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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제왕莊子 內篇 應帝王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7 · 한자 1,191자 · 낭독 4.8분

「장자」 내편 「응제왕」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네 번 물어 네 번 모른다 하다

齧缺問於王倪,四問而四不知。齧缺因躍而大喜,行以告蒲衣子。蒲衣子曰:「而乃今知之乎?有虞氏不及泰氏。有虞氏,其猶藏仁以要人,亦得人矣,而未始出於非人。泰氏,其卧徐徐,其覺于于;一以己爲馬,一以己爲牛;其知情信,其德甚真,而未始入於非人。」

설결이 왕예에게 네 번 물었는데 네 번 다 모른다 하였다. 설결이 이 때문에 뛰며 크게 기뻐하여 포의자에게 가서 알렸다.

포의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야 그것을 알았는가. 유우씨는 태씨에 미치지 못한다. 유우씨는 오히려 어짊을 품어 사람을 끌어들여 사람을 얻기는 하였으나, 아직 사람 아닌 데서 벗어난 적이 없다. 태씨는 누우면 느긋하고 깨면 어릿하여, 한번은 저를 말이라 하고 한번은 저를 소라 하였다. 그 앎은 실상이 미쁘고 그 덕은 몹시 참되었으니, 아직 사람 아닌 데에 들어간 적이 없다."

2이는 덕을 속이는 것이다

肩吾見狂接輿。狂接輿曰:「日中始何以語汝?」肩吾曰:「告我:君人者以己出經式義度,人孰敢不聽而化諸?」狂接輿曰:「是欺德也。其於治天下也,猶涉海鑿河而使蚉負山也。夫聖人之治也,治外乎?正而後行,確乎能其事者而已矣。且鳥高飛以避矰弋之害,鼷鼠深穴乎神丘之下以避熏鑿之患,而曾二蟲之无知!」

견오가 미치광이 접여를 만났다. 미치광이 접여가 말하였다. "일중시가 그대에게 무어라 하던가."

견오가 말하였다. "나에게 이르기를 '남의 임금 된 이가 제 뜻으로 법도와 마땅함과 자를 내면, 사람들이 누가 감히 듣고 따르지 않겠는가' 하였습니다."

미치광이 접여가 말하였다. "이는 덕을 속이는 것이다. 그것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바다를 건너 물길을 파고 모기더러 산을 지게 하는 것과 같다.

무릇 성인의 다스림이 밖을 다스리는 것이겠는가. 바르게 하고 나서 행하여, 제 일을 능히 할 수 있게 할 뿐이다.

또 새는 높이 날아 주살의 해를 피하고, 생쥐는 신단 아래 깊이 굴을 파서 연기와 파냄의 근심을 피한다. 그런데 저 두 벌레만도 못한 앎이라니."

3천근이 이름 없는 이에게 묻다

天根遊於殷陽,至蓼水之上,適遭无名人而問焉,曰:「請問爲天下。」无名人曰:「去!汝鄙人也,何問之不豫也?予方將與造物者爲人,厭則又乘夫莽眇之鳥,以出六極之外,而遊无何有之鄉,以處壙埌之野。汝又何帠以治天下感予之心爲?」又復問。无名人曰:「汝遊心於淡,合氣於漠,順物自然而无容私焉,而天下治矣。」

천근이 은산 남쪽에 노닐다가 요수 가에 이르러 마침 이름 없는 이를 만나 물었다. "천하를 다스리는 법을 여쭙습니다."

이름 없는 이가 말하였다. "가라. 그대는 비루한 사람이다. 어찌 묻는 것이 이리 언짢은가. 나는 바야흐로 조물자와 벗이 되려 하고, 싫증나면 또 저 아득한 새를 타고 육극 밖으로 나가 아무것도 없는 고장에 노닐며 드넓은 들에 머물려 한다. 그대는 또 무슨 짓으로 천하를 다스린다며 내 마음을 흔드는가."

또 다시 물으니 이름 없는 이가 말하였다. "그대는 담박한 데에 마음을 노닐고 고요한 데에 기운을 맞추어, 사물의 저절로 그러함을 따르고 사사로움을 두지 마라. 그러면 천하가 다스려진다."

4밝은 임금의 다스림

陽子居見老聃,曰:「有人於此,嚮疾彊梁,物徹疏明,學道不勌。如是者,可比明王乎?」老聃曰:「是於聖人也,胥易技係,勞形怵心者也。且也虎豹之文來田,猨狙之便執斄之㣘來藉。如是者,可比明王乎?」陽子居蹵然曰:「敢問明王之治。」老聃曰:「明王之治,功蓋天下而似不自己,化貸萬物而民弗恃,有莫舉名,使物自喜,立乎不測,而遊於无有者也。」

양자거가 노담을 뵙고 말하였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메아리처럼 빠르고 굳세며, 사물을 꿰뚫어 트이고 밝으며, 도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라면 밝은 임금에 견줄 만합니까."

노담이 말하였다. "이는 성인에게는 잔재주에 매이고 기예에 묶여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이는 자다. 또 범과 표범의 무늬는 사냥을 부르고, 원숭이의 재빠름과 삵 잡는 개의 날램은 줄에 매임을 부른다. 이런 이라면 밝은 임금에 견줄 만하겠는가."

양자거가 흠칫하여 말하였다. "감히 밝은 임금의 다스림을 여쭙습니다."

노담이 말하였다. "밝은 임금의 다스림은, 공이 천하를 덮어도 제게서 나온 것 같지 않게 하고, 감화가 만물에 미쳐도 백성이 기대지 않게 하며, 있어도 이름을 들지 않게 하여 사물이 스스로 기뻐하게 한다. 헤아릴 수 없는 데에 서서 없는 데에 노니는 이다."

5무당 계함과 호자

鄭有神巫曰季咸,知人之死生存亡、禍褔壽夭,期以歲月旬日,若神。鄭人見之,皆棄而走。列子見之而心醉,歸以告壺子,曰:「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則又有至焉者矣。」壺子曰:「吾與汝,既其文,未既其實,而固得道與?衆雌而无雄,而又奚卵焉?而以道與世亢,必信,夫故使人得而相汝。嘗試與來,以予示之。」明日,列子與之見壺子。出而謂列子曰:「嘻!子之先生死矣!弗活矣!不以旬數矣!吾見怪焉,見濕灰焉。」列子入,泣涕沾襟以告壺子。壺子曰:「曏吾示之以地文,萌乎不震不正。是殆見吾杜德機也。嘗又與來。」明日,又與之見壺子。出而謂列子曰:「幸矣,子之先生遇我也!有瘳矣,全然有生矣!吾見其杜權矣!」列子入,以告壺子。壺子曰:「曏吾示之以天壤,名實不入,而機發於踵。是殆見吾善者機也。嘗又與來。」明日,又與之見壺子。出而謂列子曰:「子之先生不齊,吾无得而相焉。試齊,且復相之。」列子入,以告壺子。壺子曰:「吾曏示之以太沖莫勝。是殆見吾衡氣機也。鯢桓之審爲淵,止水之審爲淵,流水之審爲淵。淵有九名,此處三焉。嘗又與來。」明日,又與之見壺子。立未定,自失而走。壺子曰:「追之!」列子追之不及,反以報壺子,曰:「已滅矣,已失矣,吾弗及已!」壼子曰:「曏吾示之以未始出吾宗。吾與之虚而委蛇,不知其誰何,因以爲弟靡,因以爲波流,故逃也。」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三年不出,爲其妻爨,食豕如食人,於事无與親,彫琢復朴,塊然獨以其形立,紛而封哉,一以是終。

정나라에 신령한 무당이 있어 계함이라 하였다. 사람의 죽고 살고 있고 없어짐과 화복과 오래 살고 일찍 죽음을 알아 몇 해 몇 달 며칠까지 짚어 내는 것이 신 같았다. 정나라 사람들이 그를 보면 다 버리고 달아났다.

열자가 그를 보고 마음이 취하여 돌아와 호자에게 아뢰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가 지극하다 여겼는데 또 더 지극한 것이 있습니다."

호자가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그 겉은 다 주었으나 그 속은 다 주지 못하였는데 참으로 도를 얻었다 하겠느냐. 암컷만 많고 수컷이 없으면 또 어찌 알을 낳겠느냐. 네가 도로써 세상과 맞서 반드시 미쁘게 하려 하니, 그 때문에 남이 네 관상을 보게 된 것이다. 시험 삼아 함께 오너라. 나를 그에게 보여 주겠다."

이튿날 열자가 그와 함께 호자를 뵈었다. 나와서 열자에게 말하였다. "아, 그대의 선생은 죽겠소. 살지 못하겠소. 열흘을 넘기지 못하겠소. 나는 괴이한 것을 보았소. 젖은 재를 보았소."

열자가 들어가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호자에게 아뢰었다.

호자가 말하였다. "아까 나는 그에게 땅의 무늬를 보였다. 싹트되 흔들리지도 바르지도 않은 것이다. 그는 아마 내가 덕의 기틀을 막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시험 삼아 또 함께 오너라."

이튿날 또 그와 함께 호자를 뵈었다. 나와서 열자에게 말하였다. "다행이오. 그대의 선생이 나를 만났소. 나았소. 완전히 살 기운이 있소. 나는 그 막힘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소."

열자가 들어가 호자에게 아뢰었다. 호자가 말하였다. "아까 나는 그에게 하늘과 땅을 보였다. 이름과 실상이 들어오지 않고 기틀이 발꿈치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는 아마 내가 좋은 기틀을 보인 것을 보았을 것이다. 시험 삼아 또 함께 오너라."

이튿날 또 그와 함께 호자를 뵈었다. 나와서 열자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선생은 고르지 않아 내가 관상을 볼 수가 없소. 고르게 되거든 다시 보겠소."

열자가 들어가 호자에게 아뢰었다. 호자가 말하였다. "아까 나는 그에게 크게 비어 이김이 없음을 보였다. 그는 아마 내가 기운을 고르게 한 기틀을 보았을 것이다.

큰 고래가 도는 깊은 데도 못이요, 멎은 물의 깊은 데도 못이요, 흐르는 물의 깊은 데도 못이다. 못에는 아홉 이름이 있는데 여기서 셋을 썼다. 시험 삼아 또 함께 오너라."

이튿날 또 그와 함께 호자를 뵈었다. 서기도 전에 넋을 잃고 달아났다. 호자가 말하였다. "뒤쫓아라."

열자가 뒤쫓았으나 미치지 못하고 돌아와 호자에게 아뢰었다. "이미 사라졌습니다. 이미 놓쳤습니다. 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호자가 말하였다. "아까 나는 그에게 아직 내 근본에서 나오지 않은 것을 보였다. 나는 그와 함께 비어서 구불구불하여, 그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하고, 쓰러지는 대로 두고 물결치는 대로 두었다. 그래서 달아난 것이다."

그 뒤 열자는 스스로 아직 배운 적이 없다 여기고 돌아가 세 해를 나가지 않았다. 제 아내를 위해 밥을 짓고 돼지 먹이기를 사람 먹이듯 하였다. 일에 치우쳐 친함이 없고 새겨 꾸민 것을 다시 통나무로 돌이켰다. 흙덩이처럼 홀로 제 몸으로 서서, 어지러운 가운데 봉해진 채 한결같이 이로써 마쳤다.

6지인의 마음 씀은 거울 같다

无爲名尸,无爲謀府,无爲事任,无爲知主。體盡无窮,而遊无朕,盡其所受乎天,而无見得,亦虚而已。至人之用心若鏡,不將不迎,應而不藏,故能勝物而不傷。

이름의 주인이 되지 말고, 꾀의 곳간이 되지 말고, 일의 짐이 되지 말고, 앎의 주인이 되지 마라.

끝없음을 몸으로 다하고 자취 없는 데에 노닐며, 하늘에서 받은 바를 다하되 얻은 것을 보이지 마라. 또한 비울 뿐이다.

지인의 마음 씀은 거울과 같다. 보내지도 않고 맞이하지도 않으며, 응하되 갈무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물을 이기고도 다치지 않는다.

7혼돈에 구멍을 뚫다

南海之帝爲儵,北海之帝爲忽,中央之帝爲渾沌。儵與忽時相與遇於渾沌之地,渾沌待之甚善。儵與忽謀報渾沌之德,曰:「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此獨无有,嘗試鑿之。」日鑿一竅,七日而渾沌死。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가운데의 임금을 혼돈이라 하였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이 그들을 몹시 잘 대접하였다. 숙과 홀이 혼돈의 덕을 갚으려고 꾀하여 말하였다. "사람에게는 다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쉰다. 이이만 홀로 없으니 시험 삼아 뚫어 주자."

날마다 한 구멍씩 뚫었더니 이레 만에 혼돈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