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목莊子 外篇 山木
1쓸모없어 타고난 해를 다한 큰 나무
莊子行於山中,見大木,枝葉盛茂。伐木者止其旁而不取也。問其故,曰:「无所可用。」莊子曰:「此木以不材得終其天年。」
장자가 산속을 가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가지와 잎이 우거졌다. 나무 베는 이가 그 곁에 멈추어 서고도 베지 않았다. 그 까닭을 물으니 "쓸 데가 없소" 하였다. 장자가 말하였다. "이 나무는 재목이 못 되어 타고난 해를 다할 수 있었구나."
2울지 못하는 거위를 잡다
夫子出於山,舍於故人之家。故人喜,命豎子殺雁而烹之。豎子請曰:「其一能鳴,其一不能鳴,請奚殺?」主人曰:「殺不能鳴者。」
선생이 산을 나와 옛 친구의 집에 묵었다. 옛 친구가 기뻐하여 아이에게 거위를 잡아 삶으라 하였다. 아이가 여쭈었다. "하나는 울 줄 알고 하나는 울 줄 모릅니다. 어느 것을 잡을까요." 주인이 말하였다. "울 줄 모르는 것을 잡아라."
3선생은 어디에 처하시렵니까
明日,弟子問於莊子曰:「昨日山中之木,以不材得終其天年;今主人之雁,以不材死;先生將何處?」
이튿날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어제 산속의 나무는 재목이 못 되어 타고난 해를 다할 수 있었고, 오늘 주인의 거위는 재목이 못 되어 죽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디에 처하시렵니까."
4재목과 재목 아님의 사이
莊子笑曰:「周將處乎材與不材之間。材與不材之間,似之而非也,故未免乎累。若夫乘道德而浮遊則不然。无譽无訾,一龍一蛇,與時俱化,而无肯專為;一上一下,以和為量,浮遊乎萬物之祖;物物而不物於物,則胡可得而累邪!此神農黃帝之法則也。若夫萬物之情,人倫之傳,則不然。合則離,成則毀;廉則挫,尊則議,有為則虧,賢則謀,不肖則欺。胡可得而必乎哉!悲夫,弟子志之,其唯道德之鄉乎!」
장자가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재목과 재목 아님의 사이에 처하겠다. 그러나 재목과 재목 아님의 사이는 비슷하되 아니라, 그러므로 얽매임을 면하지 못한다.
무릇 도덕을 타고 떠다니며 노닌다면 그렇지 않다. 기림도 없고 헐뜯음도 없이 한번은 용이 되고 한번은 뱀이 되어, 때와 함께 바뀌며 오로지 하나만 하려 하지 않는다. 한번 오르고 한번 내리며 어울림을 헤아림으로 삼아 만물의 조상에 떠다니며 노닌다. 사물을 사물로 부리되 사물에 사물 되지 않으니, 어찌 얽매일 수 있겠는가. 이것이 신농과 황제의 법칙이다.
무릇 만물의 실상과 사람 사이에 전해 오는 것은 그렇지 않다. 합하면 떨어지고 이루어지면 무너진다. 청렴하면 꺾이고 높으면 말이 나며, 함이 있으면 이지러지고 어질면 꾀임을 당하고 못나면 속임을 당한다. 어찌 반드시 그러하다 할 수 있겠는가.
슬프구나. 제자들아 기억하여라. 오직 도덕의 고장뿐이로다."
5시남의료가 노나라 임금을 뵙다
市南宜僚見魯侯,魯侯有憂色。市南子曰:「君有憂色,何也?」
시남의료가 노나라 임금을 뵈니 노나라 임금이 근심하는 낯빛이었다. 시남자가 말하였다. "임금께서 근심하는 낯빛이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6근심을 면하지 못하는 까닭
魯侯曰:「吾學先王之道,脩先君之業;吾敬鬼尊賢,親而行之,无須臾離居;然不免於患,吾是以憂。」
노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선왕의 도를 배우고 선군의 업을 닦았소. 내가 귀신을 공경하고 어진 이를 높이며 몸소 친히 행하여 잠시도 떠난 적이 없소. 그런데도 근심을 면하지 못하니 내가 이 때문에 근심하오."
7여우와 표범은 그 가죽이 재앙이다
市南子曰:「君之除患之術淺矣!夫豐狐文豹,棲於山林,伏於巖穴,靜也;夜行晝居,戒也;雖飢渴隱約,猶旦胥疏於江湖之上而求食焉,定也;然且不免於罔羅機辟之患。是何罪之有哉?其皮為之災也。今魯國獨非君之皮邪?吾願君刳形去皮,洒心去欲,而遊於无人之野。南越有邑焉,名為建德之國。其民愚而朴,少私而寡欲;知作而不知藏,與而不求其報;不知義之所適,不知禮之所將。猖狂妄行,乃蹈乎大方。其生可樂,其死可葬。吾願君去國捐俗,與道相輔而行。」
시남자가 말하였다. "임금께서 근심을 없애는 술법이 얕습니다.
무릇 살진 여우와 무늬 있는 표범은 산림에 깃들고 바위굴에 엎드리니 고요함입니다. 밤에 다니고 낮에 머무니 조심함입니다. 주리고 목마르고 궁핍해도 오히려 강과 호수 위에서 멀찍이 떨어져 먹이를 구하니 안정함입니다. 그런데도 그물과 덫의 근심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무슨 죄이겠습니까. 그 가죽이 재앙이 된 것입니다.
이제 노나라가 홀로 임금의 가죽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임금께서 몸을 도려내고 가죽을 버리며 마음을 씻고 욕심을 버려, 사람 없는 들에 노니시기를 바랍니다.
남월에 고을이 있으니 이름을 덕을 세운 나라라 합니다. 그 백성은 어리석고 순박하며 사사로움이 적고 욕심이 적습니다. 지을 줄은 알아도 쌓을 줄은 모르고, 주면서도 갚기를 구하지 않습니다. 옳음이 어디에 맞는지 모르고 예가 무엇을 받드는지 모릅니다. 미친 듯 함부로 다니면서도 곧 큰 도를 밟습니다. 그 삶이 즐거울 만하고 그 죽음이 묻힐 만합니다.
저는 임금께서 나라를 버리고 세속을 던져, 도와 서로 도와 가시기를 바랍니다."
8길이 멀고 험한데 배와 수레가 없소
君曰:「彼其道遠而險,又有江山,我无舟車,柰何?」
임금이 말하였다. "그 길이 멀고 험하며 또 강과 산이 있소. 나에게 배와 수레가 없으니 어찌하오."
9몸의 거만함과 머무름을 버리는 것이 수레다
市南子曰:「君无形倨,无畱居,以為君車。」
시남자가 말하였다. "임금께서 몸의 거만함을 없애고 머무름을 없애시면 그것이 임금의 수레가 됩니다."
10아득히 멀고 사람이 없는데 누구와 이웃하겠소
君曰:「彼其道幽遠而无人,吾誰與為鄰?吾无糧,我无食,安得而至焉?」
임금이 말하였다. "그 길이 아득히 멀고 사람이 없으니 내가 누구와 이웃하겠소. 나에게 양식이 없고 먹을 것이 없으니 어찌 이를 수 있겠소."
11빈 배가 와서 부딪치면 성내지 않는다
市南子曰:「少君之費,寡君之欲,雖无糧而乃足。君其涉於江而浮於海,望之而不見其崖,愈往而不知其所窮。送君者皆自崖而反。君自此遠矣!故有人者累,見有於人者憂。故堯非有人,非見有於人也。吾願去君之累,除君之憂,而獨與道遊於大莫之國。方舟而濟於河,有虛船來觸舟,雖有惼心之人不怒;有一人在其上,則呼張歙之;一呼而不聞,再呼而不聞,於是三呼邪,則必以惡聲隨之。向也不怒而今也怒,向也虛而今也實。人能虛己以遊世,其孰能害之!」
시남자가 말하였다. "임금의 씀씀이를 줄이고 임금의 욕심을 적게 하시면, 양식이 없어도 넉넉합니다.
임금께서 강을 건너 바다에 뜨시면 바라보아도 그 물가가 보이지 않고, 갈수록 그 다하는 데를 알지 못합니다. 임금을 보내는 이들은 다 물가에서 돌아가고 임금은 이로부터 멀어집니다.
그러므로 남을 가진 이는 얽매이고 남에게 가짐을 당하는 이는 근심합니다. 그러므로 요는 남을 가지지도 않고 남에게 가짐을 당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임금의 얽매임을 버리고 임금의 근심을 없애어, 홀로 도와 함께 크게 아득한 나라에 노니시기를 바랍니다.
배를 나란히 하여 강을 건너는데 빈 배가 와서 배에 부딪치면, 성마른 사람이라도 성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위에 한 사람이 있으면 소리쳐 물리라 합니다. 한 번 소리쳐 듣지 않고 두 번 소리쳐 듣지 않으면, 이에 세 번째에는 반드시 나쁜 말이 따릅니다.
아까는 성내지 않다가 이제 성내는 것은, 아까는 비었고 이제는 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제 몸을 비워 세상에 노닐 수 있다면 누가 그를 해치겠습니까."
12북궁사가 종을 만들다
北宮奢為衞靈公賦斂以為鐘,為壇乎郭門之外。三月而成上下之縣。
북궁사가 위나라 영공을 위해 세금을 거두어 종을 만들면서, 성문 밖에 단을 쌓았다. 석 달 만에 위아래 층으로 매다는 것을 이루었다.
13그대는 무슨 재주를 부렸소
王子慶忌見而問焉,曰:「子何術之設?」
왕자 경기가 보고 물었다. "그대는 무슨 재주를 부렸소."
14이미 새기고 다듬었거든 다시 통나무로 돌아간다
奢曰:「一之閒,无敢設也。奢聞之,『既彫既琢,復歸於朴。』侗乎其无識,儻乎其怠疑;萃乎芒乎,其送往而迎來;來者勿禁,往者勿止;從其強梁,隨其曲傅,因其自窮。故朝夕賦斂而毫毛不挫,而況有大塗者乎!」
사가 말하였다. "하나 안에서 감히 무엇을 부린 것이 없습니다. 제가 듣기로 '이미 새기고 다듬었거든 다시 통나무로 돌아간다' 하였습니다.
어리숙하여 아는 것이 없고 멍하여 게으르고 미심쩍은 듯하며, 모이고 아득하여 가는 것을 보내고 오는 것을 맞이합니다. 오는 이를 막지 않고 가는 이를 멈추지 않으며, 그 굳센 이를 좇고 그 굽은 이를 따라 그 스스로 다하기를 말미암습니다.
그러므로 아침저녁으로 세금을 거두어도 터럭 하나 꺾이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큰 길을 지닌 이겠습니까."
15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에워싸이다
孔子圍於陳蔡之間,七日不火食。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에워싸여 이레 동안 불로 익힌 것을 먹지 못하였다.
16그대는 거의 죽게 되었소
大公任往弔之,曰:「子幾死乎?」曰:「然。」
태공임이 가서 위로하며 말하였다. "그대는 거의 죽게 되었소." 말하였다. "그렇소."
17그대는 죽음을 싫어하오
「子惡死乎?」曰:「然。」
"그대는 죽음을 싫어하오." 말하였다. "그렇소."
18동해의 새 의태 — 곧은 나무가 먼저 베인다
任曰:「予嘗言不死之道。東海有鳥焉,其名曰意怠。其為鳥也,翂翂翐翐,而似无能;引援而飛,迫脅而棲;進不敢為前,退不敢為後;食不敢先嘗,必取其緒。是故其行列不斥,而外人卒不得害,是以免於患。直木先伐,甘井先竭。子其意者飾知以驚愚,修身以明汙,昭昭乎如揭日月而行,故不免也。昔吾聞之大成之人曰:『自伐者无功,功成者墮,名成者虧。』孰能去功與名而還與衆人!道流而不明,居得行而不名處;純純常常,乃比於狂;削迹捐勢,不為功名。是故无責於人,人亦无責焉。至人不聞,子何喜哉?」
임이 말하였다. "내가 죽지 않는 도를 말해 보겠소.
동해에 새가 있으니 그 이름을 의태라 하오. 그 새 됨이 느릿느릿 굼떠 아무 능함도 없는 듯하오. 서로 이끌어 날고 서로 붙어 깃들이며, 나아갈 때 감히 앞서지 않고 물러날 때 감히 뒤지지 않소. 먹을 때 감히 먼저 맛보지 않고 반드시 그 남은 것을 취하오.
이 때문에 그 줄에서 밀려나지 않고 바깥 사람도 끝내 해치지 못하니, 이로써 근심을 면하오.
곧은 나무가 먼저 베이고 단 우물이 먼저 마르오. 그대는 아마도 앎을 꾸며 어리석은 이를 놀라게 하고, 몸을 닦아 남의 더러움을 드러내며, 환하기가 해와 달을 들고 다니는 듯하오. 그러므로 면하지 못하는 것이오.
옛날 내가 크게 이룬 사람에게 들으니 '스스로 자랑하는 이는 공이 없고, 공이 이루어진 이는 무너지고, 이름이 이루어진 이는 이지러진다' 하였소. 누가 공과 이름을 버리고 뭇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겠소.
도가 흘러도 밝히지 않고, 얻어 행할 만해도 이름을 두지 않으며, 순박하고 한결같아 곧 미친 듯하오. 자취를 깎고 세력을 버려 공과 이름을 짓지 않소.
이 때문에 남에게 꾸짖음이 없고 남도 그를 꾸짖지 않소. 지인은 알려지지 않는데 그대는 무엇을 기뻐하오."
19학문을 버리고 큰 늪으로 달아나다
孔子曰:「善哉!」辭其交遊,去其弟子,逃於大澤;衣裘褐,食杼栗;入獸不亂羣,入鳥不亂行。鳥獸不惡,而況人乎!
공자가 말하였다. "좋구나." 그 사귀는 이들을 하직하고 그 제자들을 떠나 큰 늪으로 달아났다. 갖옷과 베옷을 입고 도토리와 밤을 먹었다. 짐승 속에 들어가도 무리를 어지럽히지 않고 새 속에 들어가도 줄을 어지럽히지 않았다. 새와 짐승도 싫어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20제가 이 여러 근심을 겪으니
孔子問子桑雽曰:「吾再逐於魯,伐樹於宋,削迹於衞,窮於商周,圍於陳蔡之間。吾犯此數患,親交益疏,徙友益散,何與?」
공자가 자상호에게 물었다. "내가 노나라에서 두 번 쫓겨나고, 송나라에서 나무를 베이고, 위나라에서 자취를 지우고, 상나라와 주나라에서 궁하고,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에워싸였소. 내가 이 여러 근심을 겪으니 가까운 이가 더욱 멀어지고 따르던 벗이 더욱 흩어지오. 어찌 된 일이오."
21임회가 천금의 옥을 버리고 갓난아이를 업다
子桑雽曰:「子獨不聞假人之亡與?林回棄千金之璧,負赤子而趨。或曰:『為其布與?赤子之布寡矣;為其累與?赤子之累多矣;棄千金之璧,負赤子而趨,何也?』林回曰:『彼以利合,此以天屬也。』夫以利合者,迫窮禍患害相棄也;以天屬者,迫窮禍患害相收也。夫相收之與相棄亦遠矣,且君子之交淡若水,小人之交甘若醴;君子淡以親,小人甘以絕。彼无故以合者,則无故以離。」
자상호가 말하였다. "그대는 홀로 가나라 사람이 달아난 일을 듣지 못하였소.
임회가 천금의 옥을 버리고 갓난아이를 업고 달아났소. 어떤 이가 말하기를 '값으로 치자면 갓난아이의 값이 적고, 짐으로 치자면 갓난아이의 짐이 많다. 천금의 옥을 버리고 갓난아이를 업고 달아나니 어찌 된 일인가' 하였소.
임회가 말하기를 '저것은 이익으로 합한 것이요, 이것은 하늘로 이어진 것이다' 하였소.
무릇 이익으로 합한 이들은 궁하고 화가 닥치면 서로 버리고, 하늘로 이어진 이들은 궁하고 화가 닥치면 서로 거두오. 무릇 서로 거둠과 서로 버림은 또한 머오.
또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단술 같소. 군자는 담박하여 친해지고 소인은 달아서 끊어지오. 저 까닭 없이 합한 이는 곧 까닭 없이 떨어지오."
22삼가 명을 들었습니다
孔子曰:「敬聞命矣!」徐行翔佯而歸,絕學捐書,弟子无挹於前,其愛益加進。
공자가 말하였다. "삼가 명을 들었습니다." 천천히 거닐며 돌아가 학문을 끊고 책을 버리니, 제자가 앞에서 읍하지 않았으나 그 사랑함이 더욱 더해졌다.
23순이 죽으려 할 때 우에게 이르다
異日,桑雽又曰:「舜之將死,真泠禹曰:『汝戒之哉!形莫若緣,情莫若率。緣則不離,率則不勞;不離不勞,則不求文以待形;不求文以待形,固不待物。』」
다른 날 자상호가 또 말하였다. "순이 죽으려 할 때 참으로 우에게 일렀소. '너는 삼가라. 몸은 인연을 따르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정은 있는 그대로 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인연을 따르면 떠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하면 수고롭지 않다. 떠나지 않고 수고롭지 않으면 무늬를 구하여 몸을 꾸미지 않는다. 무늬를 구하여 몸을 꾸미지 않으면 본디 사물을 기다리지 않는다.'"
24장자가 기운 베옷으로 위나라 왕을 지나다
莊子衣大布而補之,正緳係履而過魏王。魏王曰:「何先生之憊邪?」
장자가 굵은 베옷을 기워 입고 삼끈으로 신을 매고 위나라 왕을 지났다. 위나라 왕이 말하였다. "어찌 선생은 고달프시오."
25가난한 것이지 고달픈 것이 아니오
莊子曰:「貧也,非憊也。士有道德不能行,憊也;衣弊履穿,貧也,非憊也;此所謂非遭時也。王獨不見夫騰猿乎?其得柟梓豫章也,攬蔓其枝而王長其間,雖羿、蓬蒙不能眄睨也。及其得柘棘枳枸之間也,危行側視,振動悼慄;此筋骨非有加急而不柔也,處勢不便,未足以逞其能也。今處昏上亂相之間,而欲无憊,奚可得邪?此比干之見剖心徵也夫!」
장자가 말하였다. "가난한 것이지 고달픈 것이 아닙니다. 선비가 도덕이 있어도 행하지 못하는 것이 고달픈 것입니다. 옷이 해지고 신이 뚫린 것은 가난한 것이지 고달픈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이른바 때를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임금께서는 홀로 저 나무 타는 원숭이를 보지 못하셨습니까. 그것이 녹나무와 가래나무와 예장나무를 얻으면 가지를 붙들고 그 사이에서 왕 노릇 하니, 예와 봉몽이라도 곁눈질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산뽕나무와 가시나무와 탱자나무 사이를 얻으면 위태롭게 다니고 곁눈질하며 흔들려 떱니다. 이는 힘줄과 뼈가 더 굳어져 부드럽지 못해서가 아니라, 처한 형세가 편하지 않아 그 능함을 펴기에 넉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어두운 임금과 어지러운 재상 사이에 처하여 고달프지 않기를 바란들 어찌 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비간이 심장을 갈린 표시입니다."
26공자가 마른나무를 두드리며 노래하다
孔子窮於陳蔡之間,七日不火食,左據槁木,右擊槁枝,而歌猋氏之風,有其具而无其數,有其聲而无宮角,木聲與人聲,犁然有當於人之心。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궁하여 이레 동안 불로 익힌 것을 먹지 못하였다. 왼쪽으로 마른나무에 기대고 오른쪽으로 마른 가지를 두드리며 표씨의 노래를 불렀다. 그 도구는 있으되 가락이 없고, 그 소리는 있으되 궁과 각이 없었다. 나무 소리와 사람 소리가 또렷이 사람의 마음에 들어맞았다.
27안회가 엿보다
顏回端拱還目而窺之。仲尼恐其廣己而造大也,愛己而造哀也,曰:「回,无受天損易,无受人益難。无始而非卒也,人與天一也。夫今之歌者其誰乎?」
안회가 단정히 손을 모으고 눈을 돌려 엿보았다. 중니가 그가 저를 넓게 여겨 크게 만들까, 저를 아껴 슬퍼할까 두려워하여 말하였다.
"회야, 하늘의 덜어 냄을 받지 않기는 쉽고 사람의 더함을 받지 않기는 어렵다. 비롯함이 곧 마침 아닌 것이 없고 사람과 하늘이 하나다. 무릇 지금 노래하는 이가 누구겠느냐."
28하늘의 덜어 냄을 받지 않기가 쉽다는 것
回曰:「敢問无受天損易。」
회가 말하였다. "감히 하늘의 덜어 냄을 받지 않기가 쉽다는 것을 여쭙습니다."
29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더운 것은 천지의 운행이다
仲尼曰:「飢渴寒暑,窮桎不行,天地之行也,運物之泄也,言與之偕逝之謂也。為人臣者,不敢去之。執臣之道猶若是,而況乎所以待天乎!」
중니가 말하였다.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더운 것과 궁하고 막혀 행하지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의 운행이요 사물이 돌아가며 새는 것이다. 그와 함께 흘러간다는 말이다.
남의 신하 된 이는 감히 이를 버리지 못한다. 신하의 도를 지키는 것도 이러한데 하물며 하늘을 대하는 바이겠느냐."
30사람의 더함을 받지 않기가 어렵다는 것
「何謂无受人益難?」
"무엇을 사람의 더함을 받지 않기가 어렵다 합니까."
31제비만큼 아는 새가 없다
仲尼曰:「始用四達,爵祿並至而不窮,物之所利,乃非己也,吾命其在外者也。君子不為盜,賢人不為竊。吾若取之,何哉!故曰,鳥莫知於鷾鴯,目之所不宜處不給視,雖落其實,棄之而走。其畏人也,而襲諸人間。社稷存焉爾。」
중니가 말하였다. "처음 쓰이면 사방으로 통하여 벼슬과 녹이 아울러 이르러 다함이 없다. 사물이 이롭게 하는 바이지 제게서 난 것이 아니니, 내 명은 밖에 있는 것이다.
군자는 도둑질하지 않고 어진 사람은 훔치지 않는다. 내가 그것을 취한다면 어찌 되겠느냐.
그러므로 말한다. 새 가운데 제비만큼 아는 것이 없다. 눈에 마땅하지 않은 데는 보지도 않고, 열매를 떨어뜨려도 버리고 달아난다.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사람 사이에 깃들인다. 사직이 거기 있을 뿐이다."
32비롯함이 곧 마침 아닌 것이 없다는 것
「何謂无始而非卒?」
"무엇을 비롯함이 곧 마침 아닌 것이 없다 합니까."
33바르게 하고 기다릴 뿐
仲尼曰:「化其萬物而不知其禪之者,焉知其所終?焉知其所始?正而待之而已耳。」
중니가 말하였다. "만물을 바뀌게 하면서도 그것을 물려주는 이를 알지 못하니, 어찌 그 마치는 데를 알며 어찌 그 비롯하는 데를 알겠느냐. 바르게 하고 기다릴 뿐이다."
34사람과 하늘이 하나라는 것
「何謂人與天一邪?」
"무엇을 사람과 하늘이 하나라 합니까."
35성인은 편안히 흘러감을 몸으로 하고 마친다
仲尼曰:「有人,天也;有天,亦天也。人之不能有天,性也,聖人晏然體逝而終矣!」
중니가 말하였다. "사람이 있는 것도 하늘이요, 하늘이 있는 것도 또한 하늘이다. 사람이 하늘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성품이다. 성인은 편안히 흘러감을 몸으로 하고 마친다."
36매미와 사마귀와 까치 — 서로 얽매인다
莊周遊於雕陵之樊,覩一異鵲自南方來者,翼廣七尺,目大運寸,感周之顙而集於栗林。莊周曰:「此何鳥哉,翼殷不逝,目大不覩?」蹇裳躩步,執彈而留之。覩一蟬,方得美蔭而忘其身;螳螂執翳而搏之,見得而忘其形;異鵲從而利之,見利而忘其真。莊周怵然曰:「噫!物固相累,二類相召也。」捐彈而反走,虞人逐而誶之。
장주가 조릉의 울타리에 노닐다가, 남쪽에서 오는 이상한 까치 한 마리를 보았다. 날개 넓이가 일곱 자요 눈 크기가 한 치였다. 장주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주가 말하였다. "이 무슨 새인가. 날개가 크되 날지 못하고 눈이 크되 보지 못하는구나."
옷자락을 걷고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활을 들고 노렸다.
매미 한 마리가 마침 좋은 그늘을 얻어 제 몸을 잊은 것을 보았다. 사마귀가 가리개를 잡고 그것을 치는데, 얻을 것을 보고 제 모습을 잊었다. 이상한 까치가 뒤따라 이를 이롭게 여기는데, 이익을 보고 제 참됨을 잊었다.
장주가 흠칫하여 말하였다. "아, 사물이 본디 서로 얽매이고 두 무리가 서로 부르는구나."
활을 던지고 돌아 달아나니 밤나무 숲지기가 쫓아와 꾸짖었다.
37장주가 사흘을 뜰에 나오지 않다
莊周反入,三日不庭。藺且從而問之:「夫子何為頃間甚不庭乎?」
장주가 돌아와 사흘을 뜰에 나오지 않았다. 인저가 따라와 물었다. "선생님은 어찌하여 요사이 뜰에 나오지 않으십니까."
38밤나무 숲에서 참됨을 잊었다
莊周曰:「吾守形而忘身,觀於濁水而迷於清淵。且吾聞諸夫子曰:『入其俗,從其令。』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異鵲感吾顙,遊於栗林而忘真,栗林虞人以吾為戮,吾所以不庭也。」
장주가 말하였다. "내가 모습을 지키다가 몸을 잊었고, 흐린 물을 보다가 맑은 못에서 헷갈렸다.
또 내가 선생께 들으니 '그 풍속에 들어가면 그 명령을 따르라' 하였다. 이제 내가 조릉에 노닐며 내 몸을 잊었고, 이상한 까치가 내 이마를 스치기에 밤나무 숲에 노닐며 참됨을 잊었다가, 밤나무 숲지기가 나를 죄인으로 여겼다. 내가 이 때문에 뜰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39미운 첩이 귀하고 고운 첩이 천하다
陽子之宋,宿於逆旅。逆旅人有妾二人,其一人美,其一人惡,惡者貴而美者賤。陽子問其故,逆旅小子對曰:「其美者自美,吾不知其美也;其惡者自惡,吾不知其惡也。」
양자가 송나라에 가서 여관에 묵었다. 여관 주인에게 첩 둘이 있었는데 하나는 곱고 하나는 미웠다. 미운 이가 귀하고 고운 이가 천하였다.
양자가 그 까닭을 물으니 여관집 아이가 대답하였다. "고운 이는 스스로 곱다 여기니 저는 그가 고운 줄을 모르겠고, 미운 이는 스스로 밉다 여기니 저는 그가 미운 줄을 모르겠습니다."
40어짊을 행하되 스스로 어질다 하는 마음을 버려라
陽子曰:「弟子記之:行賢而去自賢之行,安往而不愛哉!」
양자가 말하였다. "제자들아 기억하여라. 어짊을 행하되 스스로 어질다 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어디를 간들 사랑받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