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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莊子 外篇 馬蹄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3 · 한자 591자 · 낭독 2.4분

「장자」 외편 「마제」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백락이 말을 다스리다

馬,蹄可以踐霜雪,毛可以禦風寒,齕草飲水,翹足而陸,此馬之真性也,雖有義臺路寢,无所用之。及至伯樂,曰:「我善治馬。」燒之剔之,刻之雒之,連之以羈馽,編之以皁棧,馬之死者十二三矣;飢之渴之,馳之驟之,整之齊之,前有橛飾之患,而後有鞭筴之威,而馬之死者已過半矣。陶者曰:「我善治埴,圓者中規,方者中矩。」匠人曰:「我善治木,曲者中鉤,直者應繩。」夫埴木之性,豈欲中規矩鉤繩哉?然且世世稱之曰「伯樂善治馬,而陶匠善治埴木」,此亦治天下者之過也。

말은 굽으로 서리와 눈을 밟을 수 있고 털로 바람과 추위를 막을 수 있다.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발을 들어 뛰노는 것이 말의 참된 성품이다. 비록 높은 대와 큰 집이 있어도 쓸 데가 없다.

백락에 이르러 말하기를 "나는 말을 잘 다스린다" 하고는, 지지고 깎고 새기고 낙인찍으며, 굴레와 다리줄로 잇고 마구간과 시렁으로 엮으니 죽는 말이 열에 둘셋이 되었다. 주리게 하고 목마르게 하며 달리게 하고 몰아세우며 가지런히 줄 세우니, 앞에는 재갈과 꾸밈의 근심이 있고 뒤에는 채찍의 위협이 있어 죽는 말이 이미 절반을 넘었다.

옹기장이가 말하기를 "나는 진흙을 잘 다스린다. 둥근 것은 그림쇠에 맞고 모난 것은 곱자에 맞는다" 하고, 목수가 말하기를 "나는 나무를 잘 다스린다. 굽은 것은 갈고리에 맞고 곧은 것은 먹줄에 맞는다" 한다.

무릇 진흙과 나무의 성품이 어찌 그림쇠와 곱자와 갈고리와 먹줄에 맞기를 바라겠는가. 그런데도 대대로 일컫기를 "백락은 말을 잘 다스리고 옹기장이와 목수는 진흙과 나무를 잘 다스린다" 하니, 이 또한 천하를 다스리는 이의 허물이다.

2지극한 덕의 세상 — 소박함

吾意善治天下者不然。彼民有常性,織而衣,耕而食,是謂同德;一而不黨,命曰天放。故至德之世,其行填填,其視顛顛。當是時也,山无蹊隧,澤无舟梁;萬物羣生,連屬其鄉;禽獸成羣,草木遂長。是故禽獸可係羈而遊,鳥鵲之巢可攀援而闚。夫至德之世,同與禽獸居,族與萬物並,惡乎知君子小人哉!同乎无知,其德不離;同乎无欲,是謂素樸,素樸而民性得矣。及至聖人,蹩躠爲仁,踶跂爲義,而天下始疑矣;澶漫爲樂,擿僻爲禮,而天下始分矣。故純樸不殘,孰爲犧樽?白玉不毀,孰爲珪璋?道德不廢,安取仁義?性情不離,安用禮樂?五色不亂,孰爲文采?五聲不亂,孰應六律?

내 생각에 천하를 잘 다스리는 이는 그렇지 않다.

저 백성에게는 늘 그러한 성품이 있다. 짜서 입고 갈아서 먹으니 이를 한가지 덕이라 한다. 하나가 되어 패거리 짓지 않으니 이를 하늘이 놓아준다 한다.

그러므로 지극한 덕의 세상에는 그 걸음이 느긋하고 그 봄이 한결같았다. 이때에는 산에 지름길과 굴이 없고 못에 배와 다리가 없었다. 만물이 무리 지어 살고 그 고장이 잇닿아 있었다. 새와 짐승이 떼를 이루고 풀과 나무가 마음껏 자랐다. 그러므로 새와 짐승을 줄에 매어 데리고 놀 수 있었고 까치 둥지를 기어올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무릇 지극한 덕의 세상에는 새와 짐승과 함께 살고 만물과 나란히 무리 지었으니 어찌 군자와 소인을 알았겠는가. 한가지로 앎이 없으니 그 덕이 떠나지 않고, 한가지로 바람이 없으니 이를 소박함이라 한다. 소박하여 백성의 성품이 얻어졌다.

성인에 이르러 절뚝이며 어짊을 짓고 발돋움하며 옳음을 지으니 천하가 비로소 의심하였다. 질펀하게 음악을 짓고 자질구레하게 예를 지으니 천하가 비로소 갈라졌다.

그러므로 통나무가 부서지지 않았다면 누가 술그릇을 만들며, 흰 옥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누가 규와 장을 만들겠는가. 도덕이 없어지지 않았다면 어찌 어짊과 옳음을 취하며, 성품과 실상이 떠나지 않았다면 어찌 예와 음악을 쓰겠는가. 다섯 빛깔이 어지럽지 않았다면 누가 무늬를 만들며, 다섯 소리가 어지럽지 않았다면 누가 여섯 가락에 맞추겠는가.

3통나무를 부수어 그릇을 만드는 죄

夫殘樸以爲器,工匠之罪也;毀道德以爲仁義,聖人之過也。夫馬,陸居則食草飲水,喜則交頸相靡,怒則分背相踶,馬知已此矣。夫加之以衡扼,齊之以月題,而馬知介倪、闉枙、騺曼、詭銜、竊轡。故馬之知而能至盜者,伯樂之罪也。夫赫胥氏之時,民居不知所爲,行不知所之,含哺而熙,鼓腹而遊,民能以此矣。及至聖人,屈折禮樂以匡天下之形,縣跂仁義以慰天下之心,而民乃始踶跂好知,爭歸於利,不可止也。此亦聖人之過也。

무릇 통나무를 부수어 그릇을 만드는 것은 목수의 죄요, 도덕을 무너뜨려 어짊과 옳음을 만드는 것은 성인의 허물이다.

무릇 말은 뭍에 살면 풀을 먹고 물을 마시며, 기쁘면 목을 맞대고 서로 비비고 성나면 등을 돌려 서로 찬다. 말의 앎은 여기서 그친다.

그런데 멍에와 가로대를 씌우고 달 모양 이마꾸미개로 가지런히 하니, 말이 굴대를 부러뜨리고 멍에를 밀치고 덮개를 뿌리치고 재갈을 뱉고 굴레를 벗을 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말의 앎이 도둑질에 이르게 된 것은 백락의 죄다.

무릇 혁서씨 때에는 백성이 살면서 무엇을 하는지 몰랐고 다니면서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먹을 것을 물고 즐거워하고 배를 두드리며 노닐었으니 백성의 능함이 이것뿐이었다.

성인에 이르러 예와 음악에 몸을 굽혀 천하의 모습을 바로잡고, 어짊과 옳음을 높이 매달아 천하의 마음을 달래니, 백성이 비로소 발돋움하며 앎을 좋아하고 다투어 이익으로 달려가 그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또한 성인의 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