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慎言語第二十二
貞觀二年,太宗謂侍臣曰:「朕每日坐朝,欲出一言,即思此一言於百姓有利益否,所以不敢多言。」給事中兼知起居事杜正倫進曰:「君舉必書,言存左史。臣職當兼修起居註,不敢不盡愚直。陛下若一言乖於道理,則千載累於聖德,非止當今損於百姓,願陛下慎之。」太宗大悅,賜彩百段。
정관 이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짐이 날마다 조회에 앉아 한마디 말을 내려 할 때마다, 곧 이 한마디가 백성에게 이롭고 보탬이 되는지 아닌지를 생각한다. 그래서 감히 말을 많이 하지 못한다.」
급사중으로 기거 일을 겸하여 맡은 두정륜이 나아가 말하였다.
「임금의 행동은 반드시 적히고 말은 좌사에게 남습니다. 신은 직분이 마땅히 기거주를 겸하여 닦는 자리이니 감히 어리석은 곧음을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만약 한마디라도 도리에 어그러지시면 곧 천 년에 성스러운 덕에 누가 되니, 다만 지금 백성에게 덜림이 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폐하께서 삼가소서.」
태종이 크게 기뻐하여 채색 비단 백 단을 내렸다.
貞觀八年,太宗謂侍臣曰:「言語者,君子之樞機,談何容易?凡在眾庶,一言不善,則人記之,成其恥累,況是萬乘之主?不可出言有所乖失。其所虧損至大,豈同匹夫?我常以此為戒。隋煬帝初幸甘泉宮,泉石稱意,而怪無螢火,敕云:『捉取多少於宮中照夜。』所司遽遣數千人采拾,送五百輿於宮側,小事尚爾,況其大乎?」魏徵對曰:「人君居四海之尊,若有虧失,古人以為如日月之蝕,人皆見之,實如陛下所戒慎。」
정관 팔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말이란 군자의 가장 중요한 기틀이니 이야기하기가 어찌 쉽겠는가. 무릇 뭇 백성에게 있어서도 한마디가 착하지 않으면 곧 사람들이 이를 적어 그 부끄러움과 누를 이루는데, 하물며 만승의 임금이겠는가. 말을 냄에 어그러지고 잃는 바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이지러뜨리고 더는 바가 지극히 크니 어찌 예사 사내와 같겠는가. 나는 늘 이를 경계로 삼는다.
수 양제가 처음 감천궁에 거둥하였을 때 샘과 돌이 뜻에 맞았으나 반딧불이가 없는 것을 괴이하게 여겨 칙명하기를 『얼마쯤 잡아 궁 안에서 밤을 비추게 하라』 하였다. 맡은 관사가 곧 수천 사람을 보내 캐어 모아 오백 수레를 궁 곁에 보냈다. 작은 일에도 오히려 그러하였는데 하물며 큰일이겠는가.」
위징이 대답하였다.
「임금이 사해의 높은 자리에 있어 만약 이지러지고 잃음이 있으면 옛사람이 해와 달의 먹힘 같아 사람이 다 본다 하였습니다. 참으로 폐하께서 경계하고 삼가시는 바와 같습니다.」
貞觀十六年,太宗每與公卿言及古道,必詰難往復。散騎常侍劉洎上書諫曰:「帝王之與凡庶,聖哲之與庸愚,上下相懸,擬倫斯絕。是知以至愚而對至聖,以極卑而對極尊,徒思自強,不可得也。陛下降恩旨,假慈顏,凝旒以聽其言,虛襟以納其說,猶恐群下未敢對揚,況動神機,縱天辯,飾辭以折其理,援古以排其議,欲令凡庶何階應答?臣聞皇天以無言為貴,聖人以不言為德,老子稱『大辯若訥』,莊生稱『至道無文』,此皆不欲煩也。是以齊侯讀書,輪扁竊議,漢皇慕古,長孺陳譏,此亦不欲勞也。且多記則損心,多語則損氣,心氣內損,形神外勞,初雖不覺,後必為累。須為社稷自愛,豈為性好自傷乎?竊以今日升平,皆陛下力行所至。欲其長久,匪由辯博,但當忘彼愛憎,慎茲取舍,每事敦樸,無非至公,若貞觀之初,則可矣。至如秦政強辯,失人心於自矜,魏文宏材,虧眾望於虛說。此才辯之累,皎然可知。伏願略茲雄辯,浩然養氣,簡彼緗圖,淡焉怡悅,固萬壽於南嶽,齊百姓於東戶,則天下幸甚,皇恩斯畢。」太宗手詔答曰:「非慮無以臨下,非言無以述慮。比有談論,遂至煩多。輕物驕人,恐由茲道。形神心氣,非此為勞。今聞讜言,虛懷以改。」
정관 십육 년에 태종이 공경과 더불어 옛 도를 말할 때마다 반드시 따져 묻고 되받기를 오갔다. 산기상시 유계가 글을 올려 간하였다.
「제왕과 예사 백성, 성스럽고 슬기로운 이와 못나고 어리석은 이는 위아래가 서로 아득하여 견줌이 이에 끊깁니다. 그러니 지극히 어리석음으로 지극히 성스러움을 대하고 지극히 낮음으로 지극히 높음을 대하면, 한갓 스스로 굳세려 생각한들 얻을 수 없음을 압니다.
폐하께서 은혜로운 뜻을 내리시고 자애로운 낯을 빌리시며, 면류관 술을 드리운 채 잠잠히 그 말을 들으시고 옷깃을 비워 그 말을 받아들이셔도, 오히려 뭇 아랫사람이 감히 대답하여 아뢰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하물며 신령한 낌새를 움직이고 하늘 같은 말재주를 놓으시며, 말을 꾸며 그 이치를 꺾고 옛것을 끌어 그 의논을 물리치시면, 뭇 백성으로 하여금 무슨 계단으로 응답하게 하시겠습니까.
신이 듣건대 큰 하늘은 말 없음을 귀히 여기고 성인은 말하지 않음을 덕으로 삼는다 합니다. 노자가 일컫기를 『큰 말재주는 어눌한 듯하다』 하였고 장자가 일컫기를 『지극한 도는 무늬가 없다』 하였으니, 이는 다 번거롭게 하려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제나라 임금이 책을 읽자 수레바퀴 깎던 편이 가만히 의논하였고, 한나라 황제가 옛것을 사모하자 급장유가 비웃음을 폈으니, 이 또한 수고롭게 하려 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 많이 기억하면 곧 마음을 덜고 말을 많이 하면 곧 기운을 덜며, 마음과 기운이 안에서 덜리고 몸과 정신이 밖에서 수고로우면, 처음에는 비록 깨닫지 못해도 뒤에는 반드시 누가 됩니다. 모름지기 사직을 위해 스스로 아끼셔야지 어찌 성품에 좋아하는 것 때문에 스스로 상하시겠습니까.
가만히 생각하건대 오늘의 태평은 다 폐하께서 힘써 행하신 데서 이른 것입니다. 그것이 길고 오래가기를 바라시면 말재주와 넓은 앎에서 말미암을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마땅히 저 사랑과 미움을 잊고 이 취하고 버림을 삼가며, 일마다 도탑고 질박하게 하여 지극히 공정하지 않음이 없게 하시어 정관 처음과 같이 하시면 곧 될 것입니다.
진나라 정이 굳세게 말재주를 부린 일 같은 것은 스스로 뽐내다 사람의 마음을 잃은 것이요, 위 문제의 넓은 재주는 헛된 이야기로 뭇사람의 바람을 이지러뜨린 것입니다. 이런 재주와 말재주의 누는 뚜렷이 알 만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이 웅변을 줄이시고 넓게 기운을 기르시며, 저 책들을 간략히 하시고 담담히 기뻐하시어, 남악에 만수를 굳히시고 동호에 백성을 가지런히 하소서. 그러면 곧 천하가 몹시 다행이요 임금의 은혜가 이에 다할 것입니다.」
태종이 손수 조서로 답하였다.
「헤아림이 아니면 아래에 임할 수 없고 말이 아니면 헤아림을 펼 수 없다. 요사이 이야기가 있어 마침내 번거롭고 많아지기에 이르렀다. 사물을 가벼이 여기고 사람에게 교만함이 아마 이 길에서 말미암을 것이다. 몸과 정신과 마음과 기운은 이것으로 수고로운 것이 아니다. 이제 곧은 말을 들었으니 마음을 비워 고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