所染
子墨子言見染絲者而歎,曰:染於蒼則蒼,染於黃則黃,所入者變,其色亦變。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故染不可不愼也。
묵자가 실 물들이는 이를 보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푸른 데 물들이면 푸르고 누런 데 물들이면 누렇다. 들어가는 것이 달라지면 그 빛깔도 달라진다. 다섯 번 넣으면 다섯 빛깔이 된다. 그러므로 물들이는 것은 삼가지 않을 수 없다.」
非獨染絲然也,國亦有染。舜染於許由、伯陽,禹染於皋陶、伯益,湯染於伊尹、仲虺,武王染於太公、周公。此四王者所染當,故王天下,立爲天子,功名蔽天地。舉天下之仁義顯人,必稱此四王者。夏桀染於干辛、推哆,殷紂染於崇侯、惡來,厲王染於厲公長父、榮夷終,幽王染於傅公夷、蔡公穀。此四王者所染不當,故國殘身死,爲天下僇。舉天下不義辱人,必稱此四王者。齊桓染於管仲、鮑叔,晉文染於舅犯、高偃,楚莊染於孫叔、沈尹,吳闔閭染於伍員、文義,越句踐染於范蠡、大夫種。此五君者所染當,故霸諸侯,功名傳於後世。范吉射染於長柳朔、王胜,中行寅染於籍秦、高彊,吳夫差染於王孫雒、太宰嚭,智伯搖染於智國、張武,中山尚染於魏義、偃長,宋康染於唐鞅、佃不禮。此六君者所染不當,故國家殘亡,身爲刑戮,宗廟破滅,絕無後類,君臣離散,民人流亡。舉天下之貪暴苛擾者,必稱此六君也。凡君之所以安者,何也?以其行理也,行理性於染當。故善爲君者,勞於論人,而佚於治官。不能爲君者,傷形費神,愁心勞意,然國逾危,身逾辱。此六君者,非不重其國、愛其身也,以不知要故也。不知要者,所染不當也。
실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나라에도 물들임이 있다.
순임금은 허유와 백양에게 물들고, 우임금은 고요와 백익에게 물들고, 탕임금은 이윤과 중훼에게 물들고, 무왕은 태공과 주공에게 물들었다. 이 네 왕은 물든 데가 마땅하였으므로 천하에 왕 노릇 하고 즉위하여 천자가 되었으며 공과 이름이 하늘과 땅을 덮었다. 천하에 어질고 옳아 드러난 사람을 들자면 반드시 이 네 왕을 일컫는다.
하나라 걸은 간신과 추치에게 물들고, 은나라 주는 숭후와 오래에게 물들고, 여왕은 여공 장보와 영이종에게 물들고, 유왕은 부공 이와 채공 곡에게 물들었다. 이 네 왕은 물든 데가 마땅하지 않았으므로 나라가 무너지고 몸이 죽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천하에 옳지 않아 욕된 사람을 들자면 반드시 이 네 왕을 일컫는다.
제 환공은 관중과 포숙에게 물들고, 진 문공은 구범과 고언에게 물들고, 초 장왕은 손숙오와 심윤에게 물들고, 오 합려는 오원과 문의에게 물들고, 월 구천은 범려와 대부 종에게 물들었다. 이 다섯 임금은 물든 데가 마땅하였으므로 제후의 으뜸이 되고 공과 이름이 뒷세상에 전하였다.
범길사는 장류삭과 왕승에게 물들고, 중항인은 적진과 고강에게 물들고, 오 부차는 왕손락과 태재 비에게 물들고, 지백 요는 지국과 장무에게 물들고, 중산 상은 위의와 언장에게 물들고, 송 강은 당앙과 전불례에게 물들었다. 이 여섯 임금은 물든 데가 마땅하지 않았으므로 나라가 무너져 없어지고 몸이 형벌로 죽고 종묘가 깨어져 없어지고 뒤가 끊어졌으며, 임금과 신하가 흩어지고 백성이 흘러 떠돌았다. 천하에 탐하고 사납고 모질고 어지럽힌 이를 들자면 반드시 이 여섯 임금을 일컫는다.
무릇 임금이 편안한 까닭은 무엇인가. 그 이치를 행하기 때문이니, 이치를 행함은 물듦이 마땅한 데서 나온다. 그러므로 임금 노릇을 잘하는 이는 사람을 논하는 데 수고롭고 벼슬을 다스리는 데 쉰다. 임금 노릇을 못하는 이는 몸을 다치고 정신을 쓰고 마음을 시름겹게 하고 뜻을 수고롭게 하면서도 나라가 더욱 위태롭고 몸이 더욱 욕되다.
이 여섯 임금이 제 나라를 무겁게 여기고 제 몸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요긴한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요긴한 것을 모른다는 것은 물든 데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非獨國有染也,士亦有染。其友皆好仁義,淳謹畏令,則家日益、身日安、名日榮,處官得其理矣,則段干木、禽子、傅說之徒是也。其友皆好矜奮,創作比周,則家日損、身日危、名日辱,處官失其理矣,則子西、易牙、豎刀之徒是也。《詩》曰「必擇所堪,必謹所堪」者,此之謂也。
나라에만 물들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비에게도 물들임이 있다.
그 벗이 다 어짊과 옳음을 좋아하고 순박하고 삼가며 명을 두려워하면, 집이 날로 붇고 몸이 날로 편안하고 이름이 날로 영광스러워 벼슬에 처하여 그 이치를 얻는다. 단간목과 금자와 부열의 무리가 그들이다.
그 벗이 다 뻐기고 날뛰기를 좋아하고 지어내고 패거리 지으면, 집이 날로 덜리고 몸이 날로 위태롭고 이름이 날로 욕되어 벼슬에 처하여 그 이치를 잃는다. 자서와 역아와 수도의 무리가 그들이다.
「시」에 이르기를 「반드시 담글 데를 가리고 반드시 담그는 것을 삼가라」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