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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충부莊子 內篇 德充符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6 · 한자 2,014자 · 낭독 8.1분

「장자」 내편 「덕충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외발이 왕태 — 흐르는 물에는 비추지 않는다

魯有兀者王駘,從之遊者與仲尼相若。常季問於仲尼曰:「王駘,兀者也,從之遊者與夫子中分魯。立不教,坐不議,虚而往,實而歸。固有不言之教,无形而心成者邪?是何人也?」仲尼曰:「夫子,聖人也。丘也直後而未往耳。丘將以爲師,而況不若丘者乎!奚假魯國,丘將引天下而與從之。」常季曰:「彼兀者也,而王先生,其與庸亦遠矣。若然者,其用心也獨若之何?」仲尼曰:「死生亦大矣,而不得與之變,雖天地覆墜,亦將不與之遺。審乎无假而不與物遷,命物之化而守其宗也。」常季曰:「何謂也?」仲尼曰:「自其異者視之,肝膽楚越也;自其同者視之,萬物皆一也。夫若然者,且不知耳目之所宜,而遊心乎德之和;物視其所一而不見其所喪,視喪其足,猶遺土也。」常季曰:「彼爲己,以其知得其心,以其心得其常心,物何爲最之哉?」仲尼曰:「人莫鑑於流水而鑑於止水。唯止,能止衆止。受命於地,唯松柏獨也在,冬夏青青;受命於天,唯舜獨也正,幸能正生,以正衆生。夫保始之徵,不懼之實,勇士一人,雄入於九軍。將求名而能自要者,而猶若是,而況官天地,府萬物,直寓六骸,象耳目,一知之所知,而心未嘗死者乎!彼且擇日而登假,人則從是也。彼且何肯以物爲事乎!」

노나라에 발 잘린 왕태라는 이가 있어 그를 따라 배우는 이가 중니와 맞먹었다.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왕태는 발 잘린 이인데 그를 따라 배우는 이가 선생님과 노나라를 반씩 나눕니다. 서서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 논하지 않는데도, 비워 갔다가 채워 돌아옵니다. 참으로 말하지 않는 가르침이 있고 모습 없이 마음을 이루어 주는 것이 있습니까. 이 어떤 사람입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그분은 성인이다. 나는 다만 뒤처져 아직 가지 못했을 뿐이다. 나도 그를 스승 삼으려는데 하물며 나만 못한 이들이겠느냐. 어찌 노나라뿐이겠느냐. 나는 천하를 이끌고 그를 따르려 한다."

상계가 말하였다. "저이는 발 잘린 이인데도 선생님보다 낫다 하시니, 여느 사람과는 아주 멀겠습니다. 그런 이라면 그 마음 쓰는 것이 홀로 어떠합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이 또한 큰일인데도 그와 함께 변하지 않고, 하늘과 땅이 뒤집혀 떨어져도 그와 함께 잃지 않는다. 거짓 없음을 살펴 사물과 함께 옮겨 가지 않고, 사물의 바뀜을 명으로 삼되 그 뿌리를 지킨다."

상계가 말하였다. "무슨 뜻입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그 다른 데서 보면 간과 쓸개가 초나라와 월나라요, 그 같은 데서 보면 만물이 다 하나다. 그런 이는 귀와 눈이 마땅히 여기는 바를 알지 못하고 덕의 어울림에 마음을 노닌다. 사물의 하나인 바를 보고 잃은 바를 보지 않으니, 제 발 잃은 것 보기를 흙 한 덩이 버린 듯이 한다."

상계가 말하였다. "저이는 제 몸을 위하여 제 앎으로 제 마음을 얻고 제 마음으로 한결같은 마음을 얻은 것인데, 사물이 어찌하여 그에게 모여듭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사람은 흐르는 물에는 비추지 않고 멎은 물에 비춘다. 오직 멎은 것이라야 뭇 멎는 것을 멎게 한다.

땅에서 명을 받은 것 가운데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이 홀로 그러하여 겨울에도 여름에도 푸르고 푸르다. 하늘에서 명을 받은 것 가운데 오직 순임금만이 홀로 그러하여 발랐다. 다행히 제 삶을 바르게 하여 뭇 삶을 바르게 할 수 있었다.

무릇 처음을 지킨 표시와 두려워하지 않는 실상으로, 용사 한 사람이 씩씩하게 아홉 군대에 뛰어든다. 이름을 구하여 스스로 다잡는 이도 이러한데, 하물며 하늘과 땅을 맡고 만물을 갈무리하며 제 몸을 잠시 붙여 둔 것으로 여기고 귀와 눈을 형상으로 삼아, 아는 바를 하나로 하여 마음이 죽은 적이 없는 이이겠느냐. 그는 날을 가려 높이 오를 터이니 사람들이 이를 따르는 것이다. 그가 어찌 사물을 일삼으려 하겠느냐."

2신도가와 자산 — 몸 안에서 사귀는가 몸 밖에서 사귀는가

申徒嘉,兀者也,而與鄭子產同師於伯昏无人。子產謂申徒嘉曰:「我先出則子止,子先出則我止。」其明日,又與合堂同席而坐。子產謂申徒嘉曰:「我先出則子止,子先出則我止。今我將出,子可以止乎,其未邪?且子見執政而不違,子齊執政乎?」申徒嘉曰:「先生之門,固有執政焉如此哉?子而悅子之執政而後人者也?聞之曰:『鑑明則塵垢不止,止則不明也。久與賢人處則无過。』今子之所取大者,先生也,而猶出言若是,不亦過乎!」子產曰:「子既若是矣,猶與堯爭善。計子之德,不足以自反邪?」申徒嘉曰:「自狀其過,以不當亡者衆;不狀其過,以不當存者寡。知不可奈何而安之若命,唯有德者能之。遊於羿之彀中,中央者,中地也,然而不中者,命也。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衆矣,我怫然而怒,而適先生之所,則廢然而反,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吾與夫子遊,十九年矣,而未嘗知吾兀者也。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而子索我於形骸之外,不亦過乎!」子產蹵然改容更貌,曰:「子无乃稱!」

신도가는 발 잘린 이인데 정나라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에게서 배웠다.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하였다. "내가 먼저 나가면 그대가 머물고, 그대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겠소."

이튿날 또 한 마루에 자리를 함께하여 앉았다.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하였다. "내가 먼저 나가면 그대가 머물고 그대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기로 하였소. 이제 내가 나가려 하니 그대가 머물겠소, 아니겠소. 또 그대는 집정을 보고도 비키지 않으니 그대가 집정과 맞먹는다는 것이오."

신도가가 말하였다. "선생의 문하에 참으로 집정이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있단 말이오. 그대는 제 집정 노릇을 기뻐하여 남을 뒤로 미는 사람이구려.

내가 듣기로 '거울이 밝으면 티끌이 앉지 않고, 앉으면 밝지 않다. 오래 어진 이와 지내면 허물이 없다' 하였소. 지금 그대가 크게 취하는 바는 선생인데도 오히려 이런 말을 내니 또한 허물이 아니오."

자산이 말하였다. "그대는 이미 이러한데도 오히려 요임금과 착함을 다투려 하오. 그대의 덕을 헤아려 스스로 돌아보기에도 모자라지 않소."

신도가가 말하였다. "제 허물을 늘어놓으며 잃지 말았어야 했다 하는 이는 많고, 제 허물을 늘어놓지 않으며 남아 있지 말았어야 했다 하는 이는 적소. 어쩔 수 없음을 알아 명처럼 편안히 여기는 것은 오직 덕 있는 이라야 할 수 있소.

예의 활 사정 안에 노닐면 한가운데는 맞는 자리요. 그런데도 맞지 않는 것은 명이오. 사람들이 제 온전한 발로 내 온전치 못한 발을 비웃는 일이 많았소. 나는 불끈 성이 났으나 선생의 처소에 가면 말끔히 잊고 돌아왔소. 선생께서 착함으로 나를 씻어 주신 것을 내가 알지 못하겠소.

내가 선생을 따라 배운 지 열아홉 해인데 아직 내가 발 잘린 이인 줄을 아신 적이 없소. 지금 그대와 나는 몸 안에서 사귀는데 그대는 나를 몸 밖에서 찾으니 또한 허물이 아니오."

자산이 흠칫하여 낯빛과 모습을 고치고 말하였다. "그대는 더 말하지 마시오."

3숙산무지와 발꿈치

魯有兀者叔山无趾,踵見仲尼。仲尼曰:「子不謹,前既犯患若是矣。雖今來,何及矣!」无趾曰:「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吾是以亡足。今吾來也,猶有尊足者存,吾是以務全之也。夫天无不覆,地无不載,吾以夫子爲天地,安知夫子之猶若是也!」孔子曰:「丘則陋矣。夫子胡不入乎,請講以所聞。」无趾出。孔子曰:「弟子勉之!夫无趾,兀者也,猶務學,以復補前行之惡,而況全德之人乎?」无趾語老聃曰:「孔丘之於至人,其未邪?彼何賓賓以學子爲?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老聃曰:「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以可不可爲一貫者,解其桎梏,其可乎?」无趾曰:「天刑之,安可解!」

노나라에 발 잘린 숙산무지라는 이가 있어 발꿈치로 걸어 중니를 뵈었다.

중니가 말하였다. "그대가 삼가지 않아 앞서 이미 이런 환난을 겪었소. 지금 온들 어찌 미치겠소."

무지가 말하였다. "저는 다만 힘쓸 바를 알지 못하고 제 몸을 가벼이 써서 발을 잃었습니다. 지금 제가 온 것은 발보다 높은 것이 남아 있어 그것을 온전히 하려 함입니다. 무릇 하늘은 덮지 않는 것이 없고 땅은 싣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선생을 하늘과 땅으로 여겼는데 선생이 이러하실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좁았소. 선생은 어찌 들어오지 않으시오. 들은 바를 말씀드리겠소."

무지가 나갔다. 공자가 말하였다. "제자들아, 힘써라. 저 무지는 발 잘린 이인데도 오히려 배움에 힘써 앞선 행실의 나쁨을 메우려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겠느냐."

무지가 노담에게 말하였다. "공구는 지인에 아직 이르지 못한 것 아닙니까. 저이가 어찌 그리 자주 그대에게 배우려 합니까. 저이는 야릇하고 괴이한 이름이 알려지기를 바라니, 지인은 그것을 제 차꼬와 수갑으로 여기는 줄을 알지 못합니다."

노담이 말하였다. "어찌 곧바로 그에게 죽고 사는 것을 한 줄기로 삼고 되고 안 되는 것을 한 꿰미로 삼게 하여 그 차꼬와 수갑을 풀어 주지 않는가."

무지가 말하였다. "하늘이 그를 벌하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4애태타 — 재주가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는다

魯哀公問於仲尼曰:「衞有惡人焉,曰哀駘它。丈夫與之處者,思而不能去也;婦人見之,請於父母曰『與爲人妻,寧爲夫子妾』者,十數而未止也。未嘗有聞其唱者也,常和人而已矣。无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无聚祿以望人之腹,又以惡駭天下,和而不唱,知不出乎四域,且而雌雄合乎前,是必有異乎人者也。寡人召而觀之,果以惡駭天下。與寡人處,不至以月數,而寡人有意乎其爲人也;不至乎期年,而寡人信之。國无宰,寡人傳國焉,悶然而後應,氾若而辭。寡人醜乎,卒授之國。无幾何也,去寡人而行。寡人卹焉,若有亡也,若无與樂是國也。是何人者也?」仲尼曰:「丘也嘗使於楚矣,適見豚子食於其死母者,少焉眴若,皆棄之而走,不見己焉爾,不得類焉爾。所愛其母者,非愛其形也,愛使其形者也。戰而死者,其人之葬也不以翣資,刖者之屨,无爲愛之,皆无其本矣。爲天子之諸御,不爪翦,不穿耳,取妻者止於外,不得復使。形全猶足以爲爾,而況全德之人乎!今哀駘它未言而信,无功而親,使人授己國,唯恐其不受也,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哀公曰:「何謂才全?」仲尼曰:「死生存亡、窮達貧富、賢與不肖、毀譽、飢渴、寒暑,是事之變,命之行也,日夜相代乎前,而知不能規乎其始者也,故不足以滑和,不可入於靈府。使之和豫通而不失於兌,使日夜无郤而與物爲春,是接而生時乎心者也,是之謂才全。」「何謂德不形?」曰:「平者,水停之盛也。其可以爲法也,內保之而外不蕩也。德者,成和之脩也。德不形者,物不能離也。」哀公異日以告閔子曰:「始也吾以南面而君天下,執民之紀而憂其死,吾自以爲至通矣。今吾聞至人之言,恐吾无其實,輕用吾身而亡吾國。吾與孔丘,非君臣也,德友而已矣!」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못생긴 사람이 있어 애태타라 합니다. 사내가 그와 함께 지내면 그리워 떠나지 못하고, 여자가 그를 보면 부모에게 청하기를 '남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저분의 첩이 되겠습니다' 하는 이가 열 몇을 넘어 그치지 않습니다.

그가 먼저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늘 남에게 화답할 뿐입니다. 사람을 죽음에서 건질 임금 자리도 없고 남의 배를 채워 줄 녹도 쌓아 두지 않았으며, 게다가 못생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합니다. 화답하되 부르지 않고 앎이 사방을 넘지 않는데도 남자와 여자가 그 앞에 모이니, 이는 반드시 남과 다른 데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불러 보니 과연 못생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지낸 지 달포도 되지 않아 저는 그 사람됨에 마음이 갔고, 한 해가 되지 않아 저는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나라에 재상이 없어 제가 나라를 맡기려 하니, 멍하니 있다가 대답하는데 데면데면 사양하였습니다. 제가 부끄러워하다가 끝내 나라를 주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저를 떠나 가 버렸습니다. 저는 서운하여 무엇을 잃은 듯하고, 이 나라를 함께 즐길 이가 없는 듯합니다. 이 어떤 사람입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제가 일찍이 초나라에 사신 갔을 때 마침 새끼 돼지들이 죽은 어미 젖을 빠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금 있다 흠칫하더니 다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제 모습이 거기 보이지 않고 저희와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미를 사랑한 것은 그 몸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 몸을 부리던 것을 사랑한 것입니다.

싸우다 죽은 이는 장사 지낼 때 부채를 쓰지 않고, 발 잘린 이의 신은 아낄 까닭이 없으니 다 그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천자의 궁녀가 되면 손톱을 깎지 않고 귀를 뚫지 않으며, 아내를 얻은 이는 밖에 머물러 다시 부리지 않습니다. 몸이 온전한 것으로도 이만큼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겠습니까.

지금 애태타는 말하지 않아도 미덥고 공이 없어도 가깝고, 남으로 하여금 제 나라를 주게 하면서 받지 않을까만 걱정하게 하니, 이는 반드시 재주가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는 이입니다."

애공이 말하였다. "재주가 온전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중니가 말하였다. "죽고 살고 있고 없어짐, 궁하고 통하고 가난하고 넉넉함, 어짊과 못남, 헐뜯음과 기림, 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이는 일의 변화요 명의 흐름입니다. 밤낮으로 앞에서 갈마들되 앎으로 그 처음을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울림을 어지럽히기에 모자라고 마음의 곳간에 들일 것이 못 됩니다. 그것들로 하여금 어울려 즐겁게 통하되 기쁨을 잃지 않게 하고, 밤낮으로 틈이 없이 사물과 더불어 봄이 되게 합니다. 이는 닿는 대로 마음에 때를 낳는 것이니, 이를 재주가 온전하다 합니다."

"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고른 것은 물이 멎은 것의 지극함입니다. 그것이 본보기가 될 만한 것은 안으로 지키고 밖으로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덕이란 어울림을 이루는 닦음입니다. 덕이 드러나지 않으면 사물이 떠나지 못합니다."

애공이 뒷날 민자에게 일러 말하였다. "처음에 나는 남면하여 천하를 다스리며 백성의 벼리를 잡고 그 죽음을 근심하니 스스로 지극히 통했다 여겼다. 이제 지인의 말을 들으니 나에게 그 실속이 없어 몸을 가벼이 써서 나라를 잃을까 두렵다. 나와 공구는 임금과 신하가 아니라 덕으로 사귀는 벗일 뿐이다."

5덕에 뛰어난 데가 있으면 몸은 잊힌다

闉跂支離无脤說衞靈公,靈公悅之,而視全人,其脰肩肩。甕㼜大癭說齊桓公,桓公說之,而視全人,其脰肩肩。故德有所長而形有所忘。人不忘其所忘,而忘其所不忘,此謂誠忘。故聖人有所遊,而知爲孽,約爲膠,德爲接,工爲商。聖人不謀,惡用知?不斲,惡用膠?无喪,惡用德?不貨,惡用商?四者,天鬻也。天鬻也者,天食也。既受食於天,又惡用人?有人之形,无人之情。有人之形,故羣於人;无人之情,故是非不得於身。眇乎小哉,所以屬於人也;謷乎大哉,獨成其天!

발 굽고 몸 지리하고 입술 없는 이가 위나라 영공에게 아뢰니 영공이 그를 좋아하였다. 그러고 나서 온전한 사람을 보니 그 목이 야위어 보였다. 항아리만 한 혹 달린 이가 제나라 환공에게 아뢰니 환공이 그를 좋아하였다. 그러고 나서 온전한 사람을 보니 그 목이 야위어 보였다.

그러므로 덕에 뛰어난 데가 있으면 몸은 잊히는 바가 있다. 사람들이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으니 이를 참된 잊음이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노니는 바가 있어, 앎을 재앙으로 여기고 묶음을 아교로 여기고 덕을 사귐으로 여기고 재주를 장사로 여긴다. 성인은 꾀하지 않으니 어찌 앎을 쓰겠는가. 깎지 않으니 어찌 아교를 쓰겠는가. 잃음이 없으니 어찌 덕을 쓰겠는가. 팔지 않으니 어찌 장사를 쓰겠는가.

이 넷은 하늘이 기르는 것이다. 하늘이 기른다는 것은 하늘이 먹인다는 것이다. 이미 하늘에서 먹임을 받았는데 또 어찌 사람을 쓰겠는가.

사람의 모습은 있으나 사람의 정이 없다. 사람의 모습이 있으므로 사람과 무리 짓고, 사람의 정이 없으므로 옳고 그름이 제 몸에 붙지 못한다. 아득히 작구나, 사람에게 붙은 바가. 우뚝이 크구나, 홀로 그 하늘을 이루었으니.

6사람에게 정이 없을 수 있는가

惠子謂莊子曰:「人故无情乎?」莊子曰:「然。」惠子曰:「人而无情,何以謂之人?」莊子曰:「道與之貌,天與之形,惡得不謂之人?」惠子曰:「既謂之人,惡得无情?」莊子曰:「是非吾所謂情也。吾所謂无情者,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常因自然而不益生也。」惠子曰:「不益生,何以有其身?」莊子曰:「道與之貌,天與之形,无以好惡內傷其身。今子外乎子之神,勞乎子之精,倚樹而吟,據槁梧而瞑。天選子之形,子以堅白鳴!」

혜자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사람에게 본디 정이 없는가."

장자가 말하였다. "그렇소."

혜자가 말하였다. "사람인데 정이 없다면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

장자가 말하였다. "도가 모습을 주고 하늘이 몸을 주었는데 어찌 사람이라 하지 않겠소."

혜자가 말하였다. "이미 사람이라 한다면 어찌 정이 없겠는가."

장자가 말하였다. "그것은 내가 말하는 정이 아니오. 내가 말하는 정 없음이란,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함으로 제 몸을 안에서 다치게 하지 않고 늘 저절로 그러함에 말미암아 삶을 더하지 않는 것이오."

혜자가 말하였다. "삶을 더하지 않으면 어찌 그 몸을 지니겠는가."

장자가 말하였다. "도가 모습을 주고 하늘이 몸을 주었으니 좋아하고 싫어함으로 제 몸을 안에서 다치게 하지 마시오. 지금 그대는 그대의 정신을 밖으로 내돌리고 그대의 정기를 괴롭히며, 나무에 기대어 읊고 마른 오동나무에 기대어 존다오. 하늘이 그대의 몸을 골라 주었는데 그대는 굳음과 흼으로 울고 있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