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變動篇

논형 論衡 · 왕충(王充) · 80년 무렵 · 단락 21 · 한자 2,449자 · 낭독 9.8분

「논형」 변동편 「變動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후한 사람 왕충이 스스로 밝힌 이 책의 뜻은 넉 자다 — 「疾虛妄」, 헛되고 망령된 것을 미워한다. 하늘이 사람 일에 응해 재앙을 내린다느니, 죽으면 귀신이 되어 앙갚음한다느니, 날을 가려야 탈이 없다느니 하는 그 시대의 말을 하나하나 붙들고 따진다. 따지는 결이 남다르다. 어른의 말이라 하여 그냥 두지 않는다 — 공자에게 묻고(問孔), 맹자를 찌르고(刺孟), 한비를 그르다 한다(非韓). 하늘이 꾸짖어 재앙을 내린다는 말에는, 그러면 하늘은 어찌 임금 하나를 두고 온 나라에 가뭄을 내리느냐고 되묻는다. 「虛」 자가 붙은 아홉 편(書虛·變虛·異虛·感虛·福虛·禍虛·龍虛·雷虛·道虛)이 한 줄로 서서, 옛 책에 적힌 신통한 이야기를 차례로 붙든다. 「增」 자가 붙은 세 편(語增·儒增·藝增)은 말이 어떻게 부풀려지는가를 다룬다. 길험편에는 부여의 동명이 활을 잘 쏘아 왕이 죽이려 하자 남쪽으로 달아나 엄호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남은 동명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꼴이다.

論災異者,已疑於天用災異譴告人矣。更說曰:「災異之至,殆人君以政動天,天動氣以應之。譬之以物擊鼓,以椎扣鍾,鼓猶天,椎猶政,鍾鼓聲猶天之應也。人主為於下,則天氣隨人而至矣。」

재앙과 이변을 논하는 이가 이미 하늘이 재앙과 이변으로 사람을 견책하여 알림을 의심하였다. 다시 말한다. 「재앙과 이변이 이름은 아마 임금이 정사로 하늘을 움직이고 하늘이 기운을 움직여 응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물건으로 북을 치고 망치로 종을 두드리면 북은 하늘 같고 망치는 정사 같으며 종과 북의 소리는 하늘의 응함 같다. 임금이 아래에서 하면 하늘의 기운이 사람을 따라 이른다.」

曰:此又疑也。夫天能動物,物焉能動天?何則?人物繫於天,天為人物主也。故曰:「王良策馬,車騎盈野。」

답한다. 이 또한 의심스럽다. 무릇 하늘은 물건을 움직일 수 있으나 물건이 어찌 하늘을 움직이겠는가. 어째서인가. 사람과 물건은 하늘에 매여 하늘이 사람과 물건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왕량이 말을 채찍질하니 수레와 말이 들에 가득하다」 한다.

非車騎盈野,而乃王良策馬也。天氣變於上,人物應於下矣。故天且雨,商羊起舞,使天雨也。

수레와 말이 들에 가득함이 아니라 곧 왕량이 말을 채찍질함이다. 하늘의 기운이 위에서 변하면 사람과 물건이 아래에서 응한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비 오려 하면 상양이 일어나 춤추니 하늘의 비가 시킨 것이다.

商羊者,知雨之物也,天且雨,屈其一足起舞矣。故天且雨,螻蟻徙,丘蚓出,琴弦緩,固疾發,此物為天所動之驗也。故在且風,巢居之蟲動;且雨,穴處之物擾:風雨之氣感蟲物也。故人在天地之間,猶蚤虱之在衣裳之內,螻蟻之在穴隙之中。蚤虱、螻蟻為逆順橫從,能令衣裳穴隙之間氣變動乎?蚤虱、螻蟻不能,而獨謂人能,不達物氣之理也。

상양은 비를 아는 물건이니 하늘이 장차 비 오려 하면 그 한 발을 굽히고 일어나 춤춘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비 오려 하면 땅강아지와 개미가 옮기고 언덕의 지렁이가 나오며 거문고 줄이 늦어지고 묵은 병이 도지니 이는 물건이 하늘에 움직여지는 증험이다. 그러므로 장차 바람 불려 하면 둥지에 사는 벌레가 움직이고 장차 비 오려 하면 굴에 사는 물건이 어지러우니 바람과 비의 기운이 벌레와 물건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있음은 벼룩과 이가 옷 안에 있고 땅강아지와 개미가 굴 틈 가운데 있음과 같다. 벼룩과 이와 땅강아지와 개미가 거스르고 따르고 가로세로 하여 옷과 굴 틈 사이의 기운을 변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 벼룩과 이와 땅강아지와 개미는 못 하는데 홀로 사람은 할 수 있다 하니 물건과 기운의 이치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다.

夫風至而樹枝動,樹枝不能致風。是故夏末,蜻鳴,寒啼,感陰氣也。

무릇 바람이 이르면 나뭇가지가 움직이나 나뭇가지가 바람을 이르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름 끝에 매미가 울고 쓰르라미가 우니 음의 기운에 느낀 것이다.

雷動而雉驚,〔蟄〕發(蟄)而蛇出,起〔陽〕氣也。夜及半而鶴唳,晨將旦而雞鳴,此雖非變,天氣動物,物應天氣之驗也。顧可言寒溫感動人君,人君起氣而以賞罰;乃言以賞罰感動皇天,天為寒溫以應政治乎?六情風家言:「風至,為盜賊者感應之而起。」

우레가 움직이면 꿩이 놀라고 칩거가 열리면 뱀이 나오니 양의 기운을 일으킨 것이다. 밤이 반에 미치면 학이 울고 새벽이 장차 밝으려 하면 닭이 우니 이는 비록 변고가 아니나 하늘의 기운이 물건을 움직이고 물건이 하늘의 기운에 응하는 증험이다. 도리어 추위와 따뜻함이 임금을 느껴 움직여 임금이 기운을 일으켜 상벌한다 말할 수 있을 뿐이니 곧 상벌로 황천을 느껴 움직여 하늘이 춥고 따뜻하게 하여 정치에 응한다 하겠는가. 육정풍가가 말한다. 「바람이 이르면 도적질하는 이가 느껴 응하여 일어난다.」

非盜賊之人精氣感天,使風至也。風至怪不軌之心,而盜賊之操發矣。何以驗之?盜賊之人,見物而取,睹敵而殺,皆在徙倚漏刻之間,未必宿日有其思也,而天風已以貪狼陰賊之日至矣。

도적질하는 사람의 정기가 하늘을 느껴 바람을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이르러 법도 없는 마음을 괴이하게 하여 도적의 몸가짐이 발하는 것이다. 무엇으로 증험하는가. 도적질하는 사람은 물건을 보면 취하고 상대를 보면 죽이니 다 서성이는 잠깐 사이에 있어 반드시 전날에 그 생각이 있은 것이 아닌데 하늘의 바람이 이미 탐랑과 음적의 날에 이른 것이다.

以風占貴賤者,風從王相鄉來則貴,從囚死地來則殘。夫貴賤、多少,斗斛故也。風至而(糴)〔〕谷之人,貴賤其价,天氣動怪人物者也。故谷价低昂,一貴一賤矣。《天官》之書,以正月朝占四方之風,風從南方來者旱,從北方來者湛,東方來者為疫,西方來者為兵。太史公實道言以風占水旱兵疫者,人物吉凶統於天也。使物生者,春也;物死者,冬也。春生而冬殺(也)〔者〕,天(者)〔也〕。如或欲春殺冬生,物終不死生,何也?物生統於陽,物死繫於陰也。故以口氣吹人,人不能寒;吁人,人不能溫。使見吹吁之人,涉冬觸夏,將有凍之患矣。寒溫之氣,繫於天地而統於陰陽。人事國政,安能動之?

바람으로 귀천을 점치는 이는 바람이 왕상의 방향에서 오면 귀하고 수사의 땅에서 오면 천하다 한다. 무릇 귀천과 많고 적음은 말과 섬의 까닭이다. 바람이 이르면 곡식을 사고파는 사람이 그 값을 귀하고 천하게 하니 하늘의 기운이 사람과 물건을 움직여 괴이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곡식 값이 낮고 높아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하다. 「천관」의 책은 정월 아침에 사방의 바람을 점치는데 바람이 남방에서 오면 가물고 북방에서 오면 잠기며 동방에서 오면 돌림병이 되고 서방에서 오면 난리가 난다 한다. 태사공이 실로 바람으로 물과 가뭄과 난리와 돌림병을 점침을 말한 것은 사람과 물건의 길흉이 하늘에 통솔되기 때문이다. 물건을 나게 하는 것은 봄이요 물건을 죽이는 것은 겨울이다. 봄에 나고 겨울에 죽임은 하늘이다. 혹 봄에 죽이고 겨울에 나게 하려 해도 물건이 끝내 죽고 나지 않음은 어째서인가. 물건이 남은 양에 통솔되고 물건이 죽음은 음에 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입김으로 사람을 불어도 사람이 추울 수 없고 사람에게 후 불어도 사람이 따뜻할 수 없다. 불고 후 부는 사람에게 겨울을 건너고 여름을 부딪치게 하면 얼고 더위 먹는 근심이 있을 것이다. 추위와 따뜻함의 기운은 하늘과 땅에 매이고 음양에 통솔된다. 사람의 일과 나라의 정사가 어찌 움직일 수 있겠는가.

且天本而人末也。登樹怪其枝,不能動其株。如伐株,萬莖枯矣。人事猶樹枝,(能)〔寒〕溫猶根株也。生於天,含天之氣,以天為主,猶耳目手足繫於心矣。心有所為,耳目視聽,手足動作,謂天應人,是謂心為耳目手足使乎?旌旗垂旒,旒綴於杆,杆東則旒隨而西。苟謂寒溫隨刑罰而至,是以天氣為綴旒也。鉤星在房、心之間,地且動之占也。齊太卜知之,謂景公:「臣能動地。」

또 하늘은 근본이요 사람은 끝이다. 나무에 올라 그 가지를 흔들어도 그 그루를 움직일 수 없다. 그루를 베면 만 줄기가 마른다. 사람의 일은 나뭇가지 같고 추위와 따뜻함은 뿌리와 그루 같다. 하늘에서 나서 하늘의 기운을 머금어 하늘을 주인으로 삼음은 귀와 눈과 손발이 마음에 매임과 같다. 마음에 하는 바가 있으면 귀와 눈이 보고 듣고 손발이 움직이는데 하늘이 사람에게 응한다 하면 이는 마음이 귀와 눈과 손발에 부려진다는 것인가. 깃발에 드리운 술 장식은 장대에 매여, 장대가 동으로 가면 술 장식도 따라 서쪽으로 간다. 진실로 추위와 따뜻함이 형벌을 따라 이른다 하면 이는 하늘의 기운을 매인 술로 삼는 것이다. 구성이 방과 심 사이에 있음은 땅이 장차 움직일 점이다. 제나라 태복이 그것을 알고 경공에게 말하였다. 「신은 땅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景公信之。夫謂人君能致寒溫,猶齊景公信太卜之能動地。夫人不能動地,而亦不能動天。

경공이 믿었다. 무릇 임금이 추위와 따뜻함을 이르게 할 수 있다 함은 제 경공이 태복이 땅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음과 같다. 무릇 사람이 땅을 움직일 수 없으니 또한 하늘도 움직일 수 없다.

夫寒溫,天氣也。天至高大,人至卑小。篙不能鳴鐘,而螢火不爨鼎者,何也?鐘長而篙短,鼎大而螢小也。以七尺之細形,感皇天之大氣,其無分銖之驗,必也。占大將且入國邑,氣寒則將且怒,溫則將喜。夫喜怒起事而發,未入界,未見吏民,是非未察,喜怒未發,而寒溫之氣已豫至矣。怒喜致寒溫,怒喜之後,氣乃當至,是竟寒溫之氣使人君怒喜也。

무릇 추위와 따뜻함은 하늘의 기운이다. 하늘은 지극히 높고 크며 사람은 지극히 낮고 작다. 상앗대가 종을 울릴 수 없고 반딧불이 솥을 끓일 수 없음은 어째서인가. 종은 길고 상앗대는 짧으며 솥은 크고 반딧불은 작기 때문이다. 일곱 자의 가는 꼴로 황천의 큰 기운을 느끼게 함은 그 푼과 수의 증험도 없음이 반드시 그러하다. 점에 대장이 장차 나라와 고을에 들어옴에 기운이 추우면 장수가 장차 노하고 따뜻하면 장수가 기쁘다 한다. 무릇 기쁨과 노여움은 일을 일으켜 발하는데 아직 경계에 들지 않고 아직 아전과 백성을 보지 않아 옳고 그름이 아직 살펴지지 않고 기쁨과 노여움이 아직 발하지 않았는데 추위와 따뜻함의 기운이 이미 미리 이르렀다. 노여움과 기쁨이 추위와 따뜻함을 이르게 한다면 노여움과 기쁨 뒤에 기운이 곧 마땅히 이르러야 하니 이는 결국 추위와 따뜻함의 기운이 임금을 노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다.

或曰:「未至誠也。行事至誠,若鄒衍之呼天而霜降,杞梁妻器而城崩,何天氣之不能動乎?」

어떤 이는 말한다. 「아직 지극한 정성이 아니다. 일을 행함에 지극히 정성스러워 추연이 하늘을 부르니 서리가 내리고 기량의 아내가 곡하니 성이 무너짐 같으면 어찌 하늘의 기운을 움직일 수 없겠는가?」

夫至誠,猶以心意之好惡也。有果之物,在人之前,去口一尺。心欲食之,口氣吸之,不能取也。手掇送口,然後得之。夫以果之細,員易轉,去口不遠,至誠欲之,不能得也,況天去人高遠,其氣莽蒼無端末乎?盛夏之時,當風而立,隆冬之月,向日而坐。其夏欲得寒而冬欲得溫也,至誠極矣。欲之甚者,至或當風鼓,向日燃爐,而天終不為冬夏易氣,寒暑有節,不為人變改也。夫正欲得之而猶不能致,況自刑賞,意思不欲求寒溫乎?

무릇 지극한 정성도 오히려 마음과 뜻의 좋아하고 미워함으로 하는 것이다. 열매 있는 물건이 사람 앞에 있어 입에서 한 자 떨어져 있다. 마음으로 먹고 싶어 입 기운으로 빨아도 취할 수 없다. 손으로 집어 입에 보낸 뒤에야 얻는다. 무릇 열매의 가늘고 둥글어 구르기 쉽고 입에서 멀지 않음으로도 지극히 정성스레 바라도 얻을 수 없는데, 하물며 하늘은 사람에게서 높고 멀어 그 기운이 아득하여 끝이 없음에랴. 한여름에 바람을 맞아 서고 한겨울에 해를 향해 앉는다. 그 여름에 추위를 얻으려 하고 겨울에 따뜻함을 얻으려 함은 지극한 정성이 다한 것이다. 그러기를 몹시 바라는 이는 바람을 맞으며 부채질하고 해를 향해 화로를 피우기도 하나 하늘은 끝내 겨울과 여름을 위해 기운을 바꾸지 않으니 추위와 더위에 절기가 있어 사람을 위해 변하여 고치지 않는다. 무릇 바로 얻으려 하여도 오히려 이르게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스스로 형벌하고 상 주며 뜻이 추위와 따뜻함을 구하려 하지 않음에랴.

萬人俱嘆,未能動天,一鄒衍之口,安能降霜?鄒衍之狀,孰與屈原?見拘之冤,孰與沉江?離騷楚辭淒愴,孰與一嘆?屈原死時,楚國無霜,此懷、襄之世也。厲、武之時,卞和獻玉,刖其兩足,奉玉泣出,涕盡續之以血。夫鄒衍之誠,孰與卞和?見拘之冤,孰與刖足?仰天而嘆,孰與泣血?夫嘆固不如泣,拘固不中刖,料計冤情,衍不如和,當時楚地不見霜。李斯、趙高讒殺太子扶蘇,并及蒙恬、蒙驁。其時皆吐痛苦之言,與嘆聲同;又禍至死,非徒苟徙。而其死之地,寒氣不生。秦坑趙卒於長平之下,四十萬眾,同時俱陷。當時啼號,非徒嘆也。誠雖不及鄒衍,四十萬之冤,度當一賢臣之痛;入坑坎之啼,度過拘囚之呼。當時長平之下,不見隕霜。《甫刑》曰:「庶旁告無辜於天帝。」

만 사람이 함께 탄식하여도 하늘을 움직일 수 없는데 추연 한 사람의 입이 어찌 서리를 내리게 하겠는가. 추연의 모양이 굴원과 어떠한가. 갇힌 억울함이 강에 빠짐과 어떠한가. 이소와 초사의 처량함이 한 번 탄식함과 어떠한가. 굴원이 죽을 때 초나라에 서리가 없었으니 이는 회왕·양왕의 세상이다. 여왕·무왕 때 변화가 옥을 바쳤는데 그 두 발을 베었고 옥을 받들고 울며 나와 눈물이 다하니 피로 이었다. 무릇 추연의 정성이 변화와 어떠한가. 갇힌 억울함이 발 베임과 어떠한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함이 피눈물과 어떠한가. 무릇 탄식은 본디 울음만 못하고 갇힘은 본디 발 베임에 맞지 않으니 억울한 정을 헤아리면 연은 화만 못한데 당시 초나라 땅에 서리가 보이지 않았다. 이사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참소하여 죽이고 몽염과 몽오에까지 미쳤다. 그때 다 아프고 괴로운 말을 뱉었으니 탄식 소리와 같고 또 화가 죽음에 이르렀으니 한갓 구차히 옮김이 아니다. 그런데 그 죽은 땅에 추운 기운이 생기지 않았다. 진나라가 조나라 군사를 장평 아래 묻었는데 사십만 무리가 같은 때에 함께 빠졌다. 당시 울부짖음이 한갓 탄식이 아니었다. 정성이 비록 추연에 미치지 못하여도 사십만의 억울함은 헤아리건대 한 어진 신하의 아픔에 맞먹고 구덩이에 드는 울음은 헤아리건대 갇힌 이의 부르짖음을 지날 것이다. 당시 장평 아래에 서리 내림이 보이지 않았다. 「보형」에 이르기를 「뭇 죄 없는 이가 두루 천제에게 알렸다」 하였다.

此言蚩尤之民被冤,旁告無罪於上天也。以眾民之叫,不能致霜,鄒衍之言,殆虛妄也。

이는 치우의 백성이 억울함을 입어 두루 죄 없음을 위의 하늘에 알렸다는 말이다. 뭇 백성의 부르짖음으로 서리를 이르게 할 수 없었으니 추연의 말은 아마 헛되고 망령되다.

南方至熱,煎炒爛石,父子同水而浴。北方至寒,凝冰坼土,父子同穴而處。燕在北邊,鄒衍時,周之五月,正歲三月也。中州內正月二月,霜雪時降。北邊至寒,三月下霜,未為變也。此殆北邊三月尚寒,霜適自降,而衍適呼,與霜逢會。傳曰:「燕有寒谷,不生五谷。」

남방은 지극히 더워 돌을 볶아 문드러지게 하니 아비와 자식이 같은 물에서 목욕한다. 북방은 지극히 추워 얼음이 엉기고 흙이 갈라지니 아비와 자식이 같은 굴에서 산다. 연나라는 북쪽 변방에 있고 추연 때 주나라 오월은 바른 해의 삼월이다. 중주 안은 정월 이월에 서리와 눈이 때로 내린다. 북쪽 변방은 지극히 추워 삼월에 서리가 내려도 변고가 되지 않는다. 이는 아마 북쪽 변방이 삼월에 오히려 추워 서리가 마침 절로 내렸는데 연이 마침 부르짖어 서리와 만난 것이다. 전에 이르기를 「연나라에 추운 골짜기가 있어 오곡이 나지 않는다」 하였다.

鄒衍吹律,寒谷復溫,則能使氣溫,亦能使氣復寒。何知衍不令時人知己之冤,以天氣表己之誠,竊吹律於燕谷獄,令氣寒而因呼天乎?即不然者,霜何故降?范雎為須賈所讒,魏齊之,折干摺脅。張儀游於楚,楚相掠之,被捶流血。二子冤屈,太史公列記其狀。鄒衍見拘,雎、儀之比也,且子長何諱不言?案衍列傳,不言見拘而使霜降。偽書游言,猶太子丹使日再中、天雨粟也。由此言之,衍呼而降霜,虛矣!則杞梁之妻哭而崩城,妄也!

추연이 율을 불어 추운 골짜기가 다시 따뜻해졌다면 기운을 따뜻하게 할 수 있고 또한 기운을 다시 춥게 할 수도 있다. 연이 당시 사람에게 제 억울함을 알게 하려고 하늘의 기운으로 제 정성을 드러내려 몰래 연나라 골짜기 옥에서 율을 불어 기운을 춥게 하고 이로 인해 하늘을 불렀는지 어찌 아는가. 곧 그렇지 않다면 서리가 무슨 까닭으로 내렸는가. 범저가 수가에게 참소당하여 위제가 그를 매질하여 갈비뼈를 꺾었다. 장의가 초나라에 노닐다가 초나라 재상이 매질하여 매 맞아 피를 흘렸다. 두 사람의 억울함을 태사공이 그 모양을 벌여 적었다. 추연이 갇힘은 범저와 장의에 견줄 만한데 자장이 어찌 꺼려 말하지 않았는가. 연의 열전을 살피면 갇혀 서리를 내리게 하였다고 말하지 않았다. 거짓 책과 뜬말은 태자 단이 해를 다시 한가운데 하고 하늘이 곡식을 비 오게 하였다는 것과 같다. 이로써 말하면 연이 부르짖어 서리를 내렸다는 것은 헛되다! 그러면 기량의 아내가 곡하여 성을 무너뜨렸다는 것도 망령되다!

頓牟叛,趙襄子帥(帥)〔師〕攻之,軍到城下,頓牟之城崩者十餘丈,襄子擊金而退之。夫以杞梁妻哭而城崩,襄子之軍有哭者乎?秦之將滅,都門內崩;霍光家且敗,第牆自坏。誰哭於秦宮,泣於霍光家者?然而門崩牆坏,秦、霍敗亡之徵也。或時杞國且圮,而杞梁之妻適哭城下,猶燕國適寒而鄒衍偶呼也。事以類而時相因,聞見之者或而然之。又城老牆朽,猶有崩坏。一婦之哭,崩五丈之城,是(城)則一指摧三仞之楹也。春秋之時山多變。山、城,一類也。哭能崩城,復能坏山乎?女然素縞而哭河,河流通。信哭城崩,固其宜也。案杞梁從軍,死不歸。其婦迎之,魯君吊於途,妻不受吊,棺歸於家,魯君就吊,不言哭於城下。本從軍死,從軍死不在城中,妻向城哭,非其處也。然則杞梁之妻哭而崩城,復虛言也。

돈모가 배반하니 조 양자가 군사를 거느리고 쳤는데 군사가 성 아래 이르자 돈모의 성이 무너진 것이 열 길 남짓이라 양자가 징을 쳐서 물렸다. 무릇 기량의 아내가 곡하여 성이 무너졌다면 양자의 군사에 곡한 이가 있었는가. 진나라가 장차 망하려 하니 도문 안이 무너졌고 곽광의 집이 장차 패하려 하니 집 담이 절로 무너졌다. 누가 진나라 궁에서 곡하고 곽광의 집에서 울었는가. 그러나 문이 무너지고 담이 무너짐은 진과 곽이 패망할 조짐이었다. 혹 때로 기나라가 장차 무너지려 하는데 기량의 아내가 마침 성 아래에서 곡하였으니 연나라가 마침 추운데 추연이 우연히 부르짖은 것과 같다. 일이 무리로 하고 때가 서로 인하니 듣고 본 이가 홀려 그렇다 여긴 것이다. 또 성이 낡고 담이 썩으면 오히려 무너짐이 있다. 한 부인의 곡으로 다섯 길의 성을 무너뜨림은 한 손가락으로 세 길의 기둥을 꺾는 것이다. 춘추 때 산이 많이 변하였다. 산과 성은 한 무리다. 곡하여 성을 무너뜨릴 수 있으면 다시 산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여연이 흰 명주를 입고 하수에 곡하니 하수가 흘러 통하였다. 곡으로 성이 무너짐을 믿으면 본디 그 마땅하다. 살피건대 기량이 군사를 따라갔다가 죽어 돌아오지 못하였다. 그 아내가 맞이하는데 노나라 임금이 길에서 조문하니 아내가 조문을 받지 않고 널을 집에 돌려보내니 노나라 임금이 가서 조문하였는데 성 아래에서 곡하였다 말하지 않았다. 본디 군사를 따라가 죽었으니 군사를 따라가 죽은 것은 성 가운데 있지 않은데 아내가 성을 향해 곡함은 그 곳이 아니다. 그러니 기량의 아내가 곡하여 성을 무너뜨렸다는 것도 다시 헛말이다.

因類以及,荊軻〔刺〕秦王,白虹貫日;衛先生為秦畫長平之計,太白食昴。復妄言也。夫豫子謀殺襄子,伏於橋下,襄子至橋心動。貫高欲殺高祖,藏人於壁中,高祖至柏人亦動心。

무리로 인하여 미치면 형가가 진왕을 찌르려 하니 흰 무지개가 해를 꿰었고 위 선생이 진나라를 위해 장평의 계책을 그리니 태백이 묘성을 먹었다 하는 것도 다시 망령된 말이다. 무릇 예자가 양자를 죽이려 꾀하여 다리 아래 엎드리니 양자가 다리에 이르러 마음이 움직였다. 관고가 고조를 죽이려 하여 사람을 벽 가운데 감추니 고조가 백인에 이르러 또한 마음이 움직였다.

二子欲刺兩主,兩主心動。實論之,尚謂非二子精神所能感也。而況荊軻欲刺秦王,秦王之心不動,而白虹貫日乎?然則白虹貫日,天變自成,非軻之精為虹而貫日也。鉤星在房、心間,地且動之占也。地且動,鉤星應房、心。夫太白食昴,猶鉤星在房、心也。謂衛先生長平之議,令太白食昴,疑矣!歲星害鳥尾,周、楚惡之。然之氣見,宋、衛、陳、鄭災。案時周、楚未有非,而宋、衛、陳、鄭未有惡也。然而歲星先守尾,災氣署垂於天,其後周、楚有禍,宋、衛、陳、鄭同時皆然。

두 사람이 두 임금을 찌르려 하니 두 임금의 마음이 움직였다. 실상으로 논하면 오히려 두 사람의 정신이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다. 하물며 형가가 진왕을 찌르려 함에 진왕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흰 무지개가 해를 꿰었겠는가. 그러니 흰 무지개가 해를 꿴 것은 하늘의 변고가 절로 이루어진 것이지 가의 정기가 무지개가 되어 해를 꿴 것이 아니다. 구성이 방과 심 사이에 있음은 땅이 장차 움직일 점이다. 땅이 장차 움직이려 하니 구성이 방과 심에 응하였다. 무릇 태백이 묘성을 먹음은 구성이 방과 심에 있음과 같다. 위 선생의 장평 의논이 태백으로 하여금 묘성을 먹게 하였다 하니 의심스럽다! 세성이 조미를 해치니 주·초가 미워하였다. 훨훨 타는 기운이 보이니 송·위·진·정에 재앙이 있었다. 살피건대 당시 주·초에 아직 그름이 없었고 송·위·진·정에 아직 악이 없었다. 그러나 세성이 먼저 미를 지키고 재앙의 기운이 하늘에 드리웠는데 그 뒤 주·초에 화가 있었고 송·위·진·정이 같은 때에 다 그러하였다.

歲星之害周、楚,天氣災四國也。何知白虹貫日不致秦王,太白食昴〔不〕使長平計起也?

세성이 주·초를 해침은 하늘의 기운이 네 나라에 재앙을 내린 것이다. 흰 무지개가 해를 꿴 것이 진왕을 이르게 하지 않았고 태백이 묘성을 먹은 것이 장평의 계책을 일어나게 하지 않았음을 어찌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