누가 빼앗지 못하겠는가?
今不審其在己者,而反備之于人,天下非一湯、武也,殺一人,則必有繼之者也。且湯、武之所以處小弱而能以王者,以其有道也;桀、紂之所以處彊大而見奪者,以其無道也。今不行人之所以王者,而反益己之所以奪,是趨亡之道也。武王克殷,欲築宮於五行之山。周公曰:「不可!夫五行之山,固塞險阻之地也。使我德能覆之,則天下納其貢職者迴也。使我有暴亂之行,則天下之伐我難矣。」此所以三十六世而不奪也。周公可謂能持滿矣。昔者,周書有言曰:「上言者,下用也;下言者,上用也。上言者,常也;下言者,權也。」此存亡之術也。唯聖人為能知權。言而必信,期而必當,天下之高行也。直躬其父攘羊而子證之,尾生與婦人期而死之。直而證父,信而溺死,雖有直信,孰能貴之!
이제 그 저에게 있는 것을 살피지 않고 도리어 남에게서 대비하나 천하에 탕·무가 하나만이 아니어서 한 사람을 죽이면 반드시 이을 이가 있다. 또 탕·무가 작고 약함에 처하고도 왕 노릇 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도가 있어서요 걸·주가 강하고 큼에 처하고도 빼앗김을 당한 까닭은 그 도가 없어서다. 이제 남이 왕 노릇 한 까닭을 행하지 않고 도리어 저의 빼앗긴 까닭을 더하니 이는 망함으로 달리는 길이다. 무왕이 은을 이기고 오행산에 궁을 쌓으려 하였다. 주공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무릇 오행산은 굳은 요새와 험한 땅입니다. 내 덕이 덮을 수 있으면 천하가 그 공물을 들이는 것이 돌아옵니다. 내게 사납고 어지러운 행실이 있으면 천하가 나를 침이 어렵습니다.」 이것이 서른여섯 대에 빼앗기지 않은 까닭이다. 주공은 참을 지녔다 할 만하다. 옛날 「주서」에 말이 있어 이르기를 「위의 말은 아래가 쓰는 것이요 아래의 말은 위가 쓰는 것이다. 위의 말은 늘 그러함이요 아래의 말은 저울질이다」 하였다. 이는 남고 망하는 술이다. 오직 성인만이 저울질을 알 수 있다. 말하면 반드시 믿고 기약하면 반드시 마땅함은 천하의 높은 행실이다. 직궁은 그 아비가 양을 훔치자 자식이 증언하였고 미생은 여자와 기약하여 죽었다. 곧다고 아비를 증언하고 미덥다고 물에 빠져 죽음은 비록 곧고 미더움이 있어도 누가 귀히 여기랴!
夫三軍矯命,過之大者也。秦穆公興兵襲鄭,過周而東。鄭賈人弦高將西販牛,道遇秦師於周、鄭之間,乃矯鄭伯之命,犒以十二牛,賓秦師而卻之,以存鄭國。故事有所至,信反為過,誕反為功。何謂失禮而有大功?昔楚恭王戰於陰陵,潘尪、養由基、黃衰微、公孫丙相與篡之。恭王懼而失體,黃衰微舉足蹶其體,恭王乃覺。怒其失禮,奪體而起,四大夫載而行。昔蒼吾繞娶妻而美,以讓兄,此所謂忠愛而不可行者也。是故聖人論事之局曲直,與之屈伸偃仰,無常儀表,時屈時伸。卑弱柔如蒲韋,非攝奪也;剛強猛毅,志厲青雲,非本矜也;以乘時應變也。夫君臣之接,屈膝卑拜,以相尊禮也;至其迫於患也,則舉足蹶其體,天下莫能非也。
무릇 삼군에서 명을 속임은 허물의 큰 것이다. 진 목공이 군사를 일으켜 정나라를 엄습하려고 주나라를 지나 동쪽으로 갔다. 정나라 장사꾼 현고가 서쪽으로 소를 팔러 가다가 길에서 주나라와 정나라 사이에서 진나라 군사를 만나자 곧 정백의 명을 속여 열두 소로 위로하고 진나라 군사를 손으로 대접하여 물리쳐 정나라를 남게 하였다. 그러므로 일에 이르는 바가 있어 믿음이 도리어 허물이 되고 속임이 도리어 공이 된다. 무엇을 예를 잃고 큰 공이 있다 하는가. 옛날 초 공왕이 음릉에서 싸울 때 반왕·양유기·황쇠미·공손병이 서로 더불어 빼앗아 갔다. 공왕이 두려워 몸을 가누지 못하니 황쇠미가 발을 들어 그 몸을 차자 공왕이 곧 깨어났다. 그 예를 잃음에 노하여 몸을 빼앗아 일어나니 네 대부가 싣고 갔다. 옛날 창오요가 아내를 얻었는데 아름다워 형에게 사양하였으니 이는 이른바 충성되고 사랑하되 행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일의 굽고 곧음을 논하여 더불어 굽히고 펴고 눕고 우러르며 늘 그러한 위의와 표가 없어 때로 굽히고 때로 편다. 낮고 약하며 부드럽기가 부들 같음은 잡혀 빼앗김이 아니요 굳세고 강하고 사납고 굳세어 뜻이 푸른 구름을 갈아도 본디 뽐냄이 아니니 때를 타고 변화에 응함이다. 무릇 임금과 신하의 접함은 무릎을 굽히고 낮추어 절하여 서로 높이는 예이나 그 근심에 다그쳐짐에 이르러서는 발을 들어 그 몸을 차도 천하가 그르다 할 수 없다.
是故忠之所在,禮不足以難之也。孝子之事親,和顏卑體,奉帶運履;至其溺也,則捽其髮而拯,非敢驕侮,以救其死也。故溺則捽父,祝則名君,勢不得不然也。此權之所設也。故孔子曰:「可以共學矣,而未可以適道也。可與適道,未可以立也。可以立,未可與權。」權者,聖人之所獨見也。故忤而後合者,謂之知權;合而後舛者,謂之不知權。不知權者,善反醜矣。故禮者,實之華而偽之文也,方於卒迫窮遽之中也,則無所用矣。是故聖人以文交於世,而以實從事於宜,不結於一跡之塗,凝滯而不化,是故敗事少而成事多,號令行于天下而莫之能非矣。猩猩知往而不知來,乾鵠知來而不知往,此脩短之分也。昔者萇弘,周室之執數者也,天地之氣,日月之行,風雨之變,律曆之數,無所不通,然而不能自知,車裂而死。蘇秦,匹夫徒步之人也,靻蹻贏蓋,經營萬乘之主,服諾諸侯,然不自免於車裂之患。徐偃王被服慈惠,身行仁義,陸地之朝者三十二國,然而身死國亡,子孫無類。大夫種輔翼越王句踐,而為之報怨雪恥,擒夫差之身,開地數千里,然而身伏屬鏤而死。此皆達於治亂之機,而未知全性之具者。
이 때문에 충성이 있는 곳에는 예로 그것을 어렵게 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김에 낯빛을 화하고 몸을 낮추며 띠를 받들고 신을 옮기나 그 물에 빠짐에 이르러서는 그 머리털을 잡아 건지니 감히 교만하고 업신여김이 아니라 그 죽음을 구함이다. 그러므로 물에 빠지면 아비의 머리를 잡고 축원하면 임금의 이름을 부름은 세가 그렇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것이 저울질이 베풀어지는 바다. 그러므로 공자가 말하기를 「함께 배울 수 있어도 아직 함께 도에 갈 수 없고 함께 도에 갈 수 있어도 아직 함께 설 수 없으며 함께 설 수 있어도 아직 함께 저울질할 수 없다」 하였다. 저울질은 성인이 홀로 보는 바다. 그러므로 거스른 뒤에 합함을 저울질을 안다 하고 합한 뒤에 어긋남을 저울질을 알지 못한다 한다. 저울질을 알지 못하는 이는 착함이 도리어 추함이 된다. 그러므로 예는 실의 꽃이요 거짓의 문이니 갑자기 다그쳐지고 궁하고 급한 가운데를 만나면 쓸 데가 없다. 이 때문에 성인은 문으로 세상과 사귀되 실로 마땅함에서 일하여 한 자취의 길에 매이지 않고 엉겨 막혀 변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패하는 일이 적고 이루는 일이 많으며 호령이 천하에 행해져 그르다 할 이가 없다. 성성이는 지난 것을 알고 올 것을 알지 못하며 마른 고니는 올 것을 알고 지난 것을 알지 못하니 이는 길고 짧음의 나뉨이다. 옛날 장홍은 주나라 왕실의 수를 잡은 이라 하늘과 땅의 기운과 해와 달의 다님과 바람과 비의 변화와 율력의 수에 통하지 않는 바가 없었으나 스스로를 알 수 없어 거열되어 죽었다. 소진은 필부요 걸어 다니던 사람이라 가죽신에 성긴 덮개로 만승의 임금을 경영하고 제후를 복종시켜 허락하게 하였으나 거열의 근심에서 스스로 면하지 못하였다. 서언왕은 자애롭고 은혜로움을 입고 몸으로 인의를 행하여 뭍에서 조회한 나라가 서른둘이었으나 몸이 죽고 나라가 망하여 자손에 무리가 없었다. 대부 종은 월왕 구천을 도와 그를 위해 원수를 갚고 부끄러움을 씻으며 부차의 몸을 사로잡고 땅을 수천 리 열었으나 몸이 촉루검에 엎어져 죽었다. 이는 다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틀에 통달하였으나 성품을 온전히 하는 도구를 알지 못한 이다.
故萇弘知天道而不知人事,蘇秦知權謀而不知禍福,徐偃王知仁義而不知時,大夫種知忠而不知謀。聖人則不然,論世而為之事,權事而為之謀,是以舒之天下而不窕,內之尋常而不塞。使天下荒亂,禮義絕,綱紀廢,彊弱相乘,力征相攘,臣主無差,貴賤無序,甲冑生蟣蝨,燕雀處帷幄,而兵不休息,而乃始服屬臾之貌,恭儉之禮,則必滅抑而不能興矣。天下安寧,政教和平,百姓肅睦,上下相親,而乃始立氣矜,奪勇力,則必不免於有司之法矣。是故聖人者,能陰能陽,能弱能彊,隨時而動靜,因資而立功,物動而知其反,事萌而察其變,化則為之象,運則為之應,是以終身行而無所困。故事有可行而不可言者,有可言而不可行者,有易為而難成者,有難成而易敗者。
그러므로 장홍은 하늘의 도를 알고 사람의 일을 알지 못하였으며 소진은 저울질과 꾀를 알고 화와 복을 알지 못하였고 서언왕은 인의를 알고 때를 알지 못하였으며 대부 종은 충성을 알고 꾀를 알지 못하였다. 성인은 그렇지 않아 세상을 논하여 일을 하고 일을 저울질하여 꾀를 하니 이 때문에 천하에 펴도 헐겁지 않고 심상에 들여도 막히지 않는다. 천하가 거칠고 어지러워 예의가 끊기고 벼리가 폐하며 강한 이와 약한 이가 서로 타고 힘으로 쳐서 서로 빼앗으며 신하와 임금에 차이가 없고 귀하고 천함에 차례가 없으며 갑옷과 투구에 서캐와 이가 나고 제비와 참새가 휘장에 처하되 군사가 쉬지 않는데 곧 비로소 딸린 듯 삼가는 모습과 공손하고 검소한 예를 입으면 반드시 눌려 일어날 수 없다. 천하가 편안하고 정사와 가르침이 화하고 평평하며 백성이 엄숙하고 화목하고 위와 아래가 서로 친한데 곧 비로소 기운과 뽐냄을 세우고 용맹과 힘을 다투면 반드시 유사의 법을 면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성인은 음할 수도 있고 양할 수도 있으며 약할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있어 때를 따라 움직이고 고요하며 바탕을 따라 공을 세우고 물건이 움직이면 그 돌아옴을 알며 일이 싹트면 그 변화를 살피고 변화하면 그를 위해 형상하며 운행하면 그를 위해 응하니 이 때문에 종신토록 행하여도 곤한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일에 행할 수 있으나 말할 수 없는 것이 있고 말할 수 있으나 행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하기 쉬우나 이루기 어려운 것이 있고 이루기 어려우나 패하기 쉬운 것이 있다.
所謂可行而不可言者,趨舍也;可言而不可行者,偽詐也;易為而難成者,事也;難成而易敗者,名也。此四策者,聖人之所獨見而留意也。誳寸而伸尺,聖人為之;小枉而大直,君子行之。周公有殺弟之累,齊桓有爭國之名,然而周公以義補缺,桓公以功滅醜,而皆為賢。今以人之小過揜其大美,則天下無聖王賢相矣。故目中有疵,不害於視,不可灼也;喉中有病,無害於息,不可鑿也。河上之丘冢,不可勝數,猶之為易也。水激興波,高下相臨,差以尋常,猶之為平。昔者曹子為魯將兵,三戰不勝,亡地千里。使曹子計不顧後,足不旋踵,刎頸於陳中,則終身為破軍擒將矣。然而曹子不羞其敗,恥死而無功。柯之盟,揄三尺之刃,造桓公之胸,三戰所亡,一朝而反之,勇聞于天下,功立於魯國。管仲輔公子糾而不能遂,不可謂智;遁逃奔走,不死其難,不可謂勇;束縛桎梏,不諱其恥,不可謂貞。當此三行者,布衣弗友,人君弗臣。然而管仲免於累紲之中,立齊國之政,九合諸侯,一匡天下。使管仲出死捐軀,不顧後圖,豈有此霸功哉!
이른바 행할 수 있으나 말할 수 없는 것은 나아가고 버림이요 말할 수 있으나 행할 수 없는 것은 거짓과 속임이며 하기 쉬우나 이루기 어려운 것은 일이요 이루기 어려우나 패하기 쉬운 것은 이름이다. 이 네 꾀는 성인이 홀로 보아 뜻을 두는 바다. 치를 굽혀 자를 폄은 성인이 하고 조금 굽혀 크게 곧음은 군자가 행한다. 주공은 아우를 죽인 허물이 있고 제 환공은 나라를 다툰 이름이 있으나 주공은 의로 이지러짐을 메우고 환공은 공으로 추함을 없애 다 어질다 함이 되었다. 이제 남의 작은 허물로 그 큰 아름다움을 가리면 천하에 성왕과 어진 재상이 없다. 그러므로 눈 가운데 티가 있어도 봄에 해롭지 않으면 지질 수 없고 목구멍 가운데 병이 있어도 숨쉼에 해롭지 않으면 뚫을 수 없다. 하수 가의 언덕과 무덤을 이루 셀 수 없어도 오히려 평평하다 한다. 물이 부딪쳐 물결이 일어 높고 낮음이 서로 임하고 어긋남이 심상에 이르러도 오히려 평평하다 한다. 옛날 조자가 노나라를 위해 군사를 거느려 세 번 싸워 이기지 못하고 땅을 천 리 잃었다. 조자가 헤아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발꿈치를 돌리지 않아 진 가운데서 목을 베었다면 종신토록 군을 깨뜨리고 장수가 사로잡힌 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자는 그 패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죽어 공이 없음을 부끄러워하였다. 가의 맹세에 석 자 칼날을 뽑아 환공의 가슴에 들이대어 세 번 싸워 잃은 것을 하루아침에 돌리니 용맹이 천하에 들리고 공이 노나라에 섰다. 관중은 공자 규를 돕고도 이루지 못하였으니 슬기롭다 할 수 없고 달아나 도망하며 그 어려움에 죽지 않았으니 용맹하다 할 수 없으며 묶이고 차꼬에 채워져 그 부끄러움을 꺼리지 않았으니 곧다 할 수 없다. 이 세 행실을 당하면 베옷 입은 이도 벗하지 않고 임금도 신하 삼지 않는다. 그러나 관중은 얽힌 줄 가운데서 면하여 제나라의 정사를 세우고 아홉 번 제후를 모아 한결같이 천하를 바로잡았다. 관중이 죽음에 나아가 몸을 버리고 뒤의 도모를 돌아보지 않았다면 어찌 이 패자의 공이 있었으랴!
今人君論其臣也,不計其大功,總其略行,而求其小善,則失賢之數也。故人有厚德,無問其小節;而有大譽,無疵其小故。夫牛蹄之涔不能生鱣鮪,而蜂房不容鵠卵,小形不足以包大體也。夫人之情,莫不有所短。誠其大略是也,雖有小過,不足以為累。若其大略非也,雖有閭里之行,未足大舉。夫顏喙聚,梁父之大盜也,而為齊忠臣。段干木,晉國之大駔也,而為文侯師。孟卯妻其嫂,有五子焉,然而相魏,寧其危,解其患。景陽淫酒,被髮而御於婦人,威服諸侯。此四人者,皆有所短,然而功名不滅者,其略得也。季襄、陳仲子立節抗行,不入洿君之朝,不食亂世之食,遂餓而死。不能存亡接絕者何?小節伸而大略屈。故小謹者無成功,訾行者不容於眾,體大者節疏,蹠距者舉遠。自古及今,五帝三王,未有能全其行者也。
이제 임금이 그 신하를 논함에 그 큰 공을 헤아리지 않고 그 대략의 행실을 총괄하지 않으며 그 작은 착함을 구하면 어진 이를 잃는 수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두터운 덕이 있으면 그 작은 절개를 묻지 말고 큰 기림이 있으면 그 작은 까닭을 흠잡지 말라. 무릇 소 발자국의 괸 물에는 철갑상어가 날 수 없고 벌집에는 고니 알이 들지 않으니 작은 꼴은 큰 몸을 싸기에 넉넉하지 않다. 무릇 사람의 정에 짧은 바가 있지 않음이 없다. 참으로 그 대략이 옳으면 비록 작은 허물이 있어도 얽매임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다. 만약 그 대략이 그르면 비록 마을의 행실이 있어도 크게 들기에 넉넉하지 않다. 무릇 안훼취는 양보의 큰 도적이었으나 제나라의 충신이 되었다. 단간목은 진나라의 큰 거간꾼이었으나 문후의 스승이 되었다. 맹묘는 그 형수를 아내로 삼아 다섯 자식을 두었으나 위나라 재상이 되어 그 위태함을 편안히 하고 그 근심을 풀었다. 경양은 술에 넘치고 머리를 풀고 여자를 데리고도 위엄이 제후를 복종시켰다. 이 네 사람은 다 짧은 바가 있으나 공과 이름이 없어지지 않은 것은 그 대략이 옳아서다. 계양·진중자는 절개를 세우고 행실을 겨루어 더러운 임금의 조정에 들지 않고 어지러운 세상의 밥을 먹지 않아 마침내 주려 죽었다. 망함을 남기고 끊어짐을 잇지 못한 것은 어째서인가. 작은 절개가 펴지고 큰 대략이 굽어서다. 그러므로 작게 삼가는 이는 이룬 공이 없고 행실을 헐뜯는 이는 무리에 용납되지 못하며 몸이 큰 것은 마디가 성기고 발이 벌어진 것은 듦이 멀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제 삼왕에 그 행실을 온전히 한 이가 있지 않았다.
故易曰:「小過亨,利貞。」言人莫不有過,而不欲其大也。夫堯、舜、湯、武,世主之隆也;齊桓、晉文,五霸之豪英也。然堯有不慈之名,舜有卑父之謗,湯、武有放弒之事,五伯有暴亂之謀。是故君子不責備於一人,方正而不以割,廉直而不以切,博通而不以訾,文武而不以責。求於一人則任以人力,自修則以道德。責人以人力,易償也;自修以道德,難為也。難為則行高矣,易償則求澹矣。夫夏后氏之璜不能無考,明月之珠不能無纇,然而天下寶之者,何也?其小惡不足妨大美也。今志人之所短,而忘人之所修,而求得其賢乎天下,則難矣。夫百里奚之飯牛,伊尹之負鼎,太公之鼓刀,甯戚之商歌,其美有存焉者矣。眾人見其位之卑賤,事之洿辱,而不知其大略,以為不肖。及其為天子三公,而立為諸侯賢相,乃始信於異眾也。
그러므로 「역」에 이르기를 「소과는 형통하니 곧음이 이롭다」 하니 사람이 허물이 없지 않으나 그 큼을 바라지 않음을 말한다. 무릇 요·순·탕·무는 세상 임금의 높음이요 제 환공·진 문공은 오패의 호걸이다. 그러나 요에게 자애롭지 않다는 이름이 있고 순에게 아비를 낮추었다는 헐뜯음이 있으며 탕·무에게 내치고 죽인 일이 있고 오패에게 사납고 어지러운 꾀가 있다. 이 때문에 군자는 한 사람에게 갖추기를 책하지 않아 모나고 바르되 가르지 않고 청렴하고 곧되 절박하지 않으며 널리 통하되 헐뜯지 않고 문과 무를 갖추되 책하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 구하면 사람의 힘으로 맡기고 스스로 닦으면 도덕으로 한다. 남에게 사람의 힘으로 책하면 갚기 쉽고 스스로 도덕으로 닦으면 하기 어렵다. 하기 어려우면 행실이 높고 갚기 쉬우면 구함이 넉넉하다. 무릇 하후씨의 황옥도 흠이 없을 수 없고 밝은 달의 구슬도 티가 없을 수 없으나 천하가 보배로 여김은 어째서인가. 그 작은 나쁨이 큰 아름다움을 방해하기에 넉넉하지 않아서다. 이제 남의 짧은 바를 기억하고 남의 닦은 바를 잊으면서 천하에서 그 어진 이를 얻기 구하면 어렵다. 무릇 백리해의 소 먹임과 이윤의 솥 지기와 태공의 칼 두드림과 영척의 상가에 그 아름다움이 있었다. 뭇사람은 그 자리의 낮고 천함과 일의 더럽고 욕됨을 보고 그 대략을 알지 못하여 못났다 여겼다. 그 천자의 삼공이 되고 서서 제후의 어진 재상이 됨에 미쳐 곧 비로소 뭇사람과 다름을 믿었다.
夫發于鼎俎之間,出于屠酤之肆,解于累紲之中,興于牛頜之下,洗之以湯沐,祓之以爟火,立之于本朝之上,倚之于三公之位,內不慚於國家,外不愧於諸侯,符勢有以內合。故未有功而知其賢者,堯之知舜;功成事立而知其賢者,市人之知舜也。為是釋度數而求之於朝肆草莽之中,其失人也必多矣。何則?能效其求,而不知其所以取人也。夫物之相類者,世主之所亂惑也;嫌疑肖象者,眾人之所眩耀。故狠者類知而非知,愚者類仁而非仁,戇者類勇而非勇。使人之相去也,若玉之與石,美之與惡,則論人易矣。夫亂人者,芎藭之與藳本也,蛇床之與麋蕪也,此皆相似者。故劍工惑劍之似莫邪者,唯歐冶能名其種;玉工眩玉之似碧盧者,唯猗頓不失其情;闇主亂于姦臣小人之疑君子者,唯聖人能見微以知明。
무릇 솥과 도마 사이에서 나고 백정과 술장수의 저자에서 나오며 얽힌 줄 가운데서 풀리고 소 턱 아래서 일어난 이를 물에 씻고 횃불로 부정을 떨어 본조 위에 세우고 삼공의 자리에 기대게 하여도 안으로 나라와 집에 부끄럽지 않고 밖으로 제후에 부끄럽지 않음은 부합하는 세가 안으로 합함이 있어서다. 그러므로 아직 공이 없는데 그 어짊을 안 것은 요가 순을 안 것이요 공이 이루어지고 일이 선 뒤에 그 어짊을 안 것은 저자 사람이 순을 안 것이다. 이 때문에 도량과 수를 놓고 조정과 저자와 풀숲 가운데서 구하면 그 사람 잃음이 반드시 많다. 어째서인가. 그 구함을 본받을 수는 있으나 그 사람 취하는 까닭을 알지 못해서다. 무릇 물건이 서로 비슷한 것은 세상 임금이 어지러워하고 홀리는 바요 의심스럽고 닮은 것은 뭇사람이 아찔해하는 바다. 그러므로 사나운 이는 슬기 비슷하나 슬기가 아니요 어리석은 이는 어짊 비슷하나 어짊이 아니며 미련한 이는 용맹 비슷하나 용맹이 아니다. 사람의 서로 떨어짐이 옥과 돌 같고 아름다움과 추함 같으면 사람 논함이 쉽다. 무릇 사람을 어지럽히는 것은 궁궁이와 고본이며 사상자와 미무이니 이는 다 서로 비슷한 것이다. 그러므로 검 만드는 공인은 막야 비슷한 검에 홀리는데 오직 구야만 그 종류를 이름할 수 있고 옥 공인은 벽로 비슷한 옥에 아찔해하는데 오직 의돈만 그 정을 잃지 않으며 어두운 임금은 군자를 의심케 하는 간사한 신하와 소인에 어지러워지는데 오직 성인만 미세함을 보고 밝음을 알 수 있다.
故蛇舉首尺,而修短可知也;象見其牙,而大小可論也。薛燭庸子,見若狐甲於劍而利鈍識矣;臾兒、易牙,淄、澠之水合者,嘗一哈水而甘苦知矣。故聖人之論賢也,見其一行而賢不肖分矣。孔子辭廩丘,終不盜刀鉤;許由讓天子,終不利封侯。故未嘗灼而不敢握火者,見其有所燒也;未嘗傷而不敢握刃者,見其有所害也。由此觀之,見者可以論未發也,而觀小節可以知大體矣。故論人之道,貴則觀其所舉,富則觀其所施,窮則觀其所不受,賤則觀其所不為,貧則觀其所不取。視其更難,以知其勇;動以喜樂,以觀其守;委以財貨,以論其仁;振以恐懼,以知其節;則人情備矣。古之善賞者,費少而勸眾;善罰者,刑省而姦禁;善予者,用約而為德;善取者,入多而無怨。趙襄子圍於晉陽,罷圍而賞有功者五人,高赫為賞首。左右曰:「晉陽之難,赫無大功,今為賞首,何也?」襄子曰:「晉陽之圍,寡人社稷危,國家殆,群臣無不有驕侮之心,唯赫不失君臣之禮。」
그러므로 뱀은 머리를 한 자 들면 길고 짧음을 알 수 있고 코끼리는 그 어금니를 보면 크고 작음을 논할 수 있다. 설촉과 용자는 검에서 여우 손톱만 한 것을 보고 날카롭고 무딤을 알았고 유아와 역아는 치수와 승수의 물이 합한 것을 한 모금 맛보고 달고 씀을 알았다. 그러므로 성인이 어진 이를 논함은 그 한 행실을 보면 어질고 못남이 나뉜다. 공자는 늠구를 사양하고 끝내 갈고리도 훔치지 않았고 허유는 천자를 사양하고 끝내 봉후를 이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일찍이 데어 본 적이 없어도 감히 불을 잡지 않음은 그 태우는 바가 있음을 보아서요 일찍이 상해 본 적이 없어도 감히 칼날을 잡지 않음은 그 해치는 바가 있음을 보아서다. 이로써 보면 보이는 것으로 아직 발하지 않은 것을 논할 수 있고 작은 절개를 보아 큰 몸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 논하는 도는 귀하면 그 드는 바를 보고 부유하면 그 베푸는 바를 보며 궁하면 그 받지 않는 바를 보고 천하면 그 하지 않는 바를 보며 가난하면 그 취하지 않는 바를 본다. 그 어려움 겪음을 보아 그 용맹을 알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움직여 그 지킴을 보며 재화를 맡겨 그 어짊을 논하고 두려움으로 떨어 그 절개를 알면 사람의 정이 갖추어진다. 옛날 잘 상 준 이는 씀이 적으나 무리를 권하였고 잘 벌한 이는 형벌이 덜하나 간사함이 금해졌으며 잘 준 이는 씀이 간략하나 덕이 되었고 잘 취한 이는 들어옴이 많으나 원망이 없었다. 조양자가 진양에서 에워싸였다가 에움을 풀고 공 있는 다섯 사람에게 상 주었는데 고혁이 상의 으뜸이 되었다. 좌우가 말하였다. 「진양의 어려움에 혁은 큰 공이 없는데 이제 상의 으뜸이 됨은 어째서입니까?」 양자가 말하였다. 「진양의 에움에 과인의 사직이 위태롭고 나라와 집이 위태로워 뭇 신하가 교만하고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지 않음이 없었는데 오직 혁만 임금과 신하의 예를 잃지 않았다.」
故賞一人,而天下為忠之臣者莫不終忠於其君。此賞少而勸善者眾也。齊威王設大鼎於庭中,而數無鹽令曰:「子之譽,日聞吾耳。察子之事,田野蕪,倉廩虛,囹圄實。子以姦事我者也。」乃烹之。齊以此三十二歲道路不拾遺。此刑省姦禁者也。秦穆公出遊而車敗,右服失馬,野人得之。穆公追而及之岐山之陽,野人方屠而食之。穆公曰:「夫食駿馬之肉,而不還飲酒者,傷人。吾恐其傷汝等。」遍飲而去之。處一年,與晉惠公為韓之戰,晉師圍穆公之車,梁由靡扣穆公之驂,獲之。食馬肉者三百餘人,皆出死為穆公戰於車下,遂克晉,虜惠公以歸。此用約而為德者也。齊桓公將欲征伐,甲兵不足,令有重罪者出犀甲一戟,有輕罪者贖以金分,訟而不勝者出一束箭。百姓皆說,乃矯箭為矢,鑄金而為刃,以伐不義而征無道,遂霸天下。此入多而無怨者也。
그러므로 한 사람에게 상 주매 천하에 충성을 하는 신하가 그 임금에게 끝까지 충성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는 상이 적으나 착함을 권함이 많은 것이다. 제 위왕이 뜰 가운데 큰 솥을 놓고 무염 현령을 꾸짖어 말하였다. 「그대의 기림이 날마다 내 귀에 들린다. 그대의 일을 살피니 밭과 들이 거칠고 곳간이 비었으며 감옥이 찼다. 그대는 간사함으로 나를 섬긴 이다.」 곧 삶았다. 제나라가 이로써 서른두 해 동안 길에서 떨어진 것을 줍지 않았다. 이는 형벌이 덜하고 간사함이 금해진 것이다. 진(秦) 목공이 나가 노닐다가 수레가 부서져 오른쪽 곁말을 잃었는데 들 사람이 그것을 얻었다. 목공이 쫓아 기산 남쪽에서 미치니 들 사람이 바야흐로 잡아 먹고 있었다. 목공이 말하였다. 「무릇 준마의 고기를 먹고 도리어 술을 마시지 않는 이는 사람을 상한다. 나는 그것이 너희를 상할까 두렵다.」 두루 마시게 하고 떠났다. 한 해 지나 진(晉) 혜공과 한의 싸움을 할 때 진(晉)나라 군사가 목공의 수레를 에워싸고 양유미가 목공의 곁말을 잡아 사로잡으려 하였다. 말고기를 먹은 삼백여 사람이 다 죽음을 무릅쓰고 나와 목공을 위해 수레 아래서 싸워 마침내 진(晉)나라를 이기고 혜공을 사로잡아 돌아왔다. 이는 씀이 간략하나 덕이 된 것이다. 제 환공이 장차 정벌하려 하는데 갑옷과 병기가 넉넉하지 않아 무거운 죄 있는 이는 무소 갑옷 하나와 창 하나를 내고 가벼운 죄 있는 이는 쇠 몇 푼으로 속량하며 송사하여 이기지 못한 이는 화살 한 다발을 내게 명하였다. 백성이 다 기뻐하여 곧 화살대를 바로잡아 화살을 만들고 쇠를 부어 날을 만들어 의롭지 않음을 치고 도 없음을 정벌하여 마침내 천하에 패자가 되었다. 이는 들어옴이 많으나 원망이 없는 것이다.
故聖人因民之所喜而勸善,因民之所惡而禁姦,故賞一人而天下譽之,罰一人而天下畏之。故至賞不費,至刑不濫。孔子誅少正卯而魯國之邪塞,子產誅鄧析而鄭國之姦禁,以近諭遠,以小知大也。故聖人守約而治廣者,此之謂也。天下莫易於為善,而莫難於為不善也。所謂為善者,靜而無為也;所謂為不善者,躁而多欲也。適情辭餘,無所誘惑,循性保真,無變於己,故曰為善易。越城郭,踰險塞,姦符節,盜管金,篡弒矯誣,非人之性也,故曰為不善難。今人所以犯囹圄之罪,而陷於刑戮之患者,由嗜慾無厭,不循度量之故也。何以知其然?天下縣官法曰:「發墓者誅,竊盜者刑。」此執政之所司也。夫法令者罔其姦邪,勒率隨其蹤跡,無愚夫憃婦,皆知為姦之無脫也,犯禁之不得免也。然而不材子不勝其欲,蒙死亡之罪,而被刑戮之羞。然而立秋之後,司寇之徒繼踵於門,而死市之人血流於路。何則?惑於財利之得,而蔽於死亡之患也。
그러므로 성인은 백성이 기뻐하는 바를 따라 착함을 권하고 백성이 미워하는 바를 따라 간사함을 금하므로 한 사람에게 상 주면 천하가 기리고 한 사람을 벌하면 천하가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지극한 상은 허비하지 않고 지극한 형벌은 넘치지 않는다. 공자가 소정묘를 베어 노나라의 사악함이 막히고 자산이 등석을 베어 정나라의 간사함이 금해졌으니 가까움으로 멂을 깨우치고 작음으로 큼을 안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간략함을 지키되 넓게 다스린다 함은 이를 이름이다. 천하에 착함을 하기보다 쉬운 것이 없고 착하지 않음을 하기보다 어려운 것이 없다. 이른바 착함을 함은 고요하고 함이 없음이요 이른바 착하지 않음을 함은 조급하고 바람이 많음이다. 정에 맞고 남는 것을 사양하며 꾀어 홀림이 없고 성품을 따라 참을 지키며 저에게 변함이 없으므로 착함 하기가 쉽다 한다. 성곽을 넘고 험한 요새를 넘으며 부절을 속이고 자물쇠를 훔치며 빼앗고 죽이고 속이고 꾸밈은 사람의 성품이 아니므로 착하지 않음 하기가 어렵다 한다. 이제 사람이 감옥의 죄를 범하고 형벌의 근심에 빠지는 까닭은 즐기고 바람이 싫증 없고 도량을 따르지 않는 까닭이다. 무엇으로 그러함을 아는가. 천하 고을 관청의 법에 이르기를 「무덤을 파는 이는 베고 도둑질하는 이는 형벌한다」 하니 이는 정사를 잡은 이가 맡은 바다. 무릇 법령은 그 간사함을 그물질하고 다잡아 거느려 그 자취를 따르니 어리석은 지아비와 미련한 아낙 없이 다 간사함을 하면 벗어남이 없고 금함을 범하면 면함을 얻지 못함을 안다. 그러나 재목 아닌 자식은 그 바람을 이기지 못하여 죽고 망하는 죄를 무릅쓰고 형벌의 부끄러움을 입는다. 그러므로 입추 뒤에 사구의 무리가 문에 발꿈치를 잇고 저자에서 죽은 사람의 피가 길에 흐른다. 어째서인가. 재물과 이익 얻음에 홀리고 죽고 망하는 근심에 가려져서다.
夫今陳卒設兵,兩軍相當,將施令曰:「斬首拜爵,而屈撓者要斬。」然而隊階之卒皆不能前遂斬首之功,而後被要斬之罪,是去恐死而就必死也。故利害之反,禍福之接,不可不審也。事或欲之,適足以失之;或避之,適足以就之。楚人有乘船而遇大風者,波至而自投於水。非不貪生而畏死也,惑於恐死而反忘生也。故人之嗜慾,亦猶此也。齊人有盜金者,當市繁之時,至掇而走。勒問其故曰:「而盜金於市中,何也?」對曰:「吾不見人,徒見金耳!」志所欲,則忘其為矣。是故聖人審動靜之變,而適受與之度,理好憎之情,和喜怒之節。夫動靜得,則患弗過也;受與適,則罪弗累也;好憎理,則憂弗近也;喜怒節,則怨弗犯也。
이제 무릇 대오를 벌이고 병기를 베풀어 두 군이 서로 맞설 때 장수가 명령을 베풀어 말하기를 「머리를 베면 작위를 주고 굽히는 이는 허리를 벤다」 한다. 그러나 대열의 군졸이 다 앞서 나아가 머리 베는 공을 이루지 못하고 뒤에 허리 베이는 죄를 입으니 이는 죽음을 두려워함을 버리고 반드시 죽음에 나아감이다. 그러므로 이해의 뒤집힘과 화복의 이어짐은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일에 혹 바라나 마침 잃기에 넉넉하고 혹 피하나 마침 나아가기에 넉넉하다. 초나라 사람에 배를 타고 큰 바람을 만난 이가 있어 물결이 이르자 스스로 물에 몸을 던졌다.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죽음 두려워함에 홀려 도리어 삶을 잊어서다. 그러므로 사람의 즐기고 바람도 또한 이와 같다. 제나라 사람에 쇠를 훔친 이가 있어 저자가 번잡할 때를 당하여 이르러 집어 달아났다. 다잡아 그 까닭을 물어 말하였다. 「그대가 저자 가운데서 쇠를 훔침은 어째서인가?」 대답하였다. 「나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다만 쇠만 보았을 뿐입니다!」 뜻이 바라는 바이면 그 하는 바를 잊는다. 이 때문에 성인은 움직임과 고요함의 변화를 살펴 받고 줌의 도량에 맞추며 좋아하고 미워함의 정을 다스려 기쁨과 노함의 마디를 화한다. 무릇 움직임과 고요함이 마땅하면 근심이 지나가지 않고 받고 줌이 맞으면 죄가 얽매지 않으며 좋아하고 미워함이 다스려지면 근심이 가까이 오지 않고 기쁨과 노함이 절제되면 원망이 범하지 않는다.
故達道之人,不苟得,不讓福;其有弗棄,非其有弗索;常滿而不溢,恆虛而易足。今夫霤水足以溢壺榼,而江,河不能實漏卮,故人心猶是也。自當以道術度量,食充虛,衣禦寒,則足以養七尺之形矣。若無道術度量而以自儉約,則萬乘之勢不足以為尊,天下之富不足以為樂矣。孫叔敖三去令尹而無憂色,爵祿不能累也;荊佽非兩蛟夾繞其船而志不動,怪物不能驚也。聖人心平志易,精神內守,物莫足以惑之。夫醉者,俛入城門,以為七尺之閨也;超江、淮,以為尋常之溝也;酒濁其神也。怯者,夜見立表,以為鬼也;見寢石,以為虎也;懼揜其氣也。又況無天地之怪物乎!夫雌雄相接,陰陽相薄,羽者為雛□,毛者為駒犢,柔者為皮肉,堅者為齒角,人弗怪也;水生蠬蜄,山生金玉,人弗怪也;老槐生火,久血為燐,人弗怪也。山出梟陽,水生罔象,木生畢方,井生墳羊,人怪之,聞見鮮而識物淺也。天下之怪物,聖人之所獨見;利害之反覆,知者之所獨明達也。同異嫌疑者,世俗之所眩惑也。
그러므로 도에 통달한 사람은 구차히 얻지 않고 복을 사양하지 않으며 그 있는 것을 버리지 않고 그 있지 않은 것을 찾지 않으며 늘 가득하되 넘치지 않고 늘 비어 있되 채우기 쉽다. 이제 무릇 처마 물이 병과 통을 넘치게 하기에 넉넉하되 강과 하수도 새는 잔을 채울 수 없으니 사람 마음이 오히려 이와 같다. 스스로 도술과 도량으로 마땅히 하여 먹어 빔을 채우고 옷으로 추위를 막으면 일곱 자 꼴을 기르기에 넉넉하다. 만약 도술과 도량 없이 스스로 검약하면 만승의 세도 높음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고 천하의 부유함도 즐거움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다. 손숙오는 세 번 영윤에서 떠나도 근심하는 빛이 없었으니 작위와 녹이 얽매지 못한 것이요 초나라 차비는 두 교룡이 그 배를 끼고 둘러도 뜻이 움직이지 않았으니 괴이한 물건이 놀라게 하지 못한 것이다. 성인은 마음이 평평하고 뜻이 쉬우며 정신이 안으로 지켜져 물건이 홀리기에 넉넉하지 않다. 무릇 취한 이는 구부려 성문에 들며 일곱 자 문이라 여기고 강과 회수를 넘으며 심상의 도랑이라 여기니 술이 그 신을 흐리게 해서다. 겁 많은 이는 밤에 세운 표를 보고 귀신이라 여기고 누운 돌을 보고 범이라 여기니 두려움이 그 기운을 가려서다. 또 하물며 하늘과 땅의 괴이한 물건이랴! 무릇 암수가 서로 접하고 음양이 서로 다가와 깃 있는 것은 새끼가 되고 털 있는 것은 망아지와 송아지가 되며 부드러운 것은 가죽과 살이 되고 굳은 것은 이와 뿔이 되어도 사람이 괴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물에서 조개가 나고 산에서 쇠와 옥이 나도 사람이 괴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늙은 회화나무에서 불이 나고 오랜 피가 도깨비불이 되어도 사람이 괴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산에서 효양이 나오고 물에서 망상이 나며 나무에서 필방이 나고 우물에서 분양이 나면 사람이 괴이하게 여기니 듣고 봄이 드물고 물건을 앎이 얕아서다. 천하의 괴이한 물건은 성인이 홀로 보는 바요 이해의 뒤집힘은 아는 이가 홀로 밝게 통달하는 바다. 같고 다르고 의심스러운 것은 세속이 아찔해하고 홀리는 바다.
夫見不可布於海內,聞不可明於百姓,是故因鬼神禨祥而為之立禁,總形推類而為之變象。何以知其然也?世俗言曰:「饗大高者而彘為上牲,葬死人者裘不可以藏,相戲以刃者太祖軵其肘,枕戶橉而臥者鬼神蹠其首。」此皆不著於法令,而聖人之所不口傳也。夫饗大高而彘為上牲者,非彘能賢於野獸麋鹿也,而神明獨饗之,何也?以為彘者,家人所常畜而易得之物也,故因其便以尊之。裘不可以藏者,非能具綈綿曼帛溫煖於身也,世以為裘者,難得貴賈之物也,而不可傳於後世,無益於死者,而足以養生,故因其資以讋之。相戲以刃太祖軵其肘者,夫以刃相戲,必為過失,過失相傷,其患必大,無涉血之仇爭忿鬥,而以小事自內於刑戮,愚者所不知忌也,故因太祖以累其心。枕戶橉而臥,鬼神履其首者,使鬼神能玄化,則不待戶牖之行,若循虛而出入,則亦無能履也,夫戶牖者,風氣之所從往來,而風氣者,陰陽相捔者也,離者必病,故託鬼神以伸誡之也。
무릇 봄을 해내에 펼 수 없고 들음을 백성에게 밝힐 수 없으니 이 때문에 귀신과 조짐을 따라 그를 위해 금함을 세우고 꼴을 총괄하고 무리를 미루어 그를 위해 형상을 바꾼다. 무엇으로 그러함을 아는가. 세속에 말하기를 「대고에 흠향하는 데는 돼지가 으뜸 희생이 되고 죽은 사람을 장사하는 데는 갖옷을 넣을 수 없으며 칼날로 서로 희롱하면 태조가 그 팔꿈치를 밀고 문지방을 베고 누우면 귀신이 그 머리를 밟는다」 한다. 이는 다 법령에 드러나지 않고 성인이 입으로 전하지 않는 바다. 무릇 대고에 흠향함에 돼지가 으뜸 희생이 됨은 돼지가 들짐승과 사슴보다 어질어 신명이 홀로 흠향해서가 아니니 어째서인가. 돼지는 집사람이 늘 기르고 얻기 쉬운 물건이라 여겨 그 편함을 따라 높인 것이다. 갖옷을 넣을 수 없음은 두꺼운 비단과 솜과 얇은 비단이 몸을 따뜻하게 함을 갖출 수 없어서가 아니라 세상이 갖옷을 얻기 어렵고 값비싼 물건이라 여기는데 후세에 전할 수 없고 죽은 이에게 이익이 없으나 산 이를 기르기에 넉넉하므로 그 밑천을 따라 두렵게 한 것이다. 칼날로 서로 희롱하면 태조가 그 팔꿈치를 민다 함은 무릇 칼날로 서로 희롱하면 반드시 지나친 잘못이 되고 지나친 잘못으로 서로 상하면 그 근심이 반드시 크며 피 흘리는 원수와 다투어 분한 싸움이 없이 작은 일로 스스로 형벌에 들어감은 어리석은 이가 꺼릴 줄 모르는 바이므로 태조를 따라 그 마음을 얽매는 것이다. 문지방을 베고 누우면 귀신이 그 머리를 밟는다 함은 귀신이 검게 변화할 수 있으면 지게문과 창의 다님을 기다리지 않고 만약 빔을 따라 나고 들면 또한 밟을 수 없으니 무릇 지게문과 창은 바람과 기운이 오가는 곳이요 바람과 기운은 음양이 서로 부딪치는 것이라 만나면 반드시 병드므로 귀신에 맡겨 경계를 편 것이다.
凡此之屬,皆不可勝著於書策竹帛而藏於官府者也,故以禨祥明之。為愚者之不知其害,乃借鬼神之威以聲其教,所由來者遠矣。而愚者以為禨祥,而狠者以為非,唯有道者能通其志。今世之祭井灶、門戶、箕□、臼杵者,非以其神為能饗之也,恃賴其德,煩苦之無已也。是故以時見其德,所以不忘其功也。觸石而出,膚寸而合,不崇朝而雨天下者,唯太山;赤地三年而不絕流,澤及百里而潤草木者,唯江、河也;是以天子秩而祭之。故馬免人於難者,其死也葬之;牛,其死也,葬以大車為薦。牛馬有功,猶不可忘,又況人乎!此聖人所以重仁襲恩。故炎帝於火,死而為灶;禹勞天下,死而為社;后稷作稼穡,死而為稷;羿除天下之害,死而為宗布。此鬼神之所以立。北楚有任俠者,其子孫數諫而止之,不聽也。縣有賊,大搜其廬,事果發覺,夜驚而走,追,道及之,其所施德者皆為之戰,得免而遂反,語其子曰:「汝數止吾為俠。
무릇 이 따위는 다 글과 서책과 대와 비단에 이루 드러내어 관청에 감출 수 없는 것이므로 조짐으로 밝힌다. 어리석은 이가 그 해를 알지 못하므로 곧 귀신의 위엄을 빌려 그 가르침을 소리 내니 말미암아 온 바가 오래다. 그런데 어리석은 이는 조짐이라 여기고 사나운 이는 그르다 여기니 오직 도 있는 이라야 그 뜻을 통할 수 있다. 이제 세상이 우물과 부뚜막과 문과 지게문과 키와 절구와 공이에 제사함은 그 신이 흠향할 수 있다 여겨서가 아니라 그 덕에 힘입고 번거롭고 괴로움이 마지않아서다. 이 때문에 때로 그 덕을 보임은 그 공을 잊지 않는 까닭이다. 돌에 부딪쳐 나와 손가락 너비에서 합하여 아침이 다하기 전에 천하에 비 내리는 것은 오직 태산이요 붉은 땅이 세 해라도 흐름을 끊지 않고 은택이 백 리에 미쳐 풀과 나무를 적시는 것은 오직 강과 하수이니 이 때문에 천자가 차례 지어 제사한다. 그러므로 말이 사람을 어려움에서 면하게 하면 그 죽음에 장사하고 소는 그 죽음에 큰 수레로 자리 삼아 장사한다. 소와 말도 공이 있으면 오히려 잊을 수 없는데 또 하물며 사람이랴! 이는 성인이 어짊을 무겁게 여기고 은혜를 잇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염제는 불에 공이 있어 죽어 부뚜막신이 되고 우는 천하에 수고로워 죽어 사신이 되었으며 후직은 심고 거둠을 지어 죽어 곡식신이 되고 예는 천하의 해를 없애어 죽어 종포신이 되었다. 이것이 귀신이 선 까닭이다. 북초에 협객이 있어 그 자손이 자주 간하여 그치게 하였으나 듣지 않았다. 고을에 도적이 있어 크게 그 집을 뒤지니 일이 과연 드러나 밤에 놀라 달아났고 쫓아 길에서 미쳤는데 그 덕을 베푼 이들이 다 그를 위해 싸워 면함을 얻고 마침내 돌아와 그 자식에게 말하였다. 「너희가 자주 내가 협객 노릇 함을 그치게 하였다.
今有難,果賴而免身。而諫我,不可用也。」知所以免於難,而不知所以無難,論事如此,豈不惑哉!宋人有嫁子者,告其子曰:「嫁未必成也。有如出,不可不私藏。私藏而富,其於以復嫁易。」其子聽父之計,竊而藏之。若公知其盜也,逐而去之。其父不自非也,而反得其計。知為出藏財,而不知藏財所以出也,為論如此,豈不勃哉!今夫僦載者,救一車之任,極一牛之力,為軸之折也,有如轅軸其上以為造,不知軸轅之趣軸折也。楚王之佩玦而逐菟,為走而破其玦也,因珮兩玦以為之豫,兩玦相觸,破乃逾疾。亂國之治,有似於此。夫鴟目大而視不若鼠,蚈足眾而走不若蛇,物固有大不若小,眾不若少者。及至夫彊之弱,弱之彊,危之安,存之亡也,非聖人,孰能觀之!大小尊卑,未足以論也,唯道之在者為貴。何以明之?天子處於郊亭,則九卿趨,大夫走,坐者伏,倚者齊。當此之時,明堂太廟,懸冠解劍,緩帶而寢。非郊亭大而廟堂狹小也,至尊居之也。天道之貴也,非特天子之為尊也,所在而眾仰之。
이제 어려움이 있었으나 과연 힘입어 몸을 면하였다. 나에게 간함은 쓸 수 없다.」 어려움을 면한 까닭은 알고 어려움이 없을 까닭은 알지 못하니 일을 논함이 이 같으면 어찌 홀리지 않았는가! 송나라 사람에 딸을 시집보내는 이가 있어 그 딸에게 일러 말하였다. 「시집이 반드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만약 쫓겨나면 남몰래 감추지 않을 수 없다. 남몰래 감추어 부유하면 다시 시집가기 쉽다.」 그 딸이 아비의 헤아림을 들어 훔쳐 감추었다. 시아비가 그 도둑질을 알고 쫓아냈다. 그 아비가 스스로 그르다 하지 않고 도리어 그 헤아림이 맞았다 하였다. 쫓겨날 것을 위해 재물 감출 줄은 알고 재물 감춤이 쫓겨나는 까닭임은 알지 못하니 논함이 이 같으면 어찌 어그러지지 않았는가! 이제 무릇 삯으로 싣는 이가 한 수레의 맡음을 구제하고 한 소의 힘을 극하여 굴대가 꺾이므로 만약 그 위에 끌채와 굴대를 더하여 만들면 굴대와 끌채가 굴대 꺾임으로 나아감을 알지 못한다. 초나라 왕이 패옥을 차고 토끼를 쫓다가 달리느라 그 패옥을 깨뜨리자 두 패옥을 차서 미리 대비한다 하니 두 패옥이 서로 부딪쳐 깨짐이 곧 더 빨랐다. 어지러운 나라의 다스림이 이와 비슷함이 있다. 무릇 올빼미는 눈이 크되 봄이 쥐만 못하고 노래기는 발이 많되 달림이 뱀만 못하니 물건에 본디 큼이 작음만 못하고 많음이 적음만 못한 것이 있다. 강함의 약함과 약함의 강함과 위태함의 편안함과 남음의 망함에 이르러서는 성인이 아니면 누가 볼 수 있으랴! 크고 작고 높고 낮음은 논하기에 넉넉하지 않고 오직 도가 있는 이가 귀함이 된다. 무엇으로 그것을 밝히는가. 천자가 교외 정자에 처하면 구경이 종종걸음 하고 대부가 달리며 앉은 이가 엎드리고 기댄 이가 가지런히 한다. 이때를 당하여 명당과 태묘에는 관을 걸고 검을 풀며 띠를 늦추고 잔다. 교외 정자가 크고 묘당이 좁고 작아서가 아니라 지극히 높은 이가 거기 있어서다. 하늘의 도가 귀함은 다만 천자가 높음이 아니라 있는 곳마다 무리가 우러른다.
夫蟄蟲鵲巢,皆嚮天一者,至和在焉爾。帝者誠能包稟道,合至和,則禽獸草木莫不被其澤矣,而況兆民乎!
무릇 겨울잠 자는 벌레와 까치 둥지가 다 천일을 향함은 지극한 화함이 거기 있어서다. 제왕이 참으로 도를 싸안아 받고 지극한 화함에 합할 수 있으면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도 그 은택을 입지 않음이 없는데 하물며 억조 백성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