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주莊子 內篇 養生主
1삶에는 끝이 있고 앎에는 끝이 없다
吾生也有涯,而知也无涯。以有涯隨无涯,殆已。已而爲知者,殆而已矣。爲善无近名,爲惡无近刑,緣督以爲經,可以保身,可以全生,可以養親,可以盡年。
내 삶에는 끝이 있으나 앎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좇으니 위태롭다. 그러고도 앎을 일삼는다면 더욱 위태로울 뿐이다.
착한 일을 하되 이름에 가까이 가지 말고, 궂은 일을 하되 형벌에 가까이 가지 말라. 등뼈를 따라 가운데를 늘 지키면, 몸을 보전할 수 있고 삶을 온전히 할 수 있고 어버이를 봉양할 수 있고 타고난 해를 다할 수 있다.
2포정이 소를 가르다
庖丁爲文惠君解牛,手之所觸,肩之所倚,足之所履,膝之所踦,砉然嚮然,奏刀騞然,莫不中音,合於《桑林》之舞,乃中《經首》之會。文惠君曰:「譆,善哉!技蓋至此乎?」庖丁釋刀對曰:「臣之所好者,道也,進乎技矣。始臣之解牛之時,所見无非牛者。三年之後,未嘗見全牛也。方今之時,臣以神遇而不以目視,官知止而神欲行,依乎天理,批大郤,導大窾,因其固然。技經肯綮之未嘗,而況大軱乎?良庖歲更刀,割也;族庖月更刀,折也。今臣之刀十九年矣,所解數千牛矣,而刀刃若新發於硎。彼節者有間,而刀刃者无厚,以无厚入有間,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雖然,每至於族,吾見其難爲,怵然爲戒,視爲止,行爲遟,動刀甚微,謋然已解,如土委地。提刀而立,爲之四顧,爲之躊躇滿志,善刀而藏之。」文惠君曰:「善哉!吾聞庖丁之言,得養生焉。」
포정이 문혜군을 위하여 소를 갈랐다. 손이 닿는 곳, 어깨가 기대는 곳, 발이 밟는 곳, 무릎이 버티는 곳마다 서걱서걱 울리고, 칼을 놀리면 쓱쓱 소리가 나는데 가락에 맞지 않는 것이 없어 「상림」의 춤에 어울리고 「경수」의 마디에 들어맞았다.
문혜군이 말하였다. "아, 훌륭하다. 재주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하였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이니 재주보다 나아간 것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가를 때에는 보이는 것이 소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세 해 뒤에는 온전한 소를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제가 정신으로 만나고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각이 멎고 정신이 가고자 하는 대로 갑니다.
하늘의 결을 따라 큰 틈을 치고 큰 구멍으로 이끌어 본디 그러한 대로 합니다. 힘줄과 살이 얽힌 데도 건드린 적이 없는데 하물며 큰 뼈이겠습니까.
좋은 백정은 해마다 칼을 바꾸니 살을 베기 때문입니다. 여느 백정은 달마다 칼을 바꾸니 뼈를 꺾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 칼은 열아홉 해가 되어 수천 마리 소를 갈랐으나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저 마디에는 틈이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으니, 두께 없는 것을 틈 있는 데에 넣으면 널찍하여 칼을 놀리기에 반드시 남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아홉 해가 되어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그렇기는 하나 얽힌 데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어려움을 보고 조심하여 경계합니다. 보는 것을 멈추고 움직임을 늦추며 칼을 아주 가늘게 놀리면, 어느새 툭 하고 갈라져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듯 합니다. 칼을 들고 서서 둘레를 돌아보며 머뭇거리다 뜻이 흡족해지면, 칼을 잘 닦아 간직합니다."
문혜군이 말하였다. "훌륭하다.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삶을 기르는 법을 얻었다."
3외발이 우사 — 못의 꿩
公文軒見右師而驚,曰:「是何人也?惡乎介也?天與?其人與?」曰:「天也,非人也。天之生是使獨也,人之貌有與也,以是知其天也,非人也。」澤雉十步一啄,百步一飲,不蘄畜乎樊中。神雖王,不善也。
공문헌이 우사를 보고 놀라 말하였다. "이 어떤 사람인가. 어찌하여 외발인가. 하늘이 그리한 것인가, 사람이 그리한 것인가."
말하였다. "하늘이지 사람이 아니다. 하늘이 이를 낼 때 외발이 되게 한 것이다. 사람의 모습에는 짝이 주어지는 법이니, 이로써 하늘이지 사람이 아님을 안다."
못의 꿩은 열 걸음에 한 번 쪼고 백 걸음에 한 번 마시지만, 새장 안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정신이 비록 왕성해지더라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4노담이 죽자 진일이 세 번 곡하고 나오다
老聃死,秦失弔之,三號而出。弟子曰:「非夫子之友邪?」曰:「然。」「然則弔焉若此,可乎?」曰:「然。始也吾以爲其人也,而今非也。向吾入而弔焉,有老者哭之,如哭其子;少者哭之,如哭其母。彼其所以會之,必有不蘄言而言,不蘄哭而哭者,是遁天倍情,忘其所受,古者謂之遁天之刑。適來,夫子時也;適去,夫子順也。安時而處順,哀樂不能入也,古者謂是帝之縣解。」指窮於爲薪,火傳也,不知其盡也。
노담이 죽자 진일이 조문하여 세 번 곡하고 나왔다.
제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벗이 아니십니까."
"그렇다."
"그렇다면 조문을 이렇게 하는 것이 옳습니까."
"그렇다. 처음에 나는 그가 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니다. 아까 내가 들어가 조문할 때 늙은이가 곡하기를 제 자식을 곡하듯 하고 젊은이가 곡하기를 제 어미를 곡하듯 하였다. 저들이 모인 까닭에는 반드시 말하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말하고 곡하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곡한 것이 있을 터이다. 이는 하늘을 벗어나고 정을 어그러뜨려 받은 바를 잊은 것이니, 옛사람은 이를 하늘을 벗어난 형벌이라 하였다.
마침 온 것은 선생이 때를 만난 것이요, 마침 간 것은 선생이 순리를 따른 것이다. 때에 편안하고 순리에 처하면 슬픔과 즐거움이 들어오지 못하니, 옛사람은 이를 하늘의 매달림에서 풀려남이라 하였다."
손가락은 섶을 다하는 데서 끝나지만 불은 옮아가니, 그 다함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