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狀留篇

논형 論衡 · 왕충(王充) · 80년 무렵 · 단락 13 · 한자 1,667자 · 낭독 6.7분

「논형」 상류편 「狀留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후한 사람 왕충이 스스로 밝힌 이 책의 뜻은 넉 자다 — 「疾虛妄」, 헛되고 망령된 것을 미워한다. 하늘이 사람 일에 응해 재앙을 내린다느니, 죽으면 귀신이 되어 앙갚음한다느니, 날을 가려야 탈이 없다느니 하는 그 시대의 말을 하나하나 붙들고 따진다. 따지는 결이 남다르다. 어른의 말이라 하여 그냥 두지 않는다 — 공자에게 묻고(問孔), 맹자를 찌르고(刺孟), 한비를 그르다 한다(非韓). 하늘이 꾸짖어 재앙을 내린다는 말에는, 그러면 하늘은 어찌 임금 하나를 두고 온 나라에 가뭄을 내리느냐고 되묻는다. 「虛」 자가 붙은 아홉 편(書虛·變虛·異虛·感虛·福虛·禍虛·龍虛·雷虛·道虛)이 한 줄로 서서, 옛 책에 적힌 신통한 이야기를 차례로 붙든다. 「增」 자가 붙은 세 편(語增·儒增·藝增)은 말이 어떻게 부풀려지는가를 다룬다. 길험편에는 부여의 동명이 활을 잘 쏘아 왕이 죽이려 하자 남쪽으로 달아나 엄호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남은 동명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꼴이다.

論賢儒之才,既超程矣,世人怪其仕宦不進,官爵卑細,以賢才退在俗吏之後,信(不)〔可〕怪也。夫如是而適足以見賢不肖之分,睹高下多少之實也。龜生三百歲,大如錢,游於蓮葉之上;三千歲青邊緣,巨尺二寸。蓍生七十歲生一莖,七百歲生十莖。

어진 유자의 재주를 논함이 이미 매김을 넘었으니 세상 사람이 그 벼슬이 나아가지 못하고 관작이 낮고 작아 어진 재주로 속된 아전 뒤에 물러나 있음을 괴이하게 여기니 참으로 괴이할 만하다. 무릇 이러하여도 마침 어질고 어질지 못함의 나뉨을 보고 높고 낮음과 많고 적음의 실상을 보기에 넉넉하다. 거북은 삼백 해를 살아 크기가 돈만 하여 연잎 위에 노닐고 삼천 해면 푸른 테두리에 크기가 한 자 두 치다. 시초는 칠십 해에 한 줄기가 나고 칠백 해에 열 줄기가 난다.

神靈之物也,故生遲留;歷歲長久,故能明審。實賢儒之在世也,猶靈蓍、神龜也。計學問之日,固已盡年之半矣。銳意於道,遂無貪仕之心。及其仕也,純特方正,無員銳之操。故世人遲取進難也。針錐所穿,無不暢達。使針錐末方,穿物無一分之深矣。賢儒方節而行,無針錐之銳,固安能自穿、取暢達之功乎?且驥一日行千里者,無所服也;使服任車,(輿)〔與〕駑馬同。(音)〔昔〕驥曾以引鹽車矣,垂頭落汗,行不能進。伯樂顧之,王良御之,空身輕馳,故有千里之名。今賢儒懷古今之學,負荷禮義之重,內累於胸中之知,外劬於禮義之操,不敢妄進苟取,故有稽留之難。無伯樂之友,不遭王良之將,安得馳於清明之朝、立千里之跡乎?

신령한 물건이므로 나서 더디게 머물고 해를 지남이 길고 오래므로 밝게 살필 수 있다. 실로 어진 유자가 세상에 있음은 신령한 시초와 신령한 거북과 같다. 학문한 날을 헤아리면 본디 이미 해의 반을 다하였다. 도에 뜻을 날카롭게 하니 마침내 벼슬을 탐하는 마음이 없다. 그 벼슬함에 미쳐서는 순수하고 특별하며 모나고 바르니 둥글고 날카로운 몸가짐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이 더디 취하여 나아감이 어렵다. 바늘과 송곳이 뚫는 것은 통하지 않음이 없다. 바늘과 송곳 끝이 모나면 물건을 뚫음에 한 푼의 깊이도 없을 것이다. 어진 유자는 모난 절개로 행하여 바늘과 송곳의 날카로움이 없으니 본디 어찌 스스로 뚫어 통하는 공을 취할 수 있겠는가. 또 천리마가 하루에 천 리를 다님은 메인 바가 없어서다. 짐 수레를 메우게 하면 둔한 말과 같다. 옛날 천리마가 일찍이 소금 수레를 끌었는데 머리를 늘어뜨리고 땀을 흘려 다녀도 나아가지 못하였다. 백락이 돌아보고 왕량이 몰아 빈 몸으로 가볍게 달리므로 천 리의 이름이 있었다. 이제 어진 유자가 고금의 배움을 품고 예의의 무거움을 짊어져 안으로 가슴속 앎에 얽매이고 밖으로 예의의 몸가짐에 수고로워 감히 망령되이 나아가 구차히 취하지 못하므로 머무는 어려움이 있다. 백락의 벗이 없고 왕량의 장수를 만나지 못하면 어찌 맑고 밝은 조정에 달려 천 리의 자취를 세우겠는가.

且夫含血氣之生也,行則背在上而腹在下;其病若死,則背在下而腹在上。何則?

또 무릇 피와 기운을 머금은 생물은 다닐 때는 등이 위에 있고 배가 아래에 있으며 병들거나 죽으면 등이 아래에 있고 배가 위에 있다. 어째서인가.

背肉厚而重,腹肉薄而輕也。賢儒、俗吏,并在當世,有似於此。將明道行,則俗吏載賢儒,賢儒乘俗吏。將暗道廢,則俗吏乘賢儒,賢儒處下位,猶物遇害,腹在上而背在下也。且背法天而腹法地,生行得其正,故腹背得其位;病死失其宜,故腹反而在背上。

등 살은 두텁고 무거우며 배 살은 얇고 가볍기 때문이다. 어진 유자와 속된 아전이 아울러 당세에 있음은 이와 비슷함이 있다. 장수가 밝아 도가 행해지면 속된 아전이 어진 유자를 싣고 어진 유자가 속된 아전을 탄다. 장수가 어두워 도가 폐하면 속된 아전이 어진 유자를 타고 어진 유자가 낮은 자리에 있으니 물건이 해를 만나 배가 위에 있고 등이 아래에 있음과 같다. 또 등은 하늘을 본받고 배는 땅을 본받으니 살아 다니면 그 바름을 얻으므로 배와 등이 그 자리를 얻고, 병들어 죽으면 그 마땅함을 잃으므로 배가 뒤집혀 등 위에 있다.

非唯腹也,凡物仆僵者,足又在上。賢儒不遇,仆廢於世,踝足之吏,皆在其上。東方朔曰:「目不在面而在於足,救昧不給,能何見乎?」

배뿐 아니라 무릇 물건이 엎어지고 넘어지면 발이 또 위에 있다. 어진 유자가 만나지 못하여 세상에 엎어져 버려지면 발꿈치 같은 아전이 다 그 위에 있다. 동방삭이 말하였다. 「눈이 얼굴에 있지 않고 발에 있으니 어두움을 구하기에 넉넉하지 않은데 무엇을 볼 수 있겠는가?」

汲黯謂武帝曰:「陛下用吏如積薪矣,後來者居上。」

급암이 무제에게 말하였다. 「폐하께서 아전 쓰심이 섶을 쌓는 것 같아 뒤에 온 이가 위에 있습니다.」

原汲黯之言,察東方朔之語,獨〔非〕以(非)俗吏之得地、賢儒之失職哉!故夫仕宦失地,難以觀德;得地,難以察不肖。名生於高官而毀起於卑位,卑位固賞賢儒之所在也。遵禮蹈繩,修身守節,在下不汲汲,故有沉滯之留。沉滯在能自濟,故有不拔之扼。其積學於身也多,故用心也固。俗吏無以自修,身雖拔進,利心搖動,則有下道侵漁之操矣。

급암의 말을 캐고 동방삭의 말을 살피면 홀로 속된 아전이 땅을 얻고 어진 유자가 직분을 잃음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무릇 벼슬에 땅을 잃으면 덕을 보기 어렵고 땅을 얻으면 어질지 못함을 살피기 어렵다. 이름은 높은 벼슬에서 나고 헐뜯음은 낮은 자리에서 일어나니 낮은 자리는 본디 어진 유자가 있는 곳이다. 예를 따르고 먹줄을 밟아 몸을 닦고 절개를 지켜 아래에 있어도 급급하지 않으므로 잠기고 막혀 머묾이 있다. 잠기고 막힘은 스스로 건널 수 있는 데 있으므로 뽑히지 않는 조임이 있다. 그 몸에 배움을 쌓음이 많으므로 마음 씀이 굳다. 속된 아전은 스스로 닦을 것이 없어 몸이 비록 뽑혀 나아가도 이익의 마음이 흔들리면 도를 낮추어 침탈하는 몸가짐이 있다.

楓桐之樹,生而速長,故其皮肌不能堅剛。

단풍과 오동나무는 나서 빨리 자라므로 그 껍질과 살이 굳세고 단단할 수 없다.

樹檀以五月生葉,後彼春榮之木,其材強勁,車以為軸。殷之桑谷,七日大拱,長速大暴,故為變怪。大器晚成,寶貨難售(者)。不崇一朝,輒成賈者,菜果之物也。是故湍瀨之流,沙石轉而大石不移。何者?大石重而沙石輕也。沙石轉積於大石之上,大石沒而不見。賢儒俗吏,并在世俗,有似於此。遇暗長吏,轉移俗吏超在賢儒之上,賢儒處下,受馳走之使,至或岩居穴處,沒身不見。咎在長吏不能知賢,而賢者道大,力劣不能拔舉之故也。

박달나무는 오월에 잎이 나서 저 봄에 꽃 피는 나무보다 뒤지나 그 재목이 강하고 굳세어 수레가 굴대로 삼는다. 은나라의 뽕나무와 닥나무는 이레에 크게 한 아름이 되어 자람이 빠르고 큼이 갑작스러우므로 변괴가 되었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보배는 팔기 어렵다. 한 아침도 안 되어 곧 값을 이루는 것은 나물과 열매의 물건이다. 이 때문에 여울의 흐름에 모래와 돌은 굴러도 큰 돌은 옮기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큰 돌은 무겁고 모래와 돌은 가볍기 때문이다. 모래와 돌이 굴러 큰 돌 위에 쌓이면 큰 돌이 묻혀 보이지 않는다. 어진 유자와 속된 아전이 아울러 세속에 있음은 이와 비슷함이 있다. 어두운 장리를 만나 속된 아전을 옮겨 어진 유자 위에 뛰어넘게 하니 어진 유자가 아래에 있어 달리는 부림을 받고 심하면 바위에 살고 굴에 처하여 몸이 묻혀 보이지 않는다. 허물은 장리가 어진 이를 알 수 없고 어진 이는 도가 커서 힘이 못하여 뽑아 들 수 없는 까닭에 있다.

夫手指之物器也,度力不能舉,則不敢動。賢儒之道,非徒物器之重也。是故金鐵在地,(焱)〔〕風不能動,毛芥在其間飛揚千里。夫賢儒所懷,其猶水中大石、在地金鐵也。其進不若俗吏速者,長吏力劣,不能用也。毛芥在鐵石間也,一口之氣,能吹毛芥,非必(焱)〔〕風。俗吏之易遷,猶毛芥之易吹也。故夫轉沙石者,湍瀨也;飛毛芥者,(焱)〔〕風也。活水,〔沙石不轉〕;洋風,毛芥不動。無道理之將,用心暴猥,察吏不詳,遭以好遷,妄授官爵,猛水之轉沙石,(焱)〔〕風之飛毛芥也。是故毛芥因異風而飛,沙石遭猛流而轉,俗吏遇悖將而遷。

무릇 손가락이 물건과 그릇을 헤아려 힘이 들 수 없으면 감히 움직이지 않는다. 어진 유자의 도는 한갓 물건과 그릇의 무거움이 아니다. 이 때문에 쇠와 철이 땅에 있으면 회오리바람도 움직일 수 없고 터럭과 겨자는 그 사이에서 천 리를 날린다. 무릇 어진 유자가 품은 바는 물속의 큰 돌과 땅에 있는 쇠와 철과 같다. 그 나아감이 속된 아전만큼 빠르지 않은 것은 장리가 힘이 못하여 쓸 수 없어서다. 터럭과 겨자가 쇠와 돌 사이에 있으면 한 입의 기운으로 터럭과 겨자를 불 수 있으니 반드시 회오리바람이 아니어도 된다. 속된 아전이 옮기기 쉬움은 터럭과 겨자가 불기 쉬움과 같다. 그러므로 무릇 모래와 돌을 굴리는 것은 여울이요 터럭과 겨자를 날리는 것은 회오리바람이다. 잔잔한 물에는 모래와 돌이 구르지 않고 넓은 바람에는 터럭과 겨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도리가 없는 장수가 마음 씀이 사납고 함부로 하여 아전을 살핌이 자세하지 않아 옮기기 좋아함을 만나 망령되이 관작을 주니 사나운 물이 모래와 돌을 굴리고 회오리바람이 터럭과 겨자를 날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터럭과 겨자는 다른 바람을 인하여 날고 모래와 돌은 사나운 흐름을 만나 구르며 속된 아전은 어그러진 장수를 만나 옮긴다.

且圓物投之於地,東西南北,無之不可;策杖叩動,才微輒停。方物集地,壹投而止;及其移徒,須人動舉。賢儒,世之方物也,其難轉移者,其動須人也。鳥輕便於人,趨遠,人不如鳥,然而天地之性,人為貴。蝗蟲之飛,能至萬里;麒麟須獻,乃達闕下。然而蝗蟲為災,麒麟為瑞。麟有四足,尚不能自致,人有兩足,安能自達?故曰:燕飛輕於鳳皇,兔走疾於麒麟,躍躁於靈龜,蛇騰便於神龍。呂望之徒,白首乃顯;百里奚之知,明於黃髪:深為國謀,因為王輔,皆夫沉重難進之人也。輕躁早成,禍害暴疾。故曰:其進銳者退速。陽溫陰寒,歷月乃至;災變之氣,一朝成怪。故夫河冰結合,非一日之寒;積土成山,非斯須之作。干將之劍,久在爐炭,鋒利刃,百熟煉歷。久銷乃見作留,成遲故能割斷。肉暴長者曰腫,泉暴出者曰涌,酒暴熟者易酸,醢暴酸者易臭。由此言之,賢儒遲留,皆有狀故。狀故云何?學多、道重為身累也。

또 둥근 물건은 땅에 던지면 동서남북 어디로든 못 갈 데가 없고 채찍과 지팡이로 두드려 움직이면 재주가 조금만 있어도 곧 멈춘다. 모난 물건은 땅에 놓이면 한 번 던져 그치고 그 옮김에 이르러는 사람이 움직여 들기를 기다린다. 어진 유자는 세상의 모난 물건이라 그 옮기기 어려운 것은 그 움직임이 사람을 기다려서다. 새는 사람보다 가볍고 편하여 먼 데 달림에 사람이 새만 못하나 하늘과 땅의 성품에 사람이 귀하다. 메뚜기의 낢은 만 리에 이를 수 있으나 기린은 바쳐야 곧 대궐 아래 이른다. 그러나 메뚜기는 재앙이 되고 기린은 상서가 된다. 기린은 네 발이 있어도 오히려 스스로 이를 수 없는데 사람은 두 발이 있어 어찌 스스로 통달하겠는가. 그러므로 제비의 낢은 봉황보다 가볍고 토끼의 달림은 기린보다 빠르며 두꺼비의 뜀은 신령한 거북보다 조급하고 뱀의 오름은 신령한 용보다 편하다 한다. 여망의 무리는 흰머리에야 드러났고 백리해의 앎은 누런 머리에 밝았으니 깊이 나라를 위해 꾀하여 이로 인해 왕의 보필이 된 이는 다 무겁고 나아가기 어려운 사람이다. 가볍고 조급하여 일찍 이룸은 화와 해가 갑자기 빠르다. 그러므로 그 나아감이 날카로운 이는 물러남이 빠르다 한다. 양의 따뜻함과 음의 추위는 달을 지나야 곧 이르고 재앙과 변고의 기운은 한 아침에 괴이함을 이룬다. 그러므로 무릇 하수의 얼음이 얼어붙음은 하루의 추위가 아니요 흙을 쌓아 산을 이룸은 잠깐의 지음이 아니다. 간장의 검은 오래 화로와 숯에 있어 날카로운 칼날이 백 번 익혀 단련을 거쳤다. 오래 녹여야 곧 지음이 머무름을 보이고 이룸이 더디므로 베고 끊을 수 있다. 살이 갑자기 자라는 것을 종기라 하고 샘이 갑자기 나는 것을 솟음이라 하며 술이 갑자기 익은 것은 시기 쉽고 젓갈이 갑자기 신 것은 냄새나기 쉽다. 이로써 말하면 어진 유자가 더디 머묾은 다 모양과 까닭이 있다. 모양과 까닭이 무엇인가. 배움이 많고 도가 무거워 몸에 누가 되는 것이다.

草木之生者濕,濕者重,死者枯。枯而輕者易舉,濕而重者難移也。

풀과 나무의 산 것은 젖어 있고 젖은 것은 무거우며 죽은 것은 말라 있다. 말라 가벼운 것은 들기 쉽고 젖어 무거운 것은 옮기기 어렵다.

然元氣所在,在生不在枯。是故車行於陸,船行於溝,其滿而重者行遲,空而輕者行疾。先王之道,載在胸腹之內,其重不徒船車之任也。任重,其取進疾速,難矣!竊人之物,其得非不速疾也,然而非其有,得之非己之力也。世人早得高官,非不有光榮也,而尸祿素餐之謗,喧嘩甚矣。且賢儒之不進,將相長吏不開通也。農夫載谷奔都,賈人貨赴遠,皆欲得其願也。如門郭閉而不通,津梁絕而不過,雖有勉力趨時之勢,奚由早至以得盈利哉?長吏妒賢,不能容善,不被鉗赭之刑,幸矣!焉敢望官位升舉,道理之早成也?

그러나 원기가 있는 데는 산 것에 있지 마른 것에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수레가 뭍에 다니고 배가 도랑에 다님에 그 가득 차 무거운 것은 다님이 더디고 비어 가벼운 것은 다님이 빠르다. 선왕의 도가 가슴과 배 안에 실려 있으니 그 무거움이 한갓 배와 수레의 짐이 아니다. 짐이 무거운데 그 나아감이 빠르기를 취함은 어렵다! 남의 물건을 훔침은 그 얻음이 빠르지 않음이 아니나 제 것이 아니라 얻음이 제 힘이 아니다. 세상 사람이 일찍 높은 벼슬을 얻음은 빛나고 영화롭지 않음이 아니나 시록소찬의 헐뜯음이 떠들썩함이 심하다. 또 어진 유자가 나아가지 못함은 장수와 재상과 장리가 열어 통하지 않아서다. 농부가 곡식을 싣고 도읍으로 달리고 장사꾼이 재물을 가지고 먼 데로 감은 다 그 바람을 얻으려 함이다. 문과 성곽이 닫혀 통하지 않고 나루와 다리가 끊겨 지나지 못하면 비록 힘써 때를 좇는 형세가 있어도 무엇으로 말미암아 일찍 이르러 가득한 이익을 얻겠는가. 장리가 어진 이를 시샘하여 착한 이를 용납하지 못하니 목에 칼 쓰고 붉은 옷 입는 형벌을 입지 않으면 다행이다! 어찌 감히 벼슬자리가 올라가고 도리가 일찍 이루어지기를 바라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