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略訓
古之用兵者,非利土壤之廣而貪金玉之略,將以存亡繼絕,平天下之亂,而除萬民之害也。凡有血氣之蟲,含牙帶角,前爪後距,有角者觸,有齒者噬,有毒者螫,有蹄者趹。喜而相戲,怒而相害,天之性也。人有衣食之情,而物弗能足也。故群居雜處,分不均,求不澹,則爭;爭,則強脅弱,而勇侵怯。人無筋骨之強,爪牙之利,故割革而為甲,鑠鐵而為刃。貪昧饕餮之人,殘賊天下,萬人搔動,莫寧其所。有聖人勃然而起,乃討強暴,平亂世,夷險除穢,以濁為清,以危為寧,故不得不中絕。兵之所由來者遠矣!黃帝嘗與炎帝戰矣,顓頊嘗與共工爭矣。故黃帝戰于涿鹿之野,堯戰于丹水之浦,舜伐有苗,啟攻有扈。自五帝而弗能偃也,又況衰世乎!
옛날 군사를 쓴 이는 흙과 땅의 넓음을 이롭게 여기고 쇠와 옥의 노략을 탐해서가 아니라 장차 망함을 남기고 끊어짐을 이으며 천하의 어지러움을 평정하고 만민의 해를 없애려 함이었다. 무릇 피와 기운 있는 벌레는 어금니를 머금고 뿔을 띠며 앞에 발톱이 있고 뒤에 며느리발톱이 있어 뿔 있는 것은 받고 이 있는 것은 물며 독 있는 것은 쏘고 굽 있는 것은 찬다. 기뻐서 서로 희롱하고 노하여 서로 해침은 하늘의 성품이다. 사람에게 입고 먹는 정이 있으나 물건이 넉넉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리 지어 살고 섞여 처하며 몫이 고르지 않고 구함이 넉넉하지 않으면 다투고 다투면 강한 이가 약한 이를 위협하며 용맹한 이가 겁 많은 이를 침노한다. 사람에게 힘줄과 뼈의 강함과 발톱과 어금니의 날카로움이 없으므로 가죽을 베어 갑옷을 만들고 무쇠를 녹여 날을 만들었다. 탐하고 어두우며 게걸스러운 사람이 천하를 해쳐 만 사람이 흔들려 그 자리를 편안히 하지 못하였다. 성인이 발끈 일어나 곧 강하고 사나움을 치고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며 험함을 고르고 더러움을 없애 흐림을 맑음으로 삼고 위태함을 편안함으로 삼았으므로 마름질하여 끊지 않을 수 없었다. 군사가 말미암아 온 바가 오래다! 황제가 일찍이 염제와 싸웠고 전욱이 일찍이 공공과 다투었다. 그러므로 황제가 탁록의 들에서 싸우고 요가 단수 물가에서 싸웠으며 순이 유묘를 치고 계가 유호를 쳤다. 오제로부터도 그치게 할 수 없었는데 또 하물며 쇠한 세상이랴!
夫兵者,所以禁暴討亂也。炎帝為火災,故黃帝禽之;共工為水害,故顓頊誅之。教之以道,導之以德而不聽,則臨之以威武;臨之威武而不從,則制之以兵革。故聖人之用兵也,若櫛發耨苗,所去者少,而所利者多。殺無辜之民,而養無義之君,害莫大焉;殫天下之財,而澹一人之欲,禍莫深焉。使夏桀、殷紂有害於民而立被其患,不至於為炮烙;晉厲、宋康行一不義而身死國亡,不至於侵奪為暴。此四君者,皆有小過而莫之討也,故至於攘天下,害百姓,肆一人之邪,而長海內之禍,此大倫之所不取也。所為立君者,以禁暴討亂也。今乘萬民之力,而反為殘賊,是為虎傅翼,曷為弗除!夫畜池魚者必去猵獺,養禽獸者必去豺狼,又況治人乎!
무릇 군사는 사나움을 금하고 어지러움을 치는 까닭이다. 염제가 불의 재앙이 되었으므로 황제가 사로잡았고 공공이 물의 해가 되었으므로 전욱이 베었다. 도로 가르치고 덕으로 이끌어도 듣지 않으면 위엄과 무력으로 임하고 위엄과 무력으로 임하여도 따르지 않으면 병기와 갑옷으로 제어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군사를 씀은 머리를 빗고 싹을 김맴 같아 버리는 바는 적고 이롭게 하는 바는 많다. 죄 없는 백성을 죽여 의 없는 임금을 기름은 해가 이보다 큰 것이 없고 천하의 재물을 다하여 한 사람의 바람을 넉넉히 함은 화가 이보다 깊은 것이 없다. 하나라 걸과 은나라 주가 백성에게 해가 있자 곧 그 근심을 입었다면 포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요 진 여공과 송 강왕이 한 가지 의롭지 않음을 행하자 몸이 죽고 나라가 망하였다면 침노하고 빼앗아 사납게 함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 네 임금은 다 작은 허물이 있었으나 아무도 치지 않았으므로 천하를 빼앗고 백성을 해쳐 한 사람의 사악함을 멋대로 하고 해내의 화를 기름에 이르렀으니 이는 큰 인륜이 취하지 않는 바다. 임금을 세운 까닭은 사나움을 금하고 어지러움을 치기 위해서다. 이제 만민의 힘을 타고 도리어 해치는 이가 되면 이는 범에게 날개를 붙임이니 어찌 없애지 않으랴! 무릇 못에 고기를 기르는 이는 반드시 수달을 없애고 새와 짐승을 기르는 이는 반드시 승냥이와 이리를 없애는데 또 하물며 사람을 다스림이랴!
故霸王之兵,以論慮之,以策圖之,以義扶之,非以亡存也,將以存亡也。故聞敵國之君,有加虐於民者,則舉兵而臨其境,責之以不義,刺之以過行。兵至其郊,乃令軍師曰:「毋伐樹木,毋抉墳墓,毋燒五穀,毋焚積聚,毋捕民虜,毋收六畜。」乃發號施令曰:「其國之君,傲天悔鬼,決獄不辜,殺戮無罪,此天之所以誅也,民之所以仇也。兵之來也,以廢不義而複有德也。有逆天之道,帥民之賊者,身死族滅!以家聽者,祿以家;以裏聽者,賞以裏;以鄉聽者,封以鄉;以縣聽者,侯以縣。」克國不及其民,廢其君而易其政。尊其秀士而顯其賢良,振其孤寡,恤其貧窮,出其囹圄,賞其有功,百姓開門而待之,淅米而儲之,唯恐其不來也。此湯、武之所以致王,而齊桓之所以成霸也。故君為無道,民之思兵也,若旱而望雨,渴而求飲。夫有誰與交兵接刃乎!故義兵之至也,至於不戰而止。
그러므로 패왕의 군사는 논으로 헤아리고 꾀로 도모하며 의로 붙드니 남아 있는 것을 망하게 하려 함이 아니라 장차 망하는 이를 남기려 함이다. 그러므로 적국의 임금이 백성에게 학대를 더함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군사를 들어 그 지경에 임하여 의롭지 않음으로 꾸짖고 지나친 행실로 찌른다. 군사가 그 교외에 이르면 곧 군사에게 명하여 말한다. 「나무를 베지 말고 무덤을 파지 말며 오곡을 태우지 말고 쌓인 것을 사르지 말며 백성을 사로잡지 말고 여섯 짐승을 거두지 말라.」 곧 호령을 내고 명령을 베풀어 말한다. 「그 나라의 임금이 하늘에 거만하고 귀신을 업신여기며 옥사를 결단함에 죄 없는 이를 다스리고 죄 없는 이를 죽였으니 이는 하늘이 베는 까닭이요 백성이 원수 삼는 까닭이다. 군사가 옴은 의롭지 않음을 폐하고 덕 있음을 회복하려 함이다. 하늘의 도를 거스르고 백성의 도적을 거느리는 이가 있으면 몸이 죽고 겨레가 멸한다! 집으로 듣는 이는 집으로 녹 주고 마을로 듣는 이는 마을로 상 주며 고을로 듣는 이는 고을로 봉하고 현으로 듣는 이는 현으로 후 삼는다.」 나라를 이겨도 그 백성에게 미치지 않고 그 임금을 폐하여 그 정사를 바꾼다. 그 빼어난 선비를 높이고 그 어질고 좋은 이를 드러내며 그 외롭고 홀로 된 이를 떨치고 그 가난하고 궁한 이를 구휼하며 그 감옥을 열고 그 공 있는 이에게 상 주니 백성이 문을 열고 기다리며 쌀을 일어 쌓아 두고 오직 오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이것이 탕·무가 왕에 이른 까닭이요 제 환공이 패자를 이룬 까닭이다. 그러므로 임금이 도 없음을 하면 백성이 군사를 그리워함이 가물어 비를 바라고 목말라 마심을 구함 같다. 무릇 누가 더불어 병기를 사귀고 칼날을 맞대랴! 그러므로 의로운 군사가 이르면 싸우지 않고 그침에 이른다.
晚世之兵,君雖無道,莫不設渠塹,傅堞而守,攻者非以禁暴除害也,欲以侵地廣壤也。是故至於伏屍流血,相支以日,而霸王之功不世出者,自為之故也。夫為地戰者,不能成其王;為身戰者,不能立其功。舉事以為人者,眾助之;舉事以自為者,眾去之。眾之所助,雖弱必強;眾之所去,雖大必亡。兵失道而弱,得道而強;將失道而拙,得道而工;國得道而存,失道而亡。所謂道者,體圓而法方,背陰而抱陽,左柔而右剛,履幽而戴明。變化無常,得一之原,以應無方,是謂神明。
늦은 세상의 군사는 임금이 비록 도가 없어도 도랑과 참호를 베풀고 성가퀴에 붙어 지키지 않음이 없으며 치는 이는 사나움을 금하고 해를 없애려 함이 아니라 땅을 침노하고 흙을 넓히려 함이다. 이 때문에 주검이 엎어지고 피가 흐르며 서로 날을 버팀에 이르러도 패왕의 공이 대대로 나오지 않음은 저를 위해 하는 까닭이다. 무릇 땅을 위해 싸우는 이는 그 왕을 이룰 수 없고 몸을 위해 싸우는 이는 그 공을 세울 수 없다. 일을 들어 남을 위하는 이는 무리가 돕고 일을 들어 저를 위하는 이는 무리가 떠난다. 무리가 돕는 바는 비록 약해도 반드시 강하고 무리가 떠나는 바는 비록 커도 반드시 망한다. 군사는 도를 잃으면 약하고 도를 얻으면 강하며 장수는 도를 잃으면 서툴고 도를 얻으면 교묘하며 나라는 도를 얻으면 남고 도를 잃으면 망한다. 이른바 도란 몸이 둥글고 법이 모나며 음을 등지고 양을 안으며 왼쪽이 부드럽고 오른쪽이 굳세며 그윽함을 밟고 밝음을 이는 것이다. 변화에 늘 그러함이 없이 하나의 근원을 얻어 방향 없음에 응함 이를 신명이라 한다.
夫圓者,天也;方者,地也。天圓而無端,故不可得而觀;地方而無垠,故莫能窺其門。天化育而無形象,地生長而無計量,渾渾沉沉,孰知其藏。凡物有朕,唯道無朕。所以無朕者,以其無常形勢也。輪轉而無窮,象日月之運行,若春秋有代謝,若日月有晝夜,終而複始,明而複晦,莫能得其紀。制刑而無刑,故功可成;物物而不物,故勝而不屈。刑,兵之極也,至於無刑,可謂極之矣。是故大兵無創,與鬼神通,五兵不厲,天下莫之敢當。建鼓不出庫,諸侯莫不慴㥄沮膽其處。故廟戰者帝,神化者王。所謂廟戰者,法天道也;神化者,法四時也。修政于境內,而遠方慕其德;制勝于未戰,而諸侯服其威。內政治也。
무릇 둥근 것은 하늘이요 모난 것은 땅이다. 하늘은 둥글고 끝이 없으므로 얻어 볼 수 없고 땅은 모나고 가가 없으므로 그 문을 엿볼 수 있는 이가 없다. 하늘은 빚어 기르되 꼴과 형상이 없고 땅은 낳아 기르되 헤아림이 없어 흐리고 흐리며 깊고 깊으니 누가 그 감춤을 알랴. 무릇 물건에 조짐이 있으나 오직 도만 조짐이 없다. 조짐이 없는 까닭은 그 늘 그러한 꼴과 세가 없어서다. 바퀴처럼 굴러 다함이 없어 해와 달의 운행을 본뜨고 봄과 가을에 갈아듦이 있음 같으며 해와 달에 낮과 밤이 있음 같아 마치면 다시 비롯하고 밝으면 다시 어두워 그 벼리를 얻을 수 있는 이가 없다. 꼴을 제어하되 꼴이 없으므로 공을 이룰 수 있고 물건을 물건 되게 하되 물건 되지 않으므로 이기되 굽히지 않는다. 꼴은 군사의 극이니 꼴 없음에 이르면 극하였다 할 만하다. 이 때문에 큰 군사는 상함이 없어 귀신과 통하고 다섯 병기를 갈지 않아도 천하가 감히 맞설 수 없다. 세운 북이 곳간을 나가지 않아도 제후가 그 처한 곳에서 두려워 담이 떨어지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사당에서 싸우는 이는 제 노릇 하고 신령히 변화하는 이는 왕 노릇 한다. 이른바 사당에서 싸움은 하늘의 도를 본받음이요 신령히 변화함은 사철을 본받음이다. 지경 안에서 정사를 닦되 먼 지방이 그 덕을 사모하고 싸우기 전에 이김을 제어하되 제후가 그 위엄에 복종한다. 안의 정사가 다스려져서다.
古得道者,靜而法天地,動而順日月,喜怒而合四時,叫呼而比雷霆,音氣不戾八風,詘伸不獲五度。下至介鱗,上及毛羽,條修葉貫,萬物百族,由本至末,莫不有序。是故入小而不逼,處大而不窕,浸乎金石,潤乎草木,宇中六合,振豪之末,莫不順比。道之浸洽,滒淖纖微,無所不在,是以勝權多也。夫射,儀度不得,則格的不中;驥,一節不用,而千里不至。夫戰而不勝者,非鼓之日也,素行無刑久矣。故得道之兵,車不發軔,騎不被鞍,鼓不振塵,旗不解卷,甲不離矢,刃不嘗血,朝不易位,賈不去肆,農不離野。招義而責之,大國必朝,小城必下。因民之欲,乘民之力,而為之去殘除賊也。故同利相死,同情相成,同欲相助。順道而動,天下為向;因民而慮,天下為鬥。獵者逐禽,車馳人趨,各盡其力,無刑罰之威,而相為斥闉要遮者,同所利也;同舟而濟于江,卒遇風波,百族之子,捷捽招杼船,若左右手,不以相德,其憂同也。故明王之用兵也,為天下除害,而與萬民共用其利。民之為用,猶子之為父,弟之為兄。威之所加,若崩山決塘,敵孰敢當!故善用兵者,用其自為用也;不能用兵者,用其為己用也。用其自為用,則天下莫不可用也;用其為己用,所得者鮮矣。兵有三詆,治國家,理境內,行仁義,布德惠,立正法,塞邪隧,群臣親附,百姓和輯,上下一心,君臣同力,諸侯服其威,而四方懷其德。修政廟堂之上,而折沖千里之外,拱揖指捴,而天下回應,此用兵之上也。地廣民眾,主賢將忠,國富兵強,約束信,號令明,兩軍相當,鼓錞相望,未至兵交接刃,而敵奔亡,此用兵之次也。知土地之宜,羽險隘之利,明奇正之變,察行陳解贖之數,維枹綰而鼓之,白刃合,流矢接,涉血屬腸,輿死扶傷,流血千里,暴骸盈場,乃以決勝,此用兵之下也。
옛날 도를 얻은 이는 고요하면 하늘과 땅을 본받고 움직이면 해와 달에 순하며 기뻐하고 노함이 사철에 합하고 부르짖음이 우레에 견주며 소리와 기운이 여덟 바람에 어그러지지 않고 굽히고 폄이 다섯 도량을 벗어나지 않았다. 아래로 껍질과 비늘에 이르고 위로 털과 깃에 미쳐 가지가 뻗고 잎이 꿰이듯 만물과 온갖 무리가 근본으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차례 있지 않음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작은 데 들어도 다그치지 않고 큰 데 처하여도 헐겁지 않으며 쇠와 돌에 스미고 풀과 나무를 적셔 우주 안 육합에서 터럭 끝을 떨쳐도 순히 견주지 않음이 없었다. 도의 스미고 젖음이 걸쭉하고 가늘고 미세하여 있지 않은 데가 없으니 이 때문에 이기는 저울질이 많다. 무릇 쏨에 겨눔의 도량을 얻지 못하면 과녁에 맞지 않고 준마도 한 마디를 쓰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르지 못한다. 무릇 싸워 이기지 못함은 북 치는 날의 일이 아니라 본디 다님에 꼴이 없은 지 오래여서다. 그러므로 도를 얻은 군사는 수레가 굄목을 떼지 않고 기병이 안장을 얹지 않으며 북이 티끌을 떨치지 않고 깃발이 말린 것을 풀지 않으며 갑옷이 화살을 떠나지 않고 날이 피를 맛보지 않으며 조정이 자리를 바꾸지 않고 장사꾼이 가게를 떠나지 않으며 농부가 들을 떠나지 않는다. 의를 불러 꾸짖으면 큰 나라도 반드시 조회하고 작은 성도 반드시 내린다. 백성의 바람을 따르고 백성의 힘을 타 그들을 위해 해침을 없애고 도적을 없앤다. 그러므로 이익을 같이하면 서로 죽고 정을 같이하면 서로 이루며 바람을 같이하면 서로 돕는다. 도를 따라 움직이면 천하가 향하고 백성을 따라 헤아리면 천하가 싸운다. 사냥하는 이가 짐승을 쫓을 때 수레가 달리고 사람이 종종걸음 하여 저마다 그 힘을 다하고 형벌의 위엄이 없어도 서로 물리치고 막고 가로막음은 이로운 바가 같아서요 배를 같이하여 강을 건너다가 갑자기 바람과 물결을 만나면 온갖 겨레의 자식이 재빨리 잡아 노를 놀림이 왼손 오른손 같아 서로 덕으로 여기지 않음은 그 근심이 같아서다. 그러므로 밝은 왕이 군사를 씀은 천하를 위해 해를 없애고 만민과 더불어 그 이익을 함께 쓰는 것이다. 백성이 쓰임이 됨은 자식이 아비를 위하고 아우가 형을 위함 같다. 위엄이 더해지는 바는 산이 무너지고 둑이 터짐 같으니 적이 누가 감히 맞서랴! 그러므로 군사를 잘 쓰는 이는 그 스스로 쓰임 됨을 쓰고 군사를 잘 쓰지 못하는 이는 그 저를 위해 쓰임 됨을 쓴다. 그 스스로 쓰임 됨을 쓰면 천하에 쓸 수 없는 것이 없고 그 저를 위해 쓰임 됨을 쓰면 얻는 바가 드물다. 군사에 세 단계가 있으니 나라와 집을 다스리고 지경 안을 다스리며 인의를 행하고 덕과 은혜를 펴며 바른 법을 세우고 사악한 길을 막아 뭇 신하가 친히 붙고 백성이 화하고 모이며 위와 아래가 한마음이고 임금과 신하가 힘을 같이하여 제후가 그 위엄에 복종하고 사방이 그 덕을 품는다. 사당과 마루 위에서 정사를 닦되 천 리 밖에서 부딪침을 꺾고 팔짱 끼고 읍하며 가리키되 천하가 돌아 응함 이는 군사 씀의 위다. 땅이 넓고 백성이 많으며 임금이 어질고 장수가 충성되며 나라가 부유하고 군사가 강하며 언약이 미덥고 호령이 밝아 두 군이 서로 맞서 북과 징이 서로 바라보되 아직 병기를 사귀고 칼날을 맞대기 전에 적이 달아나 망함 이는 군사 씀의 다음이다. 흙과 땅의 마땅함을 알고 험하고 좁음의 이로움을 익히며 기이함과 바름의 변화에 밝고 다님과 진과 풀고 물림의 수를 살펴 북채를 잡고 매어 북 치되 흰 날이 합하고 흐르는 화살이 이어지며 피를 건너고 창자를 이으며 죽은 이를 싣고 상한 이를 부축하여 피가 천 리에 흐르고 드러난 뼈가 마당에 가득하고서야 이김을 결단함 이는 군사 씀의 아래다.
今夫天下皆知事治其末,而莫知務修其本,釋其根而樹其枝也。夫兵之所以佐勝者眾,而所以必勝者寡。甲堅兵利,車固馬良,畜積給足,士卒殷軫,此軍之大資也,而勝亡焉。明於星辰日月之運,刑德奇該之數,背鄉左右之便,此戰之助也,而全亡焉。良將之所以必勝者,恒有不原之智,不道之道,難以眾同也。夫論除謹,動靜時,吏卒辨,兵甲治,正行伍,連什伯,明鼓旗,此尉之官也。前後知險易,見敵知難易,發斥不忘遺,此候之官也。隧路亟,行輜治,賦丈均,處軍輯,井灶通,此司空之官也。收藏於後,遷舍不離,無淫輿,無遺輜,此輿之官也。凡此五官之於將也,猶身之有股肱手足也。必擇其人,技能其才,使官勝其任,人能其事。告之以政,申之以令,使之若虎豹之有爪牙,飛鳥之有六翮,莫不為用。然皆佐勝之具也,非所以必勝也。
이제 무릇 천하가 다 그 끝을 다스릴 줄 알고 그 근본 닦기에 힘쓸 줄 알지 못하니 그 뿌리를 놓고 그 가지를 심음이다. 무릇 군사가 이김을 돕는 것은 많으나 반드시 이기게 하는 것은 적다. 갑옷이 굳고 병기가 날카로우며 수레가 튼튼하고 말이 좋으며 쌓음이 넉넉하고 군졸이 많음 이는 군의 큰 밑천이나 이김은 거기 없다. 별과 해와 달의 운행과 형덕과 기이한 수와 등지고 향하고 왼쪽 오른쪽의 편함에 밝음 이는 싸움의 도움이나 온전함은 거기 없다. 좋은 장수가 반드시 이기는 까닭은 늘 근원할 수 없는 슬기와 말할 수 없는 도가 있어 무리와 같이하기 어려워서다. 무릇 논함이 삼가고 움직임과 고요함이 때에 맞으며 아전과 군졸이 가려지고 병기와 갑옷이 다스려지며 항과 오를 바로잡고 십과 백을 이으며 북과 깃발을 밝힘 이는 위의 벼슬이다. 앞뒤로 험하고 쉬움을 알고 적을 보아 어렵고 쉬움을 알며 척후를 내어 빠뜨림을 잊지 않음 이는 후의 벼슬이다. 길을 빠르게 하고 짐수레 다님을 다스리며 부역을 고르게 하고 군대 처함을 모으며 우물과 부뚜막을 통하게 함 이는 사공의 벼슬이다. 뒤에서 거두어 감추고 옮겨 머물되 떠나지 않으며 넘치는 수레가 없고 남긴 짐이 없음 이는 여의 벼슬이다. 무릇 이 다섯 벼슬이 장수에 대하여는 몸에 팔다리와 손발이 있음과 같다. 반드시 그 사람을 가려 그 재주를 재주 있게 하고 벼슬이 그 맡음을 이기게 하며 사람이 그 일에 능하게 한다. 정사로 알리고 명령으로 펴서 그들을 범과 표범에 발톱과 어금니가 있고 나는 새에 여섯 깃이 있음 같게 하면 쓰임이 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다 이김을 돕는 도구요 반드시 이기게 하는 까닭은 아니다.
兵之勝敗,本在於政。政勝其民,下附其上,則兵強矣;民勝其政,下畔其上,則兵弱矣。故德義足以懷天下之民,事業足以當天下之急,選舉足以得賢士之心,謀慮足以知強弱之勢,此必勝之本也。地廣人眾,不足以為強;堅甲利兵,不足以為勝;高城深池,不足以為固;嚴令繁刑,不足以為威。為存政者,雖小必存;為亡政者,雖大必亡。昔者楚人地,南卷沅、湘,北繞潁、泗,西包巴、蜀,東裹郯、淮,潁、汝以為洫,江、漢以為池,垣之以鄧林,綿之以方城,山高尋雲,溪肆無景,地利形便,卒民勇敢。蛟革犀兕,以為甲胄,修鎩短鏦,齊為前行,積弩陪後,錯車衛旁,疾如錐矢,合如雷電,解如風雨。然而兵殆于垂沙,眾破於栢舉。楚國之強,大地計眾,中分天下,然懷王北畏孟嘗君,背社稷之守,而委身強秦,兵挫地削,身死不還。二世皇帝,勢為天子,富有天下。人跡所至,舟楫所通,莫不為郡縣,然縱耳目之欲,窮侈靡之變,不顧百姓之饑寒窮匱也。興萬乘之駕,而作阿房之宮,發閭左之戍,收太半之賦,百姓之隨逮肆刑,挽輅首路死者,一旦不知千萬之數。天下敖然若焦熱,傾然若苦烈,上下不相寧,吏民不相憀。戍卒陳勝,興於大澤,攘臂袒右,稱為大楚,而天下回應。當此之時,非有牢甲利兵,勁弩強沖也,伐棘棗而為矜,周錐鑿而為刃,剡摲筡,奮儋钁,以當修戟強弩,攻城掠地,莫不降下,天下為之麋沸螘動,雲徹席捲,方數千里。勢位至賤,而器械甚不利,然一人唱而天下應之者,積怨在於民也。武王伐紂,東面而迎歲,至汜而水,至共頭而墜,彗星出而授殷人其柄。當戰之時,十日亂於上,風雨擊於中,然而前無蹈難之賞,而後無遁北之刑,白刃不畢拔而天下得矣。
군사의 이기고 짐은 근본이 정사에 있다. 정사가 그 백성을 이겨 아래가 그 위에 붙으면 군사가 강하고 백성이 그 정사를 이겨 아래가 그 위를 배반하면 군사가 약하다. 그러므로 덕과 의가 천하의 백성을 품기에 넉넉하고 일과 업이 천하의 급함을 감당하기에 넉넉하며 뽑아 씀이 어진 선비의 마음을 얻기에 넉넉하고 꾀와 헤아림이 강하고 약한 세를 알기에 넉넉함 이것이 반드시 이기는 근본이다. 땅이 넓고 사람이 많음은 강함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고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는 이김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으며 높은 성과 깊은 못은 굳음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고 엄한 명령과 번거로운 형벌은 위엄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다. 남는 정사를 하는 이는 비록 작아도 반드시 남고 망하는 정사를 하는 이는 비록 커도 반드시 망한다. 옛날 초나라 사람의 땅은 남으로 원수와 상수를 말고 북으로 영수와 사수를 두르며 서로 파·촉을 싸고 동으로 담·회를 감쌌으며 영수와 여수로 도랑을 삼고 강과 한수로 못을 삼으며 등림으로 담을 두르고 방성으로 이어 산이 높아 구름에 닿고 시내가 깊어 그림자가 없으며 땅이 이롭고 꼴이 편하며 군졸과 백성이 용감하였다. 교룡 가죽과 무소로 갑옷과 투구를 삼고 긴 창과 짧은 창으로 가지런히 앞줄을 삼으며 쌓인 쇠뇌가 뒤를 돕고 엇갈린 수레가 옆을 지켜 빠르기가 송곳 화살 같고 합하기가 우레와 번개 같으며 풀리기가 바람과 비 같았다. 그러나 군사가 수사에서 위태롭고 무리가 백거에서 깨졌다. 초나라의 강함은 땅을 크게 하고 무리를 헤아려 천하를 반으로 나누었으나 회왕이 북으로 맹상군을 두려워하여 사직의 지킴을 등지고 몸을 강한 진나라에 맡겨 군사가 꺾이고 땅이 깎이며 몸이 죽어 돌아오지 못하였다. 이세황제는 세가 천자가 되고 부유함이 천하를 두어 사람 자취가 이르는 곳과 배와 노가 통하는 곳이 군현이 되지 않음이 없었으나 귀와 눈의 바람을 놓고 사치의 변화를 극하며 백성의 주리고 춥고 궁하고 모자람을 돌아보지 않았다. 만승의 멍에를 일으켜 아방궁을 짓고 마을 왼쪽의 수자리를 내며 태반의 부세를 거두어 백성이 잡혀 형벌 받고 수레를 끌다 길머리에서 죽은 이가 하루아침에 천만의 수를 알 수 없었다. 천하가 애타기가 타는 듯하고 기울기가 매운 것에 괴로운 듯하여 위와 아래가 서로 편안하지 않고 아전과 백성이 서로 의지하지 않았다. 수자리 군졸 진승이 대택에서 일어나 팔을 걷고 오른쪽을 벗으며 대초라 일컬으니 천하가 돌아 응하였다. 이때를 당하여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와 굳센 쇠뇌와 강한 충거가 있지 않고 가시나무와 대추나무를 베어 창자루를 삼고 송곳과 끌을 갈아 날을 삼으며 대를 깎고 괭이를 떨쳐 긴 창과 강한 쇠뇌에 맞서 성을 치고 땅을 빼앗으매 항복하여 내리지 않음이 없어 천하가 그로 인해 죽 끓듯 개미 움직이듯 하고 구름처럼 걷히고 자리처럼 말려 사방 수천 리였다. 세와 자리가 지극히 천하고 기계가 매우 이롭지 않았으나 한 사람이 부르매 천하가 응한 것은 쌓인 원망이 백성에게 있어서다. 무왕이 주를 침에 동쪽을 향해 세성을 맞고 사수에 이르러 물이 나며 공두에 이르러 무너지고 살별이 나와 은나라 사람에게 그 자루를 주었다. 싸울 때를 당하여 열 해가 위에서 어지럽고 바람과 비가 가운데를 쳤으나 앞에 어려움을 밟는 상이 없고 뒤에 달아나 물러남의 형벌이 없었으되 흰 날을 다 뽑지 않고 천하를 얻었다.
是故善守者無與禦,而善戰者無與鬥,明於禁舍開塞之道,乘時勢,因民欲,而取天下。故善為政者積其德,善用兵者畜其怒;德積而民可用,怒畜而威可立也。故文之所以加者淺,則勢之所勝者小;德之所施者博,而威之所制者廣;威之所制者廣,則我強而敵弱矣。故善用兵者,先弱敵而後戰者也,故費不半而功自倍也。湯之地方七十裏而王者,修德也;智伯有千里之地而亡者,窮武也。故千乘之國,行文德者王;萬乘之國,好用兵者亡。故全兵先勝而後戰,敗兵先戰而後求勝。德均則眾者勝寡,力敵則智者勝愚,智侔則有數者禽無數。凡用兵者,必先自廟戰。主孰賢?將孰能?民孰附?國孰治?蓄積孰多?士卒孰精?甲兵孰利?器備孰便?故運籌於廟堂之上,而決勝乎千里之外矣。
이 때문에 잘 지키는 이는 더불어 막을 것이 없고 잘 싸우는 이는 더불어 싸울 것이 없으니 금하고 놓고 열고 막는 도에 밝아 때와 세를 타고 백성의 바람을 따라 천하를 취한다. 그러므로 정사를 잘하는 이는 그 덕을 쌓고 군사를 잘 쓰는 이는 그 노함을 쌓으니 덕이 쌓이면 백성을 쓸 수 있고 노함이 쌓이면 위엄을 세울 수 있다. 그러므로 문이 더해지는 바가 얕으면 세가 이기는 바가 작고 덕이 베풀어지는 바가 넓으면 위엄이 제어하는 바가 넓으며 위엄이 제어하는 바가 넓으면 나는 강하고 적은 약하다. 그러므로 군사를 잘 쓰는 이는 먼저 적을 약하게 한 뒤에 싸우므로 씀이 반이 못 되어도 공이 절로 곱이 된다. 탕이 땅 사방 칠십 리로 왕 노릇 함은 덕을 닦아서요 지백이 천 리 땅을 두고도 망함은 무력을 궁하게 해서다. 그러므로 천 승의 나라도 문과 덕을 행하면 왕 노릇 하고 만 승의 나라도 군사 쓰기를 좋아하면 망한다. 그러므로 온전한 군사는 먼저 이기고 뒤에 싸우며 패하는 군사는 먼저 싸우고 뒤에 이김을 구한다. 덕이 고르면 무리 많은 이가 적은 이를 이기고 힘이 맞서면 슬기로운 이가 어리석은 이를 이기며 슬기가 같으면 수 있는 이가 수 없는 이를 사로잡는다. 무릇 군사를 쓰는 이는 반드시 먼저 스스로 사당에서 싸운다. 임금은 누가 어진가. 장수는 누가 능한가. 백성은 누가 붙는가. 나라는 누가 다스려지는가. 쌓음은 누가 많은가. 군졸은 누가 정예인가. 갑옷과 병기는 누가 날카로운가. 그릇과 갖춤은 누가 편한가. 그러므로 사당과 마루 위에서 산가지를 놀려 천 리 밖에서 이김을 결단한다.
夫有形埒者,天下訟見之;有篇籍者,世人傳學之。此皆以形相勝者也。善形者弗法也,所貴道者,貴其無形也。無形則不可制迫也,不可度量也,不可巧詐也,不可規慮也。智見者,人為之謀;形見者,人為之功;眾見者,人為之伏;器見者,人為之備。動作周還,倨句詘伸,可巧詐者,皆非善者也。善者之動也,神出而鬼行,星耀而玄逐,進退詘伸,不見朕㙬,鸞舉麟振,鳳飛龍騰。發如秋風,疾如駭龍。當以生擊死,以盛乘衰,以疾掩遲,以飽制饑。若以水滅火,若以湯沃雪,何往而不遂!何之而不用達!在中虛神,在外漠志,運於無形,出於不意。與飄飄往,與忽忽來,莫知其所之;與條出,與間入,莫知其所集。卒如雷霆,疾如風雨,若從地出,若從天下,獨出獨入,莫能應圉。疾如鏃矢,何可勝偶?一晦一明,孰知其端緒!未見其發,固已至矣。
무릇 꼴과 테두리가 있는 것은 천하가 다투어 보고 편과 서적이 있는 것은 세상 사람이 전하여 배운다. 이는 다 꼴로 이기는 것이다. 꼴을 잘하는 이는 본받지 않으니 도를 귀히 여기는 까닭은 그 꼴 없음을 귀히 여겨서다. 꼴이 없으면 제어하고 다그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교묘히 속일 수 없고 그림쇠로 헤아릴 수 없다. 슬기가 보이면 사람이 그를 위해 꾀하고 꼴이 보이면 사람이 그를 위해 공을 세우며 무리가 보이면 사람이 그를 위해 엎드리고 그릇이 보이면 사람이 그를 위해 대비한다. 움직이고 지어 두루 돌며 굽고 곧고 굽히고 폄에 교묘히 속일 수 있는 것은 다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잘하는 이의 움직임은 신처럼 나오고 귀신처럼 다니며 별처럼 빛나고 검게 쫓아 나아가고 물러나고 굽히고 폄에 조짐이 보이지 않으며 난새가 들고 기린이 떨치며 봉황이 날고 용이 오르는 듯하다. 발함이 가을바람 같고 빠름이 놀란 용 같다. 마땅히 삶으로 죽음을 치고 성함으로 쇠함을 타며 빠름으로 더딤을 덮고 배부름으로 주림을 제어한다. 물로 불을 끄고 끓는 물을 눈에 부음 같으니 어디 간들 이루지 못하며 어디 간들 통달하여 쓰지 못하랴! 안으로 신을 비우고 밖으로 뜻을 담담히 하며 꼴 없음에 운행하고 뜻하지 않음에 나온다. 나부끼듯 가고 홀연히 오니 그 가는 바를 아는 이가 없고 가지처럼 나오고 틈처럼 드니 그 모이는 바를 아는 이가 없다. 갑작스럽기가 우레 같고 빠르기가 바람과 비 같아 땅에서 나온 듯 하늘에서 내려온 듯 홀로 나고 홀로 들어 응하고 막을 이가 없다. 빠르기가 화살촉 같으니 무엇으로 짝하여 이기랴. 한 번 어둡고 한 번 밝으니 누가 그 실마리를 알랴! 그 발함을 보기 전에 본디 이미 이른다.
故善用兵者,見敵之虛,乘而勿假也,追而勿舍也,迫而勿去也。擊其猶猶,陵其與與,疾雷不及塞耳,疾霆不暇掩目。善用兵,若聲之與響,若鏜之與鞈,眯不給撫,呼不給吸。當此之時,仰不見天,俯不見地,手不麾戈,兵不盡拔,擊之若雷,薄之若風,炎之若火,淩之若波。敵之靜不知其所守,動不知其所為。故鼓鳴旗麾,當者莫不廢滯崩阤,天下孰敢厲威抗節而當其前者!故淩人者勝,待人者敗,為人杓者死。兵靜則固,專一則威,分決則勇,心疑則北,力分則弱。故能分人之兵,疑人之心,則錙銖有餘;不能分人之兵,疑人之心,則數倍不足。故紂之卒,百萬之心;武王之卒,三千人皆專而一。故千人同心,則得千人力;萬人異心,則無一人之用。將卒吏民,動靜如身,乃可以應敵合戰。故計定而發,分決而動,將無疑謀,卒無二心,動無墮容,口無虛言,事無嘗試,應敵必敏,發動必亟。
그러므로 군사를 잘 쓰는 이는 적의 빈 데를 보면 타고 빌리지 않으며 쫓고 놓지 않으며 다그치고 떠나지 않는다. 그 머뭇거림을 치고 그 굼뜸을 능멸하니 빠른 우레는 귀를 막기에 미치지 못하고 빠른 벼락은 눈을 가릴 겨를이 없다. 군사를 잘 씀은 소리와 울림 같고 종과 북 같아 눈에 티 들어도 어루만질 겨를이 없고 내쉬고 들이쉴 겨를이 없다. 이때를 당하여 우러러 하늘이 보이지 않고 구부려 땅이 보이지 않으며 손이 창을 휘두르지 못하고 병기를 다 뽑지 못하는데 침이 우레 같고 다가옴이 바람 같으며 태움이 불 같고 능멸함이 물결 같다. 적이 고요하면 그 지킬 바를 알지 못하고 움직이면 그 할 바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북이 울고 깃발이 휘두르면 맞선 이가 무너지고 꺾이지 않음이 없으니 천하에 누가 감히 위엄을 갈고 절개를 겨루어 그 앞에 맞서랴! 그러므로 남을 능멸하는 이는 이기고 남을 기다리는 이는 지며 남의 자루 노릇 하는 이는 죽는다. 군사가 고요하면 굳고 오로지 하나면 위엄 있으며 나뉘어 결단하면 용맹하고 마음이 의심하면 물러나며 힘이 나뉘면 약하다. 그러므로 남의 군사를 나누고 남의 마음을 의심케 할 수 있으면 저울눈만 해도 남음이 있고 남의 군사를 나누고 남의 마음을 의심케 할 수 없으면 몇 곱이라도 넉넉하지 않다. 그러므로 주의 군졸은 백만의 마음이요 무왕의 군졸은 삼천 사람이 다 오로지하여 하나였다. 그러므로 천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천 사람의 힘을 얻고 만 사람이 마음을 달리하면 한 사람의 쓰임도 없다. 장수와 군졸과 아전과 백성이 움직이고 고요함이 한 몸 같아야 곧 적에 응하여 싸움을 합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헤아림이 정해진 뒤에 발하고 나뉨이 결단된 뒤에 움직이며 장수에게 의심스러운 꾀가 없고 군졸에게 두 마음이 없으며 움직임에 처진 모습이 없고 입에 빈말이 없으며 일에 시험 삼음이 없어 적에 응함이 반드시 민첩하고 발하여 움직임이 반드시 빠르다.
故將以民為體,而民以將為心。心誠則支體親刃,心疑則支體撓北。心不專一,則體不節動;將不誠心,則卒不勇敢。故良將之卒,若虎之牙,若兕之角,若鳥之羽,若蚈之足,可以行,可以舉,可以噬,可以觸。強而不相敗,眾而不相害,一心以使之也。故民誠從其令,雖少無畏;民不從令,雖眾為寡。故下不親上,其心不用;卒不畏將,其形不戰。守有必固,而攻有必勝,不待交兵接刃,而存亡之機固以形矣。
그러므로 장수는 백성으로 몸을 삼고 백성은 장수로 마음을 삼는다. 마음이 정성되면 팔다리가 칼날에 친하고 마음이 의심하면 팔다리가 흔들려 물러난다. 마음이 오로지 하나가 아니면 몸이 마디로 움직이지 않고 장수가 마음을 정성되게 하지 않으면 군졸이 용감하지 않다. 그러므로 좋은 장수의 군졸은 범의 어금니 같고 외뿔소의 뿔 같으며 새의 깃 같고 노래기의 발 같아 갈 수도 있고 들 수도 있으며 물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다. 강하되 서로 패하지 않고 많되 서로 해치지 않음은 한마음으로 부려서다. 그러므로 백성이 참으로 그 명령을 따르면 비록 적어도 두려움이 없고 백성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비록 많아도 적음이 된다. 그러므로 아래가 위를 친히 하지 않으면 그 마음이 쓰이지 않고 군졸이 장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 꼴이 싸우지 않는다. 지킴에 반드시 굳음이 있고 침에 반드시 이김이 있음은 병기를 사귀고 칼날을 맞대기를 기다리지 않고 남고 망하는 틀이 본디 이미 꼴 지어져서다.
兵有三勢,有二權。有氣勢,有地勢,有因勢。將充勇而輕敵,卒果敢而樂戰,三軍之眾,百萬之師,志厲青雲,氣如飄風,聲如雷霆,誠積逾而威加敵人,此謂之氣勢。硤路津關,大山名塞,龍蛇蟠,卻笠居,羊腸道,發笱門,一人守隘,而千人弗敢過也,此謂地勢。因其勞倦怠亂,饑渴凍暍,推其摿摿,擠其揭揭,此謂因勢。善用間諜,審錯規慮,設蔚施伏,隱匿其形,出於不意,敵人之兵無所適備,此謂知權。陳卒正,前行選,進退俱,什伍搏,前後不相撚,左右不相干,受刃者少,傷敵者眾,此謂事權。
군사에 세 세가 있고 두 저울질이 있다. 기운의 세가 있고 땅의 세가 있으며 따르는 세가 있다. 장수가 용맹이 차서 적을 가벼이 여기고 군졸이 과감하여 싸움을 즐기며 삼군의 무리와 백만의 군사가 뜻이 푸른 구름을 갈고 기운이 회오리바람 같으며 소리가 우레 같고 정성이 쌓여 넘쳐 위엄이 적에게 더해짐 이를 기운의 세라 한다. 좁은 길과 나루와 관문과 큰 산과 이름난 요새에 용과 뱀이 서리고 삿갓이 물러나 앉은 듯하며 양의 창자 같은 길과 통발 문 같은 데는 한 사람이 좁은 데를 지키면 천 사람이 감히 지나지 못함 이를 땅의 세라 한다. 그 수고롭고 게으르고 어지러움과 주리고 목마르고 얼고 더위 먹음을 따라 그 흔들림을 밀고 그 높이 든 것을 밀침 이를 따르는 세라 한다. 간첩을 잘 쓰고 꾀와 헤아림을 살펴 놓으며 숨김을 베풀고 매복을 두어 그 꼴을 숨기고 뜻하지 않음에 나와 적의 군사가 마땅히 대비할 바가 없음 이를 저울질을 안다 한다. 진과 군졸이 바르고 앞줄이 뽑히며 나아가고 물러남이 함께하고 십과 오가 붙어 앞뒤가 서로 엉키지 않고 왼쪽 오른쪽이 서로 간섭하지 않아 칼날 받는 이가 적고 적을 상하는 이가 많음 이를 일의 저울질이라 한다.
權勢必形,吏卒專精,選良用才,官得其人,計定謀決,明於死生,舉錯得失,莫不振驚,故攻不待沖隆雲梯而城拔,戰不至交兵接刃而敵破,明于必勝之攻也。故兵不必勝,不苟接刃;攻不必取,不為苟發。故勝定而後戰,鈴縣而後動。故眾聚而不虛散,兵出而不徒歸。唯無一動,動則淩天振地。抗泰山,蕩四海,鬼神移徙,鳥獸驚駭。如此,則野無校兵,國無守城矣。靜以合躁,治以待亂,無形而制有形,無為而應變,雖未能得勝於敵,敵不可得勝之道也。敵先我動,則是見其形也;彼躁我靜,則是疲其力也。形見則勝可制也,力疲則威可立也。視其所為,因與之化;觀其邪正,以制其命。餌之以所欲,以疲其足。彼若有間,急填其隙,極其變而束之,盡其節而仆之。敵若反靜,為之出奇,彼不吾應,獨盡其調。若動而應,有見所為,彼持後節,與之推移。彼有所積,必有所虧。精若轉左,陷其右陂。敵潰而走,後必可移。敵迫而不動,名之曰奄遲,擊之如雷霆,斬之若草木,耀之若火電,欲疾以速,人不及步鋗,車不及轉轂,兵如植木,弩如羊角,人雖眾多,勢莫敢格。
저울질과 세가 반드시 꼴 지고 아전과 군졸이 오로지 정예이며 좋은 이를 뽑고 재주를 쓰며 벼슬이 그 사람을 얻고 헤아림이 정해지고 꾀가 결단되며 죽고 삶에 밝고 들고 놓음의 얻고 잃음에 떨쳐 놀라지 않음이 없으므로 침에 충거와 구름사다리를 기다리지 않고 성이 빼앗기며 싸움에 병기를 사귀고 칼날을 맞댐에 이르지 않고 적이 깨지니 반드시 이기는 침에 밝아서다. 그러므로 군사가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구차히 칼날을 맞대지 않고 침이 반드시 취하지 않으면 구차히 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김이 정해진 뒤에 싸우고 저울에 단 뒤에 움직인다. 그러므로 무리가 모여 헛되이 흩어지지 않고 군사가 나가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다. 오직 한 번도 움직이지 않으면 모르되 움직이면 하늘을 능멸하고 땅을 떨친다. 태산을 들고 사해를 흔들며 귀신이 옮겨 가고 새와 짐승이 놀란다. 이 같으면 들에 맞설 군사가 없고 나라에 지킬 성이 없다. 고요함으로 조급함에 맞서고 다스림으로 어지러움을 기다리며 꼴 없음으로 꼴 있음을 제어하고 함이 없음으로 변화에 응하면 비록 적에게 이김을 얻지는 못하여도 적이 이길 수 없는 도다. 적이 나보다 먼저 움직이면 이는 그 꼴을 보임이요 저가 조급하고 내가 고요하면 이는 그 힘을 지치게 함이다. 꼴이 보이면 이김을 제어할 수 있고 힘이 지치면 위엄을 세울 수 있다. 그 하는 바를 보아 더불어 변화하고 그 사악하고 바름을 보아 그 목숨을 제어한다. 바라는 바로 미끼를 놓아 그 발을 지치게 한다. 저에게 틈이 있으면 급히 그 틈을 메우고 그 변화를 극하여 묶으며 그 마디를 다하여 엎는다. 적이 만약 도리어 고요하면 그를 위해 기이함을 내고 저가 나에게 응하지 않으면 홀로 그 고름을 다한다. 만약 움직여 응하고 하는 바를 보임이 있으면 저가 뒤의 마디를 지니니 더불어 밀어 옮긴다. 저에게 쌓인 바가 있으면 반드시 이지러진 바가 있다. 정예가 왼쪽으로 돌면 그 오른쪽 비탈을 무너뜨린다. 적이 무너져 달아나면 뒤에 반드시 옮길 수 있다. 적이 다그쳐도 움직이지 않으면 이름하여 가려 더디다 하니 침을 우레같이 하고 벰을 풀과 나무같이 하며 비춤을 불과 번개같이 하여 빠르고 재빠르고자 하면 사람이 발 옮길 겨를이 없고 수레가 바퀴통을 돌릴 겨를이 없으며 병기가 나무 심은 듯하고 쇠뇌가 양의 뿔 같아 사람이 비록 많아도 세가 감히 맞서지 못한다.
諸有象者,莫不可勝也;諸有形者,莫不可應也。是以聖人藏形于無,而游心於虛。風雨可障蔽,而寒暑不可開閉,以其無形故也。夫能滑淖精微,貫金石,窮至遠,放乎九天之上,蟠乎黃盧之下,唯無形者也。善用兵者,當擊其亂,不攻其治,是不襲堂堂之寇,不擊填填之旗。容未可見,以數相持,彼有死形,因而制之。敵人執數,動則就陰,以虛應實,必為之禽。虎豹不動,不入陷阱;麋鹿不動,不離罝罘;飛鳥不動,不絓網羅;魚鱉不動,不擐蜃喙。物未有不以動而制者也。是故聖人貴靜,靜則能應躁,後則能應先,數則能勝疏,博則能禽缺。故良將之用卒也,同其心,一其力,勇者不得獨進,怯者不得獨退。止如丘山,發如風雨,所淩必破,靡不毀沮,動如一體,莫之應圉。是故傷敵者眾,而手戰者寡矣。夫五指之更彈,不若卷手之一挃;萬人之更進,不如百人之俱至也。今夫虎豹便捷,熊羆多力,然而人食其肉而席其革者,不能通其知而壹其力也。夫水勢勝火,章華之台燒,以升勺沃而救之,雖涸井而竭池,無奈之何也;舉壺榼盆盎而以灌之,其滅可立而待也。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이기지 못할 것이 없고 꼴이 있는 것은 응하지 못할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성인은 꼴을 없음에 감추고 마음을 빔에 노닌다. 바람과 비는 가릴 수 있으나 추위와 더위는 열고 닫을 수 없으니 그 꼴이 없어서다. 무릇 미끄럽고 정하고 미세하여 쇠와 돌을 꿰고 지극히 멂을 궁구하며 구천 위에 놓이고 황천 아래 서릴 수 있음은 오직 꼴 없는 것이다. 군사를 잘 쓰는 이는 마땅히 그 어지러움을 치고 그 다스려짐을 치지 않으니 이는 당당한 도적을 엄습하지 않고 가지런한 깃발을 치지 않음이다. 모습을 아직 볼 수 없으면 수로 서로 버티고 저에게 죽는 꼴이 있으면 따라 제어한다. 적이 수를 잡고 움직이면 그늘에 나아가 빔으로 참에 응하니 반드시 사로잡힌다. 범과 표범이 움직이지 않으면 함정에 들지 않고 사슴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물에 걸리지 않으며 나는 새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물에 걸리지 않고 고기와 자라가 움직이지 않으면 낚싯바늘에 꿰이지 않는다. 물건은 움직임으로 제어되지 않는 것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성인은 고요함을 귀히 여기니 고요하면 조급함에 응할 수 있고 뒤에 하면 앞에 응할 수 있으며 촘촘하면 성김을 이길 수 있고 넓으면 이지러짐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장수가 군졸을 씀은 그 마음을 같이하고 그 힘을 하나로 하여 용맹한 이가 홀로 나아갈 수 없고 겁 많은 이가 홀로 물러날 수 없다. 그침이 언덕과 산 같고 발함이 바람과 비 같아 능멸하는 바는 반드시 깨지고 헐어 꺾이지 않음이 없으며 움직임이 한 몸 같아 응하고 막을 이가 없다. 이 때문에 적을 상하는 이는 많고 손으로 싸우는 이는 적다. 무릇 다섯 손가락이 번갈아 튕김은 주먹으로 한 번 침만 못하고 만 사람이 번갈아 나아감은 백 사람이 함께 이름만 못하다. 이제 무릇 범과 표범이 빠르고 곰이 힘 많으나 사람이 그 고기를 먹고 그 가죽을 깔고 앉음은 그 앎을 통하고 그 힘을 하나로 할 수 없어서다. 무릇 물의 세는 불을 이기나 장화의 대가 탈 때 되와 국자로 부어 구하면 비록 우물을 마르게 하고 못을 다하여도 어찌할 수 없고 병과 통과 동이와 항아리를 들어 부으면 그 꺼짐을 서서 기다릴 수 있다.
今人之與人,非有水火之勝也,而欲以少耦眾,不能成其功,亦明矣。兵家或言曰:「少可以耦眾。」此言所將,非言所戰也。或將眾而用寡者,勢不齊也;將寡而用眾者,用力諧也。若乃人盡其才,悉用其力,以少勝眾者,自古及今,未嘗聞也。神莫貴於天,勢莫便於地,動莫急於時,用莫利於人。凡此四者,兵之幹植也。然必待道而後行,可一用也。夫地利勝天時,巧舉勝地利,勢勝人。故任天者可迷也,任地者可束也,任人者可迫也,任人者可惑也。夫仁勇信廉,人之美才也,然勇者可誘也,仁者可奪也,信者易欺也,廉者易謀也。將眾者有一見焉,則為人禽矣。由此觀之,則兵以道理制勝,而不以人才之賢,亦自明矣。
이제 사람과 사람은 물과 불의 이김이 있지 않은데 적음으로 많음을 짝하려 하면 그 공을 이룰 수 없음이 또한 분명하다. 병가가 혹 말하기를 「적음으로 많음을 짝할 수 있다」 하나 이는 거느리는 바를 말함이요 싸우는 바를 말함이 아니다. 혹 많은 이를 거느리되 적게 쓰는 것은 세가 가지런하지 않아서요 적은 이를 거느리되 많이 쓰는 것은 힘 씀이 고루어서다. 만약 사람이 그 재주를 다하고 그 힘을 다 써서 적음으로 많음을 이긴 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듣지 못하였다. 신은 하늘보다 귀한 것이 없고 세는 땅보다 편한 것이 없으며 움직임은 때보다 급한 것이 없고 씀은 사람보다 이로운 것이 없다. 무릇 이 넷은 군사의 줄기다. 그러나 반드시 도를 기다린 뒤에 행해져 한결같이 쓸 수 있다. 무릇 땅의 이로움이 하늘의 때를 이기고 교묘히 듦이 땅의 이로움을 이기며 세가 사람을 이긴다. 그러므로 하늘에 맡기는 이는 홀릴 수 있고 땅에 맡기는 이는 묶을 수 있으며 사람에 맡기는 이는 다그칠 수 있고 사람에 맡기는 이는 홀릴 수 있다. 무릇 어짊과 용맹과 믿음과 청렴은 사람의 아름다운 재주이나 용맹한 이는 꾈 수 있고 어진 이는 빼앗을 수 있으며 미더운 이는 속이기 쉽고 청렴한 이는 꾀하기 쉽다. 무리를 거느리는 이에게 하나라도 보임이 있으면 남에게 사로잡힌다. 이로써 보면 군사는 도리로 이김을 제어하고 사람 재주의 어짊으로 하지 않음이 또한 절로 분명하다.
是故為麋鹿者,則可以罝罘設也;為魚鱉者,則可以網罟取也;為鴻鵠者,則可以矰繳加也;唯無形者,無可奈也。是故聖人藏于無原,故其情不可得而觀;運于無形,故其陳不可得而經。無法無儀,來而為之宜;無名無狀,變而為之象。深哉睭々,遠哉悠悠,且冬且夏,且春且秋,上窮至高之末,下測至深之底,變化消息,無所凝滯,建心乎窈冥之野,而藏志乎九旋之淵,雖有明目,孰能窺其情!兵之所隱議者,天道也;所圖畫者,地形也;所明言者,人事也;所以決勝者,鈐勢也。故上將之用兵也,上得天道,下得地利,中得人心,乃行之以機,發之以勢,是以無破軍敗兵。及至中將,上不知天道,下不知地利,專用人與勢,雖未必能萬全,勝鈐必多矣。下將之用兵也,博聞而自亂,多知而自疑,居則恐懼,發則猶豫,是以動為人禽矣。
이 때문에 사슴이 된 이는 그물로 베풀 수 있고 고기와 자라가 된 이는 그물로 취할 수 있으며 큰기러기와 고니가 된 이는 주살로 더할 수 있으나 오직 꼴 없는 이는 어찌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성인은 근원 없음에 감추므로 그 정을 얻어 볼 수 없고 꼴 없음에 운행하므로 그 진을 얻어 지날 수 없다. 법도 없고 위의도 없이 와서 그를 위해 마땅하게 하고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이 변하여 그를 위해 형상한다. 깊도다 그윽하고 멀도다 아득하니 또 겨울이고 또 여름이며 또 봄이고 또 가을이라 위로 지극히 높은 끝을 궁구하고 아래로 지극히 깊은 밑을 재며 변화하고 사라지고 자람에 엉겨 막히는 바가 없어 마음을 그윽하고 어두운 들에 세우고 뜻을 아홉 겹 못에 감추니 비록 밝은 눈이 있어도 누가 그 정을 엿볼 수 있으랴! 군사에서 숨겨 의논하는 바는 하늘의 도요 그려 내는 바는 땅의 꼴이며 밝게 말하는 바는 사람의 일이요 이김을 결단하는 까닭은 저울과 세다. 그러므로 위 장수가 군사를 씀은 위로 하늘의 도를 얻고 아래로 땅의 이로움을 얻으며 가운데로 사람 마음을 얻어 곧 틀로 행하고 세로 발하니 이 때문에 깨진 군과 패한 군사가 없다. 가운데 장수에 이르러서는 위로 하늘의 도를 알지 못하고 아래로 땅의 이로움을 알지 못하며 오로지 사람과 세를 쓰니 비록 반드시 만에 온전할 수는 없어도 이기는 저울질이 반드시 많다. 아래 장수가 군사를 씀은 널리 듣고 스스로 어지러우며 많이 알고 스스로 의심하여 있으면 두려워하고 발하면 머뭇거리니 이 때문에 움직이면 남에게 사로잡힌다.
今使兩人接刃,巧詘不異,而勇士必勝者,何也?其行之誠也。夫以巨斧擊桐薪,不待利時良日而後破之。加巨斧於桐薪之上,而無人力之奉,雖順招搖,挾刑德,而弗能破者,以其無勢也。故水激則悍,矢激則遠。夫栝淇衛箘簵,載以銀錫,雖有薄縞之幨,腐荷之矰,然猶不能獨射也。假之筋角之力,弓弩之勢,則貫兕甲而徑於革盾矣。夫風之疾,至於飛屋折木,虛舉之下大遲,自上高丘,人之有所推也。是故善用兵者,勢如決積水於千仞之堤,若轉員石於萬丈之溪,天下見吾兵之必用也,則孰敢與我戰者!故百人之必死也,賢于萬人之必北也。況以三軍之眾,赴水火而不還踵乎!雖誂合刃於天下,誰敢在於上者!
이제 두 사람에게 칼날을 맞대게 하는데 교묘함과 서툶이 다르지 않으나 용맹한 선비가 반드시 이김은 어째서인가. 그 행함이 정성되어서다. 무릇 큰 도끼로 오동 섶을 치면 이로운 때와 좋은 날을 기다린 뒤에 깨뜨리지 않는다. 큰 도끼를 오동 섶 위에 얹고 사람 힘의 받듦이 없으면 비록 초요를 따르고 형덕을 끼어도 깨뜨릴 수 없음은 그 세가 없어서다. 그러므로 물이 격하면 사납고 화살이 격하면 멀다. 무릇 기위와 균로의 오늬에 은과 주석을 실어도 비록 얇은 명주 휘장이나 썩은 연잎 주살이 있어도 오히려 홀로 쏠 수 없다. 힘줄과 뿔의 힘과 활과 쇠뇌의 세를 빌리면 무소 갑옷을 꿰고 가죽 방패를 곧게 지난다. 무릇 바람의 빠름이 지붕을 날리고 나무를 꺾음에 이르나 헛되이 든 것은 아래로 매우 더디니 스스로 높은 언덕에서 내려옴은 사람이 미는 바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군사를 잘 쓰는 이는 세가 천 길 둑에서 쌓인 물을 틈 같고 만 길 시내에서 둥근 돌을 굴림 같으니 천하가 내 군사가 반드시 쓰임을 보면 누가 감히 나와 싸우랴! 그러므로 백 사람이 반드시 죽음은 만 사람이 반드시 물러남보다 어질다. 하물며 삼군의 무리로 물과 불에 나아가 발꿈치를 돌리지 않음이랴! 비록 천하에 칼날 합하기를 돋우어도 누가 감히 위에 있으랴!
所謂天數者,左青龍,右白虎,前朱雀,後玄武。所謂地利者,後生而前死,左牡而右牝。所謂人事者,慶賞信而刑罰必。動靜時,舉錯疾。此世傳之所以為儀錶者,固也,然而非所以生。儀錶者,因時而變化者也。是故處於堂上之陰,而知日月之次序;見瓶中之冰,而知天下之寒暑。夫物之所以相形者微,唯聖人達其至。故鼓不與於五音,而為五音主;水不與於五味,而為五味調;將軍不與于五官之事,而為五官督。故能調五音者,不與五音者也;能調五味者,不與五味者也;能治五官之事者,不可揆度者也。是故將軍之心,滔滔如春,曠曠如夏,湫漻如秋,典凝如冬,因形而與之化,隨時而與之移。夫景不為曲物直,響不為清音濁。觀彼之所以來,各以其勝應之。是故扶義而動,推理而行,掩節而斷割,因資而成功。使彼知吾所出,而不知吾所入;知吾所舉,而不知吾所集。始如狐狸,彼故輕來;合如兕虎,敵故奔走。夫飛鳥之摯也,俯其首;猛獸之攫也,匿其爪;虎豹不外其爪,而噬不見齒。故用兵之道,示之以柔,而迎之以剛;示之以弱,而乘之以強;為之以歙,而應之以張;將欲西,而示之以東;先忤而後合,前冥而後明。若鬼之無跡,若水之無創。故所向非所之也,所見非所謀也。舉措動靜,莫能識也。若雷之擊,不可為備。所用不復,故勝可百全。與玄明通,莫知其門,是謂至神。
이른바 하늘의 수란 왼쪽이 청룡이요 오른쪽이 백호이며 앞이 주작이요 뒤가 현무다. 이른바 땅의 이로움이란 뒤가 삶이고 앞이 죽음이며 왼쪽이 수컷이고 오른쪽이 암컷이다. 이른바 사람의 일이란 경사와 상이 미덥고 형벌이 반드시 함이다. 움직임과 고요함이 때에 맞고 들고 놓음이 빠르다. 이는 세상이 전하여 위의와 표로 삼는 바로 본디 그러하나 나는 까닭은 아니다. 위의와 표란 때를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루 위 그늘에 처하여 해와 달의 차례를 알고 병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의 춥고 더움을 안다. 무릇 물건이 서로 꼴 짓는 까닭은 미세하니 오직 성인만 그 지극함에 통달한다. 그러므로 북은 다섯 음에 관여하지 않되 다섯 음의 주인이 되고 물은 다섯 맛에 관여하지 않되 다섯 맛을 고르며 장군은 다섯 벼슬의 일에 관여하지 않되 다섯 벼슬을 살핀다. 그러므로 다섯 음을 고를 수 있는 이는 다섯 음에 관여하지 않는 이요 다섯 맛을 고를 수 있는 이는 다섯 맛에 관여하지 않는 이며 다섯 벼슬의 일을 다스릴 수 있는 이는 헤아릴 수 없는 이다. 이 때문에 장군의 마음은 도도하기가 봄 같고 넓기가 여름 같으며 맑기가 가을 같고 굳게 엉기기가 겨울 같아 꼴을 따라 더불어 변화하고 때를 따라 더불어 옮긴다. 무릇 그림자는 굽은 물건을 위해 곧아지지 않고 울림은 맑은 소리를 위해 흐려지지 않는다. 저가 오는 까닭을 보아 저마다 그 이기는 것으로 응한다. 이 때문에 의를 붙들어 움직이고 이치를 밀어 행하며 마디를 가려 결단하여 가르고 밑천을 따라 공을 이룬다. 저로 하여금 내가 나오는 바는 알되 내가 드는 바는 알지 못하게 하고 내가 드는 바는 알되 내가 모이는 바는 알지 못하게 한다. 시작은 여우와 살쾡이 같아 저가 그러므로 가벼이 오고 합할 때는 외뿔소와 범 같아 적이 그러므로 달아난다. 무릇 나는 새가 채는 것은 그 머리를 숙이고 맹수가 잡는 것은 그 발톱을 감추며 범과 표범은 그 발톱을 밖에 내지 않고 물어도 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사 쓰는 도는 부드러움을 보이고 굳셈으로 맞으며 약함을 보이고 강함으로 타며 오므림으로 하고 폄으로 응하며 장차 서쪽으로 가려 하면서 동쪽을 보이고 먼저 거스른 뒤에 합하며 앞서 어둡고 뒤에 밝다. 귀신에 자취 없음 같고 물에 상함 없음 같다. 그러므로 향하는 바가 가는 바가 아니요 보이는 바가 꾀하는 바가 아니다. 들고 놓고 움직이고 고요함을 알 수 있는 이가 없다. 우레의 침 같아 대비할 수 없다. 쓰는 바를 되풀이하지 않으므로 이김이 백 번 온전할 수 있다. 검은 밝음과 통하여 그 문을 아는 이가 없으니 이를 지극한 신이라 한다.
兵之所以強者,民也;民之所以必死者,義也;義之所以能行者,威也。是故合之以文,齊之以武,是謂必取。威儀並行,是謂至強。夫人之所樂者,生也;而所憎者,死也。然而高城深池,矢石若雨,平原廣澤,白刃交接,而卒爭先合者,彼非輕死而樂傷也,為其賞信而罰明也。是故上視下如子,則下視上如父;上視下如弟,則下視上如兄。上視下如子,則必王四海;下視上如父,則必正天下。上親下如弟,則不難為之死;下視上如兄,則不難為之亡。是故父子兄弟之寇,不可與鬥者,積恩先施也。故四馬不調,造父不能以致遠;弓矢不調,羿不能以必中;君臣乘心,則孫子不能以應敵。是故內修其政,以積其德;外塞其醜,以服其威;察其勞佚,以知其飽饑。故戰日有期,視死若歸。故將必與卒同甘苦,俟饑寒,故其死可得而盡也。故古之善將者,必以其身先之。暑不張蓋,寒不被裘,所以程寒暑也;險隘不乘,上陵必下,所以齊勞佚也;軍食孰然後敢食,軍井通然後敢飲,所以同饑渴也;合戰必立矢射之所及,以共安危也。故良將之用兵也,常以積德擊積怨,以積愛擊積憎,何故而不勝!
군사가 강한 까닭은 백성이요 백성이 반드시 죽는 까닭은 의며 의가 행해질 수 있는 까닭은 위엄이다. 이 때문에 문으로 합하고 무로 가지런히 함 이를 반드시 취함이라 하며 위엄과 위의가 아울러 행함 이를 지극한 강함이라 한다. 무릇 사람이 즐기는 바는 삶이요 미워하는 바는 죽음이다. 그러나 높은 성과 깊은 못에 화살과 돌이 비 같고 평평한 들과 넓은 못에 흰 날이 사귀는데 군졸이 먼저 합하기를 다툼은 저가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상함을 즐겨서가 아니라 그 상이 미덥고 벌이 밝아서다. 이 때문에 위가 아래 보기를 자식같이 하면 아래가 위 보기를 아비같이 하고 위가 아래 보기를 아우같이 하면 아래가 위 보기를 형같이 한다. 위가 아래 보기를 자식같이 하면 반드시 사해에 왕 노릇 하고 아래가 위 보기를 아비같이 하면 반드시 천하를 바로잡는다. 위가 아래 친하기를 아우같이 하면 그를 위해 죽기를 어려워하지 않고 아래가 위 보기를 형같이 하면 그를 위해 망하기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비와 자식과 형과 아우 같은 도적과는 더불어 싸울 수 없으니 쌓인 은혜를 먼저 베풀어서다. 그러므로 네 말이 고르지 않으면 조보도 멀리 이를 수 없고 활과 화살이 고르지 않으면 예도 반드시 맞힐 수 없으며 임금과 신하가 마음을 타면 손자도 적에 응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안으로 그 정사를 닦아 그 덕을 쌓고 밖으로 그 추함을 막아 그 위엄을 복종시키며 그 수고롭고 편안함을 살펴 그 배부르고 주림을 안다. 그러므로 싸울 날에 기약이 있어 죽음 보기를 돌아감같이 한다. 그러므로 장수는 반드시 군졸과 달고 씀을 같이하고 주림과 추위를 함께하므로 그 죽음을 얻어 다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옛날 장수를 잘한 이는 반드시 그 몸으로 앞섰다. 더워도 덮개를 펴지 않고 추워도 갖옷을 입지 않음은 춥고 더움을 헤아리는 까닭이요 험하고 좁은 데서 타지 않고 언덕에 오르면 반드시 내림은 수고롭고 편안함을 가지런히 하는 까닭이며 군의 밥이 익은 뒤에 감히 먹고 군의 우물이 통한 뒤에 감히 마심은 주리고 목마름을 같이하는 까닭이고 싸움을 합할 때 반드시 화살이 미치는 곳에 섬은 편안함과 위태함을 함께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좋은 장수가 군사를 씀은 늘 쌓인 덕으로 쌓인 원망을 치고 쌓인 사랑으로 쌓인 미움을 치니 무슨 까닭으로 이기지 못하랴!
主之所求於民者二:求民為之勞也,欲民為之死也。民之所望於主者三:饑者能食之,勞者能息之,有功者能德之。民以償其二積,而上失其三望,國雖大,人雖眾,兵猶且弱也。若苦者必得其樂,勞者必得其利,斬首之功必全,死事之後必賞,四者既信於民矣,主雖射雲中之鳥,而釣深淵之魚,彈琴瑟,聲鍾竽,敦六博,投高壺,兵猶且強,令猶且行也。是故上足仰,則下可用也;德足慕,則威可立也。
임금이 백성에게 구하는 것은 둘이니 백성이 그를 위해 수고롭기를 구하고 백성이 그를 위해 죽기를 바란다. 백성이 임금에게 바라는 것은 셋이니 주린 이를 먹일 수 있고 수고로운 이를 쉬게 할 수 있으며 공 있는 이를 덕으로 여길 수 있음이다. 백성이 그 두 쌓임을 갚는데 위가 그 세 바람을 잃으면 나라가 비록 크고 사람이 비록 많아도 군사는 오히려 약하다. 만약 괴로운 이가 반드시 그 즐거움을 얻고 수고로운 이가 반드시 그 이익을 얻으며 머리 벤 공이 반드시 온전하고 일에 죽은 이의 뒤에 반드시 상 주어 넷이 이미 백성에게 미더우면 임금이 비록 구름 속의 새를 쏘고 깊은 못의 고기를 낚으며 거문고와 비파를 타고 종과 우를 울리며 육박을 두고 투호를 하여도 군사는 오히려 강하고 명령은 오히려 행해진다. 이 때문에 위가 우러르기에 넉넉하면 아래를 쓸 수 있고 덕이 사모하기에 넉넉하면 위엄을 세울 수 있다.
將者必有三隧、四義、五行、十守。所謂三隧者,上知天道,下習地形,中察人情。所謂四義者,便國不負兵,為主不顧身,見難不畏死,決疑不辟罪。所謂五行者,柔而不可卷也,剛而不可折也,仁而不可犯也,信而不可欺也,勇而不可淩也。所謂十守者,神清而不可濁也,謀遠而不可慕也,操固而不可遷也,知明而不可蔽也,不貪於貨,不淫於物,不嚂於辯,不推于方,不可喜也,不可怒也。是謂至於,窈窈冥冥,孰知其情!發必中銓,言必合數,動必順時,解必中揍。通動靜之機,明開塞之節,審舉措之利害,若合符節。疾如彍弩,勢如發矢。一龍一蛇,動無常體,莫見其所中,莫知其所窮。攻則不可守,守則不可攻。
장수는 반드시 세 통함과 네 의와 다섯 행함과 열 지킴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세 통함이란 위로 하늘의 도를 알고 아래로 땅의 꼴을 익히며 가운데로 사람의 정을 살핌이다. 이른바 네 의란 나라를 편하게 하되 군사를 저버리지 않고 임금을 위하되 몸을 돌아보지 않으며 어려움을 보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의심을 결단하되 죄를 피하지 않음이다. 이른바 다섯 행함이란 부드럽되 말 수 없고 굳세되 꺾을 수 없으며 어질되 범할 수 없고 미덥되 속일 수 없으며 용맹하되 능멸할 수 없음이다. 이른바 열 지킴이란 신이 맑아 흐릴 수 없고 꾀가 멀어 사모할 수 없으며 잡음이 굳어 옮길 수 없고 앎이 밝아 가릴 수 없으며 재화를 탐하지 않고 물건에 넘치지 않으며 변론에 탐하지 않고 한쪽에 밀리지 않으며 기쁘게 할 수 없고 노하게 할 수 없음이다. 이를 지극함에 이르렀다 하니 그윽하고 그윽하며 어둡고 어두워 누가 그 정을 알랴! 발하면 반드시 저울에 맞고 말하면 반드시 수에 합하며 움직이면 반드시 때에 순하고 풀면 반드시 모임에 맞는다. 움직임과 고요함의 틀에 통하고 열고 막음의 마디에 밝으며 들고 놓음의 이해를 살핌이 부절을 합함 같다. 빠르기가 당긴 쇠뇌 같고 세가 화살을 발함 같다. 한 번 용이 되고 한 번 뱀이 되어 움직임에 늘 그러한 몸이 없어 그 맞히는 바를 보는 이가 없고 그 궁하는 바를 아는 이가 없다. 치면 지킬 수 없고 지키면 칠 수 없다.
蓋聞善用兵者,必先修諸己,而後求諸人;先為不可勝,而後求勝;修己於人,求勝於敵。己未能治也,而攻人之亂,是猶以火救火,以水應水也。何所能制!今使陶人化而為埴,則不能成盆盎;工女化而為絲,則不能織文錦。同莫足以相治也,故以異為奇。兩爵相與鬥,未有死者也;鸇鷹至,則為之解,以其異類也。故靜為躁奇,治為亂奇,飽為饑奇,佚為勞奇。奇正之相應,若水火金木之代為雌雄也。善用兵者持五殺以應,故能全其勝;拙者處五死以貪,故動而為人禽。兵貴謀之不測也,形之隱匿也。出於不意,不可以設備也。謀見則窮,形見則制。
대개 듣건대 군사를 잘 쓰는 이는 반드시 먼저 저에게 닦은 뒤에 남에게 구하고 먼저 이길 수 없게 한 뒤에 이김을 구하니 저를 남에게 닦고 이김을 적에게 구한다. 저를 아직 다스릴 수 없으면서 남의 어지러움을 침은 이는 오히려 불로 불을 구하고 물로 물에 응함이니 무엇을 제어할 수 있으랴! 이제 옹기장이가 변하여 찰흙이 되면 동이를 이룰 수 없고 길쌈하는 여인이 변하여 실이 되면 무늬 비단을 짤 수 없다. 같음은 서로 다스리기에 넉넉하지 않으므로 다름으로 기이함을 삼는다. 두 참새가 서로 더불어 싸우면 죽는 것이 있지 않으나 새매가 이르면 그로 인해 풀리니 그 무리가 달라서다. 그러므로 고요함은 조급함의 기이함이 되고 다스림은 어지러움의 기이함이 되며 배부름은 주림의 기이함이 되고 편안함은 수고로움의 기이함이 된다. 기이함과 바름이 서로 응함은 물과 불과 쇠와 나무가 갈아들며 암수가 됨 같다. 군사를 잘 쓰는 이는 다섯 죽임을 지녀 응하므로 그 이김을 온전히 할 수 있고 서툰 이는 다섯 죽음에 처하여 탐하므로 움직이면 남에게 사로잡힌다. 군사는 꾀가 헤아려지지 않음과 꼴이 숨겨짐을 귀히 여긴다. 뜻하지 않음에 나오면 대비를 베풀 수 없다. 꾀가 보이면 궁하고 꼴이 보이면 제어된다.
故善用兵者,上隱之天,下隱之地,中隱之人。隱之天者,無不制也。何謂隱之天?大寒甚暑,疾風暴雨,大霧冥晦,因此而為變者也。何謂隱之地?山陵丘阜,林叢險阻,可以伏匿而不見形者也。何謂隱之人?蔽之於前,望之於後,出奇行陳之間,發如雷霆,疾如風雨,扌搴巨旗,止鳴鼓,而出入無形,莫知其端緒者也。故前後正齊,四方如繩,出入解續,不相越淩,翼輕邊利,或前或後,離合散聚,不失行伍,此善修行陳者也。明於奇正賌、該陰陽、刑德、五行、望氣、候星、龜策、禨祥,此善為天道者也。設規慮,施蔚伏,見用水火,出珍怪,鼓噪軍,所以營其耳也。曳梢肆柴,揚塵起堨,所以營其目者,此善為詐佯者也。錞鉞牢重,固植而難恐,勢利而不能誘,死亡不能動,此善為充榦者也。剽疾輕悍,勇敢輕敵,疾若滅沒,此善用輕出奇者也。相地形,處次舍,治壁壘,審煙斥,居高陵,舍出處,此善為地形者也。因其饑渴凍暍,勞倦怠亂,恐懼窘步,乘之以選卒,擊之以宵夜,此善因時應變者也。易則用車,險則用騎,涉水多弓,隘則用弩,晝則多旌,夜則多火,晦冥多鼓,此善為設施者也。凡此八者,不可一無也,然而非兵之貴者也。
그러므로 군사를 잘 쓰는 이는 위로 하늘에 숨기고 아래로 땅에 숨기며 가운데로 사람에 숨긴다. 하늘에 숨기는 이는 제어하지 못함이 없다. 무엇을 하늘에 숨김이라 하는가. 큰 추위와 심한 더위와 빠른 바람과 사나운 비와 큰 안개와 어두움이니 이를 따라 변화를 하는 것이다. 무엇을 땅에 숨김이라 하는가. 산과 언덕과 둔덕과 숲과 덤불과 험한 곳이니 엎드려 숨어 꼴을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사람에 숨김이라 하는가. 앞에서 가리고 뒤에서 바라보며 진 사이에서 기이함을 내어 발함이 우레 같고 빠름이 바람과 비 같으며 큰 깃발을 뽑고 우는 북을 그치되 나고 듦에 꼴이 없어 그 실마리를 아는 이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뒤가 바르고 가지런하며 사방이 먹줄 같고 나고 듦에 풀고 이음이 서로 넘고 능멸하지 않으며 날개가 가볍고 가가 날카로워 혹 앞서고 혹 뒤서며 떨어지고 합하고 흩어지고 모이되 항과 오를 잃지 않음 이는 진 다니기를 잘 닦은 것이다. 기이함과 바름을 갖춤에 밝고 음양과 형덕과 오행과 기운 봄과 별 살핌과 거북과 시초와 조짐에 밝음 이는 하늘의 도를 잘하는 것이다. 꾀와 헤아림을 베풀고 숨김과 매복을 베풀며 물과 불 씀을 보이고 진귀하고 괴이한 것을 내며 군을 북치고 시끄럽게 함은 그 귀를 홀리는 까닭이다. 나뭇가지를 끌고 섶을 늘여 티끌을 날리고 흙먼지를 일으킴은 그 눈을 홀리는 까닭이니 이는 속이고 거짓 꾸미기를 잘하는 것이다. 징과 도끼가 굳고 무거우며 굳게 서서 겁주기 어렵고 세와 이익으로 꾈 수 없으며 죽고 망함으로 움직일 수 없음 이는 채우고 줄기 되기를 잘하는 것이다. 날래고 빠르고 가볍고 사나우며 용감하고 적을 가벼이 여기고 빠르기가 스러지듯 함 이는 가벼움을 써서 기이함을 냄을 잘하는 것이다. 땅꼴을 보고 머물 곳에 처하며 벽과 보루를 다스리고 연기와 척후를 살피며 높은 언덕에 있고 나고 처함에 머묾 이는 땅꼴을 잘하는 것이다. 그 주리고 목마르고 얼고 더위 먹음과 수고롭고 게으르고 어지러움과 두려워 걸음이 군색함을 따라 뽑은 군졸로 타고 밤에 침 이는 때를 따라 변화에 응함을 잘하는 것이다. 평탄하면 수레를 쓰고 험하면 기병을 쓰며 물을 건너면 활을 많이 하고 좁으면 쇠뇌를 쓰며 낮이면 깃발을 많이 하고 밤이면 불을 많이 하며 어두우면 북을 많이 함 이는 베풂을 잘하는 것이다. 무릇 이 여덟은 하나도 없을 수 없으나 군사에서 귀한 것은 아니다.
夫將者,必獨見獨知。獨見者,見人所不見也;獨知者,知人所不知也。見人所不見,謂之明;知人所不知,謂之神。神明者,先勝者也。先勝者,守不可攻,戰不可勝,攻不可守,虛實是也。上下有隙,將吏不相得,所持不直,卒心積不服,所謂虛也。主明將良,上下同心,氣意俱起,所謂實也。若以水投火,所當者陷,所薄者移,牢柔不相通而勝相奇者,虛實之謂也。故善戰者不在少,善守者不在小,勝在得威,敗在失氣。夫實則鬥,虛則走,盛則強,衰則北。吳王夫差地方二千里,帶甲七十萬,南與越戰,棲之會稽,北與齊戰,破之艾陵,西遇晉公,禽之黃池,此用民氣之實也。其後驕溢縱欲,拒諫喜諛,憢悍遂過,不可正喻,大臣怨懟,百姓不附,越王選卒三千人,禽之幹隧,因制其虛也。夫氣之有虛實也,若明之必晦也。故勝兵者非常實也,敗兵者非常虛也。善者能實其民氣,以待人之虛也;不能者虛其民氣,以待人之實也。故虛實之氣,兵之貴者也。
무릇 장수는 반드시 홀로 보고 홀로 안다. 홀로 봄이란 남이 보지 못하는 바를 봄이요 홀로 앎이란 남이 알지 못하는 바를 앎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바를 봄을 밝음이라 하고 남이 알지 못하는 바를 앎을 신이라 한다. 신과 밝음이란 먼저 이기는 것이다. 먼저 이김이란 지키면 칠 수 없고 싸우면 이길 수 없으며 치면 지킬 수 없음이니 빔과 참이 이것이다. 위와 아래에 틈이 있고 장수와 아전이 서로 얻지 못하며 지니는 바가 곧지 않고 군졸 마음에 복종하지 않음이 쌓임 이른바 빔이다. 임금이 밝고 장수가 좋으며 위와 아래가 한마음이고 기운과 뜻이 함께 일어남 이른바 참이다. 물을 불에 던짐 같아 맞선 것이 무너지고 다가온 것이 옮기며 굳음과 부드러움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서 이김이 서로 기이함은 빔과 참을 이름이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이는 적음에 있지 않고 잘 지키는 이는 작음에 있지 않으니 이김은 위엄을 얻음에 있고 짐은 기운을 잃음에 있다. 무릇 차면 싸우고 비면 달아나며 성하면 강하고 쇠하면 물러난다. 오왕 부차는 땅이 사방 이천 리요 갑옷 두른 이가 칠십만이라 남으로 월과 싸워 회계에 깃들게 하고 북으로 제와 싸워 애릉에서 깨뜨리며 서로 진나라 공을 만나 황지에서 사로잡았으니 이는 백성 기운의 참을 쓴 것이다. 그 뒤에 교만하고 넘쳐 바람을 놓고 간함을 물리치고 아첨을 기뻐하며 사납게 허물을 이루어 바로 깨우칠 수 없어 대신이 원망하고 백성이 붙지 않으니 월왕이 군졸 삼천을 뽑아 간수에서 사로잡았으니 그 빔을 따라 제어한 것이다. 무릇 기운에 빔과 참이 있음은 밝음이 반드시 어두워짐 같다. 그러므로 이기는 군사는 늘 차지 않고 패하는 군사는 늘 비지 않는다. 잘하는 이는 그 백성 기운을 채워 남의 빔을 기다릴 수 있고 잘하지 못하는 이는 그 백성 기운을 비워 남의 참을 기다린다. 그러므로 빔과 참의 기운은 군사에서 귀한 것이다.
凡國有難,君自宮召將,詔之曰:「社稷之命在將軍,即今國有難,願請子將而應之。」將軍受命,乃令祝史太卜齋宿三日,之太廟,鑽靈龜,卜吉日,以受鼓旗。君入設廟門,西面而立,將入廟門,趨至堂下,北面而立。主親操鉞,持頭,授將軍其柄,曰:「從此上至天者,將軍制之。」複操斧,持頭,授將軍其柄,曰:「從此下至淵者,將軍制之。」將已受斧鉞,答曰:「國不可從外治也,軍不可從中禦也。二心不可以事君,疑志不可以應敵。臣既以受制於前矣,鼓旗斧鉞之威,臣無還請。願君亦以垂一言之命於臣也。君若不許,臣不敢將。君若許之,臣辭而行。」乃爪鬋,設明衣也,鑿凶門而出。乘將軍車,載旌旗斧鉞,累若不勝。其臨敵決戰,不顧必死,無有二心。是故無天於上,無地於下,無敵於前,無主於後,進不求名,退不避罪,唯民是保,利合于主,國之實也,上將之道也。如此,則智者為之慮,勇者為之鬥,氣厲青雲,疾如馳騖。是故兵未交接而敵人恐懼,若戰勝敵奔,畢受功賞,吏遷官,益爵祿,割地而為調,決于封外,卒論斷於軍中。顧反于國,放旗以入斧鉞,報畢於君,曰:「軍無後治。」乃縞素辟舍,請罪於君。君曰:「赦之。」退,齋服。大勝三年反舍,中勝二年,下勝期年。兵之所加者,必無道國也,故能戰勝而不報,取地而不反。民不疾疫,將不夭死,五穀豐昌,風雨時節,戰勝於外,福生於內,是故名必成而後無餘害矣。
무릇 나라에 어려움이 있으면 임금이 몸소 궁에서 장수를 불러 조서하여 말한다. 「사직의 목숨이 장군에게 있소. 이제 나라에 어려움이 있으니 그대가 거느려 응하기를 청하오.」 장군이 명을 받으면 곧 축과 사와 태복에게 사흘 재계하고 묵게 하며 태묘에 가서 신령한 거북을 뚫어 길한 날을 점쳐 북과 깃발을 받게 한다. 임금이 사당 문에 들어 서쪽을 향해 서고 장수가 사당 문에 들어 종종걸음으로 마루 아래 이르러 북쪽을 향해 선다. 임금이 몸소 도끼를 잡고 머리를 쥐어 장군에게 그 자루를 주며 말한다. 「이로부터 위로 하늘에 이르기까지 장군이 제어하시오.」 다시 도끼를 잡고 머리를 쥐어 장군에게 그 자루를 주며 말한다. 「이로부터 아래로 못에 이르기까지 장군이 제어하시오.」 장수가 이미 도끼를 받고 대답한다. 「나라는 밖에서 다스릴 수 없고 군은 안에서 몰 수 없습니다. 두 마음으로 임금을 섬길 수 없고 의심하는 뜻으로 적에 응할 수 없습니다. 신이 이미 앞에서 제어를 받았으니 북과 깃발과 도끼의 위엄을 신은 돌려 청함이 없습니다. 바라건대 임금께서도 한마디 명을 신에게 드리우십시오. 임금께서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신은 감히 거느리지 못합니다. 임금께서 만약 허락하시면 신은 하직하고 갑니다.」 곧 손톱을 깎고 명의를 베풀며 흉문을 뚫고 나간다. 장군 수레를 타고 깃발과 도끼를 실으며 겹쳐 이기지 못할 듯한다. 그 적에 임하여 싸움을 결단함에 반드시 죽음을 돌아보지 않고 두 마음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위에 하늘이 없고 아래에 땅이 없으며 앞에 적이 없고 뒤에 임금이 없어 나아가 이름을 구하지 않고 물러나 죄를 피하지 않으며 오직 백성을 보전하고 이로움이 임금에 합하니 나라의 보배요 위 장수의 도다. 이 같으면 슬기로운 이가 그를 위해 헤아리고 용맹한 이가 그를 위해 싸워 기운이 푸른 구름을 갈고 빠르기가 달림 같다. 이 때문에 군사가 아직 사귀어 맞대기 전에 적이 두려워하며 만약 싸워 이기고 적이 달아나면 다 공과 상을 받아 아전은 벼슬을 옮기고 작위와 녹을 더하며 땅을 베어 나누고 봉 밖에서 결단하며 군졸은 군 가운데서 논하여 끊는다. 돌아보아 나라로 돌아오면 깃발을 놓고 도끼를 들이며 임금에게 아룀을 마치고 말한다. 「군에 뒤에 다스릴 것이 없습니다.」 곧 흰 옷으로 집을 피하고 임금에게 죄를 청한다. 임금이 말한다. 「용서하노라.」 물러나 재계하고 옷을 입는다. 크게 이기면 세 해에 집에 돌아오고 중간으로 이기면 두 해며 아래로 이기면 한 해다. 군사가 더해지는 곳은 반드시 도 없는 나라이므로 싸워 이겨도 갚음이 없고 땅을 취하여도 되돌리지 않는다. 백성이 돌림병 앓지 않고 장수가 일찍 죽지 않으며 오곡이 풍성하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으며 밖에서 싸워 이기고 안에서 복이 나니 이 때문에 이름이 반드시 이루어지고 뒤에 남은 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