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形篇
人稟元氣於天,各受壽夭之命,以立長短之形,猶陶者用土為簋廉,冶者用銅為矣。器形已成,不可小大;人體已定,不可減增。用氣為性,性成命定。體氣與形骸相抱,生死與期節相須。形不可變化,命不可減加。以陶冶言之,人命短長,可得論也。
사람은 으뜸 기운을 하늘에서 받아 저마다 오래 살고 일찍 죽는 명을 받고 길고 짧은 몸을 세우니, 옹기장이가 흙으로 궤와 염을 만들고 대장장이가 구리로 그릇을 짓는 것과 같다. 그릇의 꼴이 이미 이루어지면 작게도 크게도 할 수 없고, 사람의 몸이 이미 정해지면 덜지도 더하지도 못한다. 기운으로 성품을 삼으니 성품이 이루어지면 명이 정해진다. 몸의 기운과 뼈대가 서로 안고 살고 죽음이 때와 마디에 서로 기댄다. 몸은 변화할 수 없고 명은 덜고 더할 수 없다. 옹기장이와 대장장이로 말하면 사람의 명의 길고 짧음을 논할 수 있다.
或難曰:「陶者用埴為簋廉,簋廉壹成,遂至毀敗,不可復變。若夫冶者用銅為,雖已成器,猶可復爍。可得為尊,尊不可為簋。人稟氣於天,雖各受壽夭之命,立以形體,如得善道神葯,形可變化,命可加增。」
어떤 이가 따져 말한다. 「옹기장이가 찰흙으로 궤와 염을 만들면 궤와 염은 한번 이루어지면 깨져 무너지기까지 다시 바꿀 수 없다. 대장장이가 구리로 만든 것은 비록 이미 그릇이 되어도 다시 녹일 수 있다. 준(尊)이 될 수 있으되 준이 궤가 될 수는 없다. 사람이 하늘에서 기운을 받아 비록 저마다 오래 살고 일찍 죽는 명을 받고 몸을 세웠어도, 좋은 도와 신령한 약을 얻으면 몸이 변화할 수 있고 명이 더해질 수 있다.」
曰:冶者變更成器,須先以火燔爍,乃可大小短長。人冀延年,欲比於銅器,宜有若爐炭之化,乃易形;形易,壽亦可增。人何由變易其形,便如火爍銅器乎?《禮》曰:「水潦降,不獻魚鱉。」何則?雨水暴下,蟲蛇變化,化為魚鱉。離本真暫變之蟲,臣子謹慎,故不敢獻。人願身之變,冀若蟲蛇之化乎?夫蟲蛇未化者,不若不化者。蟲蛇未化,人不食也;化為魚鱉,人則食之。食則壽命乃短,非所冀也。歲月推移,氣變物類,蝦蟆為鶉,雀為蜃蛤。人願身之變,冀若鶉與蜃蛤魚鱉之類也?人設捕蜃蛤,得者食之。雖身之不化,壽命不得長,非所冀也。魯公牛哀寢疾七日,變而成虎。鯀殛羽山,化為黃能。願身變者,冀牛哀之為虎,鯀之為能乎?則夫虎、能之壽,不能過人。天地之性,人最為貴。變人之形,更為禽獸,非所冀也。凡可冀者,以老翁變為嬰兒,其次白髪復黑,齒落復生,身氣丁強,超乘不衰,乃可貴也。徒變其形,壽命不延,其何益哉?
답한다. 대장장이가 이루어진 그릇을 고치려면 먼저 불로 태워 녹여야 크고 작고 짧고 길게 할 수 있다. 사람이 해를 늘리기를 바라 구리 그릇에 견주려면 마땅히 화로와 숯의 변화 같은 것이 있어야 몸이 바뀌고, 몸이 바뀌어야 수도 더할 수 있다. 사람이 무엇으로 그 몸을 바꾸어 곧 불이 구리 그릇을 녹이듯 하겠는가.
「예」에 이르기를 「큰물이 내리면 고기와 자라를 바치지 않는다」 하였다. 어째서인가. 빗물이 갑자기 내리면 벌레와 뱀이 변화하여 고기와 자라가 된다. 본디 참모습을 떠나 잠시 변한 벌레라 신하와 자식이 삼가 감히 바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몸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벌레와 뱀의 변화 같기를 바라는 것인가. 무릇 벌레와 뱀이 변한 것은 변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벌레와 뱀이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먹지 않으나 고기와 자라로 변하면 사람이 먹는다. 먹히면 수명이 도리어 짧아지니 바라는 바가 아니다.
세월이 옮겨 가면 기운이 변하여 물건의 무리가 바뀌니 두꺼비가 메추라기가 되고 참새가 조개가 된다. 사람이 몸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메추라기나 조개나 고기와 자라 같기를 바라는 것인가. 사람이 조개를 잡아 잡은 것을 먹는다. 몸이 변한들 수명이 길어지지 못하니 바라는 바가 아니다.
노나라 공우애가 병으로 이레를 누웠다가 변하여 범이 되었고, 곤이 우산에서 죽어 누런 곰이 되었다. 몸이 변하기를 바라는 이는 우애가 범이 되고 곤이 곰이 된 것을 바라는가. 그러나 범과 곰의 수는 사람을 넘지 못한다. 하늘과 땅의 성품 가운데 사람이 가장 귀하다. 사람의 몸을 바꾸어 새와 짐승이 되는 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무릇 바랄 만한 것은 늙은이가 변하여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요, 그다음은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며 몸의 기운이 굳세어 뛰어 수레에 오르고 쇠하지 않는 것이라야 귀하다 할 것이다. 한갓 그 몸만 변하고 수명이 늘지 않으면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且物之變隨氣,若應政治,有所象為。非天所欲壽長之鼓,變易其形也,又非得神草珍葯食之而變化也。人恆服葯固壽,能增加本性,益其身年也。遭時變化,非天之正氣、人所受之真性也。天地不變,日月不易,星辰不沒,正也。人受正氣,故體不變。時或男化為女,女化為男,由高岸為谷,深谷為陵也。應政為變,為政變,非常性也。漢興,老父授張良書,已化為石。是以石之精,為漢興之瑞也。猶河精為人持璧與秦使者,秦亡之徵也。蠶食桑老,績而為繭,繭又化而為蛾;蛾有兩翼,變去蠶形。蠐螬化為復育,復育轉而為蟬;蟬生兩翼,不類蠐螬。凡諸命蠕蜚之類,多變其形,易其體。至人獨不變者,稟得正也。生為嬰兒,長為丈夫,老為父翁。從生至死,未嘗變更者,天性然也。天性不變者,不可令復變;變者,不可不變。若夫變者之壽,不若不變者。人欲變其形,輒增益其年,可也;如徒變其形而年不增,則蟬之類也,何謂人願之?
게다가 물건의 변화는 기운을 따르니 정치에 응하는 것 같아 상으로 삼는 바가 있다. 하늘이 오래 살게 하려는 까닭으로 그 몸을 바꾸는 것이 아니요, 또 신령한 풀과 진귀한 약을 얻어 먹고 변화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늘 약을 먹어 수를 굳히면 본디 성품에 더하여 그 몸의 해를 늘릴 수 있다 하나, 때를 만나 변화하는 것은 하늘의 바른 기운도 사람이 받은 참된 성품도 아니다.
하늘과 땅이 변하지 않고 해와 달이 바뀌지 않고 별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 바른 것이다. 사람은 바른 기운을 받으므로 몸이 변하지 않는다. 때로 사내가 계집이 되고 계집이 사내가 되는 것은 높은 언덕이 골짜기가 되고 깊은 골짜기가 언덕이 되는 것과 같다. 정치에 응하여 변하는 것이니 정치 때문에 변하는 것이지 늘 그런 성품이 아니다. 한나라가 일어날 때 늙은이가 장량에게 글을 주고 이내 돌로 변하였다. 이는 돌의 정기가 한나라가 일어날 상서가 된 것이다. 하수의 정기가 사람이 되어 구슬을 진나라 사자에게 준 것이 진나라가 망할 징조인 것과 같다.
누에가 뽕을 먹고 늙으면 실을 뽑아 고치가 되고 고치는 또 변하여 나방이 된다. 나방은 두 날개가 있어 누에의 꼴을 벗어난다. 굼벵이가 변하여 복육이 되고 복육이 바뀌어 매미가 된다. 매미는 두 날개가 나서 굼벵이와 닮지 않다. 무릇 명을 받아 꿈틀거리고 나는 무리는 흔히 그 꼴을 변하고 그 몸을 바꾼다. 사람만이 홀로 변하지 않는 것은 바른 것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서는 어린아이요 자라서는 장부요 늙어서는 늙은이다. 나서 죽기까지 일찍이 바뀐 적이 없는 것은 타고난 성품이 그러해서다. 타고난 성품이 변하지 않는 것은 다시 변하게 할 수 없고, 변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수 없다. 변하는 것의 수는 변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사람이 그 몸을 변하려 하는데 곧 그 해가 더해진다면 좋으나, 한갓 그 몸만 변하고 해가 늘지 않으면 매미의 무리니 어찌 사람이 바란다 하겠는가.
龍之為蟲,一存一亡,一短一長。龍之為性也,變化斯須,輒復非常。由此言之,人,物也,受不變之刑,〔形〕不可變更,年不可增減。
용이란 벌레는 한 번 있다가 한 번 없어지고 한 번 짧다가 한 번 길다. 용의 성품은 잠깐 사이에 변화하여 곧 다시 예사롭지 않게 된다. 이로써 말하면 사람은 물건이라 변하지 않는 꼴을 받았으니 몸은 바꿀 수 없고 해는 더하고 덜 수 없다.
傳稱高宗有桑谷之異。悔過反政,享福百年,是虛也。傳言宋景公出三善言,熒惑卻三舍,延年二十一載,是又虛也。又言秦繆公有明德,上帝賜之十九年,是又虛也。稱赤松、王喬好道為仙,度世之死,是又虛也。假令人生立形謂之甲,終老至死,常守甲形,如好道為仙,未有使甲變為乙者也。夫形不可變更,年不可減增。何則?
전하는 말에 고종에게 뽕나무와 닥나무의 이변이 있었는데 허물을 뉘우치고 정사를 돌이켜 복을 백 년 누렸다 하나 이는 헛말이다. 전하는 말에 송 경공이 세 마디 착한 말을 하니 형혹성이 세 자리를 물러나 해를 스물한 해 늘렸다 하나 이 또한 헛말이다. 또 진 목공이 밝은 덕이 있어 상제가 열아홉 해를 주었다 하나 이 또한 헛말이다. 적송자와 왕교가 도를 좋아하여 신선이 되어 세상의 죽음을 벗어났다 하나 이 또한 헛말이다. 가령 사람이 나서 몸을 세운 것을 갑이라 하면 늙어 죽기까지 늘 갑의 몸을 지키니, 도를 좋아하여 신선이 되더라도 갑을 을로 변하게 한 일은 없다. 무릇 몸은 바꿀 수 없고 해는 덜고 더할 수 없다. 어째서인가.
形、氣、性,天也。形為春,氣為夏。人以氣為壽,形隨氣而動。氣性不均,則於體不同。牛壽半馬,馬壽半人,然則牛馬之形與人異矣。稟牛馬之形,當自得牛馬之壽;牛馬之不變為人,則年壽亦短於人。世稱高宗之徒,不言其身形變異。而徒言其增延年壽,故有信矣。
몸과 기운과 성품은 하늘이다. 몸은 봄이 되고 기운은 여름이 된다. 사람은 기운으로 수를 삼고 몸은 기운을 따라 움직인다. 기운과 성품이 고르지 않으면 몸에서 같지 않다. 소의 수는 말의 반이요 말의 수는 사람의 반이니, 그러면 소와 말의 몸은 사람과 다르다. 소와 말의 몸을 받으면 마땅히 절로 소와 말의 수를 얻고, 소와 말이 변하여 사람이 되지 못하니 해와 수도 사람보다 짧다. 세상이 고종의 무리를 일컬을 때 그 몸이 변했다고는 말하지 않고 한갓 그 해와 수가 늘었다고만 말하니, 그래서 믿는 이가 있다.
形之血氣也,猶囊之貯粟米也。一石,囊之高大亦適一石。如損益粟米,囊亦增減。人以氣為壽,氣猶粟米,形猶囊也。增減其壽,亦當增減其身,形安得如故?如以人形與囊異,氣與粟米殊,更以苞瓜喻之。苞瓜之汁,猶人之血也;其肌,猶肉也。試令人損益苞瓜之汁,令其形如故,耐為之乎?人不耐損益苞瓜之汁,天安耐增減人之年?人年不可增減,高宗之徒誰益之者?而云增加。如言高宗之徒,形體變易,其年亦增,乃可信也。今言年增,不言其體變,未可信也。何則?人稟氣於天,氣成而形立,則命相須以至終死。形不可變化,年亦不可增加。以何驗之?人生能行,死則僵仆,死則氣(減)〔滅〕形消而坏。
몸의 피와 기운은 자루에 좁쌀을 담은 것과 같다. 한 섬이면 자루의 높고 큼도 꼭 한 섬이다. 좁쌀을 덜고 더하면 자루도 늘고 준다. 사람은 기운으로 수를 삼으니 기운은 좁쌀 같고 몸은 자루 같다. 그 수를 더하고 덜면 마땅히 그 몸도 더하고 덜어야 하니 몸이 어찌 예전 같을 수 있겠는가.
사람의 몸이 자루와 다르고 기운이 좁쌀과 다르다 한다면 다시 박으로 비유하겠다. 박의 즙은 사람의 피와 같고 그 살은 살과 같다. 시험 삼아 사람에게 박의 즙을 덜고 더하되 그 꼴은 예전 같게 하라 하면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박의 즙을 덜고 더하지 못하는데 하늘이 어찌 사람의 해를 더하고 덜 수 있겠는가.
사람의 해는 더하고 덜 수 없거늘 고종의 무리는 누가 더해 주었는가. 그런데도 더해졌다 한다. 고종의 무리가 몸이 바뀌고 그 해도 늘었다 한다면 믿을 만하다. 이제 해가 늘었다 하고 그 몸이 변했다고는 하지 않으니 믿을 수 없다. 어째서인가. 사람은 기운을 하늘에서 받아 기운이 이루어지고 몸이 서면 명이 서로 기대어 죽기에 이른다. 몸은 변화할 수 없고 해도 더할 수 없다. 무엇으로 증험하는가. 사람이 살아서는 걸을 수 있으나 죽으면 뻣뻣이 넘어지고, 죽으면 기운이 꺼지고 몸이 스러져 무너진다.
稟生人形,不可得變,其年安可增?人生至老,身變者,髪與膚也。人少則髪黑,老則髪白,白久則黃。髪之變,形非變也。人少則膚白,老則膚黑,黑久則黯,若有垢矣。髪黃而膚為垢,故《禮》曰:「黃無疆。」髪〔膚〕變異,故人老壽遲死,骨肉不可變更,壽極則死矣。五行之物,可變改者,唯土也。埏以為馬,變以為人,是謂未入陶灶更火者也。如使成器,入灶更火,牢堅不可復變。今人以為天地所陶冶矣,形已成定,何可復更也?
사람의 몸을 받아 났으면 변할 수 없는데 그 해를 어찌 더하겠는가. 사람이 나서 늙기까지 몸에서 변하는 것은 머리털과 살갗이다. 사람이 젊으면 머리털이 검고 늙으면 희며 흰 지 오래면 누렇다. 머리털이 변하는 것이지 몸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젊으면 살갗이 희고 늙으면 검으며 검은 지 오래면 거무튀튀하여 때가 낀 듯하다. 머리털이 누렇고 살갗에 때가 끼므로 「예」에 이르기를 「누렇게 되어 끝이 없다」 하였다. 머리털과 살갗이 변하므로 사람이 늙어 오래 살다 더디 죽는 것이니, 뼈와 살은 바꿀 수 없고 수가 다하면 죽는다.
오행의 물건 가운데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흙이다. 이겨서 말을 만들고 바꾸어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직 가마에 들어가 불을 거치지 않은 것을 이른다. 그릇을 이루어 가마에 들어가 불을 거치면 굳어 다시 변할 수 없다. 이제 사람은 하늘과 땅이 빚어 구운 것이라 몸이 이미 이루어져 정해졌으니 어찌 다시 바꾸겠는가.
圖仙人之形,體生毛,臂變為翼,行於雲則年增矣,千歲不死。此虛圖也。世有虛語,亦有虛圖。假使之然,蟬蛾之類,非真正人也。海外三十五國,有毛民羽民,羽則揖矣。毛羽之民土形所出,非言為道身生毛羽也。禹、益見西王母,不言有毛羽。不死之民,亦在外國,不言有毛羽。毛羽之民,不言之死;不死之民,不言毛羽。毛羽未可以效不死,仙人之有翼,安足以驗長壽乎?
신선의 꼴을 그린 것을 보면 몸에 털이 나고 팔이 변하여 날개가 되어 구름 위를 다니니 해가 늘어 천 년을 죽지 않는다 한다. 이는 헛된 그림이다. 세상에 헛말이 있듯이 헛된 그림도 있다. 가령 그렇다 하더라도 매미와 나방의 무리이지 참된 사람이 아니다.
바다 밖 서른다섯 나라에 모민(毛民)과 우민(羽民)이 있는데 날개가 있으면 난다. 털과 날개 있는 백성은 그 땅의 꼴에서 나온 것이지 도를 닦아 몸에 털과 날개가 났다는 말이 아니다. 우와 익이 서왕모를 보았으나 털과 날개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죽지 않는 백성도 바깥 나라에 있으나 털과 날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털과 날개 있는 백성은 죽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고, 죽지 않는 백성은 털과 날개를 말하지 않는다. 털과 날개로 죽지 않음을 증험할 수 없으니, 신선에게 날개가 있다 한들 어찌 오래 삶을 증험하기에 넉넉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