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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義第十三

정관정요 貞觀政要 · 오긍(吳兢) · 8세기 초 · 단락 4 · 한자 459자 · 낭독 1.8분

「정관정요」 어짊과 의로움 「仁義第十三」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당 태종이 신하들과 주고받은 말을 주제별로 모은 책. 임금의 길에서 시작해 간언을 받아들이는 법, 벼슬아치를 고르는 법, 형벌과 세금과 정벌을 거쳐 「끝을 삼감」으로 끝난다. 위징이 낯을 맞대고 꺾어 말하고 태종이 이를 받아들이는 장면이 책의 뼈대다. 고구려 안시성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며 성주에게 비단을 내린 일, 방현령이 죽어 가며 요동 정벌을 말린 상소도 여기에 있다.

貞觀元年,太宗曰:「朕看古來帝王以仁義為治者,國祚延長,任法御人者,雖救弊於一時,敗亡亦促。既見前王成事,足是元龜,今欲專以仁義誠信為治,望革近代之澆薄也。」黃門侍郎王珪對曰:「天下彫喪日久,陛下承其餘弊,弘道移風,萬代之福。但非賢不理,惟在得人。」太宗曰:「朕思賢之情,豈舍夢寐!」給事中杜正倫進曰:「世必有才,隨時所用,豈待夢傅說,逢呂尚,然後為治乎?」太宗深納其言。

정관 원년에 태종이 말하였다.

「짐이 보건대 예로부터 제왕이 어짊과 의로움으로 다스린 이는 나라의 복이 길게 이어졌고, 법으로 사람을 부린 이는 비록 한때의 폐단을 건졌으나 무너지고 망함이 또한 빨랐다. 이미 앞선 왕들이 이룬 일을 보았으니 큰 거북 점이 되기에 넉넉하다. 이제 오로지 어짊과 의로움과 정성과 믿음으로 다스려 요사이 세상의 얄팍함을 고치기를 바란다.」

황문시랑 왕규가 대답하였다.

「천하가 시들고 잃은 지 오래인데 폐하께서 그 남은 폐단을 이어받으시어 도를 넓히고 풍속을 옮기시니 만대의 복입니다. 다만 어진 이가 아니면 다스려지지 않으니 오직 사람을 얻는 데 있습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짐이 어진 이를 생각하는 정이 어찌 꿈속에서인들 놓이겠는가.」

급사중 두정륜이 나아가 말하였다.

「세상에는 반드시 재주가 있어 때를 따라 쓰이는 바이니, 어찌 부열을 꿈꾸기를 기다리고 여상을 만나기를 기다린 뒤에야 다스리겠습니까.」

태종이 그 말을 깊이 받아들였다.

貞觀二年,太宗謂侍臣曰:「朕謂亂離之後,風俗難移,比觀百姓漸知廉恥,官民奉法,盜賊日稀,故知人無常俗,但政有治亂耳。是以為國之道,必須撫之以仁義,示之以威信,因人之心,去其苛刻,不作異端,自然安靜。公等宜共行斯事也!」

정관 이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짐은 어지러움과 헤어짐 뒤에는 풍속을 옮기기 어렵다 여겼는데, 요사이 보건대 백성이 차츰 부끄러움을 알고 벼슬아치와 백성이 법을 받들며 도둑이 날로 드물어졌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정해진 풍속이 없고 다만 정사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이 있을 뿐임을 안다.

그래서 나라를 다스리는 도는 반드시 어짊과 의로움으로 어루만지고 위엄과 믿음으로 보여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따라 그 가혹함을 없애고 이단을 짓지 않으면 절로 편안하고 고요해진다. 공들은 마땅히 함께 이 일을 행하라.」

貞觀四年,房玄齡奏言:「今閱武庫甲仗,勝隋日遠矣。」太宗曰:「飭兵備寇雖是要事,然朕惟欲卿等存心理道,務盡忠貞,使百姓安樂,便是朕之甲仗。隋煬帝豈為甲仗不足,以至滅亡,正由仁義不修,而群下怨叛故也。宜識此心。」

정관 사 년에 방현령이 아뢰었다.

「이제 무기고의 갑옷과 병장기를 살펴보니 수나라 때보다 훨씬 낫습니다.」

태종이 말하였다.

「병장기를 다듬어 도적에 갖추는 일이 비록 요긴한 일이나, 짐은 오직 경들이 마음을 다스림의 도에 두고 충성과 곧음을 다하기에 힘써 백성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기를 바랄 뿐이니 그것이 곧 짐의 갑옷과 병장기다. 수 양제가 어찌 갑옷과 병장기가 넉넉하지 않아 멸망에 이르렀겠는가. 바로 어짊과 의로움을 닦지 않아 뭇 아랫사람이 원망하고 배반한 까닭이다. 마땅히 이 마음을 알라.」

貞觀十三年,太宗謂侍臣曰:「林深則鳥棲,水廣則魚遊,仁義積則物自歸之。人皆知畏避災害,不知行仁義則災害不生。夫仁義之道,當思之在心,常令相繼,若斯須懈怠,去之已遠。猶如飲食資身,恒令腹飽,乃可存其性命。」王珪頓首曰:「陛下能知此言,天下幸甚!」

정관 십삼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숲이 깊으면 곧 새가 깃들고 물이 넓으면 곧 고기가 헤엄치며, 어짊과 의로움이 쌓이면 곧 사물이 절로 돌아온다. 사람이 다 재앙과 해를 두려워하여 피할 줄은 알면서, 어짊과 의로움을 행하면 곧 재앙과 해가 생기지 않음은 알지 못한다.

무릇 어짊과 의로움의 도는 마땅히 마음속에 두고 생각하여 늘 서로 잇게 해야 한다. 만약 잠깐이라도 게을리하면 떠난 것이 이미 멀다. 마치 마시고 먹어 몸을 돕는 것과 같아서 늘 배를 부르게 해야 그 목숨을 지킬 수 있다.」

왕규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폐하께서 이 말을 아시니 천하가 몹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