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생莊子 外篇 達生
1삶의 실상에 통달한 이
達生之情者,不務生之所无以為;達命之情者,不務知之所无柰何。養形必先之以物,物有餘而形不養者有之矣。有生必先无離形,形不離而生亡者有之矣。生之來不能卻,其去不能止。悲夫!世之人以為養形足以存生;而養形果不足以存生,則世奚足為哉!雖不足為而不可不為者,其為不免矣。
삶의 실상에 통달한 이는 삶이 어찌할 수 없는 바를 힘쓰지 않고, 명의 실상에 통달한 이는 앎이 어찌할 수 없는 바를 힘쓰지 않는다.
몸을 기르려면 반드시 먼저 사물이 있어야 하는데, 사물이 남아돌아도 몸이 길러지지 않는 이가 있다. 삶이 있으려면 반드시 먼저 몸을 떠나지 않아야 하는데, 몸이 떠나지 않았는데도 삶이 없어진 이가 있다.
삶이 오는 것은 물리칠 수 없고 그것이 가는 것은 멈출 수 없다. 슬프구나. 세상 사람은 몸을 기르면 삶을 지키기에 넉넉하다 여긴다. 그런데 몸을 기르는 것이 과연 삶을 지키기에 넉넉하지 않다면 세상에 무엇이 할 만하겠는가.
비록 할 만하지 않아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함을 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세상을 버리면 얽매임이 없다
夫欲免為形者,莫如棄世。棄世則无累,无累則正平,正平則與彼更生,更生則幾矣。事奚足棄而生奚足遺?棄事則形不勞,遺生則精不虧。夫形全精復,與天為一。天地者,萬物之父母也。合則成體,散則成始。形精不虧,是謂能移。精而又精,反以相天。
무릇 몸을 위해 하는 것을 면하려 한다면 세상을 버리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세상을 버리면 얽매임이 없고, 얽매임이 없으면 바르고 고르며, 바르고 고르면 저것과 더불어 다시 나고, 다시 나면 거의 된다.
일을 어찌 버리기에 넉넉하며 삶을 어찌 놓기에 넉넉한가. 일을 버리면 몸이 수고롭지 않고 삶을 놓으면 정기가 이지러지지 않는다.
무릇 몸이 온전하고 정기가 돌아오면 하늘과 하나가 된다. 하늘과 땅은 만물의 부모다. 합하면 몸을 이루고 흩어지면 처음을 이룬다.
몸과 정기가 이지러지지 않는 것, 이를 옮길 수 있다 한다. 정밀하고 또 정밀하여 도리어 하늘을 돕는다.
3지인은 잠겨 가도 막히지 않는다
子列子問關尹曰:「至人潜行不窒,蹈火不熱,行乎萬物之上而不慄。請問何以至於此?」
열자가 관윤에게 물었다. "지인은 잠겨 가도 막히지 않고 불을 밟아도 뜨겁지 않으며 만물 위를 다녀도 떨지 않습니다. 여쭙습니다. 무엇으로 이에 이릅니까."
4순수한 기운을 지키는 것
關尹曰:「是純氣之守也,非知巧果敢之列。居,予語女!凡有貌象聲色者,皆物也,物與物何以相遠?夫奚足以至乎先?是色而已。則物之造乎不形而止乎无所化,夫得是而窮之者,物焉得而止焉!彼將處乎不淫之度,而藏乎无端之紀,遊乎萬物之所終始。壹其性,養其氣,合其德,以通乎物之所造。夫若是者,其天守全,其神无郤,物奚自入焉!
관윤이 말하였다. "이는 순수한 기운을 지키는 것이지 앎과 재주와 과감함의 부류가 아니오. 앉으시오, 내가 그대에게 일러 주겠소.
무릇 모습과 형상과 소리와 빛깔이 있는 것은 다 사물이오. 사물과 사물이 어찌 서로 멀겠소. 무엇이 앞섬에 이르기에 넉넉하겠소. 이는 빛깔일 뿐이오.
그렇다면 사물이 모습 없는 데서 지어져 바뀜 없는 데에 그치니, 무릇 이를 얻어 다한 이를 사물이 어찌 붙들 수 있겠소.
저이는 지나치지 않은 도수에 처하고 실마리 없는 벼리에 갈무리하며, 만물이 끝나고 비롯하는 데에 노닐 것이오. 그 성품을 하나로 하고 그 기운을 기르고 그 덕을 합하여 사물이 지어지는 데에 통하오.
무릇 이러한 이는 그 하늘이 온전히 지켜지고 그 정신에 틈이 없으니 사물이 어디로 들어오겠소.
5취한 이가 수레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夫醉者之墜車,雖疾不死。骨節與人同而犯害與人異,其神全也,乘亦不知也,墜亦不知也,死生驚懼不入乎其胷中,是故𨕣物而不慴。彼得全於酒而猶若是,而況得全於天乎?聖人藏於天,故莫之能傷也。復讎者不折鏌干,雖有忮心者不怨飄瓦,是以天下平均。故无攻戰之亂,无殺戮之刑者,由此道也。
무릇 취한 이가 수레에서 떨어지면 다치기는 해도 죽지는 않소. 뼈마디는 남과 같은데 해를 입는 것이 남과 다른 것은 그 정신이 온전하기 때문이오. 탄 것도 알지 못하고 떨어진 것도 알지 못하여, 죽고 사는 것과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이 그 가슴속에 들어오지 않소. 그러므로 사물에 부딪쳐도 겁내지 않소.
저이가 술에서 온전함을 얻고도 이러한데 하물며 하늘에서 온전함을 얻은 이겠소. 성인은 하늘에 갈무리되므로 아무것도 그를 다치게 하지 못하오.
원수를 갚는 이도 막야와 간장 칼을 꺾지 않고, 성난 마음을 지닌 이도 바람에 날린 기왓장을 원망하지 않소. 이 때문에 천하가 고르오. 그러므로 치고 싸우는 어지러움이 없고 죽이는 형벌이 없는 것은 이 도를 말미암소.
6하늘의 하늘을 열라
不開人之天,而開天之天,開天者德生,開人者賊生。不厭其天,不忽於人,民幾乎以其真!」
사람의 하늘을 열지 말고 하늘의 하늘을 여시오. 하늘을 여는 이는 덕이 나고, 사람을 여는 이는 해침이 나오. 그 하늘을 싫어하지 않고 그 사람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 백성이 거의 그 참됨에 가까워지오."
7매미 잡는 곱사등이
仲尼適楚,出於林中,見痀僂者承蜩,猶掇之也。
중니가 초나라에 가다가 숲속을 나오는데, 곱사등이가 매미를 잡는 것을 보니 주워 담는 듯하였다.
8그대는 재주가 좋구려
仲尼曰:「子巧乎!有道邪?」
중니가 말하였다. "그대는 재주가 좋구려. 도가 있소."
9천지가 크고 만물이 많아도 오직 매미 날개만 안다
曰:「我有道也。五六月累丸二而不墜,則失者錙銖;累三而不墜,則失者十一;累五而不墜,猶掇之也。吾處身也,若厥株拘;吾執臂也,若槁木之枝。雖天地之大,萬物之多,而唯蜩翼之知。吾不反不側,不以萬物易蜩之翼,何為而不得。」
말하였다. "나에게 도가 있소. 대여섯 달 동안 구슬 둘을 겹쳐 놓고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놓치는 것이 얼마 되지 않고, 셋을 겹쳐 놓고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놓치는 것이 열에 하나요, 다섯을 겹쳐 놓고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주워 담는 듯하오.
내가 몸을 두는 것이 그루터기 같고, 내가 팔을 잡는 것이 마른나무 가지 같소. 천지가 크고 만물이 많아도 오직 매미 날개만 아오.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곁눈질하지도 않으며 만물로 매미의 날개를 바꾸지 않으니, 어찌하여 얻지 못하겠소."
10뜻을 나누지 않으면 정신이 엉긴다
孔子顧謂弟子曰:「用志不分,乃凝於神,其痀僂丈人之謂乎!」
공자가 제자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뜻을 씀이 나뉘지 않으면 이에 정신이 엉기니, 저 곱사등이 노인을 두고 한 말이로구나."
11안연이 나루 사람의 뱃일을 묻다
顏淵問仲尼曰:「吾嘗濟乎觴深之淵,津人操舟若神。吾問焉,曰:『操舟可學邪?』曰:『可。善游者數能。若乃夫沒人,則未嘗見舟而便操之也。』吾問焉而不吾告,敢問何謂也?」
안연이 중니에게 물었다. "제가 일찍이 상심의 못을 건넜는데 나루 사람이 배를 부리는 것이 귀신 같았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배 부리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까.' 말하기를 '됩니다. 헤엄 잘 치는 이는 몇 번이면 됩니다. 물에 잠기는 이라면 배를 본 적이 없어도 곧 부립니다' 하였습니다. 제가 물어도 저에게 일러 주지 않으니 감히 여쭙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12질그릇을 걸면 재주가 나오고 황금을 걸면 얼이 빠진다
仲尼曰:「善游者數能,忘水也;若乃夫沒人之未嘗見舟而便操之也,彼視淵若陵,視舟之履猶其車卻也。覆卻萬方陳乎前而不得入其舍,惡往而不暇!以瓦注者巧,以鉤注者憚,以黃金注者㱪。其巧一也,而有所矜,則重外也。凡外重者內拙。」
중니가 말하였다. "헤엄 잘 치는 이가 몇 번이면 된다는 것은 물을 잊었기 때문이다. 물에 잠기는 이가 배를 본 적이 없어도 곧 부린다는 것은, 저이가 못 보기를 언덕처럼 하고 배가 뒤집히는 것 보기를 수레가 물러나는 것처럼 하기 때문이다. 뒤집히고 물러나는 온갖 것이 앞에 벌어져도 그 마음자리에 들어가지 못하니, 어디로 간들 느긋하지 않겠느냐.
질그릇을 걸고 내기하면 재주가 나오고, 띠쇠를 걸고 내기하면 두려워하고, 황금을 걸고 내기하면 얼이 빠진다. 그 재주는 하나인데 아끼는 바가 있으면 바깥을 무겁게 여기는 것이다. 무릇 바깥을 무겁게 여기는 이는 안이 서툴다."
13전개지가 주 위공을 뵙다
田開之見周威公,威公曰:「吾聞祝腎學生,吾子與祝腎游,亦何聞焉?」
전개지가 주나라 위공을 뵈니 위공이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축신이 삶을 배운다 하오. 그대가 축신과 노닌다니 또한 무엇을 들었소."
14제가 무엇을 들었겠습니까
田開之曰:「開之操拔篲以侍門庭,亦何聞於夫子!」
전개지가 말하였다. "저는 비를 들고 문뜰을 모셨을 뿐이니 선생께 무엇을 들었겠습니까."
15사양하지 말라
威公曰:「田子无讓,寡人願聞之。」
위공이 말하였다. "전 선생은 사양하지 마시오. 과인이 그것을 듣고자 하오."
16뒤처진 놈을 보아 채찍질하라
開之曰:「聞之夫子曰:『善養生者,若牧羊然,視其後者而鞭之。』」
개지가 말하였다. "선생께 들으니 '삶을 잘 기르는 이는 양을 치는 것과 같아, 뒤처진 놈을 보아 채찍질한다' 하였습니다."
17무슨 말인가
威公曰:「何謂也?」
위공이 말하였다. "무슨 말이오."
18단표와 장의
田開之曰:「魯有單豹者,巖居而水飲,不與民共利,行年七十而猶有嬰兒之色,不幸遇餓虎,餓虎殺而食之。有張毅者,高門縣薄,无不走也,行年四十而有內熱之病以死。豹養其內而虎食其外,毅養其外而病攻其內,此二子者,皆不鞭其後者也。」
전개지가 말하였다. "노나라에 단표라는 이가 있어 바위에 살고 물을 마시며 백성과 이익을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일흔이 되도록 오히려 어린아이의 낯빛이었는데, 불행히 주린 범을 만나 주린 범이 죽여 먹었습니다.
장의라는 이가 있어 높은 문과 발 드리운 집을 달려가지 않는 데가 없었는데, 나이 마흔에 속에 열이 나는 병으로 죽었습니다.
단표는 그 안을 길렀으나 범이 그 밖을 먹었고, 장의는 그 밖을 길렀으나 병이 그 안을 쳤습니다. 이 두 사람은 다 그 뒤처진 놈을 채찍질하지 않은 것입니다."
19자리와 밥상 사이를 조심하라
仲尼曰:「无入而藏,无出而陽,柴立其中央。三者若得,其名必極。夫畏塗者,十殺一人,則父子兄弟相戒也,必盛卒徒而後敢出焉,不亦知乎!人之所取畏者,袵席之上,飲食之閒,而不知為之戒者,過也!」
중니가 말하였다. "들어가 감추지 말고 나가 드러내지 말며 마른나무처럼 그 가운데 서라. 이 셋을 얻으면 그 이름이 반드시 지극할 것이다.
무릇 두려운 길이라 하여 열에 한 사람을 죽인다면 아비와 자식과 형과 아우가 서로 경계하여 반드시 사람을 많이 거느린 뒤에야 감히 나서니 또한 슬기롭지 않은가.
사람이 두려워할 바는 잠자리 위와 마시고 먹는 사이인데, 이를 경계할 줄 모르니 허물이다."
20돼지를 위한 꾀와 저를 위한 꾀
祝宗人玄端以臨牢筴,說彘曰:「汝奚惡死!吾將三月㹖汝,十日戒,三日齊,藉白茅,加汝肩尻乎彫俎之上,則汝為之乎?」為彘謀,曰不如食以糠糟而錯之牢筴之中。自為謀,則苟生有軒冕之尊,死得於腞楯之上、聚僂之中則為之。為彘謀則去之,自為謀則取之,所異彘者何也?
제사 맡은 이가 검은 예복을 입고 돼지우리에 임하여 돼지를 달래며 말하였다. "너는 어찌 죽음을 싫어하느냐. 내가 석 달 너를 먹이고 열흘 삼가고 사흘 재계하며, 흰 띠풀을 깔고 너의 어깨와 볼기를 새긴 도마 위에 올리겠다. 그러면 너는 그렇게 하겠느냐."
돼지를 위해 꾀한다면 겨와 지게미를 먹이며 우리 안에 두는 것만 못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저를 위해 꾀한다면, 살아서 높은 수레와 면류관의 높음이 있고 죽어서 상여 위와 널 속에 놓이게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 한다.
돼지를 위해 꾀할 때는 버리면서 저를 위해 꾀할 때는 취하니, 돼지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21환공이 늪에서 귀신을 보다
桓公田於澤,管仲御,見鬼焉。公撫管仲之手曰:「仲父何見?」對曰:「臣无所見。」
환공이 늪에서 사냥하는데 관중이 몰았다. 환공이 귀신을 보고 관중의 손을 잡으며 말하였다. "중보는 무엇을 보았소." 대답하였다. "신은 본 바가 없습니다."
22성난 기운이 흩어져 돌아오지 못하면
公反,誒詒為病,數日不出。齊士有皇子告敖者曰:「公則自傷,鬼惡能傷公!夫忿滀之氣,散而不反,則為不足;上而不下,則使人善怒;下而不上,則使人善忘;不上不下,中身當心,則為病。」
공이 돌아와 헛소리하며 병이 되어 며칠을 나오지 못하였다. 제나라 선비 가운데 황자고오라는 이가 말하였다. "공께서 스스로 다치신 것이지 귀신이 어찌 공을 다치게 하겠습니까.
무릇 성난 기운이 뭉쳤다가 흩어져 돌아오지 못하면 모자라게 되고, 올라가고 내려오지 않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잘 성내게 하고, 내려가고 올라오지 않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잘 잊게 하며,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몸 가운데 마음에 맞닿으면 병이 됩니다."
23그러면 귀신이 있는가
桓公曰:「然則有鬼乎?」
환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귀신이 있소."
24물에는 망상이 있고 늪에는 위사가 있다
曰:「有。沈有履。竈有髻。戶內之煩壤,雷霆處之;東北方之下者,倍阿鮭蠪躍之;西北方之下者,則泆陽處之。水有罔象,丘有崒,山有夔,野有彷徨,澤有委蛇。」
말하였다. "있습니다. 웅덩이에는 이가 있고 부뚜막에는 계가 있습니다. 문 안의 어지러운 흙더미에는 뇌정이 처하고, 동북쪽 아래에는 배아와 규룡이 뛰놀고, 서북쪽 아래에는 일양이 처합니다. 물에는 망상이 있고 언덕에는 신이 있고 산에는 기가 있고 들에는 방황이 있고 늪에는 위사가 있습니다."
25위사의 모습이 어떠한가
公曰:「請問委蛇之狀何如?」
공이 말하였다. "위사의 모습이 어떠한지 여쭙소."
26위사를 본 이는 패자가 됩니다
皇子曰:「委蛇,其大如轂,其長如轅,紫衣而朱冠。其為物也,惡聞雷車之聲,則捧其首而立。見之者殆乎霸。」
황자가 말하였다. "위사는 그 크기가 수레바퀴통만 하고 그 길이가 수레채만 하며, 자주색 옷에 붉은 관을 썼습니다. 그것이 사물 됨은 우렛소리 같은 수레 소리를 듣기 싫어하여 그 머리를 받쳐 들고 섭니다. 이를 본 이는 거의 패자가 됩니다."
27환공이 껄껄 웃다
桓公辴然而笑曰:「此寡人之所見者也。」於是正衣冠與之坐,不終日而不知病之去也。
환공이 껄껄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과인이 본 것이오." 이에 옷과 관을 바로하고 그와 함께 앉으니, 하루가 다하기도 전에 병이 사라진 줄도 알지 못하였다.
28기성자가 싸움닭을 기르다
紀渻子為王養鬬雞。
기성자가 임금을 위해 싸움닭을 길렀다.
29아직입니다, 헛되이 사납고 기운을 믿습니다
十日而問:「雞已乎?」曰:「未也,方虛憍而恃氣。」
열흘 만에 물었다. "닭이 되었는가." 말하였다. "아직입니다. 바야흐로 헛되이 사납고 기운을 믿습니다."
30아직입니다, 그림자와 소리에 응합니다
十日又問,曰:「未也,猶應嚮景。」
열흘 만에 또 물으니 말하였다. "아직입니다. 아직 그림자와 소리에 응합니다."
31아직입니다, 노려보며 기운이 성합니다
十日又問,曰:「未也,猶疾視而盛氣。」
열흘 만에 또 물으니 말하였다. "아직입니다. 아직 노려보며 기운이 성합니다."
32나무 닭 같아 덕이 온전합니다
十日又問,曰:「幾矣,雞雖有鳴者,已无變矣,望之似木雞矣,其德全矣。異雞无敢應者,反走矣。」
열흘 만에 또 물으니 말하였다. "거의 되었습니다. 닭이 우는 것이 있어도 이미 변함이 없습니다. 바라보면 나무 닭 같으니 그 덕이 온전합니다. 다른 닭이 감히 응하는 것이 없어 돌아서 달아납니다."
33여량의 폭포에서 헤엄치는 사내
孔子觀於呂梁,縣水三十仞,流沫四十里,黿鼉魚鼈之所不能游也。見一丈夫游之,以為有苦而欲死也,使弟子並流而拯之。數百步而出,被髮行歌而游於塘下。
공자가 여량을 보았는데 폭포가 서른 길이요 흐르는 거품이 사십 리라, 자라와 악어와 물고기도 헤엄칠 수 없는 데였다. 한 사내가 거기서 헤엄치는 것을 보고 괴로운 일이 있어 죽으려는 것이라 여겨, 제자를 시켜 물길을 따라 건지게 하였다. 몇백 걸음 만에 나와 머리를 풀고 노래하며 둑 아래에서 노닐었다.
34물을 밟는 데 도가 있소
孔子從而問焉,曰:「吾以子為鬼,察子則人也。請問,蹈水有道乎?」
공자가 따라가 물었다. "내가 그대를 귀신이라 여겼는데 살펴보니 사람이오. 여쭙소. 물을 밟는 데 도가 있소."
35물의 길을 좇아 사사로이 하지 않을 뿐
曰:「亡,吾无道。吾始乎故,長乎性,成乎命。與齊俱入,與汩偕出,從水之道而不為私焉。此吾所以蹈之也。」
말하였다. "아니오, 나에게 도가 없소. 나는 옛 버릇에서 비롯하고 성품에서 자라고 명에서 이루었소. 소용돌이와 함께 들어가고 솟는 물과 함께 나오며, 물의 길을 좇아 사사로이 하지 않소. 이것이 내가 물을 밟는 까닭이오."
36옛 버릇과 성품과 명이란 무엇인가
孔子曰:「何謂始乎故,長乎性,成乎命?」
공자가 말하였다. "옛 버릇에서 비롯하고 성품에서 자라고 명에서 이룬다는 것이 무슨 말이오."
37그리 되는 까닭을 모르고 그리 되는 것이 명이다
曰:「吾生於陵而安於陵,故也;長於水而安於水,性也;不知吾所以然而然,命也。」
말하였다. "내가 언덕에서 나서 언덕에 편안한 것이 옛 버릇이요, 물에서 자라 물에 편안한 것이 성품이요, 내가 그리 되는 까닭을 모르면서 그리 되는 것이 명이오."
38재경이 나무를 깎아 쇠북걸이를 만들다
梓慶削木為鐻,鐻成,見者驚猶鬼神。魯侯見而問焉,曰:「子何術以為焉?」
재경이 나무를 깎아 쇠북걸이를 만드니 걸이가 이루어지자 보는 이가 귀신인 듯 놀랐다. 노나라 임금이 보고 물었다. "그대는 무슨 재주로 만드는가."
39이레를 재계하니 제 팔다리와 몸을 잊었습니다
對曰:「臣,工人,何術之有!雖然,有一焉。臣將為鐻,未嘗敢以耗氣也,必齊以靜心。齊三日,而不敢懷慶賞爵祿;齊五日,不敢懷非譽巧拙;齊七日,輒然忘吾有四枝形體也。當是時也,无公朝,其巧專而外骨消;然後入山林,觀天性,形軀至矣,然後成見鐻,然後加手焉,不然則已。則以天合天,器之所以疑神者,其是與!」
대답하였다. "신은 장인인데 무슨 재주가 있겠습니까. 그렇더라도 하나가 있습니다.
신이 걸이를 만들려 할 때 감히 기운을 축낸 적이 없고 반드시 재계하여 마음을 고요히 합니다. 사흘을 재계하면 감히 상과 벼슬과 녹을 마음에 품지 않고, 닷새를 재계하면 감히 그르다 기린다 잘한다 못한다를 마음에 품지 않고, 이레를 재계하면 문득 제게 팔다리와 몸이 있음을 잊습니다.
이때에는 공의 조정도 없어 그 재주가 오로지되고 바깥의 어지러움이 스러집니다. 그런 뒤에 산림에 들어가 하늘의 성품을 보아 몸통이 지극한 것을 찾고, 그런 뒤에 이루어진 걸이가 눈에 보이고, 그런 뒤에 손을 댑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곧 하늘로 하늘을 맞추는 것이니, 그릇이 귀신인가 의심받는 까닭이 이것인가 합니다."
40동야직이 말을 몰다
東野稷以御見莊公,進退中繩,左右旋中規。莊公以為文弗過也,使之鉤百而反。
동야직이 말 모는 것으로 장공을 뵈었는데, 나아가고 물러남이 먹줄에 맞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 그림쇠에 맞았다. 장공이 무늬라도 이보다 낫지 못하리라 여겨, 백 번 돌아오게 하였다.
41직의 말이 무너지겠습니다
顏闔遇之,入見曰:「稷之馬將敗。」公密而不應。
안합이 그를 만나고 들어와 뵙고 말하였다. "직의 말이 무너지겠습니다." 공이 잠자코 응하지 않았다.
42과연 무너져 돌아오다
少焉,果敗而反。公曰:「子何以知之?」
조금 있다 과연 무너져 돌아왔다. 공이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으로 그것을 알았소."
43말의 힘이 다했는데 더 구하였으므로
曰:「其馬力竭矣,而猶求焉,故曰敗。」
말하였다. "그 말의 힘이 다했는데도 오히려 더 구하였으므로 무너지겠다 한 것입니다."
44맞음을 잊은 맞음
工倕旋而蓋規矩,指與物化而不以心稽,故其靈臺一而不桎。忘足,履之適也;忘要,帶之適也;知忘是非,心之適也;不內變,不外從,事會之適也。始乎適而未嘗不適者,忘適之適也。
공수가 돌리면 그림쇠와 곱자에 맞았으니, 손가락이 사물과 함께 바뀌어 마음으로 헤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마음자리가 하나가 되어 막히지 않았다.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맞기 때문이요, 허리를 잊는 것은 띠가 맞기 때문이요, 앎이 옳고 그름을 잊는 것은 마음이 맞기 때문이요, 안으로 변하지 않고 밖으로 좇지 않는 것은 일과 만남이 맞기 때문이다.
맞음에서 비롯하여 일찍이 맞지 않은 적이 없는 것, 이것이 맞음을 잊은 맞음이다.
45손휴가 편경자에게 하소연하다
有孫休者,踵門而詫子扁慶子曰:「休居鄉不見謂不脩,臨難不見謂不勇;然而田原不遇歲,事君不遇世,賓於鄉里,逐於州部,則胡罪乎天哉?休惡遇此命也?」
손휴라는 이가 문에 이르러 편경자에게 하소연하며 말하였다. "제가 고을에 살면서 닦이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았고, 어려움에 임하여 용감하지 않다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밭에서는 좋은 해를 만나지 못하고 임금을 섬겨서는 좋은 세상을 만나지 못하며, 마을에서 손님 취급을 받고 고을에서 쫓겨납니다. 그러니 하늘에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제가 어찌 이런 명을 만났습니까."
46그대는 지인의 스스로 행함을 듣지 못하였는가
扁子曰:「子獨不聞夫至人之自行邪?忘其肝膽,遺其耳目,芒然彷徨乎塵垢之外,逍遙乎无事之業,是謂為而不恃,長而不宰。今汝飾知以驚愚,脩身以明汙,昭昭乎若揭日月而行也。汝得全而形軀,具而九竅,无中道夭於聾盲跛蹇而比於人數,亦幸矣,又何暇乎天之怨哉!子往矣!」
편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홀로 저 지인의 스스로 행함을 듣지 못하였는가. 제 간과 쓸개를 잊고 제 귀와 눈을 버리며, 아득히 티끌 밖에 서성이고 일 없는 일에 거니니, 이를 하고도 믿지 않고 기르고도 다스리지 않는다 한다.
이제 그대는 앎을 꾸며 어리석은 이를 놀라게 하고 몸을 닦아 남의 더러움을 드러내며, 환하기가 해와 달을 들고 다니는 듯하다.
그대가 몸을 온전히 얻고 아홉 구멍을 갖추어, 중도에 귀먹고 눈멀고 절뚝이는 일로 일찍 죽지 않아 사람 축에 든 것만도 또한 다행이다. 또 어느 겨를에 하늘을 원망하겠는가. 그대는 가라."
47편자가 하늘을 우러러 한숨 쉬다
孫子出,扁子入。坐有閒,仰天而歎。弟子問曰:「先生何為歎乎?」
손자가 나가고 편자가 들어왔다. 앉은 지 얼마 되어 하늘을 우러러 한숨 쉬었다.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어찌하여 한숨 쉬십니까."
48그가 놀라 헷갈림에 이를까 두렵다
扁子曰:「向者休來,吾告之以至人之德,吾恐其驚而遂至於惑也。」
편자가 말하였다. "아까 손휴가 왔기에 내가 그에게 지인의 덕을 일러 주었다. 나는 그가 놀라 마침내 헷갈림에 이를까 두렵다."
49저이가 본디 헷갈려 온 것인데
弟子曰:「不然。孫子之所言是邪,先生之所言非邪,非固不能惑是;孫子所言非邪?先生所言是邪?彼固惑而來矣,又奚罪焉!」
제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손자가 말한 바가 옳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바가 그르다면, 그름이 본디 옳음을 헷갈리게 하지 못합니다. 손자가 말한 바가 그르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바가 옳다면, 저이는 본디 헷갈려 온 것이니 또 무슨 허물이 있겠습니까."
50제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른 격이다
扁子曰:「不然。昔者有鳥止於魯郊,魯君說之,為具太牢以饗之,奏九韶以樂之。鳥乃始憂悲眩視,不敢飲食。此之謂以己養養鳥也。若夫以鳥養養鳥者,宜棲之深林,浮之江湖,食之以委蛇,則平陸而已矣。今休,款啟寡聞之民也,吾告以至人之德,譬之若載鼷以車馬,樂鴳以鐘鼓也,彼又惡能无驚乎哉!」
편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옛날 새가 노나라 성 밖에 앉으니 노나라 임금이 기뻐하여 태뢰를 갖추어 대접하고 구소를 연주하여 즐겁게 하였다. 새는 이에 비로소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이 아찔하여 감히 마시고 먹지 못하였다. 이를 제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른다 한다.
무릇 새의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르는 이라면, 마땅히 깊은 숲에 깃들이게 하고 강과 호수에 뜨게 하며 뱀을 먹여 평평한 뭍에 두면 그만이다.
이제 손휴는 좁게 열리고 들은 것이 적은 백성이다. 내가 지인의 덕을 일러 주었으니, 이를 견주자면 생쥐를 수레와 말에 태우고 메추라기를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는 것과 같다. 저이가 또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