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赦令第三十二
貞觀七年,太宗謂侍臣曰:「天下愚人者多,智人者少,智者不肯為惡,愚人好犯憲章。凡赦宥之恩,惟及不軌之輩。古語云:『小人之幸,君子之不幸。』『一歲再赦,善人喑啞。』凡『養稂莠者傷禾稼,惠奸宄者賊良人』。昔『文王作罰,刑茲無赦。』又蜀先主嘗謂諸葛亮曰:『吾周旋陳元方、鄭康成之間,每見啟告理亂之道備矣,曾不語赦。』故諸葛亮治蜀十年不赦,而蜀大化。梁武帝每年數赦,卒至傾敗。夫謀小仁者,大仁之賊。故我有天下以來,絕不放赦。今四海安寧,禮義興行,非常之恩,彌不可數,將恐愚人常冀僥幸,惟欲犯法,不能改過。」
정관 칠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천하에 어리석은 사람이 많고 슬기로운 사람이 적다. 슬기로운 이는 모진 일을 하려 하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이 법도 범하기를 좋아한다. 무릇 사면하여 용서하는 은혜는 오직 법도 어기는 무리에게만 미친다. 옛말에 이르기를 『소인의 다행은 군자의 불행이다』 하였고, 『한 해에 두 번 사면하면 착한 사람이 벙어리가 된다』 하였다. 무릇 『가라지를 기르는 것은 벼를 다치게 하는 것이요, 간사한 도적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좋은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하였다. 옛날 『문왕이 벌을 지으매 이런 이는 형벌하고 용서하지 않았다』 하였다.
또 촉 선주가 일찍이 제갈량에게 이르기를 『내가 진원방과 정강성 사이를 오갔는데, 그들이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도를 열어 알려 주는 것을 볼 때마다 갖추어졌으나 일찍이 사면은 말하지 않았다』 하였다. 그러므로 제갈량이 촉을 다스릴 때 열 해 동안 사면하지 않았는데도 촉이 크게 다스려졌다. 양 무제는 해마다 여러 번 사면하다가 마침내 기울어 무너짐에 이르렀다. 무릇 작은 어짊을 꾀하는 것은 큰 어짊의 도적이다.
그러므로 내가 천하를 가진 뒤로 아주 사면을 놓은 적이 없다. 이제 사해가 편안하고 예와 의로움이 일어나 행해지는데, 예사롭지 않은 은혜를 더욱 자주 할 수 없다. 장차 어리석은 사람이 늘 요행을 바라며 오직 법 범하기만 하려 하고 허물을 고치지 못할까 두렵다.」
貞觀十年,太宗謂侍臣曰:「國家法令,惟須簡約,不可一罪作數種條。格式既多,官人不能盡記,更生奸詐,若欲出罪即引輕條,若欲入罪即引重條。數變法者,實不益道理,宜令審細,毋使互文。」
정관 십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나라의 법령은 오직 모름지기 간략해야 하고 한 죄에 여러 가지 조목을 지어서는 안 된다. 격과 식이 이미 많으면 벼슬아치가 다 기억할 수 없어 다시 간사함과 속임이 생긴다. 만약 죄를 벗겨 주려 하면 곧 가벼운 조목을 끌어 대고, 만약 죄에 넣으려 하면 곧 무거운 조목을 끌어 댄다. 법을 자주 바꾸는 것은 참으로 도리에 보탬이 되지 않으니, 마땅히 살펴 자세히 하게 하여 어긋나는 글이 없게 하라.」
貞觀十一年,太宗謂侍臣曰:「詔令格式,若不常定,則人心多惑,奸詐益生。《周易》稱『渙汗其大號』,言發號施令,若汗出於體,一出而不復也。《書》曰:『慎乃出令,令出惟行,弗為反。』且漢祖日不暇給,蕭何起於小吏,制法之後,猶稱畫一。今宜詳思此義,不可輕出詔令,必須審定,以為永式。」
정관 십일 년에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조서와 명령과 격과 식이 만약 늘 정해져 있지 않으면 곧 사람 마음이 흔히 미혹되고 간사함과 속임이 더욱 생긴다. 『주역』에 일컫기를 『그 큰 호령을 땀같이 낸다』 하였으니, 호령을 내고 명령을 베푸는 것이 마치 땀이 몸에서 나오는 것과 같아 한번 나오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서경』에 이르기를 『너의 명령 냄을 삼가라. 명령을 내면 오직 행할 뿐이요 되돌리지 말라』 하였다.
또 한 고조는 날에 겨를이 없었고 소하는 작은 벼슬아치에서 일어났으나, 법을 지은 뒤에 오히려 한결같다 일컬어졌다. 이제 마땅히 이 뜻을 자세히 생각하여 조서와 명령을 가벼이 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모름지기 살펴 정하여 길이 갈 법식으로 삼아야 한다.」
長孫皇后遇疾,漸危篤。皇太子啟后曰:「醫藥備盡,今尊體不瘳,請奏赦囚徒並度人入道,冀蒙福祐。」后曰:「死生有命,非人力所加。若修福可延,吾素非為惡者;若行善無效,何福可求?赦者國之大事,佛道者,上每示存異方之教耳,常恐為理體之弊。豈以吾一婦人而亂天下法?不能依汝言。」
장손황후가 병들어 차츰 위독해졌다. 황태자가 황후에게 아뢰었다.
「의원과 약을 다 갖추어 썼는데도 이제 높으신 몸이 낫지 않으시니, 청컨대 아뢰어 죄수를 사면하고 아울러 사람을 도에 들게 하여 거의 복과 도움을 입기를 바랍니다.」
황후가 말하였다.
「죽고 삶에 명이 있으니 사람의 힘으로 더할 바가 아니다. 만약 복을 닦아 목숨을 늘일 수 있다면 나는 본디 모진 일을 한 이가 아니요, 만약 착한 일을 행하여도 보람이 없다면 무슨 복을 구할 수 있겠는가.
사면은 나라의 큰일이요, 불도는 임금께서 늘 다른 지방의 가르침도 남겨 두심을 보이신 것일 뿐이라 늘 다스림의 요체에 폐단이 될까 두려워하시는 바다. 어찌 나 한 아녀자로 천하의 법을 어지럽히겠는가. 네 말을 따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