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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과 삼한因分此地爲四郡

제왕운기 帝王韻紀 · 이승휴(李承休) · 1287년 (고려 충렬왕 13) · 단락 13 · 한자 196자 · 낭독 0.8분

「제왕운기」 하권 「사군과 삼한」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반고에서 금나라까지, 단군에서 고려까지 — 동서 두 역사를 노래로 엮은 서사시. 「요동에 따로 한 천지가 있다」며 한국의 역사를 중국과 나란히 세우고, 단군을 한반도 모든 나라의 시조로 노래한 첫 역사책의 하나다. 저자가 손수 단 협주 197개가 함께 실려 있다.

1네 군으로 나누다

因分此地爲四郡, 各置郡長綏民編.

이 땅을 나누어 네 군으로 만들고, 저마다 군장을 두어 백성을 어루만져 엮었다.

2진번·임둔·낙랑·현도

眞番臨屯在南北, 樂浪玄菟東西偏.

진번과 임둔이 남북에 있고, 낙랑과 현도가 동서로 치우쳤다.

3다스림이 끊기다

胥匡以生理自絶, 風俗漸醨民未安.

서로 바로잡아 주며 살던 다스림의 도리가 절로 끊기니, 풍속이 차츰 얕아져 백성이 편안하지 못했다.

4절로 갈려 삼한이 되다

隨時合散浮沈際, 自然分界成三韓.

때를 따라 모이고 흩어지며 뜨고 가라앉는 즈음에, 자연히 경계가 갈려 삼한을 이루었다.

5호수와 산 사이의 고을들

三韓各有幾州縣, 蚩蚩散在湖山間.

삼한에는 저마다 몇몇 주와 현이 있어, 순박한 무리가 호수와 산 사이에 흩어져 살았다.

6일흔 남짓한 작은 나라

各自稱國相侵凌, 數餘七十何足徵.

저마다 나라라 일컬으며 서로 침노하니, 일흔이 넘는 수를 어찌 다 밝히랴.

협주 1

稱國者, 馬有四十, 辰有二十, 幷有十二.

나라라 일컬은 것이 마한에 마흔, 진한에 스물, 변한에 열둘이다.

7그중 큰 나라는

於中何者是大國.

그 가운데 어느 것이 큰 나라인가.

8부여와 비류

先以扶餘 沸流稱, 次有尸羅與高禮, 南北沃沮穢貊膺.

먼저 부여와 비류를 꼽고, 다음 시라(신라)와 고례(고구려), 남북 옥저와 예·맥이 뒤를 잇는다.

협주 2

檀君本紀曰, “與非西岬河伯之女婚而生男, 名夫婁.” 東明本紀曰, “扶餘王夫婁, 老無子, 祭山川, 求嗣. 所御馬, 至鯤淵, 見大石流殘. 王怪, 而使人轉石, 有小兒, 金色蛙形. 王曰, ‘天錫我令胤乎?’ 立爲太子, 名曰金蛙. 其相阿蘭弗曰, ‘日者, 天降我曰, 「將使吾子孫, 立國於此, 汝其避之. 東海濱有地, 號迦葉原, 土宜五穀, 可都也.」’ 勸王移都, 號東扶餘云云.” 臣嘗使於上國, 至遼濱路傍, 有立墓, 其人曰, “扶餘駙馬大王墓也.” 又賈耽曰, “大原南, 鴨綠血, 扶餘舊地.” 則北扶余者, 宜在遼濱. 其開國, 蓋自後朝鮮, 而至此, 幾矣.

《단군본기》에 이르기를 「비서갑 하백의 딸과 혼인하여 아들을 낳으니 이름이 부루다」 하였다. 《동명본기》에 이르기를 「부여왕 부루가 늙도록 아들이 없어 산천에 제사하여 후사를 구했다. 타던 말이 곤연에 이르러 큰 돌이 눈물 흘리는 것을 보았다. 왕이 괴이히 여겨 사람을 시켜 돌을 굴리니 작은 아이가 있는데 금빛 개구리 모양이었다. 왕이 〈하늘이 나에게 훌륭한 후사를 주신 것인가〉 하고 태자로 세우니 이름을 금와라 하였다. 그 재상 아란불이 말하기를 〈일전에 하늘이 나에게 내려와 이르시되, 장차 내 자손으로 이곳에 나라를 세우게 하리니 너는 피하라. 동해 가에 땅이 있어 가섭원이라 하는데 흙이 오곡에 알맞아 도읍할 만하다 하셨습니다〉 하고 왕에게 도읍 옮기기를 권하니, 동부여라 이름하였다」 한다. 신이 일찍이 상국에 사신 가서 요하 물가에 이르니 길가에 세운 무덤이 있는데, 그곳 사람이 「부여 부마대왕의 무덤이라」 하였다. 또 가탐(賈耽)이 「대원 남쪽 압록강 물가가 부여의 옛 땅이라」 하였으니, 북부여는 마땅히 요하 가에 있었을 것이다. 그 개국은 대개 후조선부터니 여기에 이르기까지 오래다.

東明本紀曰, “沸流王松讓謂曰, ‘予以仙人之後, 累世爲王, 今君造國, 日淺, 爲我附庸, 可乎?’” 則此亦疑檀君之後也.

《동명본기》에 이르기를 「비류왕 송양이 말하되 〈나는 선인(仙人)의 후예로 여러 대 왕 노릇을 했는데, 지금 그대는 나라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으니 나의 부용이 됨이 옳지 않은가〉 하였다」 하니, 이 또한 단군의 후예인가 한다.

9모두 단군의 후손

此諸君長問誰後, 世系亦自檀君承.

이 여러 군장은 누구의 후손인가 물으면, 그 세계(世系) 또한 단군에게서 이어받았다.

10문적으로 알 수 없는 것

其餘小者名何等, 於文籍中推未能.

그 나머지 작은 나라들은 이름이 무엇인지, 문적 가운데서 미루어 알 수가 없다.

11고을 별호에 남은 자취

今之州府別號是, 諺說那知應不應.

지금 주와 부(府)의 별호가 그것이니, 항간의 말로야 맞는지 안 맞는지 어찌 알랴.

12신라·고구려·백제가 잇달아 서다

想得漢皇綏遠意, 定黎蒸處害黎蒸, 辰馬弁人終鼎峙, 羅與麗濟相次興.

생각건대 한나라 황제가 먼 데를 어루만진다던 뜻이, 뭇 백성을 안정시킨다는 곳에서 뭇 백성을 해쳤으니, 진한·마한·변한 사람들이 끝내 솥발처럼 서고, 신라와 고구려와 백제가 서로 잇달아 일어났다.

13일흔두 해

自分爲郡至羅起, 計年七十二算零.

군으로 나뉜 때부터 신라가 일어나기까지, 햇수를 세면 일흔두 해 남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