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묵자 › 경주

耕柱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22 · 한자 2,354자 · 낭독 9.4분

「묵자」 경주 「耕柱」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怒耕柱子,耕柱子曰:「我毋俞於人乎?」子墨子曰:「我將上大行,駕驥與羊,子將誰敺?」耕柱子曰:「將敺驥也。」子墨子曰:「何故敺驥也?」耕柱子曰:「驥足以責。」子墨子曰:「我亦以子爲足以責。」

묵자가 경주자에게 성내니 경주자가 말하였다. 「제가 남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내가 장차 태행산에 오르려는데 천리마와 양을 메운다면 그대는 장차 어느 것을 몰겠는가.」

경주자가 말하였다. 「장차 천리마를 몰겠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천리마를 모는가.」

「천리마가 채찍질할 만하기 때문입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나도 또한 그대를 채찍질할 만하다 여긴다.」

巫馬子謂子墨子曰:「鬼神孰與聖人明智?」子墨子曰:「鬼神之明智於聖人,猶聰耳明目之與聾瞽也。昔者夏后開使蜚廉折金於山川,而陶鑄之於昆吾,是使翁難卜於白若之龜,曰:『鼎成三足而方,不炊而自烹,不舉而自臧,不遷而自行,以祭於昆吾之虛,上鄉!』卜人言兆之由曰:『饗矣!逢逢白雲,一南一北,一西一東,九鼎既成,遷於三國。』夏后氏失之,殷人受之。殷人失之,周人受之。夏后、殷、周之相受也,數百歲矣。使聖人聚其良臣與其桀相而謀,豈能智數百歲之後哉?而鬼神智之。是故曰:鬼神之明智於聖人也,猶聰耳明目之與聾瞽也。」

무마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귀신과 성인 가운데 누가 더 밝고 슬기롭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귀신이 성인보다 밝고 슬기로움은 귀 밝고 눈 밝은 이가 귀먹고 눈먼 이에 대한 것과 같다.

옛적에 하후 개(開)가 비렴으로 하여금 산과 내에서 쇠를 캐게 하여 곤오에서 구워 부었다. 이에 옹난(翁難)으로 하여금 흰 거북으로 점치게 하며 말하기를 『솥이 이루어져 세 발에 모나고, 불 때지 않아도 스스로 삶고, 들지 않아도 스스로 감추고, 옮기지 않아도 스스로 가서, 곤오의 옛터에서 제사하리라. 위로 흠향하소서』 하였다.

점치는 이가 조짐의 까닭을 말하기를 『흠향하셨다. 뭉게뭉게 흰 구름이 한 번 남으로 한 번 북으로 한 번 서로 한 번 동으로 가고, 아홉 솥이 이미 이루어져 세 나라로 옮기리라』 하였다.

하후씨가 이를 잃으매 은나라 사람이 받고, 은나라 사람이 이를 잃으매 주나라 사람이 받았다. 하후와 은과 주가 서로 받은 것이 몇백 해다. 성인으로 하여금 그 좋은 신하와 그 뛰어난 재상을 모아 꾀하게 한들 어찌 능히 몇백 해 뒤를 알겠는가. 그런데 귀신이 이를 알았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귀신이 성인보다 밝고 슬기로움은 귀 밝고 눈 밝은 이가 귀먹고 눈먼 이에 대한 것과 같다 한다.」

治徒娛、縣子碩問於子墨子曰:「爲義孰爲大務?」子墨子曰:「譬若築墻然,能築者築,能實壤者實壤,能欣者欣,然後墻成也。爲義猶是也,能談辯者談辯,能說書者說書,能從事者從事,然後義事成也。」

치도오와 현자석이 묵자에게 물었다. 「옳음을 함에 무엇이 큰 힘씀입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비유하면 담을 쌓는 것과 같다. 쌓을 수 있는 이는 쌓고, 흙을 채울 수 있는 이는 흙을 채우고, 고를 수 있는 이는 고른 뒤에야 담이 이루어진다. 옳음을 함도 이와 같다. 말하고 따질 수 있는 이는 말하고 따지고, 글을 풀 수 있는 이는 글을 풀고, 일을 좇을 수 있는 이는 일을 좇은 뒤에야 옳은 일이 이루어진다.」

巫馬子謂子墨子曰:「子兼愛天下,未云利也;我不愛天下,未云賊也。功皆未至,子何獨自是而非我哉?」子墨子曰:「今有燎者於此,一人奉水將灌之,一人摻火將益之,功皆未至,子何貴於二人?」巫馬子曰:「我是彼奉水者之意,而非夫摻火者之意。」子墨子曰:「吾亦是吾意,而非子之意也。」

무마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선생은 천하를 아울러 사랑하나 아직 이로움이 있다 할 수 없고, 나는 천하를 사랑하지 않으나 아직 해쳤다 할 수 없습니다. 공이 다 이르지 않았는데 선생은 어찌 홀로 스스로 옳다 하고 나를 그르다 합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여기 불난 데가 있어 한 사람은 물을 받들고 장차 부으려 하고 한 사람은 불을 잡고 장차 더하려 한다. 공이 다 이르지 않았는데 그대는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을 귀히 여기는가.」

무마자가 말하였다. 「나는 저 물을 받든 이의 뜻을 옳다 하고 저 불을 잡은 이의 뜻을 그르다 합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나도 또한 내 뜻을 옳다 하고 그대의 뜻을 그르다 한다.」

子墨子游荆耕柱子於楚,二三子過之,食之三升,客之不厚。二三子復於子墨子曰:「耕柱子處楚無益矣,二三子過之,食之三升,客之不厚。」子墨子曰:「未可智也。」毋幾何,而遺十金於子墨子,曰:「後生不敢死,有十金於此,願夫子之用也。」子墨子曰:「果未可智也。」

묵자가 경주자를 초나라에 보내 노닐게 하였다. 두어 사람이 그를 들렀는데 서 되 밥을 먹이고 손 대접이 두텁지 않았다.

두어 사람이 묵자에게 돌아와 말하였다. 「경주자가 초나라에 있는 것이 보탬이 없습니다. 두어 사람이 그를 들렀는데 서 되 밥을 먹이고 손 대접이 두텁지 않았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아직 알 수 없다.」

얼마 되지 않아 열 금을 묵자에게 보내며 말하였다. 「뒤에 난 이가 감히 죽지 못합니다. 여기 열 금이 있으니 선생께서 쓰시기를 바랍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과연 아직 알 수 없었던 것이다.」

巫馬子謂子墨子曰:「子之爲義也,人不見而助,鬼不見而富,而子爲之,有狂疾!」子墨子曰:「今使子有二臣於此,其一人者見子從事,不見子則不從事。其一人者見子亦從事,不見子亦從事,子誰貴於此二人?」巫馬子曰:「我貴其見我亦從事,不見我亦從事者。」子墨子曰:「然則是子亦貴有狂疾者。」

무마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선생이 옳음을 함에 사람이 보고 돕지 않고 귀신이 보고 가멸게 하지 않는데도 선생이 이를 하니 미친 병이 있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그대에게 여기 두 신하가 있다 하자. 그 한 사람은 그대를 보면 일을 좇고 그대를 보지 않으면 일을 좇지 않으며, 그 한 사람은 그대를 보아도 일을 좇고 그대를 보지 않아도 일을 좇는다. 그대는 이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을 귀히 여기는가.」

무마자가 말하였다. 「나는 나를 보아도 일을 좇고 나를 보지 않아도 일을 좇는 이를 귀히 여깁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러면 이는 그대도 또한 미친 병이 있는 이를 귀히 여기는 것이다.」

子夏之徒問於子墨子曰:「君子有鬭乎?」子墨子曰:「君子無鬭。」子夏之徒曰:「狗豨猶有鬭,惡有士而無鬭矣?」子墨子曰:「傷矣哉!言則稱於湯文,行則譬於狗豨,傷矣哉!」

자하의 무리가 묵자에게 물었다. 「군자에게 싸움이 있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군자에게 싸움이 없다.」

자하의 무리가 말하였다. 「개와 돼지도 오히려 싸움이 있는데 어찌 선비가 되어 싸움이 없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다쳤구나. 말하면 탕임금과 문왕을 일컫고 행하면 개와 돼지에 견주니, 다쳤구나.」

巫馬子謂子墨子曰:「舍今之人而譽先王,是譽槁骨也。譬若匠人然,智槁木也,而不智生木。」子墨子曰:「天下之所以生者,以先王之道教也。今譽先王,是譽天下之所以生也。可譽而不譽,非仁也。」

무마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이제 사람을 버리고 앞선 임금을 기리니 이는 마른 뼈를 기리는 것입니다. 비유하면 목수가 마른 나무는 알고 산 나무는 알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천하가 사는 까닭은 앞선 임금의 도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제 앞선 임금을 기림은 천하가 사는 까닭을 기리는 것이다. 기릴 만한데 기리지 않으면 어짊이 아니다.」

子墨子曰:「和氏之璧,隋侯之珠,三棘六異,此諸侯之所謂良寶也。可以富國家,衆人民,治刑政,安社稷乎?曰:不可。所爲貴良寶者,爲其可以利民也,而和氏之璧,隋侯之珠,三棘六異,不可以利人,是非天下之良寶也。今用義爲政於國家,國家必富,人民必衆,刑政必治,社稷必安。所爲貴良寶者,可以利民也,而義可以利人,故曰:義,天下之良寶也。」

묵자가 말하였다. 「화씨의 옥과 수후의 구슬과 세 창과 여섯 다른 것은 이것이 제후가 이르는 좋은 보배다. 나라를 가멸게 하고 백성을 많게 하고 형벌과 정사를 다스리고 사직을 편안히 할 수 있는가. 말하기를, 할 수 없다.

좋은 보배를 귀히 여기는 까닭은 그것이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인데, 화씨의 옥과 수후의 구슬과 세 창과 여섯 다른 것은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없으니 천하의 좋은 보배가 아니다.

이제 옳음을 써서 나라에 정사 하면 나라가 반드시 가멸고 백성이 반드시 많고 형벌과 정사가 반드시 다스려지고 사직이 반드시 편안하다. 좋은 보배를 귀히 여기는 까닭은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옳음이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으니, 그러므로 이르기를 옳음이 천하의 좋은 보배라 한다.」

葉公子高問政於仲尼,曰:「善爲政者,若之何?」仲尼對曰:「善爲政者,遠者近之,而舊者新之。」子墨子聞之,曰:「葉公子高未得其問也,仲尼亦未得其所以對也。葉公子高豈不知善爲政者之遠者近也而舊者新是哉?問所以爲之若之何也。不以人之所不智告人,以所智告之,故葉公子高未得其問也,仲尼亦未得其所以對也。」

섭공 자고가 중니에게 정사를 물어 말하였다. 「정사를 잘하는 이는 어떠합니까.」

중니가 답하였다. 「정사를 잘하는 이는 먼 이를 가깝게 하고 옛 이를 새롭게 한다.」

묵자가 이를 듣고 말하였다. 「섭공 자고는 그 물음을 얻지 못하였고 중니 또한 그 답할 바를 얻지 못하였다. 섭공 자고가 어찌 정사를 잘하는 이가 먼 이를 가깝게 하고 옛 이를 새롭게 함을 모르겠는가.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남이 알지 못하는 바를 남에게 일러 주지 않고 아는 바로 일러 주었으니, 그러므로 섭공 자고는 그 물음을 얻지 못하였고 중니 또한 그 답할 바를 얻지 못하였다.」

子墨子謂魯陽文君曰:「大國之攻小國,譬猶童子之爲馬也。童子之爲馬,足用而勞。今大國之攻小國也,攻者農夫不得耕,婦人不得織,以守爲事;攻人者亦農夫不得耕,婦人不得織,以攻爲事。故大國之攻小國也,譬猶童子之爲馬也。」

묵자가 노양 문군에게 말하였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은 비유하면 아이가 말놀이 하는 것과 같다. 아이가 말놀이를 하면 제 발만 쓰고 수고롭다.

이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치매, 침을 당하는 쪽은 농부가 밭 갈지 못하고 아낙이 짜지 못하고 지키는 것을 일로 삼으며, 치는 쪽도 또한 농부가 밭 갈지 못하고 아낙이 짜지 못하고 치는 것을 일로 삼는다.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은 비유하면 아이가 말놀이 하는 것과 같다.」

子墨子曰:「言足以復行者,常之;不足以舉行者,勿常。不足以舉行而常之,是蕩口也。」

묵자가 말하였다. 「말이 되풀이해 행하기에 넉넉하면 늘 하고, 들어 행하기에 넉넉하지 않으면 늘 하지 말라. 들어 행하기에 넉넉하지 않은데 늘 하면 이는 입만 놀리는 것이다.」

子墨子使管黔𣷫游高石子於衛,衛君致祿甚厚,設之於卿。高石子三朝必盡言,而言無行者。去而之齊,見子墨子,曰:「衛君以夫子之故,致祿甚厚,設我於卿。石三朝必盡言,而言無行,是以去之也。衛君無乃以石爲狂乎?」子墨子曰:「去之苟道,受狂何傷?古者周公旦非關叔,辭三公,東處於商葢,人皆謂之狂。後世稱其德,揚其名,至今不息。且翟聞之,爲義非避毀就譽,去之苟道,受狂何傷!」高石子曰:「石去之,焉敢不道也?昔者夫子有言曰:『天下無道,仁士不處厚焉。』今衛君無道,而貪其祿爵,則是我爲苟陷人長也。」子墨子說,而召子禽子,曰:「姑聽此乎!夫倍義而鄉祿者,我常聞之矣;倍祿而鄉義者,於高石子焉見之也。」

묵자가 관검오로 하여금 고석자를 위나라에 보내 노닐게 하였다. 위나라 임금이 녹을 매우 두터이 주고 경의 자리에 두었다. 고석자가 세 번 조회하매 반드시 말을 다하였으나 말이 행해지지 않았다.

떠나 제나라에 가서 묵자를 뵙고 말하였다. 「위나라 임금이 선생의 까닭으로 녹을 매우 두터이 주고 나를 경의 자리에 두었습니다. 제가 세 번 조회하며 반드시 말을 다하였으나 말이 행해지지 않아 이로써 떠났습니다. 위나라 임금이 아마 저를 미쳤다 여기지 않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떠남이 진실로 도에 맞으면 미쳤다는 말을 받은들 무엇이 다치겠는가. 옛적에 주공 단이 관숙을 그르다 하고 삼공을 사양하고 동쪽 상개에 처하매 사람이 다 그를 미쳤다 하였다. 뒷세상이 그 덕을 일컫고 그 이름을 드날려 이제까지 그치지 않는다.

또 내가 들으니 옳음을 함은 헐뜯음을 피하고 기림에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였다. 떠남이 진실로 도에 맞으면 미쳤다는 말을 받은들 무엇이 다치겠는가.」

고석자가 말하였다. 「제가 떠남에 어찌 감히 도에 맞지 않게 하겠습니까. 옛적에 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천하에 도가 없으면 어진 선비는 두터운 데 처하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이제 위나라 임금이 도가 없는데 그 녹과 벼슬을 탐하면 이는 제가 구차히 남의 것을 축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묵자가 기뻐하여 금자를 불러 말하였다. 「잠시 이를 들어라. 무릇 옳음을 저버리고 녹으로 향하는 이는 내가 늘 들었거니와, 녹을 저버리고 옳음으로 향하는 이는 고석자에게서 이를 본다.」

子墨子曰:「世俗之君子,貧而謂之富則怒,無義而謂之有義則喜,豈不悖哉!」

묵자가 말하였다. 「세속의 군자가 가난한데 가멸다 하면 성내고, 옳음이 없는데 옳음이 있다 하면 기뻐하니 어찌 어그러지지 않았는가.」

公孟子曰:「先人有則,三而已矣。」子墨子曰:「孰先人而曰有則三而已矣?子未智人之先有後生。」

공맹자가 말하였다. 「앞선 사람에게 법이 있으니 셋뿐입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누가 앞선 사람이라고 법이 셋뿐이라 하는가. 그대는 사람의 앞에 또 뒤에 난 이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有反子墨子而反者,「我豈有罪哉?吾反後。」子墨子曰:「是猶三軍北,失後之人求賞也。」

묵자를 저버리고 돌아온 이가 있어 「내게 어찌 죄가 있겠습니까. 나는 뒤에 돌아왔습니다」 하였다.

묵자가 말하였다. 「이는 삼군이 달아났는데 뒤에 처진 사람이 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

公孟子曰:「君子不作,術而已。」子墨子曰:「不然,人之其不君子者,古之善者不訹,今也善者不作。其次不君子者,古之善者不遂,己有善則作之,欲善之自己出也。今訹而不作,是無所異於不好遂而作者矣。吾以爲古之善者則訹之,今之善者則作之,欲善之益多也。」

공맹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짓지 않고 좇을 뿐입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사람 가운데 가장 군자답지 않은 이는 옛 착한 것도 좇지 않고 이제 착한 것도 짓지 않는다. 그다음 군자답지 않은 이는 옛 착한 것을 잇지 않고 제게 착함이 있으면 지어, 착함이 제게서 나오기를 바란다.

이제 좇기만 하고 짓지 않으면 이는 좇기를 좋아하지 않고 짓기만 하는 이와 다를 것이 없다. 나는 옛 착한 것은 좇고 이제 착한 것은 지어, 착함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여긴다.」

巫馬子謂子墨子曰:「我與子異,我不能兼愛。我愛鄒人於越人,愛魯人於鄒人,愛我鄉人於魯人,愛我家人於鄉人,愛我親於我家人,愛我身於吾親,以爲近我也。擊我則疾,擊彼則不疾於我,我何故疾者之不拂,而不疾者之拂?故有我,有殺彼以利我,無殺我以利彼。」子墨子曰:「子之義將匿邪?意將以告人乎?」巫馬子曰:「我何故匿我義?吾將以告人。」子墨子曰:「然則一人說子,一人欲殺子以利己;十人說子,十人欲殺子以利己;天下說子,天下欲殺子以利己。一人不說子,一人欲殺子,以子爲施不祥言者也;十人不說子,十人欲殺子,以子爲施不祥言者也;天下不說子,天下欲殺子,以子爲施不祥言者也。說子亦欲殺子,不說子亦欲殺子,是所謂經者口也,殺常之身者也。」

무마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선생과 달라 아울러 사랑하지 못합니다. 나는 추나라 사람을 월나라 사람보다 사랑하고, 노나라 사람을 추나라 사람보다 사랑하고, 내 고을 사람을 노나라 사람보다 사랑하고, 내 집안 사람을 고을 사람보다 사랑하고, 내 어버이를 집안 사람보다 사랑하고, 내 몸을 내 어버이보다 사랑합니다. 내게 가깝다 여기기 때문입니다.

나를 치면 아프고 저를 치면 내게 아프지 않으니, 내가 무슨 까닭으로 아픈 것을 떨치지 않고 아프지 않은 것을 떨치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를 위해 저를 죽여 나를 이롭게 함은 있어도 나를 죽여 저를 이롭게 함은 없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대의 옳음을 장차 숨기겠는가, 아니면 장차 남에게 알리겠는가.」

무마자가 말하였다. 「내가 무슨 까닭으로 내 옳음을 숨기겠습니까. 나는 장차 이를 남에게 알리겠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러면 한 사람이 그대를 좋아하면 한 사람이 그대를 죽여 저를 이롭게 하려 하고, 열 사람이 그대를 좋아하면 열 사람이 그대를 죽여 저를 이롭게 하려 하고, 천하가 그대를 좋아하면 천하가 그대를 죽여 저를 이롭게 하려 할 것이다.

한 사람이 그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한 사람이 그대를 죽이려 할 것이니 그대를 상서롭지 못한 말을 베푸는 이라 여겨서요, 열 사람이 그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열 사람이 그대를 죽이려 할 것이니 그대를 상서롭지 못한 말을 베푸는 이라 여겨서요, 천하가 그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천하가 그대를 죽이려 할 것이니 그대를 상서롭지 못한 말을 베푸는 이라 여겨서다.

좋아해도 그대를 죽이려 하고 좋아하지 않아도 그대를 죽이려 하니, 이는 이른바 목매는 것이 입이요 늘 제 몸을 죽이는 것이다.」

子墨子曰:「子之言惡利也?若無所利而不言,是蕩口也。」

묵자가 말하였다. 「그대의 말이 무엇에 이로운가. 만일 이로울 데가 없으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 이는 입만 놀리는 것이다.」

子墨子謂魯陽文君曰:「今有一人於此,羊牛芻豢,雍人但割而和之,食之不可勝食也。見人之生餅,則還然竊之,曰:『舍余食。』不知日月安不足乎?其有竊疾乎?」魯陽文君曰:「有竊疾也。」子墨子曰:「楚四竟之田,曠蕪而不可勝辟,𧦝虛數千,不可勝入。見宋鄭之閒邑,則還然竊之,此與彼異乎?」魯陽文君曰:「是猶彼也,實有竊疾也。」

묵자가 노양 문군에게 말하였다. 「이제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양과 소와 기른 짐승을 요리사가 다만 잘라 고르게 하매 먹어도 이루 다 먹을 수 없다. 그런데 남이 만든 떡을 보면 슬며시 이를 훔치며 『내 밥으로 삼겠다』 한다. 알 수 없거니와 날과 달이 어찌 넉넉하지 않아서겠는가, 아니면 훔치는 병이 있어서겠는가.」

노양 문군이 말하였다. 「훔치는 병이 있는 것입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초나라 네 지경의 밭이 비고 거칠어 이루 다 열 수 없고 빈터가 몇천이라 이루 다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송나라와 정나라 사이의 고을을 보면 슬며시 이를 훔치니, 이것이 저것과 다른가.」

노양 문군이 말하였다. 「이는 저것과 같으니 참으로 훔치는 병이 있는 것입니다.」

子墨子曰:「季孫紹與孟伯常治魯國之政,不能相信,而祝於樷社,曰:『苟使我和。』是猶弇其目,而祝於樷社也,曰:『苟使我皆視。』豈不繆哉!」

묵자가 말하였다. 「계손소와 맹백상이 노나라의 정사를 다스리면서 능히 서로 믿지 못하여 총사(樷社)에 빌기를 『진실로 우리를 화하게 하소서』 하였다. 이는 그 눈을 가리고 총사에 빌기를 『진실로 우리를 다 보게 하소서』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그르지 않은가.」

子墨子謂駱滑氂曰:「吾聞子好勇。」駱滑氂曰:「然,我聞其鄉有勇士焉,吾必從而殺之。」子墨子曰:「天下莫不欲與其所好,度其所惡,今子聞其鄉有勇士焉,必從而殺之,是非好勇也,是惡勇也。」

묵자가 낙활리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그대가 날램을 좋아한다 한다.」

낙활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 고을에 날랜 선비가 있다 들으면 반드시 좇아가 그를 죽입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천하에 그 좋아하는 바와 함께하고 그 미워하는 바를 헤아리지 않는 이가 없다. 이제 그대가 그 고을에 날랜 선비가 있다 들으면 반드시 좇아가 죽인다 하니, 이는 날램을 좋아함이 아니라 날램을 미워함이다.」