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道第一
貞觀初,太宗謂侍臣曰:「為君之道,必須先存百姓,若損百姓以奉其身,猶割股以啖腹,腹飽而身斃。若安天下,必須先正其身,未有身正而影曲,上治而下亂者。朕每思傷其身者不在外物,皆由嗜欲以成其禍。若躭嗜滋味,玩悅聲色,所欲既多,所損亦大,既妨政事,又擾生民。且復出一非理之言,萬姓為之解體,怨讟既作,離叛亦興。朕每思此,不敢縱逸。」諫議大夫魏徵對曰:「古者聖哲之主,皆亦近取諸身,故能遠體諸物。昔楚聘詹何,問其理國之要。詹何對以修身之術。楚王又問理國何如?詹何曰:『未聞身理而國亂者。』陛下所明,實同古義。」
정관 초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임금 노릇 하는 길은 반드시 먼저 백성을 보살피는 데 있다. 백성을 해쳐 제 몸을 받든다면 넓적다리를 베어 배를 채우는 것과 같으니, 배는 부르되 몸은 죽는다. 천하를 편안케 하려면 반드시 먼저 제 몸을 바르게 해야 한다. 몸이 바른데 그림자가 굽거나, 위가 다스려지는데 아래가 어지러운 일은 없었다.
짐은 늘 생각하거니와 제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바깥 물건에 있지 않고 다 즐기고 바라는 마음에서 그 화가 이루어진다. 맛난 것을 탐하고 소리와 빛깔을 즐기면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잃는 것도 커진다. 정사에 방해가 되고 백성을 어지럽힌다. 게다가 이치에 닿지 않는 말 한마디를 내면 만백성의 마음이 흩어지고, 원망이 일어나면 배반도 따라 일어난다. 짐은 늘 이것을 생각하여 감히 함부로 놀지 못한다.」
간의대부 위징이 대답하였다.
「옛날 성스럽고 밝은 임금들은 다 가까이 제 몸에서 취하였으므로 멀리 만물에까지 미칠 수 있었습니다. 옛적에 초나라가 첨하를 불러 나라 다스리는 요체를 물으니 첨하는 몸 닦는 법으로 대답하였습니다. 초왕이 다시 나라 다스리는 일은 어떠하냐고 물으니 첨하가 말하기를 『몸이 다스려졌는데 나라가 어지러운 일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였습니다. 폐하께서 밝히신 바가 참으로 옛뜻과 같습니다.」
貞觀二年,太宗問魏徵曰:「何謂為明君暗君?」徵曰:「君之所以明者,兼聽也;其所以暗者,偏信也。《詩》云:『先人有言,詢於芻蕘。』昔唐、虞之理,辟四門,明四目,達四聰。是以聖無不照,故共、鯀之徒,不能塞也;靖言庸回,不能惑也。秦二世則隱藏其身,捐隔疏賤而偏信趙高,及天下潰叛,不得聞也。梁武帝偏信朱異,而侯景舉兵向闕,竟不得知也。隋煬帝偏信虞世基,而諸賊攻城剽邑,亦不得知也。是故人君兼聽納下,則貴臣不得壅蔽,而下情必得上通也。」太宗甚善其言。
정관 이 년에 태종이 위징에게 물었다.
「무엇을 밝은 임금이라 하고 무엇을 어두운 임금이라 하는가?」
위징이 말하였다.
「임금이 밝은 까닭은 두루 듣기 때문이고, 어두운 까닭은 한쪽만 믿기 때문입니다. 『시』에 이르기를 『옛사람의 말에, 나무꾼에게도 물으라 하였다』 하였습니다. 옛날 요와 순의 다스림은 사방의 문을 열고 사방을 보는 눈을 밝히고 사방을 듣는 귀를 통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성인이 비추지 못하는 데가 없어 공공과 곤의 무리도 막지 못하였고, 번드르르한 말과 못된 마음도 홀리지 못하였습니다.
진나라 이세는 제 몸을 감추고 낮고 천한 이들을 물리치고 조고만 치우쳐 믿다가, 천하가 무너져 배반하기에 이르러서도 듣지 못하였습니다. 양 무제는 주이만 치우쳐 믿다가 후경이 군사를 일으켜 대궐로 향하는데도 끝내 알지 못하였습니다. 수 양제는 우세기만 치우쳐 믿다가 도적들이 성을 치고 고을을 노략하는데도 또한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임금이 두루 듣고 아랫사람을 받아들이면 귀한 신하가 가리지 못하고 아래의 사정이 반드시 위에 통합니다.」
태종이 그 말을 매우 좋게 여겼다.
貞觀十年,太宗謂侍臣曰:「帝王之業,草創與守成孰難?」尚書左僕射房玄齡對曰:「天地草昧,群雄競起,攻破乃降,戰勝乃克。由此言之,草創為難。」魏徵對曰:「帝王之起,必承衰亂。覆彼昏狡,百姓樂推,四海歸命,天授人與,乃不為難。然既得之後,志趣驕逸,百姓欲靜而徭役不休,百姓雕殘而侈務不息,國之衰弊,恒由此起。以斯而言,守成則難。」太宗曰:「玄齡昔從我定天下,脩嘗艱苦,出萬死而遇一生,所以見草創之難也。魏徵與我安天下,慮生驕逸之端,必踐危亡之地,所以見守成之難也。今草創之難,既已往矣,守成之難者,當思與公等慎之。」
정관 십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제왕의 일에서 처음 세우는 것과 이룬 것을 지키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어려운가?」
상서좌복야 방현령이 대답하였다.
「하늘과 땅이 아직 어둡고 뭇 영웅이 다투어 일어나 쳐부수어야 항복하고 싸워 이겨야 이깁니다. 이로 말하면 처음 세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위징이 대답하였다.
「제왕이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쇠하고 어지러운 뒤를 잇습니다. 저 어둡고 교활한 이를 엎으면 백성이 즐거이 밀어 주고 사해가 목숨을 맡기니, 하늘이 주고 사람이 주는 것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얻은 뒤에는 뜻이 교만하고 방자해져, 백성은 조용하기를 바라는데 부역이 그치지 않고 백성이 시들었는데 사치한 일이 쉬지 않습니다. 나라가 쇠하고 피폐해지는 것이 늘 여기서 일어납니다. 이로 말하면 지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현령은 옛날 나를 따라 천하를 정할 때 어려움을 두루 겪었고 만 번 죽을 데서 한 번 살아났으니 처음 세우는 어려움을 본 것이고, 위징은 나와 함께 천하를 편안케 하면서 교만하고 방자한 실마리가 생기면 반드시 위태롭고 망하는 땅을 밟게 될 것을 걱정하니 지키는 어려움을 본 것이다. 이제 처음 세우는 어려움은 이미 지나갔으니, 지키는 어려움은 마땅히 공들과 함께 삼가야 하겠다.」
貞觀十一年,特進魏徵上疏曰:
정관 십일 년에 특진 위징이 상소를 올렸다.
臣觀自古受圖膺運,繼體守文,控禦英雄,南面臨下,皆欲配厚德於天地,齊高明於日月,本支百世,傳祚無窮。然而克終者鮮,敗亡相繼,其故何哉?所以求之,失其道也。殷鑒不遠,可得而言。
신이 보건대 예로부터 하늘의 명을 받아 대를 잇고 법을 지키며 영웅을 거느리고 남쪽을 향해 아래를 다스린 이들은, 다 두터운 덕을 하늘과 땅에 짝하고 높고 밝음을 해와 달에 가지런히 하여 본가와 갈래가 백 대에 이어지고 복이 끝없이 전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끝을 잘 마친 이는 드물고 무너져 망한 이가 잇달았으니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찾아보면 그 길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은나라의 거울이 멀지 않으니 말할 수 있습니다.
昔在有隋,統一寰宇,甲兵強銳,三十餘年,風行萬里,威動殊俗。一旦舉而棄之,盡為他人之有。彼煬帝豈惡天下之治安,不欲社稷之長久,故行桀虐,以就滅亡哉!恃其富強,不虞後患。驅天下以從欲,罄萬物而自奉,采域中之子女,求遠方之奇異。宮苑是飾,臺榭是崇,徭役無時,幹戈不戢。外示嚴重,內多險忌,讒邪者必受其福,忠正者莫保其生。上下相蒙,君臣道隔,民不堪命,率土分崩。遂以四海之尊,殞於匹夫之手,子孫殄絕,為天下笑,可不痛哉!
옛날 수나라가 천하를 하나로 아우르고 군사가 굳세어 삼십여 해 동안 위세가 만 리에 미치고 다른 풍속에까지 떨쳤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들어 버려 다 남의 것이 되었습니다. 저 양제가 어찌 천하가 다스려지고 편안한 것을 미워하고 사직이 오래가기를 바라지 않아서, 걸왕처럼 사납게 굴어 멸망으로 나아갔겠습니까. 제 부강함을 믿고 뒷일을 헤아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천하를 몰아 제 욕심을 좇고 만물을 다 긁어 제 몸을 받들며, 나라 안의 여자를 뽑고 먼 곳의 기이한 것을 구하였습니다. 궁궐과 동산을 꾸미고 누대를 높이며 부역에 때가 없고 싸움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밖으로는 엄중한 척하고 안으로는 험하고 시새움이 많아, 참소하고 사악한 자는 반드시 복을 받고 충성되고 바른 이는 목숨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위아래가 서로 속이고 임금과 신하의 길이 막히니 백성이 명을 견디지 못하여 온 땅이 무너져 갈라졌습니다.
마침내 사해의 높은 자리로서 한 필부의 손에 죽고 자손이 끊겨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어찌 아프지 않겠습니까.
聖哲乘機,拯其危溺,八柱傾而復正,四維弛而更張。遠肅邇安,不逾於期月;勝殘去殺,無待於百年。今宮觀臺榭,盡居之矣;奇珍異物,盡收之矣;姬姜淑媛,盡侍於側矣。四海九州,盡為臣妾矣。若能鑒彼之所以失,念我之所以得,日慎一日,雖休勿休,焚鹿臺之寶衣,毀阿房之廣殿,懼危亡於峻宇,思安處於卑宮,則神化潛通,無為而治,德之上也。若成功不毀,即仍其舊,除其不急,損之又損。雜茅茨於桂棟,參玉砌以土堦,悅以使人,不竭其力,常念居之者逸,作之者勞,億兆悅以子來,群生仰而遂性,德之次也。若惟聖罔念,不慎厥終,忘締構之艱難,謂天命之可恃,忽采椽之恭儉,追雕墻之靡麗,因其基以廣之,增其舊而飾之,觸類而長,不知止足,人不見德,而勞役是聞,斯為下矣。譬之負薪救火,揚湯止沸,以暴易亂,與亂同道,莫可測也,後嗣何觀!夫事無可觀則人怨,人怨則神怒,神怒則災害必生,災害既生,則禍亂必作,禍亂既作,而能以身名全者鮮矣。順天革命之後,將隆七百之祚,貽厥子孫,傳之萬葉,難得易失,可不念哉!
성스럽고 밝은 이가 때를 타고 그 위태로움과 빠짐을 건지니, 여덟 기둥이 기울었다가 다시 바로 서고 네 벼리가 늘어졌다가 다시 팽팽해졌습니다. 먼 데가 엄숙해지고 가까운 데가 편안해지는 데 한 달이 걸리지 않았고, 모진 것을 이기고 죽임을 없애는 데 백 년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궁궐과 누대에 다 들어 사시고, 진기하고 기이한 물건을 다 거두셨으며, 아름다운 여인들이 다 곁에서 모시고, 사해와 아홉 고을이 다 신하와 종이 되었습니다.
만약 저들이 잃은 까닭을 거울로 삼고 내가 얻은 까닭을 생각하여, 날마다 하루하루 삼가고 편안하여도 편안히 여기지 않으며, 녹대의 보배로운 옷을 태우고 아방궁의 넓은 전각을 헐며, 높은 집에서 위태롭고 망할 것을 두려워하고 낮은 집에서 편히 살기를 생각하신다면, 신령한 교화가 은근히 통하여 하는 일 없이도 다스려질 것이니 덕의 으뜸입니다.
만약 이룬 것을 헐지 않고 옛것을 그대로 두되 급하지 않은 것을 덜고 또 덜어, 계수나무 마룻대에 띠를 섞고 옥돌 섬돌에 흙층계를 섞으며, 기쁘게 하여 사람을 부리되 그 힘을 다하지 않게 하고, 사는 이는 편하고 짓는 이는 수고롭다는 것을 늘 생각하신다면, 억조 백성이 기뻐하며 자식처럼 모여들고 뭇 생명이 우러러 제 본성을 이룰 것이니 덕의 다음입니다.
만약 성인이면서도 생각하지 않고 그 끝을 삼가지 않아, 얽어 세울 때의 어려움을 잊고 천명을 믿을 만하다 여기며, 통나무 서까래의 검소함을 소홀히 하고 무늬 새긴 담의 화려함을 좇아, 그 터를 넓히고 옛것을 더 꾸미며, 비슷한 것을 따라 늘려 그칠 줄 모르신다면, 사람들은 덕을 보지 못하고 부역만 듣게 되니 이것이 아래입니다.
이를 비유하면 섶을 지고 불을 끄고 끓는 물을 퍼서 끓음을 멎게 하려는 것이며, 사나움으로 어지러움을 바꾸는 것이라 어지러움과 같은 길이니 헤아릴 수 없고, 뒷사람이 무엇을 보겠습니까. 무릇 일에 볼 만한 것이 없으면 사람이 원망하고, 사람이 원망하면 신이 노하고, 신이 노하면 재해가 반드시 생기고, 재해가 생기면 화란이 반드시 일어나고, 화란이 일어나면 몸과 이름을 온전히 하는 이가 드뭅니다. 하늘에 따라 천명을 바꾼 뒤에 칠백 년의 복을 융성케 하여 자손에게 물려주고 만대에 전하려면,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쉬우니 어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是月,徵又上疏曰:
그달에 위징이 또 상소를 올렸다.
臣聞求木之長者,必固其根本;欲流之遠者,必浚其泉源;思國之安者,必積其德義。源不深而望流之遠,根不固而求木之長,德不厚而思國之治,臣雖下愚,知其不可,而況於明哲乎?人君當神器之重,居域中之大,將崇極天之峻,永保無疆之休。不念居安思危,戒奢以儉,德不處其厚,情不勝其欲,斯亦伐根以求木茂,塞源而欲流長者也。
신이 듣건대 나무가 길게 자라기를 구하는 이는 반드시 그 뿌리를 굳게 하고, 물이 멀리 흐르기를 바라는 이는 반드시 그 샘을 깊이 파며, 나라가 편안하기를 생각하는 이는 반드시 그 덕과 의를 쌓는다 합니다. 근원이 깊지 않은데 멀리 흐르기를 바라고, 뿌리가 굳지 않은데 길게 자라기를 구하며, 덕이 두텁지 않은데 나라가 다스려지기를 생각하는 것은, 신이 비록 아주 어리석으나 안 될 일인 줄 아는데 하물며 밝고 어지신 분이겠습니까.
임금은 신령한 그릇의 무거움을 맡고 나라 안의 큰 자리에 있어, 하늘에 닿는 높음을 세우고 끝없는 아름다움을 길이 지키려 합니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사치를 검소함으로 경계하지 않으며, 덕이 그 두터움에 머물지 않고 마음이 그 욕심을 이기지 못한다면, 이 또한 뿌리를 베고 나무가 무성하기를 구하며 근원을 막고 물이 길게 흐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凡百元首,承天景命,莫不殷憂而道著,功成而德衰。有善始者實繁,能克終者蓋寡,豈取之易而守之難乎?昔取之而有餘,今守之而不足,何也?夫在殷憂,必竭誠以待下;既得志,則縱情以傲物。竭誠則胡越為一體,傲物則骨肉為行路。雖董之以嚴刑,震之以威怒,終茍免而不懷仁,貌恭而不心服。怨不在大,可畏惟人,載舟覆舟,所宜深慎,奔車朽索,其可忽乎!
무릇 모든 임금은 하늘의 큰 명을 받아, 깊이 근심할 때는 도가 드러나지 않는 이가 없고 공을 이루면 덕이 쇠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처음을 잘하는 이는 참으로 많으나 끝을 잘 마치는 이는 대개 적으니, 어찌 얻기는 쉽고 지키기는 어려워서이겠습니까. 옛날에는 얻고도 남았는데 이제는 지키기에도 모자라니 어찌된 일입니까.
무릇 깊이 근심할 때는 반드시 정성을 다하여 아랫사람을 대하고, 뜻을 이룬 뒤에는 마음대로 하여 남을 업신여깁니다. 정성을 다하면 오랑캐와 월나라 사람도 한 몸이 되고, 남을 업신여기면 살붙이도 지나가는 남이 됩니다. 비록 엄한 형벌로 단속하고 위엄과 노여움으로 떨게 하여도, 끝내 구차히 면할 뿐 어짊을 품지 않고 겉으로 공손할 뿐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습니다.
원망은 큰 데 있지 않으니 두려운 것은 오직 사람입니다. 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고 엎기도 하니 마땅히 깊이 삼가야 합니다. 달리는 수레를 썩은 새끼로 매는 일을 어찌 소홀히 하겠습니까.
君人者,誠能見可欲,則思知足以自戒;將有作,則思知止以安人;念高危,則思謙沖而自牧;懼滿溢,則思江海下百川;樂盤遊,則思三驅以為度;憂懈怠,則思慎始而敬終;慮壅蔽,則思虛心以納下;想讒邪,則思正身以黜惡;恩所加,則思無因喜以謬賞;罰所及,則思無因怒而濫刑。總此十思,弘茲九德,簡能而任之,擇善而從之。則智者盡其謀,勇者竭其力,仁者播其惠,信者效其忠。文武爭馳,君臣無事,可以盡豫遊之樂,可以養松喬之壽,鳴琴垂拱,不言而化。何必勞神苦思,代下司職,役聰明之耳目,虧無為之大道哉?
사람의 임금 된 이가 참으로 탐낼 만한 것을 보면 만족할 줄 알아 스스로 경계할 것을 생각하고, 지으려 할 때는 그칠 줄 알아 사람을 편안케 할 것을 생각하며, 높아서 위태로움을 생각하면 겸손하여 스스로 기를 것을 생각하고, 가득 차 넘칠까 두려우면 강과 바다가 온갖 내의 아래에 있음을 생각하며, 놀이를 즐기면 세 번 몰이하는 것으로 한도를 삼을 것을 생각하고, 게으를까 걱정하면 처음을 삼가고 끝을 공경할 것을 생각하며, 가리어질까 염려하면 마음을 비워 아랫사람을 받아들일 것을 생각하고, 참소와 사악함을 생각하면 몸을 바르게 하여 악을 물리칠 것을 생각하며, 은혜를 베풀 때는 기쁘다고 하여 그릇 상 주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 벌을 내릴 때는 노엽다고 하여 함부로 형벌하지 않을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 열 가지 생각을 다 모으고 저 아홉 가지 덕을 넓혀, 능한 이를 가려 맡기고 좋은 것을 골라 따르십시오. 그러면 슬기로운 이는 그 꾀를 다하고, 용감한 이는 그 힘을 다하며, 어진 이는 그 은혜를 펴고, 미더운 이는 그 충성을 바칠 것입니다. 문신과 무신이 다투어 달리고 임금과 신하에게 일이 없어, 노닒의 즐거움을 다할 수 있고 적송자와 왕자교의 수명을 기를 수 있으며, 거문고를 울리고 팔짱을 끼고서 말하지 않아도 교화될 것입니다.
어찌 반드시 정신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괴롭게 하여 아랫사람을 대신해 일을 맡고, 귀와 눈의 밝음을 부려 하는 일 없이 다스리는 큰 도를 이지러뜨리겠습니까.
太宗手詔答曰:
태종이 손수 조서를 내려 답하였다.
省頻抗表,誠極忠款,言窮切至。披覽忘倦,每達宵分。非公體國情深,啟沃義重,豈能示以良圖,匡其不及。朕聞晉武帝自平吳已後,務在驕奢,不復留心治政。何曾退朝謂其子劭曰:「吾每見主上不論經國遠圖,但說平生常語,此非貽厥子孫者,爾身猶可以免。」指諸孫曰:「此等必遇亂死。」及孫綏,果為淫刑所戮。前史美之,以為明於先見。朕意不然,謂曾之不忠其罪大矣。夫為人臣,當進思盡忠,退思補過,將順其美,匡救其惡,所以共為理也。曾位極臺司,名器崇重,當直辭正諫,論道佐時。今乃退有後言,進無廷諍,以為明智,不亦謬乎!危而不持,焉用彼相?公之所陳,朕聞過矣。當置之幾案,事等弦、韋。必望收彼桑榆,期之歲暮,不使康哉良哉,獨美於往日,若魚若水,遂爽於當今。遲復嘉謀,犯而無隱。朕將虛襟靜志,敬佇德音。
자주 올린 표를 살피니 정성이 지극히 충성스럽고 말이 더없이 간절하다. 펼쳐 보느라 게으름을 잊고 늘 밤중에 이르렀다. 공이 나라를 제 몸으로 여기는 정이 깊고 깨우쳐 주는 뜻이 무겁지 않다면, 어찌 좋은 계책을 보여 내가 미치지 못하는 데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짐이 듣건대 진 무제는 오나라를 평정한 뒤로 교만하고 사치한 데 힘써 다시는 다스리는 일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한다. 하증이 조회에서 물러나 그 아들 하소에게 말하기를 「내가 볼 때마다 주상은 나라 다스리는 먼 계책을 논하지 않고 다만 예사로운 말만 하니, 이는 자손에게 물려줄 바가 아니다. 네 몸은 그래도 면할 수 있으리라」 하고, 여러 손자를 가리키며 「이들은 반드시 난리를 만나 죽으리라」 하였다. 손자 하수에 이르러 과연 지나친 형벌에 죽임을 당하였다. 앞선 사서가 이를 아름답게 여겨 앞을 내다보는 데 밝았다 하였다.
짐의 뜻은 그렇지 않다. 하증의 불충이 그 죄가 크다고 본다. 무릇 남의 신하 된 이는 나아가서는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허물을 기울 것을 생각하여, 그 아름다움을 따르게 하고 그 악함을 바로잡아 구하는 것이니 이것이 함께 다스리는 까닭이다. 하증은 자리가 삼공의 꼭대기에 있고 이름과 그릇이 높고 무거웠으니, 마땅히 곧은 말로 바르게 간하고 도를 논하여 때를 도왔어야 한다. 그런데 물러나서는 뒷말이 있고 나아가서는 조정에서 다투는 일이 없었으니, 이를 밝은 슬기라 하는 것이 어찌 그르지 않겠는가. 위태로운데 붙들지 못한다면 저 재상을 어디에 쓰겠는가.
공이 아뢴 바로 짐은 허물을 들었다. 마땅히 책상에 두어 활시위와 부드러운 가죽처럼 삼겠다. 반드시 저 저녁 볕을 거두어 한 해의 저물녘을 기약하고, 「편안하도다 좋도다」 하던 것이 지난날에만 아름답지 않게 하며, 물고기와 물 같던 사이가 오늘에 어긋나지 않게 하리라. 좋은 계책을 늦추지 말고 거스르더라도 숨기지 말라. 짐은 마음을 비우고 뜻을 고요히 하여 공경히 덕스러운 말을 기다리겠다.
貞觀十五年,太宗謂侍臣曰:「守天下難易?」侍中魏徵對曰:「甚難。」太宗曰:「任賢能、受諫諍,即可,何謂為難?」徵曰:「觀自古帝王,在於憂危之間,則任賢受諫。及至安樂,必懷寬怠,言事者惟令兢懼,日陵月替,以至危亡。聖人所以居安思危,正為此也。安而能懼,豈不為難?」
정관 십오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천하를 지키는 일은 어려운가 쉬운가?」
시중 위징이 대답하였다.
「몹시 어렵습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어진 이와 능한 이를 쓰고 간하는 말을 받아들이면 될 터인데 어찌 어렵다 하는가?」
위징이 말하였다.
「예로부터 제왕을 보건대 근심하고 위태로운 사이에 있으면 어진 이를 쓰고 간언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다 편안하고 즐거운 데 이르면 반드시 너그럽고 게으른 마음을 품어, 일을 아뢰는 이로 하여금 오직 두려워하게 하니, 날로 무너지고 달로 쇠하여 위태롭고 망하는 데 이릅니다. 성인이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편안하면서도 두려워할 수 있으니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