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략 — 하략三略 下略
1천하의 위태로움을 붙드는 이가 천하의 편안함을 차지한다
夫能扶天下之危者,則據天下之安;能除天下之憂者,則享天下之樂;能救天下之禍者,則獲天下之福。故澤及於民,則賢人歸之;澤及昆蟲,則聖人歸之。賢人所歸,則其國強;聖人所歸,則六合同。求賢以德,致聖以道。賢去,則國微;聖去,則國乖。微者危之階,乖者亡之征。
천하의 위태로움을 붙들 수 있는 이는 천하의 편안함을 차지하고, 천하의 근심을 없앨 수 있는 이는 천하의 즐거움을 누리며, 천하의 화를 구할 수 있는 이는 천하의 복을 얻는다. 그러므로 은택이 백성에게 미치면 어진 이가 돌아오고 은택이 벌레에게 미치면 성인이 돌아온다. 어진 이가 돌아오면 그 나라가 강하고 성인이 돌아오면 천지 사방이 하나가 된다. 어진 이를 구하는 것은 덕으로 하고 성인을 이르게 하는 것은 도로 한다. 어진 이가 떠나면 나라가 미약하고 성인이 떠나면 나라가 어그러진다. 미약함은 위태로움의 층계요 어그러짐은 망함의 징조다.
2어진 이의 정사는 몸을 낮추게 하고 성인의 정사는 마음을 낮추게 한다
賢人之政,降人以體;聖人之政,降人以心。體降可以圖始,心降可以保終。降體以禮,降心以樂。所謂樂者,非金、石、絲、竹也:謂人樂其家,謂人樂其族,謂人樂其業,謂人樂其都邑,謂人樂其政令,謂人樂其道德。如此,君人者乃作樂以節之,使不失其和。故有德之君,以樂樂人;無德之君,以樂樂身。樂人者,久而長;樂身者,不久而亡。
어진 이의 정사는 사람을 몸으로 낮추게 하고 성인의 정사는 사람을 마음으로 낮추게 한다. 몸이 낮추면 시작을 도모할 수 있고 마음이 낮추면 끝을 보전할 수 있다. 몸을 낮추게 하는 것은 예로 하고 마음을 낮추게 하는 것은 즐거움으로 한다. 이른바 즐거움이란 쇠와 돌과 실과 대의 음악이 아니다. 사람이 제 집을 즐기고, 제 겨레를 즐기며, 제 생업을 즐기고, 제 도읍을 즐기며, 제 정령을 즐기고, 제 도덕을 즐기는 것을 이른다. 이렇게 되면 임금 노릇 하는 이는 이에 음악을 지어 절도를 삼아 그 화합을 잃지 않게 한다. 그러므로 덕 있는 임금은 즐거움으로 남을 즐겁게 하고 덕 없는 임금은 즐거움으로 제 몸을 즐겁게 한다. 남을 즐겁게 하는 이는 오래고 길며 제 몸을 즐겁게 하는 이는 오래지 않아 망한다.
3땅을 넓히기에 힘쓰면 황폐해지고 덕을 넓히기에 힘쓰면 강해진다
釋近謀遠者,勞而無功;釋遠謀近者,佚而有終。佚政多忠臣,勞政多怨民。故曰,務廣地者荒,務廣德者強。能有其有者安,貪人之有者殘。殘滅之政,累世受患;造作過制,雖成必敗。
가까운 것을 버리고 먼 것을 꾀하는 이는 수고롭고 공이 없으며 먼 것을 버리고 가까운 것을 꾀하는 이는 편안하고 끝이 있다. 편안한 정사에는 충신이 많고 수고로운 정사에는 원망하는 백성이 많다. 그러므로 「땅을 넓히기에 힘쓰는 이는 황폐해지고 덕을 넓히기에 힘쓰는 이는 강해진다」 하였다. 제가 가진 것을 가질 수 있는 이는 편안하고 남이 가진 것을 탐하는 이는 잔멸한다. 잔멸하는 정사는 여러 대에 걸쳐 근심을 받고 법도를 넘어 짓는 것은 이루어져도 반드시 패한다.
4제 몸을 버리고 남을 가르치는 것은 거스름
舍己而教人者逆,正己而化人者順。逆者,亂之招;順者,治之要。
제 몸을 버리고 남을 가르치는 것은 거스름이요 제 몸을 바르게 하여 남을 교화하는 것은 순함이다. 거스름은 어지러움의 부름이요 순함은 다스림의 요체다.
5도·덕·인·의·예는 한 몸
道、德、仁、義、禮,五者壹體也。道者,人之所蹈;德者,人之所得;仁者,人之所親;義者,人之所宜;禮者,人之所體,不可無壹焉。故夙興夜寐,禮之制也;討賊報仇,義之決也;惻隱之心,仁之發也;得己得人,德之路也;使人均平,不失其所,道之化也。
도·덕·인·의·예 다섯은 한 몸이다. 도는 사람이 밟는 바요, 덕은 사람이 얻는 바요, 인은 사람이 친하는 바요, 의는 사람이 마땅히 여기는 바요, 예는 사람이 체득하는 바이니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는 것은 예의 제도요, 도적을 치고 원수를 갚는 것은 의의 결단이요, 측은한 마음은 인의 발현이요, 제 몸을 얻고 남을 얻는 것은 덕의 길이요, 사람을 고르고 평평하게 하여 제자리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은 도의 교화다.
6명·령·정 — 명이 어긋나면 영이 행해지지 않는다
出君下臣,名曰命;施於竹帛,名曰令;奉而行之,名曰政。夫命失,則令不行;令不行,則政不正;政不正,則道不通;道不通,則邪臣勝;邪臣勝,則主威傷。
임금에게서 나와 신하에게 내리는 것을 명(命)이라 하고, 대와 비단에 적는 것을 영(令)이라 하며, 받들어 행하는 것을 정(政)이라 한다. 명이 어긋나면 영이 행해지지 않고, 영이 행해지지 않으면 정이 바르지 않으며, 정이 바르지 않으면 도가 통하지 않고, 도가 통하지 않으면 사악한 신하가 이기며, 사악한 신하가 이기면 임금의 위엄이 상한다.
7천 리 밖에서 어진 이를 맞는 길은 멀다
千里迎賢,其路遠;致不肖,其路近。是以明王舍近而取遠,故能全功尚人,而下盡力。
천 리 밖에서 어진 이를 맞는 길은 멀고 못난 이를 이르게 하는 길은 가깝다. 그러므로 밝은 왕은 가까운 것을 버리고 먼 것을 취하니 공을 온전히 하고 사람을 높여 아래가 힘을 다한다.
8착한 이 하나를 폐하면 뭇 착함이 쇠한다
廢壹善,則眾善衰。賞壹惡,則眾惡歸。善者得其祐,惡者受其誅,則國安而眾善至。眾疑,無定國;眾惑,無治民。疑定惑還,國乃可安。壹令逆,則百令失;壹惡施,則百惡結。故善施於順民,惡加於兇民,則令行而無怨。
착한 이 하나를 폐하면 뭇 착함이 쇠하고, 악한 이 하나에 상 주면 뭇 악함이 돌아온다. 착한 이가 그 도움을 얻고 악한 이가 그 죽임을 받으면 나라가 편안하고 뭇 착함이 이른다. 무리가 의심하면 정해진 나라가 없고 무리가 미혹되면 다스려진 백성이 없다. 의심이 가라앉고 미혹이 풀려야 나라가 편안할 수 있다. 명령 하나가 거스르면 백 명령이 어긋나고 악 하나가 베풀어지면 백 악이 맺힌다. 그러므로 착함은 순한 백성에게 베풀고 악은 흉한 백성에게 더하면 명령이 행해지고 원망이 없다.
9원한으로 원한을 다스리면 하늘을 거스른다
使怨治怨,是謂逆天;使仇治仇,其禍不救。治民使平,致平以清,則民得其所,而天下寧。
원한으로 원한을 다스리게 하는 것을 하늘을 거스른다 하고, 원수로 원수를 다스리게 하면 그 화를 구할 수 없다.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평평하게 하고 평평함은 맑음으로 이르면 백성이 제자리를 얻고 천하가 편안하다.
10윗사람을 범하는 자가 높아지면
犯上者尊,貪鄙者富,雖有聖王,不能致其治。犯上者誅,貪鄙者拘,則化行而眾惡消。
윗사람을 범하는 자가 높아지고 탐하고 비루한 자가 부유해지면 성왕이 있어도 다스림을 이룰 수 없다. 윗사람을 범하는 자를 죽이고 탐하고 비루한 자를 가두면 교화가 행해지고 뭇 악함이 사라진다.
11청백한 선비는 작위와 녹으로 얻을 수 없다
清白之士,不可以爵祿得;節義之士,不可以威刑脅。故明君求賢,必觀其所以而致焉。致清白之士,修其禮;致節義之士,修其道。而後士可致,而名可保。
청백한 선비는 작위와 녹으로 얻을 수 없고 절의 있는 선비는 위엄과 형벌로 위협할 수 없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이 어진 이를 구할 때는 반드시 그 까닭을 보아 이르게 한다. 청백한 선비를 이르게 하려면 그 예를 닦고 절의 있는 선비를 이르게 하려면 그 도를 닦는다. 그런 뒤에야 선비가 이르고 이름을 보전할 수 있다.
12궁해도 망하는 나라의 자리에 있지 않는다
夫聖人君子,明盛衰之源,通成敗之端,審治亂之機,知去就之節。雖窮,不處亡國之位;雖貧,不食亂邦之祿。潛名抱道者,時至而動,則極人臣之位;德合於己,則建殊絕之功。故其道高,而名揚於後世。
성인과 군자는 성쇠의 근원을 밝히고 성패의 실마리에 통하며 치란의 기틀을 살피고 떠나고 나아가는 절도를 안다. 비록 궁해도 망하는 나라의 자리에 있지 않고 비록 가난해도 어지러운 나라의 녹을 먹지 않는다. 이름을 감추고 도를 품은 이는 때가 이르러 움직이면 신하의 자리를 극진히 하고, 덕이 제게 합하면 남다른 공을 세운다. 그러므로 그 도가 높고 이름이 후세에 드날린다.
13성왕의 군사는 즐겨서가 아니라 포악을 베고 어지러움을 치려는 것
聖王之用兵,非樂之也,將以誅暴討亂也。夫以義誅不義,若決江河而溉爝火,臨不測而擠欲墮,其克必矣。所以優遊恬淡而不進者,重傷人物也。夫兵者,不祥之器,天道惡之,不得已而用之,是天道也。
성왕이 군사를 쓰는 것은 즐겨서가 아니라 장차 포악을 베고 어지러움을 치려는 것이다. 의로 불의를 베는 것은 강하를 터서 횃불에 붓고 헤아릴 수 없는 곳에 임하여 떨어지려는 이를 미는 것과 같으니 그 이김은 반드시 있다. 그런데도 느긋하고 담담하여 나아가지 않는 것은 사람과 물건을 상하게 함을 무겁게 여기기 때문이다. 군사는 상서롭지 못한 그릇이라 하늘의 도가 미워하니 부득이하여 쓰는 것이 하늘의 도다.
14사람이 도에 있는 것은 물고기가 물에 있는 것과 같다
夫人之在道,若魚之在水;得水而生,失水而死。故君子者常畏懼而不敢失道。
사람이 도에 있는 것은 물고기가 물에 있는 것과 같아 물을 얻으면 살고 물을 잃으면 죽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늘 두려워하여 감히 도를 잃지 않는다.
15호걸이 직권을 잡으면 나라의 위엄이 약해진다
豪傑秉職,國威乃弱;殺生在豪傑,國勢乃竭;豪傑低首,國乃可久;殺生在君,國乃可安;四民用靈,國乃無儲;四民用足,國乃安樂。
호걸이 직권을 잡으면 나라의 위엄이 약해지고, 죽이고 살리는 것이 호걸에게 있으면 나라의 형세가 다하며, 호걸이 머리를 숙이면 나라가 오래갈 수 있고, 죽이고 살리는 것이 임금에게 있으면 나라가 편안할 수 있다. 사민(四民)이 쓰는 것이 헛되면 나라에 저축이 없고, 사민이 쓰는 것이 넉넉하면 나라가 편안하고 즐겁다.
16어진 신하가 안에 있으면 사악한 신하가 밖에 있다
賢臣內,則邪臣外;邪臣內,則賢臣斃。內外失宜,禍亂傳世。
어진 신하가 안에 있으면 사악한 신하가 밖에 있고, 사악한 신하가 안에 있으면 어진 신하가 죽는다. 안팎이 마땅함을 잃으면 화와 어지러움이 대대로 전해진다.
17대신이 임금을 의심하면 뭇 간사함이 모인다
大臣疑主,眾奸集聚。臣當君尊,上下乃昏;君當臣處,上下失序。
대신이 임금을 의심하면 뭇 간사함이 모여든다. 신하가 임금의 존귀함을 차지하면 위아래가 어두워지고, 임금이 신하의 자리를 차지하면 위아래가 차례를 잃는다.
18어진 이를 해치면 재앙이 삼대에 미친다
傷賢者,殃及三世;蔽賢者,身受其害;嫉賢者,其名不全;進賢者,福流子孫。故君子急於進賢,而美名彰焉。
어진 이를 해치는 이는 재앙이 삼대에 미치고, 어진 이를 가리는 이는 몸소 그 해를 받으며, 어진 이를 시기하는 이는 그 이름이 온전하지 못하고, 어진 이를 천거하는 이는 복이 자손에게 흐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어진 이를 천거하기에 급하니 아름다운 이름이 드러난다.
19하나를 이롭게 하고 백을 해치면 백성이 성곽을 떠난다
利壹害百,民去城郭;利壹害萬,國乃思散。去壹利百,人乃慕澤;去壹利萬,政乃不亂。
하나를 이롭게 하고 백을 해치면 백성이 성곽을 떠나고, 하나를 이롭게 하고 만을 해치면 나라가 흩어지기를 생각한다. 하나를 버리고 백을 이롭게 하면 사람이 은택을 사모하고, 하나를 버리고 만을 이롭게 하면 정사가 어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