物勢篇
儒者論曰:「天地故生人。」此言妄也。夫天地合氣,人偶自生也。猶夫婦合氣,子則自生也。夫婦合氣,非當時欲得生子;情欲動而合,合而生子矣。且夫婦不故生子,以知天不故生人也。然則人生於天地也,猶魚之於淵,飢虱之於人也。因氣而生,種類相產,萬物生天地之間,皆一實也。傳曰:「天地不故生人,人偶自生。」
유자가 논하여 말한다. 「하늘과 땅이 일부러 사람을 낳았다.」 이 말은 망령되다. 무릇 하늘과 땅이 기운을 합하매 사람이 우연히 절로 나는 것이다. 부부가 기운을 합하면 자식이 절로 나는 것과 같다. 부부가 기운을 합할 때 그때 자식을 얻으려 한 것이 아니라, 정욕이 움직여 합하고 합하여 자식을 낳는 것이다. 또 부부가 일부러 자식을 낳지 않는 것으로 하늘이 일부러 사람을 낳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이 하늘과 땅에서 나는 것은 물고기가 못에서 나고 이가 사람에게서 나는 것과 같다. 기운으로 말미암아 나서 종류가 서로 낳으니, 만물이 하늘과 땅 사이에 나는 것은 다 한가지다. 전에 이르기를 「하늘과 땅은 일부러 사람을 낳지 않고 사람은 우연히 절로 난다」 하였다.
若此,論事者何故云天地為爐,萬物為銅,陰陽為火,造化為工乎?案陶冶者之用爍銅燔器,故為之也。而云天地不故生人,人偶自生耳,可謂陶冶者不故為器而器偶自成乎?夫比不應事,未可謂喻;文不稱實,未可謂是也。曰:「是喻人稟氣不能純一,若爍銅之下形,燔器之得火也,非謂天地生人與陶冶同也。」興喻,人皆引人事,人事有體,不可斷絕。以目視頭,頭不得不動;以手相足,足不得不搖。目與頭同形,手與足同體。今夫陶冶者初埴作器,必模范為形,故作之也;燃炭生火,必調和爐灶,故為之也。及銅爍不能皆成,器燔不能盡善,不能故生也。
이러하다면 일을 논하는 이는 무슨 까닭으로 하늘과 땅을 화로라 하고 만물을 구리라 하고 음양을 불이라 하고 조화를 장인이라 하는가. 살피건대 옹기장이와 대장장이가 구리를 녹이고 그릇을 굽는 것은 일부러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늘과 땅이 일부러 사람을 낳지 않고 사람이 우연히 절로 날 뿐이라 한다면, 옹기장이와 대장장이가 일부러 그릇을 만들지 않았는데 그릇이 우연히 절로 이루어졌다 할 수 있겠는가. 무릇 비유가 일에 응하지 않으면 비유라 할 수 없고, 글이 실상에 맞지 않으면 옳다 할 수 없다.
답한다. 「이는 사람이 기운을 받음에 순일하지 못한 것이, 구리를 녹여 틀에 붓고 그릇을 구워 불을 얻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 것이지, 하늘과 땅이 사람을 낳는 것이 옹기장이와 대장장이와 같다는 말이 아니다.」 비유를 일으킬 때 사람은 다 사람의 일을 끌어오는데, 사람의 일에는 몸이 있어 끊을 수 없다. 눈으로 머리를 보면 머리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고 손으로 발을 만지면 발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눈과 머리는 같은 꼴이요 손과 발은 같은 몸이다. 이제 옹기장이와 대장장이가 처음 찰흙으로 그릇을 만들 때 반드시 본을 떠 꼴을 만드니 일부러 짓는 것이요, 숯을 태워 불을 낼 때 반드시 화로와 아궁이를 고르니 일부러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리를 녹여도 다 이룰 수 없고 그릇을 구워도 다 좋을 수 없으니 일부러 낳을 수 없는 것이다.
夫天不能故生人,則其生萬物,亦不能故也。天地合氣,物偶自生矣。夫耕耘播種,故為之也;及其成與不熟,偶自然也。
무릇 하늘이 일부러 사람을 낳을 수 없다면 그 만물을 낳음도 일부러 할 수 없다. 하늘과 땅이 기운을 합하매 물건이 우연히 절로 난다. 무릇 갈고 김매고 씨 뿌리는 것은 일부러 하는 것이나, 그것이 여물고 익지 않음에 이르러는 우연히 절로 그러한 것이다.
何以驗之?如天故生萬物,當令其相親愛,不當令之相賊害也。或曰:「五行之氣,天生萬物。以萬物含五行之氣,五行之氣更相賊害。」
무엇으로 증험하는가. 하늘이 일부러 만물을 낳았다면 마땅히 서로 친하고 사랑하게 하였을 것이지 서로 해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가 말한다. 「오행의 기운으로 하늘이 만물을 낳았다. 만물이 오행의 기운을 머금었으므로 오행의 기운이 번갈아 서로 해친다.」
曰:「天自當以一行之氣生萬物,令之相親愛,不當令五行之氣反使相賊害也。」或曰:「欲為之用,故令相賊害,賊害相成也。故天用五行之氣生萬物,人用萬物作萬事。不能相制,不能相使,不相賊害,不成為用。金不賊木,木不成用。火不爍金,金不成器。故諸物相賊相利,含血之蟲相勝服、相嚙噬、相啖食者,皆五行氣使之然也。」曰:「天生萬物欲令相為用,不得不相賊害也。則生虎狼蝮蛇及蜂蠆之蟲,皆賊害人,天又欲使人為之用邪?且一人之身,含五行之氣,故一人之行,有五常之操。五常,五行之道也。五藏在內,五行氣俱。如論者之言,含血之蟲,懷五行之氣,輒相賊害。一人之身,胸懷五藏,自相賊也;一人之操,行義之心,自相害也。且五行之氣相賊害,含血之蟲相勝服,其驗何在?」曰:「寅木也,其禽虎也;戍土也,其禽犬也;丑未亦土也,丑禽牛,未禽羊也。木勝土,故犬與牛羊為虎所服也。亥水也,其禽豕也;巳火也,其禽蛇也;子亦水也,其禽鼠也;午亦火也,其禽馬也。水勝火,故豕食蛇;火為水所害,故馬食鼠屎而腹脹。」曰:「審如論者之言,含血之蟲,亦有不相勝之效。午馬也,子鼠也,酉雞也,卯兔也。水勝火,鼠何不逐馬?金勝木,雞何不啄兔?亥豕也,丑牛也。土勝水,牛羊何不殺豕?巳蛇也,申猴也。火勝金,蛇何不食獼猴?獼猴者,畏鼠也。嚙噬猴者,犬也。鼠水,獼猴金也。水不勝金,獼猴何故畏鼠也?戍土也,申猴也。土不勝金,猴何故畏犬?東方木也,其星倉龍也。西方金也,其星白虎也。南方火也,其星朱鳥也。
답한다. 「하늘은 마땅히 한 행의 기운으로 만물을 낳아 서로 친하고 사랑하게 하였을 것이지, 오행의 기운이 도리어 서로 해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가 말한다. 「쓰이게 하려고 서로 해치게 한 것이니 해침이 서로 이루어 준다. 그러므로 하늘은 오행의 기운으로 만물을 낳고 사람은 만물로 만 가지 일을 짓는다. 서로 억누르지 못하고 서로 부리지 못하고 서로 해치지 않으면 쓰임이 되지 않는다. 쇠가 나무를 해치지 않으면 나무가 쓰임이 되지 않고, 불이 쇠를 녹이지 않으면 쇠가 그릇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물건이 서로 해치고 서로 이롭게 하며, 피를 머금은 벌레가 서로 이겨 복종시키고 서로 물어뜯고 서로 잡아먹는 것은 다 오행의 기운이 그리 만든 것이다.」
답한다. 「하늘이 만물을 낳아 서로 쓰이게 하려고 서로 해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면, 범과 이리와 살무사와 벌과 전갈 같은 벌레를 낳아 다 사람을 해치니 하늘은 또 사람이 그것들에게 쓰이게 하려 한 것인가. 또 한 사람의 몸이 오행의 기운을 머금었으므로 한 사람의 행실에 오상의 몸가짐이 있다. 오상은 오행의 도다. 오장이 안에 있어 오행의 기운이 갖추어져 있다. 논하는 이의 말대로라면 피를 머금은 벌레가 오행의 기운을 품어 곧 서로 해치니, 한 사람의 몸도 가슴에 오장을 품어 스스로 서로 해치고 한 사람의 몸가짐도 의를 행하는 마음이 스스로 서로 해칠 것이다. 또 오행의 기운이 서로 해치고 피를 머금은 벌레가 서로 이겨 복종시킨다는 그 증험이 어디 있는가.」
말한다. 「인(寅)은 나무니 그 짐승은 범이요, 술(戌)은 흙이니 그 짐승은 개요, 축(丑)과 미(未)도 흙이니 축의 짐승은 소요 미의 짐승은 양이다. 나무가 흙을 이기므로 개와 소와 양이 범에게 복종한다. 해(亥)는 물이니 그 짐승은 돼지요, 사(巳)는 불이니 그 짐승은 뱀이요, 자(子)도 물이니 그 짐승은 쥐요, 오(午)도 불이니 그 짐승은 말이다. 물이 불을 이기므로 돼지가 뱀을 먹고, 불이 물에게 해를 입으므로 말이 쥐똥을 먹으면 배가 붓는다.」
답한다. 「참으로 논하는 이의 말대로라면 피를 머금은 벌레에 서로 이기지 못하는 보람도 있다. 오는 말이요 자는 쥐요 유(酉)는 닭이요 묘(卯)는 토끼다. 물이 불을 이긴다면 쥐가 어찌 말을 쫓지 않는가. 쇠가 나무를 이긴다면 닭이 어찌 토끼를 쪼지 않는가. 해는 돼지요 축은 소다. 흙이 물을 이긴다면 소와 양이 어찌 돼지를 죽이지 않는가. 사는 뱀이요 신(申)은 원숭이다. 불이 쇠를 이긴다면 뱀이 어찌 원숭이를 먹지 않는가. 원숭이는 쥐를 두려워하고 원숭이를 물어뜯는 것은 개다. 쥐는 물이요 원숭이는 쇠다. 물이 쇠를 이기지 못하는데 원숭이가 무슨 까닭으로 쥐를 두려워하는가. 술은 흙이요 신은 원숭이다. 흙이 쇠를 이기지 못하는데 원숭이가 무슨 까닭으로 개를 두려워하는가. 동쪽은 나무니 그 별은 창룡이요, 서쪽은 쇠니 그 별은 백호요, 남쪽은 불이니 그 별은 주조요,
北方水也,其星玄武也。天有四星之精,降生四獸之體。含血之蟲,以四獸為長,四獸含五行之氣最較著。案龍虎交不相賊,鳥龜會不相害。以四獸驗之,以十二辰之禽效之,五行之蟲以氣性相刻,則尤不相應。凡萬物相刻賊,含血之蟲則相服,至於相啖食者,自以齒牙頓利,筋力優劣,動作巧便,氣勢勇桀。若人之在世,勢不與適,力不均等,自相勝服。以力相服,則以刃相賊矣。夫人以刃相賊,猶物以齒角爪牙相觸刺也。力強角利,勢烈牙長,則能勝;氣微爪短(誅)〔銖〕,膽小距頓,則服畏也。
북쪽은 물이니 그 별은 현무다. 하늘에 네 별의 정기가 있어 내려와 네 짐승의 몸으로 난다. 피를 머금은 벌레는 네 짐승을 으뜸으로 삼으니 네 짐승이 오행의 기운을 머금은 것이 가장 뚜렷하다. 살피건대 용과 범이 마주쳐도 서로 해치지 않고 새와 거북이 만나도 서로 해치지 않는다. 네 짐승으로 증험하고 열두 지지의 짐승으로 살펴보면, 오행의 벌레가 기운과 성품으로 서로 이긴다는 것은 더욱 서로 응하지 않는다.
무릇 만물이 서로 이기고 해치며 피를 머금은 벌레가 서로 복종시키고 서로 잡아먹기까지 하는 것은, 절로 이와 어금니의 무디고 날카로움, 힘줄과 힘의 낫고 못함, 움직임의 재빠름, 기세의 용맹함에 따른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있으매 형세가 서로 맞지 않고 힘이 고르지 않아 절로 서로 이겨 복종시키는 것과 같다. 힘으로 서로 복종시키면 칼날로 서로 해친다. 무릇 사람이 칼날로 서로 해치는 것은 물건이 이와 뿔과 발톱과 어금니로 서로 부딪고 찌르는 것과 같다. 힘이 세고 뿔이 날카롭고 기세가 사납고 어금니가 길면 이길 수 있고, 기운이 약하고 발톱이 짧고 무디며 담이 작고 며느리발톱이 둔하면 복종하고 두려워한다.
人有勇怯,故戰有勝負,勝者未必受金氣,負者未必得木精也。孔子畏陽虎,卻行流汗,陽虎未必色白,孔子未必面青也。鷹之擊鳩雀,之啄鵠雁,未必鷹、生於南方而鳩雀、鵠雁產於西方也,自是筋力勇怯相勝服也。」
사람에게 용맹함과 겁이 있으므로 싸움에 이기고 짐이 있으니, 이긴 이가 반드시 쇠의 기운을 받은 것이 아니요 진 이가 반드시 나무의 정기를 얻은 것이 아니다. 공자가 양호를 두려워하여 물러서며 땀을 흘렸으나 양호가 반드시 낯빛이 흰 것이 아니요 공자가 반드시 얼굴이 푸른 것이 아니다. 매가 비둘기와 참새를 치고 수리가 고니와 기러기를 쪼는 것은 반드시 매와 수리가 남쪽에서 나고 비둘기와 참새와 고니와 기러기가 서쪽에서 난 것이 아니라, 절로 힘줄과 힘과 용맹함과 겁이 서로 이겨 복종시키는 것이다.」
一堂之上,必有論者。一鄉之中,必有訟者。訟必有曲直,論必有是非。非而曲者為負,是而直者為勝。亦或辯口利舌,辭喻橫出為勝;或詘弱綴,蹇不比者為負。
한 마루 위에 반드시 논하는 이가 있고 한 고을 가운데 반드시 다투는 이가 있다. 다툼에는 반드시 굽음과 곧음이 있고 논에는 반드시 옳음과 그름이 있다. 그르고 굽은 이는 지고 옳고 곧은 이는 이긴다. 또 더러는 입이 잘 돌고 혀가 날카로워 말과 비유가 거침없이 나오는 이가 이기고, 더러는 굽고 약하여 더듬거리며 말이 가지런하지 않은 이가 진다.
以舌論訟,猶以劍戟斗也。利劍長戟,手足健疾者勝;頓刀短矛,手足緩留者負。夫物之相勝,或以筋力,或以氣勢,或以巧便。小有氣勢,口足有便,則能以小而制大;大無骨力,角翼不勁,則以大而服小。鵲食蝟皮,博勞食蛇,蝟蛇不便也。蚊虻之力不如牛馬,牛馬困於蚊虻,蚊虻乃有勢也。鹿之角足以觸犬,獼猴之手足以博鼠,然而鹿制於犬,獼猴服於鼠,角爪不利也。故十年之牛,為牧豎所驅;長仞之象,為越僮所鉤,無便故也。故夫得其便也,則以小能勝大;無其便也,則以強服於羸也。
혀로 논하고 다투는 것은 칼과 창으로 싸우는 것과 같다. 날카로운 칼과 긴 창에 손발이 굳세고 빠른 이가 이기고, 무딘 칼과 짧은 창에 손발이 느린 이가 진다. 무릇 물건이 서로 이기는 것은 더러는 힘줄과 힘으로, 더러는 기세로, 더러는 재빠름으로 한다. 작아도 기세가 있고 입과 발이 재빠르면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억누를 수 있고, 커도 뼈의 힘이 없고 뿔과 날개가 굳세지 않으면 큰 것으로 작은 것에 복종한다.
까치가 고슴도치 가죽을 먹고 때까치가 뱀을 먹는 것은 고슴도치와 뱀이 재빠르지 못해서다. 모기와 등에의 힘은 소와 말만 못하나 소와 말이 모기와 등에에게 시달리니 모기와 등에에게 형세가 있는 것이다. 사슴의 뿔은 개를 받기에 넉넉하고 원숭이의 손은 쥐를 잡기에 넉넉한데도 사슴이 개에게 억눌리고 원숭이가 쥐에게 복종하는 것은 뿔과 발톱이 날카롭지 못해서다. 그러므로 열 해 된 소가 목동에게 몰리고 한 길 되는 코끼리가 월나라 아이에게 갈고리로 끌리는 것은 재빠름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그 재빠름을 얻으면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이길 수 있고, 그 재빠름이 없으면 강한 것으로 약한 것에 복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