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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虛篇

논형 論衡 · 왕충(王充) · 80년 무렵 · 단락 15 · 한자 2,448자 · 낭독 9.8분

「논형」 이허편 「異虛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후한 사람 왕충이 스스로 밝힌 이 책의 뜻은 넉 자다 — 「疾虛妄」, 헛되고 망령된 것을 미워한다. 하늘이 사람 일에 응해 재앙을 내린다느니, 죽으면 귀신이 되어 앙갚음한다느니, 날을 가려야 탈이 없다느니 하는 그 시대의 말을 하나하나 붙들고 따진다. 따지는 결이 남다르다. 어른의 말이라 하여 그냥 두지 않는다 — 공자에게 묻고(問孔), 맹자를 찌르고(刺孟), 한비를 그르다 한다(非韓). 하늘이 꾸짖어 재앙을 내린다는 말에는, 그러면 하늘은 어찌 임금 하나를 두고 온 나라에 가뭄을 내리느냐고 되묻는다. 「虛」 자가 붙은 아홉 편(書虛·變虛·異虛·感虛·福虛·禍虛·龍虛·雷虛·道虛)이 한 줄로 서서, 옛 책에 적힌 신통한 이야기를 차례로 붙든다. 「增」 자가 붙은 세 편(語增·儒增·藝增)은 말이 어떻게 부풀려지는가를 다룬다. 길험편에는 부여의 동명이 활을 잘 쏘아 왕이 죽이려 하자 남쪽으로 달아나 엄호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남은 동명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꼴이다.

殷高宗之時,桑谷俱生於朝,七日而大拱。高宗召其相而問之,相曰:「吾雖知之,弗能言也。」問祖己,祖己曰:「夫桑谷者,野草也,而生於朝,意朝亡乎!」高宗恐駭,側身而行道,思索先王之政,明養老之義,興滅國,繼絕世,舉佚民。桑谷亡。三年之後,諸侯以譯來朝者六國,遂享百年之福。高宗,賢君也,而感桑谷生,而問祖己,行祖己之言,修政改行。桑谷之妖亡,諸侯朝而年長久。修善之義篤,故瑞應之福渥。此虛言也。

은 고종 때에 뽕나무와 닥나무가 함께 조정에 나서 이레 만에 두 아름이 되었다. 고종이 그 재상을 불러 물으니 재상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알아도 말할 수 없습니다.」 조기에게 물으니 조기가 말하였다. 「무릇 뽕나무와 닥나무는 들의 풀인데 조정에 났으니 조정이 망할 뜻인가 합니다!」 고종이 두려워하여 몸을 기울여 도를 행하고 선왕의 정사를 생각하여 늙은이를 기르는 뜻을 밝히고 망한 나라를 일으키고 끊어진 대를 잇고 숨은 백성을 들어 썼다. 뽕나무와 닥나무가 없어졌다. 세 해 뒤에 제후 가운데 통역을 거쳐 조회하러 온 것이 여섯 나라였고 마침내 백 년의 복을 누렸다. 고종은 어진 임금이라 뽕나무와 닥나무가 난 데 느껴 조기에게 묻고 조기의 말을 행하여 정사를 닦고 행실을 고쳤다. 뽕나무와 닥나무의 요사함이 없어지고 제후가 조회하여 해가 길고 오래였다. 착함을 닦는 뜻이 도타웠으므로 상서로운 응함의 복이 두터웠다는 것이다. 이는 헛말이다.

祖己之言「朝當亡」(哉)〔者〕,夫朝之當亡,猶人當死。人欲死,怪出。國欲亡,期盡。人死命終,死不復生,亡不復存。祖己之言政,何益於不亡?高宗之修行,何益於除禍?夫家人見凶修善,不能得吉;高宗見妖改政,安能除禍?除禍且不能,況能招致六國,延期至百年乎!故人之死生,在於命之夭壽,不在行之善惡;國之存亡,在期之長短,不在於政之得失。案祖己之占,桑谷為亡之妖,亡象已見,雖修孝行,其何益哉!何以效之?

조기가 「조정이 마땅히 망할 것이다」 한 말은, 무릇 조정이 마땅히 망하는 것은 사람이 마땅히 죽는 것과 같다. 사람이 죽으려 하면 괴이한 것이 나오고 나라가 망하려 하면 기한이 다한다. 사람이 죽어 명이 마치면 죽은 이는 다시 살지 못하고 망한 나라는 다시 있지 못한다. 조기가 정사를 말한 것이 망하지 않는 데 무슨 보탬이 있으며 고종이 행실을 닦은 것이 화를 없애는 데 무슨 보탬이 있는가. 무릇 집안사람이 흉한 것을 보고 착함을 닦아도 길함을 얻을 수 없는데, 고종이 요사한 것을 보고 정사를 고쳤다고 어찌 화를 없앨 수 있겠는가. 화를 없애는 것도 할 수 없거늘 하물며 여섯 나라를 불러들이고 기한을 백 년까지 늘렸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의 죽고 삶은 명의 짧고 긺에 있지 행실의 착하고 악함에 있지 않고, 나라의 있고 없음은 기한의 길고 짧음에 있지 정사의 잘하고 못함에 있지 않다. 살피건대 조기의 점대로 뽕나무와 닥나무가 망할 요사함이라면 망할 상이 이미 나타났으니 비록 효행을 닦은들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무엇으로 살피는가.

魯昭公之時,鵒來巢。師己采文、成之世童謠之語有鵒之言,見今有來巢之驗,則占謂之凶。其後,昭公為季氏所逐,出於齊,國果空虛,都有虛驗。故野鳥來巢,師己處之,禍(意)〔竟〕如占。使昭公聞師己之言,修行改政為善,居高宗之操,終不能消。何則?鵒之謠已兆,出奔之禍已成也。鵒之兆,已出於文、?成之世矣。根生,葉安得不茂;源發,流安得不廣。此尚為近,未足以言之。夏將衰也,二龍戰於庭,吐而去,夏王櫝而藏之。夏亡,傳於殷;殷亡,傳於周,皆莫之發。至幽王之時,發而視之,流於庭,化為玄黿,走入後宮,與婦人交,遂生褒姒。褒姒歸周,歷王惑亂,國遂滅亡。

노 소공 때에 구관조가 와서 둥지를 틀었다. 사기가 문공과 성공 세상의 아이들 노래에 구관조의 말이 있는 것을 캐어, 이제 와서 둥지를 튼 증험이 있는 것을 보고 점쳐 흉하다 하였다. 그 뒤에 소공이 계씨에게 쫓겨나 제나라로 나가니 나라가 과연 비었으니 도읍이 빌 증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들새가 와서 둥지를 튼 것을 사기가 헤아려 화가 끝내 점과 같았다. 소공이 사기의 말을 듣고 행실을 닦고 정사를 고쳐 착하게 하여 고종의 몸가짐을 지녔더라도 끝내 없앨 수 없었을 것이다. 어째서인가. 구관조의 노래가 이미 조짐을 보였고 달아날 화가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구관조의 조짐은 이미 문공과 성공의 세상에 나왔다. 뿌리가 나면 잎이 어찌 무성하지 않으며 근원이 터지면 흐름이 어찌 넓지 않겠는가. 이것은 오히려 가까운 것이라 말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하나라가 장차 쇠할 때 두 용이 뜰에서 싸우다가 침을 뱉고 떠났는데 하나라 왕이 궤에 넣어 간직하였다. 하나라가 망하매 은나라에 전해지고 은나라가 망하매 주나라에 전해졌으나 다 열지 않았다. 유왕 때에 이르러 열어 보니 뜰에 흘러 검은 자라로 변하여 후궁으로 달려 들어가 부인과 사귀어 마침내 포사를 낳았다. 포사가 주나라에 시집오매 여왕이 홀리고 어지러워져 나라가 마침내 멸망하였다.

幽、歷王之去夏世,以為千數歲,二龍戰時,幽、厲、褒姒等未為人也。周亡之妖,已出久矣。妖出,禍安得不就?瑞見,福安得不至?若二龍戰時言曰:「余,褒之二君也。」是則褒姒當生之驗也。龍稱褒,褒姒不得不生,生則厲王不得不惡,惡則國不得不亡。徵已見,雖五聖十賢相與卻之,終不能消。善惡同實,善祥出,國必興;惡祥見,朝必亡。謂惡異可以善行除,是謂善瑞可以惡政滅也。

유왕과 여왕이 하나라 세상에서 떨어진 것이 천 해를 헤아리니 두 용이 싸울 때 유왕과 여왕과 포사 등은 아직 사람이 아니었다. 주나라가 망할 요사함이 이미 나온 지 오래였다. 요사함이 나왔는데 화가 어찌 이루어지지 않으며 상서가 나타났는데 복이 어찌 이르지 않겠는가. 두 용이 싸울 때 말하기를 「나는 포나라의 두 임금이다」 하였으니 이는 포사가 마땅히 날 증험이다. 용이 포를 일컬었으니 포사가 나지 않을 수 없고, 나면 여왕이 악하지 않을 수 없고, 악하면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없다. 징조가 이미 나타났으니 다섯 성인과 열 어진 이가 함께 물리치려 하여도 끝내 없앨 수 없다. 착함과 악함은 실상이 같아 착한 조짐이 나오면 나라가 반드시 일어나고 악한 조짐이 나타나면 조정이 반드시 망한다. 악한 이변을 착한 행실로 없앨 수 있다 함은 착한 상서를 악한 정사로 없앨 수 있다 함과 같다.

河源出於昆侖,其流播於九河。使堯、禹卻以善政,終不能還者,水勢當然,人事不能禁也。河源不可禁,二龍不可除,則桑谷不可卻也。王命之當興也,猶春氣之當為夏也。其當亡也,猶秋氣之當為冬也。見春之微葉,知夏有莖葉。睹秋之零實,知冬之枯萃。桑谷之生,其猶春葉秋實也,必然猶驗之。今詳修政改行,何能除之?

하수의 근원은 곤륜에서 나와 그 흐름이 아홉 하수로 펼쳐진다. 요와 우가 착한 정사로 물리쳐도 끝내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물의 형세가 마땅히 그러하여 사람의 일로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수의 근원을 금할 수 없고 두 용을 없앨 수 없으니 뽕나무와 닥나무도 물리칠 수 없다. 왕의 명이 마땅히 일어나는 것은 봄 기운이 마땅히 여름이 되는 것과 같고, 마땅히 망하는 것은 가을 기운이 마땅히 겨울이 되는 것과 같다. 봄의 작은 잎을 보면 여름에 줄기와 잎이 있을 줄 알고, 가을의 떨어지는 열매를 보면 겨울의 마르고 시듦을 안다. 뽕나무와 닥나무가 난 것은 봄 잎과 가을 열매 같아 반드시 그러함이 오히려 증험된다. 이제 정사를 닦고 행실을 고친다 한들 어찌 없앨 수 있겠는가.

夫以周亡之祥,見於夏時,又何以知桑谷之生,不為紂亡出乎!或時祖己言之,信野草之占,失遠近之實。高宗問祖己之後,側身行道,六國諸侯偶朝而至,高宗之命自長未終,則謂起桑谷之問,改行修行,享百年之福矣。夫桑谷之生,殆為紂出,亦或時吉而不凶,故殷朝不亡,高宗壽長。祖己信野草之占,謂之當亡之徵。

무릇 주나라가 망할 조짐이 하나라 때에 나타났으니, 또 뽕나무와 닥나무가 난 것이 주(紂)가 망할 것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아마 조기가 말할 때 들풀의 점을 믿어 멀고 가까움의 실상을 잃었을 것이다. 고종이 조기에게 물은 뒤에 몸을 기울여 도를 행하니 여섯 나라 제후가 마침 조회하러 이르고 고종의 명이 절로 길어 아직 마치지 않았으므로, 뽕나무와 닥나무의 물음을 일으켜 행실을 고치고 닦아 백 년의 복을 누렸다 한 것이다. 무릇 뽕나무와 닥나무가 난 것은 아마 주(紂) 때문에 나온 것이거나 또 아마 길하고 흉하지 않았으므로 은나라 조정이 망하지 않고 고종이 오래 살았을 것이다. 조기가 들풀의 점을 믿어 마땅히 망할 징조라 한 것이다.

漢孝武皇帝之時,獲白麟戴兩角而共,使謁者終軍議之。軍曰:「夫野獸而共一角,象天下合同為一也。」麒麟野獸也,桑谷野草也,俱為野物,獸草何別?終軍謂獸為吉,祖己謂野草為凶。高宗祭成湯之廟,有蜚雉升鼎而。

한 효무황제 때에 흰 기린을 얻었는데 두 뿔이 한데 붙어 있어 알자 종군에게 의논하게 하였다. 종군이 말하였다. 「무릇 들짐승이면서 뿔이 하나로 붙은 것은 천하가 합하여 하나가 됨을 본뜬 것입니다.」 기린은 들짐승이요 뽕나무와 닥나무는 들풀이니 다 들의 것인데 짐승과 풀이 무엇이 다른가. 종군은 짐승을 길하다 하고 조기는 들풀을 흉하다 하였다. 고종이 성탕의 사당에 제사할 때 꿩이 날아와 솥에 올라 울었다.

祖己以為遠人將有來者,說《尚書》家謂雉凶,議駁不同。且從祖己之言,雉來吉也,雉伏於野草之中,草覆野鳥之形,若民人處草廬之中,可謂其人吉而廬凶乎?民人入都,不謂之凶,野草生朝,何故不吉?雉則民人之類。如謂含血者吉,長狄來至,是吉也,何故謂之凶?如以從夷狄來者不吉,介葛盧來朝,是凶也。如以草木者為凶,朱草莢出,是不吉也。朱草莢,皆草也,宜生於野而生於朝,是為不吉。何故謂之瑞?一野之物來至或出,吉凶異議。朱草莢善草,故為吉,則是以善惡為吉凶,不以都野為好丑也。周時天下太平,越嘗獻雉於周公。

조기는 먼 데 사람이 장차 올 것이라 여겼는데 「상서」를 말하는 이들은 꿩이 흉하다 하니 의논이 어긋나 같지 않다. 또 조기의 말을 따라 꿩이 온 것이 길하다면, 꿩은 들풀 가운데 엎드려 있어 풀이 들새의 몸을 덮으니 백성이 풀집 가운데 사는 것과 같은데 그 사람은 길하고 집은 흉하다 할 수 있겠는가. 백성이 도읍에 들어와도 흉하다 하지 않는데 들풀이 조정에 났다고 무슨 까닭으로 길하지 않다 하는가. 꿩은 백성의 무리다. 피를 머금은 것이 길하다면 장적이 온 것도 길한데 무슨 까닭으로 흉하다 하는가. 오랑캐에게서 온 것이 길하지 않다면 개갈로가 조회하러 온 것도 흉하다. 풀과 나무를 흉하다 한다면 주초와 명협이 난 것도 길하지 않다. 주초와 명협은 다 풀이라 마땅히 들에 날 것이 조정에 났으니 이는 길하지 않은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상서라 하는가. 같은 들의 물건이 오거나 나는데 길흉의 의논이 다르다. 주초와 명협은 좋은 풀이므로 길하다 한다면 이는 착하고 악함으로 길흉을 삼는 것이지 도읍과 들로 좋고 나쁨을 삼는 것이 아니다. 주나라 때 천하가 태평하매 월상이 주공에게 꿩을 바쳤다.

高宗得之而言。雉亦草野之物,何以為吉?如以雉所分有似於士,則亦仍有似君子;公孫朮得白鹿,占何以凶?然則雉之吉凶未可知,則夫桑谷之善惡未可驗也。桑谷或善物,象遠方之士將皆立於高宗之廟,故高宗獲吉福,享長久也。

고종이 그것을 얻고 말하였다. 꿩도 풀과 들의 물건인데 어찌 길하다 하는가. 꿩의 나뉨이 선비와 비슷한 데가 있다 한다면 또한 군자와 비슷한 데도 있을 터인데, 공손술이 흰 사슴을 얻은 것은 점이 어찌 흉한가. 그러니 꿩의 길흉을 알 수 없으면 뽕나무와 닥나무의 좋고 나쁨도 증험할 수 없다. 뽕나무와 닥나무는 아마 좋은 물건으로 먼 데 선비들이 장차 다 고종의 사당에 설 것을 본뜬 것이라, 그래서 고종이 길한 복을 얻어 길고 오래 누렸을 것이다.

說災異之家以為天有災異者,所以譴告王者,信也。

재이를 말하는 이들은 하늘에 재이가 있는 것이 왕을 꾸짖어 고하기 위함이라 하니 믿는다.

夫王者有過,異見於國;不改,災見草木;不改,災見於五谷;不改,災至身。左氏《春秋傳》曰:「國之將亡,鮮不五稔。」災見於五谷,五谷安得熟?不熟,將亡之徵。災亦有且亡五谷不熟之應。(天)〔夫〕不熟,或為災,或為福。禍福之實未可知,桑谷之言安可審?論說之家著於書記者皆云:「天雨谷者凶。」

무릇 왕에게 허물이 있으면 이변이 나라에 나타나고, 고치지 않으면 재앙이 풀과 나무에 나타나고, 고치지 않으면 재앙이 오곡에 나타나고, 고치지 않으면 재앙이 몸에 이른다. 좌씨 「춘추전」에 이르기를 「나라가 장차 망할 때 다섯 해 풍년이 들지 않는 일이 드물다」 하였다. 재앙이 오곡에 나타나면 오곡이 어찌 익겠는가. 익지 않음은 장차 망할 징조다. 재앙에는 또 장차 망하는데 오곡이 익지 않는 응함도 있다. 무릇 익지 않음은 더러는 재앙이 되고 더러는 복이 된다. 화와 복의 실상을 알 수 없는데 뽕나무와 닥나무의 말을 어찌 살펴 정하겠는가. 논하고 말하는 이들이 글로 적어 놓은 데 다 이르기를 「하늘이 곡식을 비로 내리면 흉하다」 한다.

(書)傳〔書〕曰:「蒼頡作書,天雨谷,鬼夜哭。」此方凶惡之應和者,天(何)〔偶〕用成谷之道,從天降而和,且猶謂之善,況所成之谷從雨下乎!極論訂之,何以為凶?夫陰陽和則谷稼成,不則被災害。陰陽和者,谷之道也,何以謂之凶?絲成帛,縷成布。賜人絲縷,猶為重厚,況遺人以成帛與織布乎!夫絲縷猶陰陽,帛布猶成谷也。賜人帛不謂之惡,天與之谷何故謂之凶?夫雨谷吉凶未可定,桑谷之言未可知也。

전하는 책에 이르기를 「창힐이 글자를 지으니 하늘이 곡식을 비로 내리고 귀신이 밤에 울었다」 하였다. 이것이 바야흐로 흉악한 응함이라 한다면, 하늘이 마침 곡식을 이루는 도를 써서 하늘로부터 내려와 고른 것이니 오히려 착하다 할 것이거늘 하물며 이루어진 곡식이 비를 따라 내려옴에랴. 끝까지 논하여 바로잡으면 무엇이 흉한가. 무릇 음양이 고르면 곡식이 이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재해를 입는다. 음양이 고른 것은 곡식의 도인데 어찌 흉하다 하는가. 실이 비단이 되고 올이 베가 된다. 남에게 실과 올을 주어도 오히려 두터운 것이 되거늘 하물며 남에게 이루어진 비단과 짜인 베를 줌에랴. 무릇 실과 올은 음양 같고 비단과 베는 이루어진 곡식 같다. 남에게 비단을 주는 것을 악하다 하지 않는데 하늘이 곡식을 주는 것을 무슨 까닭으로 흉하다 하는가. 무릇 곡식이 비로 내리는 길흉을 정할 수 없으니 뽕나무와 닥나무의 말도 알 수 없다.

使暢草生於周之時,天下太平,人來獻暢草。暢草亦草野之物也,與彼桑谷何異?如以夷狄獻之則為吉,使暢草生於周家,肯謂之善乎!夫暢草可以熾釀,芬香暢達者,將祭灌暢降神。設自生於周朝,與嘉禾、朱草、莢之類不殊矣。然則桑亦食蠶,蠶為絲,絲為帛,帛為衣。衣以入宗廟為朝服,與暢無異。何以謂之凶?衛獻公太子至靈台,蛇繞左輪。御者曰:「太子下拜,吾聞國君之子,蛇繞車輪左者速得國。」太子遂不下,反乎舍。御人見太子,太子曰:「吾聞為人子者,盡和順於君,不行私欲,共嚴承令,不逆君安。今吾得國,是君失安也。見國之利而忘君安,非子道也。得國而拜,其非君欲。廢子道者不孝,逆君欲則不忠。而欲我行之,殆吾欲國之危明也。」投殿將死,其御止之不能禁,遂伏劍而死。夫蛇繞左輪,審為太子速得國,太子宜不死,獻公宜疾薨。今獻公不死,太子伏劍,御者之占,俗之虛言也。或時蛇為太子將死之妖,御者信俗之占,故失吉凶之實。夫桑谷之生,與蛇饒左輪相似類也。蛇至實凶,御者以為吉。桑谷實吉,祖己以為凶。禹南濟於江,有黃龍負舟。舟中之人,五色無主。禹乃嘻笑而稱曰:「我受命於天,竭力以勞萬民。生寄也,死歸也。死歸也,何足以滑和,視龍猶蜓也。」龍去而亡。

창초로 말하면 주나라 때 천하가 태평하여 사람이 와서 창초를 바쳤다. 창초도 풀과 들의 물건이니 저 뽕나무와 닥나무와 무엇이 다른가. 오랑캐가 바친 것이면 길하다 한다면 창초가 주나라 집안에 났다면 착하다 하려 하였겠는가. 무릇 창초는 술을 빚어 향기를 널리 퍼지게 하니 장차 제사하며 창주를 부어 신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만일 주나라 조정에 절로 났다면 좋은 벼와 주초와 명협의 무리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뽕나무도 누에를 먹이고 누에는 실이 되고 실은 비단이 되고 비단은 옷이 된다. 옷은 종묘에 들어가는 조복이 되니 창초와 다를 것이 없다. 어찌 흉하다 하는가.

위 헌공의 태자가 영대에 이르렀는데 뱀이 왼쪽 바퀴를 감았다. 마부가 말하였다. 「태자께서는 내려 절하십시오. 제가 들으니 임금의 아들에게 뱀이 수레 왼쪽 바퀴를 감으면 빨리 나라를 얻는다 합니다.」 태자가 마침내 내리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마부가 태자를 뵈니 태자가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남의 자식 된 이는 임금께 온화하고 순함을 다하고 사사로운 욕심을 행하지 않으며 삼가 엄히 명을 받들어 임금의 편안함을 거스르지 않는다 하였다. 이제 내가 나라를 얻으면 이는 임금이 편안함을 잃는 것이다. 나라의 이익을 보고 임금의 편안함을 잊는 것은 자식의 도가 아니다. 나라를 얻는다고 절하는 것은 임금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자식의 도를 폐하는 것은 불효요 임금의 바람을 거스르는 것은 불충이다. 그런데 내게 그리하라 하니 아마 나는 나라가 위태롭기를 바라는 것이 분명하다.」 전에 몸을 던져 죽으려 하니 그 마부가 말렸으나 막지 못하여 마침내 칼에 엎드려 죽었다. 무릇 뱀이 왼쪽 바퀴를 감은 것이 참으로 태자가 빨리 나라를 얻을 것이었다면 태자는 마땅히 죽지 않고 헌공이 마땅히 빨리 죽었어야 한다. 이제 헌공은 죽지 않고 태자가 칼에 엎드렸으니 마부의 점은 세속의 헛말이다. 아마 뱀은 태자가 장차 죽을 요사함이었는데 마부가 세속의 점을 믿어 길흉의 실상을 잃은 것이다. 무릇 뽕나무와 닥나무가 난 것은 뱀이 왼쪽 바퀴를 감은 것과 서로 비슷한 무리다. 뱀이 이른 것은 실로 흉한데 마부는 길하다 하였고, 뽕나무와 닥나무는 실로 길한데 조기는 흉하다 하였다.

우가 남쪽으로 강을 건너는데 누런 용이 배를 짊어졌다. 배 안의 사람들이 낯빛이 갈피를 잃었다. 우가 이에 빙그레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하늘에서 명을 받아 힘을 다해 만민을 위해 수고한다. 사는 것은 붙어 있는 것이요 죽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다. 죽어 돌아가는 것이 어찌 마음의 화평을 어지럽힐 만하겠는가. 용을 보기를 도마뱀 보듯 한다.」 용이 떠나가 없어졌다.

案古今龍至皆為吉,而禹獨謂黃龍凶者,見其負舟,舟中之人恐也。夫以桑谷比於龍,吉凶雖反,蓋相似。野草生於朝,尚為不吉,殆有若黃龍負舟之異。故為吉而殷朝不亡。

살피건대 예와 이제에 용이 이르는 것은 다 길한 것인데 우가 홀로 누런 용을 흉하다 한 것은 그것이 배를 짊어져 배 안의 사람들이 두려워한 것을 보아서다. 무릇 뽕나무와 닥나무를 용에 견주면 길흉은 비록 반대이나 서로 비슷하다. 들풀이 조정에 난 것을 오히려 길하지 않다 한 것은 아마 누런 용이 배를 짊어진 이변과 같은 데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므로 길하여 은나라 조정이 망하지 않았다.

晉文公將與楚成王戰於城濮,彗星出楚。楚操其柄,以問咎犯,咎犯對曰:「以彗斗,倒之者勝。」文公夢與成王博,成王在上,其腦。問咎犯,咎犯曰:「君得天而成王伏其罪,戰必大勝。」文公從之,大破楚師。向令文公問庸臣,必曰:「不勝。」何則?彗星無吉,搏在(上)〔下〕,(無)凶也。夫桑谷之占,占為凶,猶晉當彗末博在下為不吉也。然而吉者,殆有若對彗見天之詭。故高宗長久,殷朝不亡。使文公不問咎犯,咎犯不明其吉,戰以大勝,世人將曰:「文公以至賢之德,破楚之無道。天雖見妖,臥有凶夢,猶滅妖消凶以獲福。」殷無咎犯之異知,而有祖机信常之占,故桑谷之文,傳世不絕,轉禍為福之言,到今不實。

진 문공이 장차 초 성왕과 성복에서 싸우려 할 때 혜성이 초나라 쪽에 나왔다. 초나라가 그 자루를 잡은 격이라 구범에게 물으니 구범이 대답하였다. 「빗자루로 싸우면 거꾸로 잡은 이가 이깁니다.」 문공이 꿈에 성왕과 씨름하였는데 성왕이 위에 있어 그 골을 빨았다. 구범에게 물으니 구범이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하늘을 얻으셨고 성왕은 그 죄에 엎드렸으니 싸우면 반드시 크게 이길 것입니다.」 문공이 따라 초나라 군사를 크게 깨뜨렸다. 만일 문공이 용렬한 신하에게 물었다면 반드시 「이기지 못한다」 하였을 것이다. 어째서인가. 혜성은 길함이 없고 씨름에서 아래에 있음은 흉하기 때문이다. 무릇 뽕나무와 닥나무의 점은 점이 흉하니, 진나라가 빗자루 끝을 마주하고 씨름에서 아래에 있어 길하지 않은 것과 같다. 그러나 길하였던 것은 아마 혜성을 마주하고 하늘을 본 것 같은 뒤집힘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므로 고종이 길고 오래고 은나라 조정이 망하지 않았다. 문공이 구범에게 묻지 않고 구범이 그 길함을 밝히지 않았는데 싸워 크게 이겼다면 세상 사람은 장차 「문공이 지극히 어진 덕으로 초나라의 무도함을 깨뜨렸다. 하늘이 비록 요사함을 보이고 누워서 흉한 꿈을 꾸었으나 오히려 요사함을 없애고 흉함을 사라지게 하여 복을 얻었다」 할 것이다. 은나라에는 구범 같은 남다른 앎이 없고 조기의 예사로운 것을 믿는 점만 있었으므로, 뽕나무와 닥나무의 글이 대대로 전해져 끊이지 않고 화를 돌려 복이 되었다는 말이 이제까지 실답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