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實篇
凡論事者,違實不引效驗,則雖甘義繁說,眾不見信。論聖人不能神而先知,先知之間,不能獨見,非徒空說虛言,直以才智準況之工也。事有證驗,以效實然。何以明之?
무릇 일을 논하는 이가 실상을 어기고 효험을 끌지 않으면 비록 뜻이 달고 설이 번거로워도 뭇사람이 믿지 않는다. 성인이 신령하여 먼저 알 수 없고 먼저 아는 사이에 홀로 볼 수 없음을 논함은 한갓 빈 설과 헛된 말이 아니라 바로 재주와 슬기로 헤아려 견주는 공교함이다. 일에 증거와 증험이 있어 효험으로 실로 그러함을 밝힌다. 무엇으로 밝히는가.
孔子問公叔文子於公明賈曰:「信乎,夫子不言、不笑、不取,有諸?」對曰:「以告者過也。夫子時然後言,人不厭其言;樂然後笑,人不厭其笑;義然後取,人不厭其取。」孔子曰:「豈其然乎?豈其然乎?」天下之人,有如伯夷之廉,不取一芥於人,未有不言、不笑者也。孔子既不能如心揣度,以決然否,心怪不信,又不能達視遙見,以審其實,問公明賈乃知其情。孔子不能先知,一也。
공자가 공숙문자를 공명가에게 물었다. 「참인가, 부자께서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취하지 않는다 하니 그런 일이 있는가?」 대답하였다. 「알린 이가 지나쳤습니다. 부자는 때에 맞은 뒤에 말하니 사람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고 즐거운 뒤에 웃으니 사람이 그 웃음을 싫어하지 않고 의로운 뒤에 취하니 사람이 그 취함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어찌 그렇겠는가? 어찌 그렇겠는가?」 천하 사람에 백이의 청렴 같아 남에게 겨자 하나도 취하지 않는 이가 있으나 말하지 않고 웃지 않는 이는 있지 않았다. 공자가 이미 마음으로 헤아려 그렇고 아님을 결정할 수 없어 마음에 괴이하여 믿지 않았고 또 통달하게 보고 멀리 보아 그 실상을 살필 수 없어 공명가에게 물어서야 그 정을 알았다. 공자가 먼저 알 수 없음이 하나다.
陳子禽問子貢曰:「夫子至於是邦也,必聞其政。求之與?抑與之與?」子貢曰:「夫子溫良恭儉讓以得之。」溫良恭儉讓,尊行也。有尊行於人,人親附之。人親附之,則人告語之矣。然則孔子聞政以人言,不神而自知之也。齊景公問子貢曰:「夫子賢乎?」子貢對曰:「夫子乃聖,豈徒賢哉!」景公不知孔子聖,子貢正其名。子禽亦不知孔子所以聞政,子貢定其實。對景公雲「夫子聖,豈徒賢哉」,則其對子禽,亦當雲「神而自知之,不聞人言」。以子貢對子禽言之,聖人不能先知,二也。
진자금이 자공에게 물었다. 「부자께서 이 나라에 이르면 반드시 그 정사를 들으니 구한 것인가, 아니면 준 것인가?」 자공이 말하였다. 「부자는 온화하고 어질고 공손하고 검소하고 사양함으로 얻으신다.」 온화하고 어질고 공손하고 검소하고 사양함은 높은 행실이다. 높은 행실이 사람에게 있으면 사람이 친하게 붙는다. 사람이 친하게 붙으면 사람이 알려 말한다. 그러니 공자가 정사를 들음은 사람의 말로 함이지 신령하여 절로 안 것이 아니다. 제 경공이 자공에게 물었다. 「부자는 어진가?」 자공이 대답하였다. 「부자는 곧 성인이니 어찌 한갓 어질 뿐이겠습니까!」 경공이 공자가 성인임을 알지 못하니 자공이 그 이름을 바로잡았다. 자금도 공자가 정사를 듣는 까닭을 알지 못하니 자공이 그 실상을 정하였다. 경공에게 대답하여 「부자는 성인이니 어찌 한갓 어질 뿐이겠습니까」 하였으니 그 자금에게 대답함도 마땅히 「신령하여 절로 알고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해야 한다. 자공이 자금에게 대답함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둘이다.
顏淵炊飯,塵落甑中,欲置之則不清,投地則棄飯,掇而食之。孔子望見以為竊食。聖人不能先知,三也。
안연이 밥을 짓는데 먼지가 시루 속에 떨어져 두려 하니 깨끗하지 않고 땅에 버리려 하니 밥을 버리는 것이라 집어 먹었다. 공자가 바라보고 몰래 먹는다 여겼다.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셋이다.
塗有狂夫,投刃而候;澤有猛虎,厲牙而望。知見之者,不敢前進。如不知見,則遭狂夫之刃,犯猛虎之牙矣。匡人之圍孔子,孔子如審先知,當早易道,以違其害。不知而觸之,故遇其患。以孔子圍言之,聖人不能先知,四也。
길에 미친 사람가 있어 칼을 던지며 기다리고 못에 사나운 범이 있어 이를 갈며 바라본다. 알고 보는 이는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면 미친 사람의 칼을 만나고 사나운 범의 이를 범한다. 광 사람이 공자를 에워쌈에 공자가 살펴 먼저 알았다면 마땅히 일찍 길을 바꾸어 그 해를 피했어야 한다. 알지 못하고 부딪쳤으므로 그 환난을 만났다. 공자가 에워싸임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넷이다.
子畏於匡,顏淵後,孔子曰:「吾以汝為死矣。」如孔子先知,當知顏淵必不觸害,匡人必不加悖。見顏淵之來,乃知不死;未來之時,謂以為死。聖人不能先知,五也。
선생이 광에서 두려워함에 안연이 뒤처지니 공자가 말하였다. 「나는 네가 죽은 줄 알았다.」 공자가 먼저 알았다면 마땅히 안연이 반드시 해에 부딪치지 않고 광 사람이 반드시 거스름을 더하지 않을 줄 알았을 것이다. 안연이 옴을 보고서야 죽지 않음을 알았고 오기 전에는 죽었다 여겼다.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다섯이다.
陽貨欲見孔子,孔子不見,饋孔子豚。孔子時其亡也,而往拜之,遇諸塗。孔子不欲見,既往,候時其亡,是勢必不欲見也。反,遇於路。以孔子遇陽虎言之,聖人不能先知,六也。
양화가 공자를 보려 하였는데 공자가 보지 않으니 공자에게 돼지를 보냈다. 공자가 그가 없는 때를 타서 가서 절하다가 길에서 만났다. 공자가 보려 하지 않아 이미 가면서 그가 없는 때를 기다렸으니 이는 형세가 반드시 보려 하지 않음이다. 돌아오다 길에서 만났다. 공자가 양호를 만남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여섯이다.
長沮、桀溺偶而耕。孔子過之,使子路問津焉。如孔子知津,不當更問。論者曰:「欲觀隱者之操」。則孔子先知,當自知之,無為觀也。如不知而問之,是不能先知,七也。
장저·걸닉이 짝하여 밭 갈았다. 공자가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나루를 물었다. 공자가 나루를 알았다면 마땅히 다시 묻지 않아야 한다. 논하는 이가 말한다. 「숨은 이의 지조를 보려 함이다.」 그러면 공자가 먼저 알았다면 마땅히 스스로 알아야지 볼 것이 없다. 알지 못하여 물었다면 이는 먼저 알 수 없음이 일곱이다.
孔子母死,不知其父墓,殯於五甫之衢。人見之者,以為葬也。蓋以無所合葬,殯之謹,故人以為葬也。鄰人鄒曼甫之母告之,然後得合葬於防。有塋自在防,殯於衢路,聖人不能先知,八也。
공자의 어미가 죽음에 그 아비의 무덤을 알지 못하여 오보의 거리에 빈소하였다. 사람이 본 이는 장사한다 여겼다. 아마 합장할 데가 없어 빈소를 삼가므로 사람이 장사한다 여긴 것이다. 이웃 사람 추만보의 어미가 알려 준 뒤에야 방에 합장할 수 있었다. 무덤이 절로 방에 있는데 거리에 빈소하였으니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여덟이다.
既得合葬,孔子反,門人後,雨甚至。孔子問曰:「何遲也?」曰:「防墓崩。」孔子不應。孔子泫然流涕曰:「吾聞之,古不修墓。」如孔子先知,當先知防墓崩,比門人至,宜流涕以俟之。〔門〕人至乃知之,聖人不能先知,九也。
이미 합장하고 공자가 돌아오는데 문인이 뒤처지고 비가 심하게 왔다. 공자가 물었다. 「어찌 늦었는가?」 말하였다. 「방산의 무덤이 무너졌습니다.」 공자가 응하지 않았다. 공자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 옛날에는 무덤을 고치지 않았다.」 공자가 먼저 알았다면 마땅히 방산의 무덤이 무너질 것을 먼저 알아 문인이 이름에 미쳐 마땅히 눈물을 흘리며 기다렸어야 한다. 문인이 이르러서야 알았으니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아홉이다.
子入太廟,每事問。不知故問,為人法也。孔子未嘗入廟,廟中禮器,眾多非一。孔子雖聖,何能知之?□□□:「以嘗見,實已知,而復問,為人法。」孔子曰:「疑思問。」疑乃當問也?實已知,當複問,為人法。孔子知《五經》,門人從之學,當複行問,以為人法,何故專口授弟子乎?不以已知《五經》,復問為人法,獨以已知太廟復問為人法,聖人用心,何其不一也?以孔子入太廟言之,聖人不能先知,十也。
선생이 태묘에 들어 일마다 물었다. 알지 못하므로 물음은 사람의 법이 됨이다. 공자가 일찍이 사당에 들지 않았고 사당 안의 예기가 많아 하나가 아니다. 공자가 비록 성인이라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어떤 이는 말한다. 「일찍이 보아 실로 이미 알면서 다시 물음은 사람의 법이 됨이다.」 공자가 말하였다. 「의심스러우면 물을 것을 생각하라.」 의심스러워야 곧 마땅히 묻는가. 실로 이미 알면서 마땅히 다시 물어 사람의 법이 된다면 공자가 「오경」을 알아 문인이 따라 배웠는데 마땅히 다시 물음을 행하여 사람의 법을 삼아야지 무슨 까닭으로 오로지 입으로 제자에게 주었는가. 이미 아는 「오경」으로 다시 물어 사람의 법을 삼지 않고 홀로 이미 아는 태묘로 다시 물어 사람의 법을 삼으니 성인이 마음 씀이 어찌 그리 한결같지 않은가. 공자가 태묘에 듦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이다.
主人請賓飲食,賓頓若捨。賓如聞其家有輕子〔泊〕孫,必教親徹饌退膳,不得飲食;閉館關舍,不得頓〔賓〕。賓之執計,則必不往。何則?知請呼無喜,空行勞辱也。如往無喜,勞辱復還,不知其家,不曉其實。人實難知,吉凶難圖。如孔子先知,宜知諸侯惑於讒臣,必不能用,空勞辱己,聘召之到,宜寢不往。君子不為無益之事,不履辱身之行。無為周流應聘,以取削蹟之辱;空說非主,以犯絕糧之厄。由此言之,近不能知。論者曰:「孔子自知不用,聖思閔道不行,民在塗炭之中,庶幾欲佐諸侯,行道濟民,故應聘周流,不避患恥。為道不為己,故逢患而不惡。為民不為名,故蒙謗而不避。」曰:此非實也。孔子曰:「吾自衛反魯,然後樂正,雅頌各得其所。」是謂孔子自知時也。何以自知?魯、衛,天下最賢之國也。魯、衛不能用己,則天下莫能用己也,故退作《春秋》,刪定《詩》、《書》。以自衛反魯言之,知行應聘時,未自知也。何則?無兆象效驗,聖人無以定也。魯、衛不能用,自知極也;魯人獲麟,自知絕也。道極命絕,兆象著明,心懷望沮,退而幽思。夫周流不休,猶病未死,禱卜使痊也;死兆未見,冀得活也。然則應聘,未見絕證,冀得用也。死兆見舍,卜還醫絕,攬筆定書。以應聘周流言之,聖人不能先知,十一也。
주인이 손님에게 마시고 먹기를 청하면 손님이 머물다 그만둔다. 손님이 그 집에 가벼운 아들과 얇은 손자가 있어 반드시 어버이에게 가르쳐 음식을 물리고 밥상을 물러 마시고 먹지 못하게 하고 관을 닫고 집을 걸어 손님을 머물지 못하게 함을 들었다면 손님이 꾀를 잡음에 반드시 가지 않을 것이다. 어째서인가. 청하여 부름에 기쁨이 없어 헛되이 가서 수고롭고 욕될 줄 알아서다. 가서 기쁨이 없어 수고롭고 욕되어 다시 돌아옴은 그 집을 알지 못하고 그 실상을 깨닫지 못함이다. 사람은 실로 알기 어렵고 길흉은 꾀하기 어렵다. 공자가 먼저 알았다면 마땅히 제후가 참소하는 신하에게 홀려 반드시 쓸 수 없어 헛되이 저를 수고롭고 욕되게 할 줄 알아 빙문과 부름이 이르러도 마땅히 그만두고 가지 않았어야 한다. 군자는 이익 없는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욕되게 하는 행실을 밟지 않는다. 두루 흘러 빙문에 응하여 자취를 깎이는 욕을 취하고 임금 아닌 이에게 헛되이 설득하여 양식이 끊기는 액을 범할 것이 없다. 이로써 말하면 가까운 것을 알 수 없다. 논하는 이가 말한다. 「공자가 스스로 쓰이지 않을 줄 알았으나 성스러운 생각이 도가 행해지지 않아 백성이 도탄 가운데 있음을 불쌍히 여겨 거의 제후를 도와 도를 행하여 백성을 건지려 하였으므로 빙문에 응하여 두루 흘러 환난과 부끄러움을 피하지 않았다. 도를 위하고 저를 위하지 않았으므로 환난을 만나도 미워하지 않았다. 백성을 위하고 이름을 위하지 않았으므로 헐뜯음을 입어도 피하지 않았다.」 답한다. 이는 실상이 아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뒤에야 음악이 바루어지고 아·송이 저마다 그 자리를 얻었다.」 이는 공자가 스스로 때를 알았음을 이른다. 무엇으로 스스로 알았는가. 노·위는 천하에서 가장 어진 나라다. 노·위가 저를 쓸 수 없으면 천하에 저를 쓸 이가 없으므로 물러나 「춘추」를 짓고 「시」·「서」를 깎아 정하였다.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옴으로 말하면 다니며 빙문에 응할 때 아직 스스로 알지 못하였음을 안다. 어째서인가. 조짐과 모양과 효험이 없으면 성인이 정할 길이 없어서다. 노·위가 쓸 수 없으니 스스로 지극함을 알았고 노나라 사람이 기린을 얻으니 스스로 끊어짐을 알았다. 도가 지극하고 명이 끊어져 조짐과 모양이 뚜렷이 밝으니 마음에 바람이 꺾여 물러나 그윽이 생각하였다. 무릇 두루 흘러 쉬지 않음은 병들어 아직 죽지 않아 빌고 점쳐 낫게 함과 같다. 죽을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으니 살기를 바란다. 그러니 빙문에 응함은 아직 끊어질 증거를 보지 못하여 쓰이기를 바란 것이다. 죽을 조짐이 보이면 버리고 점을 돌리고 의원을 끊고 붓을 잡아 글을 정한다. 빙문에 응하여 두루 흐름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하나다.
孔子曰:「遊者可為綸。走這可為矰。至於龍,吾不知,其乘雲風上升。今日見老子,其猶龍邪!」聖人知物知事。老子與龍,人、物也,所從上下,事也,何故不知?如老子神,龍亦神,聖人亦神。神者同道,精氣交連,何故不知?以孔子不知龍與老子言之,聖人不能先知,十二也。
공자가 말하였다. 「헤엄치는 것은 낚싯줄로 할 수 있다. 달리는 것은 주살로 할 수 있다. 용에 이르러서는 내가 알지 못하니 그 구름과 바람을 타고 오른다. 오늘 노자를 보니 그 용 같은가!」 성인은 물건을 알고 일을 안다. 노자와 용은 사람과 물건이요 따라 오르내리는 바는 일인데 무슨 까닭으로 알지 못하는가. 노자가 신령하면 용도 신령하고 성인도 신령하다. 신령한 이는 도를 같이하고 정기가 서로 이어지는데 무슨 까닭으로 알지 못하는가. 공자가 용과 노자를 알지 못함으로 말하면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둘이다.
孔子曰:「孝哉,閔子騫!人不間於其父母昆弟之言。」虞舜大聖,隱藏骨肉之過,宜愈子騫。瞽叟與象,使舜治稟、浚井,意欲殺舜。當見殺己之情,早諫豫止。既無如何,宜避不行,若病不為。何故使父與弟得成殺己之惡,使人聞非父弟,萬世不滅?以虞舜不豫見,聖人不能先知,十三也。
공자가 말하였다. 「효성스럽도다, 민자건이여! 사람이 그 부모와 형제의 말에 틈을 넣지 못한다.」 우순은 큰 성인이라 골육의 허물을 숨김이 마땅히 자건보다 나아야 한다. 고수와 상이 순에게 곳간을 고치고 우물을 치게 하여 뜻이 순을 죽이려 하였다. 마땅히 저를 죽이려는 정을 보고 일찍 간하여 미리 그치게 했어야 한다. 이미 어찌할 수 없으면 마땅히 피하여 가지 않고 병든 듯 하지 않았어야 한다. 무슨 까닭으로 아비와 아우가 저를 죽이려는 악을 이루게 하여 사람이 아비와 아우를 그르다 함을 듣게 하여 만세에 없어지지 않게 하였는가. 우순이 미리 보지 못함으로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셋이다.
武王不豫,周公請命,壇墠既設,筴祝已畢,不知天之許己與不,乃卜三龜,三龜皆吉。如聖人先知,周公當知天已許之,無為頓復卜三龜。知聖人不以獨見立法,則更請命,秘藏不見,天意難知,故卜而合兆,兆決心定,乃以從事。聖人不能先知,十四也。
무왕이 편찮으니 주공이 명을 청하여 단과 터가 이미 베풀어지고 책으로 빎이 이미 끝났는데 하늘이 저에게 허락하는지 아닌지 알지 못하여 곧 세 거북으로 점치니 세 거북이 다 길하였다. 성인이 먼저 안다면 주공이 마땅히 하늘이 이미 허락함을 알아 갑자기 다시 세 거북으로 점칠 것이 없다. 성인이 홀로 봄으로 법을 세우지 않음을 알면 다시 명을 청하되 비밀히 감추어 보이지 않으니 하늘의 뜻은 알기 어려우므로 점쳐 조짐에 맞추고 조짐이 결정되어 마음이 정해져야 곧 일을 좇는다.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넷이다.
晏子聘於魯,堂上不趨,晏子趨;授玉不跪。晏子跪。門人怪而問於孔子。孔子不知,問於晏子。晏子解之,孔子乃曉。聖人不能先知,十五也。
안자가 노나라에 빙문하여 당 위에서 종종걸음하지 않는데 안자가 종종걸음하였고 옥을 줌에 꿇어앉지 않는데 안자가 꿇어앉았다. 문인이 괴이하게 여겨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알지 못하여 안자에게 물었다. 안자가 풀어 주니 공자가 곧 깨달았다.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다섯이다.
陳賈問於孟子曰:「周公何人也?」曰:「聖人。」「使管叔監殷,管叔畔也。二者有諸?」曰:「然。」「周公知其畔而使,不知而使之與?」曰:「不知也。」「然則聖人且有過與?」曰:「周公,弟也,管叔,兄也。周公之過也,不亦宜乎!」孟子,實事之人也,言周公之聖,處其下,不能知管叔之畔。聖人不能先知,十六也。
진가가 맹자에게 물었다. 「주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말하였다. 「성인이다.」 「관숙에게 은나라를 감독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배반하였습니다. 두 가지가 있었습니까?」 말하였다. 「그렇다.」 「주공이 그 배반할 줄 알고 시켰습니까, 알지 못하고 시켰습니까?」 말하였다. 「알지 못하였다.」 「그러면 성인도 또한 허물이 있습니까?」 말하였다. 「주공은 아우요 관숙은 형이다. 주공의 허물이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맹자는 실다운 일의 사람이니 주공의 성스러움이 그 아래에 처하여 관숙의 배반을 알 수 없었다 말하였다. 성인이 먼저 알 수 없음이 열여섯이다.
孔子曰:「賜不受命,而貨殖焉,億則屢中。」罪子貢善居積,意貴賤之期,數得其時,故貨殖多,富比陶硃。然則聖人先知也,子貢億數中之類也。聖人據象兆,原物類,意而得之。其見變名物,博學而識之。巧商而善意,廣見而多記,由微見較,若揆之今睹千載,所謂智如淵海。孔子見竅睹微,思慮洞達,材智兼倍,強力不倦,超逾倫等耳!目非有達視之明,知人所不知之狀也。使聖人達視遠見,洞聽潛聞,與天地談,與鬼神言,知天上地下之事,乃可謂神而先知,與人卓異。今耳目聞見,與人無別,遭事睹物,與人無異,差賢一等爾,何以謂神而卓絕?
공자가 말하였다. 「사는 명을 받지 않고 재화를 불리니 헤아리면 자주 맞는다.」 자공이 쌓아 두기를 잘하여 귀하고 쌈의 기한을 생각하여 자주 그 때를 얻었으므로 재화를 불림이 많아 부유함이 도주에 견주었음을 죄준 것이다. 그러면 성인의 먼저 앎은 자공이 헤아려 맞히는 무리다. 성인은 모양과 조짐에 근거하고 물건의 무리를 미루어 생각하여 얻는다. 그 변함을 보고 물건을 이름함은 널리 배워 기억함이다. 교묘히 헤아리고 잘 생각하며 널리 보고 많이 기억하여 작은 것으로 밝음을 보니 지금을 헤아려 천 년을 봄 같아 이른바 앎이 못과 바다 같음이다. 공자가 구멍을 보고 작은 것을 보아 생각이 통달하고 재주와 슬기가 갑절이며 힘써 게으르지 않아 무리를 뛰어넘을 뿐이다! 눈에 통달하게 보는 밝음이 있어 사람이 알지 못하는 모양을 아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 통달하게 보고 멀리 보고 꿰뚫어 듣고 숨은 것을 들어 하늘과 땅과 말하고 귀신과 말하여 하늘 위와 땅 아래의 일을 안다면 곧 신령하여 먼저 알아 사람과 뛰어나게 다르다 할 만하다. 이제 귀와 눈으로 듣고 봄이 사람과 다를 것이 없고 일을 만나 물건을 봄이 사람과 다름이 없어 어진 이와 한 등급 차이일 뿐인데 무엇으로 신령하여 뛰어나다 하는가.
夫聖猶賢也,人之殊者謂之聖,則聖賢差小大之稱,非絕殊之名也。何以明之?齊桓公與管仲謀伐莒,謀未發而聞於國,桓公怪之,問管仲曰:「與仲甫謀伐莒,未發,聞於國,其故何也?」管仲曰:「國必有聖人也。」少頃,當東郭牙至。管仲曰:「此必是已。」乃令賓延而上之,分級而立。管〔仲〕曰:「子邪,言伐莒?」對曰:「然。」管仲曰:「我不伐莒,子何故言伐莒?」對曰:「臣聞君子善謀,小人善意。臣竊意之。」管仲曰:「我不言伐莒,子何以意之?」對曰:「臣聞君子有三色:驩然喜樂者,鐘鼓之色;愁然清淨者,衰絰之色;怫然充滿手足者,兵革之色。君口垂不〔吟〕,所言莒也;君舉臂而指,所當又莒也。臣竊虞國小諸侯不服者,其唯莒乎!臣故言之。」夫管仲,上智之人也,其別物審事矣。雲「國必有聖人」者,至誠謂國必有也。東郭牙至,雲「此必是已」,謂東郭牙聖也。如賢與聖絕輩,管仲知時無十二聖之黨,當雲「國必有賢者」,無為言聖也。謀未發而聞於國,管仲謂「國必有聖人」,是謂聖人先知也。及見東郭牙,雲「此必是已」,謂賢者聖也。東郭牙知之審,是與聖人同也。
무릇 성인은 어진 이와 같으니 사람의 뛰어난 이를 성이라 하면 성과 현은 크고 작음의 차이의 일컬음이지 아주 다른 이름이 아니다. 무엇으로 밝히는가. 제 환공이 관중과 거나라 치기를 꾀하였는데 꾀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나라에 들리니 환공이 괴이하게 여겨 관중에게 물었다. 「중보와 거나라 치기를 꾀하여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나라에 들리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관중이 말하였다. 「나라에 반드시 성인이 있습니다.」 잠시 뒤 마침 동곽아가 이르렀다. 관중이 말하였다. 「이가 반드시 그일 것입니다.」 곧 손님으로 맞아 올리게 하고 층계를 나누어 섰다. 관중이 말하였다. 「그대인가, 거나라 친다고 말한 이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관중이 말하였다. 「나는 거나라를 치지 않는데 그대가 무슨 까닭으로 거나라를 친다 말하였는가?」 대답하였다. 「신이 듣기에 군자는 꾀를 잘하고 소인은 생각을 잘한다 합니다. 신이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관중이 말하였다. 「나는 거나라를 친다 말하지 않았는데 그대가 무엇으로 생각하였는가?」 대답하였다. 「신이 듣기에 군자에게 세 빛이 있으니 기뻐하고 즐거운 것은 종과 북의 빛이요 근심하고 맑고 고요한 것은 상복의 빛이요 성내어 손발에 가득한 것은 병기의 빛이라 합니다. 임금의 입이 늘어져 다물리지 않으니 말한 바가 거(莒)나라요 임금이 팔을 들어 가리키니 당한 바가 또 거(莒)나라였습니다. 신이 가만히 헤아리건대 나라가 작은 제후로 복종하지 않는 이는 오직 거뿐입니다! 신이 그러므로 말하였습니다.」 무릇 관중은 상지의 사람이니 물건을 가리고 일을 살핌이 분명하다. 「나라에 반드시 성인이 있다」 함은 지극한 정성으로 나라에 반드시 있다 이름이다. 동곽아가 이르니 「이가 반드시 그다」 함은 동곽아가 성인임을 이름이다. 어진 이와 성인이 무리를 끊는다면 관중이 때에 열두 성인의 무리가 없음을 알아 마땅히 「나라에 반드시 어진 이가 있다」 해야지 성인을 말할 것이 없다. 꾀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나라에 들리니 관중이 「나라에 반드시 성인이 있다」 함은 성인이 먼저 안다 이름이다. 동곽아를 봄에 미쳐 「이가 반드시 그다」 함은 어진 이가 성인임을 이름이다. 동곽아의 앎이 분명하니 이는 성인과 같다.
客有見淳于髡於梁惠王者,再見之,終無言也。惠王怪之,以讓客曰:「子之稱淳於生,言管、晏不及。及見寡人,寡人未有得也。寡人未足為言邪?」客謂髡。〔髡〕曰:「固也!吾前見王志在遠,後見王志在音,吾是以默然。」客具報,王大駭曰:「嗟乎!淳於生誠聖人也?前淳於生之來,人有獻龍馬者,寡人未及視,會生至。後來,人有獻謳者,為及試,亦會生至。寡人雖屏左右,私心在彼。」夫髡之見惠王在遠與音也,雖湯、禹之察,不能過也。志在胸臆之中,藏匿不見,髡能知之。以髡等為聖,則髡聖人也。如以髡等非聖,則聖人之知,何以過髡之知惠王也?觀色以窺心,皆有因緣以準的之。
손님으로 순우곤을 양 혜왕에게 보인 이가 있어 두 번 보였으나 끝내 말이 없었다. 혜왕이 괴이하게 여겨 손님을 꾸짖어 말하였다. 「그대가 순우 선생을 일컬어 관·안이 미치지 못한다 말하였다. 과인을 봄에 미쳐 과인이 얻은 것이 없다. 과인이 말하기에 넉넉하지 않은가?」 손님이 곤에게 말하였다. 곤이 말하였다. 「본디 그렇다! 내가 앞서 왕을 보니 뜻이 먼 데 있었고 뒤에 왕을 보니 뜻이 음에 있었으므로 내가 이로써 잠잠하였다.」 손님이 갖추어 아뢰니 왕이 크게 놀라 말하였다. 「아! 순우 선생은 참으로 성인이로다. 앞서 순우 선생이 올 때 사람이 용마를 바친 이가 있어 과인이 미처 보지 못하였는데 마침 선생이 이르렀다. 뒤에 올 때 사람이 노래하는 이를 바친 이가 있어 아직 시험하지 못하였는데 또한 마침 선생이 이르렀다. 과인이 비록 좌우를 물리쳤으나 사사로운 마음이 저기 있었다.」 무릇 곤이 혜왕의 마음이 먼 데와 음에 있음을 봄은 비록 탕·우의 살핌이라도 넘을 수 없다. 뜻이 가슴속에 있어 감추어 보이지 않는데 곤이 알 수 있었다. 곤의 무리를 성인이라 하면 곤이 성인이다. 곤의 무리가 성인이 아니라 하면 성인의 앎이 무엇으로 곤이 혜왕을 앎을 넘는가. 빛을 보아 마음을 엿봄은 다 인연이 있어 겨냥하는 것이다.
楚靈王會諸侯,鄭子產曰:「魯、邾、宋、衛不來。」及諸侯會,四國果不至。趙堯為符璽御史,趙人方與公謂御史大夫周昌曰:「君之史趙堯且代君位。」其後堯果為御史大夫。然則四國不至,子產原其理也;趙堯之為御史大夫,方與公睹其狀也。原理睹狀,處著方來,有以審之也。魯人公孫臣,孝文皇帝時,上書言漢土德,其符黃龍當見。後黃龍見成紀。然則公孫臣知黃龍將出,案律曆以處之也。
초 영왕이 제후를 모으니 정 자산이 말하였다. 「노·주·송·위가 오지 않을 것이다.」 제후가 모임에 미쳐 네 나라가 과연 이르지 않았다. 조요가 부새어사가 되었는데 조나라 사람 방여공이 어사대부 주창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사 조요가 장차 그대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그 뒤 요가 과연 어사대부가 되었다. 그러니 네 나라가 이르지 않음은 자산이 그 이치를 미룬 것이요 조요가 어사대부 됨은 방여공이 그 모양을 본 것이다. 이치를 미루고 모양을 보아 바야흐로 올 것을 처리하여 드러냄은 살피는 바가 있음이다. 노나라 사람 공손신이 효문황제 때 글을 올려 한나라는 토덕이니 그 부절로 황룡이 마땅히 보인다 말하였다. 뒤에 황룡이 성기에 보였다. 그러니 공손신이 황룡이 장차 나올 줄 앎은 율력을 살펴 처리한 것이다.
賢聖之知,事宜驗矣。賢聖之才,皆能先知;其先知也,任術用數,或善商而巧意,非聖人空知。神怪與聖賢,殊道異路也。聖賢知不逾,故用思相出入;遭事無神怪,故名號相貿易。故夫賢聖者,道德智能之號;神者,眇茫恍惚無形之實。實異,質不得同;實鈞,效不得殊。聖神號不等,故謂聖者不神,神者不聖。東郭牙善意,以知國情,子貢善意,以得貨利。聖人之先知,子貢、東郭牙之徒也。與子貢、東郭同,則子貢、東郭之徒亦聖也。夫如是,聖賢之實同而名號殊,未必才相懸絕,智相兼倍也。
어진 이와 성인의 앎은 일에 마땅히 증험이 있다. 어진 이와 성인의 재주는 다 먼저 알 수 있으니 그 먼저 앎은 술에 맡기고 수를 쓰거나 혹 잘 헤아리고 교묘히 생각함이지 성인이 헛되이 앎이 아니다. 신령하고 괴이함과 성현은 길이 다르고 갈래가 다르다. 성현의 앎이 넘지 않으므로 생각을 씀이 서로 드나들고 일을 만남에 신령하고 괴이함이 없으므로 이름과 호가 서로 바뀐다. 그러므로 무릇 성현은 도덕과 슬기와 능함의 호요 신은 아득하고 황홀하여 꼴 없는 실상이다. 실상이 다르면 바탕이 같을 수 없고 실상이 고르면 효험이 다를 수 없다. 성과 신의 호가 같지 않으므로 성스러운 이는 신령하지 않고 신령한 이는 성스럽지 않다 한다. 동곽아가 생각을 잘하여 나라의 정을 알았고 자공이 생각을 잘하여 재화와 이익을 얻었다. 성인의 먼저 앎은 자공·동곽아의 무리다. 자공·동곽과 같으면 자공·동곽의 무리도 성인이다. 무릇 이러하면 성현의 실상은 같고 이름과 호가 다르니 반드시 재주가 서로 아주 다르고 슬기가 서로 갑절인 것은 아니다.
太宰問於子貢曰:「夫子聖者歟?何其多能也!」子貢曰:「故天縱之將聖,又多能也。」將者,且也。不言已聖,言且聖者,以為孔子聖未就也。夫聖若為賢矣,治行厲操,操行未立,則謂且賢。今言且聖,聖可為之故也。孔子曰:「吾十有五而志於學,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順。」從知天命至耳順,學就知明,成聖之驗也。未五十、六十之時,未能知天命、至耳順也,則謂之「且」矣。當子貢答太宰時,殆三十、四十之時也。
태재가 자공에게 물었다. 「부자는 성인인가? 어찌 그리 능함이 많은가!」 자공이 말하였다. 「본디 하늘이 놓아 장차 성인이 되게 하고 또 능함이 많다.」 「장(將)」은 아직 되어 가는 중이라는 뜻이다. 이미 성인이라 말하지 않고 장차 성인이라 말함은 공자의 성스러움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김이다. 무릇 성이 어짊과 같다면 행실을 다스리고 지조를 갈아 지조와 행실이 아직 서지 않으면 또 어질다 한다. 이제 또 성인이라 말함은 성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공자가 말하였다. 「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고 서른에 서고 마흔에 미혹하지 않고 쉰에 천명을 알고 예순에 귀가 순하였다.」 천명을 앎으로부터 귀가 순함에 이름은 배움이 이루어지고 앎이 밝아 성인을 이룬 증험이다. 아직 쉰·예순 때가 아니면 아직 천명을 알고 귀가 순함에 이르지 못하니 곧 「장차」라 한다. 자공이 태재에게 대답할 때는 거의 서른·마흔 때였다.
魏昭王問於田詘曰:「寡人在東宮之時,聞先生之議曰『為聖易』有之乎?」田詘對曰:「臣之所學也。」昭王曰:「然則先生聖乎?」田詘曰:「未有功而知其聖者,堯之知舜也。待其有功而後知聖者,市人之知舜也。今詘未有功,而王問詘曰:「若聖乎?敢問王亦其堯乎?」夫聖可學為,故田詘謂之易。如卓與人殊,稟天性而自然,焉可學?而為之安能成?田詘之言「為聖易」,未必能成,田詘之言為易,未必能是;言「臣之所學」,蓋其實也。
위 소왕이 전굴에게 물었다. 「과인이 동궁에 있을 때 선생의 의논에 『성인 되기는 쉽다』 하였다 들었는데 그런 일이 있는가?」 전굴이 대답하였다. 「신이 배운 바입니다.」 소왕이 말하였다. 「그러면 선생은 성인인가?」 전굴이 말하였다. 「아직 공이 없는데 그 성스러움을 아는 이는 요가 순을 앎입니다. 그 공이 있기를 기다린 뒤에 성스러움을 아는 이는 저자 사람이 순을 앎입니다. 이제 굴은 아직 공이 없는데 왕께서 굴에게 물어 『성인인가?』 하시니 감히 묻건대 왕께서도 요이신가요?」 무릇 성은 배워 될 수 있으므로 전굴이 쉽다 하였다. 뛰어나 사람과 달라 하늘 성품을 받아 절로 그러하다면 어찌 배울 수 있으며 함이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 전굴의 말 「성인 되기는 쉽다」는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전굴의 말이 쉽다 함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나 「신이 배운 바」라 말함은 아마 그 실상이다.
〔聖〕可學,為勞佚殊,故賢聖之號,仁智共之。子貢問於孔子:「夫子聖矣乎?」孔子曰:「聖則吾不能。我學不饜,而教不倦。」子貢曰:「學不饜者,智也;教不倦者,仁也。仁且智,夫子既聖矣。」由此言之,仁智之人,可謂聖矣。孟子曰:「子夏、子遊、子張得聖人之一體,冉牛、閔子騫、顏淵具體而微。」六子在其世,皆有聖人之才,或頗有而不具,或備有而不明,然皆稱聖人,聖人可勉成也。孟子又曰:「非其君不事,非其民不使,治則進,亂則退,伯夷也。何事非君,何使非民,治亦進,亂亦進,伊尹也。可以仕則仕,可以已則已,可以久則久,可以速則速,孔子也。皆古之聖人也。」又曰:「聖人,百世之師也,伯夷、柳下惠是也。故聞伯夷之風者,頑夫廉,懦夫有立志;聞柳下惠之風者,薄夫敦,鄙夫寬。奮乎百世之上,百世之下聞之者,莫不興起,非聖而若是乎?而況親炙之乎?」夫伊尹、伯夷、柳下惠不及孔子,而孟子皆曰「聖人」者,賢聖同類,可以共一稱也。宰予曰:「以予觀夫子,賢於堯、舜遠矣。」孔子聖,宜言聖於堯、舜,而言賢者,聖賢相出入,故其名稱相貿易也。
성은 배울 수 있으나 수고롭고 편안함이 다르므로 현성의 호는 어질고 슬기로운 이가 함께한다.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부자는 성인이십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성은 내가 능하지 못하다. 나는 배움에 싫어하지 않고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을 뿐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배움에 싫어하지 않음은 슬기요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음은 어짊입니다. 어질고 또 슬기로우니 부자는 이미 성인이십니다.」 이로써 말하면 어질고 슬기로운 사람은 성인이라 할 만하다. 맹자가 말하였다. 「자하·자유·자장은 성인의 한 갈래를 얻었고 염우·민자건·안연은 몸을 갖추었으나 작다.」 여섯 사람이 그 세상에 있어 다 성인의 재주가 있어 혹 자못 있으나 갖추지 못하고 혹 갖추어 있으나 밝지 못하였는데 그러나 다 성인이라 일컬었으니 성인은 힘써 이룰 수 있다. 맹자가 또 말하였다. 「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그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으며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남은 백이다. 어느 것을 섬긴들 임금이 아니며 어느 것을 부린들 백성이 아니라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감은 이윤이다.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할 만하면 오래 하고 빨리 할 만하면 빨리 함은 공자다. 다 옛 성인이다.」 또 말하였다. 「성인은 백세의 스승이니 백이·유하혜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을 듣는 이는 완악한 사람이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이 뜻을 세우며 유하혜의 풍을 듣는 이는 얇은 사람이 도타워지고 비루한 사람이 너그러워진다. 백세 위에서 떨쳐 백세 아래에서 듣는 이가 흥기하지 않음이 없으니 성인이 아니고 이 같겠는가. 하물며 몸소 가까이함이랴.」 무릇 이윤·백이·유하혜는 공자에 미치지 못하는데 맹자가 다 「성인」이라 함은 현과 성이 같은 무리라 한 일컬음을 함께할 수 있어서다. 재여가 말하였다. 「내가 부자를 보니 요·순보다 어짊이 멀다.」 공자는 성인이니 마땅히 요·순보다 성스럽다 말해야 하는데 어질다 말함은 성과 현이 서로 드나들므로 그 이름과 일컬음이 서로 바뀌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