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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命下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6 · 한자 1,532자 · 낭독 6.1분

「묵자」 비명하 「非命下」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言曰:凡出言談,則不可而不先立儀而言。若不先立儀而言,譬之猶運鈞之上而立朝夕焉也,我以爲雖有朝夕之辯,必將終未可得而從定也。是故言有三法。何謂三法?曰:有考之者,有原之者,有用之者。惡乎攷之?考先聖大王之事。惡乎原之?察衆之耳目之請。惡乎用之?發而爲政乎國家萬民而觀之。此謂三法也。

묵자가 말하였다. 「무릇 말을 내면 먼저 잣대를 세우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먼저 잣대를 세우지 않고 말하면, 비유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과 같아, 나는 비록 해 뜨고 지는 가림이 있어도 반드시 장차 끝내 얻어 좇아 정할 수 없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말에 세 법이 있다. 무엇을 세 법이라 하는가. 말하기를, 상고할 것이 있고, 근원으로 캘 것이 있고, 써 볼 것이 있다.

어디에 상고하는가. 앞선 거룩한 큰 왕의 일에 상고한다. 어디서 근원을 캐는가. 뭇 사람의 귀와 눈의 정을 살핀다. 어디에 쓰는가. 내어 나라와 만 백성에게 정사로 삼아 본다. 이를 세 법이라 한다.」

故昔者三代聖王禹湯文武方爲政乎天下之時,曰:「必務舉孝子而勸之事親,尊賢良之人而教之爲善。」是故出政施教,賞善罰暴。且以爲若此,則天下之亂也,將屬可得而治也;社稷之危也,將屬可得而定也。若以爲不然,昔桀之所亂,湯治之;紂之所亂,武王治之。當此之時,世不渝而民不易,上變政而民改俗。存乎桀紂而天下亂,存乎湯武而天下治。天下之治也,湯武之力也;天下之亂也,桀紂之罪也。若以此觀之,夫安危治亂存乎上之爲政也,則夫豈可謂有命哉?故昔者禹湯文武方爲政乎天下之時,曰:「必使飢者得食,寒者得衣,勞者得息,亂者得治。」遂得光譽令問於天下,夫豈可以爲命哉?故以爲其力也。今賢良之人,尊賢而好功道術,故上得其王公大人之賞,下得其萬民之譽,遂得光譽令問於天下,亦豈以爲其命哉?又以爲力也。然今執有命者,不識昔也三代之聖善人與?意亡昔三代之暴不肖人與?若以說觀之,則必非昔三代聖善人也,必暴不肖人也。

그러므로 옛적 삼대의 거룩한 왕 우임금과 탕임금과 문왕과 무왕이 바야흐로 천하에 정사 할 때 말하기를 「반드시 효자를 들어 어버이 섬기기를 권하고 어질고 좋은 사람을 높여 착함 하기를 가르치기에 힘쓰라」 하였다. 그러므로 정사를 내고 가르침을 베풀어 착한 이에게 상 주고 사나운 이를 벌하였다.

또 이와 같으면 천하의 어지러움을 장차 얻어 다스릴 수 있고 사직의 위태로움을 장차 얻어 정할 수 있다 여겼다.

만일 그렇지 않다 여긴다면, 옛적에 걸이 어지럽힌 것을 탕임금이 다스렸고 주가 어지럽힌 것을 무왕이 다스렸다. 이때에 세상이 달라지지 않고 백성이 바뀌지 않았는데, 위가 정사를 바꾸매 백성이 풍속을 고쳤다. 걸과 주에게 있으매 천하가 어지럽고 탕임금과 무왕에게 있으매 천하가 다스려졌다. 천하의 다스려짐은 탕임금과 무왕의 힘이요 천하의 어지러움은 걸과 주의 죄다.

이로 보건대 무릇 편안하고 위태롭고 다스려지고 어지러움이 위가 정사 함에 있으니, 무릇 어찌 명이 있다 하겠는가.

그러므로 옛적에 우임금과 탕임금과 문왕과 무왕이 바야흐로 천하에 정사 할 때 말하기를 「반드시 주린 이가 먹을 것을 얻고 추운 이가 옷을 얻고 수고로운 이가 쉬고 어지러운 이가 다스려짐을 얻게 하라」 하여 마침내 천하에 빛나는 기림과 좋은 소문을 얻었으니, 무릇 어찌 명이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그 힘이라 여긴다.

이제 어질고 좋은 사람이 어진 이를 높이고 공과 도와 재주를 좋아하므로, 위로는 그 왕공과 대인의 상을 얻고 아래로는 그 만 백성의 기림을 얻어 마침내 천하에 빛나는 기림과 좋은 소문을 얻으니, 또한 어찌 그 명이라 여기겠는가. 또한 힘이라 여긴다.

그런데 이제 명이 있다고 잡는 이는 알 수 없거니와 옛적 삼대의 거룩하고 착한 사람인가, 아니면 옛적 삼대의 사납고 못난 사람인가. 만일 말로 보건대 반드시 옛적 삼대의 거룩하고 착한 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사납고 못난 사람이다.

然今以命爲有者,昔三代暴王桀紂幽厲,貴爲天子,富有天下。於此乎不而矯其耳目之欲,而從其心意之辟,外之𢿛騁田獵畢弋,內湛於酒樂,而不顧其國家百姓之政。繁爲無用,暴逆百姓,遂失其宗廟。其言不曰:「吾罷不肖,吾聽治不强。」必曰:「吾命固將失之。」雖昔也三代罷不肖之民,亦猶此也。不能善事親戚君長,甚惡恭儉而好簡易,貪飲食而惰從事,衣食之財不足,是以身有陷乎飢寒凍餒之憂。其言不曰:「吾罷不肖,吾從事不强。」必曰:「吾命固將窮。」昔三代僞民,亦猶此也。

그런데 이제 명이 있다 하는 이는, 옛적 삼대의 사나운 왕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이 귀하기가 천자요 가멸기가 천하를 가졌는데도, 여기서 그 귀와 눈의 바람을 얽어매지 않고 그 마음과 뜻의 치우침을 좇아, 밖으로는 말 달려 사냥하고 그물질하고 주살질하며 안으로는 술과 음악에 잠겨 그 나라와 백성의 정사를 돌아보지 않았다. 쓸데없는 것을 번거로이 하고 백성에게 사납고 거슬러 마침내 그 종묘를 잃었다.

그 말에 「내가 못나고 내가 정사를 들어 다스림이 굳세지 않다」 하지 않고 반드시 「내 명이 본디 장차 잃는 것이다」 하였다.

비록 옛적 삼대의 못난 백성도 또한 이와 같다. 친척과 임금과 어른을 잘 섬기지 못하고 공손하고 검소함을 몹시 미워하고 손쉽고 헐렁함을 좋아하고 먹고 마시기를 탐하고 일 좇기에 게을러 옷과 밥 될 재물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로써 몸이 주리고 추워 얼 근심에 빠졌다. 그 말에 「내가 못나고 내가 일 좇음이 굳세지 않다」 하지 않고 반드시 「내 명이 본디 장차 막히는 것이다」 하였다. 옛적 삼대의 거짓된 백성도 또한 이와 같다.

昔者暴王作之,窮人術之,此皆疑衆遲樸,先聖王之患之也,固在前矣。是以書之竹帛,鏤之金石,琢之盤盂,傳遺後世子孫。曰:何書焉存?禹之《總德》有之,曰:「允不著惟天,民不而葆。既防凶心,天加之咎。不慎厥德,天命焉葆?」《仲虺之告》曰:「我聞有夏人矯天命于下,帝式是增,用爽厥師。」彼用無爲有,故謂矯。若有而謂有,夫豈謂矯哉?昔者桀執有命而行,湯爲《仲虺之告》以非之。《太誓》之言也,於《去發》曰:「惡乎君子,天有顯德,其行甚章。爲鑑不遠,在彼殷王。謂人有命,謂敬不可行,謂祭無益,謂暴無傷。上帝不常,九有以亡;上帝不順,祝降其喪。惟我有周,受之大帝。」昔紂執有命而行,武王爲《太誓》《去發》以非之。曰:子胡不尚考之乎商周虞夏之記,從《卜簡》之篇以尚皆無之也?

옛적에 사나운 왕이 이를 짓고 막힌 사람이 이를 익혔으니, 이는 다 무리를 의심하게 하고 순박한 이를 더디게 하는 것이라 앞선 거룩한 왕이 이를 근심함이 본디 앞서 있었다. 이로써 대나무와 비단에 적고 쇠와 돌에 새기고 소반과 그릇에 쪼아 뒷세상 자손에게 전하여 남겼다.

말한다. 어느 글에 있는가. 우임금의 「총덕(總德)」에 있어 이르기를 「미더움이 하늘에 드러나지 않으면 백성이 지켜지지 않는다. 이미 흉한 마음을 막지 않으면 하늘이 허물을 더한다. 그 덕을 삼가지 않으면 하늘의 명이 어찌 지키랴」 하였다.

「중훼의 고함」에 이르기를 「내가 들으니 하나라 사람이 하늘의 명을 아래에 속이매 하느님이 이를 더 미워하여 그 군사를 잃게 하였다」 하였다. 저이가 없는 것을 있다 하였으므로 속였다 한 것이다. 만일 있는 것을 있다 하면 무릇 어찌 속였다 하겠는가.

옛적에 걸이 명이 있다고 잡아 행하매 탕임금이 「중훼의 고함」을 지어 이를 그르다 하였다.

「태서」의 말이 「거발(去發)」에 있어 이르기를 「아, 군자여. 하늘에 드러난 덕이 있어 그 행함이 심히 밝다. 거울 삼을 것이 멀지 않으니 저 은나라 왕에게 있다. 사람에게 명이 있다 하고 공경함을 행할 수 없다 하고 제사가 보탬이 없다 하고 사나움이 다침이 없다 하였다. 하느님이 떳떳이 여기지 않아 아홉 고을이 이로써 없어졌고, 하느님이 따르지 않아 그 죽음을 내렸다. 오직 우리 주나라가 큰 하느님에게 이를 받았다」 하였다.

옛적에 주가 명이 있다고 잡아 행하매 무왕이 「태서」와 「거발」을 지어 이를 그르다 하였다.

말한다. 그대는 어찌 위로 상과 주와 우와 하의 기록에 상고하여 「복간(卜簡)」의 편으로부터 위로 다 그것이 없음을 보지 않는가.

是故子墨子曰:今天下之君子之爲文學、出言談也,非將勤勞其喉舌,而利其脣呡也,中實將欲爲其國家邑里萬民刑政者也。今也王公大人之所以蚤朝晏退,聽獄治政,終朝均分而不敢怠倦者,何也?曰:彼以爲强必治,不强必亂,强必寧,不强必危,故不敢怠倦。今也卿大夫之所以竭股肱之力,殫其思慮之知,內治官府,外斂關市、山林、澤梁之利,以實官府,而不敢怠倦者,何也?曰:彼以爲强必貴,不强必賤,强必榮,不强必辱,故不敢怠倦。今也農夫之所以蚤出暮入,强乎耕稼樹蓺,多聚叔粟,而不敢怠倦者,何也?曰:彼以爲强必富,不强必貧,强必飽,不强必饑,故不敢怠倦。今也婦人之所以夙興夜寐,强乎紡績織絍,多治麻絲葛緒,捆布縿,而不敢怠倦者,何也?曰:彼以爲强必富,不强必貧,强必煖,不强必寒,故不敢怠倦。今雖毋在乎王公大人,蕢若信有命而致行之,則必怠乎聽獄治政矣,卿人夫必怠乎治官府矣,農夫必怠乎耕稼樹藝矣,婦人必怠乎紡績織絍矣。王公大人怠乎聽獄治政,卿大夫怠乎治官府,則我以爲天下必亂矣。農夫怠乎耕稼樹蓺,婦人怠乎紡績織絍,則我以爲天下衣食之財將必不足矣。若以爲政乎天下,上以事天鬼,天鬼不使;下以持養百姓,百姓不利,必離散不可得用也。是以入守則不固,出誅則不勝。故雖昔者三代暴王桀紂幽厲之所以失抎其國家,傾覆其社稷者,此也。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천하의 군자가 글과 배움을 하고 말을 냄은 장차 그 목구멍과 혀를 부지런히 수고롭게 하고 그 입술을 놀리려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장차 그 나라와 고을과 마을과 만 백성의 형벌과 정사를 위하려는 것이다.

이제 왕공과 대인이 일찍 조회하고 늦게 물러나 옥을 듣고 정사를 다스리며 아침 내내 고르게 나누고 감히 게으르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이가 힘쓰면 반드시 다스려지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어지러우며, 힘쓰면 반드시 편안하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위태롭다 여기므로 감히 게으르지 않다.

이제 경과 대부가 팔다리의 힘을 다하고 그 헤아림의 앎을 다하여 안으로 관부를 다스리고 밖으로 관문과 저자와 산과 숲과 못과 어살의 이로움을 거두어 관부를 채우며 감히 게으르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이가 힘쓰면 반드시 귀하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천하며, 힘쓰면 반드시 영광스럽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욕되다 여기므로 감히 게으르지 않다.

이제 농부가 일찍 나가고 저물어 들어와 밭 갈고 심고 가꾸기에 힘써 콩과 조를 많이 모으며 감히 게으르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이가 힘쓰면 반드시 가멸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가난하며, 힘쓰면 반드시 배부르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주린다 여기므로 감히 게으르지 않다.

이제 아낙이 새벽에 일어나고 밤에 자며 실 잣고 짜기에 힘써 삼과 실과 칡을 많이 다루어 베를 짜며 감히 게으르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이가 힘쓰면 반드시 가멸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가난하며, 힘쓰면 반드시 따뜻하고 힘쓰지 않으면 반드시 춥다 여기므로 감히 게으르지 않다.

이제 비록 왕공과 대인이 참으로 명이 있다 믿어 이를 이루어 행하면, 반드시 옥을 듣고 정사를 다스림에 게으르고, 경과 대부가 반드시 관부를 다스림에 게으르고, 농부가 반드시 밭 갈고 심고 가꿈에 게으르고, 아낙이 반드시 실 잣고 짬에 게으를 것이다.

왕공과 대인이 옥을 듣고 정사를 다스림에 게으르고 경과 대부가 관부를 다스림에 게으르면, 나는 천하가 반드시 어지러우리라 여긴다. 농부가 밭 갈고 심고 가꿈에 게으르고 아낙이 실 잣고 짬에 게으르면, 나는 천하의 옷과 밥 될 재물이 장차 반드시 넉넉하지 않으리라 여긴다.

만일 이로써 천하에 정사 하면, 위로는 하늘과 귀신을 섬기되 하늘과 귀신이 부리지 않고, 아래로는 백성을 지녀 기르되 백성이 이롭지 않아 반드시 흩어져 얻어 쓸 수 없다. 이로써 들어 지키면 굳지 않고 나가 치면 이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비록 옛적 삼대의 사나운 왕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이 그 나라를 잃고 그 사직을 기울어 엎은 까닭이 이것이다.」

是故子墨子言曰:今天下之士君子,中實將欲求興天下之利,除天下之害,當若執有命者之言,不可不强非也,曰:命者,暴王所作,窮人所術,非仁者之言也。今之爲仁義者,將不可不察而强非者此也。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천하의 선비와 군자가 마음속으로 장차 천하의 이로움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로움을 없애기를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명이 있다고 잡는 이의 말을 굳세게 그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하기를, 명이란 사나운 왕이 지은 바요 막힌 사람이 익힌 바니 어진 이의 말이 아니다. 이제 어짊과 옳음을 하는 이는 장차 살펴 굳세게 그르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