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료자 — 제담尉繚子 制談
1제도가 먼저 정해져야 군사가 어지럽지 않다
凡兵,制必先定,制先定則士不亂,士不亂則形乃明。金鼓所指,則百人盡鬥。陷行亂陣,則千人盡鬥。覆軍殺將,則萬人齊刃。天下莫能當其戰矣。
군사는 제도가 반드시 먼저 정해져야 하니, 제도가 먼저 정해지면 군사가 어지럽지 않고 군사가 어지럽지 않으면 형세가 이에 밝아진다. 징과 북이 가리키는 곳에 백 사람이 다 싸우고, 대열을 무너뜨리고 진을 어지럽히는 데 천 사람이 다 싸우며, 군사를 뒤엎고 장수를 죽이는 데 만 사람이 칼날을 가지런히 하면 천하에 그 싸움을 당할 이가 없다.
2먼저 오른 이도 먼저 죽은 이도 힘센 나라의 선비였다
古者,士有什伍,車有偏列,鼓鳴旂麾,先登者未嘗非多力國士也,先死者亦未嘗非多力國士也。
옛날에 군사에는 십오(什伍)가 있고 수레에는 편렬(偏列)이 있었으니, 북이 울리고 깃발이 휘둘릴 때 먼저 오른 이가 힘 많은 나라의 선비 아닌 적이 없었고 먼저 죽은 이도 힘 많은 나라의 선비 아닌 적이 없었다.
3세상의 장수가 막지 못하는 네 가지
損敵一人,而損我百人,此資敵而傷甚焉,世將不能禁。征役分軍而逃歸,或臨戰自北,則逃傷甚焉,世將不能禁。殺人於百步之外者弓矢也,殺人於五十步之內者矛戟也,將已鼓而士卒相囂,拗矢折矛抱戟,利後發,戰,有此數者,內自敗也,世將不能禁。士失什伍,車失偏列,奇兵捐將而走,大眾亦走,世將不能禁。夫將能禁此四者,則高山陵之,深水絕之,堅陣犯之。不能禁此四者,猶亡舟楫,絕江河,不可得也。
적 한 사람을 덜고 우리 백 사람을 더는 것은 적을 돕고 심하게 해치는 것인데 세상의 장수는 막지 못한다. 징집되어 군사를 나누었다가 도망쳐 돌아가거나 싸움에 임하여 스스로 패하는 것은 도망의 해가 심한 것인데 세상의 장수는 막지 못한다. 백 보 밖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활과 화살이요 오십 보 안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창과 갈래창인데, 장수가 이미 북을 쳤는데도 사졸이 서로 떠들며 화살을 꺾고 창을 부러뜨리고 갈래창을 껴안으며 뒤에 나가기를 이롭게 여겨 싸우니, 이 몇 가지가 있으면 안에서 스스로 패하는 것인데 세상의 장수는 막지 못한다. 군사가 십오를 잃고 수레가 편렬을 잃으며 기습 부대가 장수를 버리고 달아나고 대군도 달아나는 것을 세상의 장수는 막지 못한다. 장수가 이 넷을 막을 수 있으면 높은 산도 오르고 깊은 물도 건너며 굳은 진도 범한다. 이 넷을 막지 못하면 배와 노를 잃고 강하를 건너려는 것과 같아 이룰 수 없다.
4백성은 죽음을 즐기고 삶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民非樂死而惡生也,號令明,法制審,故能使之前。明賞於前,決罰於後,是以發能中利,動則有功。
백성은 죽음을 즐기고 삶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호령이 밝고 법제가 자세하므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앞에서 상을 밝히고 뒤에서 벌을 결단하니 그래서 나가면 이로움에 맞고 움직이면 공이 있다.
5백 사람에 졸 하나, 천 사람에 사마 하나
令百人一卒,千人一司馬,萬人一將,以少誅眾,以弱誅強。試聽臣言,其術足使三軍之眾,誅一人無失刑,父不敢舍子,子不敢舍父,況國人乎?
백 사람에 졸 하나, 천 사람에 사마 하나, 만 사람에 장수 하나를 두어 적은 수로 많은 수를 벌하고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벌한다. 신의 말을 들어 보십시오. 그 술법은 삼군의 무리로 하여금 한 사람을 벌하는 데 형벌을 그르치지 않게 하여 아비가 감히 자식을 놓아주지 못하고 자식이 감히 아비를 놓아주지 못하게 하는데 하물며 나라 사람이겠습니까.
6칼을 들고 저자를 치는 한 도적을 만 사람이 피하는 까닭
一賊仗劍擊於市,萬人無不避之者,臣謂:「非一人之獨勇,萬人皆不肖也」。何則?「必死與必生,固不侔也。」聽臣之術,足使三軍之眾為一死賊,莫當其前,莫隨其後,而能獨出獨入焉。獨出獨入者,王伯之兵也。
한 도적이 칼을 들고 저자에서 치면 만 사람 가운데 피하지 않는 이가 없다. 신은 「한 사람이 홀로 용감한 것이 아니라 만 사람이 다 못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어째서입니까. 「반드시 죽으려는 이와 반드시 살려는 이는 본디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의 술법을 들으면 삼군의 무리로 하여금 죽음을 각오한 한 도적처럼 만들어 아무도 그 앞을 막지 못하고 아무도 그 뒤를 따르지 못하며 홀로 나가고 홀로 들어올 수 있게 합니다. 홀로 나가고 홀로 들어오는 것은 왕자와 패자의 군사입니다.
7환공 구만, 오기 칠만, 손무 삼만
有提九萬之眾,而天下莫能當者,誰?曰:「桓公也。」有提七萬之眾,而天下莫敢當者,誰?曰:「吳起也。」有提三萬之眾,而天下莫敢當者,誰?曰:「武子也。」今天下諸國士所率無不及二十萬眾者,然不能濟功名者,不明乎禁舍開塞也。明其制,一人勝之,則十人亦以勝之也。十人勝之,則百千萬人亦以勝之也。故曰:「便吾器用,養吾武勇,發之如鳥擊,如赴千仞之谿。」
구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천하에 당할 이가 없었던 이는 누구인가. 「환공이다.」 칠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천하에 감히 당할 이가 없었던 이는 누구인가. 「오기다.」 삼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천하에 감히 당할 이가 없었던 이는 누구인가. 「손무자다.」 지금 천하 여러 나라의 군사가 거느리는 것이 이십만 무리에 이르지 않는 곳이 없는데도 공명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금하고 놓아주고 열고 막는 데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제도를 밝히면 한 사람이 이기니 열 사람도 이기고, 열 사람이 이기니 백·천·만 사람도 이긴다. 그러므로 「우리 기구를 편리하게 하고 우리 무용을 길러 내보내기를 새가 치듯 천 길 골짜기에 달려들 듯 한다」 하였다.
8남의 도움을 얻은 군사 십만은 실은 수만
今國被患者,以重幣出聘,以愛子出質,以地界出割,得天下助,卒名為十萬,其實不過數萬爾。其兵來者,無不謂將者曰:「無為人下,先戰。」其實不可得而戰也。
지금 나라가 근심을 입으면 무거운 폐백으로 사신을 보내고 사랑하는 아들을 볼모로 보내며 땅을 갈라 주어 천하의 도움을 얻으니, 군사가 이름은 십만이나 실은 수만에 지나지 않는다. 그 군사가 올 때 장수에게 「남의 아래가 되지 말고 먼저 싸우라」 하지 않는 이가 없으나 실은 싸울 수 없다.
9우리 옷을 입히고 우리 밥을 먹이는 십만
量吾境內之民,無伍莫能正矣。經制十萬之眾,而王必能使之衣吾衣,食吾食。戰不勝,守不固者,非吾民之罪,內自致也。天下諸國助我戰,猶良驥騄耳之駃,彼駑馬鬐興角逐,何能紹吾後哉?
우리 국경 안의 백성을 헤아리되 오(伍)가 없으면 바로잡을 수 없다. 십만의 무리를 제도로 다스리면 왕은 반드시 그들에게 우리 옷을 입히고 우리 밥을 먹일 수 있다. 싸워 이기지 못하고 지켜 굳지 못하는 것은 우리 백성의 죄가 아니라 안에서 스스로 불러온 것이다. 천하 여러 나라가 우리를 도와 싸우는 것은 좋은 준마가 달리는데 둔한 말이 갈기를 세우고 다투는 것과 같으니 어찌 우리 뒤를 이을 수 있겠는가.
10농사가 아니면 먹을 것이 없고 싸움이 아니면 작위가 없다
吾用天下之用為用,吾制天下之制為制,修吾號令,明吾刑賞,使天下非農所得食,非戰無所得爵,使民揚臂爭出農、戰,而天下無敵矣。故曰:「發號出令,信行國內。」
나는 천하의 쓰임을 우리 쓰임으로 삼고 천하의 제도를 우리 제도로 삼아, 우리 호령을 닦고 우리 형벌과 상을 밝혀 천하로 하여금 농사가 아니면 먹을 것이 없고 싸움이 아니면 작위를 얻을 데가 없게 하여 백성이 팔을 걷고 다투어 농사와 싸움에 나가게 하면 천하에 적이 없다. 그러므로 「호령을 내면 나라 안에 미덥게 행해진다」 하였다.
11빈말을 허락하지 말고 반드시 시험하라
民言有可以勝敵者,毋許其空言,必試其能戰也。
백성이 적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으면 그 빈말을 허락하지 말고 반드시 그 싸울 수 있음을 시험하라.
12어진 이를 안에 두지 못하고 천하를 가지려 하면
視人之地而有之,分人之民而畜之,必能內有其賢者也。不能內有其賢,而欲有天下,必覆軍殺將。如此,雖戰勝而國益弱,得地而國益貧,由國中之制弊矣。
남의 땅을 보아 가지고 남의 백성을 나누어 기르려면 반드시 안에 그 어진 이를 둘 수 있어야 한다. 안에 어진 이를 두지 못하면서 천하를 가지려 하면 반드시 군사를 뒤엎고 장수를 죽인다. 이렇게 되면 싸움에 이겨도 나라가 더욱 약해지고 땅을 얻어도 나라가 더욱 가난해지니 나라 안의 제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