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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志下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8 · 한자 2,447자 · 낭독 9.8분

「묵자」 천지하 「天志下」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言曰:天下之所以亂者,其說將何哉?則是天下士君子皆明於小而不明於大。何以知其明於小不明於大也?以其不明於天之意也。何以知其不明於天之意也?以處人之家者知之。今人處若家得罪,將猶有異家所以避逃之者。然且父以戒子,兄以戒弟,曰:「戒之慎之,處人之家不戒不慎之,而有處人之國者乎?」今人處若國得罪,將猶有異國所以避逃之者矣。然且父以戒子,兄以戒弟,曰:「戒之,慎之,處人之國者,不可不戒慎也。」今人皆處天下而事天,得罪於天,將無所以避逃之者矣。然而莫知以相極戒也,吾以此知大物則不知者也。是故子墨子言曰:戒之慎之,必爲天之所欲,而去天之所惡。

묵자가 말하였다. 「천하가 어지러운 까닭은 그 말이 장차 무엇인가. 곧 이는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다 작은 것에는 밝고 큰 것에는 밝지 못한 것이다.

무엇으로 그가 작은 것에는 밝고 큰 것에는 밝지 못함을 아는가. 그가 하늘의 뜻에 밝지 못함으로 안다.

무엇으로 그가 하늘의 뜻에 밝지 못함을 아는가. 남의 집에 처하는 것으로 안다.

이제 사람이 남의 집에 처하여 죄를 얻으면 장차 오히려 다른 집으로 피해 달아날 데가 있다. 그런데도 아비가 아들을 경계하고 형이 아우를 경계하며 말하기를 『경계하고 삼가라. 남의 집에 처하여 경계하지 않고 삼가지 않는데 남의 나라에 처할 수 있겠는가』 한다.

이제 사람이 남의 나라에 처하여 죄를 얻으면 장차 오히려 다른 나라로 피해 달아날 데가 있다. 그런데도 아비가 아들을 경계하고 형이 아우를 경계하며 말하기를 『경계하고 삼가라. 남의 나라에 처하는 이는 경계하고 삼가지 않을 수 없다』 한다.

이제 사람이 다 천하에 처하여 하늘을 섬기는데 하늘에 죄를 얻으면 장차 피해 달아날 데가 없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로써 서로 지극히 경계할 줄 모르니, 나는 이로써 큰 것은 알지 못함을 안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경계하고 삼가라. 반드시 하늘이 바라는 바를 하고 하늘이 미워하는 바를 없애라.」

曰:天之所欲者何也?所惡者何也?天欲義而惡其不義者也。何以知其然也?曰:義者,正也。何以知義之爲正也?天下有義則治,無義則亂,我以此知義之爲正也。然而正者,無自下正上者,必自上正下。是故庶人不得次己而爲正,有士正之;士不得次己而爲正,有大夫正之;大夫不得次己而爲正,有諸侯正之;諸侯不得次己而爲正,有三公正之;三公不得次己而爲正,有天子正之;天子不得次己而爲政,有天正之。今天下之士君子,皆明於天子之正天下也,而不明於天之正天子也。是故古者聖人明以此說人曰:天子有善,天能賞之;天子有過,天能罰之。天子賞罰不當,聽獄不中,天下疾病禍福,霜露不時。天子必且犓豢其牛羊犬彘,絜爲粢盛酒醴,以禱祠祈福於天。我未嘗聞天之禱祠祈福於天子也,吾以此知天之重且貴於天子也。是故義者不自愚且賤者出,必自貴且知者出。曰:誰爲貴?誰爲知?曰:天爲貴,天爲知。然則義果自天出也。今天下之士君子之欲爲義者,則不可不順天之意矣。

말한다. 하늘이 바라는 바는 무엇이고 미워하는 바는 무엇인가. 하늘은 옳음을 바라고 그 옳지 않음을 미워한다.

무엇으로 그러함을 아는가. 말하기를, 옳음이란 바름이다.

무엇으로 옳음이 바름임을 아는가. 천하에 옳음이 있으면 다스려지고 옳음이 없으면 어지러우니, 나는 이로써 옳음이 바름임을 안다.

그런데 바름이란 아래로부터 위를 바로잡는 것이 없고 반드시 위로부터 아래를 바로잡는다. 그러므로 뭇 사람이 제멋대로 바로잡을 수 없어 선비가 바로잡고, 선비가 제멋대로 바로잡을 수 없어 대부가 바로잡고, 대부가 제멋대로 바로잡을 수 없어 제후가 바로잡고, 제후가 제멋대로 바로잡을 수 없어 삼공이 바로잡고, 삼공이 제멋대로 바로잡을 수 없어 천자가 바로잡고, 천자가 제멋대로 다스릴 수 없어 하늘이 바로잡는다.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다 천자가 천하를 바로잡음에는 밝으면서 하늘이 천자를 바로잡음에는 밝지 못하다.

그러므로 옛적 성인이 밝게 이 말로 사람에게 말하였다. 「천자에게 착함이 있으면 하늘이 능히 상 주고 천자에게 허물이 있으면 하늘이 능히 벌한다. 천자가 상과 벌이 마땅하지 않고 옥을 들음이 맞지 않으면 천하에 병과 재앙과 복이 어긋나고 서리와 이슬이 때에 맞지 않는다.」

천자가 반드시 또 그 소와 양과 개와 돼지를 먹여 깨끗이 젯메와 술을 갖추어 하늘에 빌어 복을 구한다. 나는 일찍이 하늘이 천자에게 빌어 복을 구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나는 이로써 하늘이 천자보다 무겁고 또 귀함을 안다.

그러므로 옳음이란 어리석고 또 천한 이에게서 나오지 않고 반드시 귀하고 또 슬기로운 이에게서 나온다. 말한다. 누가 귀하고 누가 슬기로운가. 말하기를, 하늘이 귀하고 하늘이 슬기롭다. 그러면 옳음은 과연 하늘에서 나온다.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로 옳음을 하고자 하는 이는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曰:順天之意何若?曰:兼愛天下之人。何以知其兼愛天下之人也?以兼而食之也。何以知其兼而食之也?自古及今,無有遠靈孤夷之國,皆犓豢其牛羊犬彘,絜爲粢盛酒醴,以敬祭祀上帝山川鬼神,以此知兼而食之也。苟兼而食焉,必兼而愛之。譬之若楚越之君,今是楚王食於楚之四境之內,故愛楚之人;越王食於越之四境之內,故愛越之人。今天兼天下而食焉,我以此知其兼愛天下之人也。

말한다. 하늘의 뜻을 따름은 어떠한가. 말하기를, 천하 사람을 아울러 사랑하는 것이다.

무엇으로 하늘이 천하 사람을 아울러 사랑함을 아는가. 아울러 먹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아울러 먹음을 아는가. 예로부터 이제까지 멀고 외지고 외로운 오랑캐 나라라도 다 그 소와 양과 개와 돼지를 먹여 깨끗이 젯메와 술을 갖추어 하느님과 산과 내와 귀신에게 공경히 제사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로써 아울러 먹음을 안다.

진실로 아울러 먹으면 반드시 아울러 사랑한다. 비유하면 초나라와 월나라의 임금 같다. 이제 초나라 왕이 초나라 네 지경 안에서 먹으므로 초나라 사람을 사랑하고, 월나라 왕이 월나라 네 지경 안에서 먹으므로 월나라 사람을 사랑한다. 이제 하늘이 천하를 아울러 먹으니, 나는 이로써 하늘이 천하 사람을 아울러 사랑함을 안다.

且天之愛百姓也,不盡物而止矣。今天下之國,粒食之民,國殺一不辜,必有一不祥。曰:「誰殺不辜?」曰:「人也。」「孰予之不祥?」曰:「天也。」若天之中實不愛此民也,何故而人有殺不辜而天予之不祥哉?且天之愛百姓厚矣,天之愛百姓別矣,既可得而知也。何以知天之愛百姓也?吾以賢者之必賞善罰暴也。何以知賢者之必賞善罰暴也?吾以昔者三代之聖王知之。故昔也三代之聖王堯舜禹湯文武之兼愛天下也,從而利之,移其百姓之意焉,率以敬上帝山川鬼神。天以爲從其所愛而愛之,從其所利而利之,於是加其賞焉,使之處上位,立爲天子以法也,名之曰聖人。以此知其賞善之證。是故昔也三代之暴王桀紂幽厲之兼惡天下也,從而賊之,移其百姓之意焉,率以詬侮上帝山川鬼神。天以爲不從其所愛而惡之,不從其所利而賊之,於是加其罰焉,使之父子離散,國家滅亡,抎失社稷,憂以及其身。是以天下之庶民屬而毀之,業萬世子孫繼嗣,毀之賁不之廢也,名之曰失王。以此知其罰暴之證。今天下之士君子欲爲義者,則不可不順天之意矣。

또 하늘이 백성을 사랑함은 물건을 다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천하의 나라에서 낟알 먹는 백성이 나라에서 죄 없는 한 사람을 죽이면 반드시 한 상서롭지 못함이 있다. 말한다. 「누가 죄 없는 이를 죽였는가.」 말하기를 「사람이다」. 「누가 그에게 상서롭지 못함을 주었는가.」 말하기를 「하늘이다」.

만일 하늘이 마음속으로 참으로 이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무슨 까닭으로 사람이 죄 없는 이를 죽였는데 하늘이 그에게 상서롭지 못함을 주겠는가. 또 하늘이 백성을 사랑함이 두텁고 하늘이 백성을 사랑함이 남다름은 이미 얻어 알 만하다.

무엇으로 하늘이 백성을 사랑함을 아는가. 나는 어진 이가 반드시 착한 이에게 상 주고 사나운 이를 벌함으로 안다.

무엇으로 어진 이가 반드시 착한 이에게 상 주고 사나운 이를 벌함을 아는가. 나는 옛적 삼대의 거룩한 왕으로 안다.

그러므로 옛적 삼대의 거룩한 왕 요·순·우·탕·문·무가 천하를 아울러 사랑하여 좇아 이롭게 하고 그 백성의 뜻을 옮겨 이끌어 하느님과 산과 내와 귀신을 공경하였다. 하늘이 그가 사랑하는 바를 좇아 사랑하고 그가 이롭게 하는 바를 좇아 이롭게 한다 여겨, 이에 그 상을 더하여 그를 윗자리에 처하게 하고 서서 천자가 되어 법이 되게 하고 이름하여 성인이라 하였다. 이로써 그 착한 이에게 상 주는 증험을 안다.

그러므로 옛적 삼대의 사나운 왕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이 천하를 아울러 미워하여 좇아 해치고 그 백성의 뜻을 옮겨 이끌어 하느님과 산과 내와 귀신을 꾸짖고 업신여겼다. 하늘이 그가 사랑하는 바를 좇지 않고 미워하며 그가 이롭게 하는 바를 좇지 않고 해친다 여겨, 이에 그 벌을 더하여 그 아비와 아들이 흩어지고 나라가 없어지고 사직을 잃고 근심이 그 몸에 미치게 하였다. 이로써 천하의 뭇 백성이 이어 헐뜯어 만대 자손이 이어 가도록 헐뜯음이 폐하지 않고 이름하여 잃은 왕이라 하였다. 이로써 그 사나운 이를 벌하는 증험을 안다.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로 옳음을 하고자 하는 이는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曰:順天之意者,兼也;反天之意者,別也。兼之爲道也,義正;別之爲道也,力正。曰:義正者何若?曰:大不攻小也,强不侮弱也,衆不賊寡也,詐不欺愚也,貴不傲賤也,富不驕貧也,壯不奪老也。是以天下之庶國,莫以水火毒藥兵刃以相害也。若事上利天,中利鬼,下利人。三利而無所不利,是謂天德。故凡從事此者,聖知也,仁義也,忠惠也,慈孝也,是故聚斂天下之善名而加之。是其故何也?則順天之意也。曰:力正者何若?曰:大則攻小也,强則侮弱也,衆則賊寡也,詐則欺愚也,貴則傲賤也,富則驕貧也,壯則奪老也。是以天下之庶國,方以水火毒藥兵刃以相賊害也。若事上不利天,中不利鬼,下不利人。三不利而無所利,是謂天賊。故凡從事此者,寇亂也,盜賊也,不仁不義,不忠不惠,不慈不孝,是故聚斂天下之惡名而加之。是其故何也?則反天之意也。

말한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은 아우름이요,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가름이다. 아우름이 도가 되면 옳음의 바로잡음이요, 가름이 도가 되면 힘의 바로잡음이다.

말한다. 옳음의 바로잡음은 어떠한가. 말하기를, 큰 이가 작은 이를 치지 않고, 굳센 이가 약한 이를 업신여기지 않고, 무리 많은 이가 적은 이를 해치지 않고, 속이는 이가 어리석은 이를 속이지 않고, 귀한 이가 천한 이에게 거만하지 않고, 가멸은 이가 가난한 이에게 교만하지 않고, 씩씩한 이가 늙은 이를 빼앗지 않는 것이다. 이로써 천하의 뭇 나라가 물과 불과 독약과 병기로 서로 해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위로 하늘에 이롭고 가운데로 귀신에 이롭고 아래로 사람에 이롭다. 세 이로움에 이롭지 않은 데가 없으니 이를 하늘의 덕이라 한다. 그러므로 무릇 이를 좇아 일하는 이는 거룩하고 슬기롭고 어질고 옳고 참되고 은혜롭고 사랑하고 효도하니, 그러므로 천하의 착한 이름을 모아 더한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하늘의 뜻을 따랐기 때문이다.

말한다. 힘의 바로잡음은 어떠한가. 말하기를, 크면 작은 이를 치고, 굳세면 약한 이를 업신여기고, 무리 많으면 적은 이를 해치고, 속이면 어리석은 이를 속이고, 귀하면 천한 이에게 거만하고, 가멸면 가난한 이에게 교만하고, 씩씩하면 늙은 이를 빼앗는 것이다. 이로써 천하의 뭇 나라가 바야흐로 물과 불과 독약과 병기로 서로 해친다.

이런 일은 위로 하늘에 이롭지 않고 가운데로 귀신에 이롭지 않고 아래로 사람에 이롭지 않다. 세 이롭지 않음에 이로운 데가 없으니 이를 하늘의 도적이라 한다. 그러므로 무릇 이를 좇아 일하는 이는 도적이요 어지럽히는 이라 어질지 않고 옳지 않고 참되지 않고 은혜롭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효도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천하의 나쁜 이름을 모아 더한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하늘의 뜻을 거슬렀기 때문이다.

故子墨子置立天之,以爲儀法,若輪人之有規,匠人之有矩也。今輪人以規,匠人以矩,以此知方圜之別矣。是故子墨子置立天之,以爲儀法,吾以此知天下之士君子之去義之遠也。何以知天下之士君子之去義遠也?今之世,大國之君寬者然曰:「吾處大國,而不攻小國,吾何以爲大哉!」是以差論其蚤牙之士,比列其舟車之卒,以攻伐無罪之國。入其溝境,刈其禾稼,斬其樹木,殘其城郭以御其溝池,焚燒其祖廟,攘殺其犧牷。民之格者則勁拔之,不格者則係操而歸。丈夫以爲僕圉胥靡,婦人以爲舂酋。則夫好攻伐之君,不知此爲不仁義,以告四鄰諸侯曰:「吾攻國、覆軍、殺將若干人矣。」其鄰國之君亦不知此爲不仁義也,有具其皮幣,發其総處,使人饗賀焉。則夫好攻伐之君有重不知此爲不仁不義也,有書之竹帛,藏之府庫。爲人後子者,必且欲順其先君之行,曰:「何不當發吾庫,視吾先君之法義?」必不曰文武之爲正。爲正者若此矣,曰:「吾攻國、覆軍、殺將若干人矣。」則夫好攻伐之君不知此爲不仁不義也,其鄰國之君不知此爲不仁不義也,是以攻伐世世而不已者。此吾所謂大物則不知也。

그러므로 묵자가 하늘의 뜻을 두어 세워 잣대와 법으로 삼음은 바퀴장이에게 그림쇠가 있고 목수에게 곱자가 있는 것과 같다. 이제 바퀴장이가 그림쇠로 하고 목수가 곱자로 하여, 이로써 모나고 둥근 가름을 안다.

그러므로 묵자가 하늘의 뜻을 두어 세워 잣대와 법으로 삼으니, 나는 이로써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옳음에서 멂을 안다.

무엇으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옳음에서 멂을 아는가. 이제 세상에 큰 나라의 임금 가운데 너그럽다는 이가 그러할 것이라 말하기를 「내가 큰 나라에 처하여 작은 나라를 치지 않으면 내가 무엇으로 크다 하겠는가」 한다.

이로써 그 손톱과 어금니 되는 선비를 가려 논하고 그 배와 수레의 사졸을 벌여 죄 없는 나라를 치고 친다. 그 도랑과 지경에 들어가 그 벼와 곡식을 베고 그 나무를 자르고 그 성곽을 헐어 그 도랑과 못을 막고 그 조상 사당을 불사르고 그 희생을 빼앗아 죽인다. 백성 가운데 맞서는 이는 억세게 뽑아 죽이고 맞서지 않는 이는 매어 끌고 돌아온다. 사내는 마부와 종으로 삼고 아낙은 방아 찧고 술 빚는 이로 삼는다.

그러면 저 치고 침을 좋아하는 임금이 이것이 어질고 옳지 않음이 되는 줄 모르고 사방 이웃 제후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내가 나라를 치고 군사를 엎고 장수 몇 사람을 죽였다」 한다. 그 이웃 나라의 임금도 또한 이것이 어질고 옳지 않음이 되는 줄 모르고 그 가죽과 폐백을 갖추고 그 쌓아 둔 것을 내어 사람을 보내 잔치하고 하례한다.

그러면 저 치고 침을 좋아하는 임금이 거듭 이것이 어질고 옳지 않음이 되는 줄 몰라 이를 대나무와 비단에 적어 곳간에 감춘다. 남의 뒤가 되는 아들이 반드시 또 그 앞선 임금의 행함을 따르고자 하여 말하기를 「어찌 내 곳간을 열어 내 앞선 임금의 법과 옳음을 보지 않겠는가」 한다. 반드시 문왕과 무왕이 바로잡은 것이라 하지 않고, 바로잡은 것이 이와 같다 하며 말하기를 「내가 나라를 치고 군사를 엎고 장수 몇 사람을 죽였다」 한다.

그러면 저 치고 침을 좋아하는 임금이 이것이 어질고 옳지 않음이 되는 줄 모르고 그 이웃 나라의 임금도 이것이 어질고 옳지 않음이 되는 줄 모르니, 이로써 치고 침이 대대로 그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이르는 큰 것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所謂小物則知之者,何若?今有人於此,入人之場園,取人之桃李瓜薑者,上得且罰之,衆聞則非之,是何也?曰:不與其勞,獲其實,已非其有所取之故。而況有踰於人之墻垣,格人之子女者乎?與角人之府庫,竊人之金玉蚤絫者乎?與踰人之欄牢,竊人之牛馬者乎?而況有殺一不辜人乎?今王公大人之爲政也,自殺一不辜人者,踰人之墻垣,格人之子女者,與角人之府庫,竊人之金玉蚤絫者,與踰人之欄牢,竊人之牛馬者,與入人之場園、竊人之桃李瓜薑者,今王公大人之加罰此也,雖古之堯舜禹湯文武之爲政,亦無以異此矣。今天下之諸侯,將猶皆侵凌攻伐兼并,此爲殺一不辜人者數千萬矣;此爲踰人之墻垣、格人之子女者,與角人府庫、竊人金玉蚤絫者,數千萬矣;踰人之欄牢、竊人之牛馬者,與入人之場園、竊人之桃李瓜薑者,數千萬矣,而自曰義也。故子墨子言曰:是蕡我者,則豈有以異是蕡黑白甘苦之辯者哉?今有人於此,少而示之黑謂之黑,多示之黑謂白,必曰:「吾目亂,不知黑白之別。」今有人於此,能少嘗之甘謂甘,多嘗謂苦,必曰:「吾口亂,不知其甘苦之味。」今王公大人之政也,或殺人,其國家禁之,此蚤越有能多殺其鄰國之人,因以爲大義。此豈有異蕡白黑甘苦之別者哉?

이른바 작은 것은 안다는 것은 어떠한가.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남의 마당과 뜰에 들어가 남의 복숭아와 오얏과 오이와 생강을 가져가면 위가 알아 또 벌하고 무리가 들으면 그르다 한다. 이는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그 수고에 함께하지 않고 그 열매를 얻으니 이미 제 것 아닌 것을 취한 까닭이다.

하물며 남의 담을 넘어 남의 자녀를 붙잡는 이야 어떻겠는가. 남의 곳간을 뚫어 남의 쇠와 옥과 실을 훔치는 이야 어떻겠는가. 남의 우리를 넘어 남의 소와 말을 훔치는 이야 어떻겠는가. 하물며 죄 없는 한 사람을 죽이는 이야 어떻겠는가.

이제 왕공과 대인이 정사 함에, 죄 없는 한 사람을 죽인 이로부터 남의 담을 넘어 남의 자녀를 붙잡은 이와 남의 곳간을 뚫어 남의 쇠와 옥과 실을 훔친 이와 남의 우리를 넘어 남의 소와 말을 훔친 이와 남의 마당과 뜰에 들어가 남의 복숭아와 오얏과 오이와 생강을 훔친 이에게, 이제 왕공과 대인이 이들에게 벌을 더함은 비록 옛적 요·순·우·탕·문·무가 정사 한 것도 또한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이제 천하의 제후가 오히려 다 침노하고 짓밟고 치고 쳐서 아울러 삼키니, 이는 죄 없는 한 사람을 죽인 것이 몇천만이요, 이는 남의 담을 넘어 남의 자녀를 붙잡고 남의 곳간을 뚫어 남의 쇠와 옥과 실을 훔친 것이 몇천만이요, 남의 우리를 넘어 남의 소와 말을 훔치고 남의 마당과 뜰에 들어가 남의 복숭아와 오얏과 오이와 생강을 훔친 것이 몇천만인데도 스스로 옳다 한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이는 나를 어지럽히는 것이니, 어찌 검고 흼과 달고 씀의 가림을 어지럽히는 것과 다름이 있겠는가.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조금 검은 것을 보이면 검다 하고 많이 검은 것을 보이면 희다 한다면, 반드시 『내 눈이 어지러워 검고 흼의 가름을 알지 못한다』 할 것이다.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조금 맛보고 달면 달다 하고 많이 맛보면 쓰다 한다면, 반드시 『내 입이 어지러워 그 달고 쓴 맛을 알지 못한다』 할 것이다.

이제 왕공과 대인이 정사 함에, 혹 사람을 죽이면 그 나라가 이를 금하는데, 일찍이 능히 그 이웃 나라 사람을 많이 죽이면 이로 인해 큰 옳음이라 한다. 이 어찌 검고 흼과 달고 씀의 가름을 어지럽히는 것과 다름이 있겠는가.」

故子墨子置天之,以爲儀法。非獨子墨子以天之志爲法也,於先王之書《大夏》之道之然:「帝謂文王,予懷而明德,毋大聲以色,毋長夏以革,不識不知,順帝之則。」此誥文王之以天志爲法也,而順帝之則也。且今天下之士君子,中實將欲爲仁義,求爲上士,上欲中聖王之道,下欲中國家百姓之利者,當天之志而不可不察也。天之志者,義之經也。

그러므로 묵자가 하늘의 뜻을 두어 잣대와 법으로 삼았다. 홀로 묵자만 하늘의 뜻을 법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앞선 임금의 글 「대하(大夏)」의 도가 그러하다. 「하느님이 문왕에게 이르되, 내가 네 밝은 덕을 품노라. 소리와 낯빛을 크게 하지 말고 매와 가죽을 길게 하지 말라.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하느님의 법을 따르는구나.」 이는 문왕이 하늘의 뜻을 법으로 삼아 하느님의 법을 따랐음을 고한 것이다.

또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마음속으로 장차 어짊과 옳음을 하여 윗선비 되기를 구하고, 위로는 거룩한 왕의 도에 맞고 아래로는 나라와 백성의 이로움에 맞기를 바라는 이는, 마땅히 하늘의 뜻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의 뜻이란 옳음의 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