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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구莊子 雜篇 列禦寇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34 · 한자 1,713자 · 낭독 6.9분

「장자」 잡편 「열어구」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열어구가 제나라로 가다 도중에 돌아오다

列御寇之齊,中道而反,遇伯昏瞀人。伯昏瞀人曰:「奚方而反?」

열어구가 제나라로 가다가 도중에 돌아오는 길에 백혼무인을 만났다. 백혼무인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돌아오는가."

2제가 놀랐습니다

曰:「吾驚焉。」

말하였다. "제가 놀랐습니다."

3어찌하여 놀랐는가

曰:「惡乎驚?」

말하였다. "어찌하여 놀랐는가."

4열 집에서 먹었는데 다섯 집이 먼저 내주었습니다

曰:「吾嘗食於十𩝫,而五𩝫先饋。」

말하였다. "제가 열 집 죽 파는 데서 먹었는데 다섯 집이 먼저 내주었습니다."

5그렇다면 너는 어찌하여 놀랐느냐

伯昏瞀人曰:「若是,則汝何為驚已?」

백혼무인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너는 어찌하여 놀랐느냐."

6만승의 임금이라면 어떠하겠습니까

曰:「夫內誠不解,形諜成光,以外鎮人心,使人輕乎貴老,而𩐈其所患。夫𩝫特為食羹之貨,多餘之贏,其為利也薄,其為權也輕,而猶若是,而況於萬乘之主乎!身勞於國而知盡於事,彼將任我以事而效我以功。吾是以驚。」

말하였다. "무릇 안의 정성이 풀리지 않아 몸에서 새어 빛을 이루고, 밖으로 남의 마음을 눌러 사람으로 하여금 귀한 이와 늙은이를 가벼이 여기게 하니, 그 근심을 익게 한 것입니다.

무릇 죽 파는 이는 다만 먹을 국을 파는 장사여서 남는 이문이 많지 않으니, 그 이로움이 얇고 그 힘이 가벼운데도 오히려 이와 같습니다. 하물며 만승의 임금이겠습니까.

몸이 나라에 수고롭고 앎이 일에 다한 이가, 저는 장차 나에게 일을 맡기고 나에게서 공을 바랄 것입니다. 제가 이 때문에 놀랐습니다."

7너는 가만히 있어라, 사람들이 너를 붙좇을 것이다

伯昏瞀人曰:「善哉觀乎!女處已,人將保女矣!」

백혼무인이 말하였다. "좋구나, 보는 눈이여. 너는 가만히 있어라. 사람들이 장차 너를 붙좇을 것이다."

8문 밖에 신이 가득하였다

无幾何而往,則戶外之屨滿矣。伯昏瞀人北面而立,敦杖蹙之乎頤,立有間,不言而出。

얼마 지나지 않아 가 보니 문 밖에 신이 가득하였다. 백혼무인이 북쪽을 보고 서서 지팡이를 세워 턱에 대고 한참을 서 있다가 말없이 나갔다.

9선생님이 오셨는데 약을 주지 않으십니까

賓者以告列子,列子提屨,跣而走,暨乎門,曰:「先生既來,曾不發藥乎?」

손을 맞는 이가 열자에게 알리니, 열자가 신을 들고 맨발로 달려 문에 이르러 말하였다. "선생님이 오셨는데 어찌 약을 주지 않으십니까."

10매이지 않은 배처럼 비어서 노니는 이

曰:「已矣,吾固告汝曰人將保汝,果保汝矣。非汝能使人保汝,而汝不能使人无保汝也,而焉用之感豫出異也!必且有感,搖而本才,又无謂也。與汝遊者,又莫汝告也。彼所小言,盡人毒也。莫覺莫悟,何相孰也!巧者勞而知者憂,无能者无所求,飽食而遨遊,汎若不繫之舟,虛而遨遊者也。」

말하였다. "그만두어라. 내가 본디 너에게 사람들이 너를 붙좇을 것이라 일렀는데 과연 너를 붙좇는구나.

네가 사람들로 하여금 너를 붙좇게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네가 사람들로 하여금 너를 붙좇지 않게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 이를 써서 미리 남다름을 드러내느냐. 반드시 또 느끼게 하는 것이 있어 네 밑바탕을 흔들 것이니 또한 말할 것이 못 된다.

너와 함께 노니는 이들도 또한 너에게 일러 주지 않는구나. 저들이 자잘하게 하는 말은 다 사람에게 독이다. 깨닫는 이도 없고 알아차리는 이도 없으니 어찌 서로 익겠느냐.

재주 있는 이는 수고롭고 아는 이는 근심하며, 재주 없는 이는 구하는 바가 없어 배불리 먹고 거닐며 노니, 매이지 않은 배처럼 떠다니며 비어서 노니는 이다."

11정나라 사람 완이 구씨 땅에서 글을 읊다

鄭人緩也呻吟裘氏之地。祗三年而緩為儒,河潤九里,澤及三族,使其弟墨。儒墨相與辯,其父助翟。十年而緩自殺。其父夢之曰:「使而子為墨者,予也,闔胡嘗視其良,既為秋柏之實矣?」

정나라 사람 완이 구씨 땅에서 글을 읊었다. 겨우 세 해 만에 완이 유가가 되어, 물이 아홉 리를 적시듯 은택이 삼족에 미쳤고 그 아우로 하여금 묵가가 되게 하였다.

유가와 묵가가 서로 따지는데 그 아비가 묵적 쪽을 도왔다. 열 해 만에 완이 스스로 죽었다.

그 아비의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당신 아들을 묵가가 되게 한 것은 나요. 어찌 한 번도 내 무덤을 보지 않으시오. 이미 가을 잣나무의 열매가 되었소."

12짓는 이가 사람에게 갚는 것은

夫造物者之報人也,不報其人而報其人之天,彼故使彼。夫人以己為有以異於人以賤其親,齊人之井飲者相捽也。故曰今之世皆緩也。自是,有德者以不知也,而況有道者乎!古者謂之遁天之刑。

무릇 짓는 이가 사람에게 갚는 것은 그 사람에게 갚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하늘에 갚는 것이니, 저것이 그러므로 저것을 그리 시킨 것이다.

무릇 사람이 저를 남과 다른 데가 있다 여겨 그 어버이를 천하게 여기는 것은, 제나라 사람이 우물물 마시는 이와 서로 멱살을 잡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제 세상은 다 완이라 한다.

이로 보면 덕 있는 이도 알지 못하는데 하물며 도 있는 이겠는가. 옛날에는 이를 하늘을 달아난 벌이라 일렀다.

13성인은 편안한 데를 편안히 여긴다

聖人安其所安,不安其所不安;衆人安其所不安,不安其所安。

성인은 그 편안한 데를 편안히 여기고 그 편안하지 않은 데를 편안히 여기지 않는다. 뭇사람은 그 편안하지 않은 데를 편안히 여기고 그 편안한 데를 편안히 여기지 않는다.

14도를 알기는 쉬우나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莊子曰:「知道易,勿言難。知而不言,所以之天也。知而言之,所以之人也。古之人,天而不人。」

장자가 말하였다. "도를 알기는 쉬우나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알고도 말하지 않는 것은 하늘로 가는 길이요, 알고서 말하는 것은 사람으로 가는 길이다. 옛사람은 하늘로 갔지 사람으로 가지 않았다."

15주평만이 용 잡는 법을 배우다

朱泙漫學屠龍於支離益,單千金之家,三年技成而无所用其巧。

주평만이 지리익에게 용 잡는 법을 배우느라 천금의 살림을 다 썼다. 세 해에 재주는 이루었으나 그 솜씨를 쓸 데가 없었다.

16성인은 반드시 해야 할 것도 반드시 하지 않는다

聖人以必不必,故无兵;衆人以不必必之,故多兵。順於兵,故行有求。兵,恃之則亡。

성인은 반드시 해야 할 것도 반드시 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다툼이 없고, 뭇사람은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반드시 하니 그러므로 다툼이 많다. 다툼을 따르니 그러므로 행함에 구하는 바가 있다. 다툼은 이를 믿으면 망한다.

17좁은 사람의 앎

小夫之知,不離苞苴竿牘,敝精神乎蹇淺,而欲兼濟道物,太一形虛。若是者,迷惑於宇宙,形累不知太初。彼至人者,歸精神乎无始而甘冥乎无何有之鄉。水流乎无形,發泄乎太清。悲哉乎!汝為知在毫毛而不知大寧。

좁은 사람의 앎은 선물 꾸러미와 편지에서 떠나지 못하고 정신을 얕고 막힌 데에 지치게 하면서, 도와 사물을 아울러 건지고 큰 하나와 꼴의 빔을 하려 한다.

이와 같은 이는 우주에 헷갈리고 몸에 얽매여 큰 처음을 알지 못한다.

저 지극한 사람은 정신을 비롯함 없는 데로 돌리고 아무것도 없는 고을에서 달게 잠든다. 물처럼 꼴 없는 데로 흐르고 크게 맑은 데로 새어 나간다.

슬프구나. 너는 앎이 터럭 끝에 있으면서 크게 편안함을 알지 못하는구나.

18송나라 조상이 진나라에 심부름 가다

宋人有曹商者,為宋王使秦。其往也,得車數乘。王說之,益車百乘。反於宋,見莊子,曰:「夫處窮閭阨巷,困窘織屨,槁項黃馘者,商之所短也;一悟萬乘之主而從車百乘者,商之所長也。」

송나라 사람에 조상이라는 이가 있어 송나라 임금을 위해 진나라에 심부름 갔다. 그가 갈 때에는 수레 몇 대를 얻었는데, 진나라 임금이 그를 기뻐하여 수레 백 대를 더해 주었다.

송나라로 돌아와 장자를 보고 말하였다. "무릇 궁한 마을 좁은 골목에 살며 곤궁하게 신을 삼고 목이 마르고 낯이 누런 것은 제가 못하는 바요, 만승의 임금을 한번 깨우쳐 수레 백 대를 따르게 하는 것은 제가 잘하는 바입니다."

19치질을 핥은 이는 수레 다섯을 얻는다

莊子曰:「秦王有病召醫。破癕潰痤者得車一乘,舐痔者得車五乘,所治愈下,得車愈多。子豈治其痔邪?何得車之多也?子行矣!」

장자가 말하였다. "진나라 임금이 병이 나서 의원을 불렀소. 종기를 터뜨리고 부스럼을 짜는 이는 수레 한 대를 얻고 치질을 핥는 이는 수레 다섯 대를 얻으니, 다스리는 데가 아래일수록 얻는 수레가 많소. 그대는 설마 그 치질이라도 핥아 주었소. 어찌 그리 수레를 많이 얻었소. 그대는 가시오."

20중니를 기둥으로 삼으면 나라가 나아지겠소

魯哀公問乎顏闔曰:「吾以仲尼為貞幹,國其有瘳乎?」

노나라 애공이 안합에게 물었다. "내가 중니를 기둥으로 삼으면 나라가 나아지겠소."

21위태롭구나, 중니여

曰:「殆哉圾乎仲尼!方且飾羽而畫,從事華辭。以支為旨,忍性以視民而不知不信。受乎心,宰乎神,夫何足以上民!彼宜女與?予頤與?誤而可矣!今使民離實學偽,非所以視民也。為後世慮,不若休之。難治也!」

말하였다. "위태롭구나, 중니여. 바야흐로 깃을 꾸미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며 꽃다운 말을 일삼습니다.

곁가지를 뜻으로 삼고 성품을 참아 가며 백성에게 보이면서도 믿어지지 않음을 알지 못합니다. 마음에 받아들이고 정신을 다스린다 하나, 무릇 어찌 백성 위에 서기에 넉넉하겠습니까.

그가 임금께 마땅하겠습니까, 임금을 기르겠습니까. 잘못된 것도 그럴듯하게 보일 뿐입니다.

이제 백성으로 하여금 실상을 떠나 거짓을 배우게 하는 것은 백성에게 보일 바가 아닙니다. 뒷세상을 생각한다면 그만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스리기 어렵습니다."

22남에게 베풀고 잊지 않는 것은 하늘의 베풂이 아니다

施于人而不忘,非天布也,商賈不齒。雖以事齒之,神者弗齒。

남에게 베풀고 잊지 않는 것은 하늘의 베풂이 아니니, 장사꾼도 이를 셈에 넣지 않는다. 비록 일로 이를 셈에 넣더라도 정신은 이를 셈에 넣지 않는다.

23바깥의 벌은 쇠와 나무요 안의 벌은 움직임과 허물이다

為外刑者,金與木也;為內刑者,動與過也。宵人之離外刑者,金木訊之;離內刑者,陰陽食之。夫免乎外內之刑者,唯真人能之。

바깥의 벌이 되는 것은 쇠와 나무요, 안의 벌이 되는 것은 움직임과 허물이다. 좁은 사람으로 바깥의 벌에 걸린 이는 쇠와 나무가 그를 다그치고, 안의 벌에 걸린 이는 음과 양이 그를 먹는다. 무릇 바깥과 안의 벌을 벗어나는 것은 오직 참사람이라야 할 수 있다.

24사람의 마음은 산천보다 험하다

孔子曰:「凡人心險於山川,難於知天。天猶有春秋冬夏旦暮之期,人者厚貌深情。故有貌愿而益,有長若不肖,有順懁而達,有堅而縵,有緩而釬。故其就義若渴者,其去義若熱。故君子遠使之而觀其忠,近使之而觀其敬,煩使之而觀其能,卒然問焉而觀其知,急與之期而觀其信,委之以財而觀其仁,告之以危而觀其節,醉之以酒而觀其側,雜之以處而觀其色。九徵至,不肖人得矣。」

공자가 말하였다. "무릇 사람의 마음은 산과 내보다 험하고 하늘을 아는 것보다 어렵다. 하늘에도 오히려 봄과 가을, 겨울과 여름, 아침과 저녁의 기약이 있으나, 사람은 낯이 두텁고 뜻이 깊다.

그러므로 낯빛은 삼가는 듯하면서 넘치는 이가 있고, 뛰어난 듯하면서 못난 이가 있고, 순한 듯하면서 급하되 통하는 이가 있고, 굳은 듯하면서 느슨한 이가 있고, 느린 듯하면서 사나운 이가 있다. 그러므로 옳음에 나아가기를 목마른 듯하는 이는 옳음을 버리기도 뜨거운 것 놓듯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를 멀리 부려 그 참됨을 보고, 가까이 부려 그 공경을 보며, 번거로이 부려 그 재주를 보고, 갑작스레 물어 그 앎을 보며, 급히 기약하여 그 미쁨을 보고, 재물을 맡겨 그 어짊을 보며, 위태로움을 일러 그 절개를 보고, 술에 취하게 하여 그 흐트러짐을 보며, 섞여 지내게 하여 그 낯빛을 본다. 이 아홉 가지 살핌이 이르면 못난 사람이 가려진다."

25정고보는 한 번 명을 받고 몸을 굽혔다

正考父一命而傴,再命而僂,三命而俯,循牆而走,孰敢不軌!如而夫者,一命而呂鉅,再命而於車上儛,三命而名諸父。孰協唐許!

정고보는 한 번 명을 받고 몸을 굽혔고 두 번 명을 받고 허리를 굽혔고 세 번 명을 받고 엎드려, 담을 따라 종종걸음으로 다녔으니 누가 감히 법도를 어기겠는가.

그런데 저런 사람은 한 번 명을 받고 뻣뻣해지고 두 번 명을 받고 수레 위에서 춤추고 세 번 명을 받고 아버지뻘을 이름으로 부르니, 누가 요임금이나 허유와 어울리겠는가.

26덕에 마음이 있고 마음에 눈꺼풀이 있는 것보다 큰 해침이 없다

賊莫大乎德有心而心有睫,及其有睫也而內視,內視而敗矣。凶德有五,中德為首。何謂中德?中德也者,有以自好也而吡其所不為者也。

덕에 마음이 있고 마음에 눈꺼풀이 있는 것보다 큰 해침이 없다. 그 눈꺼풀이 있게 되면 안으로 보게 되고, 안으로 보면 무너진다.

흉한 덕이 다섯인데 가운데 덕이 으뜸이다. 무엇을 가운데 덕이라 하는가. 가운데 덕이란 스스로 좋아하는 바가 있어 제가 하지 않는 바를 헐뜯는 것이다.

27궁함에 여덟 끝이 있고 통함에 세 반드시가 있다

窮有八極,達有三必,形有六府。美髯長大壯麗勇敢,八者俱過人也,因以是窮。緣循,偃佒,困畏不若人,三者俱通達。知慧外通,勇動多怨,仁義多責,達生之性者傀,達於知者肖;達大命者隨,達小命者遭。

궁함에 여덟 끝이 있고 통함에 세 반드시가 있으며 몸에 여섯 곳간이 있다.

아름다움과 수염과 큰 키와 몸집과 굳셈과 고움과 날램과 다부짐, 이 여덟 가지가 다 남보다 낫기 때문에 이로 말미암아 궁해진다.

남을 따라 좇음과 몸을 낮춤과 곤궁하고 두려워 남만 못한 것, 이 세 가지가 다 통하게 한다.

앎과 슬기가 밖으로 통하면 날래게 움직여 원망이 많고, 어짊과 옳음은 꾸짖음이 많다. 삶의 성품에 통한 이는 크고, 앎에 통한 이는 자잘하다. 큰 목숨에 통한 이는 따르고, 작은 목숨에 통한 이는 만나는 대로 받는다.

28송나라 임금을 뵙고 수레 열 대를 받은 이

人有見宋王者,錫車十乘。以其十乘驕穉莊子。

어떤 사람이 송나라 임금을 뵙고 수레 열 대를 받았다. 그 열 대로 장자에게 뽐내었다.

29천금의 구슬은 검은 용 턱 아래에 있다

莊子曰:「河上有家貧恃緯蕭而食者,其子沒於淵,得千金之珠。其父謂其子曰:『取石來鍛之!夫千金之珠,必在九重之淵而驪龍頷下。子能得珠者,必遭其睡也。使驪龍而寤,子尚奚微之有哉!』今宋國之深,非直九重之淵也;宋王之猛,非直驪龍也;子能得車者,必遭其睡也。使宋王而寤,子為齏粉夫。」

장자가 말하였다. "하수 가에 집이 가난하여 갈대발을 엮어 먹고사는 이가 있었소. 그 아들이 못에 잠겨 천금의 구슬을 얻었소.

그 아비가 아들에게 말하였소. '돌을 가져와 이를 깨뜨려라. 무릇 천금의 구슬은 반드시 아홉 겹 못 속 검은 용의 턱 아래에 있다. 네가 구슬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그가 잠든 때를 만난 것이다. 검은 용이 깨어 있었다면 네가 어찌 조금이라도 남았겠느냐.'

이제 송나라의 깊음은 다만 아홉 겹 못만이 아니요, 송나라 임금의 사나움은 다만 검은 용만이 아니오. 그대가 수레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그가 잠든 때를 만난 것이오. 송나라 임금이 깨어 있었다면 그대는 가루가 되었을 것이오."

30희생으로 바칠 소를 보았는가

或聘於莊子,莊子應其使曰:「子見夫犧牛乎?衣以文繡,食以芻叔。及其牽而入於大廟,雖欲為孤犢,其可得乎!」

어떤 이가 장자를 벼슬로 부르니, 장자가 그 심부름꾼에게 대답하였다. "그대는 저 희생으로 바칠 소를 보았소. 무늬 비단을 입히고 꼴과 콩을 먹이오. 그러다 끌려 큰 사당으로 들어갈 때에 이르러 비록 외로운 송아지가 되고자 한들 그것이 될 수 있겠소."

31나는 하늘과 땅을 널로 삼는다

莊子將死,弟子欲厚葬之。莊子曰:「吾以天地為棺槨,以日月為連璧,星辰為珠璣,萬物為齎送。吾葬具豈不備邪?何以加此!」

장자가 죽으려 하자 제자들이 그를 두터이 묻으려 하였다.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하늘과 땅을 널로 삼고 해와 달을 이어 붙인 옥으로 삼고 별을 구슬로 삼고 만물을 딸려 보내는 것으로 삼는다. 내 장례 갖춤이 어찌 갖추어지지 않았느냐. 무엇을 여기에 더하겠느냐."

32까마귀와 솔개가 선생님을 먹을까 두렵습니다

弟子曰:「吾恐烏鳶之食夫子也。」

제자들이 말하였다. "저희는 까마귀와 솔개가 선생님을 먹을까 두렵습니다."

33위에서는 까마귀와 솔개가 먹고 아래에서는 땅강아지와 개미가 먹는다

莊子曰:「在上為烏鳶食,在下為螻蟻食,奪彼與此,何其偏也。」

장자가 말하였다.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솔개가 먹고 아래에 있으면 땅강아지와 개미가 먹는다. 저것에서 빼앗아 이것에게 주니 어찌 그리 치우치느냐."

34고르지 않음으로 고르게 하면 그 고름이 고르지 않다

以不平平,其平也不平;以不徵徵,其徵也不徵。明者唯為之使,神者徵之。夫明之不勝神也久矣,而愚者恃其所見入於人,其功外也,不亦悲乎!

고르지 않음으로 고르게 하면 그 고름이 고르지 않고, 부르지 않음으로 부르면 그 부름이 부름이 아니다. 밝음은 다만 부림을 받을 뿐이요 정신이라야 이를 부른다.

무릇 밝음이 정신을 이기지 못한 지 오랜데, 어리석은 이가 제 본 바를 믿고 남에게 들어가니 그 공이 밖에 있다. 또한 슬프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