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規諫太子第十二

정관정요 貞觀政要 · 오긍(吳兢) · 8세기 초 · 단락 24 · 한자 3,996자 · 낭독 16.0분

「정관정요」 태자를 바로잡아 간하다 「規諫太子第十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당 태종이 신하들과 주고받은 말을 주제별로 모은 책. 임금의 길에서 시작해 간언을 받아들이는 법, 벼슬아치를 고르는 법, 형벌과 세금과 정벌을 거쳐 「끝을 삼감」으로 끝난다. 위징이 낯을 맞대고 꺾어 말하고 태종이 이를 받아들이는 장면이 책의 뼈대다. 고구려 안시성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며 성주에게 비단을 내린 일, 방현령이 죽어 가며 요동 정벌을 말린 상소도 여기에 있다.

貞觀五年,李百藥爲太子右庶子,時太子承乾頗留意典墳,然閑宴之後,嬉戲過度。百藥作《讚道賦》以諷焉,其詞曰:

정관 오 년에 이백약이 태자우서자가 되었다. 그때 태자 이승건이 자못 옛 전적에 뜻을 두었으나 한가한 잔치 뒤에는 놀고 희롱하기를 지나치게 하였다. 백약이 「도를 기리는 부」를 지어 넌지시 깨우쳤다. 그 글은 이러하다.

下臣側聞先聖之格言,嘗覽載籍之遺則,伊天地之玄造,洎皇王之建國,曰人紀與人綱,資立言與立德。履之則率性成道,違之則罔念作忒。望興廢如從鈞,視吉凶如糾餧。至乃受圖膺籙,握鏡君臨。因萬物之思化,以百姓而爲心。體大儀之潛運,閱往古於來今。盡爲善於乙夜,惜勤勞於寸陰。故能釋層冰於瀚海,變寒穀於蹛林。總人靈以胥悦,極穹壤而懷音。

아랫신하가 곁으로 앞선 성인의 바른 말씀을 듣고 일찍이 옛 기록에 남은 법도를 보았습니다. 저 하늘과 땅의 그윽한 지음과 임금들이 나라를 세운 데 이르러, 사람의 벼리와 사람의 그물이라 이르는 것은 말을 세움과 덕을 세움에 힘입습니다. 이를 밟으면 곧 성품을 좇아 도를 이루고 이를 어기면 곧 생각이 없어 어긋남을 짓습니다. 흥함과 폐함 바라보기를 물레 도는 것 좇듯 하고 길함과 흉함 보기를 얽힌 새끼줄같이 합니다.

도록을 받고 부명을 받아 거울을 잡고 임금으로 임함에 이르러서는, 만물이 되어 가기를 생각함으로 말미암아 백성으로 마음을 삼습니다. 큰 거동의 그윽한 움직임을 몸받고 지난 옛일을 오늘에 비추어 봅니다. 이경까지 착함을 다하고 짧은 그늘에도 부지런함을 아낍니다. 그러므로 한해에서 겹얼음을 녹이고 찬 골짜기를 대림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신령을 아울러 서로 기뻐하고 하늘 끝 땅 끝까지 노랫소리를 품습니다.

赫矣聖唐,大哉靈命;時維大始,運鍾上聖。天縱皇儲,固本居正;機悟宏遠,神姿凝映。顧三善而必弘。祗四德而爲行。每趨庭而聞禮,常問寢而資敬。奉聖訓以周鏇,誕天文之明命。邁觀喬而望梓,即元龜與明鏡。自大道雲革,禮教斯起,以正君臣,以篤父子。君臣之禮,父子之親,盡情義以兼極,諒弘道之在人。豈夏啟與周誦,亦丹朱與商均。既雕且琢,溫故知新。惟忠與敬,曰孝與仁。則可以下光四海,上燭三辰。昔三王之教子,兼四時以齒學;將交發於中外,乃先之以禮樂。樂以移風易俗,禮以安上化人。非有悦於鍾鼓,將宣志以和神。寧有懷於玉帛,將克己而庇身。生於深宮之中,處於群後之上,未深思於王業,不自珍於匕鬯。謂富貴之自然,恃崇高以矜尚,必恣驕狠,動愆禮讓,輕師傅而慢禮儀,狎奸諂而縱淫放。前星之耀遽隱,少陽之道斯諒。雖天下之爲家,蹈夷儉之非一。或以才而見升,或見讒而受黜。足可以省厥休咎,觀其得失。請粗略而陳之,覬披文而相質。

빛나도다 성스러운 당나라여, 크도다 신령한 명이여. 때는 큰 처음이요 운수는 위없는 성인에게 모였습니다. 하늘이 내신 황제의 저군은 밑동을 굳히고 바름에 처하시니, 낌새를 깨달음이 넓고 멀며 신령한 자태가 엉겨 비칩니다. 세 가지 착함을 돌아보아 반드시 넓히시고 네 가지 덕을 삼가 행하십니다. 뜰을 지날 때마다 예를 들으시고 늘 잠자리를 물어 공경에 힘입으십니다.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들어 두루 도시고 하늘 무늬의 밝은 명을 크게 하십니다. 교목을 보고 가래나무를 바라보듯 하시니 곧 큰 거북이요 밝은 거울이십니다.

큰 도가 바뀐 뒤로 예의 가르침이 여기서 일어나 임금과 신하를 바로잡고 아비와 아들을 도탑게 하였습니다. 임금과 신하의 예와 아비와 아들의 친함은 정과 의로움을 다하여 아울러 지극하니, 참으로 도를 넓힘이 사람에게 있습니다. 어찌 하나라 계와 주나라 송뿐이겠으며 또한 단주와 상균도 있었습니다. 이미 쪼고 또 갈아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압니다. 오직 충성과 공경이요 효도와 어짊이라 하니, 곧 아래로 사해를 빛내고 위로 세 별을 밝힐 수 있습니다.

옛날 세 왕이 아들을 가르칠 때 네 철을 아울러 나이 차례로 배우게 하였고, 장차 안팎에서 아울러 피게 하려고 이에 예와 악으로 먼저 하였습니다. 악으로는 풍속을 옮겨 바꾸고 예로는 위를 편안케 하여 사람을 되어 가게 합니다. 종과 북에 기뻐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장차 뜻을 펴서 정신을 화하게 하려는 것이요, 어찌 옥과 비단에 마음이 있겠습니까, 장차 몸을 이겨 제 몸을 덮으려는 것입니다.

깊은 궁궐 안에서 나고 뭇 제후의 위에 처하여, 왕업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제사 그릇을 스스로 아끼지 않습니다. 넉넉하고 귀함을 절로 그런 것이라 이르고 높음을 믿어 뽐내며, 반드시 교만과 사나움을 마음껏 하고 움직이면 예와 사양을 어그러뜨립니다. 사부를 가벼이 여기고 예의를 업신여기며, 간사하고 아첨하는 이와 익숙해져 음란함과 방자함을 놓아둡니다. 앞별의 빛남이 문득 숨고 소양의 도가 이에 얇아집니다.

비록 천하로 집을 삼았어도 평탄함과 험함을 밟은 일이 하나가 아닙니다. 더러는 재주로 올려짐을 보았고 더러는 헐뜯음을 만나 물리침을 받았습니다. 그 아름다움과 허물을 살피고 그 얻음과 잃음을 볼 만합니다. 청컨대 대략 이를 늘어놓으니 글을 펴 보시고 서로 바탕 삼으시기를 바랍니다.

在宗周之積德,乃執契而膺期;賴昌、發而作貳,啟七百之鴻基。逮扶蘇之副秦,非有虧於聞望,以長嫡之隆重,監偏師於亭障。始禍則金以寒離,厥妖則火不炎上;既樹置之違道,見宗祀之遄喪。伊漢氏之長世,固明兩之遞作。高惑戚而寵趙,以天下而爲謔。惠結皓而因良,致羽翼於寥廓。景有慚於鄧子,成從理之淫虐;終生患於強吳,由發怒於爭博。徹居儲兩,時猶幼沖,防衰年之絕議,識亞夫之矜功,故能恢弘祖業,紹三代之遺風。據開博望,其名未融。哀時命之奇舛,遇讒贼於江充,雖備兵以誅亂,竟背義而凶終。宣嗣好儒,大猷行闡,嗟被尤於德教,美發言於忠謇。始聞道於匡、韋,終穫戾於恭、顯。太孫雜藝,雖異定陶,馳道不絕,抑惟小善。猶見重於通人,當傳芳於前典。中興上嗣,明、章濟濟,俱達時政,咸通經禮,極至情於敬愛,惇友於於兄弟,是以固東海之遺堂,因西周之繼體。五官在魏,無聞德音。或受譏於妲己,且自悦於從禽。雖才高而學富,竟取累於荒淫。暨貽厥於明皇,構崇基於三世。得秦帝之奢侈,亞漢武之才藝。遂驅役於群臣,亦無救於凋弊。中撫寬愛,相表多奇。重桃符而致惑,納巨鹿之明規。竟能掃江表之氛穢,擧要荒而見羈。惠處東朝,察其遺蹟。在聖德其如初,實御床之可惜。悼愍懷之雲廢,遇烈風之吹沙。盡性靈之狎藝,亦自敗於凶邪。安能奉其粢盛,承此邦家!

종주가 덕을 쌓은 데 있어서는 곧 부절을 잡고 때에 응하였으니, 창과 발에 힘입어 버금이 되어 칠백 년의 큰 터를 열었습니다.

부소가 진나라의 버금이 된 데 이르러서는 듣던 바람에 이지러짐이 있지 않았으나, 맏이의 높고 무거움으로 변방 요새에서 치우친 군사를 살폈습니다. 재앙이 시작되매 쇠가 차가움으로 떠나고 요사함이 나타나매 불이 타오르지 못하였습니다. 이미 세워 둠이 도를 어겼으므로 종묘의 제사가 빨리 없어짐을 보았습니다.

저 한씨가 대를 길게 한 것은 참으로 밝음 둘이 갈마들어 일어난 덕입니다. 고조는 척부인에 미혹되어 조왕을 총애하여 천하로 희롱을 삼았습니다. 혜제는 네 흰 노인을 맺으매 장량으로 말미암아 텅 빈 하늘에서 날개를 얻었습니다. 경제는 등씨에게 부끄러움이 있어 이치를 좇는다면서 음란하고 사나움을 이루었고, 끝내 강한 오나라에서 근심이 생긴 것은 장기 다툼에서 노여움을 낸 데서 말미암았습니다.

유철이 저군의 자리에 있을 때는 아직 어렸으나 늘그막의 끊어진 의논을 막고 주아부가 공을 뽐냄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므로 할아버지의 업을 넓혀 삼대의 남은 풍속을 이을 수 있었습니다.

유거가 박망원을 열었으나 그 이름이 아직 밝지 못하였습니다. 때와 명이 남달리 어그러져 강충에게서 헐뜯는 도적을 만난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비록 군사를 갖추어 어지러움을 베려 하였으나 마침내 의로움을 등지고 흉하게 마쳤습니다.

선제의 후사는 유학을 좋아하여 큰 도가 행해지고 밝혀졌으나, 덕과 가르침에서 허물을 입은 것을 안타까워하고 충성되고 곧은 데서 말을 낸 것을 아름답게 여깁니다. 처음에는 광형과 위현성에게서 도를 들었으나 끝내 홍공과 석현에게서 죄를 얻었습니다.

태손이 잡스러운 재예를 익힌 것은 비록 정도왕과 달랐고 치도를 끊지 않은 것도 다만 작은 착함일 뿐입니다. 그래도 통달한 이에게 무겁게 여겨졌으니 마땅히 앞선 전적에 꽃다움을 전할 만합니다.

중흥한 뒤의 웃대 후사인 명제와 장제는 성대하여 다 때의 정사에 통달하고 다 경서와 예에 통하였으며, 공경과 사랑에 지극한 정을 다하고 형제에게 우애를 도타이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동해왕이 남긴 집을 굳히고 서주가 몸을 이은 법을 따랐습니다.

위나라의 오관중랑장은 덕스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더러는 달기에 견주는 비웃음을 받고 또 새 쫓기를 스스로 즐겼습니다. 비록 재주가 높고 학문이 넉넉하였으나 마침내 거친 음란함에 누를 입었습니다.

명황에게 물려주는 데 이르러서는 삼대에 걸쳐 높은 터를 얽었습니다. 진나라 황제의 사치를 얻고 한 무제의 재예에 버금갔습니다. 마침내 뭇 신하를 몰아 부렸으나 또한 시들고 피폐함을 건지지 못하였습니다.

가운데 어루만진 이는 너그럽고 사랑스러워 생김새에 남다른 것이 많았습니다. 도부를 무겁게 여겨 미혹에 이르렀으나 거록의 밝은 법도를 받아들였습니다. 마침내 강남의 더러운 기운을 쓸어 내고 먼 변방을 들어 굴레 씌울 수 있었습니다.

혜제가 동조에 있을 때 그 남긴 자취를 살펴보건대, 성스러운 덕이 그 처음과 같았더라면 참으로 임금의 평상 일이 아까웠을 것입니다. 민회태자가 폐해진 것을 슬퍼하니 매운 바람이 모래를 불어 낸 것을 만난 셈입니다. 성품과 정신을 다해 재예에 익숙하였으나 또한 흉하고 그릇된 이에게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어찌 그 제사 그릇을 받들고 이 나라를 이을 수 있었겠습니까.

惟聖上之慈愛,訓義方於至道。同論政於漢幄,修致戒於京鄗。鄙《韓子》之所賜,重經術以爲寶。咨政理之美惡,亦文身之黼藻。庶有擇於愚夫,慚乞言於遺老。致庶績於咸寧,先得人而爲盛。帝堯以則哲垂謨,文王以多士興詠。取之於正人,鑒之於靈鏡。量其器能,審其檢行。必宜度機而分職,不可違方以從政。若其惑於聽受,暗於知人,則有道者咸屈,無用者必伸。讒諛競進以求媚,玩好不召而自臻。直言正諫,以忠信而穫罪;賣官鬻獄,以貨賄而見親。於是虧我王度,斁我彝倫。九鼎遇奸回而遠逝,萬姓望撫我而歸仁。蓋造化之至育,惟人靈之爲貴。獄訟不理,有生死之異塗,冤結不伸,乖陰陽之和氣。士之通塞,屬之以深文;命之修短,懸之於酷吏。是故帝堯畫像,陳恤隱之言;夏禹泣辜,盡哀矜之志。因取象於《大壯》,乃峻宇而雕牆。將瑤台以瓊室,豈畫棟以虹梁。或凌雲以遐觀,或通天而納涼。極醉飽而刑人力,命痿蹶而受身殃。是以言惜十家之產,漢帝以昭儉而垂裕;雖成百里之囿,周文以子來而克昌。彼嘉會而禮通,重旨酒之爲德。至忘歸而受祉,在齊聖而溫克。若其酗以致昏,酖湎而成忒,痛殷受與灌夫,亦亡身而喪國。是以伊尹以酣歌而作戒,周公以亂邦而貽則。咨幽閑之令淑,實好逑於君子。辭玉輦而割愛,固班姬之所恥;脱簪餌而思愆,亦宣薑之爲美。乃有禍晉之驪姬,喪周之褒姒。盡妖妍於圖畫,極凶悖於人理。傾城傾國,思昭示於後王;麗質冶容,宜永鑒於前史。復有蒐狩之禮,弛射之場,不節之以正義,必自致於禽荒。匪外形之疲極,亦中心而發狂。夫高深不懼,胥靡之徒;韝緤爲娛,小豎之事。以宗社之崇重,持先王之名器,與鷹犬而並驅,凌艱險而逸轡。馬有銜橛之理,獸駭不存之地,猶有靦於穫多,獨無情而内愧?

오직 성상의 자애로우심이 지극한 도로 의로운 방도를 가르치십니다. 한나라 장막에서 정사를 논하던 일과 같이 하시고 호경에서 경계를 이루던 일을 닦으십니다. 『한자』를 내려 준 일을 낮게 여기시고 경술을 무겁게 여겨 보배로 삼으십니다. 정사와 다스림의 아름다움과 모짊을 물으시니 또한 몸을 무늬 놓는 수놓음입니다. 어리석은 사내에게서도 가림이 있기를 바라시고 늙은이에게 말을 빌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십니다.

뭇 공적을 다 편안한 데 이르게 하려면 먼저 사람을 얻는 것이 성함이 됩니다. 요임금은 사람을 아는 슬기로 법도를 드리웠고 문왕은 많은 선비로 노래를 일으켰습니다. 바른 사람에게서 취하고 신령한 거울에서 비추십시오. 그 그릇과 능함을 헤아리고 그 살핀 행실을 따지십시오. 반드시 마땅히 낌새를 헤아려 직분을 나눌 것이요 방도를 어기고 정사를 좇아서는 안 됩니다.

만약 듣고 받는 데 미혹되고 사람 아는 데 어두우면, 곧 도 있는 이가 다 굽히고 쓸모없는 이가 반드시 펴집니다. 헐뜯고 아첨하는 이가 다투어 나아와 잘 보이기를 구하고 노리개는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이릅니다. 곧은 말과 바른 간언은 충성과 믿음으로 죄를 얻고, 벼슬을 팔고 옥사를 파는 이는 재물과 뇌물로 가까움을 받습니다. 이에 왕의 법도를 이지러뜨리고 떳떳한 인륜을 무너뜨립니다. 아홉 솥은 간사하고 그릇된 이를 만나 멀리 떠나고 만백성은 나를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 어짊에 돌아갑니다.

대개 지음과 되어 감이 지극히 기르는 가운데 오직 사람의 신령함이 귀합니다. 옥송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살고 죽는 다른 길이 있고, 원통함이 맺혀 펴지지 못하면 그늘과 볕의 화한 기운이 어그러집니다. 선비의 통함과 막힘이 깊은 법조문에 매이고 목숨의 길고 짧음이 모진 벼슬아치에게 걸립니다. 그러므로 요임금은 그림을 그려 숨은 이를 가엾이 여기는 말을 폈고, 하나라 우임금은 죄인을 보고 울어 슬퍼하고 가엾이 여기는 뜻을 다하였습니다.

『대장』 괘에서 모양을 취하매 곧 집을 높이고 담을 새깁니다. 장차 옥으로 대를 쌓고 구슬로 방을 지으니 어찌 그린 마룻대와 무지개 들보뿐이겠습니까. 더러는 구름을 넘어 멀리 바라보고 더러는 하늘에 닿아 서늘함을 들입니다. 취하고 배부름을 다하여 사람의 힘에 형벌을 주고, 저리고 넘어짐을 불러 몸에 재앙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열 집의 재산을 아낀다는 말로 한나라 황제는 검소함을 밝혀 넉넉함을 드리웠고, 비록 백 리의 동산을 이루었으나 주나라 문왕은 아들처럼 달려온 백성으로 창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 아름다운 모임에 예가 통하매 향기로운 술의 덕됨을 무겁게 여깁니다. 돌아갈 것을 잊고 복을 받는 데 이르러서는 가지런하고 성스러워 따뜻이 이겨 냄에 있습니다. 만약 술주정으로 어두움에 이르고 술에 빠져 어긋남을 이루면, 은나라 주왕과 관부가 몸을 잃고 나라를 잃은 것이 아픕니다. 그러므로 이윤은 술 취해 노래하는 것으로 경계를 지었고 주공은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법도를 남겼습니다.

그윽하고 한가한 어진 여인은 참으로 군자의 좋은 짝입니다. 옥 수레를 사양하고 사랑을 베어 낸 것은 참으로 반첩여가 부끄러워한 바요, 비녀와 귀고리를 벗고 허물을 생각한 것 또한 선강의 아름다움입니다. 이에 진나라를 재앙에 빠뜨린 여희와 주나라를 잃게 한 포사가 있었습니다. 그림에 요사스러운 고움을 다하고 사람의 도리에 흉하고 어그러짐을 다하였습니다. 성을 기울이고 나라를 기울인 일은 뒷 왕에게 밝게 보이기를 생각하고, 고운 바탕과 요염한 모습은 마땅히 앞선 역사에서 길이 거울로 삼아야 합니다.

또 사냥하는 예와 활 쏘는 마당이 있으니, 바른 의로움으로 마디를 짓지 않으면 반드시 스스로 새 쫓는 거침에 이릅니다. 밖으로 몸이 지치고 다할 뿐 아니라 또한 마음 가운데가 미쳐 버립니다. 무릇 높고 깊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죄수 무리의 일이요, 팔찌와 줄을 즐거움으로 삼는 것은 어린 종의 일입니다. 종묘와 사직의 높고 무거움과 앞선 왕의 이름난 그릇을 가지고 매와 개와 더불어 나란히 달리고 어렵고 험한 데를 넘어 고삐를 놓습니다. 말에는 재갈과 굴레의 이치가 있고 짐승은 놀라 있지 못할 자리로 갑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많이 잡은 것을 낯 두껍게 여기니, 홀로 정이 없어 안으로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以小臣之愚鄙,忝不赀之恩榮。擢無庸於草澤,齒陋質於簪纓。遇大道行而兩儀泰,喜元良會而萬國貞。以監撫之多暇,每講論而肅成。仰惟神之敏速,歎將聖之聰明。自禮賢於秋實,足歸道於春卿。芳年淑景,時和氣清。華殿邃兮簾幃靜,灌木森兮風雲輕,花飄香兮動笑日,嬌鶯囀兮相哀鳴。以物華之繁靡,尚絕思於將迎。猶允蹈而不倦,極耽玩以研精。命庸才以載筆,謝摛藻於天庭。異洞簫之娛侍,殊飛蓋之緣情。闕雅言以讚德,思報恩以輕生。敢下拜而稽首,願永樹於風聲。奉皇靈之遐壽,冠振古之鴻名。

작은 신하의 어리석고 낮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은혜와 영화를 욕되이 입었습니다. 쓸모없는 몸을 풀 우거진 못에서 뽑아 주시어 낮은 바탕으로 벼슬아치 반열에 나이를 함께합니다. 큰 도가 행해져 두 거동이 태평함을 만나고 원량을 만나 만국이 곧음을 기뻐합니다.

나라를 살피고 어루만지시는 겨를이 많아 강론할 때마다 엄숙히 이루어집니다. 우러러 신령한 빠름을 생각하고 성인다운 총명함을 감탄합니다. 가을 열매에서 어진 이를 예로 대하신 뒤로 봄 벼슬아치에게 도를 돌리기에 넉넉합니다.

꽃다운 해에 맑은 볕이요 때는 화하고 기운은 맑습니다. 빛나는 전각은 깊고 발과 휘장은 고요하며, 우거진 나무는 빽빽하고 바람과 구름은 가볍습니다. 꽃은 향기를 날려 웃는 해를 움직이고 고운 꾀꼬리는 지저귀며 서로 애달피 웁니다. 사물의 빛남이 번화하고 곱더라도 오히려 보내고 맞는 생각을 끊으십니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밟아 나가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즐겨 익히기를 다하여 정밀함을 갈고닦으십니다.

못난 재주에게 붓을 잡으라 명하시니 하늘의 뜰에서 글 짓기를 사양합니다. 퉁소로 모시고 즐겁게 하는 일과 다르고 나는 수레 덮개로 정을 잇는 일과도 다릅니다. 바른 말로 덕을 기림이 모자라나 은혜 갚기를 생각하여 목숨을 가벼이 합니다. 감히 아래에서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바람 같은 소리가 길이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임금의 신령한 긴 목숨을 받들고 옛것을 떨치는 큰 이름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太宗見而遣使謂百藥曰:「朕於皇太子處見卿所作賦,述古來儲貳事以誡太子,甚是典要。朕選卿以輔弼太子,正爲此事,大稱所委,但須善始令終耳。」因賜廄馬一疋,彩物三百段。

태종이 보고 사신을 보내 백약에게 말하였다.

「짐이 황태자가 있는 데서 경이 지은 부를 보았다. 예로부터의 저군의 일을 적어 태자를 경계하였으니 몹시 요긴하다. 짐이 경을 골라 태자를 돕게 한 것이 바로 이 일을 위함이니 맡긴 바에 크게 맞는다. 다만 모름지기 처음을 잘하고 끝을 좋게 하라.」

이에 마구간의 말 한 필과 채색 물건 삼백 단을 내렸다.

貞觀中,太子承乾數虧禮度,侈縱日甚,太子左庶子於志寧撰《諫苑》二十卷諷之。是時太子右庶子孔穎達每犯顏進諫。承乾乳母遂安夫人謂穎達曰:「太子長成,何宜屢得面摺?」對曰:「蒙國厚恩,死無所恨。」諫諍愈切。承乾令撰《孝經義疏》,穎達又因文見意,愈廣規諫之道。太宗並嘉納之,二人各賜帛五百疋,黄金一斤,以勵承乾之意。

정관 연간에 태자 이승건이 여러 번 예의 법도를 이지러뜨리고 사치와 방종이 날로 심해지자, 태자좌서자 우지녕이 『간원』 스무 권을 지어 넌지시 깨우쳤다. 이때 태자우서자 공영달이 늘 낯을 범하여 간하였다. 승건의 유모 수안부인이 영달에게 말하였다.

「태자께서 다 자라셨는데 어찌 여러 번 낯을 대하고 꺾어야 마땅하겠습니까?」

대답하였다.

「나라의 두터운 은혜를 입었으니 죽어도 한스러울 바가 없습니다.」

간쟁이 더욱 간절해졌다. 승건이 『효경의소』를 짓게 하니 영달이 또 글로 인해 뜻을 드러내어 더욱 법도로 간하는 길을 넓혔다. 태종이 아울러 아름답게 여겨 받아들여 두 사람에게 저마다 비단 오백 필과 황금 한 근을 내려 승건의 뜻을 다잡게 하였다.

貞觀十三年,太子右庶子張玄素以承乾頗以游畋廢學,上書諫曰:

정관 십삼 년에 태자우서자 장현소가 승건이 자못 놀고 사냥하느라 배움을 그만둔 것을 두고 글을 올려 간하였다.

臣聞皇天無親,惟德是輔,苟違天道,人神同棄。然古三驅之禮,非欲教殺,將爲百姓除害,故湯羅一面,天下歸仁。今苑内娛獵,雖名異游畋,若行之無恒,終虧雅度。且傅說曰:「學不師古,匪說攸聞。」然則弘道在於學古,學古必資師訓。既奉恩詔,令孔穎達侍講,望數存顧問,以補萬一。仍博選有名行學士,兼朝夕侍奉。覽聖人之遺教,察既往之行事,日知其所不足,月無忘其所能。此則盡善盡美,夏啟、周誦焉足言哉!夫爲人上者,未有不求其善,但以性不勝情,耽惑成亂。耽惑既甚,忠言盡塞,所以臣下苟顺,君道漸虧。古人有言:「勿以小惡而不去,小善而不爲。」故知禍福之來,皆起於漸。殿下地居儲貳,當須廣樹嘉猷。既有好畋之淫,何以主斯匕鬯?慎終如始,猶恐漸衰,始尚不慎,終將安保!

신이 듣건대 큰 하늘은 가까이함이 없고 오직 덕 있는 이만 돕는다 하니, 진실로 하늘의 도를 어기면 사람과 신령이 함께 버립니다. 그러나 옛날 세 방향으로 몰던 예는 죽이기를 가르치려 함이 아니라 장차 백성을 위해 해를 없애려 함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탕임금이 그물 한 면을 열자 천하가 어짊에 돌아갔습니다. 이제 동산 안에서 즐겨 사냥하시니 비록 이름은 놀며 사냥하는 것과 다르나, 만약 이를 행하기를 한결같음이 없이 하면 끝내 우아한 법도를 이지러뜨립니다.

또 부열이 말하기를 「배우되 옛것을 스승 삼지 않는 것은 제가 들은 바가 아닙니다」 하였습니다. 그러한즉 도를 넓힘은 옛것을 배우는 데 있고 옛것을 배움은 반드시 스승의 가르침에 힘입습니다. 이미 은혜로운 조서를 받들어 공영달로 하여금 모시고 강의하게 하셨으니, 바라건대 여러 번 돌아보아 물으시어 만에 하나라도 채우소서. 아울러 이름과 행실 있는 학사를 널리 골라 아침저녁으로 겸하여 모시게 하소서. 성인이 남긴 가르침을 보고 이미 지난 일을 살펴, 날마다 그 모자란 바를 알고 달마다 그 능한 바를 잊지 않으신다면, 이는 곧 착함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한 것이니 하나라 계와 주나라 송인들 어찌 말할 것이 되겠습니까.

무릇 남의 위가 된 이로 그 착함을 구하지 않은 이가 없으나, 다만 성품이 정을 이기지 못하여 즐겨 미혹되다 어지러움을 이룹니다. 즐겨 미혹됨이 이미 심하면 충성된 말이 다 막히니, 그래서 아랫신하가 구차히 따르고 임금의 도가 차츰 이지러집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작은 모짊이라 하여 없애지 않거나 작은 착함이라 하여 하지 않지 말라」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재앙과 복이 오는 것이 다 차츰에서 일어남을 압니다.

전하께서는 자리가 저군에 있으니 마땅히 아름다운 도리를 널리 심으셔야 합니다. 이미 사냥을 좋아하는 지나침이 있으시니 무엇으로 이 제사 그릇을 주관하시겠습니까. 끝을 삼가기를 처음같이 하여도 오히려 차츰 쇠할까 두려운데, 처음부터 삼가지 않으시면 끝을 장차 어찌 지키시겠습니까.

承乾不納。玄素又上書諫曰:

승건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소가 또 글을 올려 간하였다.

臣聞稱皇子入學而齒胄者,欲令太子知君臣、父子、尊卑、長幼之道。然君臣之義,父子之親,尊卑之序,長幼之節,用之方寸之内,弘之四海之外者,皆因行以遠聞,假言以光被。伏惟殿下,睿質已隆,尚須學文以飾其表。竊見孔穎達、趙弘智等,非惟宿德鴻儒,亦兼達政要。望令數得侍講,開釋物理,覽古論今,增輝睿德。至如騎射畋游,酣歌妓玩,苟悦耳目,終穢心神。漸染既久,必移情性。古人有言:「心爲萬事主,動而無節即亂。」恐殿下敗德之源,在於此矣。

신이 듣건대 황자가 학교에 들어가 나이 차례를 따른다 일컫는 것은, 태자로 하여금 임금과 신하, 아비와 아들, 높음과 낮음, 어른과 아이의 도를 알게 하려 함이라 합니다. 그런데 임금과 신하의 의로움, 아비와 아들의 친함, 높고 낮음의 차례, 어른과 아이의 차례를 마음 한 치 안에서 쓰고 사해 밖으로 넓히는 것은, 다 행실로 말미암아 멀리 들리고 말을 빌려 널리 덮이는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전하께서는 슬기로운 바탕이 이미 높으시나 아직 글을 배워 그 겉을 꾸미셔야 합니다. 가만히 보건대 공영달과 조홍지 등은 오래된 덕과 큰 선비일 뿐 아니라 또한 정사의 요긴함에도 통달하였습니다. 바라건대 여러 번 모시고 강의하게 하시어 사물의 이치를 열어 풀고 옛것을 보고 지금을 논하여 슬기로운 덕에 빛을 더하소서.

말 타고 활 쏘며 사냥하고 놀며 취해 노래하고 기녀를 즐기는 데 이르러서는, 진실로 귀와 눈을 기쁘게 하나 끝내 마음과 정신을 더럽힙니다. 차츰 물듦이 이미 오래되면 반드시 성품과 정을 옮깁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마음은 온갖 일의 주인이니 움직여 절도가 없으면 곧 어지러워진다」 하였습니다. 두렵건대 전하의 덕을 무너뜨리는 근원이 여기에 있을까 합니다.

承乾覽書愈怒,謂玄素曰:「庶子患風狂耶?」

승건이 글을 보고 더욱 노하여 현소에게 말하였다.

「서자는 미친병이 들었는가?」

十四年,太宗知玄素在東宮頻有進諫,擢授銀青光祿大夫,行太子左庶子。時承乾嘗於宮中擊鼓,聲聞於外,玄素叩合請見,極言切諫。乃出宮内鼓對玄素毁之,遣戶奴伺玄素早朝,陰以馬檛擊之,殆至於死。是時承乾好營造亭觀,窮極奢侈,費用日廣。玄素上書諫曰:

십사 년에 태종이 현소가 동궁에서 자주 간언을 올린 것을 알고 은청광록대부를 뽑아 주고 태자좌서자를 행하게 하였다. 그때 승건이 일찍이 궁 안에서 북을 쳐 소리가 밖에까지 들렸다. 현소가 문을 두드려 뵙기를 청하고 지극히 말하여 간절히 간하였다. 이에 궁 안의 북을 내다가 현소를 마주하고 부수었다. 그러고는 집안 종을 보내 현소가 이른 조회에 나오기를 엿보게 하여 몰래 말채찍으로 쳐서 거의 죽을 뻔하였다.

이때 승건이 정자와 누각 짓기를 좋아하여 사치를 다하니 드는 비용이 날마다 넓어졌다. 현소가 글을 올려 간하였다.

臣以愚蔽,竊位兩宮,在臣有江海之潤,於國無秋毫之益,是用必竭愚誠,思盡臣節者也。伏惟儲君之寄,荷戴殊重,如其積德不弘,何以嗣守成業?聖上以殿下親則父子,事兼家國,所應用物不爲節限。恩旨未逾六旬,用物已過七萬,驕奢之極,孰云過此?龍樓之下,惟聚工匠;望苑之内,不睹賢良。今言孝敬,則闕侍膳問豎之禮;語恭顺,則違君父慈訓之方;求風聲,則無學古好道之實;觀擧措,則有因緣誅戮之罪。宮臣正士,未嘗在側,群邪淫巧,昵近深宮。愛好者皆游伎雜色,施與者並圖畫雕鏤。在外瞻仰,已有此失;居中隱密,寧可勝計哉!宣猷禁門,不異闤闠,朝入暮出,惡聲漸遠。右庶子趙弘智經明行修,當今善士,臣每請望數召進,與之談論,庶廣徽猷。令旨反有猜嫌,謂臣妄相推引。從善如流,尚恐不逮;飾非拒諫,必是招損。古人云:「苦藥利病,苦口利行。」伏願居安思危,日慎一日。

신이 어리석고 가린 몸으로 두 궁에 자리를 훔치고 있으니, 신에게는 강과 바다 같은 젖음이 있으나 나라에는 가을 터럭만 한 보탬도 없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어리석은 정성을 다하고 신하의 절개를 다하려 생각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저군에게 부친 일은 짊어진 것이 남달리 무겁습니다. 만약 덕을 쌓음이 넓지 못하면 무엇으로 이룬 업을 이어 지키시겠습니까. 성상께서 전하와는 가깝기로는 곧 아비와 아들이요 일로는 집과 나라를 겸하였으므로, 마땅히 쓰실 물건을 마디와 한도로 삼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은혜로운 뜻이 아직 육십 일을 넘지 않았는데 쓰신 물건이 이미 칠만을 넘었습니다. 교만과 사치의 지극함이 무엇이 이보다 지나치다 하겠습니까.

용루 아래에는 오직 공장만 모이고 망원 안에는 어질고 좋은 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효도와 공경을 말하자면 곧 수라를 모시고 내시에게 묻는 예가 빠졌고, 공손함과 순함을 말하자면 곧 임금이자 아버지의 자애로운 가르침의 방도를 어겼습니다. 바람 같은 소리를 구하자면 곧 옛것을 배우고 도를 좋아하는 실속이 없고, 행동거지를 보자면 곧 인연을 대어 베고 죽인 죄가 있습니다.

궁의 신하와 바른 선비는 일찍이 곁에 있지 않고, 뭇 그릇되고 음란하고 교묘한 이가 깊은 궁궐에 가까이 붙습니다. 사랑하고 좋아하시는 것은 다 놀이하는 재주와 잡스러운 빛깔이요, 베풀어 주시는 것은 아울러 그림과 새김입니다. 밖에서 우러러보아도 이미 이런 잘못이 있는데, 안에 있어 숨고 은밀한 것이야 어찌 이루 셀 수 있겠습니까. 선유문 안이 저잣거리와 다르지 않아 아침에 들고 저물어 나가니 모진 소리가 차츰 멀리 갑니다.

우서자 조홍지는 경에 밝고 행실을 닦아 지금의 좋은 선비입니다. 신이 늘 여러 번 불러 나아가게 하고 그와 이야기하여 거의 아름다운 도리를 넓히시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런데 명하신 뜻은 도리어 시새우고 꺼려 신이 함부로 서로 밀고 이끈다 이르셨습니다. 착함 좇기를 물 흐르듯 하여도 오히려 미치지 못할까 두려운데, 그름을 꾸미고 간언을 막으시면 반드시 이는 덜림을 부르는 것입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쓴 약이 병에 이롭고 쓴 입이 행실에 이롭다」 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편안한 데 살면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날마다 하루씩 삼가소서.

書入,承乾大怒,遣刺客將加屠害,俄屬宮廢。

글이 들어가자 승건이 크게 노하여 자객을 보내 죽이려 하였으나, 이윽고 궁이 폐해진 데 이르렀다.

貞觀十四年,太子詹事於志寧,以太子承乾廣造宮室,奢侈過度,耽好聲樂,上書諫曰:

정관 십사 년에 태자첨사 우지녕이 태자 이승건이 궁실을 널리 짓고 사치가 지나치며 소리와 풍류를 즐겨 좋아하는 것을 두고 글을 올려 간하였다.

臣聞克儉節用,實弘道之源;崇侈恣情,乃敗德之本。是以凌雲概日,戎人於是致譏;峻宇雕牆,《夏書》以之作誡。昔趙盾匡晉,呂望師周,或勸之以節財,或諫之以厚斂。莫不盡忠以佐國,竭誠以奉君,欲使茂實播於無窮,英聲被乎物聽。咸着簡策,用爲美談。且今所居東宮,隋日營建,睹之者尚譏其侈,見之者猶歎甚華。何容於此中更有修造,財帛日費,土木不停,窮斤斧之工,極磨礱之妙?且丁匠官奴入内,比者曾無復監。此等或兄犯國章,或弟罹王法,往來御苑,出入禁闈,鉗鑿緣其身,槌杵在其手。監門本防非慮,宿衛以備不虞,直長既自不知,千牛又復不見。爪牙在外,廝役在内,所司何以自安,臣下豈容無懼?

신이 듣건대 검소함을 이겨 쓰임을 아끼는 것이 참으로 도를 넓히는 근원이요, 사치를 높이고 정을 마음껏 하는 것이 곧 덕을 무너뜨리는 근본이라 합니다. 그래서 구름을 넘고 해를 스치는 집을 두고 오랑캐가 이에 비웃음을 보냈고, 집을 높이고 담을 새기는 일을 『하서』가 이로써 경계로 삼았습니다.

옛날 조돈이 진나라를 바로잡고 여망이 주나라를 스승 노릇 할 때, 더러는 재물을 아끼라 권하고 더러는 두터이 거두는 것을 간하였습니다. 충성을 다해 나라를 돕고 정성을 다해 임금을 받들지 않은 이가 없으니, 무성한 실속이 끝없이 퍼지고 꽃다운 소리가 사람들의 들음에 덮이게 하려 함이었습니다. 다 죽간과 책에 적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또 지금 계신 동궁은 수나라 때 지은 것인데, 이를 보는 이가 오히려 그 사치를 비웃고 이를 본 이가 여전히 몹시 화려하다 감탄합니다. 어찌 이 가운데 다시 고쳐 짓는 일이 있어 재물과 비단이 날로 들고 흙과 나무가 그치지 않으며, 도끼질하는 공을 다하고 갈고 다듬는 오묘함을 다하는 것을 용납하겠습니까.

또 장정 공장과 관노가 안에 드는데 요사이 도무지 다시 살피는 이가 없습니다. 이들은 더러 형이 나라의 법을 범하고 더러 아우가 왕법에 걸린 이들인데, 임금의 동산을 오가고 궁궐 문을 드나들며, 칼과 끌이 그 몸에 붙고 방망이와 공이가 그 손에 있습니다. 감문은 본디 그릇된 생각을 막으려는 것이요 숙위는 뜻밖의 일에 갖추려는 것인데, 직장은 이미 스스로 알지 못하고 천우는 또 다시 보지 못합니다. 손톱과 이빨은 밖에 있고 심부름꾼은 안에 있으니, 맡은 관사가 무엇으로 스스로 편안하겠으며 아랫신하가 어찌 두려움이 없기를 용납하겠습니까.

又鄭、衛之樂,古謂淫聲。昔朝歌之鄉,回車者墨翟;夾穀之會,揮劍者孔丘。先聖既以爲非,通賢將以爲失。頃聞宮内,屢有鼓聲,大樂伎兒,入便不出。聞之者股栗,言之者心戰。往年口敕,伏請重尋,聖旨殷勤,明誡懇切。在於殿下,不可不思;至於微臣,不得無懼。

또 정나라와 위나라의 풍류는 옛날에 음란한 소리라 일렀습니다. 옛날 조가 마을에서 수레를 돌린 이는 묵적이요, 협곡의 모임에서 칼을 휘두른 이는 공구입니다. 앞선 성인이 이미 그르다 하였고 통달한 어진 이가 장차 잘못이라 하였습니다.

요사이 들으니 궁 안에서 여러 번 북소리가 나고 태악의 기녀가 들어가면 곧 나오지 않는다 합니다. 이를 들은 이는 넓적다리가 떨리고 이를 말하는 이는 마음이 떨립니다. 지난해의 말씀하신 칙명을 엎드려 청컨대 거듭 찾아보소서. 성스러운 뜻이 은근하고 밝은 경계가 간절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하찮은 신하에 이르러서는 두려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臣自驅馳宮闕,已積歲時,犬馬尚解識恩,木石猶能知感,臣所有管見,敢不盡言。如鑒以丹誠,則臣有生路;若責其忤旨,則臣是罪人。但悦意取容,臧孫方以疾疢;犯顏逆耳,《春秋》比之藥石。伏願停工巧之作,罷久役之人,絕鄭、衛之音,斥群小之輩。則三善允備,萬國作貞矣。

신이 궁궐에서 달려온 뒤로 이미 해와 때가 쌓였습니다. 개와 말도 오히려 은혜를 알아볼 줄 알고 나무와 돌도 오히려 느낄 줄 아는데, 신에게 있는 좁은 소견을 감히 다 말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붉은 정성으로 비추어 보아 주시면 곧 신에게 살 길이 있고, 만약 그 뜻을 거스름을 꾸짖으시면 곧 신은 죄인입니다.

다만 뜻을 기쁘게 하여 받아들여지기를 취하는 것을 장손씨는 바야흐로 병에 견주었고, 낯을 범하여 귀에 거슬리는 것을 『춘추』는 약과 침돌에 견주었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공교로운 짓기를 그치시고 오래 부린 사람을 놓아주시며, 정나라와 위나라의 소리를 끊고 뭇 소인의 무리를 물리치소서. 그러면 곧 세 가지 착함이 참으로 갖추어지고 만국이 곧음을 지을 것입니다.

承乾覽書不悦。

승건이 글을 보고 기뻐하지 않았다.

十五年,承乾以務農之時,召駕士等役,不許分番,人懷怨苦。又私引突厥群豎入宮。志寧上書諫曰:

십오 년에 승건이 농사에 힘쓸 때에 수레 모는 이들을 불러 부역시키고 번을 나누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사람들이 원망과 괴로움을 품었다. 또 사사로이 돌궐의 무리를 이끌어 궁에 들였다. 지녕이 글을 올려 간하였다.

臣聞上天蓋高,日月光其德;明君至聖,輔佐讚其功。是以周誦升儲,見匡毛、畢;漢盈居震,取資黄、綺。姬旦抗法於伯禽,賈生陳事於文帝,咸殷勤於端士,皆懇切於正人。曆代賢君,莫不丁寧於太子者,良以地膺上嗣,位處儲君。善則率土沾其恩,惡則海内罹其禍。近聞僕寺、司馭、駕士、獸醫,始自春初,迄茲夏晚,常居内役,不放分番。或家有尊親,闕於溫凊;或室有幼弱,絕於撫養。春既廢其耕墾,夏又妨其播殖。事乖存育,恐致怨嗟。倘聞天聽,後悔何及?又突厥達哥支等,咸是人面獸心,豈得以禮義期,不可以仁信待。心則未識於忠孝,言則莫辯其是非,近之有損於英聲,昵之無益於盛德。引之入合,人皆驚駭,豈臣庸識,獨用不安?殿下必須上副至尊聖情,下允黎元本望,不可輕微惡而不避,無容略小善而不爲。理敦杜漸之方,須有防萌之術。屏退不肖,狎近賢良。如此則善道日隆,德音自遠。

신이 듣건대 위 하늘이 높으매 해와 달이 그 덕을 빛내고, 밝은 임금이 지극히 성스러우매 도우는 신하가 그 공을 기린다 합니다. 그래서 주나라 송이 저군에 오르매 모공과 필공에게 바로잡힘을 보았고, 한나라 영이 진괘의 자리에 있으매 하황공과 기리계에게서 밑천을 얻었습니다. 희단은 백금에게 법을 들었고 가생은 문제에게 일을 폈으니, 다 단정한 선비에게 은근하고 다 바른 사람에게 간절하였습니다.

대를 지나온 어진 임금이 태자에게 정녕히 이르지 않은 이가 없는 것은, 참으로 자리가 웃대의 후사에 응하고 자리가 저군에 처하기 때문입니다. 착하면 곧 온 땅이 그 은혜에 젖고 모지면 곧 온 나라가 그 재앙에 걸립니다.

요사이 들으니 복사와 사어와 수레 모는 이와 짐승 치료하는 이가 봄 처음부터 이 늦여름에 이르도록 늘 안의 부역에 있고 번을 나누어 놓아주지 않는다 합니다. 더러는 집에 높은 어버이가 있는데 따뜻이 하고 서늘히 해 드리는 일이 빠지고, 더러는 방에 어리고 약한 이가 있는데 어루만져 기르는 일이 끊겼습니다. 봄에는 이미 그 갈고 일구는 일을 그만두고 여름에는 또 그 씨 뿌리고 심는 일을 방해합니다. 일이 살리고 기르는 데 어그러지니 원망과 탄식을 부를까 두렵습니다. 만약 하늘의 들으심에 들리면 뒤에 뉘우친들 어찌 미치겠습니까.

또 돌궐의 달가지 등은 다 사람의 낯에 짐승의 마음이니, 어찌 예와 의로움으로 기약할 수 있으며 어짊과 믿음으로 대할 수 없습니다. 마음은 곧 충성과 효도를 알지 못하고 말은 곧 그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니, 가까이하면 꽃다운 소리에 덜림이 있고 익숙해지면 성한 덕에 보탬이 없습니다. 이들을 이끌어 궁에 들이시니 사람들이 다 놀라고 두려워합니다. 어찌 신의 못난 앎만 홀로 편안하지 않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반드시 위로 지존의 성스러운 정에 맞으시고 아래로 뭇 백성의 본디 바람에 맞으셔야 합니다. 작은 모짊이라 하여 피하지 않으셔서는 안 되고, 작은 착함이라 하여 하지 않으심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이치는 차츰 스미는 것을 막는 방도를 도타이 하고 모름지기 싹을 막는 술법이 있어야 합니다. 못난 이를 물리치고 어질고 좋은 이를 가까이하소서. 이와 같이 하시면 곧 착한 도가 날로 높아지고 덕스러운 소리가 절로 멀리 갈 것입니다.

承乾大怒,遣刺客張師政、紇干承基就舍殺之。是時丁母憂,起復爲詹事。二人潛入其第,見志寧寢處苫廬,竟不忍而止。及承乾敗,太宗知其事,深勉勞之。

승건이 크게 노하여 자객 장사정과 흘간승기를 보내 그 집에 가서 죽이게 하였다. 이때 지녕은 어머니의 상을 당하였다가 다시 일어나 첨사가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이 몰래 그 집에 들어가 보니 지녕이 거적을 깐 여막에서 자고 있어 마침내 차마 하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승건이 무너진 뒤에 태종이 그 일을 알고 깊이 위로하고 힘쓰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