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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序) — 야스마로가 올리는 글序

고사기 古事記 · 오노 야스마로(太安萬侶) · 712년 (일본 와도 5) · 단락 9 · 한자 981자 · 낭독 3.9분

「고사기」 상권 「서(序) — 야스마로가 올리는 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책. 천지가 열리는 데서 시작해 신들의 시대를 지나 추고천황까지 세 권이다. 노래 백다섯 수가 만엽가나로 적혀 있어, 한자를 뜻이 아니라 소리로만 쓴 글이 통째로 남아 있다. 일본서기와 같은 일을 다르게 적은 자리가 많아 나란히 놓고 볼 값어치가 크다.

1신 야스마로가 아뢰옵니다

臣安萬侣言:

신(臣) 야스마로(安萬侶)가 아뢰옵니다.

2하늘과 땅이 열린 뒤로

夫混元既凝,氣象未效,無名無為,誰知其形。然乾坤初分,叁神作造化之首;陰陽斯開,二霊為羣品之祖。所以出入幽顯,日月彰於洗目;浮沉海水,神祇呈於滌身。故太素杳冥,因本教而識孕土産嶋之時;元始綿邈,賴先聖而察生神立人之世。寔知懸鏡吐珠,而百王相續;喫釼切虵,以萬神蕃息與。議安河而平天下,論小濱而清國土。是以番仁岐命,初降于高千嶺;神倭天皇,經歷于秋津嶋。化熊出爪,天釼獲於高倉;生尾遮徑,大烏導於吉野。列儛攘賊,聞歌伏仇。即覺夢而敬神祇,所以稱賢后;望烟而撫黎元,於今傳聖帝。定境開邦,制于近淡海;正姓撰氏,勒于遠飛鳥。雖步驟各異,文質不同,莫不稽古以繩風猷於既頽,照今以補典教於欲絶。

무릇 뒤섞인 처음이 이미 엉겼으되 기운과 모양은 아직 드러나지 않아, 이름도 없고 함도 없으니 누가 그 꼴을 알았겠습니까. 그러나 하늘과 땅이 처음 갈리자 세 신이 만듦의 첫머리가 되었고, 음과 양이 이에 열리자 두 신령이 뭇 무리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윽한 데와 드러난 데를 드나드니 눈을 씻자 해와 달이 나타났고, 바닷물에 잠겼다 뜨니 몸을 씻자 신들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므로 아득한 처음이 어두우나 본래의 가르침에 기대어 흙을 배고 섬을 낳던 때를 알고, 맨 처음이 멀고 아득하나 앞선 성인에 기대어 신을 낳고 사람을 세우던 세상을 살핍니다.

참으로 알겠습니다. 거울을 걸고 구슬을 뱉어 온 임금이 이어 왔으며, 칼을 물고 뱀을 베어 뭇 신이 불어났음을. 야스가와(安河)에서 의논하여 천하를 고르게 하고, 오하마(小濱)에서 논하여 나라를 맑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니니기노미코토(番仁岐命)가 처음 다카치호 봉우리에 내려오시고, 가무야마토 천황(神倭天皇)이 아키즈시마(秋津嶋)를 두루 다니셨습니다. 곰으로 변한 것이 발톱을 드러내자 하늘의 칼이 다카쿠라(高倉)에서 얻어졌고, 꼬리 난 것이 길을 막자 큰 까마귀가 요시노(吉野)로 이끌었습니다. 춤을 벌여 도적을 물리치고 노래를 듣고 원수를 굴복시켰습니다.

곧 꿈을 깨어 신들을 공경하였으니 어진 임금이라 일컫고, 연기를 바라보고 백성을 어루만졌으니 이제껏 성스러운 임금으로 전합니다. 지경을 정하고 나라를 연 것은 지카쓰아후미(近淡海)에서 마련되었고, 성을 바로잡고 씨를 가린 것은 도호쓰아스카(遠飛鳥)에서 새겨졌습니다.

걸음의 빠르고 더딤이 저마다 다르고 꾸밈과 바탕이 같지 않았으나, 옛것을 상고하여 이미 무너진 풍속을 바로잡고 오늘을 비추어 끊어지려는 법과 가르침을 기우지 않은 이가 없었습니다.

협주 1

真福寺本作「敷」或认为此字为「敦」。其余各本作「效」

신푸쿠지본(真福寺本)에는 「敷」로 되어 있다. 이 글자를 「敦」으로 보는 이도 있다. 나머지 판본에는 「效」로 되어 있다.

3아스카 기요미하라 궁의 천황

曁飛鳥清原大宫御大八洲

아스카 기요미하라 궁(飛鳥清原大宮)에서 큰 여덟 섬을 다스리신

4천황이 나라를 바로 세우다

天皇御世,潛龍體元,洊雷應期。聞夢歌而想纂業,投夜水而知承基。然天時未臻,蟬蛻於南山;人事共洽,虎步於東國。皇輿忽駕,凌渡山川。六師雷震,三軍電逝。杖矛擧威,猛士烟起;絳旗耀兵,凶徒瓦解。未移浹辰,氣沴自清。乃放牛息馬,愷悌歸於華夏;卷旌戢戈,儛詠停於都邑。歲次(大)梁,月踵挾鍾,清原大宫,昇即天位。道軼軒后,德跨周王。握乾符而捴六合,得天統而包八荒。乘二氣之正,齊五行之序。設神理以奬俗,敷英風以弘國。重加,智海浩汗,潭探上古;心鏡煒煌,明覩先代。

천황의 세상에 이르러서는, 잠긴 용이 바탕을 지키고 거듭된 우레가 때를 맞추었습니다. 꿈에 들은 노래로 대업을 이을 것을 생각하고, 밤에 물에 던져 터를 이어받을 것을 아셨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준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아 남산(南山)에서 매미 허물 벗듯 물러나 계시다가, 사람의 일이 함께 무르익자 동쪽 나라에서 범처럼 걸으셨습니다. 임금의 수레가 홀연 나아가 산과 내를 건너니, 여섯 군사는 우레처럼 떨치고 세 군사는 번개처럼 달렸습니다. 창을 짚어 위엄을 드니 사나운 군사가 연기처럼 일어나고, 붉은 깃발이 군사를 빛내니 흉한 무리가 기왓장처럼 무너졌습니다.

열이틀도 지나지 않아 어지러운 기운이 절로 맑아졌습니다. 이에 소를 놓고 말을 쉬게 하며 온화한 낯으로 서울로 돌아오시니, 깃발을 걷고 창을 거두어 춤과 노래가 도읍에 머물렀습니다.

해가 대량(大梁)에 들고 달이 협종(挾鍾)을 밟을 때, 기요미하라 궁에서 천자의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도(道)는 헌원(軒轅) 임금을 앞지르고 덕(德)은 주(周)나라 왕을 넘어섰습니다. 하늘의 부신을 쥐어 여섯 방위를 아우르고, 하늘의 큰 줄기를 얻어 여덟 끝을 감싸셨습니다. 두 기운의 바름을 타고 다섯 행의 차례를 가지런히 하시며, 신묘한 이치를 세워 풍속을 이끌고 빼어난 기풍을 펴서 나라를 넓히셨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지혜의 바다가 넓고 넓어 아득한 옛적을 깊이 더듬으시고, 마음의 거울이 환하고 밝아 앞선 세대를 또렷이 보셨습니다.

협주 1

真福寺本、道果本、道祥本、春瑜本、兼永本、梵舜本、前田本/祐範本、猪熊本作:「氣[⿰方尓]自清」;《鼇頭古事記》上径直写为「氣弥自清」,并在頭注「弥ハ沴之误乎」)。《訂正古訓古事記》径直写为「氣沴自清」。《校訂古事記》径直写为「氣沵自清」。

신푸쿠지본·도카본(道果本)·도쇼본(道祥本)·슌유본(春瑜本)·가네나가본(兼永本)·본슌본(梵舜本)·마에다본(前田本)/유한본(祐範本)·이노쿠마본(猪熊本)에는 「氣[⿰方尓]自清」으로 되어 있다. 《오두고사기(鼇頭古事記)》에는 곧바로 「氣弥自清」이라 썼고 두주(頭注)에 「弥는 沴의 잘못인가」라 하였다. 《정정고훈고사기(訂正古訓古事記)》에는 「氣沴自清」, 《교정고사기(校訂古事記)》에는 「氣沵自清」이라 썼다.

5옛 기록이 어그러졌으니 바로잡으라

於是天皇詔之:「朕聞諸家之所賷帝紀及本辞,既違正實,多加虛偽。當今之時不改其失,未經幾年,其旨欲滅。斯乃邦家之經緯,王化之鴻基焉。故惟撰録帝紀,討覈舊辞,削偽定實,欲流後葉。」時有舍人,姓稗田名阿礼,年是廿八,為人聰明,度目誦口,拂耳勒心。即勅語阿礼,令誦習帝皇日継及先代舊辞。然運移世異,未行其事矣。

이에 천황께서 이르셨습니다. 「짐이 들으니 여러 집안이 지닌 제기(帝紀)와 본사(本辭)가 이미 참됨에서 어긋나고 거짓이 많이 보태어졌다 한다. 지금 그 그릇됨을 고치지 않으면 몇 해 지나지 않아 그 뜻이 스러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라의 날과 씨요 임금 된 다스림의 큰 터전이다. 그러므로 제기를 가려 적고 옛 말을 따져 살펴, 거짓을 깎고 참을 정하여 뒷세상에 흘려보내고자 한다.」

그때 도네리(舍人)가 있었으니 성은 히에다(稗田)요 이름은 아레(阿禮)라, 나이 스물여덟이었습니다. 사람됨이 총명하여 눈으로 스치면 입으로 외우고 귀에 스치면 마음에 새겼습니다. 곧 아레에게 명하여 제왕의 계보와 앞선 세대의 옛 말을 외워 익히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운이 옮기고 세상이 달라져 그 일을 미처 행하지 못하였습니다.

6엎드려 생각하옵건대

伏惟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7지금 황제의 다스림

皇帝陛下,得一光宅,通三亭育。御紫宸而德被馬蹄之所極;坐玄扈而化照船頭之所逯。日浮重暉,雲散非烟。連柯并穗之瑞,史不絶書;列烽重譯之貢,府無空月。可謂名高文命,德冠天乙矣。

황제 폐하께서는 하나를 얻어 널리 자리 잡으시고 셋에 통하여 고루 기르십니다. 자신(紫宸)에 계시며 덕이 말굽이 닿는 끝까지 미치고, 현호(玄扈)에 앉으시어 교화가 뱃머리가 이르는 데까지 비칩니다.

해는 겹으로 빛을 띄우고 구름은 흩어져 연기가 아닙니다. 가지가 이어지고 이삭이 나란한 상서는 사서에 적기를 그치지 않고, 봉화를 잇대고 통역을 거듭하는 조공은 관청에 빈 달이 없습니다. 이름이 문명(文命)보다 높고 덕이 천을(天乙)을 덮는다 이를 만합니다.

8세 권으로 엮어 올리옵니다

於焉惜舊辞之誤忤,正先紀之謬錯,以和銅四年九月十八日,詔臣安萬侣:「撰録稗田阿礼所誦之勅語舊辞,以獻上」者,謹隨詔旨,子細採摭。然上古之時,言意並朴,敷文構句,於字即難。已因訓述者,詞不逯心;全以音連者,事趣更長。是以今,或一句之中,交用音訓;或一事之内,全以訓録。即辞理叵見以注明,意况易解更非注。亦於姓「日下」謂「玖沙訶」,於名「帶」字謂「多羅斯」,如此之類,隨本不改。大抵所記者,自天地開闢(始),以訖于小治田御世。故天御中主神以下,日子波限建鵜草葺不合命以前,為上卷;神倭伊波礼毗古天皇以下,品陀御世以前,為中卷;大雀(皇帝)以下,小治田大宫以前,為下卷。并録三卷,謹以獻上。臣安萬侣,誠惶誠恐,頓首頓首。

이에 옛 말이 어그러진 것을 안타까워하고 앞선 기록이 그릇된 것을 바로잡고자, 와도(和銅) 사년 구월 십팔일에 신 야스마로에게 명하셨습니다. 「히에다노아레가 외운 칙어(勅語)와 옛 말을 가려 적어 올리라.」 삼가 명하신 뜻을 좇아 낱낱이 캐어 모았습니다.

그러나 아득한 옛적에는 말과 뜻이 다 질박하여, 글을 펴고 구절을 얽으려 하면 글자로 옮기기가 곧 어렵습니다. 이미 뜻으로만 풀어 적으면 말이 마음에 미치지 못하고, 온통 소리로만 이으면 일의 뜻이 더욱 길어집니다.

그러므로 이제 한 구절 안에서 소리와 뜻을 섞어 쓰기도 하고, 한 가지 일 안에서 온통 뜻으로만 적기도 하였습니다. 곧 말의 이치가 보기 어려운 데는 주를 달아 밝히고, 뜻이 풀기 쉬운 데는 다시 주를 달지 않았습니다. 또 성(姓)의 「日下」를 「구사카」라 하고 이름의 「帶」 자를 「다라시」라 하는 따위는 본디를 좇아 고치지 않았습니다.

대개 적은 것은 천지가 열리던 처음부터 오하리다(小治田)의 세상에 이르기까지입니다. 그러므로 아메노미나카누시노카미(天御中主神)로부터 히코나기사타케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日子波限建鵜草葺不合命)까지를 상권으로 삼고, 가무야마토이와레비코 천황(神倭伊波禮毗古天皇)으로부터 호무다(品陀)의 세상까지를 중권으로 삼고, 오호사자키(大雀) 황제로부터 오하리다 대궁(小治田大宮)까지를 하권으로 삼았습니다.

아울러 세 권으로 적어 삼가 올리옵니다. 신 야스마로, 참으로 두렵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리옵니다.

9날짜와 이름

和銅五年正月廿八日,正五位上勳五等太朝臣安萬侣。

와도(和銅) 오년 정월 이십팔일, 정오위상 훈오등 오노아소미(太朝臣) 야스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