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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漢高豊準又龍顔

제왕운기 帝王韻紀 · 이승휴(李承休) · 1287년 (고려 충렬왕 13) · 단락 27 · 한자 417자 · 낭독 1.7분

「제왕운기」 상권 「한나라」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반고에서 금나라까지, 단군에서 고려까지 — 동서 두 역사를 노래로 엮은 서사시. 「요동에 따로 한 천지가 있다」며 한국의 역사를 중국과 나란히 세우고, 단군을 한반도 모든 나라의 시조로 노래한 첫 역사책의 하나다. 저자가 손수 단 협주 197개가 함께 실려 있다.

1용의 얼굴 한 고조

○漢高 豊準又龍顔, 姓劉名邦字則季.

한 고조는 풍융한 코에 또 용의 얼굴이니, 성은 유(劉), 이름은 방(邦), 자는 계(季)다.

협주 1

益之後, □之子, 史臣曰, “禹薦益於天, 行天子事. 而禹崩, 益喪畢, 讓於啓, 而避于箕山. 啓又賢, 而諸侯歸之, 故啓得嗣焉. 益之後, 至此而昌, 則豈禹之薦不虛, 而益之讓, 綽□然有餘裕哉? 禹之聖, 益之賢, 啓之享, 不可廢而不明也.”

익(益)의 후예요 □(교감에 따르면 煓)의 아들이다. 사신(史臣)이 말하기를 「우임금이 익을 하늘에 천거하여 천자의 일을 행하게 했다. 우가 붕어하자 익은 상을 마치고 계(啓)에게 사양하고 기산으로 피했다. 계 또한 어질어 제후가 그에게 돌아갔으므로 계가 잇게 되었다. 익의 후예가 이때에 이르러 창성했으니, 어찌 우의 천거가 헛되지 않고 익의 사양이 넉넉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 아니랴. 우의 성스러움과 익의 어짊과 계의 누림은 폐하여 밝히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2패 땅에서 일어나다

胡亥元年起沛中, 蕭張在幄輸謀智.

호해 원년에 패(沛) 땅에서 일어나니, 소하와 장량이 장막 안에서 꾀와 슬기를 바쳤다.

3다섯 별이 동정에 모이다

五星分度各自殊, 聚於東井良有以.

다섯 별의 자리가 저마다 다르건만 동정(東井)에 모였으니 참으로 까닭이 있었다.

4자영이 항복하다

子嬰素服迎入關, 元以是年當乙未.

자영이 흰옷으로 맞아 관중에 들었으니, 이해 을미년으로 원년을 삼았다.

협주 1

下至孺子嬰, 凡帝十一, 幷呂·尼·昌邑王共十四主, 合二百一十四年.

아래로 유자 영까지 무릇 황제 열하나요, 여후와 소제 둘과 창읍왕을 아울러 모두 열넷 임금, 합하여 이백십사 년이다.

5한신과 역이기

設壇拜將寵淮陰, 輟洗趨風迎酈食.

단을 쌓고 절하여 회음후(한신)를 장수로 삼아 총애하고, 발 씻다 말고 바람같이 달려 역이기를 맞았다.

6다섯 해 만에 초를 멸하다

群英雜還竟東西, 五年滅楚收遐邇.

뭇 영웅이 뒤섞여 동으로 서로 오가더니, 다섯 해 만에 초를 멸하고 멀고 가까운 데를 다 거두었다.

7장안에 도읍하다

臨以火德都長安, 久亂餘風猶未粹.

화덕(火德)으로 임하여 장안에 도읍했으나, 오랜 난리 끝의 풍속은 아직 순수하지 못했다.

8숙손통이 예를 짓다

叔孫 制禮序君臣, 於此乃知天子貴.

숙손이 예를 지어 임금과 신하의 차례를 세우니, 여기서 비로소 천자의 귀함을 알았다.

협주 1

名通.

이름은 통(通)이다.

9학교를 세우다

旁求儒雅設庠序, 六經諸子還復致.

널리 선비를 구해 학교를 세우니, 육경과 제자백가가 도로 돌아왔다.

10태평을 경하하다

乾坤繞宮日月明, 耕鑿萬方相慶喜.

하늘과 땅이 궁궐을 두르고 해와 달이 밝으니, 밭 갈고 우물 파는 온 누리가 서로 경하하며 기뻐했다.

11황제가 아니었다면

是時儻不我皇興, 不獨喪文民盡捽.

이때 만약 우리 황제가 일어나지 않았던들, 글만 잃을 뿐 아니라 백성까지 다 뽑히고 말았으리라.

12하늘이 나이를 아꼈다

痛哉天不與之年, 御十二年何奄棄.

아프도다, 하늘이 나이를 더 주지 않아 열두 해를 다스리고 어찌 문득 버리고 가셨는가.

13여태후

太后 乘間親臨朝, 其姓是呂其名雉.

태후가 틈을 타 몸소 조정에 임하니, 그 성은 여(呂)요 그 이름은 치(雉)다.

협주 1

惠帝之母, 元年甲寅, 在位八年.

혜제의 어머니다. 원년은 갑인년, 자리에 있은 것이 팔 년이다.

14사람 돼지

鴆殺隱王髡戚姬, 惠帝徒勞哭人豕.

짐새 독으로 은왕을 죽이고 척희를 머리 깎아 가두니, 혜제는 「사람 돼지」 앞에서 부질없이 곡할 뿐이었다.

15진평과 주발

産祿方專劉氏危, 平勃尙存良可恃.

여산과 여록이 바야흐로 전횡하여 유씨가 위태로웠으나, 진평과 주발이 아직 있어 참으로 믿을 만했다.

16문·경·무·선의 성세

文·景·虎 ·宣尤聖明, 龍與麟·鳳來呈瑞.

문제·경제·무제·선제는 더욱 성스럽고 밝으니, 용과 기린과 봉이 와서 상서를 바쳤다. (무제의 武는 저본이 고려 혜종의 이름을 피해 虎로 적었다.)

협주 1

元年辛丑, 始稱年號曰建元.

원년은 신축년이다. 처음 연호를 일컬으니 건원(建元)이라 하였다.

17권세가 신하에게

哀平失御權歸臣, 無奈漢道中成否.

애제·평제가 고삐를 놓치자 권세가 신하에게 돌아가니, 한나라의 도가 중간에 막힘을 어찌하랴.

18왕망의 섭정

王莽攝相孺子嬰, 殺活專權多作僞.

왕망이 유자 영을 끼고 섭정 재상 노릇 하며, 죽이고 살림을 제멋대로 하고 거짓을 많이 지었다.

19신실을 참칭하다

遂自簒立號新室, 有識何人不嚼齒.

드디어 스스로 찬탈해 즉위하여 신실(新室)이라 이름하니, 식견 있는 어느 누가 이를 갈지 않았으랴.

협주 1

元年己巳, 在位十五年.

원년은 기사년, 자리에 있은 것이 십오 년이다.

20왕망을 베다

三輔豪傑起誅莽, 臠分肌肉聊相慰.

삼보(三輔)의 호걸들이 일어나 왕망을 베고, 살점을 저며 나누며 그나마 서로 위로하였다.

21경시제 유현

更始元年 立劉玄, 是爲聖公多懦弛.

경시 원년에 유현을 세우니, 이가 성공(聖公)으로, 나약하고 풀어진 데가 많았다.

협주 1

王莽末年, 癸未也.

왕망의 말년, 계미년이다.

22감히 내려보지 못하다

時升寶座括茵席, 不敢下向群臣貽.

보좌에 오를 때는 자리 방석만 매만지고, 감히 뭇 신하를 내려다보지도 못했다.

협주 1

丑吏切, 注視也.

축(丑)과 리(吏)의 반절음이니, 눈여겨본다는 뜻이다.

23백수에서 일어난 광무

二年六月勸進誰, 東漢虎皇興白水.

이년 유월에 제위에 나아가기를 권한 이 누구였던가, 동한의 광무황제가 백수(白水)에서 일어났다. (광무의 武도 저본은 피휘하여 虎皇으로 적었다.)

24군사 속에서 자란 황제

虎皇 謹厚又寬仁, 生長兵間多歷試.

광무황제는 삼가고 도타우며 또 너그럽고 어질어, 군사 사이에서 자라며 시련을 많이 겪었다.

협주 1

都洛陽, 元年乙酉, 高帝九世孫. 至末獻帝, 凡十三帝, 合一百九十六年. 傳之曹魏.

낙양에 도읍했다. 원년은 을유년, 고제의 9세손이다. 끝의 헌제까지 무릇 열세 황제, 합하여 일백구십육 년이다. 조씨 위나라에 전하였다.

25아홉 이삭의 상서

當初所居濟陽縣, 佳穀旅生莖九穗, 因名以秀字文叔, 惟簡已在蒼蒼意.

당초 살던 제양현에서 좋은 곡식이 절로 나 한 줄기에 아홉 이삭이 달렸으니, 그로써 이름을 수(秀)라 하고 자를 문숙이라 했다. 하늘의 간택이 이미 푸른 하늘 뜻에 있었던 것이다.

26중흥의 공업

乘龍御天擧神旌, 四方律者投弓矢, 爭持玉帛惟恐後, 中興功業垂如彼, 卯金之統更文明, 要荒賓服如歸市.

용을 타고 하늘을 몰아 신령한 깃발을 드니, 사방에서 왕을 참칭하던 자들이 활과 화살을 던졌고, 다투어 옥과 비단을 들고 뒤질세라 달려오니, 중흥의 공업이 저렇듯 드리웠다. 묘금(卯金·劉 자를 파자한 것)의 계통이 다시 문명하니, 먼 변방까지 손이 되어 저자에 돌아오듯 하였다.

협주 1

謂朔寧王隗嚚, 漢梁王劉永, 淮南王李憲, 漢王盧芳, 蜀王公孫述, 燕王彭寵齊王張步等也.

삭녕왕 외효, 한 양왕 유영, 회남왕 이헌, 한왕 노방, 촉왕 공손술, 연왕 팽총, 제왕 장보 등을 이른다.

27환제와 영제

及至桓靈始失臣.

환제·영제에 이르러 비로소 신하를 잃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