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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莊子 雜篇 盜跖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39 · 한자 3,261자 · 낭독 13.0분

「장자」 잡편 「도척」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공자와 유하계, 그리고 도척

孔子與柳下季為友,柳下季之弟名曰盜跖。盜跖從卒九千人,橫行天下,侵暴諸侯,穴室樞戶,驅人牛馬,取人婦女,貪得忘親,不顧父母兄弟,不祭先祖。所過之邑,大國守城,小國入保,萬民苦之。

공자가 유하계와 벗이었는데, 유하계의 아우는 이름을 도척이라 하였다.

도척은 따르는 군사가 구천 사람이었다. 천하를 멋대로 다니며 제후를 쳐들어가 사납게 굴고, 방에 구멍을 내고 문을 뜯으며, 남의 소와 말을 몰아가고 남의 아내와 딸을 빼앗았다. 얻기를 탐하여 어버이를 잊고 부모와 형제를 돌아보지 않으며 선조에게 제사하지 않았다. 지나는 고을마다 큰 나라는 성을 지키고 작은 나라는 보루로 들어가니 온 백성이 그를 괴로워하였다.

2제가 선생을 위해 가서 달래겠습니다

孔子謂柳下季曰:「夫為人父者,必能詔其子;為人兄者,必能教其弟。若父不能詔其子,兄不能教其弟,則无貴父子兄弟之親矣。今先生,世之才士也,弟為盜跖,為天下害,而弗能教也,丘竊為先生羞之。丘請為先生往說之。」

공자가 유하계에게 말하였다. "무릇 남의 아비 된 이는 반드시 그 아들을 타이를 수 있어야 하고, 남의 형 된 이는 반드시 그 아우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일 아비가 그 아들을 타이르지 못하고 형이 그 아우를 가르치지 못한다면, 아비와 아들, 형과 아우의 친함이 귀할 것이 없습니다.

이제 선생은 세상의 재주 있는 선비인데 아우가 도척이 되어 천하의 해가 되었는데도 가르치지 못하시니, 제가 남몰래 선생을 위해 부끄럽게 여깁니다. 제가 선생을 위해 가서 그를 달래기를 청합니다."

3아우가 형의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어찌하겠소

柳下季曰:「先生言為人父者必能詔其子,為人兄者必能教其弟,若子不聽父之詔,弟不受兄之教,雖今先生之辯,將柰之何哉?且跖之為人也,心如涌泉,意如飄風,強足以距敵,辯足以飾非,順其心則喜,逆其心則怒,易辱人以言。先生必无往。」

유하계가 말하였다. "선생은 남의 아비 된 이는 반드시 그 아들을 타이를 수 있어야 하고 남의 형 된 이는 반드시 그 아우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하시나, 만일 아들이 아비의 타이름을 듣지 않고 아우가 형의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비록 이제 선생의 말솜씨로도 장차 이를 어찌하겠소.

또 척의 사람됨은 마음이 솟는 샘 같고 뜻이 회오리바람 같으며, 굳세기는 적을 막기에 넉넉하고 말솜씨는 그름을 꾸미기에 넉넉하오. 제 마음에 따르면 기뻐하고 제 마음을 거스르면 성내며, 말로 남을 욕보이기를 쉬이 하오. 선생은 부디 가지 마시오."

4태산 남녘에서 사람의 간을 회쳐 먹고 있었다

孔子不聽,顏回為馭,子貢為右,往見盜跖。盜跖乃方休卒徒大山之陽,膾人肝而餔之。孔子下車而前,見謁者曰:「魯人孔丘,聞將軍高義,敬再拜謁者。」

공자가 듣지 않고 안회에게 몰게 하고 자공을 오른쪽에 태워 도척을 만나러 갔다. 도척은 마침 태산 남녘에서 군사를 쉬게 하며 사람의 간을 회쳐 먹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나아가 문지기를 보고 말하였다. "노나라 사람 공구가 장군의 높은 옳음을 듣고 삼가 문지기께 두 번 절합니다."

5그 노나라의 재주부리는 거짓쟁이 공구가 아니냐

謁者入通,盜跖聞之大怒,目如明星,髮上指冠,曰:「此夫魯國之巧偽人孔丘非邪?為我告之:『爾作言造語,妄稱文武,冠枝木之冠,帶死牛之脅,多辭繆說,不耕而食,不織而衣,搖脣鼓舌,擅生是非,以迷天下之主,使天下學士不反其本,妄作孝弟,而儌倖於封侯富貴者也。子之罪大極重,疾走歸!不然,我將以子肝益晝餔之膳。』」

문지기가 들어가 알리니 도척이 이를 듣고 크게 성내어 눈이 샛별 같고 머리털이 곤두서 관을 밀어 올리며 말하였다.

"이는 저 노나라의 재주부리는 거짓쟁이 공구가 아니냐. 나를 위해 그에게 일러라. '너는 말을 지어내고 이야기를 만들어 함부로 문왕과 무왕을 일컫고, 가지 뻗은 나무 같은 관을 쓰고 죽은 소의 갈비 같은 띠를 매고, 말이 많고 잘못된 소리를 하며, 갈지 않고 먹고 짜지 않고 입는다. 입술을 놀리고 혀를 두드려 멋대로 옳고 그름을 만들어 천하의 임금을 헷갈리게 하고, 천하의 배우는 선비가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며, 함부로 효도와 공경을 지어내어 제후에 봉해지고 부귀해지기를 바라는 자다. 네 죄가 크고 지극히 무거우니 빨리 달아나 돌아가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네 간으로 낮참 반찬을 더하겠다.'"

6장막 아래에서 신이라도 뵙기를 바랍니다

孔子復通曰:「丘得幸於季,願望履幕下。」

공자가 다시 알려 말하였다. "저는 유하계에게 다행히 알려졌으니 장막 아래에서 신이라도 뵙기를 바랍니다."

7앞으로 오게 하라

謁者復通,盜跖曰:「使來前!」

문지기가 다시 알리니 도척이 말하였다. "앞으로 오게 하라."

8내 뜻에 따르면 살고 내 마음을 거스르면 죽는다

孔子趨而進,避席反走,再拜盜跖。盜跖大怒,兩展其足,案劍瞋目,聲如乳虎,曰:「丘來前!若所言,順吾意則生,逆吾心則死。」

공자가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자리를 피해 물러섰다가 도척에게 두 번 절하였다. 도척이 크게 성내어 두 다리를 벌리고 칼자루에 손을 얹고 눈을 부릅뜨니 소리가 젖먹이 딸린 범 같았다. 말하였다. "구야, 앞으로 오너라. 네 말이 내 뜻에 따르면 살고 내 마음을 거스르면 죽는다."

9천하에 세 가지 덕이 있습니다

孔子曰:「丘聞之,凡天下有三德:生而長大,美好无雙,少長貴賤見而皆說之,此上德也;知維天地,能辯諸物,此中德也;勇悍果敢,聚衆率兵,此下德也。凡人有此一德者,足以南面稱孤矣。今將軍兼此三者,身長八尺二寸,面目有光,脣如激丹,齒如齊貝,音中黃鍾,而名曰盜跖,丘竊為將軍恥不取焉。將軍有意聽臣,臣請南使吳越,北使齊魯,東使宋衞,西使晉楚,使為將軍造大城數百里,立數十萬戶之邑,尊將軍為諸侯,與天下更始,罷兵休卒,收養昆弟,共祭先祖。此聖人才士之行,而天下之願也。」

공자가 말하였다. "제가 들으니 무릇 천하에 세 가지 덕이 있습니다. 나면서 크게 자라 아름다움이 짝이 없어 젊은이나 늙은이나 귀한 이나 천한 이나 보고 다 기뻐하면 이것이 윗덕이요, 앎이 하늘과 땅을 얽고 온갖 사물을 가릴 수 있으면 이것이 가운뎃덕이요, 날래고 사나우며 굳세고 다부져 뭇사람을 모아 군사를 거느리면 이것이 아랫덕입니다.

무릇 사람이 이 가운데 한 가지 덕만 있어도 남면하여 임금이라 일컫기에 넉넉합니다. 이제 장군은 이 셋을 아울렀으니, 키가 여덟 자 두 치요 낯과 눈에 빛이 있고 입술이 붉은 단사 같고 이가 가지런한 조개 같으며 목소리가 황종에 맞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도척이라 하니, 제가 남몰래 장군을 위해 부끄러이 여겨 이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장군께서 신의 말을 들으실 뜻이 있으시면, 신이 남으로 오나라와 월나라에 심부름 가고 북으로 제나라와 노나라에 가고 동으로 송나라와 위나라에 가고 서로 진나라와 초나라에 가서, 장군을 위해 수백 리 큰 성을 짓고 수십만 집의 고을을 세워 장군을 높여 제후로 삼고, 천하와 더불어 다시 비롯하여 군사를 놓고 병졸을 쉬게 하며, 형제를 거두어 기르고 함께 선조에게 제사하기를 청합니다. 이것이 성인과 재주 있는 선비의 행실이요 천하가 바라는 바입니다."

10이로움으로 꾈 수 있고 말로 달랠 수 있는 이는 다 어리석은 여느 백성이다

盜跖大怒曰:「丘來前!夫可規以利而可諫以言者,皆愚陋恆民之謂耳。今長大美好,人見而悅之者,此吾父母之遺德也。丘雖不吾譽,吾獨不自知邪?

도척이 크게 성내어 말하였다. "구야, 앞으로 오너라. 무릇 이로움으로 꾈 수 있고 말로 달랠 수 있는 이는 다 어리석고 좁은 여느 백성을 이를 뿐이다.

이제 크게 자라 아름다워 사람이 보고 기뻐하는 것은 내 부모가 물려준 덕이다. 네가 비록 나를 기리지 않은들 내가 홀로 스스로 알지 못하겠느냐.

11낯 앞에서 기리기 좋아하는 이는 뒤에서 헐기도 좋아한다

且吾聞之,好面譽人者,亦好背而毀之。今丘告我以大城衆民,是欲規我以利而恆民畜我也,安可久長也!城之大者,莫大乎天下矣。堯舜有天下,子孫无置錐之地;湯武立為天子,而後世絕滅;非以其利大故邪?

또 내가 들으니 낯 앞에서 남을 기리기 좋아하는 이는 또한 등 뒤에서 헐기도 좋아한다 하였다.

이제 네가 나에게 큰 성과 많은 백성을 말하니, 이는 나를 이로움으로 꾀어 여느 백성처럼 나를 기르려는 것이다.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느냐.

성 가운데 큰 것으로 천하보다 큰 것이 없다. 요와 순이 천하를 가졌으나 그 자손에게 송곳 꽂을 땅도 없었고, 탕과 무왕이 서서 천자가 되었으나 뒷세상이 끊어져 없어졌다. 그 이로움이 컸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12옛날에는 짐승이 많고 사람이 적었다

且吾聞之,古者禽獸多而人少,於是民皆巢居以避之,晝拾橡栗,暮栖木上,故命之曰有巢氏之民。古者民不知衣服,夏多積薪,冬則煬之,故命之曰知生之民。神農之世,臥則居居,起則于于。民知其母,不知其父,與麋鹿共處,耕而食,織而衣,无有相害之心,此至德之隆也。然而黃帝不能致德,與蚩尤戰於涿鹿之野,流血百里。堯舜作,立羣臣,湯放其主,武王殺紂。自是之後,以強陵弱,以衆暴寡。湯武以來,皆亂人之徒也。

또 내가 들으니 옛날에는 짐승이 많고 사람이 적었다. 이에 백성이 다 둥지에 살아 이를 피하였으니, 낮에는 도토리와 밤을 줍고 저물면 나무 위에 깃들었다. 그러므로 이를 유소씨의 백성이라 이름 하였다.

옛날에 백성은 옷을 알지 못하여 여름이면 땔나무를 많이 쌓고 겨울이면 이를 때었다. 그러므로 이를 삶을 아는 백성이라 이름 하였다.

신농의 세상에는 누우면 편안하고 일어나면 느긋하였다. 백성이 제 어미는 알아도 제 아비는 알지 못하였고, 고라니와 사슴과 함께 지내며 갈아서 먹고 짜서 입었으며 서로 해치는 마음이 없었다. 이것이 지극한 덕이 높던 때다.

그러나 황제가 덕을 이루지 못하여 치우와 탁록의 들에서 싸워 피가 백 리를 흘렀다. 요와 순이 일어나 뭇 신하를 세웠고, 탕이 제 임금을 내쳤으며, 무왕이 주를 죽였다. 이 뒤로 굳센 이가 약한 이를 억누르고 많은 이가 적은 이에게 사납게 굴었다. 탕과 무왕 이래로 다 사람을 어지럽히는 무리다.

13어찌 너를 도둑 구라 하지 않고 나를 도둑 척이라 하는가

今子脩文武之道,掌天下之辯,以教後世,縫衣淺帶,矯言偽行,以迷惑天下之主,而欲求富貴焉,盜莫大於子。天下何故不謂子為盜丘,而乃謂我為盜跖?

이제 너는 문왕과 무왕의 도를 닦고 천하의 말솜씨를 쥐고서 뒷세상을 가르치며, 넓은 옷에 헐렁한 띠를 매고 말을 꾸미고 행실을 거짓으로 하여 천하의 임금을 헷갈리게 하고 부귀를 구하려 하니, 도둑으로 너보다 큰 이가 없다. 천하가 무슨 까닭으로 너를 도둑 구라 하지 않고 도리어 나를 도둑 척이라 하느냐.

14자로를 달래어 위나라 동문 위에서 젓 담기게 하였다

子以甘辭說子路而使從之,使子路去其危冠,解其長劍,而受教於子,天下皆曰孔丘能止暴禁非。其卒之也,子路欲殺衞君而事不成,身菹於衞東門之上,是子教之不至也。

너는 단 말로 자로를 달래어 너를 좇게 하고, 자로로 하여금 그 높은 관을 벗고 그 긴 칼을 풀고 너에게 가르침을 받게 하니, 천하가 다 이르기를 공구가 사나움을 그치고 그름을 막을 수 있다 하였다.

그런데 그 끝에 자로가 위나라 임금을 죽이려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위나라 동문 위에서 젓 담겼으니, 이는 네 가르침이 이르지 못한 것이다.

15네가 자로를 가르쳐 이 환난에 젓 담기게 하였다

子自謂才士聖人邪,則再逐於魯,削跡於衞,窮於齊,圍於陳蔡,不容身於天下。子教子路菹此患,上无以為身,下无以為人,子之道豈足貴邪?

네가 스스로 재주 있는 선비요 성인이라 이르느냐. 그러면서 노나라에서 두 번 쫓겨나고 위나라에서 자취를 지웠으며 제나라에서 궁하고 진과 채에서 에워싸여 천하에 몸 둘 데가 없었다.

네가 자로를 가르쳐 이 환난에 젓 담기게 하였으니, 위로는 제 몸을 어찌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남을 어찌하지 못하였다. 네 도가 어찌 귀하기에 넉넉하겠느냐.

16세상이 높이는 여섯 사람

世之所高,莫若黃帝,黃帝尚不能全德,而戰於涿鹿之野,流血百里。堯不慈,舜不孝,禹偏枯,湯放其主,武王伐紂,文王拘羑里。此六子者,世之所高也,孰論之,皆以利惑其真而強反其情性,其行乃甚可羞也。

세상이 높이는 이로 황제만 한 이가 없는데, 황제도 오히려 덕을 온전히 하지 못하여 탁록의 들에서 싸워 피가 백 리를 흘렀다.

요는 자애롭지 못하였고 순은 효도하지 못하였으며, 우는 몸 한쪽이 말랐고 탕은 제 임금을 내쳤으며, 무왕은 주를 쳤고 문왕은 유리에 갇혔다.

이 여섯 사람은 세상이 높이는 이들이나, 자세히 따져 보면 다 이로움으로 그 참됨을 헷갈리고 억지로 그 실상과 성품을 뒤집은 이들이니, 그 행실이 참으로 몹시 부끄러워할 만하다.

17세상이 이르는 어진 선비 여섯 사람

世之所謂賢士,伯夷叔齊。伯夷叔齊辭孤竹之君而餓死於首陽之山,骨肉不葬。鮑焦飾行非世,抱木而死。申徒狄諫而不聽,負石自投於河,為魚鼈所食。介子推至忠也,自割其股以食文公,文公後背之,子推怒而去,抱木而燔死。尾生與女子期於梁下,女子不來,水至不去,抱梁柱而死。此六子者,无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皆離名輕死,不念本養壽命者也。

세상이 이르는 어진 선비는 백이와 숙제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의 임금 자리를 사양하고 수양산에서 굶어 죽어 뼈와 살이 묻히지 못하였다.

포초는 행실을 꾸미고 세상을 그르다 하다가 나무를 안고 죽었다. 신도적은 간하였으나 들어 주지 않자 돌을 지고 스스로 하수에 몸을 던져 물고기와 자라에게 먹혔다.

개자추는 지극한 충성이어서 스스로 제 넓적다리를 베어 문공을 먹였는데, 문공이 뒤에 그를 저버리자 자추가 성내어 떠나 나무를 안고 불타 죽었다.

미생은 여자와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여자가 오지 않고 물이 이르러도 떠나지 않다가 다리 기둥을 안고 죽었다.

이 여섯 사람은 찢긴 개나 떠내려간 돼지, 바가지를 들고 빌어먹는 이와 다를 것이 없으니, 다 이름에 걸려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근본으로 목숨 기르기를 생각하지 않은 이들이다.

18세상이 이르는 충신

世之所謂忠臣者,莫若王子比干伍子胥。子胥沉江,比干剖心,此二子者,世謂忠臣也,然卒為天下笑。自上觀之,至於子胥比干,皆不足貴也。

세상이 이르는 충신으로 왕자 비간과 오자서만 한 이가 없다. 자서는 강에 잠겼고 비간은 심장이 갈렸다.

이 두 사람을 세상이 충신이라 이르나 마침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위에서부터 보면 자서와 비간에 이르기까지 다 귀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19귀신 일이라면 내가 알지 못하나

丘之所以說我者,若告我以鬼事,則我不能知也;若告我以人事者,不過此矣,皆吾所聞知也。

네가 나를 달래려는 것이, 나에게 귀신 일을 일러 준다면 내가 알 수 없겠으나, 나에게 사람 일을 일러 주는 것이라면 이에 지나지 않으니 다 내가 들어 아는 바다.

20사람의 실상 — 입 벌려 웃는 날이 한 달에 나흘 닷새

今吾告子以人之情,目欲視色,耳欲聽聲,口欲察味,志氣欲盈。人上壽百歲,中壽八十,下壽六十,除病瘦死喪憂患,其中開口而笑者,一月之中不過四五日而已矣。天與地无窮,人死者有時,操有時之具而托於无窮之閒,忽然无異騏驥之馳過隙也。不能說其志意,養其壽命者,皆非通道者也。

이제 내가 너에게 사람의 실상을 일러 주겠다. 눈은 빛깔을 보고자 하고 귀는 소리를 듣고자 하고 입은 맛을 살피고자 하며 뜻과 기운은 차고자 한다.

사람의 윗수명은 백 해요 가운뎃수명은 여든 해요 아랫수명은 예순 해인데, 병들고 여위고 죽고 잃고 근심하는 때를 덜면 그 가운데 입 벌려 웃는 날은 한 달에 나흘이나 닷새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하늘과 땅은 끝이 없고 사람의 죽음은 때가 있으니, 때 있는 그릇을 잡고 끝없는 사이에 붙어 있는 것이 홀연히 천리마가 틈을 지나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제 뜻을 기쁘게 하고 제 목숨을 기르지 못하는 이는 다 도에 통한 이가 아니다.

21네가 말한 것은 다 내가 버린 것이다

丘之所言,皆吾之所棄也,亟去走歸,无復言之!子之道,狂狂汲汲,詐巧虛偽事也,非可以全真也,奚足論哉!」

네가 말한 것은 다 내가 버린 것이다. 빨리 떠나 달아나 돌아가고 다시 말하지 마라. 네 도는 미치고 급하며 속이고 재주부리는 헛되고 거짓된 일이니, 참됨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찌 따지기에 넉넉하겠느냐."

22고삐를 세 번 놓치고 낯빛이 죽은 재 같았다

孔子再拜趨走,出門上車,執轡三失,目芒然无見,色若死灰,據軾低頭,不能出氣。歸到魯東門外,適遇柳下季。柳下季曰:「今者闕然數日不見,車馬有行色,得微往見跖邪?」

공자가 두 번 절하고 종종걸음으로 달아나 문을 나서 수레에 오르는데, 고삐를 세 번 놓치고 눈이 아득하여 보이지 않으며 낯빛이 죽은 재 같았다. 수레 앞턱에 기대어 머리를 숙이고 숨을 내쉬지 못하였다.

돌아와 노나라 동문 밖에 이르러 마침 유하계를 만났다. 유하계가 말하였다. "요사이 며칠 뜸하여 보이지 않더니 수레와 말에 다녀온 기색이 있소. 혹시 척을 만나러 갔던 것이 아니오."

23그렇소

孔子仰天而歎曰:「然!」

공자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하였다. "그렇소."

24척이 그대의 뜻을 거슬렀겠구려

柳下季曰:「跖得无逆汝意若前乎?」

유하계가 말하였다. "척이 그대의 뜻을 앞서 말한 대로 거슬렀겠구려."

25병 없이 스스로 뜸을 뜬 격이오

孔子曰:「然。丘所謂无病而自灸也,疾走料虎頭,編虎須,幾不免虎口哉!」

공자가 말하였다. "그렇소. 저는 이른바 병 없이 스스로 뜸을 뜬 격이오. 급히 달려가 범의 머리를 만지고 범의 수염을 땋았으니, 범의 입을 벗어난 것이 다행이구려."

26자장이 만구득에게 묻다

子張問於滿苟得曰:「盍不為行?无行則不信,不信則不任,不任則不利。故觀之名,計之利,而義真是也。若棄名利,反之於心,則夫士之為行,不可一日不為乎!」

자장이 만구득에게 물었다. "어찌 행실을 하지 않으시오. 행실이 없으면 믿어지지 않고, 믿어지지 않으면 맡겨지지 않고, 맡겨지지 않으면 이롭지 않소.

그러므로 이름으로 보고 이로움으로 헤아려도 옳음이 참으로 옳소. 만일 이름과 이로움을 버리고 마음으로 돌아간다 해도, 무릇 선비가 행실을 함은 하루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소."

27부끄러움 없는 이가 넉넉해지고 말 많은 이가 드러난다

滿苟得曰:「无恥者富,多信者顯。夫名利之大者,幾在无恥而信。故觀之名,計之利,而信真是也。若棄名利,反之於心,則夫士之為行,抱其天乎!」

만구득이 말하였다. "부끄러움 없는 이가 넉넉해지고 말 많은 이가 드러나오. 무릇 이름과 이로움이 큰 것은 거의 부끄러움 없이 말 많은 데에 있소.

그러므로 이름으로 보고 이로움으로 헤아리면 말 많음이 참으로 옳소. 만일 이름과 이로움을 버리고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무릇 선비가 행실을 함은 그 하늘을 안는 것이겠소."

28귀함과 천함의 나뉨은 행실의 곱고 미움에 있다

子張曰:「昔者桀紂貴為天子,富有天下,今謂臧聚曰,汝行如桀紂,則有怍色,有不服之心者,小人所賤也。仲尼墨翟,窮為匹夫,今謂宰相曰,子行如仲尼墨翟,則變容易色稱不足者,士誠貴也。故勢為天子,未必貴也;窮為匹夫,未必賤也;貴賤之分,在行之美惡。」

자장이 말하였다. "옛날에 걸과 주는 귀하기가 천자였고 넉넉하기가 천하를 가졌소. 이제 종이나 머슴에게 '네 행실이 걸이나 주 같다' 하면 부끄러운 낯빛을 짓고 따르지 않는 마음이 있으니, 이는 작은 사람도 천하게 여기는 것이오.

중니와 묵적은 궁하기가 필부였소. 이제 재상에게 '그대의 행실이 중니나 묵적 같다' 하면 낯빛을 고쳐 바꾸며 넉넉하지 못하다 일컬으니, 선비는 참으로 귀한 것이오.

그러므로 세력이 천자라도 반드시 귀하지는 않고, 궁하여 필부라도 반드시 천하지는 않소. 귀함과 천함의 나뉨은 행실의 곱고 미움에 있소."

29작은 도둑은 갇히고 큰 도둑은 제후가 된다

滿苟得曰:「小盜者拘,大盜者為諸侯,諸侯之門,義士存焉。昔者桓公小白殺兄入嫂而管仲為臣,田成子常殺君竊國而孔子受幣。論則賤之,行則下之,則是言行之情悖戰於胸中也,不亦拂乎!故《書》曰:『孰惡孰美?成者為首,不成者為尾。』」

만구득이 말하였다. "작은 도둑은 갇히고 큰 도둑은 제후가 되니, 제후의 문에 옳은 선비가 있소.

옛날에 환공 소백은 형을 죽이고 형수를 아내로 삼았는데 관중이 그 신하가 되었고, 전성자 상은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훔쳤는데 공자가 그 폐백을 받았소.

따질 때는 이를 천하다 하고 행할 때는 이에 몸을 낮추니, 이는 말과 행실의 실상이 가슴속에서 어긋나 싸우는 것이오. 또한 뒤틀린 것이 아니겠소.

그러므로 『서』에 이르기를 '누가 밉고 누가 고운가. 이룬 이가 머리가 되고 이루지 못한 이가 꼬리가 된다' 하였소."

30행실을 하지 않으면 멀고 가까움에 갈피가 없다

子張曰:「子不為行,即將疏戚无倫,貴賤无義,長幼无序;五紀六位,將何以為別乎?」

자장이 말하였다. "그대가 행실을 하지 않으면 곧 멀고 가까움에 갈피가 없고 귀함과 천함에 옳음이 없고 어른과 아이에 차례가 없을 것이오. 다섯 벼리와 여섯 자리를 장차 무엇으로 가리겠소."

31요는 맏아들을 죽이고 순은 어미 다른 아우를 내쳤다

滿苟得曰:「堯殺長子,舜流母弟,疏戚有倫乎?湯放桀,武王殺紂,貴賤有義乎?王季為適,周公殺兄,長幼有序乎?儒者偽辭,墨子兼愛,五紀六位將有別乎?

만구득이 말하였다. "요는 맏아들을 죽였고 순은 어미 다른 아우를 내쳤으니 멀고 가까움에 갈피가 있겠소. 탕은 걸을 내쳤고 무왕은 주를 죽였으니 귀함과 천함에 옳음이 있겠소. 왕계가 맏이가 되었고 주공이 형을 죽였으니 어른과 아이에 차례가 있겠소. 유가는 말을 거짓으로 하고 묵자는 두루 아끼자 하니, 다섯 벼리와 여섯 자리에 가림이 있겠소.

32그대는 이름을 바로 하고 나는 이로움을 바로 한다

且子正為名,我正為利。名利之實,不順於理,不監於道。吾日與子訟於无約,曰『小人殉財,君子殉名。其所以變其情,易其性,則異矣;乃至於棄其所為而殉其所不為,則一也。』故曰,无為小人,反殉而天;无為君子,從天之理。若枉若直,相而天極;面觀四方,與時消息。若是若非,執而圓機;獨成而意,與道徘徊。无轉而行,无成而義,將失而所為。无赴而富,无殉而成,將棄而天。

또 그대는 이름을 바로 하고 나는 이로움을 바로 하오. 이름과 이로움의 실상은 결에 따르지 않고 도에 비추어지지 않소.

내가 지난날 그대와 무약 앞에서 다투었는데, 이르기를 '작은 사람은 재물을 좇아 죽고 군자는 이름을 좇아 죽는다. 그 실상을 바꾸고 그 성품을 바꾸는 바는 다르나, 마침내 그 할 바를 버리고 하지 않을 바를 좇아 죽는 데 이르러서는 하나다' 하였소.

그러므로 말하오. 작은 사람이 되지 말고 돌이켜 네 하늘을 좇아라. 군자가 되지 말고 하늘의 결을 좇아라. 굽든 곧든 네 하늘의 끝을 보라. 사방을 낯으로 마주하고 때와 함께 사라지고 자라라. 옳든 그르든 네 둥근 지도리를 잡아라. 홀로 네 뜻을 이루고 도와 더불어 거닐어라.

네 행실을 돌리려 하지 말고 네 옳음을 이루려 하지 마라. 네 할 바를 잃게 된다. 네 넉넉함으로 달려가지 말고 네 이룸을 좇아 죽지 마라. 네 하늘을 버리게 된다.

33충성의 화, 미쁨의 근심, 깨끗함의 해로움

比干剖心,子胥抉眼,忠之禍也;直躬證父,尾生溺死,信之患也;鮑子立乾,申子不自理,廉之害也;孔子不見母,匡子不見父,義之失也。此上世之所傳,下世之所語,以為士者正其言、必其行,故服其殃、離其患也。」

비간이 심장을 갈리고 자서가 눈을 뽑힌 것은 충성의 화요, 곧은 궁이 아비를 고발하고 미생이 물에 빠져 죽은 것은 미쁨의 근심이며, 포초가 선 채 말라 죽고 신도적이 스스로를 돌보지 않은 것은 깨끗함의 해로움이요, 공자가 어미를 보지 못하고 광장이 아비를 보지 못한 것은 옳음의 잃음이오.

이것이 윗세상이 전하고 아랫세상이 이야기하는 바이니, 선비 된 이는 그 말을 바로 하고 그 행실을 반드시 하려 하므로 그 재앙을 입고 그 근심에 걸린다는 것이오."

34무족이 지화에게 묻다

无足問於知和曰:「人卒未有不興名就利者。彼富則人歸之,歸則下之,下則貴之。夫見下貴者,所以長生安體樂意之道也。今子獨无意焉,知不足邪,意知而力不能行邪,故推正不妄邪?」

무족이 지화에게 물었다. "사람으로 마침내 이름을 일으키고 이로움에 나아가지 않는 이가 있지 않소. 저이가 넉넉하면 사람이 그에게 돌아가고, 돌아가면 그에게 낮추고, 낮추면 그를 귀히 여기오.

무릇 남이 낮추고 귀히 여기는 것을 보는 것은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길이오. 이제 그대만 홀로 여기에 뜻이 없으니, 앎이 모자라서요, 아니면 알면서도 힘이 미치지 못해서요, 그래서 바름을 밀어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오."

35이 사람이 세속과 함께 바뀐다

知和曰:「今夫此人以為與己同時而生,同鄉而處者,以為夫絕俗過世之士焉;是專无主正,所以覽古今之時,是非之分也,與俗化。世去至重,棄至尊,以為其所為也;此其所以論長生安體樂意之道,不亦遠乎!慘怛之疾,恬愉之安,不監於體;怵惕之恐,欣懽之喜,不監於心;知為為而不知所以為,是以貴為天子,富有天下,而不免於患也。」

지화가 말하였다. "이제 무릇 이런 사람은 저와 같은 때에 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이를, 세속을 끊고 세상을 넘어선 선비라 여기오. 이는 오로지 주인 되는 바름이 없으면서 옛날과 이제의 때와 옳고 그름의 나뉨을 두루 살핀다 하는 것이니, 세속과 함께 바뀌는 것이오.

세상이 지극히 무거운 것을 버리고 지극히 높은 것을 버리면서 제가 할 바를 한다고 여기니, 이것으로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길을 따진다면 또한 멀지 않겠소.

애타는 아픔과 편안한 즐거움이 몸에 비추어지지 않고, 두렵고 떨리는 무서움과 기쁘고 즐거운 기꺼움이 마음에 비추어지지 않으며, 할 것을 할 줄만 알고 하는 까닭을 알지 못하오. 이 때문에 귀하기가 천자요 넉넉하기가 천하를 가져도 근심을 벗어나지 못하오."

36넉넉함은 사람에게 이롭지 않은 데가 없다

无足曰:「夫富之於人,无所不利,窮美究埶,至人之所不得逮,賢人之所不能及,俠人之勇力而以為威強,秉人之知謀以為明察,因人之德以為賢良,非享國而嚴若君父。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心不待學而樂之,體不待象而安之。夫欲惡避就,固不待師,此人之性也。天下雖非我,孰能辭之!」

무족이 말하였다. "무릇 넉넉함은 사람에게 이롭지 않은 데가 없소. 아름다움을 다하고 세력을 끝까지 하니, 지극한 사람도 미치지 못하는 바요 어진 사람도 이르지 못하는 바요.

남의 날램과 힘을 끼고 위엄과 굳셈으로 삼고, 남의 앎과 꾀를 잡아 밝게 살핌으로 삼으며, 남의 덕을 말미암아 어질고 좋음으로 삼으니, 나라를 누린 것도 아니면서 임금이나 아비처럼 엄하오.

또 무릇 소리와 빛깔과 맛과 권세는 사람에게 마음이 배우기를 기다리지 않고 즐거워하고 몸이 본뜨기를 기다리지 않고 편안해하오. 무릇 바라고 싫어하고 피하고 나아감은 본디 스승을 기다리지 않으니 이것이 사람의 성품이오. 천하가 비록 나를 그르다 한들 누가 이를 사양할 수 있겠소."

37아는 이의 함은 백성으로 움직인다

知和曰:「知者之為,故動以百姓,不違其度,是以足而不爭,无以為故不求。不足故求之,爭四處而不自以為貪;有餘故辭之,棄天下而不自以為廉。廉貪之實,非以迫外也,反監之度。勢為天子而不以貴驕人,富有天下而不以財戲人。計其患,慮其反,以為害於性,故辭而不受也,非以要名譽也。堯舜為帝而雍,非仁天下也,不以美害生;善卷許由得帝而不受,非虛辭讓也,不以事害己。此皆就其利、辭其害,而天下稱賢焉,則可以有之,彼非以興名譽也。」

지화가 말하였다. "아는 이의 함은 본디 백성으로 움직이며 그 법도를 어기지 않소. 이 때문에 넉넉하여 다투지 않고, 할 것이 없으므로 구하지 않소.

모자라므로 이를 구하여 사방에서 다투면서도 스스로 탐한다 여기지 않고, 남으므로 이를 사양하여 천하를 버리면서도 스스로 깨끗하다 여기지 않소. 깨끗함과 탐함의 실상은 밖에서 다그쳐진 것이 아니라 돌이켜 제 법도에 비추어 본 것이오.

세력이 천자라도 귀함으로 남에게 뽐내지 않고, 넉넉함이 천하를 가져도 재물로 남을 놀리지 않소. 그 근심을 헤아리고 그 뒤집힘을 생각하여 성품에 해롭다 여기므로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이지, 이름과 기림을 구해서가 아니오.

요와 순이 임금이 되어 어울린 것은 천하를 어질게 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으로 삶을 해치지 않은 것이요, 선권과 허유가 임금 자리를 얻고도 받지 않은 것은 헛되이 사양한 것이 아니라 일로 저를 해치지 않은 것이오.

이들은 다 그 이로움에 나아가고 그 해로움을 사양한 것인데 천하가 어질다 일컫소. 그러니 그 이름을 가질 수는 있으나, 저들이 이름과 기림을 일으키려 한 것은 아니오."

38반드시 그 이름을 지키려 몸을 괴롭히고 단것을 끊는다

无足曰:「必持其名,苦體絕甘,約養以持生,則亦久病長阨而不死者也。」

무족이 말하였다. "반드시 그 이름을 지키려 몸을 괴롭히고 단것을 끊으며 기름을 아껴 삶을 지킨다면, 또한 오래 병들고 길이 막혀서 죽지 못하는 이일 뿐이오."

39고름이 복이 되고 남음이 해가 된다

知和曰:「平為福,有餘為害者,物莫不然,而財其甚者也。今富人,耳營鐘鼓莞籥之聲,口嗛於芻豢醪醴之味,以感其意,遺忘其業,可謂亂矣;侅溺於馮氣,若負重行而上阪,可謂苦矣,貪財而取慰,貪權而取竭,靜居則溺,體澤則馮,可謂疾矣;為欲富就利,故滿若堵耳而不知避,且馮而不舍,可謂辱矣;財積而无用,服膺而不舍,滿心戚醮,求益而不止,可謂憂矣;內則疑劫請之賊,外則畏寇盜之害,內周樓疏,外不敢獨行,可謂畏矣。此六者,天下之至害也,皆遺忘而不知察,及其患至,求盡性竭財,單以反一日之无故而不可得也。故觀之名則不見,求之利則不得,繚意體而爭此,不亦惑乎!」

지화가 말하였다. "고름이 복이 되고 남음이 해가 되는 것은 사물이 다 그러하지만 재물이 그 심한 것이오.

이제 넉넉한 사람은 귀로 종과 북과 피리 소리에 얽매이고 입은 고기와 술맛에 물려, 그 뜻을 흔들고 그 일을 잊어버리니 어지럽다 하겠소.

부풀어 오른 기운에 막히고 잠겨 무거운 짐을 지고 비탈을 오르는 듯하니 괴롭다 하겠소. 재물을 탐하여 시달림을 얻고 권세를 탐하여 다함을 얻으며, 고요히 있으면 잠기고 몸이 번드르르하면 부풀어 오르니 병들었다 하겠소.

넉넉해지고 이로움에 나아가려 하므로 담처럼 가득 차도 피할 줄 모르고 부풀어 올라도 놓지 않으니 욕되다 하겠소.

재물이 쌓여도 쓰지 못하면서 가슴에 품고 놓지 않으며, 마음 가득 시름겹고 애타면서 더하기를 구하여 그치지 않으니 근심스럽다 하겠소.

안으로는 빼앗고 조르는 도둑을 의심하고 밖으로는 도둑의 해를 두려워하여, 안으로 다락과 살창을 두르고 밖으로 감히 홀로 다니지 못하니 두렵다 하겠소.

이 여섯 가지는 천하의 지극한 해로움인데, 다 잊어버리고 살필 줄을 모르오. 그 근심이 이르러 성품을 다하고 재물을 다 써서 다만 하루의 아무 일 없음으로 돌아가기를 구하여도 얻지 못하오.

그러므로 이름으로 보면 보이지 않고 이로움으로 구하면 얻지 못하오. 뜻과 몸을 얽어매고 이것을 다투니 또한 헷갈린 것이 아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