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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莊子 雜篇 漁父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28 · 한자 1,649자 · 낭독 6.6분

「장자」 잡편 「어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공자가 검은 휘장 같은 숲에 노닐다

孔子遊乎緇帷之林,休坐乎杏壇之上。弟子讀書,孔子弦歌鼓琴,奏曲未半。

공자가 검은 휘장 같은 숲에 노닐다가 살구나무 단 위에 앉아 쉬었다. 제자들은 글을 읽고 공자는 거문고를 타며 노래하였는데, 가락이 반도 이르지 않았다.

2고기잡이 늙은이가 배에서 내려 오다

有漁父者,下船而來,須眉交白,被髮揄袂,行原以上,距陸而止,左手據膝,右手持頤以聽。曲終而招子貢子路,二人俱對。

고기잡이 늙은이가 있어 배에서 내려 왔다. 수염과 눈썹이 온통 희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 소매를 늘어뜨렸는데, 언덕을 걸어 올라와 뭍에 이르러 멈추었다. 왼손으로 무릎을 짚고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들었다. 가락이 끝나자 자공과 자로를 불렀고, 두 사람이 함께 마주하였다.

3저이는 무엇 하는 이요

客指孔子曰:「彼何為者也?」

손이 공자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이는 무엇 하는 이요."

4노나라의 군자입니다

子路對曰:「魯之君子也。」

자로가 대답하였다. "노나라의 군자입니다."

5성이 공씨입니다

客問其族。子路對曰:「族孔氏。」

손이 그 성을 물으니 자로가 대답하였다. "성이 공씨입니다."

6공씨는 무엇을 다스리오

客曰:「孔氏者何治也?」

손이 말하였다. "공씨는 무엇을 다스리오."

7위로 세상의 임금에게 참되고 아래로 뭇 백성을 바꿉니다

子路未應,子貢對曰:「孔氏者,性服忠信,身行仁義,飾禮樂,選人倫,上以忠於世主,下以化於齊民,將以利天下,此孔氏之所治也。」

자로가 대답하지 못하자 자공이 대답하였다. "공씨는 성품으로 참됨과 미쁨을 따르고 몸으로 어짊과 옳음을 행하며, 예와 음악을 꾸미고 사람의 갈피를 가려, 위로는 세상의 임금에게 참되고 아래로는 뭇 백성을 바꾸어 장차 천하를 이롭게 하려 합니다. 이것이 공씨가 다스리는 바입니다."

8땅을 가진 임금이오

又問曰:「有土之君與?」

또 물었다. "땅을 가진 임금이오."

9아닙니다

子貢曰:「非也。」

자공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10제후나 왕의 도움이오

「侯王之佐與?」

"제후나 왕의 도움이오."

11아닙니다

子貢曰:「非也。」

자공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12어질기는 어지나 그 몸을 벗어나지 못할까 두렵다

客乃笑而還,行言曰:「仁則仁矣,恐不免其身;苦心勞形以危其真。嗚呼!遠哉其分於道也!」

손이 이에 웃으며 돌아서 걸어가며 말하였다. "어질기는 어지나 그 몸을 벗어나지 못할까 두렵소.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수고롭게 하여 그 참됨을 위태롭게 하는구려. 아, 멀구나, 그가 도에서 갈린 것이여."

13저이가 성인이로구나

子貢還,報孔子。孔子推琴而起,曰:「其聖人與!」乃下求之,至於澤畔,方將杖拏而引其船,顧見孔子,還鄉而立。孔子反走,再拜而進。

자공이 돌아와 공자에게 아뢰었다. 공자가 거문고를 밀치고 일어나 말하였다. "저이가 성인이로구나."

이에 내려가 그를 찾아 못가에 이르니, 마침 삿대를 짚고 그 배를 끌어당기려다가 돌아보아 공자를 보고 몸을 돌려 마주 섰다. 공자가 물러섰다가 두 번 절하고 나아갔다.

14그대는 무엇을 구하려 하오

客曰:「子將何求?」

손이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을 구하려 하오."

15기침 소리라도 들어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孔子曰:「曩者先生有緒言而去,丘不肖,未知所謂,竊待於下風,幸聞咳唾之音以卒相丘也。」

공자가 말하였다. "아까 선생께서 말끝을 남기고 가셨는데, 제가 어리석어 이르시는 바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남몰래 바람 아래에서 기다리니, 기침 소리라도 들어 마침내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16아, 심하구나, 그대의 배우기 좋아함이여

客曰:「嘻!甚矣,子之好學也!」

손이 말하였다. "아. 심하구나, 그대의 배우기 좋아함이여."

17예순아홉 해가 되도록 지극한 가르침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孔子再拜而起曰:「丘少而脩學,以至於今,六十九歲矣,无所得聞至教,敢不虛心!」

공자가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말하였다. "제가 어려서 배움을 닦아 이제에 이르러 예순아홉 해가 되었는데도 지극한 가르침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감히 마음을 비우지 않겠습니까."

18천자와 제후와 대부와 여느 사람의 근심

客曰:「同類相從,同聲相應,固天之理也。吾請釋吾之所有而經子之所以。子之所以者,人事也。天子諸侯大夫庶人,此四者自正,治之美也,四者離位而亂莫大焉。官治其職,人憂其事,乃无所陵。故田荒室露,衣食不足,徵賦不屬,妻妾不和,長少无序,庶人之憂也;能不勝任,官事不治,行不清白,羣下荒怠,功美不有,爵祿不持,大夫之憂也;廷无忠臣,國家昏亂,工技不巧,貢職不美,春秋後倫,不順天子,諸侯之憂也;陰陽不和,寒暑不時,以傷庶物,諸侯暴亂,擅相攘伐,以殘民人,禮樂不節,財用窮匱,人倫不飭,百姓淫亂,天子有司之憂也。今子既上无君侯有司之勢而下无大臣職事之官,而擅飾禮樂,選人倫,以化齊民,不泰多事乎!

손이 말하였다. "같은 무리가 서로 좇고 같은 소리가 서로 응하는 것은 본디 하늘의 결이오. 나는 내가 가진 바를 놓고 그대가 하는 바를 다스려 보겠소. 그대가 하는 바는 사람의 일이오.

천자와 제후와 대부와 여느 사람, 이 넷이 스스로 바른 것이 다스림의 아름다움이요, 넷이 자리를 떠나면 어지러움이 이보다 큰 것이 없소. 벼슬아치가 제 맡음을 다스리고 사람이 제 일을 근심하면 이에 넘보는 일이 없소.

그러므로 밭이 거칠고 방이 새며 옷과 밥이 모자라고 세금이 이어지지 않으며 아내와 첩이 어울리지 않고 어른과 아이에 차례가 없는 것은 여느 사람의 근심이요, 재주가 맡음을 이기지 못하고 벼슬의 일이 다스려지지 않으며 행실이 맑고 희지 않고 아랫사람들이 거칠고 게으르며 공과 아름다움이 없고 벼슬과 녹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대부의 근심이요, 조정에 참된 신하가 없고 나라와 집안이 어둡고 어지러우며 장인의 재주가 좋지 않고 바치는 물건이 아름답지 않으며 봄가을 조회에 차례가 뒤지고 천자를 따르지 않는 것은 제후의 근심이요, 음과 양이 어울리지 않고 추위와 더위가 제때가 아니어서 뭇 사물을 다치며 제후가 사납고 어지러워 멋대로 서로 빼앗고 쳐서 사람들을 해치며 예와 음악에 마디가 없고 재물이 다하며 사람의 갈피가 가다듬어지지 않고 온 백성이 어지러운 것은 천자와 그 벼슬아치의 근심이오.

이제 그대는 위로 임금이나 벼슬아치의 세력이 없고 아래로 대신이나 맡은 벼슬아치의 자리도 없으면서, 멋대로 예와 음악을 꾸미고 사람의 갈피를 가려 뭇 백성을 바꾸려 하니 너무 일이 많지 않겠소.

19사람에게 여덟 흠이 있고 일에 네 근심이 있다

且人有八疵,事有四患,不可不察也。非其事而事之,謂之摠;莫之顧而進之,謂之佞;希意道言,謂之諂;不擇是非而言,謂之諛;好言人之惡,謂之讒;析交離親,謂之賊;稱譽詐偽以敗惡人,謂之慝;不擇善否,兩容頰適,偷拔其所欲,謂之險。此八疵者,外以亂人,內以傷身,君子不友,明君不臣。所謂四患者:好經大事,變更易常,以挂功名,謂之叨;專知擅事,侵人自用,謂之貪;見過不更,聞諫愈甚,謂之很;人同於己則可,不同於己,雖善不善,謂之矜。此四患也。能去八疵,无行四患,而始可教已。」

또 사람에게 여덟 흠이 있고 일에 네 근심이 있으니 살피지 않을 수 없소.

제 일이 아닌데 이를 일삼는 것을 주제넘음이라 이르고, 돌아보지 않는데 나아가는 것을 아첨이라 이르고, 뜻을 살펴 말을 이끄는 것을 알랑거림이라 이르고,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말하는 것을 비위 맞춤이라 이르고, 남의 나쁜 점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을 헐뜯음이라 이르고, 사귐을 쪼개고 친함을 갈라놓는 것을 해침이라 이르고, 기리는 척 속여 남을 무너뜨리는 것을 몰래 나쁨이라 이르고,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두 낯으로 맞추며 몰래 제 바라는 바를 뽑아내는 것을 험함이라 이르오.

이 여덟 흠은 밖으로 남을 어지럽히고 안으로 제 몸을 다치니, 군자는 벗하지 않고 밝은 임금은 신하로 삼지 않소.

이른바 네 근심이란, 큰일 다스리기를 좋아하여 늘 하던 것을 고치고 바꾸어 공과 이름을 걸려 하는 것을 넘봄이라 이르고, 앎을 오로지하여 일을 멋대로 하며 남을 침범하고 저를 쓰는 것을 탐함이라 이르고, 허물을 보고도 고치지 않고 간함을 들으면 더욱 심해지는 것을 사나움이라 이르고, 남이 저와 같으면 옳다 하고 저와 같지 않으면 비록 좋아도 좋지 않다 하는 것을 뽐냄이라 이르오. 이것이 네 근심이오.

여덟 흠을 버리고 네 근심을 행하지 않아야 비로소 가르칠 수 있소."

20네 가지 헐뜯음에 걸린 것은 어찌 된 일입니까

孔子愀然而歎,再拜而起曰:「丘再逐於魯,削迹於衞,伐樹於宋,圍於陳蔡。丘不知所失,而離此四謗者何也?」

공자가 낯빛을 고치고 탄식하며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말하였다. "저는 노나라에서 두 번 쫓겨나고 위나라에서 자취를 지웠으며 송나라에서 나무가 베였고 진과 채에서 에워싸였습니다. 저는 잃은 바를 알지 못하는데 이 네 가지 헐뜯음에 걸린 것은 어찌 된 일입니까."

21그림자가 두려워 달아난 사람

客悽然變容曰:「甚矣子之難悟也!人有畏影惡迹而去之走者,舉足愈數而迹愈多,走愈疾而影不離身,自以為尚遲,疾走不休,絕力而死。不知處陰以休影,處靜以息迹,愚亦甚矣!子審仁義之間,察同異之際,觀動靜之變,適受與之度,理好惡之情,和喜怒之節,而幾於不免矣。謹脩而身,慎守其真,還以物與人,則无所累矣。今不脩身而求之人,不亦外乎!」

손이 슬퍼하며 낯빛을 바꾸어 말하였다. "심하구나, 그대의 깨닫기 어려움이여.

사람 가운데 제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제 발자국을 싫어하여 이를 떨치려 달아난 이가 있었소. 발을 들수록 발자국은 더 많아지고 달릴수록 그림자는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소. 스스로 아직 느리다 여겨 빨리 달리기를 쉬지 않다가 힘이 다하여 죽었소. 그늘에 있으면 그림자가 쉬고 고요히 있으면 발자국이 그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으니 어리석음이 또한 심하오.

그대는 어짊과 옳음의 사이를 살피고 같음과 다름의 갈피를 살피며, 움직임과 고요함의 바뀜을 보고 받음과 줌의 법도를 맞추며, 좋아함과 싫어함의 실상을 다스리고 기쁨과 성냄의 마디를 어울리게 하면서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소.

삼가 네 몸을 닦고 조심히 그 참됨을 지키며 사물을 남에게 돌려주면 얽매일 것이 없소. 이제 몸을 닦지 않고 남에게서 구하니 이 또한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겠소."

22참됨이란 무엇입니까

孔子愀然曰:「請問何謂真?」

공자가 낯빛을 고치고 말하였다. "참됨이란 무엇을 이르는지 여쭙습니다."

23참됨이란 고움과 정성의 지극함이다

客曰:「真者,精誠之至也。不精不誠,不能動人。故強哭者雖悲不哀,強怒者雖嚴不威,強親者雖笑不和。真悲无聲而哀,真怒未發而威,真親未笑而和。真在內者,神動於外,是所以貴真也。其用於人理也,事親則慈孝,事君則忠貞,飲酒則歡樂,處喪則悲哀。忠貞以功為主,飲酒以樂為主,處喪以哀為主,事親以適為主,功成之美,无一其迹矣。事親以適,不論所以矣;飲酒以樂,不選其具矣;處喪以哀,无問其禮矣。禮者,世俗之所為也;真者,所以受於天也,自然不可易也。故聖人法天貴真,不拘於俗。愚者反此。不能法天而恤於人,不知貴真,祿祿而受變於俗,故不足。惜哉,子之蚤湛於人偽而晚聞大道也!」

손이 말하였다. "참됨이란 고움과 정성의 지극함이오. 곱지 않고 정성스럽지 않으면 남을 움직이지 못하오.

그러므로 억지로 우는 이는 비록 슬퍼 보여도 애달프지 않고, 억지로 성내는 이는 비록 엄해 보여도 위엄이 없으며, 억지로 친한 이는 비록 웃어도 어울리지 않소. 참된 슬픔은 소리가 없어도 애달프고, 참된 성냄은 드러나지 않아도 위엄이 있으며, 참된 친함은 웃지 않아도 어울리오.

참됨이 안에 있는 이는 정신이 밖에서 움직이니, 이것이 참됨을 귀히 여기는 까닭이오.

그것이 사람의 결에 쓰이면, 어버이를 섬기면 자애롭고 효도하며, 임금을 섬기면 참되고 곧으며, 술을 마시면 기쁘고 즐겁고, 상을 당하면 슬프고 애달프오.

참되고 곧음은 공을 주로 하고, 술 마심은 즐거움을 주로 하고, 상을 치름은 애달픔을 주로 하고, 어버이 섬김은 마음에 맞음을 주로 하니, 공을 이루는 아름다움에는 그 자취를 하나로 할 것이 없소.

어버이를 마음에 맞게 섬기면 그 방법을 따지지 않고, 술을 즐겁게 마시면 그 그릇을 가리지 않으며, 상을 애달프게 치르면 그 예를 묻지 않소.

예란 세속이 하는 바요, 참됨이란 하늘에서 받은 바이니 저절로 그러하여 바꿀 수 없소.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을 본받아 참됨을 귀히 여기고 세속에 얽매이지 않소.

어리석은 이는 이와 반대요. 하늘을 본받지 못하고 사람을 걱정하며, 참됨을 귀히 여길 줄 몰라 시시하게 세속에 따라 바뀌니 그러므로 모자라오. 애석하구나, 그대가 일찍이 사람의 거짓에 잠기고 늦게야 큰 도를 들음이여."

24머무시는 데를 여쭙습니다

孔子又再拜而起曰:「今者丘得遇也,若天幸然。先生不羞而比之服役,而身教之。敢問舍所在,請因受業而卒學大道。」

공자가 또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말하였다. "이제 제가 뵙게 된 것은 하늘의 다행함 같습니다. 선생께서 부끄러이 여기지 않으시고 저를 부리는 이에 견주어 몸소 가르쳐 주셨습니다. 감히 머무시는 데를 여쭙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학업을 받아 마침내 큰 도를 배우기를 청합니다."

25함께 갈 만한 이와는 함께 가고

客曰:「吾聞之,可與往者與之,至於妙道;不可與往者,不知其道,慎勿與之,身乃无咎。子勉之!吾去子矣,吾去子矣!」乃剌船而去,延緣葦間。

손이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함께 갈 만한 이와는 함께 가서 묘한 도에 이르고, 함께 갈 수 없는 이는 그 도를 알지 못하니 조심하여 함께하지 마라. 그러면 몸에 허물이 없다' 하였소. 그대는 힘쓰시오. 나는 그대를 떠나겠소. 나는 그대를 떠나겠소."

이에 배를 밀고 떠나 갈대 사이를 따라 나아갔다.

26물결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감히 올랐다

顏淵還車,子路授綏,孔子不顧,待水波定,不聞拏音而後敢乘。

안연이 수레를 돌리고 자로가 손잡이 줄을 건넸으나, 공자는 돌아보지 않고 물결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삿대 소리가 들리지 않은 뒤에야 감히 올랐다.

27선생님이 이토록 위엄에 눌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子路旁車而問曰:「由得為役久矣,未嘗見夫子遇人如此其威也。萬乘之主,千乘之君,見夫子未嘗不分庭伉禮,夫子猶有倨敖之容。今漁父杖拏逆立,而夫子曲要磬折,言拜而應,得无太甚乎?門人皆怪夫子矣,漁人何以得此乎?」

자로가 수레 곁에서 물었다. "제가 부림을 받은 지 오래되었으나, 선생님이 사람을 만나 이토록 위엄에 눌리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만승의 임금과 천승의 임금도 선생님을 뵈면 뜰을 나누어 맞절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선생님께는 오히려 거만한 낯빛이 있었습니다. 이제 고기잡이 늙은이가 삿대를 짚고 마주 섰는데 선생님은 허리를 굽혀 경쇠처럼 꺾고 말마다 절하며 대답하셨으니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문인들이 다 선생님을 이상히 여깁니다. 고기잡이가 어찌 이런 대접을 얻습니까."

28어른을 만나 공경하지 않는 것은 예를 잃는 것이다

孔子伏軾而歎曰:「甚矣,由之難化也!湛於禮儀間矣,而樸鄙之心至今未去。進,吾語汝!夫遇長不敬,失禮也;見賢不尊,不仁也。彼非至人,不能下人,下人不精,不得其真,故長傷身。惜哉!不仁之於人也,禍莫大焉,而由獨擅之。且道者,萬物之所由也,庶物失之者死,得之者生,為事逆之則敗,順之則成。故道之所在,聖人尊之。今之漁父之於道,可謂有矣,吾敢不敬乎!」

공자가 수레 앞턱에 엎드려 탄식하며 말하였다. "심하구나, 유의 바뀌기 어려움이여. 예의 사이에 잠긴 지 오래인데 투박하고 낮은 마음이 이제까지 가시지 않았구나. 나오너라, 내가 너에게 말하겠다.

무릇 어른을 만나 공경하지 않는 것은 예를 잃는 것이요, 어진 이를 보고 높이지 않는 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다. 저이가 지극한 사람이 아니라면 남에게 몸을 낮출 수 없고, 남에게 낮추기를 곱게 하지 않으면 그 참됨을 얻지 못하니 그러므로 길이 몸을 다친다.

애석하구나. 어질지 못함이 사람에게 화가 이보다 큰 것이 없는데 유가 홀로 이를 멋대로 하는구나.

또 도란 만물이 말미암는 바이니, 뭇 사물이 이를 잃으면 죽고 얻으면 살며, 일을 함에 이를 거스르면 무너지고 따르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도가 있는 데를 성인은 높인다. 이제 고기잡이 늙은이가 도에 대하여 가졌다 할 만하니, 내가 감히 공경하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