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族訓
天設日月,列星辰,調陰陽,張四時,日以暴之,夜以息之,風以幹之,雨露以濡之。其生物也,莫見其所養而物長;其殺物也,莫見其所喪而物亡。此之謂神明。聖人象之,故其起福也,不見其所由而福起;其除禍也,不見其所以而禍除。遠之則邇,延之則疏;稽之弗得,察之不虛;日計無算,歲計有餘。夫濕之至也,莫見其形而炭已重矣;風之至也,莫見其象而木已動矣。日之行也,不見其移;騏驥倍日而馳,草木為之靡;縣烽未轉,而日在其前。故天之且風,草木未動而鳥已翔矣;其且雨也,陰曀未集而魚已噞矣。以陰陽之氣相動也。
하늘이 해와 달을 베풀고 별을 벌이며 음양을 고르고 사철을 펴서 낮으로 쬐고 밤으로 쉬게 하며 바람으로 말리고 비와 이슬로 적신다. 그 물건을 낳음에 그 기르는 바를 보는 이가 없어도 물건이 자라고 그 물건을 죽임에 그 잃는 바를 보는 이가 없어도 물건이 없어진다. 이를 신명이라 한다. 성인이 그것을 본뜨므로 그 복을 일으킴에 그 말미암는 바가 보이지 않아도 복이 일고 그 화를 없앰에 그 까닭이 보이지 않아도 화가 없어진다. 멀리하면 가깝고 늘이면 성기며 상고하여도 얻지 못하고 살피면 헛되지 않으며 날로 세면 셈이 없고 해로 세면 남음이 있다. 무릇 습기가 이름에 그 꼴을 보는 이가 없으나 숯이 이미 무겁고 바람이 이름에 그 형상을 보는 이가 없으나 나무가 이미 움직인다. 해의 다님은 그 옮김이 보이지 않으나 준마가 하루를 곱하여 달리면 풀과 나무가 그 때문에 쓰러지고 매단 봉화가 아직 옮기지 않았는데 해가 그 앞에 있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바람 불려 하매 풀과 나무가 아직 움직이지 않았는데 새가 이미 날고 장차 비 오려 하매 그늘이 아직 모이지 않았는데 고기가 이미 입을 벌린다. 음양의 기운으로 서로 움직여서다.
故寒暑燥濕,以類相從;聲響疾徐,以音應也。故《易》曰:「鳴鶴在陰,其子和之。」高宗諒暗,三年不言,四海之內寂然無聲;一言聲然,大動天下。是以天心呿唫者也,故一動其本而百枝皆應,若春雨之灌萬物也,渾然而流,沛然而施,無地而不澍,無物而不生。故聖人者懷天心,聲然能動化天下者也。故精誠感於內,形氣動於天,則景星見,黃龍下,祥鳳至,醴泉出,嘉穀生,河不滿溢,海不溶波。故《詩》云:「懷柔百神,及河嶠嶽。」逆天暴物,則日月薄蝕,五星失行,四時幹乖,晝冥宵光,山崩川涸,冬雷夏霜。《詩》曰:「正月繁霜,我心憂傷。」天之與人,有以相通也。
그러므로 춥고 덥고 마르고 젖음은 무리로 서로 따르고 소리와 울림과 빠름과 더딤은 음으로 응한다. 그러므로 「역」에 이르기를 「우는 학이 그늘에 있으니 그 새끼가 화답한다」 하였다. 고종이 상중에 세 해를 말하지 않으매 사해 안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었고 한마디 말이 소리 나매 천하가 크게 움직였다. 이 때문에 하늘 마음이 벌리고 다무는 것이니 그러므로 한 번 그 근본을 움직이면 온갖 가지가 다 응함이 봄비가 만물에 물 댐 같아 흐릿하게 흐르고 넉넉하게 베풀어 땅마다 대지 않음이 없고 물건마다 나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 마음을 품어 소리 나면 천하를 움직여 변화시킬 수 있는 이다. 그러므로 정성이 안에서 느끼고 꼴과 기운이 하늘에서 움직이면 경성이 보이고 누런 용이 내리며 상서로운 봉황이 이르고 단 샘이 나오며 아름다운 곡식이 나고 하수가 차 넘치지 않으며 바다가 물결을 녹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에 이르기를 「온갖 신을 품어 부드럽게 하니 하수와 높은 산에 미치네」 하였다. 하늘을 거스르고 물건을 사납게 하면 해와 달이 엷어져 먹히고 다섯 별이 다님을 잃으며 사철이 어그러지고 낮이 어둡고 밤이 밝으며 산이 무너지고 내가 마르며 겨울에 우레 치고 여름에 서리 내린다. 「시」에 이르기를 「사월에 서리가 잦으니 내 마음 근심하고 상하네」 하였다. 하늘과 사람은 서로 통함이 있다.
故國危亡而天文變,世惑亂而虹霓現,萬物有以相連,精祲有以相蕩也。故神明之事,不可以智巧為也,不可以筋力致也。天地所包,陰陽所嘔,雨露所濡,化生萬物,瑤碧玉珠,翡翠玳瑁,文彩明朗,潤澤若濡,摩而不玩,外而不渝,奚仲不能旅,魯般不能造,此謂之大巧。宋人有以象為其君為楮葉者,三年而成,莖柯豪芒,鋒殺顏澤,亂之楮葉之中而不可知也。列子曰:「使天地三年而成一葉,則萬物之有葉者寡矣。夫天地之施化也,嘔之而生,吹之而落,豈此契契哉!」故凡可度者,小也;可數者,少也。至大,非度所能及也,至眾,非數所能領也。故九州不可頃畝也,八極不可道里也,太山不可丈尺也,江海不可斗斛也。
그러므로 나라가 위태롭고 망하면 하늘 무늬가 변하고 세상이 홀리고 어지러우면 무지개가 나타나니 만물이 서로 이어짐이 있고 정한 기운이 서로 흔듦이 있다. 그러므로 신명의 일은 슬기와 교묘함으로 할 수 없고 힘줄과 힘으로 이르게 할 수 없다. 하늘과 땅이 싸는 바와 음양이 뿜는 바와 비와 이슬이 적시는 바로 만물이 변화하여 나니 옥과 벽옥과 구슬과 비취와 대모가 무늬와 채색이 밝고 윤택함이 젖은 듯하며 갈아도 닳지 않고 밖에 두어도 변하지 않아 해중도 늘일 수 없고 노반도 지을 수 없으니 이를 큰 교묘함이라 한다. 송나라 사람에 상아로 그 임금을 위해 닥나무 잎을 만든 이가 있어 세 해에 이루었는데 줄기와 가지와 터럭과 까끄라기와 뾰족함과 낯빛과 윤기가 닥나무 잎 가운데 섞어 두면 알 수 없었다. 열자가 말하였다. 「하늘과 땅이 세 해에 잎 하나를 이루게 하면 만물에 잎 있는 것이 적을 것이다. 무릇 하늘과 땅이 베풀어 변화함은 뿜으면 나고 불면 떨어지니 어찌 이렇게 애쓰랴!」 그러므로 무릇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작고 셀 수 있는 것은 적다. 지극히 큼은 헤아림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요 지극히 많음은 셈이 거느릴 수 있는 바가 아니다. 그러므로 아홉 주는 이랑으로 잴 수 없고 여덟 끝은 이수로 잴 수 없으며 태산은 자로 잴 수 없고 강과 바다는 말로 잴 수 없다.
故大人者,與天地合德,日月合明,鬼神合靈,與四時合信。故聖人懷天氣,抱天心,執中含和,不下廟堂而衍四海,變習易俗,民化而遷善,若性諸己,能以神化也。《詩》云:「神之聽之,終和且平。」夫鬼神視之無形,聽之無聲,然而郊天、望山川,禱祠而求福,雩兌而請雨,卜筮而決事。《詩》云:「神之格思,不可度思,矧可射思。」此之謂也。天致其高,地致其厚,月照其夜,日照其晝,陰陽化,列星朗,非其道而物自然。故陰陽四時,非生萬物也;雨露時降,非養草木也。神明接,陰陽和,而萬物生矣。故高山深林,非為虎豹也;大木茂枝,非為飛鳥也;流源千里,淵深百仞,非為蛟龍也。致其高崇,成其廣大,山居木棲,巢枝穴藏,水潛陸行,各得其所寧焉。
그러므로 큰 사람은 하늘과 땅과 덕을 합하고 해와 달과 밝음을 합하며 귀신과 신령함을 합하고 사철과 믿음을 합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 기운을 품고 하늘 마음을 안으며 가운데를 잡고 화함을 머금어 묘당을 내려가지 않고도 사해에 넘쳐 익힌 것을 변하고 풍속을 바꾸어 백성이 교화하여 착함으로 옮김이 제 성품 같으니 신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서다. 「시」에 이르기를 「신이 들으시니 마침내 화하고 또 평안하네」 하였다. 무릇 귀신은 보아도 꼴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으나 하늘에 교사하고 산천을 바라보며 빌어 복을 구하고 기우제로 비를 청하며 점쳐 일을 결단한다. 「시」에 이르기를 「신이 이르심을 헤아릴 수 없거늘 하물며 싫어할 수 있으랴」 하니 이를 이름이다. 하늘이 그 높음을 이르게 하고 땅이 그 두터움을 이르게 하며 달이 그 밤을 비추고 해가 그 낮을 비추며 음양이 변화하고 별이 밝음은 그 도가 아닌데 물건이 절로 그러하다. 그러므로 음양과 사철이 만물을 낳는 것이 아니요 비와 이슬이 때로 내림이 풀과 나무를 기르는 것이 아니다. 신명이 접하고 음양이 화하여 만물이 난다. 그러므로 높은 산과 깊은 숲이 범과 표범을 위해서가 아니요 큰 나무와 무성한 가지가 나는 새를 위해서가 아니며 흐름이 천 리에 근원하고 못이 백 길로 깊음이 교룡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 높음을 이르게 하고 그 넓고 큼을 이루매 산에 살고 나무에 깃들며 가지에 둥지 틀고 굴에 감추며 물에 잠기고 뭍에 다니어 저마다 그 편안한 바를 얻는다.
夫大生小,多生少,天之道也。故丘阜不能生雲雨,滎水不能生魚鱉者,小也。牛馬之氣蒸,生蟣虱;蟣虱之氣蒸,不能生牛馬。故化生於外,非生於內也。夫蛟龍伏寢於淵,而卵割於陵。螣蛇雄鳴於上風,雌鳴於下風而化成形,精之至也。故聖人養心,莫善於誠,至誠而能動化矣。今夫道者,藏精於內,棲神於心,靜漠恬淡,訟繆胸中,邪氣無所留滯,四枝節族,毛蒸理泄,則機樞調利,百脈九竅莫不順比,其所居神者得其位也,豈節拊而毛修之哉!
무릇 큼이 작음을 낳고 많음이 적음을 낳음은 하늘의 도다. 그러므로 언덕이 구름과 비를 낳을 수 없고 도랑물이 고기와 자라를 낳을 수 없음은 작아서다. 소와 말의 기운이 찌면 서캐와 이를 낳으나 서캐와 이의 기운이 쪄서는 소와 말을 낳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변화는 밖에서 나고 안에서 나지 않는다. 무릇 교룡이 못에 엎드려 자되 알은 언덕에서 깨진다. 등사는 수컷이 바람 위에서 울고 암컷이 바람 아래서 울어 변화하여 꼴을 이루니 정의 지극함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마음을 기름은 정성보다 좋은 것이 없어 지극히 정성되면 움직여 변화시킬 수 있다. 이제 무릇 도라는 것은 정을 안에 감추고 신을 마음에 깃들이며 고요하고 담담하여 가슴속에 얽힘이 없고 사악한 기운이 머물러 막힐 바가 없으며 팔다리와 마디와 겨레와 털이 찌고 결이 새면 곧 지도리가 고르고 이로워 온갖 맥과 아홉 구멍이 순히 견주지 않음이 없으니 그 깃든 신이 그 자리를 얻어서다. 어찌 마디를 두드리고 털을 닦아서겠는가!
聖主在上,廓然無形,寂然無聲,官府若無事,朝廷若無人。無隱士,無軼民,無勞役,無冤刑,四海之內,莫不仰上之德,象主之指,夷狄之國,重譯而至,非戶辯而家說之也,推其誠心,施之天下而已矣。《詩》曰:「惠此中國,以綏四方。」內順而外寧矣。太王亶父處邠,狄人攻之,杖策而去。百姓攜幼扶老,負釜甑,逾梁山,而國乎岐周,非令之所能召也。秦穆公為野人食駿馬肉之傷也,飲之美酒,韓之戰,以其死力報,非券之所責也。密子治亶父,巫馬期往觀化焉,見夜漁者,得小即釋之,非刑之所能禁也。孔子為魯司寇,道不拾遺,市買不豫賈,田漁皆讓長,而斑白不戴負,非法之所能致也。
성스러운 임금이 위에 있으면 훤하여 꼴이 없고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며 관부에 일이 없는 듯하고 조정에 사람이 없는 듯하다. 숨은 선비가 없고 흩어진 백성이 없으며 수고로운 부역이 없고 억울한 형벌이 없어 사해 안이 위의 덕을 우러르고 임금의 가리킴을 본뜨지 않음이 없으며 이적의 나라가 거듭 통역하여 이르니 집집이 따지고 가르쳐 달래서가 아니라 그 정성된 마음을 밀어 천하에 베풀 뿐이다. 「시」에 이르기를 「이 중국을 은혜롭게 하여 사방을 편안히 하네」 하였다. 안이 순하면 밖이 편안하다. 태왕 단보가 빈에 처하매 적인이 치니 지팡이를 짚고 떠났다. 백성이 어린것을 이끌고 늙은이를 부축하며 솥과 시루를 지고 양산을 넘어 기주에서 나라를 이루었으니 명령이 부를 수 있는 바가 아니다. 진 목공이 들 사람이 준마 고기를 먹고 상할까 하여 좋은 술을 마시게 하매 한나라의 싸움에 그 죽을힘으로 갚았으니 문서로 책할 바가 아니다. 복자가 단보를 다스리매 무마기가 가서 교화를 보니 밤에 고기 잡는 이가 작은 것을 얻으면 놓아 주었으니 형벌이 금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공자가 노나라 사구가 되매 길에서 떨어진 것을 줍지 않고 저자에서 값을 미리 부르지 않으며 밭 갈고 고기 잡는 이가 다 어른에게 사양하고 반백이 이고 지지 않았으니 법이 이르게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夫矢之所以射遠貫牢者,弩力也;其所以中的剖微者,正心也;賞善罰暴者,政令也;其所以能行者,精誠也。故弩雖強,不能獨中;令雖明,不能獨行;必自精氣所以與之施道。故攄道以被民,而民弗從者,誠心弗施也。天地四時,非生萬物也,神明接,陰陽和,而萬物生之。聖人之治天下,非易民性也,拊循其所有而滌蕩之,故因則大,化則細矣。禹鑿龍門,辟伊闕,決江濬河,東注之海,因水之流也。后稷墾草發菑,糞土樹穀,使五種各得其宜,因地之勢也。湯、武革車三百乘,甲卒三千人,討暴亂,制夏、商,因民之欲也。故能因,則無敵於天下矣。夫物有以自然,而後人事有治也。故良匠不能斫金,巧冶不能鑠木,金之勢不可斫;而木性不可鑠也。埏埴而為器,窬木而為舟,鑠鐵而為刃,鑄金而為鍾,因其可也。駕馬服牛,令雞司夜,令狗守門,因其自然也。民有好色之性,故有大婚之禮;有飲食之性,故有大饗之誼;有喜樂之性,故有鐘鼓管弦之音;有悲哀之性,故有衰絰哭踴之節。故先王之制法也,因民之所好而為之節文者也。因其好色而制婚姻之禮,故男女有別;因其喜音而正《雅》、《頌》之聲,故風俗不流;因其甯家室、樂妻子,教之以順,故父子有親;因其喜朋友而教之以悌,故長幼有序。然後修朝聘以明貴賤,饗飲習射以明長幼,時搜振旅以慣用兵也,入學庠序以修人倫。此皆人之所有於性,而聖人之所匠成也。
무릇 화살이 멀리 쏘아 굳은 것을 뚫는 까닭은 쇠뇌의 힘이요 과녁에 맞아 미세함을 쪼개는 까닭은 바른 마음이며 착함에 상 주고 사나움을 벌함은 정사와 명령이요 그 행해질 수 있는 까닭은 정성이다. 그러므로 쇠뇌가 비록 강해도 홀로 맞힐 수 없고 명령이 비록 밝아도 홀로 행해질 수 없으니 반드시 정한 기운으로 더불어 도를 베풀어야 한다. 그러므로 도를 펴 백성에게 입히되 백성이 따르지 않음은 정성된 마음이 베풀어지지 않아서다. 하늘과 땅과 사철이 만물을 낳는 것이 아니라 신명이 접하고 음양이 화하여 만물이 난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림은 백성의 성품을 바꿈이 아니라 그 있는 바를 어루만져 따르고 씻어 흔드는 것이므로 따르면 크고 변화시키면 잘다. 우가 용문을 뚫고 이궐을 열며 강을 트고 하수를 깊게 하여 동으로 바다에 부음은 물의 흐름을 따름이다. 후직이 풀을 개간하고 묵정밭을 일으키며 흙에 거름 주고 곡식을 심어 다섯 씨가 저마다 그 마땅함을 얻게 함은 땅의 세를 따름이다. 탕과 무왕이 혁거 삼백 승과 갑옷 입은 군졸 삼천으로 사납고 어지러움을 치고 하와 상을 제어함은 백성의 바람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따를 수 있으면 천하에 맞설 것이 없다. 무릇 물건에 절로 그러함이 있은 뒤에 사람의 일에 다스림이 있다. 그러므로 좋은 장인도 쇠를 깎을 수 없고 교묘한 대장장이도 나무를 녹일 수 없으니 쇠의 세는 깎을 수 없고 나무의 성품은 녹일 수 없다. 찰흙을 이겨 그릇을 만들고 나무를 파 배를 만들며 무쇠를 녹여 날을 만들고 쇠를 부어 종을 만듦은 그 될 만함을 따름이다. 말에 멍에 하고 소를 부리며 닭에게 밤을 맡기고 개에게 문을 지키게 함은 그 절로 그러함을 따름이다. 백성에게 빛을 좋아하는 성품이 있으므로 큰 혼인의 예가 있고 마시고 먹는 성품이 있으므로 큰 잔치의 의가 있으며 기뻐하고 즐기는 성품이 있으므로 종과 북과 관과 줄의 음이 있고 슬퍼하는 성품이 있으므로 상복과 곡하고 뛰는 마디가 있다. 그러므로 선왕이 법을 제정함은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따라 마디와 문을 한 것이다. 그 빛 좋아함을 따라 혼인의 예를 제정하였으므로 남녀에 분별이 있고 그 음악 좋아함을 따라 「아」와 「송」의 소리를 바로잡았으므로 풍속이 흐르지 않으며 그 집을 편안히 하고 아내와 자식을 즐거워함을 따라 순함으로 가르쳤으므로 아비와 자식에 친함이 있고 그 벗 좋아함을 따라 공손함으로 가르쳤으므로 어른과 아이에 차례가 있다. 그런 뒤에 조회와 빙문을 닦아 귀하고 천함을 밝히고 잔치와 활쏘기를 익혀 어른과 아이를 밝히며 때로 사냥하고 군사를 떨쳐 군사 씀에 익숙하게 하고 상서에 들어 사람의 윤리를 닦게 하였다. 이는 다 사람이 성품에 둔 바요 성인이 다듬어 이룬 바다.
故無其性,不可教訓;有其性,無其養,不能遵道。繭之性為絲,然非得工女煮以熱湯而抽其統紀,則不能成絲;卵之化為雛,非慈雌嘔暖覆伏,累日積久,則不能為雛;人之性有仁義之資,非聖人為之法度而教導之,則不可使向方。故先王之教也,因其所喜以勸善,因其所惡以禁奸。故刑罰不用,而威行如流;政令約省,而化耀如神。故因其性則天下聽從,拂其性則法縣而不用。昔者,五帝三王之蒞政施教,必用參五。何謂參五?仰取象於天,俯取度於地,中取法於人,乃立明堂之朝,行明堂之令,以調陰陽之氣,以和四時之節,以辟疾病之菑。俯視地理,以制度量,察陵陸水澤肥墽高下之宜,立事生財,以除饑寒之患。中考乎人德,以制禮樂,行仁義之道,以治人倫而除暴亂之禍。乃澄列金木水火土之性,故立父子之親而成家;別清濁五音六律相生之數,以立君臣之義而成國;察四時季孟之序,以立長幼之禮而成官。此之謂參。制君臣之義,父子之親,夫婦之辨,長幼之序,朋友之際,此之謂五。乃裂地而州之,分職而治之,築城而居之,割宅而異之,分財而衣食之,立大學而教誨之,夙興夜寐而勞力之。此治之綱紀也。
그러므로 그 성품이 없으면 가르칠 수 없고 그 성품이 있어도 그 기름이 없으면 도를 따를 수 없다. 고치의 성품이 실이 되나 길쌈하는 여인이 끓는 물에 삶아 그 실마리를 뽑음을 얻지 못하면 실을 이룰 수 없고 알이 변화하여 새끼가 되나 자애로운 어미가 따뜻이 품고 덮어 엎드려 날이 쌓이고 오래지 않으면 새끼가 될 수 없으며 사람의 성품에 인의의 밑천이 있으나 성인이 그를 위해 법도를 만들어 가르쳐 이끌지 않으면 방향으로 향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선왕의 가르침은 그 좋아하는 바를 따라 착함을 권하고 그 미워하는 바를 따라 간사함을 금하였다. 그러므로 형벌이 쓰이지 않아도 위엄이 행해짐이 흐름 같고 정사와 명령이 간략하고 덜려도 교화가 빛남이 신 같았다. 그러므로 그 성품을 따르면 천하가 듣고 따르며 그 성품을 거스르면 법이 걸려도 쓰이지 않는다. 옛날 오제와 삼왕이 정사에 임하고 가르침을 베풂에 반드시 셋과 다섯을 썼다. 무엇을 셋과 다섯이라 하는가. 우러러 하늘에서 형상을 취하고 구부려 땅에서 도량을 취하며 가운데로 사람에게서 법을 취하여 곧 명당의 조정을 세우고 명당의 명령을 행하여 음양의 기운을 고르고 사철의 마디를 화하며 질병의 재앙을 피하였다. 구부려 땅의 이치를 보아 도량을 제정하고 언덕과 뭍과 물과 못과 기름지고 메마르고 높고 낮음의 마땅함을 살펴 일을 세우고 재물을 내어 주리고 추운 근심을 없앴다. 가운데로 사람의 덕을 상고하여 예악을 제정하고 인의의 도를 행하여 사람의 윤리를 다스리고 사납고 어지러운 화를 없앴다. 곧 쇠와 나무와 물과 불과 흙의 성품을 맑게 벌였으므로 아비와 자식의 친함을 세워 집을 이루고 맑고 흐린 다섯 음과 여섯 율이 서로 낳는 수를 갈라 임금과 신하의 의를 세워 나라를 이루었으며 사철과 계절의 차례를 살펴 어른과 아이의 예를 세워 벼슬을 이루었다. 이를 셋이라 한다. 임금과 신하의 의와 아비와 자식의 친함과 남편과 아내의 분별과 어른과 아이의 차례와 벗의 즈음을 제정함 이를 다섯이라 한다. 곧 땅을 갈라 주를 만들고 직임을 나누어 다스리며 성을 쌓아 살고 집을 갈라 달리하며 재물을 나누어 입고 먹이고 태학을 세워 가르치며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힘을 다하였다. 이것이 다스림의 벼리다.
然得其人則舉,失其人則廢。堯治天下,政教平,德潤洽,在位七十載,乃求所屬天下之統,令四嶽揚側陋。四嶽舉舜而薦之堯。堯乃妻以二女,以觀其內;任以百官,以觀其外。既入大麓,烈風雷雨而不迷,乃屬以九子,贈以昭華之玉,而傳天下焉。以為雖有法度,而朱弗能統也。夫物未嘗有張而不馳,成而不毀者也。惟聖人能盛而不衰,盈而不虧。神農之初作琴也,以歸神;及其淫也,反其天心。夔之初作樂也,皆合六律而調五音,以通八風;及其衰也,以沉湎淫康,不顧政治,至於滅亡。蒼頡之初作書,以辯治百官,領理萬事,愚者得以不忘,智者得以志遠;至其衰也,為奸刻偽書,以解有罪,以殺不辜。湯之初作囿也,以奉宗廟鮮犞之具,簡士卒,習射禦,以戒不虞;及至其衰也,馳騁獵射,以奪民時,疲民之力。堯之舉禹、契、后稷、皋陶,政教平,奸宄息,獄訟止而衣食足,賢者勸善而不肖者懷其德;及至其末,朋黨比周,各推其與,廢公趨私,內外相推舉,奸人在朝,而賢者隱處。
그러나 그 사람을 얻으면 들리고 그 사람을 잃으면 폐한다. 요가 천하를 다스려 정사와 가르침이 평평하고 덕과 윤택함이 흡족하며 자리에 있은 지 일흔 해에 곧 천하의 통을 붙일 바를 구하여 사악에게 낮고 궁벽한 데서 뽑으라 하였다. 사악이 순을 들어 요에게 천거하였다. 요가 곧 두 딸을 아내로 주어 그 안을 보고 백관을 맡겨 그 밖을 보았다. 이미 큰 숲에 들어 매서운 바람과 우레와 비에도 홀리지 않으매 곧 아홉 아들을 붙이고 소화의 옥을 주어 천하를 전하였다. 비록 법도가 있어도 단주가 거느릴 수 없다 여겨서다. 무릇 물건은 일찍이 팽팽하되 늦추어지지 않고 이루되 헐리지 않는 것이 있지 않았다. 오직 성인만 성하되 쇠하지 않고 차되 이지러지지 않을 수 있다. 신농이 처음 거문고를 지음은 신에게 돌아가려 함이었으나 그 넘침에 미쳐서는 그 하늘 마음에 반하였다. 기가 처음 악을 지음은 다 여섯 율에 합하고 다섯 음을 골라 여덟 바람에 통하려 함이었으나 그 쇠함에 미쳐서는 술에 잠기고 즐김에 빠져 정사를 돌아보지 않아 멸망에 이르렀다. 창힐이 처음 글을 지음은 백관을 가려 다스리고 만사를 다스려 어리석은 이가 잊지 않을 수 있고 슬기로운 이가 뜻을 멀리할 수 있게 하려 함이었으나 그 쇠함에 이르러서는 간사하게 새기고 거짓 글을 지어 죄 있는 이를 풀고 죄 없는 이를 죽였다. 탕이 처음 동산을 만듦은 종묘의 신선한 제물을 받들고 군졸을 뽑아 활쏘기와 몰이를 익혀 뜻하지 않음에 경계하려 함이었으나 그 쇠함에 이르러서는 달리며 사냥하고 쏘아 백성의 때를 빼앗고 백성의 힘을 지치게 하였다. 요가 우와 설과 후직과 고요를 드니 정사와 가르침이 평평하고 간사함이 그치며 옥송이 그치고 옷과 먹을 것이 넉넉하여 어진 이가 착함을 권하고 못난 이가 그 덕을 품었으나 그 끝에 이르러서는 붕당이 두루 견주어 저마다 그 무리를 밀고 공변됨을 폐하고 사사로움으로 달리며 안팎이 서로 밀어 들어 간사한 사람이 조정에 있고 어진 이가 숨어 처하였다.
故《易》之失也,卦;《書》之失也,敷;樂之失也,淫;《詩》之失也,辟;禮之失也,責;《春秋》之失也,刺。天地之道,極則反,盈則損。五色雖朗,有時而渝;茂木豐草,有時而落;物有隆殺,不得自若。故聖人事窮而更為,法弊而改制,非樂變古易常也,將以救敗扶衰,黜淫濟非,以調天地之氣,順萬物之宜也。聖人天覆地載,日月照,陰陽調,四時化,萬物不同,無故無新,無疏無親,故能法天。天不一時,地不一利,人不一事,是以緒業不得不多端,趨行不得不殊方。五行異氣而皆適調,六藝異科而皆同道。溫惠柔良者,《詩》之風也;淳龐敦厚者,《書》之教也;清明條達者,《易》之義也;恭儉尊讓者,禮之為也;寬裕簡易者,樂之化也;刺幾辯義者,《春秋》之靡也。故《易》之失,鬼;樂之失,淫;《詩》之失,愚;《書》之失,拘;禮之失,忮;《春秋》之失,訾。六者,聖人兼用而財制之。失本則亂,得本則治。其美在和,其失在權。
그러므로 「역」의 잃음은 점이요 「서」의 잃음은 펼침이며 악의 잃음은 넘침이요 「시」의 잃음은 치우침이며 예의 잃음은 책함이요 「춘추」의 잃음은 찌름이다. 하늘과 땅의 도는 극하면 돌이키고 차면 덜린다. 다섯 빛이 비록 밝아도 때가 있어 변하고 무성한 나무와 풍성한 풀도 때가 있어 떨어지며 물건에 성함과 쇠함이 있어 스스로 같을 수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일이 궁하면 고쳐 하고 법이 해어지면 제도를 고치니 옛것을 변하고 늘 그러함을 바꾸기를 즐겨서가 아니라 장차 패함을 구하고 쇠함을 붙들며 넘침을 물리치고 그름을 건져 하늘과 땅의 기운을 고르고 만물의 마땅함에 순하려 함이다. 성인은 하늘처럼 덮고 땅처럼 실으며 해와 달처럼 비추고 음양처럼 고르며 사철처럼 변화하여 만물이 같지 않되 옛것도 없고 새것도 없으며 성김도 없고 친함도 없으므로 하늘을 본받을 수 있다. 하늘이 한 때가 아니고 땅이 한 이로움이 아니며 사람이 한 일이 아니니 이 때문에 실마리와 업이 많은 끝이 아닐 수 없고 나아가 행함이 다른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오행이 기운을 달리하되 다 맞고 고르며 육예가 과를 달리하되 다 도를 같이한다. 따뜻하고 은혜롭고 부드럽고 어짊은 「시」의 풍조요 순박하고 두텁고 도타움은 「서」의 가르침이며 맑고 밝고 조리 있게 통달함은 「역」의 뜻이요 공손하고 검소하고 높이고 사양함은 예의 함이며 너그럽고 넉넉하고 간략하고 쉬움은 악의 교화요 찌르고 살펴 의를 가림은 「춘추」의 흐름이다. 그러므로 「역」의 잃음은 귀신이요 악의 잃음은 넘침이며 「시」의 잃음은 어리석음이요 「서」의 잃음은 얽매임이며 예의 잃음은 시기함이요 「춘추」의 잃음은 헐뜯음이다. 여섯을 성인이 겸하여 쓰고 마름질하여 제어한다. 근본을 잃으면 어지럽고 근본을 얻으면 다스려진다. 그 아름다움은 화함에 있고 그 잃음은 저울질에 있다.
水火金木土穀,異物而皆任;規矩權衡準繩,異形而皆施;丹青膠漆,不同而皆用,各有所適,物各有宜。輪圓輿方,轅從衡橫,勢施便也;驂欲馳,服欲步,帶不厭新,鉤不厭故,處地宜也。《關睢》興於鳥,而君子美之,為其雌雄之不乖居也;《鹿鳴》興于獸,君子大之,取其見食而相呼也;泓之戰,軍敗君獲,而《春秋》大之,取其不鼓不成列也;宋伯姬坐燒而死,《春秋》大之,取其不逾禮而行也。成功立事,豈足多哉!方指所言而取一概焉爾。王喬、赤松,去塵埃之間,離群慝之紛,吸陰陽之和,食天地之精,呼而出故,吸而入新,虛輕舉,乘雲遊霧,可謂養性矣,而未可謂孝子也。周公誅管叔、蔡叔,以平國弭亂,可謂忠臣也,而未可謂弟也。湯放桀,武王伐紂,以為天下去殘除賊,可謂惠君,而未可謂忠臣矣。樂羊攻中山未能下,中山烹其子,而食之以示威,可謂良將,而未可謂慈父也。
물과 불과 쇠와 나무와 흙과 곡식은 물건을 달리하되 다 맡고 그림쇠와 곱자와 저울과 수준기와 먹줄은 꼴을 달리하되 다 베풀며 단사와 푸른 물감과 아교와 옻은 같지 않되 다 쓰이니 저마다 맞는 바가 있고 물건마다 마땅함이 있다. 바퀴는 둥글고 수레는 모나며 끌채는 세로이고 가로대는 가로임은 세와 베풂이 편해서요 곁말은 달리려 하고 안말은 걸으려 하며 띠는 새것을 싫어하지 않고 갈고리는 옛것을 싫어하지 않음은 처한 땅이 마땅해서다. 「관저」가 새에서 흥하되 군자가 아름답게 여김은 그 암수가 어긋나 살지 않음을 위해서요 「녹명」이 짐승에서 흥하되 군자가 크게 여김은 그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름을 취해서며 홍수의 싸움에 군이 패하고 임금이 사로잡혔으나 「춘추」가 크게 여김은 그 대열을 이루지 않았을 때 북 치지 않음을 취해서요 송나라 백희가 앉아서 타 죽었으나 「춘추」가 크게 여김은 그 예를 넘지 않고 행함을 취해서다. 공을 이루고 일을 세움이 어찌 많다 하기에 넉넉하랴! 바야흐로 가리켜 말하는 바에서 한 가닥을 취할 뿐이다. 왕교와 적송자는 티끌 사이를 떠나고 무리와 사악함의 어지러움을 떠나 음양의 화함을 마시고 하늘과 땅의 정을 먹으며 내쉬어 묵은 것을 내고 들이쉬어 새것을 들이며 비어 가벼이 들려 구름을 타고 안개에 노니니 성품을 길렀다 할 만하나 효자라 할 수는 없다. 주공이 관숙과 채숙을 베어 나라를 평정하고 어지러움을 그치게 하였으니 충신이라 할 만하나 아우라 할 수는 없다. 탕이 걸을 내치고 무왕이 주를 쳐 천하를 위해 해침을 없애고 도적을 없앴으니 은혜로운 임금이라 할 만하나 충신이라 할 수는 없다. 악양이 중산을 쳐 내릴 수 없으매 중산이 그 아들을 삶아 먹여 위엄을 보이니 좋은 장수라 할 만하나 자애로운 아비라 할 수는 없다.
故可乎可,而不可乎不可;不可乎不可,而可乎可。舜、許由異行而皆聖,伊尹、伯夷異道而皆仁,箕子、比干異趨而皆賢。故用兵者,或輕或重,或貪或廉,此四者相反,而不可一無也。輕者欲發,重者欲止,貪者欲取,廉者不利非其有。故勇者可令進鬥,而不可令持牢;重者可令埴固,而不可令淩敵;貪者可令進取,而不可令守職;廉者可令守分,而不可令進取;信者可令持約,而不可令應變。五者相反,聖人兼用而財使之。夫天地不包一物,陰陽不生一類。海不讓水潦以成其大,山不讓土石以成其高。夫守一隅而遺萬方,取一物而棄其餘,則所得者鮮矣,而所治者淺矣。
그러므로 될 만한 것은 되고 안 될 것은 안 되며 안 될 것은 안 되고 될 만한 것은 된다. 순과 허유는 행실을 달리하되 다 성스럽고 이윤과 백이는 도를 달리하되 다 어질며 기자와 비간은 나아감을 달리하되 다 어질다. 그러므로 군사를 쓰는 이는 혹 가볍고 혹 무거우며 혹 탐하고 혹 청렴하니 이 넷이 서로 반대이나 하나도 없을 수 없다. 가벼운 이는 발하려 하고 무거운 이는 그치려 하며 탐하는 이는 취하려 하고 청렴한 이는 제 것 아닌 것을 이롭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용맹한 이는 나아가 싸우게 할 수 있으나 굳게 지키게 할 수 없고 무거운 이는 굳게 하게 할 수 있으나 적을 능멸하게 할 수 없으며 탐하는 이는 나아가 취하게 할 수 있으나 직책을 지키게 할 수 없고 청렴한 이는 몫을 지키게 할 수 있으나 나아가 취하게 할 수 없으며 미더운 이는 언약을 지니게 할 수 있으나 변화에 응하게 할 수 없다. 다섯이 서로 반대이나 성인은 겸하여 쓰고 마름질하여 부린다. 무릇 하늘과 땅은 한 물건만 싸지 않고 음양은 한 무리만 낳지 않는다. 바다는 괸 물을 사양하지 않아 그 큼을 이루고 산은 흙과 돌을 사양하지 않아 그 높음을 이룬다. 무릇 한 모퉁이를 지키고 만 방향을 버리며 한 물건을 취하고 그 나머지를 버리면 얻는 바가 드물고 다스리는 바가 얕다.
治大者道不可以小,地廣者制不可以狹,位高者事不可以煩,民眾者教不可以苛。夫事碎難治也,法煩難行也,求多難澹也。寸而度之,至丈必差;銖而稱之,至石必過。石稱丈量,徑而寡失;簡絲數米,煩而不察。故大較易為智,曲辯難為慧。故無益於治,而有益於煩者,聖人不為;無益于用,而有益於費者,智者弗行也。故功不厭約,事不厭省,求不厭寡。功約,易成也;事省,易治也;求寡,易澹也。眾易之,于以任人,易矣。孔子曰:「小辯破言,小利破義,小藝破道,小見不達,必簡。」河以逶蛇,故能遠;山以陵遲,故能高;陰陽無為,故能和;道以優遊,故能化。
큰 것을 다스리는 이는 도가 작을 수 없고 땅이 넓은 이는 제도가 좁을 수 없으며 자리가 높은 이는 일이 번거로울 수 없고 백성이 많은 이는 가르침이 가혹할 수 없다. 무릇 일이 잘면 다스리기 어렵고 법이 번거로우면 행하기 어려우며 구함이 많으면 넉넉하기 어렵다. 치로 재면 길에 이르러 반드시 어긋나고 수로 달면 섬에 이르러 반드시 지나친다. 섬으로 달고 길로 재면 곧바르고 잃음이 적으며 실을 가리고 쌀을 세면 번거롭고 살피지 못한다. 그러므로 큰 얼개는 슬기 되기 쉽고 굽은 변론은 지혜 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다스림에 이익이 없고 번거로움에 이익이 있는 것은 성인이 하지 않고 씀에 이익이 없고 허비함에 이익이 있는 것은 슬기로운 이가 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은 간략함을 싫어하지 않고 일은 덜림을 싫어하지 않으며 구함은 적음을 싫어하지 않는다. 공이 간략하면 이루기 쉽고 일이 덜리면 다스리기 쉬우며 구함이 적으면 넉넉하기 쉽다. 무리가 쉽게 여기니 그로써 사람에게 맡김이 쉽다. 공자가 말하기를 「작은 변론은 말을 깨뜨리고 작은 이익은 의를 깨뜨리며 작은 재주는 도를 깨뜨리고 작은 봄은 통달하지 못하니 반드시 간략하라」 하였다. 하수는 구불구불하므로 멀 수 있고 산은 비스듬하므로 높을 수 있으며 음양은 함이 없으므로 화할 수 있고 도는 넉넉히 노니므로 변화할 수 있다.
夫徹於一事,察於一辭,審於一技,可以曲說,而未可廣應也。蓼菜成行,甂甌有𦳚,稱薪而爨,數米而炊,可以治小,而未可以治大也。員中規,方中矩,動成獸,止成文,可以愉舞,而不可以陳軍。滌杯而食,洗爵而飲,盥而後饋,可以養少,而不可以饗眾。今夫祭者,屠割烹殺,剝狗燒豕,調平五味者,庖也;陳簠簋,列樽俎,設籩豆者,祝也;齊明盛服,淵默而不言,神之所依者,屍也。宰、祝雖不能,屍不越樽俎而代之。故張瑟者,小弦急而大弦緩;立事者,賤者勞而貴者逸。舜為天子,彈五弦之琴,歌《南風》之詩,而天下治。周公肴臑不收於前,鐘鼓不解於懸,而四夷服。趙政晝決獄而夜理書,御史冠蓋接於郡縣,覆稽趨留,戍五嶺以備越,築修城以守胡,然奸邪萌生,盜賊群居,事愈煩而亂愈生。
무릇 한 일에 통하고 한 말에 살피며 한 재주에 살핌은 굽은 설은 할 수 있으나 널리 응할 수 없다. 여뀌 나물이 줄을 이루고 사발에 아가리가 있으며 섶을 달아 불 때고 쌀을 세어 밥 지음은 작은 것을 다스릴 수 있으나 큰 것을 다스릴 수 없다. 둥긂이 그림쇠에 맞고 모남이 곱자에 맞으며 움직이면 짐승을 이루고 그치면 무늬를 이룸은 즐겁게 춤출 수 있으나 군을 벌일 수 없다. 잔을 씻어 먹고 술잔을 씻어 마시며 손 씻은 뒤에 올림은 적은 이를 기를 수 있으나 무리를 먹일 수 없다. 이제 무릇 제사하는 이 가운데 잡고 가르고 삶고 죽이며 개를 벗기고 돼지를 굽고 다섯 맛을 고르는 이는 요리사요 보와 궤를 벌이고 술동이와 도마를 늘이며 제기를 베푸는 이는 축이며 몸을 재계하고 옷을 성대히 하며 깊이 잠잠하여 말하지 않아 신이 의지하는 바는 시동이다. 재와 축이 비록 능하지 않아도 시동이 술동이와 도마를 넘어 대신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파를 매기는 이는 작은 줄이 급하고 큰 줄이 느슨하며 일을 세우는 이는 천한 이가 수고롭고 귀한 이가 편하다. 순이 천자가 되어 다섯 줄 거문고를 타고 「남풍」의 시를 노래하매 천하가 다스려졌다. 주공은 삶은 고기가 앞에서 거두어지지 않고 종과 북이 걸이에서 풀리지 않았으되 사이가 복종하였다. 조정은 낮에 옥사를 결단하고 밤에 글을 다스리며 어사의 관과 덮개가 군현에 이어지고 살펴 다그치고 머물게 하며 오령에 수자리 세워 월나라에 대비하고 긴 성을 쌓아 오랑캐를 막았으나 간사함이 싹터 나고 도적이 무리 지어 살아 일이 번거로울수록 어지러움이 더 났다.
故法者,治之具也,而非所以為治也,而猶弓矢,中之具,而非所以為中也。黃帝曰:「芒芒昧昧,因天之威,與元同氣。」故同氣者帝,同義者王,同力者霸,無一焉者亡。故人主有伐國之志,邑犬群嗥,雄雞夜鳴,庫兵動而戎馬驚。今日解怨偃兵,家老甘臥,巷無聚人,妖菑不生,非法之應也,精氣之動也。故不言而信,不施而仁,不怒而威;是以天心動化者也。施而仁,言而信,怒而威;是以精誠感之者也。施而不仁,言而不信,怒而不威,是以外貌為之者也。故有道以統之,法雖少,足以化矣;無道以行之,法雖眾,足以亂矣。
그러므로 법은 다스림의 도구요 다스림이 되는 까닭이 아니니 오히려 활과 화살이 맞힘의 도구요 맞힘이 되는 까닭이 아님과 같다. 황제가 말하기를 「아득하고 어두워 하늘의 위엄을 따르고 으뜸과 기운을 같이한다」 하였다. 그러므로 기운을 같이하는 이는 제 노릇 하고 의를 같이하는 이는 왕 노릇 하며 힘을 같이하는 이는 패자가 되고 하나도 없는 이는 망한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나라 칠 뜻이 있으면 고을 개가 무리 지어 짖고 수탉이 밤에 울며 창고의 병기가 움직이고 군마가 놀란다. 오늘 원망을 풀고 군사를 눕히면 집안 늙은이가 달게 눕고 골목에 사람이 모이지 않으며 요사한 재앙이 나지 않으니 법의 응함이 아니라 정한 기운의 움직임이다. 그러므로 말하지 않아도 미덥고 베풀지 않아도 어질며 노하지 않아도 위엄 있음 이는 하늘 마음으로 움직여 변화시키는 이요 베풀어 어질고 말하여 미더우며 노하여 위엄 있음 이는 정성으로 느끼게 하는 이며 베풀어도 어질지 않고 말하여도 미덥지 않으며 노하여도 위엄 없음 이는 겉모습으로 하는 이다. 그러므로 도가 있어 거느리면 법이 비록 적어도 변화시키기에 넉넉하고 도가 없이 행하면 법이 비록 많아도 어지럽히기에 넉넉하다.
治身,太上養神,其次養形;治國,太上養化,其次正法。神清志平,百節皆寧,養性之本也;肥肌膚,充腸腹,供嗜欲,養生之末也。民交讓爭處卑,委利爭受寡,力事爭就勞,日化上遷善而不知其所以然,此治之上也。利賞而勸善,畏刑而不為非,法令正于上而百姓服于下,此治之末也。上世養本,而下世事末,此太平之所以不起也。夫欲治之主不世出,而可與興治之臣不萬一,以萬一求不世出,此所以千歲不一會也。水之性,淖以清,窮穀之汙,生以青苔,不治其性也。掘其所流而深之,茨其所決而高之,使得循勢而行,乘衰而流,雖有腐髊流漸,弗能汙也。其性非異也,通之與不通也。風俗猶此也。誠決其善志,防其邪心,啟其善道,塞其奸路,與同出一道,則民性可善,而風俗可美也。所以貴扁鵲者,非貴其隨病而調藥,貴其息脈血,知病之所從生也。所以貴聖人者,非貴隨罪而鑒刑也,貴其知亂之所由起也。若不修其風俗,而縱之淫辟,乃隨之以刑,繩之以法,雖殘賊天下,弗能禁也。
몸을 다스림은 가장 위가 신을 기름이요 그다음이 꼴을 기름이며 나라를 다스림은 가장 위가 교화를 기름이요 그다음이 법을 바로잡음이다. 신이 맑고 뜻이 평평하여 온갖 마디가 다 편안함은 성품 기름의 근본이요 살갗을 살찌우고 창자를 채우며 즐기고 바람에 이바지함은 삶 기름의 끝이다. 백성이 사귀어 사양하고 낮은 데 처하기를 다투며 이익을 맡기고 적게 받기를 다투며 힘든 일에 나아가기를 다투어 날로 위에 교화되어 착함으로 옮기되 그 까닭을 알지 못함 이것이 다스림의 위요 상을 이롭게 여겨 착함을 권하고 형벌을 두려워하여 그름을 하지 않으며 법령이 위에서 바르고 백성이 아래에서 복종함 이것이 다스림의 끝이다. 상세는 근본을 기르고 하세는 끝을 일삼으니 이것이 태평이 일어나지 않는 까닭이다. 무릇 다스리려는 임금은 대대로 나오지 않고 더불어 다스림을 일으킬 만한 신하는 만에 하나도 되지 않으니 만에 하나로 대대로 나오지 않는 이를 구함 이것이 천 해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까닭이다. 물의 성품은 진흙에서 맑으나 궁벽한 골짜기의 더러움에서는 푸른 이끼가 나니 그 성품을 다스리지 않아서다. 그 흐르는 바를 파서 깊게 하고 그 터진 바를 막아 높게 하여 세를 따라 다니고 낮음을 타고 흐르게 하면 비록 썩은 뼈가 흘러 스며도 더럽힐 수 없다. 그 성품이 다른 것이 아니라 통함과 통하지 않음이다. 풍속도 오히려 이와 같다. 참으로 그 착한 뜻을 터 주고 그 사악한 마음을 막으며 그 착한 길을 열고 그 간사한 길을 막아 더불어 한 도에서 나오면 백성의 성품이 착해질 수 있고 풍속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 편작을 귀히 여기는 까닭은 그 병을 따라 약을 고름을 귀히 여겨서가 아니라 그 맥과 피를 살펴 병이 좇아 난 바를 앎을 귀히 여겨서다. 성인을 귀히 여기는 까닭은 그 죄를 따라 형벌을 비춤을 귀히 여겨서가 아니라 그 어지러움이 말미암아 일어난 바를 앎을 귀히 여겨서다. 만약 그 풍속을 닦지 않고 넘치고 치우침에 놓아두었다가 곧 형벌로 따르고 법으로 다잡으면 비록 천하를 해쳐도 금할 수 없다.
禹以夏王,桀以夏亡;湯以殷王,紂以殷亡。非法度不存也,紀綱不張,風俗壞也。三代之法不亡,而世不治者,無三代之智也;六律具存,而莫能聽者,無師曠之耳也。故法雖在,必待聖而後治;律雖具,必待耳而後聽。故國之所以存者,非以有法也,以有賢人也;其所以亡者,非以無法也,以無賢人也。晉獻公欲伐虞,宮之奇存焉,為之寢不安席,食不甘味,而不敢加兵焉。賂以寶玉駿馬,宮之奇諫而不聽,言而不用,越疆而去,荀息伐之,兵不血刃,抱寶牽馬而去。故守不待渠塹而固,攻不待沖降而拔,得賢之與失賢也。故臧武仲以其智存魯,而天下莫能亡也;璩伯玉以其仁甯衛,而天下莫能危也。《易》曰:「豐其屋,蔀其家,窺其戶,闃其無人。」無人者,非無眾庶也,言無聖人以統理之也。民無廉恥,不可治也;非修禮義,廉恥不立。民不知禮義,弗能正也;非崇善廢醜,不向禮義。無法不可以為治也;不知禮義,不可以行法。法能殺不孝者,而不能使人為孔、曾之行;法能刑竊盜者,而不能使人為伯夷之廉。孔子弟子七十,養徒三千人,皆入孝出悌,言為文章,行為儀錶,教之所成也。墨子服役者百八十人,皆可使赴火蹈刃,死不還踵,化之所致也。夫刻肌膚,鑱皮革,被創流血,至難也;然越為之,以求榮也。聖王在上,明好惡以示之,經誹譽以導之,親賢而進之,賤不肖而退之,無被創流血之苦,而有高世尊顯之名,民孰不從!
우는 하나라로 왕 노릇 하고 걸은 하나라로 망하였으며 탕은 은나라로 왕 노릇 하고 주는 은나라로 망하였다. 법도가 남아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벼리가 펴지지 않고 풍속이 무너져서다. 삼대의 법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세상이 다스려지지 않음은 삼대의 슬기가 없어서요 여섯 율이 갖추어 남았는데 들을 수 있는 이가 없음은 사광의 귀가 없어서다. 그러므로 법이 비록 있어도 반드시 성인을 기다린 뒤에 다스려지고 율이 비록 갖추어져도 반드시 귀를 기다린 뒤에 들린다. 그러므로 나라가 남는 까닭은 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진 사람이 있어서요 그 망하는 까닭은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진 사람이 없어서다. 진 헌공이 우나라를 치려 하매 궁지기가 있어 그 때문에 잠자리가 편하지 않고 먹음이 달지 않아 감히 군사를 더하지 못하였다. 보배 옥과 준마로 뇌물하매 궁지기가 간하여도 듣지 않고 말하여도 쓰지 않으니 지경을 넘어 떠났고 순식이 쳐 병기에 피를 묻히지 않고 보배를 안고 말을 끌고 갔다. 그러므로 지킴은 도랑과 참호를 기다리지 않고도 굳으며 침은 충거와 사다리를 기다리지 않고도 빼앗으니 어진 이를 얻음과 어진 이를 잃음이다. 그러므로 장무중은 그 슬기로 노나라를 남겨 천하가 망하게 할 수 없었고 거백옥은 그 어짊으로 위나라를 편안히 하여 천하가 위태롭게 할 수 없었다. 「역」에 이르기를 「그 집을 크게 하고 그 집을 덮으니 그 지게문을 엿보매 고요히 사람이 없다」 하였다. 사람이 없다 함은 뭇 백성이 없음이 아니라 성인이 있어 거느려 다스림이 없음을 말한다. 백성이 청렴과 부끄러움이 없으면 다스릴 수 없고 예의를 닦지 않으면 청렴과 부끄러움이 서지 않는다. 백성이 예의를 알지 못하면 바로잡을 수 없고 착함을 높이고 추함을 폐하지 않으면 예의로 향하지 않는다. 법이 없으면 다스림이 될 수 없고 예의를 알지 못하면 법을 행할 수 없다. 법이 효도하지 않는 이를 죽일 수 있으나 사람으로 공자와 증자의 행실을 하게 할 수 없고 법이 도둑질하는 이를 형벌할 수 있으나 사람으로 백이의 청렴을 하게 할 수 없다. 공자의 제자 일흔과 기른 무리 삼천이 다 들어 효도하고 나가 공손하며 말이 문장이 되고 행실이 위의와 표가 됨은 가르침이 이룬 바다. 묵자에게 부림 받은 이 백여든이 다 불에 나아가고 칼날을 밟으며 죽어도 발꿈치를 돌리지 않게 할 수 있음은 교화가 이르게 한 바다. 무릇 살갗을 새기고 가죽을 뚫으며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림은 지극히 어려운데 월나라 사람이 함은 영화를 구해서다. 성왕이 위에 있어 좋아하고 미워함을 밝혀 보이고 헐뜯음과 기림을 벼리 지어 이끌며 어진 이를 친히 하여 나아가게 하고 못난 이를 천히 여겨 물러나게 하면 상처 입고 피 흘리는 괴로움 없이 세상에 높고 높이 드러난 이름이 있으니 백성이 누가 따르지 않으랴!
古者設法而不犯,刑錯而不用,非可刑而不刑也;百工維時,庶績咸熙,禮義修而任賢德也。故舉天下之高,以為三公;一國之高,以為九卿;一縣之高,以為二十七大夫;一鄉之高,以為八十一元士。故智過萬人者謂之英,千人者謂之俊,百人者謂之豪,十人者謂之傑。明于天道,察於地理,通於人情。大足以容眾,德足以懷遠,信足以一異,知足以知變者,人之英也;德足以教化,行足以隱義,仁足以得眾,明足以照下者,人之俊也;行足以為儀錶,知足以決嫌疑,廉足以分財,信可使守約,作事可法,出言可道者,人之豪也;守職而不廢,處義而不比,見難不苟免,見利不苟得者,人之傑也。英、俊、豪、傑,各以小大之材,處其位,得其宜,由本流末,以重制輕,上唱而民和,上動而下隨,四海之內,一心同歸,背貪鄙而向義理,其於化民也,若風之搖草木,無之而不靡。今使愚教知,使不肖臨賢,雖嚴刑罰,民弗從也。小不能制大,弱不能使強也。
옛날에 법을 베풀되 범하지 않고 형벌을 놓아두되 쓰지 않음은 형벌할 만한데 형벌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온갖 공인이 때를 맞추고 뭇 공적이 다 빛나 예의가 닦이고 어진 덕에 맡겨서다. 그러므로 천하의 높은 이를 들어 삼공을 삼고 한 나라의 높은 이를 들어 구경을 삼으며 한 현의 높은 이를 들어 스물일곱 대부를 삼고 한 고을의 높은 이를 들어 여든하나의 원사를 삼았다. 그러므로 슬기가 만 사람을 넘는 이를 영이라 하고 천 사람을 넘는 이를 준이라 하며 백 사람을 넘는 이를 호라 하고 열 사람을 넘는 이를 걸이라 한다. 하늘의 도에 밝고 땅의 이치에 살피며 사람의 정에 통하고 큼이 무리를 용납하기에 넉넉하며 덕이 먼 이를 품기에 넉넉하고 믿음이 다름을 하나로 하기에 넉넉하며 앎이 변화를 알기에 넉넉한 이는 사람의 영이요 덕이 교화하기에 넉넉하고 행실이 의를 감추기에 넉넉하며 어짊이 무리를 얻기에 넉넉하고 밝음이 아래를 비추기에 넉넉한 이는 사람의 준이며 행실이 위의와 표가 되기에 넉넉하고 앎이 의심을 결단하기에 넉넉하며 청렴이 재물을 나누기에 넉넉하고 믿음이 언약을 지키게 할 만하며 일을 지음이 법이 될 만하고 말을 냄이 도가 될 만한 이는 사람의 호요 직책을 지켜 폐하지 않고 의에 처하여 견주지 않으며 어려움을 보아 구차히 면하지 않고 이익을 보아 구차히 얻지 않는 이는 사람의 걸이다. 영과 준과 호와 걸이 저마다 작고 큰 재주로 그 자리에 처하여 그 마땅함을 얻고 근본으로 말미암아 끝에 흘러 무거움으로 가벼움을 제어하매 위가 부르고 백성이 화하며 위가 움직이고 아래가 따라 사해 안이 한마음으로 같이 돌아가 탐하고 비루함을 등지고 의와 이치로 향하니 그 백성을 교화함이 바람이 풀과 나무를 흔듦 같아 어디를 가도 쓰러지지 않음이 없다. 이제 어리석은 이로 슬기로운 이를 가르치게 하고 못난 이로 어진 이에게 임하게 하면 비록 형벌을 엄히 하여도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제어할 수 없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부릴 수 없다.
故聖主者舉賢以立功,不肖主舉其所與同。文王舉太公望、召公奭而王,桓公任管仲、隰朋而霸,此舉賢以立功也。夫差用太宰嚭而滅,秦任李斯、趙高而亡,此舉所與同。故觀其所舉,而治亂可見也;察其黨與,而賢不肖可論也。夫聖人之屈者,以求伸也;枉者,以求直也;故雖出邪辟之道,行幽昧之途,將欲以直大道,成大功。猶出林之中不得直道,拯溺之人不得不濡足也。伊尹憂天下之不治,調和五味,負鼎俎而行。五就桀,五就湯,將欲以濁為清,以危為寧也。周公股肱周室,輔翼成王,管叔、蔡叔奉公子祿父而欲為亂,周公誅之以定天下,緣不得已也。管子憂周室之卑,諸侯之力征,夷狄伐中國,民不得寧處,故蒙恥辱而不死,將欲以憂夷狄之患,平夷狄之亂也。孔子欲行王道,東西南北七十說而無所偶,故因衛夫人、彌子瑕而欲通其道。此皆欲平險除穢,由冥冥至炤炤,動于權而統於善者也。
그러므로 성스러운 임금은 어진 이를 들어 공을 세우고 못난 임금은 저와 같은 이를 든다. 문왕이 태공망과 소공 석을 들어 왕 노릇 하고 환공이 관중과 습붕에게 맡겨 패자가 되었으니 이는 어진 이를 들어 공을 세움이다. 부차가 태재 백비를 써서 멸하고 진나라가 이사와 조고에게 맡겨 망하였으니 이는 저와 같은 이를 듦이다. 그러므로 그 드는 바를 보면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볼 수 있고 그 무리를 살피면 어질고 못남을 논할 수 있다. 무릇 성인이 굽힘은 폄을 구해서요 휨은 곧음을 구해서다. 그러므로 비록 사악하고 치우친 길을 나가고 그윽하고 어두운 길을 행하여도 장차 큰 도를 곧게 하고 큰 공을 이루려 함이다. 오히려 숲을 나서는 이가 곧은 길을 얻지 못하고 빠진 이를 건지는 사람이 발을 적시지 않을 수 없음 같다. 이윤이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음을 근심하여 다섯 맛을 고르고 솥과 도마를 지고 다녔다. 다섯 번 걸에게 나아가고 다섯 번 탕에게 나아감은 장차 흐림을 맑음으로 삼고 위태함을 편안함으로 삼으려 함이었다. 주공이 주나라 왕실의 팔다리가 되어 성왕을 돕는데 관숙과 채숙이 공자 녹보를 받들어 난을 일으키려 하매 주공이 베어 천하를 정하였으니 마지못함을 따른 것이다. 관자가 주나라 왕실이 낮아지고 제후가 힘으로 치며 이적이 중국을 치고 백성이 편히 처할 수 없음을 근심하였으므로 부끄러움과 욕됨을 무릅쓰고 죽지 않았으니 장차 이적의 근심을 걱정하고 이적의 어지러움을 평정하려 함이었다. 공자가 왕도를 행하려 하여 동서남북으로 일흔 번 달래되 짝하는 바가 없었으므로 위나라 부인과 미자하를 통해 그 도를 통하게 하려 하였다. 이는 다 험함을 평정하고 더러움을 없애 어둡고 어두움에서 밝고 밝음에 이르며 저울질에 움직이되 착함에 거느려진 이다.
夫觀逐者於其反也,而觀行者于其終也。故舜放弟,周公殺兄,猶之為仁也;文公樹米,曾子架羊,猶之為知也。當今之世,醜必托善以自為解,邪必蒙正以自為辟。游不論國,仕不擇官,行不辟汙,曰伊尹之道也;分別爭財,親戚兄弟構怨,骨肉相賊,曰周公之義也;行無廉恥,辱而不死,曰管子之趨也;行貨賂,趣勢門,立私廢公,比周而取容,曰孔子之術也。此使君子小人,紛然淆亂,莫知其是非者也。故百川並流,不注海者不為川穀;趨行蹐馳,不歸善者不為君子。故善言歸乎可行,善行歸乎仁義。田子方、段幹木輕爵祿而重其身,不以欲傷生,不以利累形,李克竭股肱之力,領理百官,輯穆萬民,使其君生無廢事,死無遺憂,此異行而歸於善者。張儀、蘇秦家無常居,身無定君,約從衡之事,為傾覆之謀,濁亂天下,撓滑諸侯,使百姓不遑啟居,或從或橫,或合眾弱,或輔富強,此異行而歸於醜者也。
무릇 쫓는 이는 그 돌아옴에서 보고 행하는 이는 그 마침에서 본다. 그러므로 순이 아우를 내치고 주공이 형을 죽여도 오히려 어짊이 되며 문공이 쌀을 심고 증자가 양을 시렁에 얹어도 오히려 슬기가 된다. 지금 세상에는 추함이 반드시 착함에 맡겨 스스로 풀고 사악함이 반드시 바름을 덮어 스스로 피한다. 노닒에 나라를 논하지 않고 벼슬함에 벼슬을 가리지 않으며 행함에 더러움을 피하지 않고 이윤의 도라 하며 다투어 재물을 갈라 친척과 형제가 원망을 얽고 골육이 서로 해치고서 주공의 의라 하며 행실에 청렴과 부끄러움이 없고 욕되어도 죽지 않고서 관자의 나아감이라 하며 재화와 뇌물을 행하고 세도의 문에 달리며 사사로움을 세우고 공변됨을 폐하며 두루 견주어 용납을 취하고서 공자의 술이라 한다. 이는 군자와 소인으로 어지러이 뒤섞이게 하여 그 옳고 그름을 아는 이가 없게 함이다. 그러므로 온갖 내가 아울러 흘러도 바다에 붓지 않으면 내와 골짜기가 되지 않고 나아가 행함이 달려도 착함에 돌아가지 않으면 군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착한 말은 행할 만함에 돌아가고 착한 행실은 인의에 돌아간다. 전자방과 단간목이 작위와 녹을 가벼이 하고 그 몸을 무겁게 하며 바람으로 삶을 상하지 않고 이익으로 꼴을 얽지 않았으며 이극이 팔다리의 힘을 다하여 백관을 거느려 다스리고 만민을 화목하게 하여 그 임금으로 살아 폐한 일이 없고 죽어 남긴 근심이 없게 하였으니 이는 행실을 달리하되 착함에 돌아간 것이다. 장의와 소진은 집에 늘 그러한 거처가 없고 몸에 정한 임금이 없으며 합종과 연횡의 일을 언약하여 뒤엎는 꾀를 하고 천하를 흐리고 어지럽히며 제후를 미끄러뜨려 백성으로 편히 살 겨를이 없게 하여 혹 종하고 혹 횡하며 혹 여러 약한 나라를 합하고 혹 부유하고 강한 나라를 도왔으니 이는 행실을 달리하되 추함에 돌아간 것이다.
故君子之過也,猶日月之蝕,何害於明!小人之可也,猶狗之晝吠,鴟之夜見,何益於善!夫知者不妄發,擇善而為之,計義而行之,故事成而功足賴也,身死而名足稱也。雖有知能,必以仁義為之本,然後可立也,知能蹐馳,百事並行。聖人一以仁義為之準繩,中之者謂之君子,弗中者謂之小人。君子雖死亡,其名不滅;小人雖得勢,其罪不除。使人左據天下之圖而右刎喉,愚者不為也,身貴於天下也。死君親之難,視死若歸,義重於身也。天下,大利也,比之身則小;身之重也,比之義則輕;義所全也。《詩》曰:「愷悌君子,求福不回。」言以信義為準繩也。欲成霸王之業者,必得勝者也;能得勝者,必強者也;能強者,必用人力者也;能用人力者,必得人心者也;能得人心者,必自得者也。
그러므로 군자의 허물은 오히려 해와 달의 먹힘 같으니 무엇이 밝음에 해로우랴! 소인의 옳음은 오히려 개가 낮에 짖고 올빼미가 밤에 봄 같으니 무엇이 착함에 이로우랴! 무릇 슬기로운 이는 망령되이 발하지 않고 착함을 가려 하며 의를 헤아려 행하므로 일이 이루어져 공이 믿기에 넉넉하고 몸이 죽어 이름이 일컫기에 넉넉하다. 비록 슬기와 능함이 있어도 반드시 인의로 근본을 삼은 뒤에 설 수 있으니 슬기와 능함이 달려 온갖 일이 아울러 행해진다. 성인은 한결같이 인의로 수준기와 먹줄을 삼아 맞는 이를 군자라 하고 맞지 않는 이를 소인이라 한다. 군자는 비록 죽고 망하여도 그 이름이 없어지지 않고 소인은 비록 세를 얻어도 그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으로 왼손에 천하의 지도를 잡고 오른손으로 목을 베게 하면 어리석은 이도 하지 않으니 몸이 천하보다 귀해서다. 임금과 어버이의 어려움에 죽어 죽음 보기를 돌아감같이 함은 의가 몸보다 무거워서다. 천하는 큰 이익이나 몸에 견주면 작고 몸의 무거움도 의에 견주면 가벼우니 의가 온전히 하는 바다. 「시」에 이르기를 「즐겁고 편안한 군자가 복을 구함이 어그러지지 않네」 하니 믿음과 의로 수준기와 먹줄을 삼음을 말한다. 패왕의 업을 이루려는 이는 반드시 이김을 얻은 이요 이김을 얻을 수 있는 이는 반드시 강한 이며 강할 수 있는 이는 반드시 사람의 힘을 쓴 이요 사람의 힘을 쓸 수 있는 이는 반드시 사람 마음을 얻은 이며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이는 반드시 스스로 얻은 이다.
故心者,身之本也;身者,國之本也。未有得己而失人者也,未有失己而得人者也。故為治之本,務在寧民;寧民之本,在於足用;足用之本,在於勿奪時;勿奪時之本,在於省事;省事之本,在於節用;節用之本,在於反性。未有能搖其本而靜其末,濁其源而清其流者也。故知性之情者,不務性之所無以為;知命之情者,不憂命之所無奈何。故不高宮室者,非愛木也;不大鐘鼎者,非愛金也。直行性命之情,而制度可以為萬民儀。
그러므로 마음은 몸의 근본이요 몸은 나라의 근본이다. 저를 얻고 남을 잃은 이가 있지 않았고 저를 잃고 남을 얻은 이가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다스림의 근본은 힘씀이 백성을 편안히 함에 있고 백성을 편안히 하는 근본은 씀을 넉넉히 함에 있으며 씀을 넉넉히 하는 근본은 때를 빼앗지 않음에 있고 때를 빼앗지 않는 근본은 일을 덞에 있으며 일을 더는 근본은 씀을 절제함에 있고 씀을 절제하는 근본은 성품에 돌이킴에 있다. 그 근본을 흔들고 그 끝을 고요히 하며 그 근원을 흐리고 그 흐름을 맑게 할 수 있는 이는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성품의 정을 아는 이는 성품에 할 수 없는 바에 힘쓰지 않고 명의 정을 아는 이는 명에 어찌할 수 없는 바를 근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궁실을 높이지 않음은 나무를 아껴서가 아니요 종과 솥을 크게 하지 않음은 쇠를 아껴서가 아니다. 곧게 성품과 명의 정을 행하면 제도가 만민의 위의가 될 수 있다.
今目悅五色,口嚼滋味,耳淫五聲,七竅交爭以害其性,日引邪欲而澆其身夫調和,身弗能治,奈天下何!故自養得其節,則養民得其心矣。所謂有天下者,非謂其履勢位,受傳籍,稱尊號也,言運天下之力,而得天下之心。紂之地,左東海,右流沙,前交趾,後幽都,師起容關,至浦水,士億有餘萬,然皆倒矢而射,傍戟而戰。武王左操黃鉞,右執白旄以麾之,則瓦解而走,遂土崩而下。紂有南面之名,而無一人之德,此失天下也。故桀、紂不為王,湯、武不為放。周處酆鎬之地,方不過百里,而誓紂牧之野,入據殷國,朝成湯之廟,表商容之閭,封比干之墓,解箕子之囚。乃折枹毀鼓,偃五兵,縱牛馬,搢笏而朝天下,百姓歌謳而樂之,諸侯執禽而朝之,得民心也。闔閭伐楚,五戰入郢,燒高府之粟,破九龍之鍾,鞭荊平王之墓,舍昭王之宮,昭王奔隨,百姓父兄攜幼扶老而隨之,乃相率而為致勇之寇,皆方命奮臂而為之鬥。當此之時,無將卒以行列之,各致其死,卻吳兵,復楚地。靈王作章華之台,發乾溪之役,外內搔動,百姓疲敝,棄疾乘民之怨而立公子比。百姓放臂而去之,餓於乾溪,食莽飲水,枕塊而死。楚國山川不變,土地不易,民性不殊,昭王則相率而殉之,靈王則倍畔而去之,得民之與失民也。
이제 눈이 다섯 빛을 기뻐하고 입이 맛을 씹으며 귀가 다섯 소리에 넘쳐 일곱 구멍이 사귀어 다투어 그 성품을 해치고 날로 사악한 바람을 끌어 그 몸을 엷게 하니 무릇 고르고 화함에 몸도 다스릴 수 없는데 천하를 어찌하랴! 그러므로 스스로 기름이 그 마디를 얻으면 백성을 기름이 그 마음을 얻는다. 이른바 천하를 둔 이란 그 세와 자리를 밟고 전해진 문서를 받으며 높은 이름을 일컬음을 이름이 아니라 천하의 힘을 운행하여 천하의 마음을 얻음을 말한다. 주의 땅은 왼쪽이 동해요 오른쪽이 유사며 앞이 교지요 뒤가 유도라 군사가 용관에서 일어나 포수에 이르고 군사가 억이 넘었으나 다 화살을 거꾸로 하여 쏘고 창을 곁으로 하여 싸웠다. 무왕이 왼손에 누런 도끼를 잡고 오른손에 흰 깃대를 들어 휘두르매 곧 기와처럼 풀려 달아나 마침내 흙처럼 무너져 내렸다. 주에게 남면의 이름은 있었으나 한 사람의 덕도 없었으니 이것이 천하를 잃음이다. 그러므로 걸과 주는 왕이 되지 못하고 탕과 무왕은 내침이 되지 않는다. 주나라가 풍과 호의 땅에 처하여 사방이 백 리에 지나지 않았으나 주를 목야에서 맹세하고 들어가 은나라를 차지하며 성탕의 사당에 조회하고 상용의 마을에 표하며 비간의 무덤을 봉하고 기자의 갇힘을 풀었다. 곧 북채를 꺾고 북을 헐며 다섯 병기를 눕히고 소와 말을 놓아주며 홀을 꽂고 천하에 조회하매 백성이 노래하며 즐거워하고 제후가 새를 잡고 조회하였으니 백성 마음을 얻어서다. 합려가 초나라를 쳐 다섯 번 싸워 영에 들어 고부의 조를 태우고 구룡의 종을 깨뜨리며 초 평왕의 무덤에 채찍질하고 소왕의 궁에 머무니 소왕이 수나라로 달아나매 백성의 아비와 형이 어린것을 이끌고 늙은이를 부축하여 따랐고 곧 서로 거느려 용맹을 이르게 하는 도적이 되어 다 명을 좇아 팔을 떨치고 싸웠다. 이때를 당하여 장수와 군졸이 항렬 지음이 없이 저마다 그 죽음을 이르게 하여 오나라 군사를 물리치고 초나라 땅을 되찾았다. 영왕이 장화의 대를 짓고 건계의 부역을 내매 안팎이 흔들리고 백성이 지쳐 기질이 백성의 원망을 타고 공자 비를 세웠다. 백성이 팔을 놓고 떠나매 건계에서 주려 풀을 먹고 물을 마시며 흙덩이를 베고 죽었다. 초나라의 산과 내가 변하지 않고 흙과 땅이 바뀌지 않으며 백성의 성품이 다르지 않은데 소왕에게는 서로 거느려 따라 죽고 영왕에게는 등지고 배반하여 떠났으니 백성을 얻음과 백성을 잃음이다.
故天子得道,守在四夷;天子失道,守在諸侯。諸侯得道,守在四鄰;諸侯失道,守在四境。故湯處亳七十里,文王處酆百里,皆令行禁止於天下。周之衰也,戎伐凡伯于楚丘以歸。故得道則以百里之地令于諸侯,失道則以天下之大畏于冀州。故曰:無恃其不吾奪也,恃吾不可奪。行可奪之道,而非篡弑之行,無益於持天下矣。凡人之所以生者,衣與食也,今囚之冥室之中,雖養之以芻豢,衣之以綺繡,不能樂也。以目之無見,耳之無聞,穿隙穴,見雨零,則快然而歎之,況開戶發牖,從冥冥見炤々乎!從冥冥見炤々,猶尚肆然而喜,又況出室坐堂,見日月光乎!見日月光,曠然而樂,又況登泰山,履石封,以望八荒,視天都若蓋,江河若帶,又況萬物在其間者乎!其為樂豈不大哉!且聾者,耳形具而無能聞也;盲者,目形存而無能見也。夫言者,所以通己於人也;聞者,所以通人於己也,喑者不言,聾者不聞,既喑且聾,人道不通。故有喑、聾之病者,雖破家求醫,不顧其費,豈獨形骸有喑、聾哉!心志亦有之。夫指之拘也,莫不事申也;心之塞也,莫知務通也;不明於類也。夫觀六藝之廣崇,窮道德之淵深,達乎無上,至乎無下,運乎無極,翔乎無形,廣于四海,崇於太山,富於江河,曠然而通,昭然而明,天地之間無所系戾,其所以監觀,豈不大哉!人之所知者淺,而物變無窮,曩不知而今知之,非知益多也,問學之所加也。夫物常見則識之,嘗為則能之,故因其患則造其備,犯其難則得其便。夫以一世之壽,而觀千歲之知,知今古之論,雖未嘗更也,其道理素具,可不謂有術乎!人欲知高下而不能,教之用管準則說;欲知輕重而無以,予之以權衡則喜;欲知遠近而不能,教之以金目則快射。又況知應無方而不窮哉!犯大難而不懾,見煩繆而不惑,晏然自得,其為樂也,豈直一說之快哉!
그러므로 천자가 도를 얻으면 지킴이 사이에 있고 천자가 도를 잃으면 지킴이 제후에 있다. 제후가 도를 얻으면 지킴이 사방 이웃에 있고 제후가 도를 잃으면 지킴이 사방 지경에 있다. 그러므로 탕이 박의 칠십 리에 처하고 문왕이 풍의 백 리에 처하고도 다 명령이 행해지고 금함이 천하에 그쳤다. 주나라가 쇠하매 융이 범백을 초구에서 쳐서 돌아갔다. 그러므로 도를 얻으면 백 리 땅으로 제후에게 명령하고 도를 잃으면 천하의 큼으로 기주를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남이 나를 빼앗지 않음을 믿지 말고 내가 빼앗길 수 없음을 믿으라 한다. 빼앗길 만한 도를 행하면서 빼앗고 죽이는 행실을 그르다 함은 천하를 지님에 이익이 없다. 무릇 사람이 사는 까닭은 옷과 먹을 것인데 이제 어두운 방 가운데 가두면 비록 꼴 먹인 짐승으로 기르고 비단 수를 입혀도 즐거울 수 없다. 눈에 보임이 없고 귀에 들림이 없으므로 틈과 구멍을 뚫어 비 내림을 보면 시원하다 탄식하는데 하물며 지게문을 열고 창을 내어 어둡고 어두움에서 밝고 밝음을 봄이랴! 어둡고 어두움에서 밝고 밝음을 봄도 오히려 멋대로 기쁜데 또 하물며 방을 나가 마루에 앉아 해와 달의 빛을 봄이랴! 해와 달의 빛을 보면 훤하게 즐거운데 또 하물며 태산에 올라 돌 봉분을 밟고 여덟 거친 데를 바라보아 하늘 도읍이 덮개 같고 강과 하수가 띠 같음을 보며 또 하물며 만물이 그 사이에 있음이랴! 그 즐거움이 어찌 크지 않으랴! 또 귀먹은 이는 귀의 꼴이 갖추어졌으나 들을 수 없고 소경은 눈의 꼴이 남았으나 볼 수 없다. 무릇 말은 저를 남에게 통하는 까닭이요 들음은 남을 저에게 통하는 까닭인데 벙어리는 말하지 않고 귀머거리는 듣지 않으니 이미 벙어리고 또 귀머거리면 사람의 도가 통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벙어리와 귀머거리의 병이 있는 이는 비록 집을 깨뜨려 의원을 구하여도 그 씀을 돌아보지 않는데 어찌 홀로 몸에만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있으랴! 마음과 뜻에도 또한 있다. 무릇 손가락이 굽으면 펴기를 일삼지 않는 이가 없으나 마음이 막히면 통하기를 힘쓸 줄 아는 이가 없으니 무리에 밝지 않아서다. 무릇 육예의 넓고 높음을 보고 도덕의 못처럼 깊음을 궁구하며 위 없음에 통달하고 아래 없음에 이르며 다함없음에 운행하고 꼴 없음에 날며 사해보다 넓고 태산보다 높으며 강과 하수보다 부유하여 훤하게 통하고 뚜렷하게 밝아 하늘과 땅 사이에 매여 어그러지는 바가 없으니 그 살펴보는 바가 어찌 크지 않으랴! 사람이 아는 바는 얕고 물건의 변화는 다함이 없어 지난날 알지 못하고 이제 아는 것은 앎이 더 많아져서가 아니라 묻고 배움이 더해져서다. 무릇 물건은 늘 보면 알고 일찍이 하면 능하므로 그 근심을 따라 그 대비를 짓고 그 어려움을 범하여 그 편함을 얻는다. 무릇 한 세상의 목숨으로 천 해의 앎을 보아 이제와 옛의 논을 앎은 비록 일찍이 겪지 않았어도 그 도리가 본디 갖추어졌으니 술이 있다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이 높고 낮음을 알려 하나 할 수 없다가 대롱과 수준기 씀을 가르치면 기뻐하고 가볍고 무거움을 알려 하나 할 것이 없다가 저울을 주면 기뻐하며 멀고 가까움을 알려 하나 할 수 없다가 쇠 눈금을 가르치면 쏨을 시원해한다. 또 하물며 방향 없음에 응하여 궁하지 않음을 앎이랴! 큰 어려움을 범하고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번거롭고 얽힘을 보고도 홀리지 않고 편안히 스스로 얻으니 그 즐거움이 어찌 다만 한 설의 시원함이랴!
夫道,有形者皆生焉,其為親亦戚矣;享穀食氣者皆受焉,其為君亦惠矣;諸有智者皆學焉,其為師亦博矣。射者數發不中,人教之以儀則喜矣,又況生儀者乎!人莫不知學之有益於己也,然而不能者,嬉戲害人也。人皆多以無用害有用,故智不博而日不足,以鑿觀池之力耕,則田野必辟矣;以積土山之高修堤防,則水用必足矣;以食狗馬鴻雁之費養士,則名譽必榮矣;以弋獵博弈之日誦《詩》讀《書》,聞識必博矣。故不學之與學也,猶喑、聾之比於人也。凡學者能明于天下之分,通於治亂之本,澄心清意以存之,見其終始,可謂知略矣。天之所為,禽獸草木;人之所為,禮節制度。構而為宮室,制而為舟輿是也。治之所以為本者,仁義也;所以為末者,法度也。凡人之所以事生者,本也;其所以事死者,末也。本末,一體也;其兩愛之,一性也。先本後末,謂之君子;以末害本,謂之小人。君子與小人之性非異也,所在先後而已矣。草木之性,洪者為本,而殺者為末;禽獸之性,大者為首,而小者為尾。末大於本則折,尾大於要則不掉矣。故食其口而百節肥,灌其本而枝葉美,天地之性也。天地之生物也有本末,其養物也有先後,人之於治也,豈得無終始哉!
무릇 도는 꼴 있는 것이 다 거기서 나니 그 어버이 됨이 또한 가깝고 곡식을 누리고 기운을 먹는 것이 다 거기서 받으니 그 임금 됨이 또한 은혜로우며 무릇 슬기 있는 이가 다 거기서 배우니 그 스승 됨이 또한 넓다. 쏘는 이가 여러 번 발하여 맞지 않다가 사람이 그에게 겨눔을 가르치면 기뻐하는데 또 하물며 겨눔을 낳는 것이랴! 사람이 배움이 저에게 이익 있음을 알지 못함이 없으나 할 수 없음은 놀고 희롱함이 사람을 해쳐서다. 사람이 다 흔히 쓸모없음으로 쓸모 있음을 해치므로 슬기가 넓지 않고 날이 넉넉하지 않다. 못을 파는 힘으로 밭을 갈면 밭과 들이 반드시 열리고 흙을 쌓아 산 만드는 높이로 둑을 닦으면 물 씀이 반드시 넉넉하며 개와 말과 큰기러기를 먹이는 씀으로 선비를 기르면 이름과 기림이 반드시 영화롭고 주살질과 사냥과 노름하는 날로 「시」를 외고 「서」를 읽으면 듣고 앎이 반드시 넓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음과 배움은 오히려 벙어리와 귀머거리를 사람에 견줌 같다. 무릇 배우는 이가 천하의 몫에 밝고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근본에 통하며 마음을 맑게 하고 뜻을 맑게 하여 지니고 그 마침과 시작을 볼 수 있으면 다스림의 대략을 안다 할 만하다. 하늘이 하는 바는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요 사람이 하는 바는 예절과 제도다. 얽어 궁실을 만들고 만들어 배와 수레를 삼음이 이것이다. 다스림이 근본으로 삼는 바는 인의요 끝으로 삼는 바는 법도다. 무릇 사람이 산 이를 섬기는 까닭은 근본이요 죽은 이를 섬기는 까닭은 끝이다. 근본과 끝은 한 몸이니 그 둘을 사랑함은 한 성품이다. 근본을 먼저 하고 끝을 뒤로 함을 군자라 하고 끝으로 근본을 해침을 소인이라 한다. 군자와 소인의 성품이 다른 것이 아니라 있는 바의 먼저와 뒤일 뿐이다. 풀과 나무의 성품은 큰 것이 근본이 되고 잔 것이 끝이 되며 새와 짐승의 성품은 큰 것이 머리가 되고 작은 것이 꼬리가 된다. 끝이 근본보다 크면 꺾이고 꼬리가 허리보다 크면 흔들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입에 먹이면 온갖 마디가 살찌고 그 뿌리에 물 대면 가지와 잎이 아름다움은 하늘과 땅의 성품이다. 하늘과 땅이 물건을 낳음에 근본과 끝이 있고 물건을 기름에 먼저와 뒤가 있으니 사람이 다스림에 어찌 마침과 시작이 없을 수 있으랴!
故仁義者,治之本也。今不知事修其本,而務沼其末,是釋其根而灌其枝也。且法之生也,以輔仁義,今重法而棄義,是貴其冠履而忘其頭足也。故仁義者,為厚基者也。不益其厚而張其廣者毀,不廣其基而增其高者覆。趙政不增其德而累其高,故滅;智伯不行仁義而務廣地,故亡其國。語曰:不大其棟,不能任重。重莫若國,棟莫若德。國主之有民也,猶城之有基,木之有根。根深則本固,基美則上寧。五帝三王之道,天下之綱紀,治之儀錶也。今商鞅之啟塞,申子之三符,韓非之孤憤,張儀、蘇秦之從衡,皆掇取之權,一切之術也。非治之大本,事之恒常,可博聞而世傳者也。子囊北而全楚,北不可以為庸;弦高誕而存鄭,誕不可以為常。今夫《雅》、《頌》之聲,皆發於詞,本於情,故君臣以睦,父子以親,故《韶》、《夏》之樂也,聲浸乎金石,潤乎草木。今取怨思之聲,施之于弦管,聞其音者,不淫則悲,淫則亂男女之辨,悲則感怨思之氣。豈所謂樂哉!
그러므로 인의는 다스림의 근본이다. 이제 그 근본 닦기를 일할 줄 알지 못하고 그 끝에 못 파기를 힘씀 이는 그 뿌리를 놓고 그 가지에 물 댐이다. 또 법이 남은 인의를 돕기 위해서인데 이제 법을 무겁게 하고 의를 버림 이는 그 관과 신을 귀히 여기고 그 머리와 발을 잊음이다. 그러므로 인의는 두터운 터가 되는 것이다. 그 두터움을 더하지 않고 그 넓음을 펴는 이는 헐리고 그 터를 넓히지 않고 그 높음을 더하는 이는 엎어진다. 조정이 그 덕을 더하지 않고 그 높음을 쌓았으므로 멸하였고 지백이 인의를 행하지 않고 땅 넓히기에 힘썼으므로 그 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말에 이르기를 그 마룻대를 크게 하지 않으면 무거움을 맡을 수 없다 하였다. 무거움은 나라만 한 것이 없고 마룻대는 덕만 한 것이 없다. 나라 임금이 백성을 둠은 오히려 성에 터가 있고 나무에 뿌리가 있음 같다. 뿌리가 깊으면 근본이 굳고 터가 아름다우면 위가 편안하다. 오제와 삼왕의 도는 천하의 벼리요 다스림의 위의와 표다. 이제 상앙의 열고 막음과 신자의 세 부절과 한비의 「고분」과 장의·소진의 합종과 연횡은 다 저울질을 주워 취한 일체의 술이다. 다스림의 큰 근본과 일의 늘 그러함으로 널리 듣고 대대로 전할 만한 것이 아니다. 자낭이 패하여 초나라를 온전히 하였으나 패함을 늘 씀으로 삼을 수 없고 현고가 속여 정나라를 남겼으나 속임을 늘 그러함으로 삼을 수 없다. 이제 무릇 「아」와 「송」의 소리는 다 말에서 발하고 정에 근본하므로 임금과 신하가 화목하고 아비와 자식이 친하며 그러므로 「소」와 「하」의 악은 소리가 쇠와 돌에 스미고 풀과 나무를 적신다. 이제 원망하고 그리워하는 소리를 취하여 줄과 관에 베풀면 그 음을 듣는 이가 넘치지 않으면 슬프고 넘치면 남녀의 분별을 어지럽히며 슬프면 원망하고 그리워하는 기운에 느낀다. 어찌 이른바 악이랴!
趙王遷流于房陵,思故鄉,作《山水》之謳,聞者莫不殞涕。荊軻西刺秦王,高漸離、宋意為擊筑而歌於易水之上。聞者莫不瞋目裂眥,髮植穿冠。因以此聲為樂而入宗廟,豈古之所謂樂哉!故弁冕輅輿,可服而不可好也;大羹之和,可食而不可嘗也;朱弦漏越,一唱而三歎,可聽而不可快也。故無聲者,正其可聽者也;其無味者,正其足味者也。吠聲清於耳,兼味快於口,非其貴也。故事不本于道德者,不可以為儀;言不合乎先王者,不可以為道;音不調乎《雅》、《頌》者,不可以為樂。故五子之言,所以便說掇取也,非天下之通義也。聖王之設政施教也,必察其終始,其縣法立儀,必原其本末,不苟以一事備一物而已矣。見其造而思其功,觀其源而知其流,故博施而不竭,彌久而不垢。未水出於山而入於海,稼生於田而藏於倉。聖人見其所生,則知其所歸矣。故舜深藏黃金於嶄岩之山,所以塞貪鄙之心也。儀狄為酒,禹飲而甘之,遂疏儀狄而絕旨酒,所以遏流湎之行也。師延為平公鼓朝歌北鄙之音,師曠曰:「此亡國之樂也。」大息而撫之,所以防淫辟之風也。
조왕 천이 방릉으로 흘러가 고향을 그리워하여 「산수」의 노래를 지으매 듣는 이가 눈물 떨구지 않음이 없었다. 형가가 서쪽으로 진나라 왕을 찌르러 갈 때 고점리와 송의가 축을 치며 역수 위에서 노래하매 듣는 이가 눈을 부릅뜨고 눈초리가 찢어지며 머리털이 서서 관을 뚫지 않음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이 소리를 악으로 삼아 종묘에 들이면 어찌 옛 이른바 악이랴! 그러므로 고깔과 면류관과 큰 수레는 입을 수 있으나 좋아할 수 없고 큰 국의 화함은 먹을 수 있으나 맛볼 수 없으며 붉은 줄에 구멍을 낸 비파는 한 번 부르고 세 번 탄식하니 들을 수 있으나 시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리 없음이 바로 그 들을 만한 것이요 맛 없음이 바로 그 맛을 넉넉히 하는 것이다. 짖는 소리가 귀에 맑고 겸한 맛이 입에 시원함은 그 귀함이 아니다. 그러므로 일이 도덕에 근본하지 않은 것은 위의로 삼을 수 없고 말이 선왕에 합하지 않은 것은 도로 삼을 수 없으며 음이 「아」와 「송」에 고르지 않은 것은 악으로 삼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다섯 사람의 말은 편의로 설하여 주워 취한 것이요 천하에 통하는 의가 아니다. 성왕이 정사를 베풀고 가르침을 베풂은 반드시 그 마침과 시작을 살피고 법을 걸고 위의를 세움은 반드시 그 근본과 끝에 근원하여 구차히 한 일로 한 물건을 갖출 뿐이 아니다. 그 지음을 보고 그 공을 생각하며 그 근원을 보고 그 흐름을 아니 그러므로 널리 베풀어도 다하지 않고 오랠수록 때 묻지 않는다. 물이 산에서 나와 바다로 들고 곡식이 밭에서 나 곳간에 감춘다. 성인은 그 나는 바를 보면 그 돌아가는 바를 안다. 그러므로 순이 누런 쇠를 험한 산에 깊이 감춤은 탐하고 비루한 마음을 막는 까닭이요 의적이 술을 만들어 우가 마시고 달게 여기매 마침내 의적을 멀리하고 맛있는 술을 끊음은 잠기고 빠지는 행실을 막는 까닭이며 사연이 평공을 위해 조가 북쪽 시골의 음을 타매 사광이 「이는 망하는 나라의 악입니다」 하고 크게 탄식하며 어루만짐은 넘치고 치우친 풍조를 막는 까닭이다.
故民知書而德衰,知數而厚衰,知券契而信衰,知機械而實衰也。巧詐藏於胸中,則純白不備,而神德不全矣。琴不鳴,而二十五弦各以其聲應;軸不運,而三十輻各以其力旋。弦有緩急小大,然後成曲;車有勞逸動靜,而後能致遠。使有聲者,乃無聲者也;能致千里者,乃不動者也。故上下異道則治,同道則亂。位高而道大者從,事大而道小者凶。故小快害義,小慧害道,小辯害治,苛削傷德。大政不險,故民易道;至治寬裕,故下不相賊;至忠復素,故民無匿情。商鞅為秦立相坐之法,而百姓怨矣;吳起為楚減爵祿之令。而功臣畔矣。商鞅之立法也,吳起之用兵也,天下之善者也。然商鞅之法亡秦,察於刀筆之跡,而不知治亂之本也。吳起以兵弱楚,習于行陳之事,而不知廟戰之權也。晉獻公之伐驪,得其女,非不善也,然而史蘇歎之,見其四世之被禍也。吳王夫差破齊艾陵,勝晉黃池,非不捷也,而子胥憂之,見其必禽於越也。小白奔莒,重耳奔曹,非不困也,而鮑叔、咎犯隨而輔之,知其可與至於霸也。勾踐棲於會稽,修政不殆,謨慮不休,知禍之為福也。襄子再勝而有憂色,畏福之為禍也。
그러므로 백성이 글을 알매 덕이 쇠하고 셈을 알매 두터움이 쇠하며 문서와 계약을 알매 믿음이 쇠하고 기계를 알매 실이 쇠한다. 교묘한 속임이 가슴속에 감추어지면 순수하고 흼이 갖추어지지 않고 신령한 덕이 온전하지 않다. 거문고가 울지 않으나 스물다섯 줄이 저마다 그 소리로 응하고 굴대가 운행하지 않으나 서른 바퀴살이 저마다 그 힘으로 돈다. 줄에 늦고 급함과 작고 큼이 있은 뒤에 곡을 이루고 수레에 수고롭고 편안함과 움직임과 고요함이 있은 뒤에 멀리 이를 수 있다. 소리 있게 하는 것은 곧 소리 없는 것이요 천 리에 이르게 하는 것은 곧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와 아래가 도를 달리하면 다스려지고 도를 같이하면 어지럽다. 자리가 높고 도가 큰 이는 따르고 일이 크고 도가 작은 이는 흉하다. 그러므로 작은 시원함은 의를 해치고 작은 지혜는 도를 해치며 작은 변론은 다스림을 해치고 가혹하게 깎음은 덕을 상한다. 큰 정사는 험하지 않으므로 백성이 이끌리기 쉽고 지극한 다스림은 너그럽고 넉넉하므로 아래가 서로 해치지 않으며 지극한 충성은 바탕으로 돌아가므로 백성이 정을 숨김이 없다. 상앙이 진(秦)나라를 위해 서로 연좌하는 법을 세우매 백성이 원망하였고 오기가 초나라를 위해 작위와 녹을 덜라는 명령을 하매 공신이 배반하였다. 상앙의 법 세움과 오기의 군사 씀은 천하의 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앙의 법이 진(秦)나라를 망하게 하였으니 칼과 붓의 자취에 살피고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근본을 알지 못해서다. 오기는 군사로 초나라를 약하게 하였으니 항렬과 진의 일에 익숙하고 사당에서 싸우는 저울질을 알지 못해서다. 진(晉) 헌공이 여융을 쳐 그 여자를 얻음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사소가 탄식하였으니 그 네 대의 화 입음을 보아서다. 오왕 부차가 제나라를 애릉에서 깨뜨리고 진(晉)나라를 황지에서 이김이 빠르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오자서가 근심하였으니 그 반드시 월나라에 사로잡힘을 보아서다. 소백이 거로 달아나고 중이가 조로 달아남이 곤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포숙과 구범이 따라 도왔으니 그 더불어 패자에 이를 수 있음을 알아서다. 구천이 회계에 깃들되 정사 닦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꾀하기를 쉬지 않았으니 화가 복이 됨을 알아서다. 양자가 두 번 이기고도 근심하는 빛이 있었으니 복이 화가 됨을 두려워해서다.
故齊桓公亡汶陽之田而霸,智伯兼三晉之地而亡。聖人見禍福於重閉之內,而慮患於九拂之外者也。原蠶一歲再收,非不利也,然而王法禁之者,為其殘桑也。離先稻熟,而農夫耨之,不以小利傷大獲也。家老異飯而食,殊器而享,子婦跣而上堂,跪而斟羹,非不費也,然而不可省者,為其害義也。待媒而結言,聘納而取婦,初絻而親迎,非不煩也,然而不可易者,所以防淫也。使民居處相司,有罪相覺,於以舉奸,非不掇也,然而傷和睦之心,而構仇讎之怨。故事有鑿一孔而生百隟,樹一物而生萬葉者,所鑿不足以為便,而所開足以為敗,所樹不足以為利,而所生足以為濊。愚者惑於小利,而忘其大害。昌羊去蚤虱,而人弗庠者,為其來蛉窮也;狸執鼠,而不可脫於庭者,為捕雞也。故事有利於小而害於大,得於此而亡於彼者。故行棋者或食兩而路窮,或予踦而取勝。偷利不可以為行,而智術不可以為法。
그러므로 제 환공이 문양의 밭을 잃고 패자가 되었고 지백이 삼진의 땅을 아우르고 망하였다. 성인은 겹겹이 닫힌 안에서 화와 복을 보고 아홉 굽이 밖에서 근심을 헤아리는 이다. 두 번 치는 누에가 한 해에 두 번 거둠이 이롭지 않은 것이 아니나 왕법이 금함은 그 뽕나무를 해쳐서다. 돌피가 벼보다 먼저 익으나 농부가 김맴은 작은 이익으로 큰 거둠을 상하지 않아서다. 집안 늙은이가 밥을 달리하여 먹고 그릇을 달리하여 누리며 며느리가 맨발로 마루에 올라 꿇어앉아 국을 뜸이 허비가 아닌 것이 아니나 덜 수 없음은 그것이 의를 해쳐서다. 중매를 기다려 말을 맺고 폐백을 들여 아내를 얻으며 처음 면류를 쓰고 친히 맞음이 번거롭지 않은 것이 아니나 바꿀 수 없음은 넘침을 막는 까닭이다. 백성으로 사는 곳에서 서로 살피고 죄가 있으면 서로 깨우쳐 간사함을 들게 함이 줍기 어렵지 않은 것이 아니나 화목한 마음을 상하고 원수의 원망을 얽는다. 그러므로 일에 한 구멍을 뚫어 백 틈을 낳고 한 물건을 심어 만 잎을 낳는 것이 있으니 뚫은 바는 편함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은데 연 바는 패함이 되기에 넉넉하고 심은 바는 이익이 되기에 넉넉하지 않은데 난 바는 더러움이 되기에 넉넉하다. 어리석은 이는 작은 이익에 홀려 그 큰 해를 잊는다. 창포가 벼룩과 이를 없애나 사람이 가려워하지 않음은 그것이 지네를 오게 해서요 살쾡이가 쥐를 잡으나 뜰에서 놓을 수 없음은 닭을 잡아서다. 그러므로 일에 작은 것에 이롭고 큰 것에 해로우며 여기서 얻고 저기서 잃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바둑 두는 이가 혹 둘을 먹고 길이 궁하며 혹 하나를 주고 이김을 취한다. 이익을 훔침은 행실로 삼을 수 없고 슬기와 술은 법으로 삼을 수 없다.
故仁知,人材之美者也。所謂仁者,愛人也;所謂知者,知人也。愛人則無虐刑矣,知人則無亂政矣。治由文理,則無悖謬之事矣;刑不侵濫,則無暴虐之行矣。上無煩亂之治,下無怨望之心,則百殘除而中和作矣,此三代之所昌。故《書》曰:「能哲且惠,黎民懷之。何憂讙兜,何遷有苗。」智伯有五過人之材,而不免於身死人手者,不愛人也;齊王建有三過人之巧,而身虜于秦者,不知賢也。故仁莫大于愛人,知莫大於知人,二者不立,雖察慧捷巧,劬祿疾力,不免於亂也。
그러므로 어짊과 슬기는 사람 재주의 아름다운 것이다. 이른바 어짊이란 사람을 사랑함이요 이른바 슬기란 사람을 앎이다. 사람을 사랑하면 학대하는 형벌이 없고 사람을 알면 어지러운 정사가 없다. 다스림이 무늬와 이치를 말미암으면 어그러진 일이 없고 형벌이 침노하여 넘치지 않으면 사납고 학대하는 행실이 없다. 위에 번거롭고 어지러운 다스림이 없고 아래에 원망하는 마음이 없으면 온갖 해침이 없어지고 알맞고 화함이 일어나니 이것이 삼대가 창성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서」에 이르기를 「밝고 또 은혜로울 수 있으면 백성이 품는다. 어찌 환두를 근심하며 어찌 유묘를 옮기랴」 하였다. 지백에게 남을 넘는 재주 다섯이 있었으나 몸이 남의 손에 죽음을 면하지 못함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서요 제왕 건에게 남을 넘는 교묘함 셋이 있었으나 몸이 진나라에 사로잡힘은 어진 이를 알지 못해서다. 그러므로 어짊은 사람을 사랑함보다 큰 것이 없고 슬기는 사람을 앎보다 큰 것이 없으니 둘이 서지 않으면 비록 살피고 지혜롭고 빠르고 교묘하며 힘써 부지런하여도 어지러움을 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