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尚賢上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7 · 한자 874자 · 낭독 3.5분

「묵자」 상현상 「尚賢上」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言曰:古者王公大人爲政於國家者,皆欲國家之富,人民之衆,刑政之治。然而不得富而得貧,不得衆而得寡,不得治而得亂,則是本失其所欲,得其所惡,是其故何也?

묵자가 말하였다. 「옛적에 왕공과 대인으로 나라의 정사를 하는 이는 다 나라가 가멸고 백성이 많고 형벌과 정사가 다스려지기를 바랐다. 그런데도 가멸음을 얻지 못하고 가난을 얻으며, 많음을 얻지 못하고 적음을 얻으며, 다스려짐을 얻지 못하고 어지러움을 얻으니, 이는 밑동부터 그 바라는 바를 잃고 그 미워하는 바를 얻은 것이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子墨子言曰:是在王公大人爲政於國家者,不能以尚賢事能爲政也。是故國有賢良之士衆,則國家之治厚;賢良之士寡,則國家之治薄。故大人之務,將在於衆賢而已。

묵자가 말하였다. 「이는 왕공과 대인으로 나라의 정사를 하는 이가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는 것으로 정사를 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나라에 어질고 좋은 선비가 많으면 나라의 다스려짐이 두텁고, 어질고 좋은 선비가 적으면 나라의 다스려짐이 엷다. 그러므로 대인이 힘쓸 것은 장차 어진 이를 많게 하는 데 있을 뿐이다.」

曰:然則衆賢之術將柰何哉?子墨子言曰:譬若欲衆其國之善射御之士者,必將富之貴之,敬之譽之,然後國之善射御之士將可得而衆也。況又有賢良之士厚乎德行、辯乎言談、博乎道術者乎?此固國家之珍,而社稷之佐也。亦必且富之貴之,敬之譽之,然後國之良士亦將可得而衆也。

말한다. 「그러면 어진 이를 많게 하는 재주는 어떠한가.」

묵자가 말하였다. 「비유하면 그 나라에 활 잘 쏘고 수레 잘 모는 선비를 많게 하고자 하면 반드시 그를 가멸게 하고 귀하게 하고 공경하고 기려야 한다. 그런 뒤에야 나라에 활 잘 쏘고 수레 잘 모는 선비를 얻어 많게 할 수 있다.

하물며 또 어질고 좋은 선비로 덕과 행실이 두텁고 말이 밝고 도와 재주가 넓은 이야 어떻겠는가. 이는 본디 나라의 보배요 사직의 도움이다. 또한 반드시 그를 가멸게 하고 귀하게 하고 공경하고 기려야 한다. 그런 뒤에야 나라의 좋은 선비를 또한 얻어 많게 할 수 있다.」

是故古者聖王之爲政也,言曰:「不義不富,不義不貴,不義不親,不義不近。」是以國之富貴人聞之,皆退而謀曰:「始我所恃者,富貴也。今上舉義不辟貧賤,然則我不可不爲義。」親者聞之,亦退而謀曰:「始我所恃者,親也。今上舉義不辟親疏,然則我不可不爲義。」近者聞之,亦退而謀曰:「始我所恃者,近也。今上舉義不辟遠近,然則我不可不爲義。」遠者聞之,亦退而謀曰:「我始以遠爲無恃。今上舉義不辟遠,然則我不可不爲義。」逮至遠鄙郊外之臣、闕庭庶子、國中之衆、四鄙之萌人,聞之皆競爲義。是其故何也?曰:上之所以使下者,一物也;下之所以事上者,一術也。譬之富者,有高墻深宮,墻立旣謹,上爲鑿一門。有盜人入,闔其自入而求之,盜其無自出。是其故何也,則上得要也。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이 정사를 함에 말하기를 「옳지 않으면 가멸게 하지 않고, 옳지 않으면 귀하게 하지 않고, 옳지 않으면 친히 하지 않고, 옳지 않으면 가까이하지 않는다」 하였다.

이로써 나라의 가멸고 귀한 사람이 이를 듣고 다 물러가 꾀하기를 「처음에 내가 믿던 것은 가멸고 귀함이었다. 이제 위에서 옳은 이를 들되 가난하고 천함을 피하지 않으니, 그러면 나는 옳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친한 이가 이를 듣고 또한 물러가 꾀하기를 「처음에 내가 믿던 것은 친함이었다. 이제 위에서 옳은 이를 들되 친하고 멂을 피하지 않으니, 그러면 나는 옳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가까운 이가 이를 듣고 또한 물러가 꾀하기를 「처음에 내가 믿던 것은 가까움이었다. 이제 위에서 옳은 이를 들되 멀고 가까움을 피하지 않으니, 그러면 나는 옳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먼 이가 이를 듣고 또한 「나는 처음에 멀다 하여 믿을 데가 없다 여겼다. 이제 위에서 옳은 이를 들되 멂을 피하지 않으니, 그러면 나는 옳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멀고 궁벽한 들 밖의 신하와 궁정의 서자와 나라 안의 무리와 사방 시골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를 듣고 다 다투어 옳음을 하였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위가 아래를 부리는 것이 한 가지요 아래가 위를 섬기는 것이 한 재주이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가멸은 이에게 높은 담과 깊은 집이 있어 담을 세우기를 이미 삼가고 위에 한 문만 뚫었다면, 도둑이 들어와도 그 들어온 데를 닫고 찾으면 도둑이 나갈 데가 없는 것과 같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위가 요긴한 데를 얻었기 때문이다.

故古者聖王之爲政,列德而尚賢,雖在農與工肆之人,有能則舉之,高予之爵,重予之祿,任之以事,斷予之令,曰:「爵位不高則民弗敬,蓄祿不厚則民不信,政令不斷則民不畏。」舉三者授之賢者,非爲賢賜也,欲其事之成。故當是時,以德就列,以官服事,以勞殿賞,量功而分祿。故官無常貴,而民無終賤。有能則舉之,無能則下之。舉公義,辟私怨,此若言之謂也。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이 정사를 함에 덕을 벌여 어진 이를 높였으니, 비록 농사짓고 장인 노릇 하고 장사하는 사람이라도 능함이 있으면 들어 썼다. 높이 벼슬을 주고 무겁게 녹을 주고 일을 맡기고 끊어 명하는 권한을 주며 말하였다. 「벼슬자리가 높지 않으면 백성이 공경하지 않고, 쌓은 녹이 두텁지 않으면 백성이 믿지 않고, 정사와 명이 끊지 못하면 백성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셋을 들어 어진 이에게 준 것은 어진 이에게 내려 주려 함이 아니라 그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서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덕으로 차례에 나아가고, 벼슬로 일을 맡고, 수고로움으로 상을 정하고, 공을 헤아려 녹을 나누었다. 그러므로 벼슬에 늘 귀함이 없고 백성에 끝내 천함이 없었다. 능함이 있으면 들어 쓰고 능함이 없으면 내렸다. 공변된 옳음을 들고 사사로운 원망을 피하였으니, 이 말이 이를 이름이다.

故古者堯舉舜於服澤之陽,授之政,天下平;禹舉益於陰方之中,授之政,九州成;湯舉伊尹於庖廚之中,授之政,其謀得;文王舉閎夭、泰顚於罝罔之中,授之政,西土服。故當是時,雖在於厚祿尊位之臣,莫不敬懼而施;雖在農與工肆之人,莫不競勸而尚意。故士者,所以爲輔相承嗣也。故得士則謀不困,體不勞,名立而功成,美章而惡不生,則由得士也。

그러므로 옛적에 요임금이 순임금을 복택(服澤)의 북녘에서 들어 정사를 주매 천하가 고르게 되었고, 우임금이 익을 음방(陰方) 가운데서 들어 정사를 주매 아홉 고을이 이루어졌고, 탕임금이 이윤을 부엌 가운데서 들어 정사를 주매 그 꾀함이 얻어졌고, 문왕이 굉요와 태전을 그물 치는 데서 들어 정사를 주매 서녘 땅이 굴복하였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비록 두터운 녹과 높은 자리에 있는 신하라도 공경하고 두려워하며 베풀지 않는 이가 없었고, 비록 농사짓고 장인 노릇 하고 장사하는 사람이라도 다투어 힘쓰고 뜻을 높이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므로 선비란 돕고 이어 가게 하는 바다. 그러므로 선비를 얻으면 꾀함이 막히지 않고 몸이 수고롭지 않으며 이름이 서고 공이 이루어지고 아름다움이 드러나고 나쁨이 나지 않으니, 이는 선비를 얻은 데서 말미암는다.

是故子墨子言曰:得意,賢士不可不舉;不得意,賢士不可不舉。尚欲祖述堯舜禹湯之道,將不可不以尚賢。夫尚賢者,政之本也。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뜻을 얻어도 어진 선비를 들지 않을 수 없고, 뜻을 얻지 못하여도 어진 선비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요임금·순임금·우임금·탕임금의 도를 이어 펴고자 한다면 장차 어진 이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어진 이를 높임은 정사의 밑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