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遭虎篇

논형 論衡 · 왕충(王充) · 80년 무렵 · 단락 14 · 한자 1,380자 · 낭독 5.5분

「논형」 조호편 「遭虎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후한 사람 왕충이 스스로 밝힌 이 책의 뜻은 넉 자다 — 「疾虛妄」, 헛되고 망령된 것을 미워한다. 하늘이 사람 일에 응해 재앙을 내린다느니, 죽으면 귀신이 되어 앙갚음한다느니, 날을 가려야 탈이 없다느니 하는 그 시대의 말을 하나하나 붙들고 따진다. 따지는 결이 남다르다. 어른의 말이라 하여 그냥 두지 않는다 — 공자에게 묻고(問孔), 맹자를 찌르고(刺孟), 한비를 그르다 한다(非韓). 하늘이 꾸짖어 재앙을 내린다는 말에는, 그러면 하늘은 어찌 임금 하나를 두고 온 나라에 가뭄을 내리느냐고 되묻는다. 「虛」 자가 붙은 아홉 편(書虛·變虛·異虛·感虛·福虛·禍虛·龍虛·雷虛·道虛)이 한 줄로 서서, 옛 책에 적힌 신통한 이야기를 차례로 붙든다. 「增」 자가 붙은 세 편(語增·儒增·藝增)은 말이 어떻게 부풀려지는가를 다룬다. 길험편에는 부여의 동명이 활을 잘 쏘아 왕이 죽이려 하자 남쪽으로 달아나 엄호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남은 동명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꼴이다.

變復之家謂虎食人者,功曹為奸所致也。其意以為功曹眾吏之率,虎亦諸禽之雄也。功曹為奸,采漁於吏,故虎食人以象其意。

변복의 집은 범이 사람을 먹는 것을 공조가 간사함을 하여 이르게 한 것이라 한다. 그 뜻은 공조는 뭇 아전의 우두머리요 범도 뭇 짐승의 으뜸이니 공조가 간사함을 하여 아전에게서 캐어 고기 잡듯 하므로 범이 사람을 먹어 그 뜻을 본뜬다는 것이다.

夫虎食人,人亦有殺虎。謂虎食人,功曹受取於吏,如人食虎,吏受於功曹也乎?案世清廉之士,百不能一。居功曹之官,皆有奸心私舊,故可以幸,苞苴賂遺,小大皆有。必謂虎應功曹,是野中之虎常害人也。夫虎出有時,猶龍見有期也。

무릇 범이 사람을 먹으나 사람도 범을 죽임이 있다. 범이 사람을 먹음이 공조가 아전에게서 받아 취함이라 하면 사람이 범을 먹음은 아전이 공조에게서 받음인가. 살피건대 세상에 청렴한 선비는 백에 하나도 못 된다. 공조의 벼슬에 있는 이는 다 간사한 마음과 사사로운 옛 사귐이 있으므로 요행할 수 있어 뇌물과 선물이 크고 작게 다 있다. 반드시 범이 공조에 응한다 하면 이는 들 가운데 범이 늘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무릇 범이 나옴에 때가 있음은 용이 나타남에 기한이 있음과 같다.

陰物以冬見,陽蟲以夏出。出應其氣,氣動其類。參、伐以冬出,心、尾以夏見。參、伐則虎星,心、尾則龍象。象出而物見,氣至而類動,天地之性也。動於林澤之中,遭虎搏噬之時,稟性狂勃,貪明飢餓,觸自來之人,安能不食?人之筋力,羸弱不適,巧便不知,故遇輒死。使孟賁登山,馮婦入林,亦無此害也。

음의 물건은 겨울에 보이고 양의 벌레는 여름에 나온다. 나옴이 그 기운에 응하고 기운이 그 무리를 움직인다. 삼·벌은 겨울에 나오고 심·미는 여름에 보인다. 삼·벌은 범의 별이요 심·미는 용의 상이다. 상이 나오면 물건이 보이고 기운이 이르면 무리가 움직임은 하늘과 땅의 성품이다. 숲과 못 가운데서 움직이다가 범이 치고 물 때를 만나면 받은 성품이 미쳐 날뛰고 사납고 굶주려 절로 오는 사람을 만나니 어찌 먹지 않겠는가. 사람의 힘줄과 힘은 여위고 약하여 맞지 않고 재빠름을 알지 못하므로 만나면 곧 죽는다. 맹분에게 산에 오르게 하고 풍부에게 숲에 들게 하면 또한 이 해가 없을 것이다.

孔子行魯林中,婦人哭甚哀,使子貢問之:何以哭之哀也?曰:「去年虎食吾夫,今年食吾子,是以哭哀也。」子貢曰:「若此,何不去也?」對曰:「吾善其政之不苛、吏之不暴也。」子貢還報孔子。孔子曰:「弟子識諸!苛政暴吏,甚於虎也。」

공자가 노나라 숲 가운데를 가는데 부인이 곡함이 매우 슬퍼 자공에게 묻게 하였다. 어찌 곡함이 이리 슬픈가. 말하였다. 「지난해 범이 내 남편을 먹었고 올해 내 아들을 먹었으니 이 때문에 곡함이 슬픕니다.」 자공이 말하였다. 「이러한데 어찌 떠나지 않는가?」 대답하였다. 「나는 그 정사가 가혹하지 않고 아전이 사납지 않음을 좋아합니다.」 자공이 돌아와 공자에게 알렸다. 공자가 말하였다. 「제자들아 기억하라! 가혹한 정사와 사나운 아전은 범보다 심하다.」

夫虎害人,古有之矣。政不苛,吏不暴,德化之,足以卻虎。然而二歲比食二人,林中獸不應善也。為廉不應,奸吏亦不應矣。

무릇 범이 사람을 해침은 옛날부터 있었다. 정사가 가혹하지 않고 아전이 사납지 않아 덕으로 교화하면 범을 물리치기에 넉넉하다. 그러나 두 해에 잇달아 두 사람을 먹었으니 숲 가운데 짐승은 착함에 응하지 않는다. 청렴함에 응하지 않으면 간사한 아전에도 응하지 않는다.

或曰:「虎應功曹之奸,所謂不苛政者,非功曹也。婦人,廉吏之部也,雖有善政,安耐化虎?」夫魯無功曹之官,功曹之官,相國是也。魯相者殆非孔、墨,必三家也。為相必無賢操,以不賢居權位,其惡必不廉也。必以相國為奸,令虎食人,是則魯野之虎常食人也。

어떤 이는 말한다. 「범은 공조의 간사함에 응하니 이른바 가혹하지 않은 정사란 공조가 아니다. 부인은 청렴한 아전의 부 아래라 비록 착한 정사가 있어도 어찌 범을 교화할 수 있겠는가.」 무릇 노나라에 공조의 벼슬이 없으니 공조의 벼슬은 상국이 그것이다. 노나라 재상은 아마 공자·묵자가 아니라 반드시 세 대부 집안인 삼가(三家)다. 재상이 됨에 반드시 어진 몸가짐이 없으니 어질지 못함으로 권세 자리에 있으면 그 악이 반드시 청렴하지 않다. 반드시 상국이 간사하여 범이 사람을 먹게 하였다 하면 이는 곧 노나라 들의 범이 늘 사람을 먹은 것이다.

水中之毒,不及陵上;陵上之氣,不入水中;各以所近,罹殃取禍。是故漁者不死於山,獵者不溺於淵。好入山林,窮幽測深,涉虎窟寢,虎搏噬之,何以為變?魯公牛哀病化為虎,搏食其兄,同變化者不以為怪。入山林、草澤見害於虎,怪之非也。蝮蛇悍猛,亦能害入。行止澤中,〔害〕於蝮蛇,應何官吏?

물속의 독은 언덕 위에 미치지 않고 언덕 위의 기운은 물속에 들지 않으니 저마다 가까운 바로 재앙을 만나고 화를 취한다. 이 때문에 고기 잡는 이는 산에서 죽지 않고 사냥하는 이는 못에 빠지지 않는다. 산림에 들기를 좋아하여 그윽함을 다하고 깊음을 재어 범의 굴과 잠자리를 건너면 범이 치고 무니 무엇으로 변고를 삼는가. 노나라 공우애가 병들어 변하여 범이 되어 그 형을 쳐서 먹으니 함께 변화한 이는 괴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산림과 풀 못에 들어가 범에게 해를 당함을 괴이하게 여김은 그르다. 살무사는 사납고 맹렬하여 또한 사람을 해칠 수 있다. 못 가운데를 다니다가 살무사에게 해를 당하면 무슨 벼슬아치에 응하는가.

蜂蠆害人,入毒氣害人,入水火害人。人為蜂蠆所螫,為毒氣所中,為火所燔,為水所溺,又誰致之者?苟諸禽獸,乃應吏政。行山林中,麋鹿、野豬、牛象、熊罷、豺狼、蠼,皆復殺人。苟謂食人,乃應為變。虱閩虻皆食人,人身強大,故不至死。倉卒之世,谷食之貴,百姓飢餓,自相啖食,厥變甚於虎。變復之家,不處苟政。

벌과 전갈이 사람을 해치고 독한 기운에 들면 사람을 해치고 물과 불에 들면 사람을 해친다. 사람이 벌과 전갈에게 쏘이고 독한 기운에 맞고 불에 타고 물에 빠짐은 또 누가 이르게 한 것인가. 진실로 여러 새와 짐승이 곧 아전의 정사에 응한다면, 산림 가운데를 다님에 고라니와 사슴·멧돼지·소와 코끼리·곰과 큰곰·승냥이와 이리·원숭이가 다 또 사람을 죽인다. 진실로 사람을 먹어야 곧 변고에 응한다 하면 이와 모기와 등에가 다 사람을 먹는데 사람의 몸이 강하고 커서 죽음에 이르지 않을 뿐이다. 창졸한 세상에 곡식이 귀하여 백성이 굶주려 서로 잡아먹으니 그 변고가 범보다 심하다. 변복의 집이 가혹한 정사에 두지 않는다.

且虎所食,非獨人也,含血之禽,有形之獸,虎皆食之。〔食〕人謂應功曹之奸,食他禽獸應何官吏?夫虎,毛蟲;人,裸蟲。毛蟲飢,食裸蟲,何變之有?四夷之外,大人食小人,虎之與蠻夷,氣性一也。平陸、廣都,虎所不由也;山林、草澤,虎所生出也。必以虎食人應功曹之奸,是則平陸、廣都之縣功曹常為賢,山林、草澤之邑功曹常伏誅也。

또 범이 먹는 것은 홀로 사람만이 아니니 피를 머금은 새와 꼴이 있는 짐승을 범이 다 먹는다. 사람을 먹음이 공조의 간사함에 응한다 하면 다른 새와 짐승을 먹음은 무슨 벼슬아치에 응하는가. 무릇 범은 털 있는 벌레요 사람은 털 없는 벌레다. 털 있는 벌레가 굶주려 털 없는 벌레를 먹으니 무슨 변고가 있는가. 사방 오랑캐 밖에서는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먹으니 범과 만이는 기운과 성품이 하나다. 평평한 뭍과 넓은 도읍은 범이 지나지 않는 곳이요 산림과 풀 못은 범이 나서 나오는 곳이다. 반드시 범이 사람을 먹음이 공조의 간사함에 응한다 하면 이는 곧 평평한 뭍과 넓은 도읍의 현 공조는 늘 어질고 산림과 풀 못 고을의 공조는 늘 죽임을 당해야 한다.

夫虎食人於野,應功曹之奸,虎時入邑行於民間,功曹游於閭巷之中乎?實說,虎害人於野不應政,其行都邑,乃為怪。

무릇 범이 들에서 사람을 먹음이 공조의 간사함에 응한다면 범이 때로 고을에 들어 백성 사이를 다니는 것은 공조가 마을 가운데를 노니는 것인가. 실상을 말하면 범이 들에서 사람을 해침은 정사에 응하지 않고 그 도읍을 다님이 곧 괴이함이 된다.

夫虎,山林之獸,不狎之物也,常在草野之中,不為馴畜,猶人家之有鼠也,伏匿布出,非可常見也。命吉居安,鼠不擾亂;祿衰居危,鼠為殃變。夫虎亦然也:邑縣吉安,長吏無患,虎匿不見;長吏且危,則虎入邑,行於民間。何則?長吏光氣已消,都邑之地與野均也。推此以論,虎所食人,亦命時也。命訖時衰,光氣去身,視肉猶尸也,故虎食之。天道偶會,虎適食人,長吏遭惡,故謂為變應上天矣。

무릇 범은 산림의 짐승이라 길들이지 못하는 물건이니 늘 풀과 들 가운데 있어 길든 짐승이 되지 않음은 사람의 집에 쥐가 있음과 같아 엎드려 숨었다가 나오니 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이 길하고 거처가 편안하면 쥐가 어지럽히지 않고 녹이 쇠하고 거처가 위태로우면 쥐가 재앙과 변고가 된다. 무릇 범도 그러하다. 고을과 현이 길하고 편안하여 장리에게 근심이 없으면 범이 숨어 보이지 않고 장리가 장차 위태로우면 범이 고을에 들어 백성 사이를 다닌다. 어째서인가. 장리의 빛과 기운이 이미 사라져 도읍의 땅이 들과 같기 때문이다. 이로 미루어 논하면 범이 먹는 사람도 명과 때다. 명이 마치고 때가 쇠하여 빛과 기운이 몸을 떠나면 살을 봄이 주검 같으므로 범이 먹는다. 하늘의 도가 우연히 만나 범이 마침 사람을 먹고 장리가 악을 만나므로 변고가 위의 하늘에 응한 것이라 하는 것이다.

古今凶驗,非唯虎也,野物皆然。楚王英宮樓未成,鹿走上階,其後果薨。魯昭公且出,鵒來巢,其後季氏逐昭公,昭公奔齊,遂死不還。賈誼為長沙王傅,鵬鳥集舍,發書占之,曰:「主人將去。」

고금의 흉한 증험은 오직 범만이 아니라 들의 물건이 다 그러하다. 초왕 영의 궁루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사슴이 섬돌 위로 달려 올라갔고 그 뒤 과연 죽었다. 노 소공이 장차 나가려 하는데 구욕새가 와서 둥지를 틀었고 그 뒤 계씨가 소공을 쫓아내어 소공이 제나라로 달아나 마침내 죽어 돌아오지 못하였다. 가의가 장사왕의 태부가 되었는데 붕새가 집에 모이자 책을 펴 점치니 「주인이 장차 떠난다」 하였다.

其後遷為梁王傅。懷王好騎,墜馬而薨;賈誼傷之,亦病而死。昌邑王時,夷鴣鳥集宮殿下,王射殺之,以問郎中令龔遂,龔遂對曰:「夷鴣野鳥,入宮,亡之應也。」

그 뒤 옮겨 양왕의 태부가 되었다. 회왕이 말타기를 좋아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죽으니 가의가 슬퍼하다가 또한 병들어 죽었다. 창읍왕 때 이고새가 궁전 아래 모이니 왕이 쏘아 죽이고 낭중령 공수에게 물으니 공수가 대답하였다. 「이고는 들새인데 궁에 들어옴은 망할 응함입니다.」

其後昌邑王竟亡。盧奴令田光與公孫弘等謀反,其且覺時,狐鳴光舍屋上,光心惡之。其後事覺坐誅。會稽東部都尉禮文伯時,羊伏廳下,其後遷為東萊太守。都尉王子鳳時,麇入府中,其後遷丹陽太守。夫吉凶同占,遷免一驗,俱象空亡,精氣消去也。故人且亡也,野鳥入宅;城且空也,草蟲入邑。等類眾多,行事比肩,略舉較著,以定實驗也。

그 뒤 창읍왕이 마침내 망하였다. 노노령 전광이 공손홍 등과 모반을 꾀하였는데 장차 드러날 때 여우가 광의 집 지붕 위에서 울어 광이 마음으로 미워하였다. 그 뒤 일이 드러나 죄에 걸려 죽임을 당하였다. 회계 동부도위 예문백 때 양이 청 아래 엎드렸고 그 뒤 옮겨 동래태수가 되었다. 도위 왕자봉 때 노루가 부 가운데 들었고 그 뒤 옮겨 단양태수가 되었다. 무릇 길흉이 같은 점이요 옮김과 면함이 한 증험이니 다 빔과 없음을 본뜸이라 정기가 사라져 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장차 죽으려 하면 들새가 집에 들고 성이 장차 비려 하면 풀벌레가 고을에 든다. 같은 무리가 많고 행한 일이 어깨를 나란히 하니 대략 두드러진 것을 들어 실다운 증험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