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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양莊子 雜篇 則陽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55 · 한자 2,741자 · 낭독 11.0분

「장자」 잡편 「즉양」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즉양이 초나라에 노닐다

則陽游於楚,夷節言之於王,王未之見,夷節歸。

즉양이 초나라에 노닐 때 이절이 임금에게 그를 말하였으나 임금이 만나 주지 않았고, 이절은 돌아갔다.

2어찌 나를 임금께 말씀드리지 않으시오

彭陽見王果曰:「夫子何不譚我於王?」

팽양이 왕과를 만나 말하였다. "선생은 어찌 나를 임금께 말씀드리지 않으시오."

3나는 공열휴만 못하오

王果曰:「我不若公閱休。」

왕과가 말하였다. "나는 공열휴만 못하오."

4공열휴란 어떤 이요

彭陽曰:「公閱休奚為者邪?」

팽양이 말하였다. "공열휴란 어떤 이요."

5겨울에는 자라를 찌르고 여름에는 산기슭에서 쉰다

曰:「冬則擉鼈於江,夏則休乎山樊。有過而問者,曰:『此予宅也。』夫夷節已不能,而況我乎!吾又不若夷節。夫夷節之為人也,无德而有知,不自許,以之神其交固,顛冥乎富貴之地,非相助以德,相助消也。夫凍者假衣於春,暍者反冬乎冷風。夫楚王之為人也,形尊而嚴;其於罪也,無赦如虎;非夫佞人正德,其孰能橈焉!

말하였다. "겨울이면 강에서 자라를 찌르고 여름이면 산기슭에서 쉬오. 지나가다 묻는 이가 있으면 '이것이 내 집이오' 하오.

무릇 이절도 이미 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나이겠소. 나는 또 이절만도 못하오.

무릇 이절의 사람됨은 덕이 없고 앎이 있어, 스스로를 허락하지 않고 그것으로 그 사귐을 신묘하게 하여 굳히니, 부귀한 자리에 넋을 잃은 이요, 덕으로 서로 돕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녹아 없어지도록 돕는 것이오.

무릇 언 사람은 봄에 옷을 빌리고 더위 먹은 사람은 도리어 겨울의 찬바람을 찾소. 무릇 초나라 임금의 사람됨은 겉이 높고 엄하며 죄에 대하여는 호랑이처럼 용서가 없으니, 저 아첨하는 이나 바른 덕을 지닌 이가 아니고서야 그 누가 그를 굽힐 수 있겠소.

6성인은 궁해도 집안이 가난을 잊게 한다

故聖人,其窮也使家人忘其貧,其達也使王公忘爵祿而化卑。其於物也,與之為娛矣;其於人也,樂物之通而保己焉;故或不言而飲人以和,與人並立而使人化。父子之宜,彼其乎歸居,而一閒其所施。其於人心者若是其遠也。故曰待公閱休。」

그러므로 성인은 궁할 때에는 집안 사람이 그 가난을 잊게 하고, 통할 때에는 왕공이 벼슬과 녹을 잊고 낮은 데로 바뀌게 하오.

사물에 대하여는 더불어 즐거워하고, 사람에 대하여는 남이 통하는 것을 즐거워하면서 저를 지키오. 그러므로 더러는 말하지 않고도 사람에게 어울림을 마시게 하고, 남과 나란히 서 있는 것만으로 사람을 바뀌게 하오.

아비와 아들의 마땅함처럼, 그는 저마다 제자리로 돌아가 살게 하면서 그 베푸는 바를 한결같이 한가롭게 하오. 그가 사람의 마음에 대하여 이토록 멀리 있소. 그러므로 공열휴를 기다리라 한 것이오."

7성인은 얽힘에 통하여 온몸을 두루 다한다

聖人達綢繆,周盡一體矣,而不知其然,性也。復命搖作而以天為師,人則從而命之也。憂乎知而所行恆无幾時,其有止也若之何!

성인은 얽히고설킨 데에 통하여 두루 온몸을 다하면서도 그러한 줄을 알지 못하니 성품이다.

목숨으로 돌아가 흔들려 움직이면서도 하늘을 스승 삼으니, 사람들이 좇아서 그를 성인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앎을 근심하여 행하는 바가 늘 얼마 가지 못하니, 그것이 멈춤이 있음을 어찌하겠는가.

8나면서 아름다운 이는 남이 거울이 되어 준다

生而美者,人與之鑑,不告則不知其美於人也。若知之,若不知之,若聞之,若不聞之,其可喜也終无已,人之好之亦无已,性也。聖人之愛人也,人與之名,不告則不知其愛人也。若知之,若不知之,若聞之,若不聞之,其愛人也終无已,人之安之亦无已,性也。

나면서 아름다운 이는 남이 거울이 되어 주니, 일러 주지 않으면 제가 남보다 아름다운 줄을 알지 못한다.

아는 듯도 하고 알지 못하는 듯도 하며, 들은 듯도 하고 듣지 못한 듯도 하지만, 그 기꺼움은 끝내 그침이 없고 사람이 그를 좋아함도 그침이 없으니 성품이다.

성인이 사람을 아끼는 것도, 남이 이름을 붙여 주니 일러 주지 않으면 제가 사람을 아끼는 줄을 알지 못한다.

아는 듯도 하고 알지 못하는 듯도 하며, 들은 듯도 하고 듣지 못한 듯도 하지만, 그 사람을 아낌은 끝내 그침이 없고 사람이 그에게서 편안함도 그침이 없으니 성품이다.

9옛 나라 옛 도읍은 바라만 보아도 시원하다

舊國舊都,望之暢然;雖使丘陵草木之緡,入之者十九,猶之暢然。況見見聞聞者也,以十仞之臺縣衆閒者也。

옛 나라 옛 도읍은 바라만 보아도 시원하다. 비록 언덕과 풀과 나무가 얽혀 열에 아홉이 묻혔더라도 오히려 시원하다.

하물며 본 것을 보고 들은 것을 듣는 이이겠는가. 열 길 높은 대를 뭇사람 사이에 매달아 놓은 것과 같다.

10염상씨가 고리의 한가운데를 얻다

冉相氏得其環中以隨成,與物无終无始,无幾无時。日與物化者,一不化者也,闔嘗舍之!夫師天而不得師天,與物皆殉,其以為事也若之何?夫聖人未始有天,未始有人,未始有始,未始有物,與世偕行而不替,所行之備而不洫,其合之也若之何?湯得其司御門尹登恆為之傅之,從師而不囿;得其隨成。為之司其名;之名嬴法,得其兩見。仲尼之盡慮,為之傅之。容成氏曰:「除日无歲,无內无外。」

염상씨는 고리의 한가운데를 얻어 이룸을 따랐으니, 사물과 더불어 마침도 없고 비롯함도 없으며 얼마도 없고 때도 없었다. 날마다 사물과 함께 바뀌는 이는 한결같이 바뀌지 않는 이다. 어찌 일찍이 이를 놓아 버리겠는가.

무릇 하늘을 스승 삼으려 하면 하늘을 스승 삼지 못하고 사물과 함께 따라 죽으니, 그것을 일삼는다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무릇 성인은 처음부터 하늘이 있은 적이 없고 사람이 있은 적이 없고 비롯함이 있은 적이 없고 사물이 있은 적이 없어, 세상과 함께 가면서도 그치지 않고, 행하는 바가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넘치지 않으니, 그 맞음이 어떠하겠는가.

탕임금은 그 마부 문윤등항을 얻어 스승으로 삼되 스승을 좇으면서도 갇히지 않았고, 이룸을 따름을 얻었다. 그를 위해 그 이름을 맡기니, 그 이름이 법에 넘쳐 두 가지가 다 드러났다. 중니가 생각을 다한 것도 그를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용성씨가 말하였다. "날을 덜면 해가 없고, 안도 없고 밖도 없다."

11위앵이 전후모와 맺은 언약

魏瑩與田侯牟約,田侯牟背之,魏瑩怒,將使人剌之。

위나라 앵이 제나라 전후모와 언약을 맺었는데 전후모가 이를 저버렸다. 위앵이 노하여 사람을 보내 그를 찌르려 하였다.

12군사 이십만을 받아 치겠습니다

犀首公孫衍聞而恥之,曰:「君為萬乘之君也,而以匹夫從讎!衍請受甲二十萬,為君攻之,虜其人民,係其牛馬,使其君內熱發於背。然後拔其國。忌也出走,然後抶其背,折其脊。」

서수 공손연이 이를 듣고 부끄러이 여겨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만승의 임금이신데 필부의 방식으로 원수를 갚으려 하십니까. 저에게 갑옷 입은 군사 이십만을 주시면 임금을 위해 그를 쳐서 그 백성을 사로잡고 그 소와 말을 매어 오겠습니다. 그 임금이 속에서 열이 나 등에 종기가 돋게 한 뒤에 그 나라를 뽑겠습니다. 전기가 달아나거든 그 등을 쳐서 등뼈를 꺾겠습니다."

13열 길 성을 쌓고서 다시 허무는 일

季子聞而恥之,曰:「築十仞之城,城者既十仞矣,則又壞之,此胥靡之所苦也。今兵不起七年矣,此王之基也。衍亂人,不可聽也。」

계자가 이를 듣고 부끄러이 여겨 말하였다. "열 길 성을 쌓아 이미 열 길이 되었는데 다시 이를 허문다면, 이는 부역하는 이들을 괴롭히는 일입니다. 이제 군사를 일으키지 않은 지 일곱 해이니 이것이 임금의 터전입니다. 공손연은 사람을 어지럽히는 이니 들으셔서는 안 됩니다."

14치자는 이도 어지럽히는 이요 치지 말자는 이도 어지럽히는 이다

華子聞而醜之,曰:「善言伐齊者,亂人也;善言勿伐者,亦亂人也;謂伐之與不伐亂人也者,又亂人也。」

화자가 이를 듣고 추하게 여겨 말하였다. "제나라를 치자고 잘 말하는 이도 사람을 어지럽히는 이요, 치지 말자고 잘 말하는 이도 사람을 어지럽히는 이입니다. 치는 것과 치지 않는 것을 두고 어지럽히는 이라고 이르는 이도 또한 사람을 어지럽히는 이입니다."

15그러면 어찌하란 말이오

君曰:「然則若何?」

임금이 말하였다. "그러면 어찌하란 말이오."

16임금께서는 그 도를 구하실 뿐입니다

曰:「君求其道而已矣!」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그 도를 구하실 뿐입니다."

17달팽이를 아십니까

惠子聞之而見戴晉人。戴晉人曰:「有所謂蝸者,君知之乎?」

혜자가 이를 듣고 대진인을 뵙게 하였다. 대진인이 말하였다. "달팽이라는 것이 있는데 임금께서 아십니까."

18그렇소

曰:「然。」

말하였다. "그렇소."

19달팽이 왼쪽 뿔의 촉씨와 오른쪽 뿔의 만씨

「有國於蝸之左角者曰觸氏,有國於蝸之右角者曰蠻氏。時相與爭地而戰,伏尸數萬,逐北旬有五日而後反。」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를 둔 이를 촉씨라 하고 오른쪽 뿔에 나라를 둔 이를 만씨라 합니다. 때때로 서로 땅을 다투어 싸워 넘어진 주검이 수만이었고, 달아나는 이를 쫓기를 열닷새 하고서야 돌아왔습니다."

20빈말이 아니오

君曰:「噫!其虛言與?」

임금이 말하였다. "아. 그것은 빈말이 아니오."

21위아래 사방에 끝이 있습니까

曰:「臣請為君實之。君以意在四方上下有窮乎?」

말하였다. "신이 임금을 위해 이를 실답게 해 드리겠습니다. 임금께서는 마음에 위아래 사방이 끝이 있다 여기십니까."

22끝이 없소

君曰:「無窮。」

임금이 말하였다. "끝이 없소."

23끝없는 데에 노닐던 마음이 돌아오면

曰:「知遊心於無窮,而反在通達之國,若存若亡乎?」

말하였다. "끝없는 데에 마음을 노닐 줄 알다가 돌아와 사람이 오가는 나라 안에 있으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지 않습니까."

24그렇소

君曰:「然。」

임금이 말하였다. "그렇소."

25임금과 만씨가 다를 것이 있습니까

曰:「通達之中有魏,於魏中有梁,於梁中有王。王與蠻氏,有辯乎?」

말하였다. "사람이 오가는 가운데 위나라가 있고, 위나라 가운데 대량이 있고, 대량 가운데 임금이 계십니다. 임금과 만씨가 다를 것이 있습니까."

26다를 것이 없소

君曰:「无辯。」

임금이 말하였다. "다를 것이 없소."

27손이 나가자 임금이 멍하니 무엇을 잃은 듯하였다

客出而君惝然若有亡也。

손이 나가자 임금이 멍하니 무엇을 잃은 듯하였다.

28손은 큰 사람이오, 성인으로도 감당하지 못하오

客出,惠子見。君曰:「客,大人也,聖人不足以當之。」

손이 나간 뒤 혜자가 뵈니 임금이 말하였다. "그 손은 큰 사람이오. 성인으로도 그를 감당하기에 넉넉하지 않소."

29피리를 불면 소리가 나지만 칼자루 구멍을 불면 픽 할 뿐이오

惠子曰:「夫吹莞也,猶有嗃也;吹劍首者,吷而已矣。堯舜,人之所譽也;道堯舜於戴晉人之前,譬猶一吷也。」

혜자가 말하였다. "무릇 피리를 불면 그래도 웅웅 소리가 나지만, 칼자루 구멍을 부는 이는 픽 할 뿐입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사람들이 기리는 바이나, 요순을 대진인 앞에서 말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픽 하는 소리 하나와 같습니다."

30공자가 초나라에 가 개미언덕에 묵다

孔子之楚,舍於蟻丘之漿。其鄰有夫妻臣妾登極者,子路曰:「是稯稯何為者邪?」

공자가 초나라에 갈 때 개미언덕의 술집에 묵었다. 그 이웃에 지아비와 지어미와 사내종과 계집종이 지붕에 올라가 있었는데, 자로가 말하였다. "저기 모여 있는 이들은 무엇 하는 이들입니까."

31저이가 시남의료가 아니겠느냐

仲尼曰:「是聖人僕也。是自埋於民,自藏於畔。其聲銷,其志無窮,其口雖言,其心未嘗言,方且與世違而心不屑與之俱。是陸沈者也,是其市南宜僚邪?」

중니가 말하였다. "저이는 성인의 종이다. 스스로를 백성 속에 묻고 스스로를 밭두렁에 감춘 이다.

그 소리는 사그라졌으나 그 뜻은 끝이 없고, 그 입은 비록 말하나 그 마음은 일찍이 말한 적이 없으며, 바야흐로 세상과 어긋나면서 마음으로는 세상과 함께하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는 뭍에 잠긴 이다. 저이가 시남의료가 아니겠느냐."

32자로가 부르러 가기를 청하다

子路請往召之。

자로가 가서 부르기를 청하였다.

33그는 나를 아첨하는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孔子曰:「已矣!彼知丘之著於己也,知丘之適楚也,以丘為必使楚王之召己也,彼且以丘為佞人也。夫若然者,其於佞人也羞聞其言,而況親見其身乎!而何以為存?」

공자가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는 내가 저를 드러내려 함을 알고, 내가 초나라로 감을 알며, 내가 반드시 초나라 임금에게 저를 부르게 하리라 여길 것이다. 그는 또 나를 아첨하는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무릇 그러한 이는 아첨하는 이에 대하여 그 말 듣기도 부끄러워하는데 하물며 몸소 그를 보는 것이겠느냐. 그런데 어찌 그가 있겠느냐."

34자로가 가 보니 그 집이 비어 있었다

子路往視之,其室虛矣。

자로가 가서 보니 그 집이 이미 비어 있었다.

35장오의 국경지기가 자뢰에게 말하다

長梧封人問子牢曰:「君為政焉勿鹵莽,治民焉勿滅裂。昔予為禾,耕而鹵莽之,則其實亦鹵莽而報予;芸而滅裂之,其實亦滅裂而報予。予來年變齊,深其耕而熟耰之,其禾蘩以滋,予終年厭飧。」

장오의 국경지기가 자뢰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 정사를 하시거든 거칠게 하지 마시고, 백성을 다스리시거든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예전에 제가 벼농사를 지을 때 갈기를 거칠게 하였더니 그 열매도 거칠게 저에게 갚았고, 김매기를 함부로 하였더니 그 열매도 함부로 저에게 갚았습니다. 저는 이듬해에 방식을 바꾸어 깊이 갈고 잘 흙을 덮었더니, 그 벼가 무성하고 우거져 제가 한 해 내내 실컷 먹었습니다."

36제 몸을 다스리고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이들도

莊子聞之曰:「今人之治其形,理其心,多有似封人之所謂,遁其天,離其性,滅其情,亡其神,以衆為。故鹵莽其性者,欲惡之孽,為性萑葦蒹葭,始萌以扶吾形,尋擢吾性;並潰漏發,不擇所出,漂疽疥癕,內熱溲膏是也。」

장자가 이를 듣고 말하였다. "이제 사람이 제 몸을 다스리고 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국경지기가 말한 바와 비슷한 데가 많다. 제 하늘을 달아나고 제 성품을 떠나고 제 실상을 없애고 제 정신을 잃으면서 뭇일을 한다.

그러므로 제 성품을 거칠게 하는 이는, 하고자 함과 싫어함의 싹이 성품에 갈대와 억새가 되어, 처음 돋을 때는 내 몸을 붙들어 주는 듯하다가 이윽고 내 성품을 뽑아 버린다. 아울러 무너져 새어 터지되 나올 데를 가리지 않으니, 헐고 곪는 부스럼과 속에서 열이 나 기름이 나오는 것이 이것이다."

37백구가 노담에게 배우다

柏矩學於老耼,曰:「請之天下遊。」

백구가 노담에게 배우며 말하였다. "천하에 노닐기를 청합니다."

38그만두어라, 천하가 다 이와 같다

老耼曰:「已矣!天下猶是也。」

노담이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천하가 다 이와 같다."

39너는 어디서 비롯하려느냐

又請之,老耼曰:「汝將何始?」

또 청하니 노담이 말하였다. "너는 어디서 비롯하려느냐."

40제나라에서 비롯하겠습니다

曰:「始於齊。」

말하였다. "제나라에서 비롯하겠습니다."

41죄인의 주검에 조복을 벗어 덮고 울다

至齊,見辜人焉,推而強之,解朝服而幕之,號天而哭之,曰:「子乎!子乎!天下有大菑,子獨先離之,曰莫為盜!莫為殺人!榮辱立,然後覩所病;貨財聚,然後覩所爭。今立人之所病,聚人之所爭,窮困人之身使无休時,欲无至此,得乎!」

제나라에 이르러 죄받아 죽은 이를 보고, 밀어 반듯이 누이고 조복을 벗어 덮어 주고 하늘을 부르며 울었다.

"그대여, 그대여. 천하에 큰 재앙이 있는데 그대가 홀로 먼저 걸렸구나. '도둑질하지 말라,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한다마는, 영화와 욕됨이 서면 그런 뒤에야 병드는 바가 보이고, 재물이 쌓이면 그런 뒤에야 다투는 바가 보인다.

이제 사람이 병드는 바를 세우고 사람이 다투는 바를 쌓아, 사람의 몸을 궁하고 고달프게 하여 쉴 때가 없게 하고서, 여기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들 되겠는가."

42옛 임금은 얻음을 백성에게 두고 잃음을 저에게 두었다

「古之君人者,以得為在民,以失為在己;以正為在民,以枉為在己;故一形有失其形者,退而自責。今則不然,匿為物而愚不識,大為難而罪不敢,重為任而罰不勝,遠其塗而誅不至。民知力竭,則以偽繼之,日出多偽,士民安取不偽!夫力不足則偽,知不足則欺,財不足則盜。盜竊之行,於誰責而可乎?」

"옛날에 사람을 다스리던 이는 얻음을 백성에게 두고 잃음을 저에게 두었으며, 바름을 백성에게 두고 굽음을 저에게 두었다. 그러므로 한 몸이라도 그 몸을 잃은 이가 있으면 물러나 스스로 꾸짖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사물을 감추어 놓고 알지 못한다고 어리석다 하며, 크게 어렵게 해 놓고 감히 하지 못한다고 죄 주며, 무겁게 지워 놓고 이기지 못한다고 벌하며, 그 길을 멀게 해 놓고 이르지 못한다고 죽인다.

백성은 앎과 힘이 다하면 거짓으로 이어 가니, 날로 거짓이 많아지는데 선비와 백성이 어찌 거짓을 하지 않겠는가. 무릇 힘이 모자라면 거짓하고 앎이 모자라면 속이고 재물이 모자라면 훔친다. 훔치고 도둑질하는 행실을 누구에게 꾸짖어야 옳겠는가."

43거백옥은 예순 해를 살며 예순 번 바뀌었다

蘧伯玉行年六十而六十化,未嘗不始於是之而卒詘之以非也,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非也。萬物有乎生而莫見其根,有乎出而莫見其門。人皆尊其知之所知,而莫知恃其知之所不知而後知,可不謂大疑乎!已乎!已乎!且无所逃。此所謂然與,然乎?

거백옥은 예순 해를 살며 예순 번 바뀌었으니, 일찍이 처음에 옳다 하고서 마침내 그르다 하여 물리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제 옳다 하는 것이 쉰아홉 해 동안의 그름이 아닌지 알지 못한다.

만물은 남이 있으되 그 뿌리를 보는 이가 없고, 나옴이 있으되 그 문을 보는 이가 없다.

사람이 다 제 앎이 아는 바를 높이면서, 제 앎이 알지 못하는 바에 기댄 뒤에야 안다는 것은 알지 못하니, 크게 헷갈린다 하지 않겠는가.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또 달아날 데가 없다. 이것이 이른바 그렇다 하는 것이니, 참으로 그러한가.

44중니가 사관들에게 위 영공을 묻다

仲尼問於大史大弢、伯常騫、狶韋曰:「夫衞靈公飲酒湛樂,不聽國家之政;田獵畢弋,不應諸侯之際;其所以為靈公者何邪?」

중니가 태사 대도와 백상건과 시위에게 물었다. "저 위나라 영공은 술 마시고 즐거움에 잠겨 나라의 정사를 듣지 않았고, 사냥하고 그물질하고 주살질하며 제후들 사이의 사귐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영공이라 불리게 된 까닭은 무엇입니까."

45이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大弢曰:「是因是也。」

대도가 말하였다. "이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46세 아내와 함께 목욕하던 이가 어진 이 앞에서는 엄숙하였다

伯常騫曰:「夫靈公有妻三人,同濫而浴。史鰌奉御而進所,搏幣而扶翼。其慢若彼之甚也,見賢人若此其肅也,是其所以為靈公也。」

백상건이 말하였다. "무릇 영공은 아내 셋을 두어 한 통에서 함께 목욕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추가 임금의 부름을 받들고 나아가면 폐백을 잡고 부축해 도왔습니다. 그 방자함이 저와 같이 심하면서도 어진 이를 보고 이와 같이 엄숙하였으니, 이것이 그가 영공이 된 까닭입니다."

47모래언덕에서 나온 돌널의 글

狶韋曰:「夫靈公也死,卜葬於故墓不吉,卜葬於沙丘而吉。掘之數仞,得石槨焉,洗而視之,有銘焉,曰:『不馮其子,靈公奪而里之。』夫靈公之為靈也久矣,之二人何足以識之!」

시위가 말하였다. "무릇 영공이 죽자 옛 무덤에 묻으려고 점치니 좋지 않았고, 모래언덕에 묻으려고 점치니 좋았습니다. 몇 길을 파니 돌널이 나왔는데, 씻어 보니 새긴 글이 있어 이르기를 '제 아들에게 기대지 못하고 영공이 빼앗아 여기에 들리라' 하였습니다. 무릇 영공이 영이 된 지가 오래입니다. 저 두 사람이 어찌 이를 알기에 넉넉하겠습니까."

48소지가 대공조에게 마을의 말을 묻다

少知問於大公調曰:「何謂丘里之言?」

소지가 대공조에게 물었다. "마을의 말이란 무엇을 이릅니까."

49열 성 백 이름을 모아 풍속을 이룬 것

大公調曰:「丘里者,合十姓百名而以為風俗也,合異以為同,散同以為異。今指馬之百體而不得馬,而馬係於前者,立其百體而謂之馬也。是故丘山積卑而為高,江河合水而為大,大人合并而為公。是以自外入者,有主而不執;由中出者,有正而不距。四時殊氣,天不賜,故歲成;五官殊職,君不私,故國治;文武大人不賜,故德備;萬物殊理,道不私,故无名。无名故无為,无為而无不為。時有終始,世有變化。禍福淳淳,至有所拂者而有所宜;自殉殊面,有所正者有所差。比於大澤,百材皆度;觀於大山,木石同壇。此之謂丘里之言。」

대공조가 말하였다. "마을이란 열 성 백 이름을 모아 풍속으로 삼은 것이니, 다름을 모아 같음으로 삼고 같음을 흩어 다름으로 삼습니다.

이제 말의 백 가지 몸을 가리켜서는 말을 얻지 못하는데, 말이 앞에 매여 있으면 그 백 가지 몸을 세워 놓고 말이라 이릅니다.

이러므로 언덕과 산은 낮은 것이 쌓여 높아지고, 강과 물은 물이 모여 커지며, 큰 사람은 아울러 모아 공변됨이 됩니다.

이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는 것은 주인이 있되 잡아 두지 않고, 안에서 나가는 것은 바름이 있되 막지 않습니다.

네 철은 기운이 다르지만 하늘이 치우쳐 주지 않으므로 한 해가 이루어지고, 다섯 벼슬은 맡음이 다르지만 임금이 사사로이 하지 않으므로 나라가 다스려지며, 문과 무는 큰 사람이 치우쳐 주지 않으므로 덕이 갖추어지고, 만물은 결이 다르지만 도가 사사로이 하지 않으므로 이름이 없습니다.

이름이 없으므로 함이 없고, 함이 없되 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때에는 마침과 비롯함이 있고 세상에는 바뀜이 있습니다. 화와 복이 흘러가 이르는 데에 어긋나는 바가 있으면 마땅한 바가 있고, 저마다 다른 낯을 좇아 죽으니 바른 바가 있으면 어긋나는 바가 있습니다.

큰 늪에 견주면 온갖 나무가 다 헤아려지고, 큰 산을 바라보면 나무와 돌이 같은 터에 있습니다. 이를 마을의 말이라 이릅니다."

50그러면 도라 불러도 넉넉합니까

少知曰:「然則謂之道,足乎?」

소지가 말하였다. "그러면 이를 도라 불러도 넉넉합니까."

51만물이라 함은 수가 많다고 붙여 부르는 이름이다

大公調曰:「不然。今計物之數,不止於萬,而期曰萬物者,以數之多者號而讀之也。是故天地者,形之大者也;陰陽者,氣之大者也;道者為之公。因其大以號而讀之則可也,已有之矣,乃將得比哉!則若以斯辯,譬猶狗馬,其不及遠矣。」

대공조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사물의 수를 헤아리면 만에 그치지 않는데도 만물이라 기약하여 이르는 것은, 수가 많은 것으로 이름 붙여 부르는 것입니다.

이러므로 하늘과 땅은 꼴 가운데 큰 것이요, 음과 양은 기운 가운데 큰 것이며, 도는 그것들의 공변됨이 됩니다.

그 큼을 말미암아 이름 붙여 부르는 것은 옳으나, 이미 그것이 있다 해 놓고 이에 견주려 든다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것으로 가린다면 비유하자면 개와 말 같아서, 그 미치지 못함이 멉니다."

52만물이 나는 것은 어디서 일어납니까

少知曰:「四方之內,六合之裏,萬物之所生惡起?」

소지가 말하였다. "사방의 안과 육합의 속에서 만물이 나는 것은 어디서 일어납니까."

53음과 양이 서로 비추고 덮고 다스린다

大公調曰:「陰陽相照相蓋相治,四時相代相生相殺,欲惡去就於是橋起,雌雄片合於是庸有。安危相易,禍福相生,緩急相摩,聚散以成。此名實之可紀,精微之可志也。隨序之相理,橋運之相使,窮則反,終則始。此物之所有,言之所盡,知之所至,極物而已。覩道之人,不隨其所廢,不原其所起,此議之所止。」

대공조가 말하였다. "음과 양이 서로 비추고 서로 덮고 서로 다스리며, 네 철이 서로 갈마들고 서로 낳고 서로 죽입니다. 하고자 함과 싫어함과 떠남과 나아감이 여기서 다리 놓듯 일어나고, 암컷과 수컷이 짝하여 어울림이 여기서 늘 있게 됩니다.

편안함과 위태함이 서로 바뀌고 화와 복이 서로 낳으며 느림과 급함이 서로 갈리고 모임과 흩어짐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이름과 실상으로 적을 수 있는 것이요 곱고 작은 데까지 기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차례를 따라 서로 결을 이루고 다리 놓듯 옮겨 가며 서로 부리니, 궁하면 돌아오고 마치면 비롯합니다. 이것이 사물이 지닌 바요 말이 다하는 바요 앎이 이르는 바이니, 사물을 끝까지 한 것일 뿐입니다.

도를 본 사람은 그 스러지는 바를 따라가지 않고 그 일어나는 바를 캐지 않으니, 여기가 따짐이 그치는 데입니다."

54계진의 「하는 이가 없다」와 접자의 「시키는 이가 있다」

少知曰:「季真之莫為,接子之或使,二家之議,孰正於其情,孰徧於其理?」

소지가 말하였다. "계진의 '하는 이가 없다'와 접자의 '시키는 이가 있다', 두 집안의 따짐 가운데 누가 그 실상에 바르고 누가 그 결에 두루 합니까."

55닭이 울고 개가 짖는 것은 사람이 다 안다

大公調曰:「雞鳴狗吠,是人之所知;雖有大知,不能以言讀其所自化,又不能以意其所將為。斯而析之,精至於无倫,大至於不可圍,或之使,莫之為,未免於物而終以為過。或使則實,莫為則虛。有名有實,是物之居;无名无實,在物之虛。可言可意,言而愈疏。未生不可忌,已死不可徂。死生非遠也,理不可覩。或之使,莫之為,疑之所假。吾觀之本,其往无窮;吾求之末,其來无止。无窮无止,言之无也,與物同理;或使莫為,言之本也,與物終始。道不可有,有不可无。道之為名,所假而行。或使莫為,在物一曲,夫胡為於大方?言而足,則終日言而盡道;言而不足,則終日言而盡物。道物之極,言默不足以載;非言非默,議有所極。」

대공조가 말하였다. "닭이 울고 개가 짖는 것은 사람이 다 아는 바입니다. 그러나 비록 큰 앎이 있더라도 그것이 스스로 바뀌는 바를 말로 풀지 못하고, 또 그것이 앞으로 할 바를 뜻으로 헤아리지 못합니다.

이를 쪼개어 나누면 고움은 견줄 데 없는 데에 이르고 큼은 둘러쌀 수 없는 데에 이릅니다. '시키는 이가 있다'와 '하는 이가 없다'는 사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허물이 됩니다.

시키는 이가 있다 하면 실하고, 하는 이가 없다 하면 비었습니다. 이름이 있고 실상이 있는 것은 사물이 머무는 데요, 이름이 없고 실상이 없는 것은 사물의 빔에 있습니다. 말할 수 있고 뜻할 수 있으나 말할수록 더욱 멀어집니다.

아직 나지 않은 것은 꺼릴 수 없고 이미 죽은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죽음과 삶이 멀지 않으나 그 결은 볼 수 없습니다. 시키는 이가 있다 함과 하는 이가 없다 함은 의심이 빌려 온 것입니다.

제가 그 뿌리를 보면 그 감이 끝이 없고, 제가 그 끝을 구하면 그 옴이 그침이 없습니다. 끝없고 그침 없는 것은 말이 없음이니 사물과 결을 같이하고, 시키는 이가 있다 하고 하는 이가 없다 함은 말의 뿌리이니 사물과 함께 마치고 비롯합니다.

도는 있을 수 없고, 있음은 없을 수 없습니다. 도라는 이름은 빌려서 다니는 것입니다. 시키는 이가 있다 함과 하는 이가 없다 함은 사물의 한 굽이에 있으니, 어찌 큰 길에서 하겠습니까.

말이 넉넉하다면 온종일 말하여 도를 다할 것이요, 말이 넉넉하지 않다면 온종일 말하여 사물을 다할 뿐입니다. 도와 사물의 끝은 말과 잠잠함으로 실어 나르기에 넉넉하지 않습니다. 말도 아니고 잠잠함도 아닌 데에 따짐의 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