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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莊子 內篇 人間世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7 · 한자 2,981자 · 낭독 11.9분

「장자」 내편 「인간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안회가 위나라로 가려 하다 — 마음의 재계(心齋)

顏回見仲尼,請行。曰:「奚之?」曰:「將之衛。」曰:「奚爲焉?」曰:「回聞衛君,其年壯,其行獨,輕用其國,而不見其過;輕用民死,死者以國量乎澤若蕉,民其无如矣。回嘗聞之夫子曰:『治國去之,亂國就之,醫門多疾。』願以所聞思其則,庶幾其國有瘳乎!」仲尼曰:「譆!若殆往而刑耳!夫道不欲雜,雜則多,多則擾,擾則憂,憂而不救。古之至人,先存諸己,而後存諸人。所存於己者未定,何暇至於暴人之所行!且若亦知夫德之所蕩而知之所爲出乎哉?德蕩乎名,知出乎爭。名也者,相軋也;知也者,爭之器也。二者凶器,非所以盡行也。且德厚信矼,未達人氣;名聞不爭,未達人心,而彊以仁義繩墨之言術暴人之前者,是以人惡有其美也,命之曰菑人。菑人者,人必反菑之,若殆爲人菑夫!且苟爲悅賢而惡不肖,惡用而求有以異?若唯无詔,王公必將乘人而鬭其捷,而目將熒之,而色將平之,口將營之,容將形之,心且成之。是以火救火,以水救水,名之曰益多,順始无窮。若殆以不信厚言,必死於暴人之前矣!且昔者桀殺關龍逢,紂殺王子比干,是皆脩其身以下傴拊人之民,以下拂其上者也,故其君因其脩以擠之。是好名者也。昔者堯攻叢枝、胥敖,禹攻有扈,國爲虚厲,身爲刑戮,其用兵不止,其求實无已。是皆求名實者也,而獨不聞之乎:名實者,聖人之所不能勝也,而況若乎!雖然,若必有以也,嘗以語我來!」顏回曰:「端而虚,勉而一,則可乎?」曰:「惡!惡可!夫以陽爲充孔揚,采色不定,常人之所不違,因案人之所感,以求容與其心,名之曰『日漸之德』不成,而況大德乎!將執而不化,外合而內不訾,其庸詎可乎!」「然則我內直而外曲,成而上比。內直者,與天爲徒。與天爲徒者,知天子之與己皆天之所子,而獨以己言蘄乎而人善之,蘄乎而人不善之邪?若然者,人謂之童子,是之謂與天爲徒。外曲者,與人之爲徒也。擎跽曲拳,人臣之禮也,人皆爲之,吾敢不爲邪!爲人之所爲者,人亦无疵焉,是之謂與人爲徒。成而上比者,與古爲徒。其言雖教,讁之實也。古之有也,非吾有也。若然者,雖直不爲病,是之謂與古爲徒。若是則可乎?」仲尼曰:「惡!惡可!太多政法而不諜,雖固,亦无罪。雖然,止是耳矣,夫胡可以及化!猶師心者也。」顏回曰:「吾无以進矣,敢問其方。」仲尼曰:「齋,吾將語若!有而爲,其易邪?易之者,皞天不宜。」顏回曰:「回之家貧,唯不飲酒、不茹葷者數月矣。若此,則可以爲齋乎?」曰:「是祭祀之齋,非心齋也。」回曰:「敢問心齋。」仲尼曰:「若一志,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聽止於耳,心止於符。氣也者,虚而待物者也。唯道集虚。虚者,心齋也。」顏回曰:「回之未始得使,實自回也;得使之也,未始有回也,可謂虚乎?」夫子曰:「盡矣。吾語若。若能入遊其樊而无感其名,入則鳴,不入則止,无門无毒,一宅而寓於不得已,則幾矣。絕迹易,无行地難。爲人使,易以僞;爲天使,難以僞。聞以有翼飛者矣,未聞以无翼飛者也;聞以有知知者矣,未聞以无知知者也。瞻彼闋者,虚室生白,吉祥止止;夫且不止,是之謂坐馳。夫徇耳目內通而外於心知,鬼神將來舍,而況人乎!是萬物之化也,禹、舜之所紐也,伏羲、几蘧之所行終,而況散焉者乎!」

안회가 중니를 뵙고 떠나기를 청하였다.

"어디로 가려느냐."

"위나라로 가려 합니다."

"무엇하러 가려느냐."

"제가 듣건대 위나라 임금이 나이가 한창인데 행실이 제멋대로여서, 나라를 가벼이 쓰면서도 제 허물을 보지 못하고, 백성의 죽음을 가벼이 여겨 죽은 자가 나라를 채우고 늪에 마른풀처럼 쌓였다 합니다. 백성이 갈 데가 없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들으니 '다스려진 나라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가라. 의원의 문에는 병자가 많다' 하셨습니다. 들은 바로 그 법도를 헤아려 본다면 그 나라가 나아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아, 너는 가면 형벌이나 받을 뿐이다. 무릇 도는 섞이려 하지 않는다. 섞이면 많아지고, 많아지면 어지럽고, 어지러우면 근심스럽고, 근심스러우면 구하지 못한다. 옛 지인은 먼저 제게 갖추고 나서 남에게 갖추어 주었다. 제게 갖춘 것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어느 겨를에 사나운 자의 행실에 이르겠느냐.

또 너는 덕이 흩어지는 까닭과 앎이 나오는 까닭을 아느냐. 덕은 이름 때문에 흩어지고 앎은 다툼에서 나온다. 이름이란 서로 밀치는 것이요, 앎이란 다툼의 그릇이다. 이 둘은 흉한 그릇이니 행실을 다하는 데 쓸 것이 아니다.

또 덕이 두텁고 미쁨이 굳어도 남의 기운에 닿지 못하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다투지 않아도 남의 마음에 닿지 못한다. 그런데 굳이 어짊과 옳음과 법도의 말을 사나운 자 앞에 늘어놓는다면, 이는 남의 나쁨으로 제 아름다움을 삼는 것이니 이를 남을 해치는 것이라 한다. 남을 해치는 자는 남도 반드시 도로 그를 해치니, 너는 남에게 해침을 당할 것이다.

또 만일 그가 어진 이를 좋아하고 못난 이를 싫어한다면, 무엇하러 너를 써서 남과 다름을 구하겠느냐. 네가 아뢰지 않으면 모를까, 왕공은 반드시 사람을 타고 그 민첩함을 다툴 터이다. 그러면 네 눈이 아찔해지고 낯빛이 누그러지고 입이 꾸며 대고 몸가짐이 그리 되고 마음도 그리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불로 불을 끄고 물로 물을 막는 격이니 이를 더 보탠다 한다. 처음에 따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네가 미덥지 않은데 두터운 말을 하면 반드시 사나운 자 앞에서 죽을 것이다.

또 옛날에 걸이 관룡봉을 죽이고 주가 왕자 비간을 죽였다. 이들은 다 제 몸을 닦아 아랫사람으로서 임금의 백성을 어루만지고, 아랫사람으로서 그 윗사람을 거스른 이들이다. 그러므로 그 임금이 그 닦음을 빌미로 그들을 밀쳐 냈다. 이는 이름을 좋아한 자들이다.

옛날에 요가 총지와 서오를 치고 우가 유호를 쳤는데, 나라는 폐허가 되고 몸은 형벌을 받았다. 군사 쓰기를 그치지 않고 실속 구하기를 그치지 않았으니, 이들은 다 이름과 실속을 구한 자들이다. 너는 홀로 듣지 못하였느냐. 이름과 실속이란 성인도 이기지 못하는 바인데 하물며 너이겠느냐.

그렇더라도 너에게 반드시 까닭이 있을 터이니 한번 나에게 말해 보아라."

안회가 말하였다. "단정하고 비우며, 힘쓰고 한결같이 하면 되겠습니까."

"아, 어찌 되겠느냐. 저 사람은 양기가 가득 차 크게 드러나고 낯빛이 일정하지 않아, 여느 사람이 거스르지 못하는 바다. 남이 느끼는 바를 눌러 제 마음 편한 대로 하려 드니, 이를 '날마다 젖어 드는 덕'이라 한들 이루어지지 않는데 하물며 큰 덕이겠느냐. 붙들고 바뀌지 않아 겉으로만 맞추고 속으로는 헤아리지 않을 터이니 어찌 되겠느냐."

"그러면 저는 속으로 곧고 겉으로 굽히며, 이루어 옛것에 견주겠습니다. 속으로 곧다는 것은 하늘과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하늘과 무리가 되면 천자와 제가 다 하늘의 자식임을 아니, 홀로 제 말로 남이 좋다 해 주기를 바라고 남이 나쁘다 해 주기를 바라겠습니까. 그런 이를 사람들은 아이 같다 하니 이를 하늘과 무리가 된다 합니다.

겉으로 굽힌다는 것은 사람과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손을 들고 무릎 꿇고 몸을 굽히는 것은 신하의 예이니 사람들이 다 하는데 제가 감히 하지 않겠습니까. 남이 하는 대로 하는 이는 남도 흠잡지 않으니 이를 사람과 무리가 된다 합니다.

이루어 옛것에 견준다는 것은 옛것과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 말이 비록 가르침이라도 꾸짖는 실상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있던 것이지 제가 지어낸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이는 곧더라도 병이 되지 않으니 이를 옛것과 무리가 된다 합니다. 이러면 되겠습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아, 어찌 되겠느냐. 다스리는 법이 너무 많아 살피지 못한다. 굳기는 하나 죄야 없겠지. 그렇더라도 이에 그칠 뿐이니 어찌 감화에 미치겠느냐. 아직 제 마음을 스승 삼는 것이다."

안회가 말하였다. "저는 더 나아갈 것이 없습니다. 감히 그 방도를 여쭙습니다."

중니가 말하였다. "재계하여라. 내가 너에게 일러 주겠다. 무엇을 가지고 하려 하면 쉽겠느냐. 쉽게 여기는 것은 밝은 하늘이 마땅히 여기지 않는다."

안회가 말하였다. "저의 집이 가난하여 술을 마시지 않고 매운 것을 먹지 않은 지 여러 달입니다. 이러면 재계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제사의 재계이지 마음의 재계가 아니다."

"감히 마음의 재계를 여쭙습니다."

중니가 말하였다. "너는 뜻을 하나로 하여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운으로 들어라. 들음은 귀에서 그치고 마음은 맞추는 데서 그친다. 기운이란 비어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오직 도는 빈 데에 모인다. 비움이 마음의 재계다."

안회가 말하였다. "제가 아직 그것을 부리지 못했을 때에는 참으로 제가 있었는데, 그것을 부리게 되니 제가 있은 적이 없습니다. 비웠다 할 만합니까."

선생이 말하였다. "다하였다. 내가 너에게 말하겠다. 네가 그 울타리에 들어가 노닐되 그 이름에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여지면 울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치며, 문도 두지 않고 내세우는 지침도 두지 않으며, 한 집에 머물러 어쩔 수 없음에 맡기면 거의 되었다.

자취를 끊기는 쉬우나 땅을 밟지 않기는 어렵다. 사람이 부리는 것은 거짓으로 하기 쉽지만 하늘이 부리는 것은 거짓으로 하기 어렵다. 날개가 있어 난다는 말은 들었어도 날개 없이 난다는 말은 듣지 못했고, 앎이 있어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앎 없이 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저 빈 데를 보아라. 빈 방에 흰빛이 생기고 상서로움이 거기 머문다. 그런데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를 앉아서 달린다 한다. 귀와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과 앎을 밖으로 내보내면 귀신도 와서 깃드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이것이 만물의 감화요 우와 순이 매듭 삼은 바이며 복희와 궤거가 끝까지 행한 바인데, 하물며 여느 사람이겠느냐."

2섭공 자고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며

葉公子高將使於齊,問於仲尼曰:「王使諸梁也甚重,齊之待使者,蓋將甚敬而不急。匹夫猶未可動也,而況諸侯乎!吾甚慄之。子常語諸梁也,曰:『凡事若小若大,寡不道以懽成。事若不成,則必有人道之患;事若成,則必有陰陽之患。若成若不成而後无患者,唯有德者能之。』吾食也埶粗而不臧,爨无欲清之人。今吾朝受命而夕飲冰,我其內熱與?吾未至乎事之情,而既有陰陽之患矣;事若不成,必有人道之患。是兩也,爲人臣者不足以任之,子其有以語我來?」仲尼曰:「天下有大戒二:其一,命也;其一,義也。子之愛親,命也,不可解於心;臣之事君,義也,无適而非君也,无所逃於天地之間,是之謂大戒。是以夫事其親者,不擇地而安之,孝之至也;夫事其君者,不擇事而安之,忠之盛也;自事其心者,哀樂不易施乎前,知其不可奈何而安之若命,德之至也。爲人臣子者,固有所不得已,行事之情而忘其身,何暇至於悅生而惡死?夫子其行可矣!丘請復以所聞:凡交,近則必相靡以信,遠則必忠之以言,言必或傳之。夫傳兩喜兩怒之言,天下之難者也。夫兩喜必多溢美之言,兩怒必多溢惡之言。凡溢之類妄,妄則其信之也莫,莫則傳言者殃。故法言曰:『傳其常情,无傳其溢言,則幾乎全。』且以巧鬭力者,始乎陽,常卒乎陰,泰至則多奇巧;以禮飲酒者,始乎治,常卒乎亂,泰至則多奇樂。凡事亦然,始乎諒,常卒乎鄙;其作始也簡,其將畢也必巨。言者,風波也;行者,實喪也。夫風波易以動,實喪易以危。故忿設无由,巧言偏辭。獸死不擇音,氣息茀然,於是並生心厲。剋核太至,則必有不肖之心應之,而不知其然也。苟爲不知其然也,孰知其所終?故法言曰:『无遷令,无勸成。』過度,益也,遷令、勸成殆事。美成在久,惡成不及改,可不慎與!且夫乘物以遊心,託不得已以養中,至矣,何作爲報也?莫若爲致命,此其難者。」

섭공 자고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어 중니에게 물었다. "임금께서 저 제량에게 맡기신 일이 몹시 무겁습니다. 제나라가 사신을 대하는 것이 아마 몹시 공손하되 서두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느 사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하물며 제후이겠습니까. 저는 몹시 두렵습니다.

선생께서 늘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무릇 일이란 작든 크든 도리로 하지 않고 기쁘게 이루어지는 일이 드물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사람의 도리로 인한 근심이 있고, 일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음양으로 인한 근심이 있다.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뒤에 근심이 없는 것은 오직 덕 있는 이라야 할 수 있다' 하셨습니다.

저는 먹는 것이 거칠어 좋은 것을 찾지 않고, 불을 때면서도 시원한 것을 바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명을 받고 저녁에 얼음을 마시니, 제 속이 달아오른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아직 일의 실상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음양의 근심이 있습니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사람의 도리로 인한 근심이 있을 것입니다. 이 둘은 신하 된 이가 감당하기에 모자랍니다. 선생께서 저에게 일러 주실 것이 있겠습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천하에 큰 경계가 둘 있소. 하나는 명이요 하나는 옳음이오. 자식이 어버이를 사랑함은 명이니 마음에서 풀 수 없소. 신하가 임금을 섬김은 옳음이니 어디를 가도 임금 아닌 데가 없어 하늘과 땅 사이에 달아날 데가 없소. 이를 큰 경계라 하오.

그러므로 어버이를 섬기는 이는 땅을 가리지 않고 편안히 여기니 효의 지극함이요, 임금을 섬기는 이는 일을 가리지 않고 편안히 여기니 충의 성함이오. 제 마음을 스스로 섬기는 이는 슬픔과 즐거움이 앞에서 바뀌지 않고, 어쩔 수 없음을 알아 명처럼 편안히 여기니 덕의 지극함이오.

신하와 자식 된 이에게는 본디 어쩔 수 없는 바가 있소. 일의 실상을 행하며 제 몸을 잊는 터에, 어느 겨를에 삶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소. 선생은 가셔도 되겠소.

내가 들은 바를 다시 말하겠소. 무릇 사귐이란 가까우면 반드시 미쁨으로 서로 갈고, 멀면 반드시 말로 정성을 다하는데 말은 반드시 누군가 옮기게 되오. 무릇 두 쪽의 기쁨과 두 쪽의 노여움을 옮기는 것은 천하에 어려운 일이오. 두 쪽이 기쁘면 반드시 지나치게 아름다운 말이 많고, 두 쪽이 노하면 반드시 지나치게 나쁜 말이 많소. 무릇 지나친 것은 망령되고, 망령되면 믿는 이가 없고, 믿는 이가 없으면 말 옮긴 이가 재앙을 입소. 그러므로 법언에 이르기를 '그 여느 실상을 옮기고 지나친 말을 옮기지 않으면 거의 온전하다' 하였소.

또 재주로 힘을 겨루는 이는 양으로 시작해 늘 음으로 끝나고, 지나치면 야릇한 꾀가 많아지오. 예로 술을 마시는 이는 다스림으로 시작해 늘 어지러움으로 끝나고, 지나치면 야릇한 즐김이 많아지오. 무릇 일이 또한 그러하여, 미쁨으로 시작해 늘 비루함으로 끝나오. 시작할 때는 간단하나 끝날 즈음에는 반드시 커지오.

말이란 바람과 물결이요, 행함이란 실속의 잃음이오. 바람과 물결은 흔들리기 쉽고 실속의 잃음은 위태로워지기 쉽소. 그러므로 성냄이 까닭 없이 일어나는 것은 교묘한 말과 치우친 말 때문이오.

짐승이 죽을 때는 소리를 가리지 않고 숨결이 거칠어지며 이와 함께 사나운 마음이 생기오. 몰아붙임이 너무 지나치면 반드시 못난 마음이 이에 응하는데 그러한 줄도 모르오. 만일 그러한 줄을 모른다면 누가 그 끝을 알겠소.

그러므로 법언에 이르기를 '명을 옮기지 말고 이루기를 권하지 말라' 하였소. 도를 넘는 것은 보태는 것이오. 명을 옮기고 이루기를 권하는 것은 일을 위태롭게 하오. 아름다운 이룸은 오래 걸리고 나쁜 이룸은 고칠 겨를이 없으니 삼가지 않겠소.

또 무릇 사물을 타고 마음에 노닐며 어쩔 수 없음에 맡겨 속을 기르면 지극하오. 무엇을 지어 갚으려 하겠소. 명을 다하는 것만 못하니 이것이 그 어려운 바요."

3안합이 태자의 스승이 되며 — 사마귀가 수레를 막다

顏闔將傅衛靈公太子,而問於蘧伯玉曰:「有人於此,其德天殺。與之爲无方,則危吾國;與之爲有方,則危吾身。其知適足以知人之過,而不知其所以過。若然者,吾奈之何?」蘧伯玉曰:「善哉問乎!戒之,慎之,正汝身哉!形莫若就,心莫若和。雖然,之二者有患。就不欲入,和不欲出。形就而入,且爲顛爲滅,爲崩爲蹶;心和而出,且爲聲爲名,爲妖爲孽。彼且爲嬰兒,亦與之爲嬰兒;彼且爲无町畦,亦與之爲无町畦;彼且爲无崖,亦與之爲无崖。達之,入於无疵。汝不知夫螳蜋乎?怒其臂以當車轍,不知其不勝任也,是其才之美者也。戒之,慎之!積伐而美者以犯之,幾矣。汝不知夫養虎者乎?不敢以生物與之,爲其殺之之怒也;不敢以全物與之,爲其決之之怒也。時其飢飽,達其怒心。虎之與人異類,而媚養己者,順也;故其殺者,逆也。夫愛馬者,以筐盛矢,以蜄盛溺;適有蚉䖟僕緣,而拊之不時,則缺銜毀首碎胷。意有所至而愛有所亡,可不慎邪!」

안합이 위나라 영공의 태자의 스승이 되게 되어 거백옥에게 물었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 덕이 하늘이 낸 살기입니다. 그와 함께 법도 없이 하면 내 나라가 위태롭고, 그와 함께 법도 있게 하면 내 몸이 위태롭습니다. 그의 앎은 남의 허물을 아는 데는 넉넉하나 제가 허물 짓는 까닭은 알지 못합니다. 이런 이를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거백옥이 말하였다. "좋은 물음이오. 경계하고 삼가서 그대 몸을 바르게 하시오. 겉으로는 나아가 맞추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속으로는 아우르는 것만 한 것이 없소.

그렇더라도 이 둘에는 근심이 있소. 나아가되 빠져들지 말고 아우르되 드러나지 마시오. 겉으로 나아가 빠져들면 넘어지고 무너지고 꺾이고 자빠질 것이며, 속으로 아울러 드러나면 소리가 나고 이름이 나서 요사스럽고 재앙이 될 것이오.

그가 어린아이가 되거든 그대도 함께 어린아이가 되고, 그가 두렁 없이 굴거든 그대도 함께 두렁 없이 굴고, 그가 끝없이 굴거든 그대도 함께 끝없이 구시오. 이를 통하게 하여 흠 없는 데로 들어가시오.

그대는 저 사마귀를 알지 못하오. 팔뚝을 성내어 수레바퀴 자국을 막아서면서 제가 감당하지 못하는 줄을 모르니, 이는 제 재주를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오. 경계하고 삼가시오. 제 아름다움을 쌓아 자랑하며 그를 건드리면 위태롭소.

그대는 저 범 기르는 이를 알지 못하오. 감히 산 것을 주지 않는 것은 그것을 죽이려는 노여움 때문이요, 감히 통째로 주지 않는 것은 그것을 찢으려는 노여움 때문이오. 그 주리고 배부름을 때맞추어 그 노여운 마음을 통하게 하오. 범은 사람과 다른 무리인데도 저를 기르는 이에게 아양 떠는 것은 따르기 때문이요, 죽이는 것은 거스르기 때문이오.

무릇 말을 아끼는 이는 광주리로 똥을 받고 조개껍데기로 오줌을 받소. 마침 모기나 등에가 붙었다 하여 때 아닌 때에 두드리면, 재갈을 끊고 머리를 부수고 가슴을 깨뜨리오. 뜻이 이르는 바가 있어도 아낌이 잃는 바가 있으니 삼가지 않겠소."

4장석과 상수리 사당나무

匠石之齊,至乎曲轅,見櫟社樹。其大蔽牛,絜之百圍,其高臨山十仞而後有枝,其可以爲舟者旁十數。觀者如市,匠伯不顧,遂行不輟。弟子厭觀之,走及匠石,曰:「自吾執斧斤以隨夫子,未嘗見材如此其美也。先生不肯視,行不輟,何邪?」曰:「已矣,勿言之矣!散木也,以爲舟則沈,以爲棺槨則速腐,以爲器則速毀,以爲門户則液樠,以爲柱則蠹。是不材之木也,无所可用,故能若是之壽。」匠石歸,櫟社見夢曰:「汝將惡乎比予哉?若將比予於文木邪?夫柤梨橘柚,果蓏之屬,實熟則剝則辱,大枝折,小枝泄,此以其能苦其生者也,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自掊擊於世俗者也。物莫不若是。且予求无所可用久矣,幾死,乃今得之,爲予大用。使予也而有用,且得有此大也邪?且也若與予也,皆物也,奈何哉其相物也?而幾死之散人,又惡知散木!」匠石覺而診其夢,弟子曰:「趣取无用,則爲社何邪?」曰:「密!若无言。彼亦直寄焉,以爲不知己者詬厲也。不爲社者,且幾有翦乎!且也彼其所保與衆異,而以義譽之,不亦遠乎!」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곡원에 이르러 상수리 사당나무를 보았다. 그 크기는 소를 가릴 만하고 둘레는 백 아름이며, 높이는 산을 굽어보아 열 길이 지나서야 가지가 있고, 배를 만들 만한 곁가지가 열 몇이었다. 구경하는 이가 저자 같았으나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제자가 실컷 보고 나서 장석에게 달려와 말하였다. "제가 도끼를 잡고 선생님을 따른 뒤로 이토록 아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은 보려 하지도 않고 걸음도 멈추지 않으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그만두어라, 말하지 마라. 쓸모없는 나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널을 만들면 빨리 썩고, 그릇을 만들면 빨리 부서지고, 문을 만들면 진이 흐르고, 기둥을 만들면 좀먹는다. 이는 재목이 못 되는 나무다. 쓸 데가 없으므로 이렇게 오래 살 수 있었다."

장석이 돌아오자 상수리 사당나무가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너는 나를 무엇에 견주려 하느냐. 나를 좋은 재목에 견주려 하느냐. 아가위와 배와 귤과 유자 같은 열매 붙는 것들은 열매가 익으면 뜯기고 욕을 보아, 큰 가지가 꺾이고 작은 가지가 찢긴다. 이는 제 능함으로 제 삶을 괴롭히는 것이다. 그래서 타고난 해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일찍 죽으니, 스스로 세속에 두들겨 맞는 것이다. 만물이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또 나는 쓸 데 없기를 구한 지 오래되어 거의 죽을 뻔하다가 이제야 그것을 얻었으니, 그것이 나의 큰 쓰임이다.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이렇게 클 수 있었겠느냐.

또 너와 나는 다 사물이다. 어찌 서로 사물이라 하겠느냐. 거의 죽게 된 쓸모없는 사람이 또 어찌 쓸모없는 나무를 알겠느냐."

장석이 깨어나 그 꿈을 풀이하였다. 제자가 말하였다. "쓸모없기를 바랐다면 사당나무가 된 것은 어찌 된 일입니까."

"쉿, 말하지 마라. 저도 다만 거기에 붙어 있을 뿐이다. 저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욕을 먹는 것으로 여긴다. 사당나무가 되지 않았더라면 거의 베였을 것이다. 또 저가 지키는 바가 뭇것과 다른데 옳음으로 기린다면 또한 멀지 않겠느냐."

5남백자기가 본 큰 나무 — 신인은 쓸모없음으로

南伯子綦遊乎商之丘,見大木焉,有異,結駟千乘,隱將芘其所藾。子綦曰:「此何木也哉?此必有異材夫!」仰而視其細枝,則拳曲而不可以爲棟梁;俯而視其大根,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咶其葉,則口爛而爲傷;嗅之,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子綦曰:「此果不材之木也,以至於此其大也。嗟乎,神人以此不材!」宋有荆氏者,宜楸柏桑。其拱把而上者,求狙猴之杙者斬之;三圍四圍,求高名之麗者斬之;七圍八圍,貴人富商之家求禪傍者斬之。故未終其天年,而中道之夭於斧斤,此材之患也。故解之以牛之白顙者,與豚之亢鼻者,與人有痔病者,不可以適河,此皆巫祝以知之矣,所以爲不祥也,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

남백자기가 상 땅 언덕에 노닐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남달랐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천 대가 그 그늘에 가려 숨을 만하였다.

자기가 말하였다. "이 무슨 나무인가. 이는 반드시 남다른 재목이겠구나."

우러러 그 잔가지를 보니 굽어서 마룻대와 들보가 될 수 없고, 굽어 그 큰 뿌리를 보니 결이 갈라져 널이 될 수 없었다. 그 잎을 핥으니 입이 헐어 상하고, 냄새를 맡으니 사람을 사흘이나 미친 듯 취하게 하여 그치지 않았다.

자기가 말하였다. "이는 과연 재목이 못 되는 나무라 이토록 크게 되었구나. 아, 신인은 이처럼 재목이 되지 않는구나."

송나라에 형씨라는 땅이 있어 가래나무와 잣나무와 뽕나무가 잘된다. 한두 줌 이상 되는 것은 원숭이 매는 말뚝을 구하는 이가 베어 가고, 서너 아름 되는 것은 높고 이름난 집의 마룻대를 구하는 이가 베어 가고, 일고여덟 아름 되는 것은 귀인과 부자의 집에서 널 옆판을 구하는 이가 베어 간다. 그래서 타고난 해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도끼에 일찍 죽으니, 이것이 재목의 근심이다.

그러므로 액막이 제사에 이마 흰 소와 코 젖혀진 돼지와 치질 앓는 사람은 황하에 바칠 수 없다 한다. 이는 다 무당이 알고 있는 바로 상서롭지 못하다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신인이 크게 상서롭다 여기는 바다.

6지리소

支離疏者,頤隱於齊,肩高於頂,會撮指天,五管在上,兩髀爲脅。挫鍼治繲,足以餬口;鼓筴播精,足以食十人。上徵武士,則支離攘臂於其間;上有大役,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上與病者粟,則受三鍾與十束薪。夫支離其形者,猶足以養其身,終其天年,又況支離其德者乎!

지리소라는 이는 턱이 배꼽에 묻히고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으며, 상투가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가 되었다.

바늘질과 빨래로도 입에 풀칠하기 넉넉하고, 키질하여 쌀을 골라 내는 것으로도 열 사람을 먹이기 넉넉하다.

위에서 군사를 뽑으면 지리소는 그 사이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다니고, 위에서 큰 부역이 있으면 지리소는 오랜 병이 있다 하여 일을 받지 않고, 위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주면 곡식 세 가마와 땔나무 열 단을 받는다.

무릇 제 몸을 지리하게 한 이도 오히려 제 몸을 기르고 타고난 해를 다하기 넉넉한데, 하물며 제 덕을 지리하게 한 이이겠는가.

7접여의 노래 — 쓸모없음의 쓸모

孔子適楚,楚狂接輿遊其門,曰:「鳳兮鳳兮,何如德之衰也!來世不可待,往世不可追也。天下有道,聖人成焉;天下无道,聖人生焉。方今之時,僅免刑焉。福輕乎羽,莫之知載;禍重乎地,莫之知避。已乎已乎,臨人以德;殆乎殆乎,畫地而趨!迷陽迷陽,无傷吾行。吾行郤曲,无傷吾足。」山木自寇也,膏火自煎也。桂可食,故伐之;漆可用,故割之。人皆知有用之用,而莫知无用之用也。

공자가 초나라에 가니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가 그 문 앞에 노닐며 말하였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 덕이 이토록 쇠하였는가. 오는 세상은 기다릴 수 없고 간 세상은 좇을 수 없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성인이 이루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성인이 살아남을 뿐이다. 지금 이때에는 겨우 형벌이나 면할 따름이다.

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 실을 줄을 아는 이가 없고, 화는 땅보다 무거운데 피할 줄을 아는 이가 없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덕으로 남에게 나서는 것을. 위태롭다, 위태롭다. 땅에 금을 긋고 그리로 달리는 것이.

가시덤불아, 가시덤불아. 내 갈 길을 다치게 하지 마라. 내 걸음이 굽이돌아 가니 내 발을 다치게 하지 마라."

산의 나무는 스스로를 베고 기름불은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므로 베이고, 옻나무는 쓸 수 있으므로 베인다.

사람들은 다 쓸모 있는 것의 쓸모는 알아도 쓸모없는 것의 쓸모는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