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묵자 › 절장하

節葬下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11 · 한자 2,921자 · 낭독 11.7분

「묵자」 절장하 「節葬下」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言曰:仁者之爲天下度也,辟之無以異乎孝子之爲親度也。今孝子之爲親度也,將柰何哉?曰:親貧則從事乎富之,人民寡則從事乎衆之,衆亂則從事乎治之。當其於此也,亦有力不足、財不贍、智不智然後已矣,無敢舍餘力,隱謀遺利,而不爲親爲之者矣。若三務者,孝子之爲親度也,既若此矣。雖仁者之爲天下度,亦猶此也。曰:天下貧則從事乎富之,人民寡則從事乎衆之,衆而亂則從事乎治之。當其於此,亦有力不足、財不贍、智不智然後已矣。無敢舍餘力,隱謀遺利,而不爲天下爲之者矣。若三務者,此仁者之爲天下度,既若此矣。

묵자가 말하였다. 「어진 이가 천하를 위해 헤아림은 비유하면 효자가 어버이를 위해 헤아림과 다를 것이 없다.

이제 효자가 어버이를 위해 헤아림은 장차 어떠한가. 말하기를, 어버이가 가난하면 가멸게 하기를 좇고, 사람이 적으면 많게 하기를 좇고, 무리가 어지러우면 다스리기를 좇는다. 이에 이르러서는 또한 힘이 넉넉하지 않고 재물이 넉넉하지 않고 앎이 슬기롭지 못한 뒤에야 그칠 뿐, 감히 남는 힘을 버려두고 꾀를 숨기고 이로움을 남겨 어버이를 위해 하지 않는 일이 없다. 이 세 가지 힘씀은 효자가 어버이를 위해 헤아림이 이미 이와 같다.

비록 어진 이가 천하를 위해 헤아림도 또한 이와 같다. 말하기를, 천하가 가난하면 가멸게 하기를 좇고, 사람이 적으면 많게 하기를 좇고, 무리가 많되 어지러우면 다스리기를 좇는다. 이에 이르러서는 또한 힘이 넉넉하지 않고 재물이 넉넉하지 않고 앎이 슬기롭지 못한 뒤에야 그칠 뿐, 감히 남는 힘을 버려두고 꾀를 숨기고 이로움을 남겨 천하를 위해 하지 않는 일이 없다. 이 세 가지 힘씀은 어진 이가 천하를 위해 헤아림이 이미 이와 같다.」

今逮至昔者三代聖王既沒,天下失義。後世之君子,或以厚葬久喪以爲仁也、義也、孝子之事也。或以厚葬久喪以爲非仁義、非孝子之事也。曰:二子者,言則相非,行即相反,皆曰:「吾上祖述堯舜禹湯文武之道者也。」而言即相非,行即相反,於此乎後世之君子皆疑惑乎二子者言也。若苟疑惑乎之二子者言,然則姑嘗傅而爲政乎國家萬民而觀之,計厚葬久喪,奚當此三利者哉?意若使法其言,用其謀,厚葬久喪實可以富貧、衆寡、定危、治亂乎?此仁也,義也,孝子之事也,爲人謀者不可不勸也。仁者將求興之,天下誰伯,而使民譽之,終勿廢也。意亦使法其言,用其謀,厚葬久喪實不可以富貧、衆寡、定危、治亂乎?此非仁非義,非孝子之事也,爲人謀者不可不沮也。仁者將求除之,天下誰賈,而使民非之,終身勿爲。是故興天下之利,除天下之害,令國家百姓之不治也,自古及今未嘗之有也。

이제 옛적 삼대의 거룩한 왕이 이미 죽으매 천하가 옳음을 잃었다. 뒷세상의 군자가 더러는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을 어짊이요 옳음이요 효자의 일이라 하고, 더러는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을 어짊과 옳음이 아니요 효자의 일이 아니라 한다.

말한다. 이 두 사람은 말이 서로 그르고 행함이 서로 거꾸로인데 다 「나는 위로 요·순·우·탕·문·무의 도를 이어 편다」 한다. 그런데 말이 서로 그르고 행함이 서로 거꾸로이니, 여기서 뒷세상의 군자가 다 두 사람의 말에 의심하고 헷갈린다.

만일 이 두 사람의 말에 의심하고 헷갈린다면, 그러면 잠시 시험 삼아 이를 나라와 만 백성에게 펴 정사로 삼아 보고 살펴,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이 세 이로움에 어찌 마땅한지 셈해 보자.

만일 그 말을 법 삼고 그 꾀를 써서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참으로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고 위태로운 이를 정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릴 수 있다면, 이는 어짊이요 옳음이요 효자의 일이라 남을 위해 꾀하는 이가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어진 이가 장차 이를 일으키기를 구하리니, 천하에 누가 이를 막고 백성으로 하여금 기리게 하여 끝내 폐하지 않게 하겠는가.

만일 또 그 말을 법 삼고 그 꾀를 써서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참으로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고 위태로운 이를 정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릴 수 없다면, 이는 어짊이 아니요 옳음이 아니요 효자의 일이 아니라 남을 위해 꾀하는 이가 막지 않을 수 없다. 어진 이가 장차 이를 없애기를 구하리니, 천하에 누가 이를 팔고 백성으로 하여금 그르다 하게 하여 죽도록 하지 않게 하겠는가.

그러므로 천하의 이로움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로움을 없앴는데 나라와 백성이 다스려지지 않는 일은 예로부터 이제까지 일찍이 있지 않았다.

何以知其然也?今天下之士君子,將猶多皆疑惑厚葬久喪之爲中是非利害也。故子墨子言曰:然則姑嘗稽之。今雖毋法執厚葬久喪者言,以爲事乎國家。此存乎王公大人有喪者,曰棺椁必重,葬埋必厚,衣衾必多,文繡必繁,丘隴必巨。存乎匹夫賤人死者,殆竭家室。存乎諸侯死者,虛庫府,然後金玉珠璣比乎身,綸組節約,車馬藏乎壙,又必多爲屋幕、鼎鼓、几挻、壺濫、戈劒、羽旄、齒革,寢而埋之。滿意若殉從,曰:天子殺殉,衆者數百,寡者數十。將軍大夫殺殉,衆者數十,寡者數人。處喪之法將柰何哉?曰:哭泣不秩聲,翁縗絰,垂涕,處倚廬,寢苫枕𠙽。又相率强不食而爲飢,薄衣而爲寒,使面目陷𨼥,顏色黧黑,耳目不聰明,手足不勁强,不可用也。又曰:上士之操喪也,必扶而能起,杖而能行,以此共三年。若法若言,行若道,使王公大人行此,則必不能蚤朝晏退,治五官六府,辟草木,實倉廪。使農夫行此,則必不能蚤出夜入,耕稼樹藝。使百工行此,則必不能修舟車,爲器皿矣。使婦人行此,則必不能夙興夜寐,紡績織絍。細計厚葬爲多埋賦之財者也,計久喪爲久禁從事者也。財以成者,扶而埋之。後得生者,而久禁之。以此求富,此譬猶禁耕而求獲也,富之說無可得焉。是故求以富國家,而既已不可矣。

무엇으로 그러함을 아는가.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오히려 많이 다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옳고 그름과 이롭고 해로움에 맞는지 의심하고 헷갈린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그러면 잠시 시험 삼아 상고해 보자. 이제 오직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을 잡는 이의 말을 법 삼아 나라의 일로 삼는다 하자.

이는 왕공과 대인 가운데 상 있는 이에게 있어서는, 널과 덧널을 반드시 겹으로 하고 묻기를 반드시 두터이 하고 옷과 이불을 반드시 많이 하고 무늬와 수를 반드시 번거로이 하고 무덤을 반드시 크게 한다 한다. 필부와 천한 사람으로 죽은 이에게 있어서는 거의 집안을 다한다. 제후로 죽은 이에게 있어서는 곳간을 비운 뒤에야 쇠와 옥과 구슬을 몸에 늘어놓고 실끈으로 묶고 수레와 말을 광에 감추며, 또 반드시 휘장과 솥과 북과 안석과 자리와 항아리와 대야와 창과 칼과 깃과 깃대와 이빨과 가죽을 많이 만들어 함께 눕혀 묻는다.

뜻에 차게 따라 죽이는 데 이르러서는, 천자가 죽여 따르게 함이 많으면 몇백이요 적어도 몇십이며, 장군과 대부가 죽여 따르게 함이 많으면 몇십이요 적어도 몇 사람이라 한다.

상에 처하는 법은 장차 어떠한가. 말하기를, 곡하고 우는 데 소리를 가지런히 하지 않고, 상복을 입고 삼끈을 띠고, 눈물을 드리우고, 여막에 처하고, 거적에 자고 흙덩이를 벤다 한다. 또 서로 이끌어 억지로 먹지 않아 주리게 하고 옷을 엷게 하여 춥게 하여, 낯이 꺼지고 낯빛이 검누레지고 귀와 눈이 밝지 못하고 손과 발이 굳세지 못해 쓸 수 없게 한다. 또 말하기를, 윗선비가 상을 지키는 것은 반드시 부축해야 일어나고 지팡이를 짚어야 다니게 하여 이로써 세 해를 채운다 한다.

이 말을 법 삼고 이 도를 행하여 왕공과 대인으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반드시 일찍 조회하고 늦게 물러나 다섯 벼슬과 여섯 관부를 다스리고 풀과 나무를 헤치고 곳간을 채울 수 없다. 농부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반드시 일찍 나가고 밤에 들어와 밭 갈고 심고 가꿀 수 없다. 온갖 장인으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반드시 배와 수레를 고치고 그릇을 만들 수 없다. 아낙으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반드시 새벽에 일어나고 밤에 자며 실 잣고 짤 수 없다.

자세히 셈하면 장사를 두터이 함은 거두어들인 재물을 많이 묻는 것이요, 상을 오래 함은 일 좇기를 오래 금하는 것이다. 재물로 이룬 것을 부축해 가서 묻고, 뒤에 살아갈 이를 오래 금한다. 이로써 가멸기를 구하니, 이는 비유하면 밭 갈기를 금하고 거둠을 구하는 것과 같아 가멸게 한다는 말은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로써 나라를 가멸게 하기를 구함은 이미 될 수 없다.」

欲以衆人民,意者可邪?其說又不可矣。今惟無以厚葬久喪者爲政。君死喪之三年,父母死喪之三年,妻與後子死者,五皆喪之三年。然後伯父、叔父、兄弟、孽子其,族人五月,姑姊、甥舅皆有月數,則毀瘠必有制矣。使面目陷𨼥,顏色黧黑,耳目不聰明,手足不勁强,不可用也。又曰:上士操喪也,必扶而能起,杖而能行,以此共三年。若法若言,行若道,苟其飢約又若此矣。是故百姓冬不仞寒,夏不仞暑,作疾病死者不可勝計也。此其爲敗男女之交多矣,以此求衆,譬猶使人負劒而求其壽也,衆之說無可得焉。是故求以衆人民,而既以不可矣。

이로써 백성을 많게 하고자 하면 될 것인가. 그 말이 또한 될 수 없다.

이제 오직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으로 정사 한다 하자. 임금이 죽으면 세 해 상하고, 어버이가 죽으면 세 해 상하고, 아내와 맏아들이 죽으면 다 세 해 상한다. 그런 뒤에 백부와 숙부와 형제와 서자는 한 해요, 겨레 사람은 다섯 달이요, 고모와 누이와 생질과 외숙에 다 달수가 있으니, 곧 헐고 여윔에 반드시 제도가 있다. 낯이 꺼지고 낯빛이 검누레지고 귀와 눈이 밝지 못하고 손과 발이 굳세지 못해 쓸 수 없게 한다. 또 말하기를, 윗선비가 상을 지키는 것은 반드시 부축해야 일어나고 지팡이를 짚어야 다니게 하여 이로써 세 해를 채운다 한다.

이 말을 법 삼고 이 도를 행하여 진실로 그 주리고 죈 것이 또 이와 같다면, 그러므로 백성이 겨울에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여름에 더위를 견디지 못해 병들어 죽는 이를 이루 셀 수 없다. 이는 사내와 계집의 사귐을 무너뜨림이 많으니, 이로써 많아지기를 구함은 비유하면 사람에게 칼을 지게 하고 그 목숨이 길기를 구하는 것과 같아 많아진다는 말은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로써 백성을 많게 하기를 구함은 이미 될 수 없다.

欲以治刑政,意者可乎?其說又不可矣。今惟無以厚葬久喪者爲政,國家必貧,人民必寡,刑政必亂。若法若言,行若道,使爲上者行此,則不能聽治;使爲下者行此,則不能從事。上不聽治,刑政必亂;下不從事,衣食之財必不足。若苟不足,爲人弟者求其兄而不得,不弟弟必將怨其兄矣;爲人子者求其親而不得,不孝子必是怨其親矣;爲人臣者求之君而不得,不忠臣必且亂其上矣。是以僻淫邪行之民,出則無衣也,入則無食也,內續奚吾,並爲淫暴,而不可勝禁也。是故盜賊衆而治者寡。夫衆盜賊而寡治者,以此求治,譬猶使人三睘而毋負己也,治之說無可得焉。是故求以治刑政,而既已不可矣。

이로써 형벌과 정사를 다스리고자 하면 될 것인가. 그 말이 또한 될 수 없다.

이제 오직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으로 정사 하면 나라가 반드시 가난하고 백성이 반드시 적고 형벌과 정사가 반드시 어지럽다. 이 말을 법 삼고 이 도를 행하여 위가 된 이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정사를 들어 다스릴 수 없고, 아래가 된 이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면 일을 좇을 수 없다. 위가 정사를 들어 다스리지 못하면 형벌과 정사가 반드시 어지럽고, 아래가 일을 좇지 못하면 옷과 밥 될 재물이 반드시 넉넉하지 않다.

만일 넉넉하지 않으면, 남의 아우 된 이가 그 형에게 구하여 얻지 못하면 아우답지 않은 아우가 반드시 그 형을 원망하고, 남의 아들 된 이가 그 어버이에게 구하여 얻지 못하면 효도하지 않는 아들이 반드시 그 어버이를 원망하고, 남의 신하 된 이가 그 임금에게 구하여 얻지 못하면 참되지 않은 신하가 반드시 그 위를 어지럽힌다.

이로써 치우치고 넘치고 그릇된 행실의 백성이 나가면 입을 것이 없고 들어오면 먹을 것이 없어, 안으로 부끄러움을 이어 아울러 넘치고 사나움을 하니 이루 금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적이 많고 다스려지는 것이 적다. 무릇 도적이 많고 다스려지는 것이 적은데 이로써 다스려지기를 구하니, 비유하면 사람에게 세 번 돌게 하고 저를 등지지 말라는 것과 같아 다스려진다는 말은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로써 형벌과 정사를 다스리기를 구함은 이미 될 수 없다.

欲以禁止大國之攻小國也,意者可邪?其說又不可矣。是故昔者聖王既沒,天下失義,諸侯力征,南有楚越之王,而北有齊晉之君,此皆砥礪其卒伍,以攻伐并兼爲政於天下。是故凡大國之所以不攻小國者,積委多,城郭修,上下調和,是故大國不耆攻者。無積委,城郭不修,上下不調和,是故大國耆攻之。今惟毋以厚葬久喪者爲政,國家必貧,人民必寡,刑政必亂。若苟貧,是無以爲積委也;若苟寡,是修城郭溝渠者寡也;若苟亂,是出戰不克,入守不固。此求禁止大國之攻小國也,而既已不可矣。

이로써 큰 나라가 작은 나라 치는 것을 금해 그치게 하고자 하면 될 것인가. 그 말이 또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옛적에 거룩한 왕이 이미 죽으매 천하가 옳음을 잃고 제후가 힘으로 쳤다. 남에는 초와 월의 왕이 있고 북에는 제와 진의 임금이 있어, 이들이 다 그 사졸을 갈고 닦아 치고 쳐서 아울러 삼킴으로 천하에 정사 하였다.

그러므로 무릇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치지 않는 까닭은 쌓아 둔 것이 많고 성곽이 닦이고 위아래가 고르게 화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큰 나라가 치기를 즐기지 않는다. 쌓아 둔 것이 없고 성곽이 닦이지 않고 위아래가 고르게 화하지 않으면, 그러므로 큰 나라가 치기를 즐긴다.

이제 오직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으로 정사 하면 나라가 반드시 가난하고 백성이 반드시 적고 형벌과 정사가 반드시 어지럽다. 만일 가난하면 쌓아 둘 것이 없고, 만일 적으면 성곽과 도랑을 닦을 이가 적고, 만일 어지러우면 나가 싸워 이기지 못하고 들어 지켜도 굳지 않다.

이로써 큰 나라가 작은 나라 치는 것을 금해 그치게 하기를 구함은 이미 될 수 없다.

欲以干上帝鬼神之福,意者可邪?其說又不可矣。今惟無以厚葬久喪者爲政,國家必貧,人民必寡,刑政必亂。若苟貧,是粢盛酒醴不淨潔也;若苟寡,是事上帝鬼神者寡也;若苟亂,是祭祀不時度也。今又禁止事上帝鬼神,爲政若此,上帝鬼神始得從上撫之曰:「我有是人也,與無是人也,孰愈?」曰:「我有是人也,與無是人也,無擇也。」則惟上帝鬼神降之罪厲之禍罰而棄之,則豈不亦乃其所哉!

이로써 하느님과 귀신의 복을 구하고자 하면 될 것인가. 그 말이 또한 될 수 없다.

이제 오직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으로 정사 하면 나라가 반드시 가난하고 백성이 반드시 적고 형벌과 정사가 반드시 어지럽다. 만일 가난하면 젯메와 술이 깨끗하지 않고, 만일 적으면 하느님과 귀신을 섬길 이가 적고, 만일 어지러우면 제사가 때와 법도에 맞지 않는다.

이제 또 하느님과 귀신 섬김을 금해 그치니, 정사 함이 이와 같으면 하느님과 귀신이 비로소 위에서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내게 이 사람이 있는 것과 이 사람이 없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은가」 하고, 「내게 이 사람이 있는 것과 이 사람이 없는 것이 가릴 것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러면 오직 하느님과 귀신이 죄와 모진 재앙과 벌을 내려 그를 버릴 것이니, 어찌 또한 그 마땅한 바가 아니겠는가.

故古聖王制爲葬埋之法曰:「棺三寸,足以朽體;衣衾三領,足以覆惡。以及其葬也,下毋及泉,上毋通臭,壟若參耕之畝,則止矣。」死者既以葬矣,生者必無久喪,而疾而從事,人爲其所能,以交相利也。此聖王之法也。

그러므로 옛 거룩한 왕이 묻는 법을 지어 말하였다. 「널은 세 치면 몸을 썩히기에 넉넉하고, 옷과 이불은 세 벌이면 흉함을 덮기에 넉넉하다. 그 묻는 데 이르러서는 아래로 샘에 미치지 않고 위로 냄새가 통하지 않으며, 봉분이 세 번 간 이랑만 하면 그친다.」

죽은 이를 이미 묻었으면 산 이는 반드시 오래 상하지 말고 재빨리 일을 좇아, 사람이 그 능한 바를 하여 사귀어 서로 이롭게 한다. 이것이 거룩한 왕의 법이다.

今執厚葬久喪者之言曰:厚葬久喪雖使不可以富貧、衆寡、定危、治亂,然此聖王之道也。子墨子曰:不然。昔者堯北教乎八狄,道死,葬蛩山之陰。衣衾三領,榖木之棺,葛以緘之,既𣳜而後哭,滿埳無封。已葬,而牛馬乘之。舜西教乎七戎,道死,葬南己之市。衣衾三領,榖木之棺,葛以緘之。已葬,而市人乘之。禹東教乎九夷,道死,葬會稽之山,衣衾三領,桐棺三寸,葛以緘之,絞之不合,通之不埳。土地之深,下毋及泉,上毋通臭。既葬,收餘壤其上,壟若參耕之畝,則止矣。若以此若三聖王者觀之,則厚葬久喪果非聖王之道。故三王者,皆貴爲天子,富有天下,豈憂財用之不足哉?以爲如此葬埋之法。

이제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을 잡는 이의 말에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비록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고 위태로운 이를 정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릴 수 없다 하여도, 이는 거룩한 왕의 도다」 한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옛적에 요임금이 북으로 여덟 적(狄)을 가르치다 길에서 죽어 공산(蛩山) 북녘에 묻혔다. 옷과 이불이 세 벌이요 닥나무 널이요 칡으로 묶었으며, 구덩이를 다 메운 뒤에 곡하였고 구덩이를 채우되 봉분이 없었다. 이미 묻으매 소와 말이 그 위를 다녔다.

순임금이 서로 일곱 융(戎)을 가르치다 길에서 죽어 남기(南己)의 저자에 묻혔다. 옷과 이불이 세 벌이요 닥나무 널이요 칡으로 묶었다. 이미 묻으매 저자 사람이 그 위를 다녔다.

우임금이 동으로 아홉 이(夷)를 가르치다 길에서 죽어 회계산에 묻혔다. 옷과 이불이 세 벌이요 오동나무 널 세 치요 칡으로 묶었으며, 졸라매되 아물리지 않고 통하되 구덩이를 깊이 하지 않았다. 땅의 깊이가 아래로 샘에 미치지 않고 위로 냄새가 통하지 않았다. 이미 묻으매 남은 흙을 그 위에 거두어 봉분이 세 번 간 이랑만 하고 그쳤다.

이 세 거룩한 왕으로 보건대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은 과연 거룩한 왕의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세 왕은 다 귀하기가 천자요 가멸기가 천하를 가졌으니 어찌 재물과 쓰임이 넉넉하지 않을까 근심하였겠는가. 이와 같은 묻는 법을 삼은 것이다.」

今王公大人之爲葬埋,則異於此。必大棺、中棺,革闠三操,璧玉即具,戈劒鼎鼓壺濫、文繡素練、大鞅萬領、輿馬女樂皆具,曰必捶𡌘差通,壟雖兄山陵。此爲輟民之事,靡民之財,不可勝計也。其爲毋用若此矣。是故子墨子曰:鄉者吾本言曰,意亦使法其言,用其謀,計厚葬久喪,請可以富貧、衆寡、定危、治亂乎?則仁也,義也,孝子之事也。爲人謀者,不可不勸也。意亦使法其言,用其謀,若人厚葬久喪,實不可以富貧、衆寡、定危、治亂乎?則非仁也,非義也,非孝子之事也。爲人謀者,不可不沮也。是故求以富國家,甚得貧焉;欲以衆人民,甚得寡焉;欲以治刑政,甚得亂焉。求以禁止大國之攻小國也,而既已不可矣;欲以干上帝鬼神之福,又得禍焉。上稽之堯舜禹湯文武之道,而政逆之;下稽之桀紂幽厲之事,猶合節也。若以此觀,則厚葬久喪,其非聖王之道也。

이제 왕공과 대인이 묻는 것은 이와 다르다. 반드시 큰 널과 가운데 널을 하고 가죽으로 세 번 묶고 벽옥을 갖추고, 창과 칼과 솥과 북과 항아리와 대야와 무늬 놓은 수와 흰 명주와 큰 안장과 만 벌 옷과 수레와 말과 계집 악사를 다 갖추고, 반드시 다져 고르게 통하게 하고 봉분을 산언덕만 하게 한다. 이는 백성의 일을 그치게 하고 백성의 재물을 헐어 이루 셀 수 없다. 그 쓸데없음이 이와 같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앞서 내가 본디 말하기를, 만일 그 말을 법 삼고 그 꾀를 써서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참으로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고 위태로운 이를 정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릴 수 있는지 셈해 보자 하였다. 그럴 수 있다면 어짊이요 옳음이요 효자의 일이라 남을 위해 꾀하는 이가 권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 말을 법 삼고 그 꾀를 써서 그 사람이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참으로 가난한 이를 가멸게 하고 적은 이를 많게 하고 위태로운 이를 정하고 어지러운 이를 다스릴 수 없다면, 어짊이 아니요 옳음이 아니요 효자의 일이 아니라 남을 위해 꾀하는 이가 막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로써 나라를 가멸게 하기를 구하면 심히 가난함을 얻고, 백성을 많게 하고자 하면 심히 적음을 얻고, 형벌과 정사를 다스리고자 하면 심히 어지러움을 얻는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 치는 것을 금해 그치게 하기를 구함은 이미 될 수 없고, 하느님과 귀신의 복을 구하고자 하면 또 재앙을 얻는다.

위로 요·순·우·탕·문·무의 도에 상고하면 곧 거스르고, 아래로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의 일에 상고하면 오히려 마디가 맞는다. 이로 보건대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은 거룩한 왕의 도가 아니다.」

今執厚葬久喪者言曰:厚葬久喪果非聖王之道,夫胡說中國之君子爲而不已、操而不擇哉?子墨子曰:此所謂便其習而義其俗者也。昔者越之東有𨌕沐之國者,其長子生,則解而食之,謂之宜弟。其大父死,負其大母而棄之,曰:「鬼妻不可與居處。」此上以爲政,下以爲俗,爲而不已,操而不擇。則此豈實仁義之道哉?此所謂便其習而義其俗者也。楚之南有炎人國者,其親戚死,朽其肉而棄之,然後埋其骨,乃成爲孝子。秦之西有儀渠之國者,其親戚死,聚柴薪而焚之,燻上,謂之登遐,然後成爲孝子。此上以爲政,下以爲俗,爲而不已,操而不擇。則此豈實仁義之道哉?此所謂便其習而義其俗者也。若以此若三國者觀之,則亦猶薄矣。若以中國之君子觀之,則亦猶厚矣。如彼則大厚,如此則大薄,然則葬埋之有節矣。故衣食者,人之生利也,然且猶尚有節;葬埋者,人之死利也,夫何獨無節於此乎。子墨子制爲葬埋之法曰:棺三寸,足以朽骨;衣三領,足以朽肉。掘地之深,下無菹漏,氣無發洩於上,壟足以期其所,則止矣。哭往哭來,反從事乎衣食之財,佴乎祭祀,以致孝於親。故曰:子墨子之法,不失死生之利者,此也。故子墨子言曰:今天下之士君子,中請將欲爲仁義,求爲上士,上欲中聖王之道,下欲中國家百姓之利,故當若節喪之爲政,而不可不察者此也。

이제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을 잡는 이의 말에 「장사를 두터이 하고 상을 오래 함이 과연 거룩한 왕의 도가 아니라면, 무릇 무슨 까닭으로 중원의 군자가 하기를 그치지 않고 잡아 가리지 않는가」 한다.

묵자가 말하였다. 「이는 이른바 그 익힌 것을 편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옳게 여기는 것이다.

옛적에 월나라 동쪽에 개목(𨌕沐)이라는 나라가 있어 그 맏아들이 나면 갈라 먹으며 이를 아우에게 마땅하다 하고, 그 할아비가 죽으면 그 할미를 지고 나가 버리며 『귀신의 아내와는 함께 살 수 없다』 하였다. 이것이 위로는 정사가 되고 아래로는 풍속이 되어 하기를 그치지 않고 잡아 가리지 않았다. 그러면 이것이 참으로 어짊과 옳음의 도이겠는가. 이는 이른바 그 익힌 것을 편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옳게 여기는 것이다.

초나라 남쪽에 염인(炎人)이라는 나라가 있어 그 친척이 죽으면 그 살을 썩혀 버린 뒤에 그 뼈를 묻어야 비로소 효자가 되었다. 진나라 서쪽에 의거(儀渠)라는 나라가 있어 그 친척이 죽으면 섶을 모아 불사르고 연기가 오르는 것을 하늘에 오른다 한 뒤에야 효자가 되었다. 이것이 위로는 정사가 되고 아래로는 풍속이 되어 하기를 그치지 않고 잡아 가리지 않았다. 그러면 이것이 참으로 어짊과 옳음의 도이겠는가. 이는 이른바 그 익힌 것을 편하게 여기고 그 풍속을 옳게 여기는 것이다.

이 세 나라로 보건대 곧 또한 오히려 엷고, 중원의 군자로 보건대 곧 또한 오히려 두텁다. 저와 같으면 크게 두텁고 이와 같으면 크게 엷으니, 그러면 묻는 데 마디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옷과 밥은 사람이 살아서의 이로움인데 오히려 마디가 있고, 묻는 것은 사람이 죽어서의 이로움인데 무릇 어찌 홀로 여기에 마디가 없겠는가.」

묵자가 묻는 법을 지어 말하였다. 「널은 세 치면 뼈를 썩히기에 넉넉하고, 옷은 세 벌이면 살을 썩히기에 넉넉하다. 땅 파는 깊이는 아래로 물이 새지 않고 기운이 위로 새어 나오지 않으며, 봉분은 그 자리를 알 만하면 그친다.」

곡하며 가고 곡하며 돌아와 옷과 밥 될 재물을 좇는 일에 돌아가고, 제사에 이어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묵자의 법이 죽고 사는 이로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마음속으로 장차 어짊과 옳음을 하여 윗선비 되기를 구하고, 위로는 거룩한 왕의 도에 맞고 아래로는 나라와 백성의 이로움에 맞기를 바란다면, 마땅히 상에 마디 짓는 것으로 정사 함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