禍虛篇
世謂受福佑者既以為行善所致,又謂被禍害者為惡所得。以為有沉惡伏過,天地罰之,鬼神報之。天地所罰,小大猶發;鬼神所報,遠近猶至。
세상은 복과 도움을 받는 이는 착함을 행하여 이른 것이라 하고, 또 화와 해를 입는 이는 악을 하여 얻은 것이라 한다. 깊이 숨은 악과 엎드린 허물이 있으면 하늘과 땅이 벌하고 귀신이 갚는다는 것이다. 하늘과 땅이 벌하는 것은 작든 크든 오히려 드러나고 귀신이 갚는 것은 멀든 가깝든 오히려 이른다 한다.
傳曰:「子夏喪其子而喪其明,曾子吊之,哭。子夏曰:『天乎,予之無罪也!』曾子怒曰:『商,汝何無罪也?吾與汝事夫子於洙、泗之間,退而老於西河之上,使西河之民疑汝於夫子,爾罪一也;喪爾親,使民未有異聞,爾罪二也;喪爾子,喪爾明,爾罪三也。而曰,汝何無罪歟?』子夏投其杖而拜,曰:『吾過矣,吾過矣!吾離群而索居,亦以久矣!』」
전에 이르기를, 자하가 그 아들을 잃고 그 눈을 잃으니 증자가 조문하며 울었다. 자하가 말하였다. 『하늘이여, 나는 죄가 없다!』 증자가 성내어 말하였다. 『상아, 네가 어찌 죄가 없느냐? 내가 너와 함께 수수와 사수 사이에서 스승을 섬기고 물러나 서하 가에서 늙었는데 서하의 백성이 너를 스승으로 의심하게 하였으니 네 죄가 하나요, 네 어버이를 잃었을 때 백성이 남다른 소문이 없게 하였으니 네 죄가 둘이요, 네 아들을 잃고 네 눈을 잃었으니 네 죄가 셋이다. 그런데 네가 어찌 죄가 없다 하느냐?』 자하가 그 지팡이를 던지고 절하며 말하였다. 『내가 잘못하였다, 내가 잘못하였다! 내가 무리를 떠나 홀로 산 지 또한 오래되었다!』 하였다.
夫子夏喪其明,曾子責以罪,子夏投杖拜曾子之言,蓋以天實罰過,故目失其明,已實有之,故拜受其過。始聞暫見,皆以為然;熟考論之,虛妄言也。夫失明猶失聽也。失明則盲,失聽則聾。病聾不謂之有過,失明謂之有罪,惑也。蓋耳目之病,猶心腹之有病也。耳目失明聽,謂之有罪,心腹有病,可謂有過乎?伯牛有疾,孔子自牖執其手,曰:「亡之,命矣夫!斯人也而有斯疾也!」原孔子言,謂伯牛不幸,故傷之也。如伯牛以過致疾,天報以惡與子夏同,孔子宜陳其過,若曾子謂子夏之狀。今乃言命,命非過也。且天之罰人,猶人君罪下也。所罰服罪,人君赦之。子夏服過,拜以自悔,天德至明,宜愈其盲。如非天罪,子夏失明,亦換三罪。且喪明之病,孰與被厲之病?喪明有三罪,被厲有十過乎?顏淵早夭,子路醢。早死、醢,極禍也。以喪明言之,顏淵、子路有百罪也。由此言之,曾子之言誤矣。然子夏之喪明,喪其子也。子者人情所通,親者人所力報也。喪親民無聞,喪子失其明,此恩損於親而愛增於子也。增則哭泣無數,數哭中風,目失明矣。曾子因俗之議,以著子夏三罪。子夏亦緣俗議,因以失明故拜受其過。曾子、子夏未離於俗,故孔子門敘行未在上第也。
무릇 자하가 그 눈을 잃자 증자가 죄로 꾸짖었고 자하가 지팡이를 던지고 증자의 말에 절한 것은, 하늘이 실로 허물을 벌하므로 눈이 그 밝음을 잃었고 저에게 실로 그것이 있으므로 절하고 그 허물을 받은 것이다. 처음 듣고 잠깐 보면 다 그렇다 여기나 익히 살펴 논하면 헛되고 망령된 말이다.
무릇 눈을 잃음은 귀를 잃음과 같다. 눈을 잃으면 소경이요 귀를 잃으면 귀머거리다. 귀머거리 병을 허물이 있다 하지 않으면서 눈을 잃은 것을 죄가 있다 함은 홀린 것이다. 무릇 귀와 눈의 병은 심장과 배에 병이 있는 것과 같다. 귀와 눈이 밝음과 들음을 잃은 것을 죄가 있다 한다면 심장과 배에 병이 있는 것도 허물이 있다 할 수 있겠는가. 백우가 병들자 공자가 들창 너머로 그 손을 잡고 말하였다. 「죽겠구나, 명이로다! 이 사람에게 이 병이 있다니!」 공자의 말을 캐면 백우가 불행하다 하여 슬퍼한 것이다. 백우가 허물로 병을 이르게 하여 하늘이 악으로 갚은 것이 자하와 같다면 공자가 마땅히 그 허물을 펴기를 증자가 자하에게 말한 모양과 같이 하였을 것이다. 이제 곧 명을 말하였으니 명은 허물이 아니다.
또 하늘이 사람을 벌하는 것은 임금이 아랫사람을 죄주는 것과 같다. 벌받은 이가 죄에 복종하면 임금이 사면한다. 자하가 허물에 복종하여 절하고 스스로 뉘우쳤으니 하늘의 덕이 지극히 밝다면 마땅히 그 눈멂을 낫게 하였을 것이다. 하늘의 죄가 아니라면 자하가 눈을 잃은 것으로 또 세 죄를 바꾸었다는 말이 된다. 또 눈을 잃는 병이 문둥병을 입는 것과 어떠한가. 눈을 잃음에 세 죄가 있다면 문둥병을 입음에는 열 허물이 있는가. 안연은 일찍 죽고 자로는 젓 담겨졌다. 일찍 죽고 젓 담겨진 것은 지극한 화다. 눈을 잃은 것으로 말하면 안연과 자로에게는 백 죄가 있다. 이로써 말하면 증자의 말은 그르다.
그러나 자하가 눈을 잃은 것은 그 아들을 잃어서다. 자식은 사람의 정이 통하는 바요 어버이는 사람이 힘써 갚는 바다. 어버이를 잃었을 때는 백성이 들은 것이 없고 아들을 잃고는 그 눈을 잃었으니, 이는 은혜가 어버이에게 덜하고 사랑이 아들에게 더한 것이다. 더하면 울기를 수없이 하고 자주 울다 바람을 맞아 눈이 밝음을 잃은 것이다. 증자는 세속의 의논에 따라 자하의 세 죄를 드러내었다. 자하도 세속의 의논에 따라 눈을 잃은 까닭으로 절하고 그 허물을 받았다. 증자와 자하가 세속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므로 공자 문하에서 행실의 차례가 윗줄에 있지 않은 것이다.
秦〔昭〕襄王賜白起劍,白起伏劍將自刎,曰:「我有何罪於天乎?」良久曰:「我固當死。長平之戰,趙卒降者數十萬,我詐而盡坑之,是足以死。」遂自殺。白起知己前罪,服更後罰也。夫白起知己所以罪,不知趙卒所以坑。如天審罰有過之人,趙降卒何辜於天?如用兵妄傷殺,則四十萬眾必有不亡,不亡之人,何故以其善行無罪而竟坑之,卒不得以善蒙天之佑?白起何故獨以其罪伏天之誅?由此言之,白起之言過矣。
진 소양왕이 백기에게 칼을 내리니 백기가 칼에 엎드려 스스로 목을 찌르려 하며 말하였다. 「내가 하늘에 무슨 죄가 있는가?」 한참 뒤에 말하였다. 「나는 본디 마땅히 죽어야 한다. 장평의 싸움에 조나라 군사로 항복한 이가 수십만인데 내가 속여 다 묻었으니 이는 죽기에 넉넉하다.」 마침내 스스로 죽었다. 백기가 제 앞의 죄를 알고 뒤의 벌에 복종한 것이다. 무릇 백기는 제가 죄받은 까닭은 알았으나 조나라 군사가 묻힌 까닭은 알지 못하였다. 하늘이 참으로 허물 있는 사람을 벌한다면 조나라 항복한 군사는 하늘에 무슨 허물이 있었는가. 군사를 써서 함부로 상하고 죽였다면 사십만 무리 가운데 반드시 죽지 않을 이가 있었을 터인데, 죽지 않을 사람이 무슨 까닭으로 그 착한 행실과 죄 없음으로도 끝내 묻혀 마침내 착함으로 하늘의 도움을 입지 못하였는가. 백기는 무슨 까닭으로 홀로 그 죄로 하늘의 베임에 엎드렸는가. 이로써 말하면 백기의 말은 그르다.
秦二世使使者詔殺蒙恬,蒙恬喟然嘆曰:「我何過於天,無罪而死?」良久,徐曰:「恬罪故當死矣。夫起臨洮屬之遼東,城徑萬里,此其中不能毋絕地脈。此乃恬之罪也。」即吞葯自殺。太史公非之曰:「夫秦初滅諸侯,天下心未定,夷傷未瘳,而恬為名將,不以此時強諫,救百姓之急,養老矜孤,修眾庶之和,阿意興功,此其(子)〔兄〕弟(過)〔遇〕誅,不亦宜乎!何與乃罪地脈也?」
진 이세가 사자를 시켜 조서로 몽염을 죽이니 몽염이 한숨 쉬며 탄식하였다. 「내가 하늘에 무슨 허물이 있어 죄 없이 죽는가?」 한참 뒤에 천천히 말하였다. 「염의 죄는 본디 죽어 마땅하다. 무릇 임조에서 일으켜 요동에 잇기까지 성이 만 리에 이르니 이 가운데 땅의 맥을 끊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곧 염의 죄다.」 곧 약을 삼키고 스스로 죽었다. 태사공이 그르다 하여 말하였다. 「무릇 진나라가 처음 제후를 멸하여 천하의 마음이 아직 정해지지 않고 다친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는데, 염이 이름난 장수로서 이때에 힘써 간하여 백성의 급함을 구하고 늙은이를 기르고 고아를 불쌍히 여기며 뭇사람의 화목을 닦지 않고 뜻에 아첨하여 공을 일으켰으니, 이 형제가 죽임을 만난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어찌 땅의 맥에 죄를 돌리는가.」
夫蒙恬之言既非,而太史公非之亦未是。何則?蒙恬絕脈,罪至當死。地養萬物,何過於人,而蒙恬絕其脈?知己有絕地脈之罪,不知地脈所以絕之過。自非如此,與不自非何以異?太史公(為)〔乃〕非恬之為名將,不能以強諫,故致此禍。夫當諫不諫,故致受死亡之戮。身任李陵,坐下蠶室,如太史公之言,所任非其人,故殘身之戮,天命而至也。非蒙恬以不強諫,故致此禍,則己下蠶室,有非者矣。己無非,則其非蒙恬,非也。作伯夷之傳,(則)〔列〕善惡之行云:「七十子之徒,仲尼獨荐顏淵好學。然回也屢空,糟糠不厭,卒夭死。天之報施善人如何哉!盜蹠日殺不辜,肝人之肉,暴戾恣睢,聚党數千,橫行天下,竟以壽終。是獨遵何哉?」若此言之,顏回不當早夭,盜蹠不當全活也。不怪顏淵不當夭,而獨謂蒙恬當死,過矣。漢將李廣與望氣王朔燕語曰:「自漢擊匈奴,而廣未常不在其中。而諸校尉以下,才能不及中,然以胡軍攻取侯者數十人。而廣不為(侯)後人,然終無尺(土)〔寸〕之功,以得(見)封邑者,何也?豈吾相不當侯,且固命也?」朔曰:「將軍自念,豈常有恨者乎?」
무릇 몽염의 말이 이미 그르나 태사공이 그르다 한 것도 옳지 않다. 어째서인가. 몽염이 맥을 끊어 죄가 죽어 마땅함에 이르렀다면, 땅이 만물을 기르는데 사람에게 무슨 허물이 있어 몽염이 그 맥을 끊었는가. 제게 땅의 맥을 끊은 죄가 있음은 알면서 땅의 맥이 끊어진 까닭의 허물은 모른다. 스스로 그르다 함이 이러하면 스스로 그르다 하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태사공은 곧 몽염이 이름난 장수가 되어 힘써 간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화에 이르렀다고 그르다 하였다. 무릇 마땅히 간할 것을 간하지 않았으므로 죽는 형벌을 받는 데 이르렀다는 것이다. 몸소 이릉을 보증하다가 죄에 걸려 잠실에 내려간 것이, 태사공의 말대로라면 보증한 바가 그 사람이 아니므로 몸을 상하는 형벌이 하늘의 명으로 이른 것이다. 몽염이 힘써 간하지 않았으므로 이 화에 이르렀다고 그르다 한다면 제가 잠실에 내려간 것도 그른 데가 있다. 제게 그름이 없다면 몽염을 그르다 한 것이 그르다.
백이의 전을 지어 착하고 악한 행실을 벌여 놓고 이르기를 「일흔 제자의 무리 가운데 중니는 홀로 안연이 배움을 좋아한다고 천거하였다. 그러나 회는 자주 궁하여 술지게미와 겨도 배불리 먹지 못하다가 마침내 일찍 죽었다. 하늘이 착한 사람을 갚아 베풂이 어떠한가! 도척은 날마다 죄 없는 이를 죽이고 사람의 살로 회를 치며 사납고 방자하여 무리 수천을 모아 천하를 횡행하다가 마침내 수를 다하고 죽었다. 이는 유독 무엇을 따른 것인가?」 하였다. 이 말대로라면 안회는 일찍 죽지 않아야 하고 도척은 온전히 살지 않아야 한다. 안연이 일찍 죽지 않았어야 함을 괴이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홀로 몽염이 죽어 마땅하다 하니 그르다.
한나라 장수 이광이 기운을 바라보는 왕삭과 한가로이 말하였다. 「한나라가 흉노를 친 뒤로 광이 그 가운데 있지 않은 적이 없었소. 그런데 여러 교위 이하로 재능이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오랑캐 군사를 쳐서 후를 얻은 이가 수십 사람이오. 광이 남에게 뒤지지 않는데 끝내 한 자 한 치의 공도 없어 봉읍을 얻지 못한 것은 어째서요? 어찌 내 상이 후가 될 것이 아닌가, 아니면 본디 명인가?」 왕삭이 말하였다. 「장군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어찌 늘 한스러운 일이 있지 않습니까?」
廣曰:「吾為隴西太守,羌常反,吾誘而降之八百餘人;吾詐而同日殺之。至今恨之,獨此矣。」朔曰:「禍莫大於殺已降,此乃將軍所以不得侯者也。」李廣然之,聞者信之。夫不侯,猶不王者也。不侯何恨,不王何負乎?孔子不王,論者不謂之有負;李廣不侯,王朔謂之有恨。然則王朔之言,失論之實矣。論者以為人之封侯,自有天命。天命之符,見於骨體。大將軍衛青在建章宮時,鉗徒相之,曰:「貴至封侯。」後竟以功封萬戶侯。衛青未有功,而鉗徒見其當封之証。由此言之,封侯有命,非人操行所能得也。鉗徒之言實而有效,王朔之言虛而無驗也。
이광이 말하였다. 「내가 농서 태수였을 때 강족이 늘 배반하기에 내가 꾀어 팔백 남짓을 항복시키고 속여 같은 날 죽였소. 이제까지 한스러운 것은 오직 이것이오.」 왕삭이 말하였다. 「화 가운데 이미 항복한 이를 죽인 것보다 큰 것이 없으니, 이것이 곧 장군께서 후를 얻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이광이 그렇다 하고 듣는 이들이 믿었다. 무릇 후가 되지 못함은 왕이 되지 못함과 같다. 후가 되지 못함이 무슨 한이며 왕이 되지 못함이 무슨 짐인가. 공자가 왕이 되지 못하였어도 논하는 이는 짐이 있다 하지 않는데, 이광이 후가 되지 못하니 왕삭은 한이 있다 하였다. 그러니 왕삭의 말은 논의 실상을 잃었다. 논하는 이는 사람이 후에 봉해지는 것은 절로 하늘의 명이 있다 한다. 하늘의 명의 부신은 뼈와 몸에 나타난다. 대장군 위청이 건장궁에 있을 때 목에 칼을 쓴 죄수가 그 상을 보고 「귀하기가 후에 봉해지기에 이르리라」 하였는데 뒤에 마침내 공으로 만호후에 봉해졌다. 위청에게 아직 공이 없었는데 죄수가 그가 마땅히 봉해질 증거를 보았다. 이로써 말하면 후에 봉해짐에 명이 있지 사람의 몸가짐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죄수의 말은 실다워 보람이 있었고 왕삭의 말은 헛되어 증험이 없다.
多橫恣而不罹禍,順道而違福,王朔之說,白起自非、蒙恬自咎之類也。倉卒之世,以財利相劫殺者眾。同車共船,千里為商,至闊之地,殺其人而并取其財,尸捐不收,骨暴不葬,在水為魚鱉之食,在土為螻蟻之糧;惰窳之人,不力農勉商,以積谷貨,遭歲飢饉,腹餓不飽,椎人若畜,割而食之,無君子小人,并為魚肉:人所不能知,吏所不能覺。千人以上,萬人以下,計一聚之中,生者百一,死者十九。可謂無道至痛甚矣,皆得陽達富厚安樂。天不責其無仁義之心,道相并殺;非其無力作而倉卒以人為食,加以渥禍,使之夭命,章其陰罪,明示世人,使知不可為非之驗,何哉?王朔之言,未必審然。
사납고 방자하면서 화를 입지 않고 도를 따르면서 복을 어긋나는 이가 많으니, 왕삭의 말은 백기가 스스로 그르다 하고 몽염이 스스로 허물한 것과 같은 무리다. 창졸한 세상에 재물과 이익으로 서로 위협하여 죽이는 이가 많다. 수레를 같이 타고 배를 함께 타고 천 리에 장사하다가 한적한 땅에 이르러 그 사람을 죽이고 아울러 그 재물을 빼앗아, 주검을 버리고 거두지 않고 뼈를 드러내고 장사 지내지 않으니 물에서는 고기와 자라의 밥이 되고 흙에서는 땅강아지와 개미의 양식이 된다. 게으른 사람은 농사에 힘쓰고 장사에 힘써 곡식과 재물을 쌓지 않다가 흉년을 만나 배가 고파 배부르지 못하면 사람을 짐승처럼 때려 베어 먹으니 군자와 소인 없이 다 어육이 된다. 사람이 알 수 없고 아전이 깨닫지 못한다. 천 사람 이상 만 사람 이하로 한 마을 가운데를 헤아리면 산 이는 백에 하나요 죽은 이는 열에 아홉이다. 무도하고 지극히 아픔이 심하다 할 만한데 다 넉넉하고 두텁고 편안하고 즐겁게 드러나 통달한다. 하늘이 그 인의의 마음이 없어 길에서 서로 죽인 것을 꾸짖지 않고, 힘써 일하지 않고 창졸간에 사람을 밥으로 삼은 것을 그르다 하여 두터운 화를 더해 명을 짧게 하고 그 숨은 죄를 드러내어 세상 사람에게 밝게 보여 그릇됨을 할 수 없다는 증험을 알게 하지 않으니 어째서인가. 왕삭의 말은 반드시 살펴 옳은 것이 아니다.
傳書李斯妒同才,幽殺韓非於秦,後被車裂之罪,商鞅欺舊交,擒魏公子,後受誅死禍。
전하는 책에 이사가 같은 재주를 시샘하여 한비를 진나라에서 가두어 죽였다가 뒤에 수레에 찢기는 죄를 입었고, 상앙이 옛 사귐을 속여 위나라 공자를 사로잡았다가 뒤에 죽임을 당하는 화를 받았다 한다.
彼欲言其賊賢欺交,故受患禍之報也。夫韓非何過而為李斯所幽,公子何罪而為商鞅所擒?車裂誅死,賊賢欺交,幽死見擒,何以致之?如韓非、公子有惡,天使李斯、商鞅報之,則李斯、商鞅為天奉誅,宜蒙其賞,不當受其禍。如韓非、公子無惡,非天所罰,李斯、商鞅不得幽擒。論者說曰:「韓非、公子有陰惡伏罪,人不聞見,天獨知之,故受戮殃。」
저들은 어진 이를 해치고 사귐을 속였으므로 근심과 화의 갚음을 받았다 말하려 한다. 무릇 한비는 무슨 허물로 이사에게 갇혔고 공자는 무슨 죄로 상앙에게 사로잡혔는가. 수레에 찢기고 죽임을 당한 것이 어진 이를 해치고 사귐을 속인 까닭이라면, 갇혀 죽고 사로잡힌 것은 무엇으로 이르렀는가. 한비와 공자에게 악이 있어 하늘이 이사와 상앙을 시켜 갚게 하였다면 이사와 상앙은 하늘을 위해 베임을 받든 것이니 마땅히 그 상을 입어야지 그 화를 받아서는 안 된다. 한비와 공자에게 악이 없어 하늘이 벌한 바가 아니라면 이사와 상앙이 가두고 사로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논하는 이가 말한다. 「한비와 공자에게 숨은 악과 엎드린 죄가 있어 사람이 듣고 보지 못하였으나 하늘이 홀로 알았으므로 죽임과 재앙을 받았다.」
夫諸有罪之人,非賊賢則逆道。如賊賢,則被所賊者何負?如逆道,則被所逆之道何非?
무릇 죄 있는 여러 사람은 어진 이를 해치지 않으면 도를 거스른 것이다. 어진 이를 해쳤다면 해침을 입은 이는 무슨 짐이 있는가. 도를 거슬렀다면 거스름을 입은 도는 무슨 그름이 있는가.
凡人窮達禍福之至,大之則命,小這則時。太公窮賤,遭周文而得封。甯戚隱厄,逢齊桓而見官。非窮賤隱厄有非,而得封見官有是也。窮達有時,遭遇有命也。太公、甯戚賢者也,尚可謂有非。聖人純道者也,虞舜為父弟所害,幾死再三;有遇唐堯,堯禪舜,立為帝。嘗見害,未有非;立為帝,未有是。前時未到,後則命時至也。案古人君臣困窮,後得達通,未必初有惡天禍其前,卒有善神佑其後也。一身之行,一行之操,結髪終死,前後無異。然一成一敗,一進一退,一窮一通,一全一壞,遭遇適然,命時當也。
무릇 사람의 궁하고 통달함과 화와 복이 이르는 것은 크게는 명이요 작게는 때다. 태공이 궁하고 천하다가 주 문왕을 만나 봉함을 얻었고, 영척이 숨어 곤액하다가 제 환공을 만나 벼슬을 얻었다. 궁하고 천하고 숨어 곤액할 때 그름이 있고 봉함을 얻고 벼슬을 얻을 때 옳음이 있어서가 아니다. 궁하고 통달함에 때가 있고 만남에 명이 있는 것이다. 태공과 영척은 어진 이라 오히려 그름이 있다 할 수 있다. 성인은 순수한 도의 사람인데 우순이 아비와 아우에게 해침을 당하여 거의 죽을 뻔한 것이 두세 번이었다. 당요를 만남이 있어 요가 순에게 선양하여 세워 임금이 되었다. 일찍이 해침을 당하였을 때 그름이 있은 것이 아니요 세워 임금이 되었을 때 옳음이 있은 것이 아니다. 앞은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고 뒤는 명과 때가 이른 것이다. 살피건대 옛사람과 임금과 신하가 곤궁하다가 뒤에 통달함을 얻은 것은, 반드시 처음에 악이 있어 하늘이 그 앞에 화를 내리고 마침내 착함이 있어 신이 그 뒤를 도운 것이 아니다. 한 몸의 행실과 한 행실의 몸가짐은 머리 묶을 때부터 죽기까지 앞뒤가 다름이 없다. 그런데 한 번 이루고 한 번 패하며 한 번 나아가고 한 번 물러나며 한 번 궁하고 한 번 통하며 한 번 온전하고 한 번 무너지는 것은 만남이 마침 그러하고 명과 때가 마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