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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莊子 雜篇 天下

장자 莊子 · 장주(莊周)와 뒷사람들 · 전국시대(기원전 4~3세기) · 서진 곽상 33편본 · 단락 23 · 한자 2,834자 · 낭독 11.3분

「장자」 잡편 「천하」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을 곤이라 한다」 — 이 한 줄로 시작해, 등이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 새가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데서 책이 열린다. 나비 꿈을 꾸고 깨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가」 묻고, 소 잡는 백정이 열아홉 해 동안 칼을 갈지 않고, 아내가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한다. 달팽이 뿔 위에서 나라끼리 싸워 주검 수만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로 전쟁을 그치게 하고, 혜자의 무덤을 지나며 「나는 더불어 말할 이가 없다」 한다. 도덕경과 나란히 두면 같은 자리를 아주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린다.

1천하에 방술을 다스리는 이가 많다

天下之治方術者多矣,皆以其有為不可加矣。古之所謂道術者,果惡乎在?曰:「无乎不在。」曰:「神何由降?明何由出?」「聖有所生,王有所成,皆原於一。」

천하에 방술을 다스리는 이가 많은데, 다 제가 가진 것으로 더할 바가 없다 여긴다.

옛날에 이른바 도술이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이르기를 "있지 않은 데가 없다" 한다.

이르기를 "신령함은 어디서 내려오며 밝음은 어디서 나오는가" 하니, "거룩함에 나는 데가 있고 임금 노릇에 이루는 데가 있으니 다 하나에 뿌리를 둔다" 한다.

2하늘사람·신인·지극한 사람·성인·군자

不離於宗,謂之天人。不離於精,謂之神人。不離於真,謂之至人。以天為宗,以德為本,以道為門,兆於變化,謂之聖人。以仁為恩,以義為理,以禮為行,以樂為和,薰然慈仁,謂之君子。以法為分,以名為表,以參為驗,以稽為決,其數一二三四是也,百官以此相齒,以事為常,以衣食為主,蕃息畜藏,老弱孤寡為意,皆有以養,民之理也。

마루에서 떠나지 않는 이를 하늘사람이라 이르고, 고움에서 떠나지 않는 이를 신인이라 이르며, 참됨에서 떠나지 않는 이를 지극한 사람이라 이른다.

하늘을 마루로 삼고 덕을 밑으로 삼고 도를 문으로 삼아 바뀜에 조짐을 보이는 이를 성인이라 이른다.

어짊을 은혜로 삼고 옳음을 결로 삼고 예를 행실로 삼고 음악을 어울림으로 삼아 훈훈히 자애롭고 어진 이를 군자라 이른다.

법을 나눔으로 삼고 이름을 겉으로 삼고 견줌을 증험으로 삼고 살핌을 판가름으로 삼아 그 셈이 하나 둘 셋 넷인 것이 이것이니, 온갖 벼슬아치가 이로써 서로 차례를 매기고 일을 늘 하는 바로 삼으며, 옷과 밥을 주로 삼아 늘리고 기르고 쌓아 두며 늙은이와 약한 이와 외로운 이와 홀로 된 이를 마음에 두어 다 기를 바가 있게 하니, 이것이 백성의 결이다.

3옛사람은 갖추었구나

古之人其備乎!配神明,醇天地,育萬物,和天下,澤及百姓,明於本數,係於末度,六通四辟,小大精粗,其運无乎不在。其明而在數度者,舊法世傳之史尚多有之。其在於《詩》、《書》、《禮》、《樂》者,鄒魯之士搢紳先生多能明之。《詩》以道志,《書》以道事,《禮》以道行,《樂》以道和,《易》以道陰陽,《春秋》以道名分。其數散於天下而設於中國者,百家之學時或稱而道之。

옛사람은 갖추었구나. 신령함과 밝음에 짝하고 하늘과 땅을 순수하게 하며 만물을 기르고 천하를 어울리게 하여 은택이 온 백성에 미쳤다. 근본의 셈에 밝고 끝의 법도에 이어져, 여섯 갈래로 통하고 사방으로 열려 작고 크고 곱고 거친 것에 그 움직임이 있지 않은 데가 없었다.

그 밝음이 셈과 법도에 있는 것은 옛 법으로 세상에 전한 사관의 기록에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것이 『시』와 『서』와 『예』와 『악』에 있는 것은 추와 노의 선비와 벼슬한 선생들이 흔히 이를 밝힐 수 있다.

『시』로 뜻을 말하고, 『서』로 일을 말하고, 『예』로 행실을 말하고, 『악』으로 어울림을 말하고, 『역』으로 음과 양을 말하고, 『춘추』로 이름과 나눔을 말한다.

그 셈이 천하에 흩어져 중국에 베풀어진 것을 여러 집안의 학문이 때때로 일컬어 말한다.

4천하가 크게 어지러워 도술이 갈라지려 한다

天下大亂,賢聖不明,道德不一,天下多得一察焉以自好。譬如耳目鼻口,皆有所明,不能相通。猶百家衆技也,皆有所長,時有所用。雖然,不該不徧,一曲之士也。判天地之美,析萬物之理,察古人之全,寡能備於天地之美,稱神明之容。是故內聖外王之道,闇而不明,鬱而不發,天下之人各為其所欲焉以自為方。悲夫,百家往而不反,必不合矣!後世之學者,不幸不見天地之純,古人之大體,道術將為天下裂。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 어진 이와 거룩한 이가 밝지 않고 도와 덕이 하나가 되지 않으니, 천하가 흔히 한쪽만 살피고 스스로 좋아한다.

비유하자면 귀와 눈과 코와 입이 다 밝은 바가 있으나 서로 통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여러 집안의 뭇 재주와 같아서 다 나은 바가 있고 때로 쓰이는 바가 있다. 비록 그러하나 갖추지 못하고 두루 하지 못하니 한 굽이의 선비다.

하늘과 땅의 아름다움을 쪼개고 만물의 결을 가르며 옛사람의 온전함을 살피니, 하늘과 땅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신령함과 밝음의 모습을 일컫기에 넉넉한 이가 적다.

이 때문에 안으로 거룩하고 밖으로 임금다운 길이 어두워 밝지 않고 막혀 드러나지 않아, 천하 사람이 저마다 제 바라는 바를 하여 스스로 방술을 삼는다.

슬프구나. 여러 집안이 가고 돌아오지 않으니 반드시 맞지 않을 것이다. 뒷세상의 배우는 이가 불행히 하늘과 땅의 순수함과 옛사람의 큰 몸을 보지 못하니, 도술이 장차 천하에 갈라지겠구나.

5묵적과 금활리

不侈於後世,不靡於萬物,不暉於數度,以繩墨自矯而備世之急,古之道術有在於是者。墨翟、禽滑釐聞其風而說之,為之大過,已之大循。作為《非樂》,命之曰《節用》;生不歌,死无服。墨子氾愛兼利而非鬬,其道不怒;又好學而博,不異,不與先王同,毀古之禮樂。

뒷세상에 사치하지 않고 만물을 함부로 쓰지 않으며 셈과 법도로 빛내지 않고 먹줄로 스스로를 바로잡아 세상의 급함에 갖추는 것, 옛 도술에 여기에 있는 것이 있었다.

묵적과 금활리가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였다. 이를 함이 너무 지나쳤고 스스로 그침이 너무 지나쳤다.

『비악』을 지어 이를 『절용』이라 이름 하였고, 살아서 노래하지 않고 죽어서 상복을 입지 않았다.

묵자는 두루 아끼고 아울러 이롭게 하며 다툼을 그르다 하였으니 그 도는 성내지 않았다. 또 배우기를 좋아하고 넓었으며 남과 다르지 않으려 하였으나, 옛 임금과 같지 않아 옛 예와 음악을 헐었다.

6옛 상례에는 귀하고 천함에 법도가 있었다

黃帝有《咸池》,堯有《大章》,舜有《大韶》,禹有《大夏》,湯有《大濩》,文王有辟雍之樂,武王周公作《武》。古之喪禮,貴賤有儀,上下有等,天子棺槨七重,諸侯五重,大夫三重,士再重。今墨子獨生不歌,死不服,桐棺三寸而无槨,以為法式。以此教人,恐不愛人;以此自行,固不愛己。未敗墨子道,雖然,歌而非歌,哭而非哭,樂而非樂,是果類乎?其生也勤,其死也薄,其道大觳;使人憂,使人悲,其行難為也,恐其不可以為聖人之道,反天下之心,天下不堪。墨子雖獨能任,柰天下何!離於天下,其去王也遠矣。

황제에게 『함지』가 있고 요에게 『대장』이 있고 순에게 『대소』가 있고 우에게 『대하』가 있고 탕에게 『대호』가 있고 문왕에게 벽옹의 음악이 있으며 무왕과 주공이 『무』를 지었다.

옛 상례에는 귀하고 천함에 법도가 있고 위와 아래에 등급이 있어, 천자의 널은 일곱 겹, 제후는 다섯 겹, 대부는 세 겹, 선비는 두 겹이었다.

이제 묵자만 홀로 살아서 노래하지 않고 죽어서 상복을 입지 않으며 오동나무 널 세 치에 겉널이 없는 것을 법식으로 삼는다.

이로써 남을 가르치니 남을 아끼지 않는 것이 아닌가 두렵고, 이로써 스스로 행하니 참으로 저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묵자의 도를 아직 무너뜨리지는 않겠으나, 비록 그러하나 노래해야 할 때 노래를 그르다 하고 울어야 할 때 욺을 그르다 하고 즐거워해야 할 때 즐거움을 그르다 하니 이것이 과연 사람의 무리다운가.

그 삶은 부지런하고 그 죽음은 박하여 그 도가 몹시 메마르다. 사람을 근심하게 하고 사람을 슬프게 하며 그 행실을 하기 어려우니, 그것이 성인의 길이 될 수 없을까 두렵다. 천하의 마음에 어긋나 천하가 견디지 못한다. 묵자가 비록 홀로 맡을 수 있더라도 천하를 어찌하겠는가. 천하에서 떨어졌으니 임금다움에서 멂이 멀다.

7우임금은 큰 성인인데도 몸을 천하에 이토록 수고롭게 하였다

墨子稱道曰:「昔禹之湮洪水,決江河而通四夷九州也,名川三百,支川三千,小者无數。禹親自操稾耜而九雜天下之川;腓无胈,脛无毛,沐甚雨,櫛疾風,置萬國。禹大聖也而形勞天下也如此。」使後世之墨者,多以裘褐為衣,以跂蹻為服,日夜不休,以自苦為極,曰:「不能如此,非禹之道也,不足謂墨。」

묵자가 도를 일컬어 말하였다. "옛날에 우임금이 큰물을 막아 강과 하수를 터서 사방 오랑캐와 아홉 고을에 통하게 하였다. 이름난 내가 삼백이요 갈래 내가 삼천이요 작은 것은 셀 수 없었다.

우임금이 몸소 삼태기와 따비를 잡고 천하의 내를 아홉 번 섞었다. 장딴지에 살이 없고 정강이에 털이 없으며, 모진 비에 머리 감고 사나운 바람에 빗질하며 온 나라를 세웠다. 우임금은 큰 성인인데도 몸을 천하에 이토록 수고롭게 하였다."

뒷세상의 묵가로 하여금 흔히 갖옷과 베옷을 입고 나막신과 짚신을 신고 밤낮으로 쉬지 않으며 스스로 괴롭히기를 끝으로 삼아 말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하지 못하면 우임금의 길이 아니니 묵가라 이르기에 넉넉하지 않다."

8서로 다른 묵가라 이르며 서로 헐뜯다

相里勤之弟子五侯之徒,南方之墨者苦獲、已齒、鄧陵子之屬,俱誦《墨經》,而倍譎不同,相謂別墨;以堅白同異之辯相訾,以觭偶不仵之辭相應;以巨子為聖人,皆願為之尸,冀得為其後世,至今不決。

상리근의 제자와 오후의 무리, 남녘의 묵가인 고획과 이치와 등릉자의 무리가 다 『묵경』을 외우면서도 등지고 어긋나 같지 않아, 서로 다른 묵가라 일컬었다.

굳음과 흼의 같고 다름을 따져 서로 헐뜯고, 홀수와 짝수가 맞지 않는 말로 서로 응하였다. 우두머리를 성인이라 여겨 다 그를 위해 시동이 되기를 바라고 그 뒷사람이 되기를 바라니, 이제까지 판가름 나지 않았다.

9묵자는 참으로 천하를 좋아한 이다

墨翟禽滑釐之意則是,其行則非也。將使後世之墨者,必自苦以腓无胈脛无毛相進而已矣。亂之上也,治之下也。雖然,墨子真天下之好也,將求之不得也,雖枯槁不舍也。才士也夫!

묵적과 금활리의 뜻은 옳으나 그 행실은 그르다. 장차 뒷세상의 묵가로 하여금 반드시 스스로 괴롭혀 장딴지에 살이 없고 정강이에 털이 없는 것으로 서로 나아가게 할 뿐이다. 어지럽힘의 윗길이요 다스림의 아랫길이다.

비록 그러하나 묵자는 참으로 천하를 좋아한 이다. 이를 구하여 얻지 못하여도 비록 마르고 시들어도 놓지 않았으니, 재주 있는 선비로다.

10송견과 윤문

不累於俗,不飾於物,不苟於人,不忮於衆,願天下之安寧以活民命,人我之養畢足而止,以此白心,古之道術有在於是者。宋鈃尹文聞其風而悅之,作為華山之冠以自表,接萬物以別宥為始;語心之容,命之曰「心之行」,以聏合驩,以調海內,請欲置之以為主。見侮不辱,救民之鬬,禁攻寢兵,救世之戰。以此周行天下,上說下教,雖天下不取,強聒而不舍者也,故曰:上下見厭而強見也。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로 꾸미지 않으며 남에게 구차하지 않고 뭇사람을 거스르지 않으며, 천하가 편안하여 백성의 목숨이 살기를 바라고 남과 나의 기름이 넉넉하면 그치며, 이로써 마음을 희게 하는 것, 옛 도술에 여기에 있는 것이 있었다.

송견과 윤문이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였다. 화산 모양의 관을 지어 스스로 드러내고, 만물을 맞이하되 가림을 나누는 것으로 처음을 삼았다.

마음의 담는 바를 말하여 이를 「마음의 다님」이라 이름 하고, 부드러움으로 기쁨을 모아 온 세상을 고르게 하며 이를 세워 주로 삼기를 청하였다.

업신여김을 당해도 욕되다 하지 않아 백성의 다툼을 건지고, 침을 막고 군사를 쉬게 하여 세상의 싸움을 건지려 하였다.

이로써 천하를 두루 다니며 위로 달래고 아래로 가르쳤으니, 비록 천하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억지로 떠들며 놓지 않은 이들이다. 그러므로 말한다. 위아래로 싫어함을 받으면서도 억지로 나타났다.

11남을 위함이 너무 많고 저를 위함이 너무 적다

雖然,其為人太多,其自為太少;曰:「請欲固置五升之飯足矣,先生恐不得飽,弟子雖飢,不忘天下。」日夜不休,曰:「我必得活哉!」圖傲乎救世之士哉!曰:「君子不為苛察,不以身假物。」以為无益於天下者,明之不如已也,以禁攻寢兵為外,以情欲寡淺為內,其小大精粗,其行適至是而止。

비록 그러하나 남을 위함이 너무 많고 저를 위함이 너무 적었다. 말하기를 "청컨대 다섯 되 밥만 두면 넉넉하겠다" 하니, 선생은 배부르지 못할까 두렵고 제자는 비록 주려도 천하를 잊지 않았다.

밤낮으로 쉬지 않고 말하기를 "나는 반드시 살리겠다" 하였으니, 세상을 건지려는 선비로 뜻이 크구나.

말하기를 "군자는 잗달게 살피지 않고 몸을 사물에 빌려 주지 않는다" 하였다.

천하에 이로울 것이 없는 것은 밝히기보다 그만두는 편이 낫다 여겨, 침을 막고 군사를 쉬게 함을 밖으로 삼고 하고자 함을 적고 얕게 함을 안으로 삼았다. 그 작고 크고 곱고 거침에 그 행함이 다만 여기에 이르러 그쳤다.

12팽몽과 전병과 신도

公而不當,易而无私,決然无主,趣物而不兩,不顧於慮,不謀於知,於物无擇,與之俱往,古之道術有在於是者。彭蒙田駢慎到聞其風而悅之,齊萬物以為首,曰:「天能覆之而不能載之,地能載之而不能覆之,大道能包之而不能辯之,知萬物皆有所可,有所不可,故曰選則不徧,教則不至,道則无遺者矣。」

공변되어 치우치지 않고 고르되 사사로움이 없으며, 딱 잘라 주인 됨이 없고 사물을 좇되 둘로 하지 않으며, 생각을 돌아보지 않고 앎으로 꾀하지 않으며, 사물에 가림이 없이 함께 가는 것, 옛 도술에 여기에 있는 것이 있었다.

팽몽과 전병과 신도가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였다. 만물을 가지런히 함을 으뜸으로 삼아 말하였다. "하늘은 덮을 수는 있으나 실을 수 없고, 땅은 실을 수는 있으나 덮을 수 없으며, 큰 도는 감쌀 수는 있으나 가릴 수 없다. 만물에 다 옳은 바가 있고 옳지 않은 바가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가리면 두루 하지 못하고 가르치면 이르지 못하며 도는 빠뜨림이 없다 한다."

13신도는 앎을 버리고 저를 버렸다

是故慎到棄知去己而緣不得已,泠汰於物以為道理,曰知不知,將薄知而後鄰傷之者也,謑髁无任而笑天下之尚賢也,縱脫无行而非天下之大聖,椎拍輐斷,與物宛轉,舍是與非,苟可以免,不師知慮,不知前後,魏然而已矣。推而後行,曳而後往,若飄風之還,若羽之旋,若磨石之隧,全而无非,動靜无過,未嘗有罪。是何故?夫无知之物,无建己之患,无用知之累,動靜不離於理,是以終身无譽。故曰至於若无知之物而已,无用賢聖,夫塊不失道。豪桀相與笑之曰:「慎到之道,非生人之行而至死人之理,適得怪焉」。

이 때문에 신도는 앎을 버리고 저를 버려 마지못함을 따랐고, 사물에 담담히 맡김을 도의 결로 삼아, 앎은 알지 못하는 것이라 하였다. 장차 앎을 얇게 하고 그 뒤에 이를 가까이하여 해치려는 것이다.

어정거리며 맡음이 없이 천하가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을 비웃고, 멋대로 벗어나 행실 없이 천하의 큰 성인을 그르다 하였다.

망치로 두드리고 모난 데를 깎아 사물과 함께 굴러, 옳음과 그름을 놓고 그저 벗어날 수 있으면 그만이라 하였다. 앎과 생각을 스승 삼지 않고 앞과 뒤를 알지 않으며 우뚝할 뿐이었다.

밀면 그 뒤에 가고 끌면 그 뒤에 따라, 회오리바람이 도는 듯하고 깃털이 도는 듯하고 맷돌이 구르는 듯하여, 온전하여 그름이 없고 움직임과 고요함에 허물이 없어 일찍이 죄가 있은 적이 없었다.

이는 어찌 된 까닭인가. 무릇 앎이 없는 물건은 저를 세우는 근심이 없고 앎을 쓰는 얽매임이 없어 움직임과 고요함이 결에서 떠나지 않으니, 이 때문에 한평생 기림이 없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앎이 없는 물건 같은 데 이르면 그뿐이니 어진 이와 거룩한 이를 쓸 것이 없다. 무릇 흙덩이는 도를 잃지 않는다" 하였다.

뛰어난 이들이 서로 그를 비웃어 말하였다. "신도의 길은 산 사람의 행실이 아니라 죽은 사람의 결에 이르렀으니 다만 괴이할 뿐이다."

14팽몽과 전병과 신도는 도를 알지 못하였다

田駢亦然,學於彭蒙,得不教焉。彭蒙之師曰:「古之道人,至於莫之是莫之非而已矣。其風窢然,惡可而言。」常反人,不見觀,而不免於魭斷。其所謂道非道,而所言之韙不免於非。彭蒙田駢慎到不知道。雖然,概乎皆嘗有聞者也。

전병도 그러하였다. 팽몽에게 배워 가르치지 않음을 얻었다. 팽몽의 스승이 말하였다. "옛날의 도 있는 이는 옳다 함도 없고 그르다 함도 없는 데에 이르렀을 뿐이다. 그 바람이 휙 지나가니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늘 사람을 거슬러 보아 주는 이가 없었고 모난 데를 깎는 것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 이른바 도는 도가 아니었고, 말한 바 옳음도 그름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팽몽과 전병과 신도는 도를 알지 못하였다. 비록 그러하나 대체로 다 일찍이 들은 바가 있는 이들이다.

15관윤과 노담

以本為精,以物為粗,以有積為不足,澹然獨與神明居。古之道術有在於是者,關尹老耼聞其風而悅之。建之以常无有,主之以太一,以濡弱謙下為表,以空虛不毀萬物為實。

뿌리를 고운 것으로 삼고 사물을 거친 것으로 삼으며, 쌓아 둠이 있는 것을 모자란다 여기고 담담히 홀로 신령함과 밝음과 함께 사는 것, 옛 도술에 여기에 있는 것이 있었다.

관윤과 노담이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였다. 늘 없음과 있음으로 이를 세우고 큰 하나로 주를 삼으며, 부드럽고 약하고 겸손하고 낮춤을 겉으로 삼고 비어서 만물을 무너뜨리지 않음을 실로 삼았다.

16제게 머무름이 없으면 사물이 절로 드러난다

關尹曰:「在己无居,形物自著。其動若水,其靜若鏡,其應若響。芴乎若亡,寂乎若清,同焉者和,得焉者失。未嘗先人而常隨人。」

관윤이 말하였다. "제게 머무름이 없으면 꼴 있는 사물이 절로 드러난다. 그 움직임은 물 같고 그 고요함은 거울 같으며 그 응함은 메아리 같다.

아득하여 없는 듯하고 고요하여 맑은 듯하며, 같이하는 이는 어울리고 얻으려는 이는 잃는다. 일찍이 남보다 앞서지 않고 늘 남을 따른다."

17수컷을 알고 암컷을 지켜 천하의 시내가 된다

老耼曰:「知其雄,守其雌,為天下谿;知其白,守其辱,為天下谷。」人皆取先,己獨取後,曰受天下之垢;人皆取實,己獨取虛,无藏也故有餘,巋然而有餘。其行身也,徐而不費,无為也而笑巧;人皆求福,己獨曲全,曰苟免於咎。以深為根,以約為紀,曰堅則毀矣,銳則挫矣。常寬容於物,不削於人,可謂至極。

노담이 말하였다. "그 수컷을 알고 그 암컷을 지켜 천하의 시내가 되며, 그 흰 것을 알고 그 때 묻음을 지켜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사람들이 다 앞을 취하는데 저 홀로 뒤를 취하며 이르기를 천하의 때를 받는다 하였고, 사람들이 다 실한 것을 취하는데 저 홀로 빈 것을 취하며 쌓아 둠이 없으므로 남음이 있어 우뚝하게 남음이 있었다.

그 몸을 다니는 데에 느긋하고 허비하지 않으며, 함이 없이 재주부림을 비웃었다. 사람들이 다 복을 구하는데 저 홀로 굽혀 온전하며 이르기를 그저 허물을 벗어난다 하였다.

깊음을 뿌리로 삼고 간략함을 벼리로 삼아 이르기를 굳으면 무너지고 날카로우면 꺾인다 하였다. 늘 사물을 너그러이 담고 남을 깎지 않았으니 지극한 끝이라 하겠다.

18관윤과 노담이여, 옛날의 넓고 큰 참사람이로다

關尹老耼乎!古之博大真人哉!

관윤과 노담이여. 옛날의 넓고 큰 참사람이로다.

19장주가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다

芴漠无形,變化无常,死與生與,天地並與,神明往與!芒乎何之,忽乎何適,萬物畢羅,莫足以歸,古之道術有在於是者。莊周聞其風而悅之,以謬悠之說,荒唐之言,無端崖之辭,時恣縱而不儻,不以觭見之也。以天下為沈濁,不可與莊語,以巵言為曼衍,以重言為真,以寓言為廣。獨與天地精神往來而不敖倪於萬物,不譴是非,以與世俗處。其書雖瓌瑋而連犿无傷也。其辭雖參差而諔詭可觀。彼其充實不可以已,上與造物者遊,而下與外死生无終始者為友。其於本也,弘大而辟,深閎而肆,其於宗也,可謂稠適而上遂矣。雖然,其應於化而解於物也,其理不竭,其來不蛻,芒乎昧乎,未之盡者。

아득하고 고요하여 꼴이 없고 바뀜에 늘 그러함이 없으니, 죽음인가 삶인가, 하늘과 땅과 나란한가, 신령함과 밝음이 가는 것인가. 아득하니 어디로 가며 홀연하니 어디에 이르는가. 만물이 다 벌여 있으나 돌아가기에 넉넉한 것이 없다. 옛 도술에 여기에 있는 것이 있었다.

장주가 그 풍모를 듣고 기뻐하였다. 아득하고 먼 이야기와 터무니없는 말과 끝도 가도 없는 말로, 때로 멋대로 하되 치우치지 않고 한쪽만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천하가 잠기고 흐리다 여겨 함께 반듯한 말을 할 수 없다 하고, 잔의 말로 널리 퍼뜨리고 무거운 말로 참되게 하고 빗댄 말로 넓혔다.

홀로 하늘과 땅의 정신과 오가되 만물에 뽐내지 않고 옳고 그름을 나무라지 않으며 세속과 함께 지냈다.

그 글이 비록 크고 기이하나 잇달아 다치게 하는 것이 없고, 그 말이 비록 들쭉날쭉하나 익살스러워 볼 만하다.

그 속이 실하여 그칠 수 없으니, 위로는 짓는 이와 노닐고 아래로는 죽음과 삶을 밖으로 하고 마침과 비롯함이 없는 이와 벗하였다.

그 뿌리에 대하여는 크게 넓고 열려 있으며 깊고 크고 거침없고, 그 마루에 대하여는 촘촘히 맞아 위로 통하였다 하겠다.

비록 그러하나 그 바뀜에 응하고 사물을 푸는 것은 그 결이 다하지 않고 그 옴이 벗겨지지 않으니, 아득하고 어두워 아직 다하지 못한 것이다.

20혜시는 방술이 많아 그 책이 다섯 수레였다

惠施多方,其書五車,其道舛駁,其言也不中。厤物之意,曰:「至大无外,謂之大一;至小无內,謂之小一。无厚,不可積也,其大千里。天與地卑,山與澤平。日方中方睨,物方生方死。大同而與小同異,此之謂小同異;萬物畢同畢異,此之謂大同異。南方无窮而有窮,今日適越而昔來。連環可解也。我知天之中央,燕之北越之南是也。氾愛萬物,天地一體也。」

혜시는 방술이 많아 그 책이 다섯 수레였는데, 그 도는 어그러지고 뒤섞였으며 그 말은 맞지 않았다.

사물의 뜻을 벌여 말하였다. "지극히 커서 밖이 없는 것을 큰 하나라 이르고, 지극히 작아서 안이 없는 것을 작은 하나라 이른다.

두께가 없으면 쌓을 수 없으나 그 큼이 천 리다.

하늘과 땅이 다 같이 낮고, 산과 못이 다 같이 고르다.

해는 한가운데 있으면서 기울고, 사물은 나면서 죽는다.

크게 같으면서 작게 같은 것과 다르니 이를 작은 같고 다름이라 이르고, 만물이 다 같고 다 다르니 이를 큰 같고 다름이라 이른다.

남녘은 끝이 없으면서 끝이 있고, 오늘 월나라에 가서 어제 왔다.

이어진 고리를 풀 수 있다.

나는 천하의 한가운데를 아니, 연나라 북녘과 월나라 남녘이 그것이다.

만물을 두루 아끼니 하늘과 땅이 한 몸이다."

21알에 털이 있고 닭에 발이 셋이다

惠施以此為大,觀於天下而曉辯者,天下之辯者相與樂之。卵有毛,雞三足,郢有天下,犬可以為羊,馬有卵,丁子有尾,火不熱,山出口,輪不蹍地,目不見,指不至,至不絕,龜長於蛇,矩不方,規不可以為圓,鑿不圍枘,飛鳥之景未嘗動也,鏃矢之疾而有不行不止之時,狗非犬,黃馬驪牛三,白狗黑,孤駒未嘗有母,一尺之捶,日取其半,萬世不竭。辯者以此與惠施相應,終身无窮。

혜시가 이를 크다 여겨 천하에 보이고 따지는 이들을 깨우치니, 천하의 따지는 이들이 서로 이를 즐겼다.

알에 털이 있다. 닭에 발이 셋이다. 영 땅에 천하가 있다. 개를 양이라 할 수 있다. 말에 알이 있다. 두꺼비에 꼬리가 있다. 불은 뜨겁지 않다. 산에서 입이 나온다. 바퀴는 땅을 밟지 않는다. 눈은 보지 못한다. 가리킴은 이르지 못하고 이르면 끊이지 않는다. 거북이 뱀보다 길다. 곱자는 모나지 않고 그림쇠로 둥글게 할 수 없다. 구멍은 자루를 두르지 않는다. 나는 새의 그림자는 일찍이 움직인 적이 없다. 살촉 붙은 화살이 빠르나 가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는 때가 있다. 개는 개가 아니다. 누런 말과 검은 소는 셋이다. 흰 개는 검다. 어미 없는 망아지는 일찍이 어미가 있은 적이 없다. 한 자 되는 막대를 날마다 그 반을 취하면 만세에 다하지 않는다.

따지는 이들이 이로써 혜시와 서로 응하여 한평생 끝이 없었다.

22환단과 공손룡의 무리

桓團公孫龍辯者之徒,飾人之心,易人之意,能勝人之口,不能服人之心,辯者之囿也。惠施日以其知與人之辯,特與天下之辯者為怪,此其柢也。

환단과 공손룡은 따지는 이의 무리다. 사람의 마음을 꾸미고 사람의 뜻을 바꾸어 남의 입은 이길 수 있었으나 남의 마음은 따르게 하지 못하였으니, 따지는 이의 울타리다.

혜시는 날마다 그 앎으로 남과 따지며, 오직 천하의 따지는 이들과 괴이한 것을 만들었으니 이것이 그 밑바탕이다.

23슬프구나, 혜시의 재주여

然惠施之口談,自以為最賢,曰天地其壯乎!施存雄而无術。南方有倚人焉曰黃繚,問天地所以不墜不陷,風雨雷霆之故。惠施不辭而應,不慮而對,遍徧為萬物說,說而不休,多而无已,猶以為寡,益之以怪。以反人為實而欲以勝人為名,是以與衆不適也。弱於德,強於物,其塗隩矣。由天地之道觀惠施之能,其猶一蚉一䖟之勞者也。其於物也何庸!夫充一尚可,曰愈貴道,幾矣!惠施不能以此自寧,散於萬物而不厭,卒以善辯為名。惜乎!惠施之才,駘蕩而不得,逐萬物而不反,是窮響以聲,形與影競走也,悲夫!

그러나 혜시의 입으로 하는 말은 스스로 가장 어질다 여겨 이르기를 하늘과 땅도 이만하겠는가 하였으니, 혜시는 씩씩함은 지녔으나 방술이 없었다.

남녘에 치우친 사람이 있어 황료라 하였는데, 하늘과 땅이 떨어지지 않고 꺼지지 않는 까닭과 바람과 비와 우레와 벼락의 까닭을 물었다. 혜시가 사양하지 않고 응하고 생각하지 않고 대답하여, 두루 만물을 말하되 말하기를 쉬지 않고 많이 하되 그침이 없으면서 오히려 적다 여겨 괴이함을 더하였다.

사람을 거스르는 것을 실상으로 삼고 남을 이기는 것으로 이름을 삼으려 하였으니, 이 때문에 뭇사람과 맞지 않았다. 덕에 약하고 사물에 굳세니 그 길이 후미졌다.

하늘과 땅의 길로 혜시의 재주를 보면 오히려 모기 한 마리 등에 한 마리의 수고로움 같다. 그것이 사물에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무릇 하나를 채우는 것은 오히려 괜찮으니, 도를 더 귀히 여긴다면 가까울 것이다.

혜시는 이로써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고 만물에 흩어져 싫증 내지 않다가 마침내 따지기 잘한다는 이름을 얻었다.

애석하구나. 혜시의 재주가 방탕하여 얻지 못하고 만물을 좇아 돌아오지 않았으니, 이는 메아리를 소리로 다하려 하고 몸이 그림자와 달리기를 다투는 것이다. 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