奇怪篇
儒者稱聖人之生,不因人氣,更稟精於天。禹母吞薏苡而生禹,故夏姓曰姒。母吞燕卵而生,故殷姓曰子。
유자는 성인이 나는 것이 사람의 기운에 말미암지 않고 따로 하늘에서 정기를 받는다 한다. 우의 어미는 율무를 삼키고 우를 낳았으므로 하의 성을 사(姒)라 하고, 설의 어미는 제비 알을 삼키고 설을 낳았으므로 은의 성을 자(子)라 한다.
后稷母履大人跡而生后稷,故周姓曰姬。《詩》曰:「不坼不副,是生后稷。」說者又曰:「禹、逆生,母背而出。」
후직의 어미는 큰사람의 발자국을 밟고 후직을 낳았으므로 주의 성을 희(姬)라 한다. 「시」에 이르기를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고 이에 후직을 낳았다」 하였다. 말하는 이는 또 「우와 설은 거꾸로 나서 어미의 등을 가르고 나왔다」 한다.
后稷順生,不坼不副。不感動母體,故曰「不坼不副」。逆生者子孫逆死,順生者子孫順亡。故桀、紂誅死,赧王奪邑。言之有頭足,故人信其說;明事以驗証,故人然其文。讖書又言:堯母慶都野出,赤龍感己,遂生堯。《高祖本紀》言:劉媼嘗息大澤之陂,夢與神遇。是時,雷電晦冥,太公往視,見蛟龍於上。
후직은 순하게 나서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어미의 몸을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한 것이다. 거꾸로 난 이는 자손이 거꾸로 죽고 순하게 난 이는 자손이 순하게 망한다. 그러므로 걸과 주는 죽임을 당하고 난왕은 고을을 빼앗겼다. 말에 머리와 발이 있으므로 사람이 그 말을 믿고, 일을 밝혀 증거로 삼으므로 사람이 그 글을 그렇다 한다.
참서에 또 이르기를, 요의 어미 경도가 들에 나갔다가 붉은 용이 제 몸에 감응하여 마침내 요를 낳았다 한다. 「고조본기」에 이르기를, 유온이 일찍이 큰 못 둑에서 쉬다가 꿈에 신과 만났는데 이때 우레와 번개로 어두컴컴하였고 태공이 가서 보니 교룡이 그 위에 있었다 한다.
已而有身,遂生高祖。其言神驗,文又明著,世儒學者,莫謂不然。如實論之,虛妄言也。
이윽고 아이를 배어 마침내 고조를 낳았다. 그 말이 신령하게 증험되고 글도 밝게 드러나 세상의 유학자들이 그렇지 않다 하는 이가 없다. 실상대로 논하면 헛되고 망령된 말이다.
彼《詩》言「不坼不副」,言其不感動母體,可也;言其母背而出,妄也。夫蟬之生育也,背而出。天之生聖子,與復育同道乎?兔吮毫而懷子,及其子生,從口而出。案禹母吞薏苡,母咽燕卵,與兔吮毫同實也。禹、之母生,宜皆從口,不當背。夫如是,背之說,竟虛妄也。世間血刃死者多,未必其先祖初為人者生時逆也。秦失天下,閻樂斬胡亥,項羽誅子嬰。秦之先祖伯翳,豈逆生乎?如是為順逆之說,以驗三家之祖,誤矣。
저 「시」에서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한 것은 어미의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이니 옳다. 그 어미의 등을 가르고 나왔다는 것은 망령되다. 무릇 매미가 나는 것은 등을 가르고 나온다. 하늘이 성스러운 아들을 낳는 것이 매미 애벌레와 같은 도인가. 토끼는 털을 핥아 새끼를 배고 그 새끼가 날 때 입으로 나온다. 살피건대 우의 어미가 율무를 삼키고 설의 어미가 제비 알을 삼킨 것은 토끼가 털을 핥은 것과 같은 실상이다. 우와 설의 어미가 낳을 때는 마땅히 다 입으로 나왔을 것이지 등으로 나왔을 리 없다. 이러하니 등을 가르고 나왔다는 말은 끝내 헛되고 망령되다.
세상에 칼날에 피 흘리고 죽는 이가 많으나 그 선조로서 처음 사람이 된 이가 날 때 거꾸로 났던 것은 아니다. 진나라가 천하를 잃을 때 염락이 호해를 베고 항우가 자영을 죽였다. 진나라의 선조 백예가 어찌 거꾸로 났겠는가. 이렇게 순하고 거꾸로 났다는 말을 만들어 세 집의 조상을 증험하는 것은 그르다.
且夫薏苡,草也;燕卵,鳥也;大人跡,土也。三者皆形,非氣也,安能生人?說聖者以為稟天精微之氣,故其為有殊絕之知。今三家之生,以草、以鳥、以土,可謂精微乎?天地之性,唯人為貴,則物賤矣。今貴人之氣,更稟賤物之精,安能精微乎?夫令鳩雀施氣於雁鵠,終不成子者,何也?鳩雀之身小,雁鵠之形大也。今燕之身不過五寸,薏苡之莖不過數尺,二女吞其卵實,安能成七尺之形乎?爍一鼎之銅,以灌一錢之形,不能成一鼎,明矣。今謂大人天神,故其跡巨。巨跡之人,一鼎之爍銅也;姜原之身,一錢之形也。使大人施氣於姜原,姜原之身小,安能盡得其精?不能盡得其精,則后稷不能成人。堯、高祖審龍之子,子性類父,龍能乘雲,堯與高祖亦宜能焉。萬物生於土,各似本種;不類土者,生不出於土,土徒養育之也。母之懷子,猶土之育物也。堯、高祖之母,受龍之施,猶土受物之播也。物生自類本種,夫二帝宜似龍也。且夫含血之類,相與為牝牡;牝牡之會,皆見同類之物。精感欲動,乃能授施。若夫牡馬見雌牛,(雀見雄)〔雄雀見〕牝雞,不相與合者,異類故也。今龍與人異類,何能感於人而施氣?或曰:夏之衰,二龍斗於庭,吐於地。龍亡在,櫝而藏之。至周幽王發出龍,化為玄黿,入於後宮,與處女交,遂生褒姒。玄黿與人異類,何以感於處女而施氣乎?夫玄黿所交非正,故褒姒為禍,周國以亡。以非類妄交,則有非道妄亂之子。今堯、高祖之母不以道接會,何故二帝賢聖,與褒姒異乎?
또 율무는 풀이요 제비 알은 새요 큰사람의 발자국은 흙이다. 셋은 다 꼴이지 기운이 아니니 어찌 사람을 낳을 수 있겠는가. 성인을 말하는 이는 하늘의 정미한 기운을 받았으므로 남달리 뛰어난 앎이 있다 한다. 이제 세 집의 남이 풀로, 새로, 흙으로 되었다면 정미하다 할 수 있겠는가. 하늘과 땅의 성품 가운데 오직 사람이 귀하니 물건은 천하다. 이제 귀한 사람의 기운이 따로 천한 물건의 정기를 받았다면 어찌 정미할 수 있겠는가.
무릇 비둘기와 참새가 기러기와 고니에게 기운을 베풀게 하여도 끝내 새끼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비둘기와 참새의 몸은 작고 기러기와 고니의 몸은 크기 때문이다. 이제 제비의 몸은 다섯 치를 넘지 않고 율무의 줄기는 몇 자를 넘지 않는데, 두 여인이 그 알과 열매를 삼키고 어찌 일곱 자의 몸을 이룰 수 있겠는가. 한 솥의 구리를 녹여 한 푼짜리 틀에 부으면 한 솥을 이루지 못함이 분명하다. 이제 큰사람은 하늘의 신이라 그 발자국이 크다 한다. 큰 발자국의 사람은 한 솥의 녹인 구리요 강원의 몸은 한 푼짜리 틀이다. 큰사람이 강원에게 기운을 베풀었다 하여도 강원의 몸이 작으니 어찌 그 정기를 다 얻겠는가. 그 정기를 다 얻지 못하면 후직이 사람을 이룰 수 없다.
요와 고조가 참으로 용의 아들이라면 아들의 성품은 아비를 닮으니 용이 구름을 탈 수 있듯 요와 고조도 마땅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만물은 흙에서 나서 저마다 본디 씨를 닮는다. 흙을 닮지 않은 것은 흙에서 난 것이 아니라 흙이 한갓 길러 준 것이다. 어미가 아이를 배는 것은 흙이 물건을 기르는 것과 같다. 요와 고조의 어미가 용의 베풂을 받은 것은 흙이 물건의 뿌림을 받은 것과 같다. 물건은 나서 절로 본디 씨를 닮으니 두 임금은 마땅히 용을 닮았어야 한다.
또 피를 머금은 무리는 서로 암수가 되는데 암수의 만남은 다 같은 무리의 물건을 본다. 정기가 느껴 욕심이 움직여야 베풀 수 있다. 수말이 암소를 보고 수참새가 암탉을 보고도 서로 합하지 않는 것은 무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용은 사람과 무리가 다른데 어찌 사람에게 느껴 기운을 베풀 수 있겠는가.
어떤 이는 말한다. 하나라가 쇠할 때 두 용이 뜰에서 싸우다 침을 땅에 뱉었다. 용은 떠나고 침이 남아 궤에 넣어 간직하였다. 주 유왕에 이르러 열어 내니 용의 침이 검은 자라로 변하여 후궁에 들어가 처녀와 사귀어 마침내 포사를 낳았다. 검은 자라는 사람과 무리가 다른데 어찌 처녀에게 느껴 기운을 베풀었는가. 무릇 검은 자라와 사귄 것이 바르지 않으므로 포사가 화가 되어 주나라가 망하였다. 무리가 아닌 것과 함부로 사귀면 도가 아닌 망령되고 어지러운 자식이 있다. 이제 요와 고조의 어미가 도로써 만난 것이 아닌데 무슨 까닭으로 두 임금은 어질고 성스러워 포사와 달랐는가.
或曰:「趙簡子病,五日不知人。覺言,我之帝所,有熊來,帝命我射之,中,熊死;有羆來,我又射之,中羆,羆死。後問當道之鬼,鬼曰:熊羆,晉二卿之先祖也。」熊羆物也,與人異類,何以施類於人,而為二卿祖?夫簡子所射熊羆,二卿祖當亡,簡子當昌之(秋)〔祆〕也。簡子見之,若寢夢矣。空虛之象,不必有實。假令有之,或時熊羆先化為人。乃生二卿。魯公牛哀病化為虎。人化為獸,亦如獸為人。玄黿入後宮,殆先化為人。天地之間,異類之物,相與交接,未之有也。
어떤 이가 말한다. 「조 간자가 병들어 닷새 동안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깨어나 말하기를, 내가 상제의 처소에 갔는데 곰이 오기에 상제가 내게 쏘라 명하여 맞히니 곰이 죽었고, 말곰이 오기에 내가 또 쏘아 말곰을 맞히니 말곰이 죽었다 하였다. 뒤에 길을 막은 귀신에게 물으니 귀신이 말하기를, 곰과 말곰은 진나라 두 경의 선조라 하였다.」 곰과 말곰은 물건이라 사람과 무리가 다른데 어찌 사람에게 무리를 베풀어 두 경의 조상이 되겠는가. 무릇 간자가 쏜 곰과 말곰은 두 경의 조상이 마땅히 망하고 간자가 마땅히 창성할 요사한 조짐이다. 간자가 본 것은 잠자며 꿈꾼 것과 같다. 헛된 상이라 반드시 실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있었다 해도 더러는 곰과 말곰이 먼저 사람으로 변하여 두 경을 낳았을 것이다. 노나라 공우애가 병들어 범으로 변하였다. 사람이 짐승으로 변하는 것은 짐승이 사람으로 되는 것과 같다. 검은 자라가 후궁에 들어간 것도 아마 먼저 사람으로 변하였을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무리가 다른 물건이 서로 사귀는 일은 없다.
天人同道,好惡均心。人不好異類,則天亦不與通。人雖生於天,猶虮虱生於人也。人不好虮虱,天無故欲生於人。何則?異類殊性,情欲不相得也。天地,夫婦也,天施氣於地以生物。人轉相生,精微為聖,皆因父氣,不更稟取。
하늘과 사람은 도가 같아 좋아하고 미워함이 마음이 고르다. 사람이 다른 무리를 좋아하지 않으니 하늘도 더불어 통하지 않는다. 사람이 비록 하늘에서 났으나 서캐와 이가 사람에게서 나는 것과 같다. 사람이 서캐와 이를 좋아하지 않듯 하늘도 까닭 없이 사람에게서 낳으려 하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무리가 다르고 성품이 달라 정욕이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은 부부라 하늘이 땅에 기운을 베풀어 물건을 낳는다. 사람은 돌아가며 서로 낳으니 정미하면 성인이 되는데 다 아비의 기운에 말미암지 따로 받아 취하지 않는다.
如更稟者為聖,后稷不聖。如聖人皆當更稟,十二聖不皆然也。黃帝、帝嚳、帝顓頊、帝舜之母,何所受氣?文王、武王、周公、孔子之母,何所感吞?
따로 받은 이가 성인이 된다면 후직은 성인이 아니다. 성인이 다 마땅히 따로 받아야 한다면 열두 성인이 다 그렇지 않다. 황제·제곡·제전욱·제순의 어미는 어디서 기운을 받았는가. 문왕·무왕·주공·공자의 어미는 무엇에 느끼고 무엇을 삼켰는가.
此或時見三家之姓,曰姒氏、子氏、姬氏,則因依放,空生怪說,猶見鼎湖之地,而著黃帝升天之說矣。失道之意,還反其字。蒼頡作書,與事相連。姜原履大人跡。跡者基也,姓當為其下土,乃為女旁(巨)〔臣〕,非基跡之字,不合本事,疑非實也。以周姬況夏殷,亦知子之與姒,非燕子、薏苡也。或時禹、契、後稽之母適欲懷妊,遭吞薏苡、燕卵,履大人跡也。世好奇怪,古今同情。不見奇怪,謂德不異,故因以為姓。世間誠信,因以為然。聖人重疑,因不復定。世士淺論,因不復辨。儒生是古,因生其說。彼《詩》言「不坼不副」者,言後稽之生不感動母身也。儒生穿鑿,因造禹、契生之說。感於龍,夢與神遇,猶此率也。堯、高祖之母適欲懷妊,遭逢雷龍載雲雨而行,人見其形,遂謂之然。夢與神遇,得聖子之象也。夢見鬼合之,非夢與神遇乎,安得其實!野出感龍,及蛟龍居上,或堯、高祖受富貴之命。龍為吉物,遭加其上,吉祥之瑞,受命之証也。光武皇帝產於濟陽宮,鳳皇集於地,嘉禾生於屋。聖人之生,齊鳥吉物之為瑞應。必以奇吉之物見而子生謂之物之子,是則光武皇帝嘉禾之精,鳳皇之氣歟?案《帝系》之篇及《三代世表》,禹,鯀之子也;卨、稷皆帝嚳之子,其母皆帝嚳之妃也,及堯亦嚳之子。帝王之妃,何為適草野?古時雖質,禮已設制,帝王之妃,何為浴於水?夫如是,言聖人更稟氣於天,母有感吞者,虛妄之言也。實者,聖人自有種(世)族,(仁)如文、武各有類。孔子吹律,自知殷後;項羽重瞳,自知虞舜苗裔也。五帝、三王皆祖黃帝。黃帝聖人,本稟貴命,故其子孫皆為帝王。帝王之生,必有怪奇,不見於物,則效於夢矣。
이는 아마도 세 집의 성이 사씨·자씨·희씨인 것을 보고 그에 기대어 본떠 헛되이 괴이한 말을 지어낸 것이니, 정호의 땅을 보고 황제가 하늘에 올랐다는 말을 지어낸 것과 같다. 도의 뜻을 잃고 도리어 그 글자로 돌아갔다. 창힐이 글자를 지을 때 일과 서로 이었다. 강원이 큰사람의 발자국을 밟았다는데 발자국이란 터이니 성은 마땅히 그 아래 흙 토(土)여야 하는데 계집 녀(女) 곁에 신(臣)이니 터와 발자국의 글자가 아니다. 본디 일에 맞지 않으니 실상이 아닌 듯하다. 주나라의 희로 하와 은을 견주면 자와 사도 제비 새끼나 율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우와 설과 후직의 어미가 마침 아이를 배려 할 때 율무와 제비 알을 삼키고 큰사람의 발자국을 밟는 일을 만난 것이다. 세상이 기이하고 괴이한 것을 좋아함은 예나 이제나 마음이 같다. 기이하고 괴이한 것을 보지 못하면 덕이 다르지 않다 하므로 이로 인해 성을 삼았다. 세상이 참으로 믿어 이로 인해 그렇다 하였다. 성인은 의심을 무겁게 여겨 이로 인해 다시 정하지 않았다. 세상 선비는 얕게 논하여 이로 인해 다시 가리지 않았다. 유생은 옛것을 옳다 하여 이로 인해 그 말을 낳았다.
저 「시」에서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한 것은 후직이 날 때 어미의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유생이 억지로 뚫어 이로 인해 우와 설이 났다는 말을 지었다. 용에 느꼈다는 것과 꿈에 신과 만났다는 것도 이와 같은 갈래다. 요와 고조의 어미가 마침 아이를 배려 할 때 우레와 용이 구름과 비를 싣고 가는 것을 만났는데 사람이 그 꼴을 보고 마침내 그렇다 한 것이다. 꿈에 신과 만난 것은 성스러운 아들을 얻을 상이다. 꿈에 귀신을 보고 합한 것이 꿈에 신과 만난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그 실상을 얻겠는가. 들에 나가 용에 느꼈다는 것과 교룡이 위에 있었다는 것은 아마 요와 고조가 넉넉하고 귀한 명을 받은 것이다. 용은 길한 물건이니 그 위에 더해짐을 만난 것은 길하고 상서로운 조짐이요 명을 받은 증거다.
광무황제가 제양궁에서 나매 봉황이 땅에 모이고 좋은 벼가 집에 났다. 성인이 날 때 새와 길한 물건이 가지런히 상서로 응한다. 반드시 기이하고 길한 물건이 나타나고 아들이 났다 하여 그 물건의 아들이라 한다면, 광무황제는 좋은 벼의 정기요 봉황의 기운이란 말인가.
「제계」 편과 「삼대세표」를 살피면 우는 곤의 아들이요, 설과 직은 다 제곡의 아들로 그 어미가 다 제곡의 비이며, 요 또한 곡의 아들이다. 제왕의 비가 어찌 풀밭 들에 갔겠는가. 옛날이 비록 질박하였으나 예가 이미 제도를 세웠는데 제왕의 비가 어찌 물에서 목욕하였겠는가. 이러하니 성인이 따로 하늘에서 기운을 받고 어미가 느끼고 삼킨 일이 있다는 것은 헛되고 망령된 말이다. 실상은 성인에게 절로 겨레가 있어 문왕과 무왕에게 저마다 무리가 있는 것과 같다. 공자는 율관을 불어 스스로 은나라 후손임을 알았고, 항우는 눈동자가 둘이어서 스스로 우순의 후예임을 알았다. 오제와 삼왕은 다 황제를 조상으로 삼는다. 황제는 성인이라 본디 귀한 명을 받았으므로 그 자손이 다 제왕이 되었다. 제왕이 날 때 반드시 괴이하고 기이함이 있으니, 물건에 나타나지 않으면 꿈에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