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尚同中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14 · 한자 2,554자 · 낭독 10.2분

「묵자」 상동중 「尚同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言曰:方今之時,復古之民始生未有正長之時,蓋其語曰:「天下之人異義。」是以一人一義,十人十義,百人百義。其人數茲衆,其所謂義者亦茲衆。是以人是其義,而非人之義,故交相非也。內之父子兄弟作怨讎,皆有離散之心,不能相和合,至乎舍餘力不以相勞,隱匿良道不以相教,腐㱙餘財不以相分,天下之亂也,至若禽獸然。無君臣上下長幼之節、父子兄弟之禮,是以天下亂焉。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이 때에 옛적 백성이 처음 나서 아직 바른 어른이 없던 때로 돌아가 보면, 대개 그 말에 『천하 사람은 옳음이 다르다』 하였다. 이로써 한 사람이면 한 옳음이요 열 사람이면 열 옳음이요 백 사람이면 백 옳음이었다. 그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이른바 옳음도 많아졌다.

이로써 사람이 제 옳음을 옳다 하고 남의 옳음을 그르다 하였으므로 서로 그르다 하였다. 안으로 아비와 아들, 형과 아우가 원망과 원수를 지어 다 흩어질 마음을 품고 서로 화합하지 못하였으며, 남는 힘을 버려두고 서로 돕지 않고, 좋은 도를 숨기고 서로 가르치지 않고, 남는 재물을 썩혀 냄새 나게 하면서 서로 나누지 않기에 이르렀다. 천하의 어지러움이 새와 짐승 같았다. 임금과 신하와 위아래와 어른과 아이의 분수가 없고 아비와 아들, 형과 아우의 예가 없으니 이로써 천하가 어지러웠다.」

明乎民之無正長以一同天下之義,而天下亂也,是故選擇天下賢良聖知辯慧之人,立以爲天子,使從事乎一同天下之義。天子旣已立矣,以爲唯其耳目之請,不能獨一同天下之義,是故選擇天下贊閱賢良聖知辯慧之人,置以爲三公,與從事乎一同天下之義。天子三公旣已立矣,以爲天下博大,山林遠土之民不可得而一也,是故靡分天下,設以爲萬諸侯國君,使從事乎一同其國之義。國君旣已立矣,又以爲唯其耳目之請,不能獨一同其國之義,是故擇其國之賢者,置以爲左右將軍大夫,以遠至乎鄉里之長,與從事乎一同其國之義。

백성에게 천하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할 바른 어른이 없어 천하가 어지러움을 밝혀, 이에 천하의 어질고 좋고 거룩하고 슬기롭고 밝게 따지는 사람을 가려 세워 천자로 삼아 천하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는 일에 좇게 하였다.

천자가 이미 서매 오직 그 귀와 눈만으로는 홀로 천하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할 수 없다 하여, 이에 천하에 두루 살펴 어질고 좋고 거룩하고 슬기롭고 밝게 따지는 사람을 가려 삼공으로 두어 더불어 천하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는 일에 좇게 하였다.

천자와 삼공이 이미 서매 천하가 넓고 커서 산과 숲과 먼 땅의 백성을 하나로 할 수 없다 하여, 이에 천하를 나누어 만 제후와 나라 임금을 두어 그 나라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는 일에 좇게 하였다.

나라 임금이 이미 서매 또 오직 그 귀와 눈만으로는 홀로 그 나라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할 수 없다 하여, 이에 그 나라의 어진 이를 가려 좌우의 장군과 대부로 두고 멀리 고을과 마을의 어른에 이르기까지 더불어 그 나라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는 일에 좇게 하였다.

天子、諸侯之君、民之正長,旣已定矣。天子爲發政施教,曰:「凡聞見善者必以告其上,聞見不善者亦必以告其上。上之所是必亦是之,上之所非必亦非之。己有善傍薦之,上有過規諫之。尚同義其上,而毋有下比之心,上得則賞之,萬民聞則譽之。意若聞見善不以告其上,聞見不善亦不以告其上。上之所是不能是,上之所非不能非。己有善不能傍薦之,上有過不能規諫之。下比而非其上者,上得則誅罰之,萬民聞則非毀之。」故古者聖王之爲刑政賞譽也,甚明察以審信,是以舉天下之人皆欲得上之賞譽,而畏上之毀罰。

천자와 제후의 임금과 백성의 바른 어른이 이미 정해지매, 천자가 정사를 내고 가르침을 베풀어 말하였다. 「무릇 착함을 듣고 보거든 반드시 그 위에 알리고, 착하지 않음을 듣고 보아도 또한 반드시 그 위에 알려라. 위가 옳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옳다 하고, 위가 그르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그르다 하라. 제게 착함이 있으면 곁에서 천거하고, 위에 허물이 있으면 바로 간하라.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 아래로 패거리 지을 마음을 두지 않는 이는 위가 알면 상 주고 만 백성이 들으면 기린다.

만일 착함을 듣고 보고도 그 위에 알리지 않고 착하지 않음을 듣고 보고도 그 위에 알리지 않으며, 위가 옳다 하는 것을 옳다 하지 못하고 위가 그르다 하는 것을 그르다 하지 못하며, 제게 착함이 있어도 곁에서 천거하지 못하고 위에 허물이 있어도 바로 간하지 못하며, 아래로 패거리 지어 그 위를 그르다 하는 이는 위가 알면 베어 벌하고 만 백성이 들으면 그르다 하고 헐뜯는다.」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이 형벌과 정사와 상과 기림을 함이 심히 밝게 살피고 미덥게 살폈으니, 이로써 온 천하 사람이 다 위의 상과 기림을 얻고자 하고 위의 헐뜯음과 벌을 두려워하였다.

是故里長順天子政,而一同其里之義。里長旣同其里之義,率其里之萬民以尚同乎鄉長,曰:「凡里之萬民,皆尚同乎鄉長,而不敢下比。鄉長之所是必亦是之,鄉長之所非必亦非之。去而不善言,學鄉長之善言;去而不善行,學鄉長之善行。」鄉長固鄉之賢者也,舉鄉人以法鄉長,夫鄉何說而不治哉?察鄉長之所以治鄉而鄉治者,何故之以也?曰:唯以其能一同其鄉之義,是以鄉治。

그러므로 마을 어른이 천자의 정사를 따라 그 마을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였다. 마을 어른이 이미 그 마을의 옳음을 같이하매 그 마을의 만 백성을 이끌어 고을 어른과 위로 같이하며 말하였다. 「무릇 마을의 만 백성은 다 고을 어른과 위로 같이하고 감히 아래로 패거리 짓지 말라. 고을 어른이 옳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옳다 하고, 고을 어른이 그르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그르다 하라. 네 착하지 않은 말을 버리고 고을 어른의 착한 말을 배우며, 네 착하지 않은 행실을 버리고 고을 어른의 착한 행실을 배우라.」

고을 어른은 본디 고을의 어진 이다. 온 고을 사람을 들어 고을 어른을 법 삼게 하니, 무릇 고을이 무슨 까닭으로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고을 어른이 고을을 다스려 고을이 다스려지는 까닭을 살피면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오직 그가 능히 그 고을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였으니 이로써 고을이 다스려진 것이다.

鄉長治其鄉,而鄉旣已治矣。有率其鄉萬民以尚同乎國君,曰:「凡鄉之萬民,皆上同乎國君,而不敢下比。國君之所是必亦是之,國君之所非必亦非之。去而不善言,學國君之善言;去而不善行,學國君之善行。」國君固國之賢者也,舉國人以法國君,夫國何說而不治哉?察國君之所以治國而國治者,何故之以也?曰:唯以其能一同其國之義,是以國治。

고을 어른이 그 고을을 다스려 고을이 이미 다스려지매, 그 고을의 만 백성을 이끌어 나라 임금과 위로 같이하며 말하였다. 「무릇 고을의 만 백성은 다 나라 임금과 위로 같이하고 감히 아래로 패거리 짓지 말라. 나라 임금이 옳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옳다 하고, 나라 임금이 그르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그르다 하라. 네 착하지 않은 말을 버리고 나라 임금의 착한 말을 배우며, 네 착하지 않은 행실을 버리고 나라 임금의 착한 행실을 배우라.」

나라 임금은 본디 나라의 어진 이다. 온 나라 사람을 들어 나라 임금을 법 삼게 하니, 무릇 나라가 무슨 까닭으로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나라 임금이 나라를 다스려 나라가 다스려지는 까닭을 살피면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오직 그가 능히 그 나라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였으니 이로써 나라가 다스려진 것이다.

國君治其國,而國旣已治矣。有率其國之萬民以尚同乎天子,曰:「凡國之萬民,皆上同乎天子,而不敢下比。天子之所是必亦是之,天子之所非必亦非之。去而不善言,學天子之善言;去而不善行,學天子之善行。」天子者,固天下之仁人也。舉天下之萬民以法天子,夫天下何說而不治哉?察天子之所以治天下而天下治者,何故之以也?曰:唯以其能一同天下之義,是以天下治。

나라 임금이 그 나라를 다스려 나라가 이미 다스려지매, 그 나라의 만 백성을 이끌어 천자와 위로 같이하며 말하였다. 「무릇 나라의 만 백성은 다 천자와 위로 같이하고 감히 아래로 패거리 짓지 말라. 천자가 옳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옳다 하고, 천자가 그르다 하는 것은 반드시 또한 그르다 하라. 네 착하지 않은 말을 버리고 천자의 착한 말을 배우며, 네 착하지 않은 행실을 버리고 천자의 착한 행실을 배우라.」

천자는 본디 천하의 어진 사람이다. 천하의 만 백성을 들어 천자를 법 삼게 하니, 무릇 천하가 무슨 까닭으로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천자가 천하를 다스려 천하가 다스려지는 까닭을 살피면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오직 그가 능히 천하의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였으니 이로써 천하가 다스려진 것이다.

天下旣尚同乎天子,而未尚同乎天者,則天葘將猶未止也。故當若天降寒熱不節,雪霜雨露不時,五穀不孰,六畜不遂,疾葘戾疫,飄風苦雨,荐臻而至者,此天之降罰也,將以罰下人之不尚同乎天者也。

천하가 이미 천자와 위로 같이하되 아직 하늘과 위로 같이하지 않으면 하늘의 재앙이 장차 오히려 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늘이 춥고 더움을 철에 맞지 않게 내리고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을 때에 맞지 않게 하며, 다섯 곡식이 익지 않고 여섯 가축이 자라지 않고 병과 재앙과 모진 돌림병과 회오리바람과 궂은비가 거듭 이르는 것은, 이것이 하늘이 벌을 내려 장차 아랫사람 가운데 하늘과 위로 같이하지 않는 이를 벌하려는 것이다.

故古者聖王明天鬼之所欲,而避天鬼之所憎,以求興天下之利,除天下之害。是以率天下之萬民,齋戒沐浴,絜爲酒醴粢盛,以祭祀天鬼。其事鬼神也,酒醴粢盛不敢不蠲潔,犧牲不敢不腯肥,珪璧幣帛不敢不中度量,春秋祭祀不敢失時幾,聽獄不敢不中,分財不敢不均,居處不敢怠慢。曰:其爲正長若此,是故上者天鬼有厚乎其爲政長也,下者萬民有便利乎其爲政長也。天鬼之所深厚,而彊從事焉,則天鬼之福可得也;萬民之所便利,而能彊從事焉,則萬民之親可得也。其爲政若此,是以謀事得,舉事成,入守固,出誅勝。曰:何故之以也?曰:唯而以尚同爲政者也。故古者聖王之爲政若此。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은 하늘과 귀신이 바라는 바를 밝히고 하늘과 귀신이 미워하는 바를 피하여, 천하의 이로움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로움을 없애기를 구하였다.

이로써 천하의 만 백성을 이끌어 재계하고 목욕하고 깨끗이 술과 젯메를 갖추어 하늘과 귀신에게 제사하였다. 그 귀신을 섬김에 술과 젯메를 감히 깨끗이 하지 않음이 없었고, 희생을 감히 살지게 하지 않음이 없었고, 옥과 폐백을 감히 도량에 맞추지 않음이 없었고, 봄가을 제사에 감히 때를 잃지 않았고, 옥을 들음에 감히 맞지 않게 하지 않았고, 재물을 나눔에 감히 고르지 않게 하지 않았고, 사는 데 감히 게으르고 거만하지 않았다.

말한다. 그 바른 어른 됨이 이와 같았으므로 위로는 하늘과 귀신이 그 정사의 어른 됨을 두텁게 여기고 아래로는 만 백성이 그 정사의 어른 됨을 편하고 이롭게 여겼다. 하늘과 귀신이 깊이 두터이 여기는 바를 힘써 좇으면 하늘과 귀신의 복을 얻을 수 있고, 만 백성이 편하고 이롭게 여기는 바를 능히 힘써 좇으면 만 백성의 친함을 얻을 수 있다.

그 정사 함이 이와 같았으므로 일을 꾀하면 얻고 일을 들면 이루며 들어 지키면 굳고 나가 치면 이겼다. 말한다.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오직 위와 같이함으로 정사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이 정사 함이 이와 같았다.

今天下之人曰:方今之時,天下之正長猶未廢乎天下也,而天下之所以亂者,何故之以也?子墨子曰:方今之時之以正長,則本與古者異矣,譬之若有苗之以五刑然。昔者聖王制爲五刑,以治天下,逮至有苗之制五刑,以亂天下。則此豈刑不善哉?用刑則不善也。是以先王之書《呂刑》之道曰:「苗民否用練,折則刑,唯作五殺之刑,曰法。」則此言善用刑者以治民,不善用刑者以爲五殺。則此豈刑不善哉?用刑則不善,故遂以爲五殺。是以先王之書《術令》之道曰:「惟口出好興戎。」則此言善用口者出好,不善用口者以爲讒賊寇戎。則此豈口不善哉?用口則不善也,故遂以爲讒賊寇戎。

이제 천하 사람이 말한다. 「이제 이 때에 천하의 바른 어른이 오히려 아직 천하에서 폐하여지지 않았는데 천하가 어지러운 것은 무슨 까닭인가.」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이 때에 바른 어른을 두는 것은 밑동부터 옛적과 다르다. 비유하면 유묘가 다섯 형벌을 쓴 것과 같다. 옛적에 거룩한 왕이 다섯 형벌을 지어 천하를 다스렸는데, 유묘가 다섯 형벌을 지음에 이르러서는 천하를 어지럽혔다. 그러면 이것이 어찌 형벌이 착하지 않아서겠는가. 형벌을 씀이 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써 앞선 임금의 글 「여형」의 도에 이르기를 『묘의 백성이 익힘을 쓰지 않고 꺾어 형벌하여 오직 다섯 죽이는 형벌을 지어 법이라 하였다』 하였다. 이는 형벌을 잘 쓰는 이는 백성을 다스리고 형벌을 잘 쓰지 못하는 이는 다섯 죽임을 삼았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어찌 형벌이 착하지 않아서겠는가. 형벌을 씀이 착하지 않았으므로 마침내 다섯 죽임이 된 것이다.

이로써 앞선 임금의 글 「술령(術令)」의 도에 이르기를 『오직 입이 좋은 것을 내고 싸움을 일으킨다』 하였다. 이는 입을 잘 쓰는 이는 좋은 것을 내고 입을 잘 쓰지 못하는 이는 헐뜯음과 해침과 도적과 싸움을 삼았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어찌 입이 착하지 않아서겠는가. 입을 씀이 착하지 않았으므로 마침내 헐뜯음과 해침과 도적과 싸움이 된 것이다.」

故古者之置正長也,將以治民也。譬之若絲縷之有紀,而罔罟之有綱也,將以運役天下淫暴而一同其義也。是以先王之書《相年》之道曰:「夫建國設都,乃作后王君公,否用泰也,卿大夫師長,否用佚也,維辯使治天均。」則此語古者上帝鬼神之建設國都立正長也,非高其爵、厚其祿、富貴佚而錯之也,將以爲萬民興利除害、富貧衆寡、安危治亂也。故古者聖王之爲政若此。

그러므로 옛적에 바른 어른을 둔 것은 장차 백성을 다스리려 함이었다. 비유하면 실오라기에 벼리가 있고 그물에 벼리줄이 있는 것과 같아, 장차 천하의 넘치고 사나운 이를 몰아 부려 그 옳음을 하나로 같이하려 함이었다.

이로써 앞선 임금의 글 「상년(相年)」의 도에 이르기를 「무릇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베풀어 임금과 공을 지음은 크게 하려 함이 아니요, 경과 대부와 스승과 어른을 둠은 편안히 하려 함이 아니라, 오직 갈라 하늘의 고름을 다스리게 하려 함이다」 하였다.

이는 옛적 하느님과 귀신이 나라와 도읍을 세우고 바른 어른을 세운 것이, 그 벼슬을 높이고 그 녹을 두터이 하여 가멸고 귀하고 편안하게 두려 함이 아니라, 장차 만 백성을 위하여 이로움을 일으키고 해로움을 없애며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며 위태로운 이를 편안하게 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리려 함이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이 정사 함이 이와 같았다.

今王公大人之爲刑政則反此。政以爲便嬖宗族、父兄故舊,立以爲左右,置以爲正長。民知上置正長之非正以治民也,是以皆比周隱匿,而莫肯尚同其上,是故上下不同義。若苟上下不同義,賞譽不足以勸善,而刑罰不足以沮暴。何以知其然也?曰:上唯毋立而爲政乎國家,爲民正長,曰:「人可賞,吾將賞之。」若苟上下不同義,上之所賞,則衆之所非,曰:人衆與處,於衆得非。則是雖使得上之賞,未足以勸乎。上唯毋立而爲政乎國家,爲民正長,曰:「人可罰,吾將罰之。」若苟上下不同義,上之所罰,則衆之所譽,曰:人衆與處,於衆得譽。則是雖使得上之罰,未足以沮乎。若立而爲政乎國家,爲民正長,賞譽不足以勸善,而刑罰不足以沮暴,則是不與鄉吾本言民始生未有正長之時同乎?若有正長與無正長之時同,則此非所以治民一衆之道。

이제 왕공과 대인이 형벌과 정사를 함은 이와 거꾸로다. 정사로써 가까이 아첨하는 이와 겨레붙이와 아비와 형과 옛 벗을 좌우로 세우고 바른 어른으로 둔다.

백성이 위에서 바른 어른을 둔 것이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바름이 아님을 알므로, 이로써 다 패거리 짓고 숨겨 아무도 그 위와 같이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아래가 옳음을 같이하지 않는다.

만일 위아래가 옳음을 같이하지 않으면 상과 기림이 착함을 권하기에 넉넉하지 않고 형벌이 사나움을 막기에 넉넉하지 않다.

무엇으로 그러함을 아는가. 말한다. 위가 자리에 서서 나라에 정사 하여 백성의 바른 어른이 되어 말하기를 「이 사람은 상 줄 만하니 내가 장차 상 주겠다」 한다 하자. 만일 위아래가 옳음을 같이하지 않으면 위가 상 주는 이를 무리가 그르다 한다. 말하기를 「그 사람은 무리와 함께 사는데 무리에게 그르다 함을 얻었다」 한다. 그러면 비록 위의 상을 얻게 하여도 권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위가 자리에 서서 나라에 정사 하여 백성의 바른 어른이 되어 말하기를 「이 사람은 벌할 만하니 내가 장차 벌하겠다」 한다 하자. 만일 위아래가 옳음을 같이하지 않으면 위가 벌하는 이를 무리가 기린다. 말하기를 「그 사람은 무리와 함께 사는데 무리에게 기림을 얻었다」 한다. 그러면 비록 위의 벌을 얻게 하여도 막기에 넉넉하지 않다.

만일 서서 나라에 정사 하여 백성의 바른 어른이 되었는데 상과 기림이 착함을 권하기에 넉넉하지 않고 형벌이 사나움을 막기에 넉넉하지 않다면, 이는 앞서 내가 본디 말한 백성이 처음 나서 아직 바른 어른이 없던 때와 같지 않은가. 바른 어른이 있는 것과 바른 어른이 없는 때가 같다면, 이는 백성을 다스리고 무리를 하나로 하는 도가 아니다.

故古者聖王唯而以尚同以爲正長,是故上下情請爲通。上有隱事遺利,下得而利之;下有蓄怨積害,上得而除之。是以數千萬里之外有爲善者,其室人未徧知,鄉里未徧聞,天子得而賞之;數千萬里之外有爲不善者,其室人未徧知,鄉里未徧聞,天子得而罰之。是以舉天下之人皆恐懼振動惕慄,不敢爲淫暴,曰:「天子之視聽也神。」先王之言曰:「非神也,夫唯能使人之耳目助己視聽,使人之吻助己言談,使人之心助己思慮,使人之股肱助己動作。」助之視聽者衆,則其所聞見者遠矣;助之言談者衆,則其德音之所撫循者博矣;助之思慮者衆,則其談謀度速得矣;助之動作者衆,卽其舉事速成矣。

그러므로 옛적 거룩한 왕은 오직 위와 같이함으로 바른 어른을 삼았으니, 그러므로 위아래의 정이 통하였다. 위에 숨은 일과 남은 이로움이 있으면 아래가 얻어 이롭게 하고, 아래에 쌓인 원망과 쌓인 해로움이 있으면 위가 얻어 없앴다.

이로써 몇천만 리 밖에 착함을 하는 이가 있어 그 집사람이 두루 알지 못하고 고을과 마을이 두루 듣지 못하여도 천자가 얻어 상 주고, 몇천만 리 밖에 착하지 않음을 하는 이가 있어 그 집사람이 두루 알지 못하고 고을과 마을이 두루 듣지 못하여도 천자가 얻어 벌하였다.

이로써 온 천하 사람이 다 두려워하고 떨고 조심하여 감히 넘치고 사납지 못하며 말하기를 「천자의 보고 들음이 신묘하다」 하였다.

앞선 임금의 말에 이르기를 「신묘한 것이 아니다. 무릇 오직 능히 남의 귀와 눈으로 제 보고 듣기를 돕게 하고, 남의 입으로 제 말하기를 돕게 하고, 남의 마음으로 제 헤아리기를 돕게 하고, 남의 팔다리로 제 움직이기를 돕게 한 것이다」 하였다.

보고 듣기를 돕는 이가 많으면 그 듣고 보는 바가 멀고, 말하기를 돕는 이가 많으면 그 덕의 소리가 어루만지는 바가 넓고, 헤아리기를 돕는 이가 많으면 그 말하고 꾀하고 헤아림이 빨리 얻어지고, 움직이기를 돕는 이가 많으면 곧 그 일을 듦이 빨리 이루어진다.

故古者聖人之所以濟事成功,垂名於後世者,無他故異物焉,曰:唯能以尚同爲政者也。是以先王之書《周頌》之道之曰:「載來見彼王,雖求厥章。」則此語古者國君諸侯之以春秋來朝聘天子之廷,受天子之嚴教。退而治國,政之所加,莫敢不賓。當此之時,本無有敢紛天子之教者。《詩》曰:「我馬維駱,六轡沃若。載馳載驅,周爰諮度。」又曰:「我馬維騏,六轡若絲。載馳載驅,周爰咨謀。」卽此語古者國君諸侯之聞見善與不善也,皆馳驅以告天子。是以賞當賢,罰當暴,不殺不辜,不失有罪,則此尚同之功也。

그러므로 옛적 성인이 일을 건지고 공을 이루어 뒷세상에 이름을 드리운 까닭은 다른 까닭도 다른 물건도 없다. 말하기를, 오직 능히 위와 같이함으로 정사 하였기 때문이다.

이로써 앞선 임금의 글 「주송」의 도가 이르기를 「비로소 와서 저 왕을 뵙고 그 법을 구하였네」 하였다. 이는 옛적 나라 임금과 제후가 봄가을에 와서 천자의 뜰에 조회하고 빙문하여 천자의 엄한 가르침을 받고, 물러가 나라를 다스리매 정사가 미치는 데 아무도 감히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음을 말한 것이다. 이때에는 본디 감히 천자의 가르침을 어지럽히는 이가 없었다.

「시」에 이르기를 「내 말은 낙마(駱馬)요 여섯 고삐가 부드럽네. 달리고 몰아 두루 물어 헤아리네」 하였고, 또 이르기를 「내 말은 기마(騏馬)요 여섯 고삐가 실 같네. 달리고 몰아 두루 물어 꾀하네」 하였다. 곧 이는 옛적 나라 임금과 제후가 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듣고 보면 다 달려 몰아 천자에게 알렸음을 말한 것이다. 이로써 상이 어진 이에게 마땅하고 벌이 사나운 이에게 마땅하여, 죄 없는 이를 죽이지 않고 죄 있는 이를 놓치지 않았으니 이것이 위와 같이함의 공이다.

是故子墨子曰:今天下之王公大人士君子,請將欲富其國家,衆其人民,治其刑政,定其社稷,當若尚同之不可不察,此之本也。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천하의 왕공과 대인과 선비와 군자가 참으로 장차 그 나라를 가멸게 하고 그 백성을 많게 하고 그 형벌과 정사를 다스리고 그 사직을 정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위와 같이함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그 밑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