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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언莊子 雜篇 寓言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19 · 한자 1,006자 · 낭독 4.0분

「장자」 잡편 「우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빗댄 말이 열에 아홉, 무거운 말이 열에 일곱

寓言十九,重言十七,巵言日出,和以天倪。

빗댄 말이 열에 아홉이요, 무거운 말이 열에 일곱이요, 잔의 말이 날마다 나와 하늘의 고름으로 어울린다.

2제 아비는 제 아들의 중매를 서지 않는다

寓言十九,藉外論之。親父不為其子媒。親父譽之,不若非其父者也;非吾罪也,人之罪也。與己同則應,不與己同則反;同於己為是之,異於己為非之。

빗댄 말이 열에 아홉이라 함은 밖의 것을 빌려 이를 말하는 것이다.

제 아비는 제 아들의 중매를 서지 않는다. 제 아비가 아들을 기리는 것은 그 아비 아닌 이가 기리는 것만 못하다. 내 죄가 아니라 사람들의 죄다.

저와 같으면 응하고 저와 같지 않으면 등지며, 저와 같으면 옳다 하고 저와 다르면 그르다 한다.

3무거운 말이란 이미 다 한 말이니 어른의 말이다

重言十七,所以已言也,是為耆艾。年先矣,而无經緯本末以期年耆者,是非先也。人而无以先人,无人道也;人而无人道,是之謂陳人。

무거운 말이 열에 일곱이라 함은 이미 다 해 놓은 말이니, 이는 나이 든 어른의 말이다.

나이가 앞섰으면서도 날과 씨와 밑과 끝이 없어 나이만으로 어른 노릇 하는 이는 앞선 이가 아니다. 사람이면서 남보다 앞설 것이 없으면 사람의 길이 없고, 사람이면서 사람의 길이 없으면 이를 낡은 사람이라 이른다.

4잔의 말은 날마다 나와 하늘의 고름으로 어울린다

巵言日出,和以天倪,因以曼衍,所以窮年。不言則齊,齊與言不齊,言與齊不齊也,故曰无言。言无言,終身言,未嘗不言;終身不言,未嘗不言。有自也而可,有自也而不可;有自也而然,有自也而不然。惡乎然?然於然。惡乎不然?不然於不然。惡乎可?可於可。惡乎不可?不可於不可。物固有所然,物固有所可,无物不然,无物不可。非巵言日出,和以天倪,孰得其久!萬物皆種也,以不同形相禪,始卒若環,莫得其倫,是謂天均。天均者,天倪也。

잔의 말이 날마다 나와 하늘의 고름으로 어울리니, 이로 말미암아 널리 퍼져 해를 다한다.

말하지 않으면 가지런하다. 가지런함은 말과 가지런하지 않고 말은 가지런함과 가지런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말이 없다 한다.

말하되 말이 없으면 한평생 말하여도 일찍이 말한 적이 없고, 한평생 말하지 않아도 일찍이 말하지 않은 적이 없다.

말미암은 바가 있어 옳고 말미암은 바가 있어 옳지 않으며, 말미암은 바가 있어 그렇고 말미암은 바가 있어 그렇지 않다. 어찌하여 그러한가. 그러한 데서 그러하다. 어찌하여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은 데서 그렇지 않다. 어찌하여 옳은가. 옳은 데서 옳다. 어찌하여 옳지 않은가. 옳지 않은 데서 옳지 않다.

사물에는 본디 그러한 바가 있고 사물에는 본디 옳은 바가 있으니, 그렇지 않은 사물이 없고 옳지 않은 사물이 없다.

잔의 말이 날마다 나와 하늘의 고름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면 누가 그 오램을 얻겠는가.

만물은 다 씨앗이어서 같지 않은 꼴로 서로 물려주니, 비롯함과 마침이 고리 같아 그 갈피를 얻을 수 없다. 이를 하늘의 고름이라 이른다. 하늘의 고름이란 하늘의 결이다.

5공자는 예순 해를 살며 예순 번 바뀌었다

莊子謂惠子曰:「孔子行年六十而六十化,始時所是,卒而非之,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非也。」

장자가 혜자에게 말하였다. "공자는 예순 해를 살며 예순 번 바뀌었소. 처음에 옳다 하던 바를 마침내 그르다 하였으니, 이제 옳다 하는 것이 쉰아홉 해 동안의 그름이 아닌지 알지 못하오."

6공자는 뜻에 부지런하고 앎을 부렸소

惠子曰:「孔子勤志服知也。」

혜자가 말하였다. "공자는 뜻에 부지런하고 앎을 부린 이오."

7공자는 그것을 물리쳤으나 말한 적이 없소

莊子曰:「孔子謝之矣,而其未之嘗言也。孔子云:『夫受才乎大本,復靈以生。』鳴而當律,言而當法,利義陳乎前,而好惡是非直服人之口而已矣。使人乃以心服,而不敢蘁立,定天下之定。已乎已乎!吾且不得及彼乎!」

장자가 말하였다. "공자는 그것을 물리쳤으나 일찍이 말한 적이 없소.

공자가 이르기를 '무릇 큰 뿌리에서 재주를 받고 신령함으로 돌아가 산다' 하였소.

울면 가락에 맞고 말하면 법에 맞으며, 이로움과 옳음을 앞에 늘어놓고 좋아함과 싫어함과 옳음과 그름을 따지는 것은 다만 남의 입을 눌렀을 뿐이오.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으로 따르게 하여 감히 거슬러 서지 못하게 하고 천하의 안정을 정하는 것,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나는 또 그에게 미치지 못하겠구나."

8증자가 두 번 벼슬하며 마음이 두 번 바뀌다

曾子再仕而心再化,曰:「吾及親仕,三釜而心樂;後仕,三千鍾而不洎,吾心悲。」

증자가 두 번 벼슬하며 마음이 두 번 바뀌었다. 말하기를 "내가 어버이 계실 때 벼슬하여 서 말 녹에도 마음이 즐거웠는데, 뒤에 벼슬하여 삼천 종을 받고도 어버이께 미치지 못하니 내 마음이 슬프다" 하였다.

9증삼 같은 이는 얽매인 데가 없다 하겠습니까

弟子問於仲尼曰:「若參者,可謂无所縣其罪乎?」

제자가 중니에게 물었다. "증삼 같은 이는 그 허물에 얽매인 데가 없다 하겠습니까."

10이미 얽매였다

曰:「既已縣矣。夫无所縣者,可以有哀乎?彼視三釜三千鍾,如觀雀蚊虻相過乎前也。」

말하였다. "이미 얽매였다. 무릇 얽매인 데가 없는 이에게 슬픔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서 말과 삼천 종 보기를 참새와 모기와 등에가 앞을 지나가는 것 보듯 하였을 것이다."

11안성자유가 동곽자기에게 아뢰다

顏成子游謂東郭子綦曰:「自吾聞子之言,一年而野,二年而從,三年而通,四年而物,五年而來,六年而鬼入,七年而天成,八年而不知死,不知生,九年而大妙。

안성자유가 동곽자기에게 말하였다. "제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뒤로, 한 해에 들처럼 되었고, 두 해에 따르게 되었고, 세 해에 통하게 되었고, 네 해에 사물이 되었고, 다섯 해에 오게 되었고, 여섯 해에 귀신이 들게 되었고, 일곱 해에 하늘이 이루어졌고, 여덟 해에 죽음도 모르고 삶도 모르게 되었고, 아홉 해에 크게 묘해졌습니다.

12삶에 함이 있으면 죽음이다

生有為,死也。勸公,以其死也,有自也;而生陽也,无自也。而果然乎?惡乎其所適?惡乎其所不適?天有曆數,地有人據,吾惡乎求之?莫知其所終,若之何其无命也?莫知其所始,若之何其有命也?有以相應也,若之何其无鬼邪?无以相應也,若之何其有鬼邪?」

삶에 함이 있으면 죽음입니다. 공변됨을 권하는 것은 그 죽음이 말미암은 바가 있기 때문이요, 삶이 밝은 것은 말미암은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러합니까.

어디가 그 마땅한 바이며 어디가 그 마땅하지 않은 바입니까. 하늘에는 책력의 셈이 있고 땅에는 사람이 기댈 데가 있으니, 제가 어디서 이를 구하겠습니까.

그 마치는 바를 아는 이가 없으니 어찌 목숨이 없다 하겠으며, 그 비롯하는 바를 아는 이가 없으니 어찌 목숨이 있다 하겠습니까. 서로 응함이 있으니 어찌 귀신이 없다 하겠으며, 서로 응함이 없으니 어찌 귀신이 있다 하겠습니까."

13뭇 곁그림자가 그림자에게 묻다

衆罔兩問於景曰:「若向也俯而今也仰,向也括撮而今也被髮,向也坐而今也起,向也行而今也止,何也?」

뭇 곁그림자가 그림자에게 물었다. "너는 아까는 굽히더니 이제는 우러르고, 아까는 머리를 묶더니 이제는 풀어 헤치고, 아까는 앉았더니 이제는 일어서고, 아까는 다니더니 이제는 그치니 어찌 된 일이냐."

14나는 매미 허물이요 뱀 껍질이다

景曰:「搜搜也,奚稍問也!予有而不知其所以。予,蜩甲也,蛇蛻也,似之而非也。火與日,吾屯也;陰與夜,吾代也。彼吾所以有待邪?而況乎以无有待者乎!彼來則我與之來,彼往則我與之往,彼強陽則我與之強陽。強陽者,又何以有問乎?」

그림자가 말하였다. "그저 그러할 뿐인데 어찌 잗달게 묻느냐. 나는 그러하되 그 까닭을 알지 못한다.

나는 매미 허물이요 뱀 껍질이니, 그와 비슷하나 그것이 아니다. 불과 해에서 나는 모이고, 그늘과 밤에는 나는 갈마든다.

저것이 내가 기대는 바이겠느냐. 하물며 기댈 것이 없는 이에게이겠느냐. 저것이 오면 나도 그와 함께 오고, 저것이 가면 나도 그와 함께 가며, 저것이 굳세게 움직이면 나도 그와 함께 굳세게 움직인다. 굳세게 움직이는 것을 또 무엇하러 묻느냐."

15처음에는 너를 가르칠 만하다 하였더니 이제는 아니로구나

陽子居南之沛,老耼西遊於秦,邀於郊,至於梁而遇老子。老子中道仰天而歎曰:「始以汝為可教,今不可也。」

양자거가 남쪽 패로 가고 노담이 서쪽 진나라로 노닐다가, 들에서 맞기로 하여 양에 이르러 노자를 만났다. 노자가 길 가운데서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하였다. "처음에는 너를 가르칠 만하다 하였더니 이제는 아니로구나."

16허물을 여쭙습니다

陽子居不答。至舍,進盥漱巾櫛,脫履戶外,膝行而前,曰:「向者弟子欲請夫子,夫子行不閒,是以不敢。今閒矣,請問其過。」

양자거가 대답하지 못하였다. 여관에 이르러 세숫대야와 양치할 것과 수건과 빗을 올리고, 신을 문 밖에 벗고 무릎으로 기어 나아가 말하였다. "아까 제자가 선생님께 여쭙고자 하였으나 선생님께서 가시며 틈이 없으셨으므로 감히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틈이 있으니 그 허물을 여쭙습니다."

17눈을 부릅뜨고 우러러보니 누가 너와 함께 있겠느냐

老子曰:「而睢睢盱盱,而誰與居?大白若辱,盛德若不足。」

노자가 말하였다. "너는 눈을 부릅뜨고 치켜뜨니 누가 너와 함께 있겠느냐. 크게 흰 것은 때 묻은 듯하고 성한 덕은 모자란 듯하다."

18삼가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陽子居蹵然變容曰:「敬聞命矣!」

양자거가 삼가 낯빛을 바꾸며 말하였다. "삼가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19돌아올 때는 여관 사람들이 자리를 다투었다

其往也,舍者迎將,其家公執席,妻執巾櫛,舍者避席,煬者避竈。其反也,舍者與之爭席矣!

그가 갈 때에는 여관 사람들이 맞고 보내며, 그 집 주인이 자리를 잡아 주고 아내가 수건과 빗을 들었으며, 여관에 있던 이들이 자리를 비켜 주고 불 쬐던 이가 부뚜막을 비켜 주었다. 그가 돌아올 때에는 여관 사람들이 그와 자리를 다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